오늘은 반가운 소식으로 시작해본다. 웨이브에 곧 HBO 시리즈가 대거 올라온다고! HBO 대표작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부터 최근작 <유포리아>, <아웃사이더>, <언두잉>, <왓치맨>, 그리고 아시아 시리즈 <미스 셜록> 등의 작품이 7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올라온다는 기사가 나왔다. 사실 디즈니 플러스보다 HBO 국내 론칭을 오매불망 기다렸기에 웨이브를 통해 공개된다는 소식이 정말 반갑다. 요즘 구독하고 있는 5개 OTT 서비스 중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그러지 싶다 ㅎㅎ 웨이브 영드 추천 '셰익스피어와 해서웨이 탐정사무소' 오늘은 기분 좋은 소식에 어울리는 재밌게 본 영드를 소개해본다. 탐정물을 좋아한다면 편하게 볼 수 있는 <셰익스피어와 해서웨이 탐정사무소 (Shakespeare & Hathaway: Private Investigators)>란 드라마다. 푸근한 이미지의 신부가 활약하는 <브라운 신부>가 취향이라면 즐겁게 볼 수 있다. 현대가 배경인데도, 셰익스피어의 출생지이자 과거의 건축물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Stratford-upon-Avon)을 주 무대로 삼아 이야기도 재밌지만 눈도 굉장히 즐겁다. 동화 같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살인) 미스터리라고 할까. 이야기는 형사 출신 사립탐정 프랭크 해서웨이가 운영하는 손님 없는 탐정사무소에 예비 신랑의 외도를 조사해달라는 의뢰인이 나타나...
코브라(Cobra) 오늘은 웨이브에 공개된 지 제법 된 영드 <코브라>를 소개할까 한다. 지난주에 대실망했던 영화 <어웨이크>처럼 태양폭풍이 지구를 강타하고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는 영화와 달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회복 가능한 재난으로 설정하고, 갑작스러운 비상사태가 초래한 현실적인 혼란에 초점을 맞춘다. 제목 'Cobra(Cabinet Office Briefing Room A)'는 영국 정부의 비상 대책 위원회를 뜻한다. 재난 상황을 다루는 기존 작품들이 주로 개개인의 사투를 그려낸다면, <코브라>는 국가의 위기 대처에 주목한다. 로버트 서덜랜드 총리와 그의 믿음직한 수석 보좌관 애나 마셜이 예측도 예방도 어려운 전례 없는 재난을 헤쳐가야 할 주인공이다. 두 사람이 맞닥뜨린 상황은 험난하다. 정전사태는 단순히 전기가 나간 것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들의 혼란, 경제적인 손실, 각종 사건사고 등 후폭풍이 엄청나다.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것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악재는 자꾸만 쌓여간다. 먼저 대규모 정전 사태 직전 비행기 추락 사고가 발생하고, 세상이 암흑천지로 변한 후에는 이민자 수용소를 탈출한 범죄자가 대학교에 침입해 여자 대학생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전력 복구가 늦어지는 가운데, 민심은 점차 들끓고 급기야 백인 노동자 계급 중심의 자경단이 조직된다. 그 뒤에는 총리를 압박하기 위해 ...
로드킬(Roadkill) 정치인을 신뢰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한다고 해도 정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은연중에 깔려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부패와 탐욕이 일상처럼 자리할 거라 생각한다. 정치인하면 믿음이나 신뢰보다 가식과 위선이 먼저 생각날 때가 많다. 물론 청렴하고 올곧은 신념을 가진 정치인도 있겠지만, 지나온 역사에서 실망스러운 광경을 수없이 목격했다. <로드킬>은 정치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에서 출발하는 드라마다. 휴 로리가 논란에 휘말린 문제의 정치인으로 출연해 한바탕 부조리극을 보는 듯한 혼탁한 정치판으로 끌어들인다. 4부작 영드 <로드킬>은 영화 <디 아워스>, <더 리더>의 작가 데이비드 헤어(David Hare)가 각본을 쓰고, 드라마 <실크>, <라인 오브 듀티>, <스트라이크>의 마이클 킬러(Michael Keillor)가 연출을 했다. 드라마는 이제 막 언론사와의 소송에서 승소한 교통부 장관 피터 로렌스가 승리를 만끽하는 거만한 모습에서 시작해, 문제적 인물의 여정을 따라가며 배신과 야합이 난무하는 씁쓸한 세계를 그려낸다. 보통의 정치 드라마가 인물이나 신념에 중심을 둔다면, <로드킬>은 휴 로리의 피터 로렌스를 둘러싼 (제거하려거나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지형도를 그려내는 것에 가깝다.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했음에도 정치 드라마 특유의 묵직한 무게감보다 블랙코미디 색이 짙...
왓챠 영드추천 '잇츠 어 신 (It's a sin)' 지난 1월 공개 후 비평가의 찬사가 쏟아진 웰메이드 작품이 왓챠에 독점 공개됐다. <닥터 후>, <이어즈&이어즈>의 각본가 러셀 T. 데이비스의 신작 <잇츠 어 신>으로 자전적 경험이 반영된 퀴어 드라마다. 러셀 T. 데이비스는 이전에도 미국으로 리메이크됐던 <퀴어 애즈 포크>를 선보인 적 있는데, 이번 작품은 1980년대 에이즈로 목숨을 잃은 세대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했다. https://wcha.it/2NgxNHQ 잇츠 어 신 | 왓챠 [왓챠 익스클루시브] “게이만 걸리는 병?, 영국에서 남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정체불명의 병이 런던을 덮치고, 리치와 친구들의 삶은 위협받는다. 하지만 온 세상이 등을 돌릴 때, 그들은 서로를 붙들며 노래한다, 라! 라! 라! wcha.it 총 5부작의 이야기는 활기차고 빠르게 흘러간다. 전작 <이어즈&이어즈>처럼 수년의 세월을 임팩트 있게 압축해 강렬한 감정을 선사한다. 1981년부터 1991년까지, 영국 런던의 한 아파트에 모인 다섯 친구들의 삶과 우정이 주요 이야기다. 사람들의 무지 속에 에이즈의 공포가 확산되던 시대에 꿈 많은 청춘들이 의지와 상관없이 변화를 맞는 모습을 그린다. 문득 화려한 볼 문화를 매개로 LGBTQ 커뮤니티의 희로애락을 다룬 <포즈>가 생각난다. 라이언 머피가 사랑과 정이 충만한 동화 같은 감성으로 인물들의 삶을 응...
미스 스칼렛의 사건일지(Miss Scarlet & The Duke) 오늘은 지난주 웨이브에 공개된 영드 <미스 스칼렛의 사건일지>를 소개해볼까 한다. <미스 피셔의 살인 미스터리>, <에일리어니스트>, <에놀라 홈즈>처럼 여성 수사관(아마추어라고 해도...)이 등장하는 시대물을 좋아한다면 도전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호기심 많고 현명하며 진취적인 여성 주인공이 시대의 제약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사건 수사에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일라이자는 경찰로 근무했고 은퇴 후에는 사립탐정으로 활동했던 아버지에게 어려서부터 실용적인(?) 기술을 배우며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사회가 원하는 전통적인 여성상과 전혀 다른 성장과정을 거쳤기 때문일까, 일라이자는 누군가의 아내가 되는 것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아버지 몰래 사건을 맡아 조사하는 게 유일한 관심사다. 그러던 어느 날, 행방이 묘연해진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채 발견된다. 일라이자는 아버지가 남긴 빚을 청산하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사립탐정의 길에 들어선다. 하지만 빅토리아 시대는 여성의 사회 참여를 탐탁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몇몇 의뢰인은 순진한 신입 탐정을 이용하려 하고, 조사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비협조적이며, 오랜 친구인 윌리엄 경위는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툭하면 활동에 제동을 걸며 방해물로만 본다. 시대적 배경 탓인지 <미스 스칼렛...
방송사는 시청률 대박을 좇고, 시청자는 일확천금의 꿈을 좇는다. 백만 파운드라는 우승 상금을 내걸어 국민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영국의 인기 퀴즈 프로그램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Who Wants to Be a Millionaire?)>는 2001년 방송사와 시청자의 꿈이 어긋나면서 타블로이드 1면을 장식하는 스캔들로 비화했다. <브렉시트: 언시빌 워>의 제임스 그레이엄이 각본을 쓰고, 영화 <플로렌스>와 <빅토리아 & 압둘>, 드라마 <베리 잉글리시 스캔들>의 스티븐 프리어즈가 연출한 3부작 드라마 <퀴즈(QUIZ)>는 일명 '기침 스캔들'로 불리며 영국을 발칵 뒤집고, 현재도 끝나지 않은 사건을 다룬다. 왓챠 익스클루시브로 공개되는 영드 <퀴즈>는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어처구니없고 믿기지 않은 실화에서 출발한다. 거액의 상금에 현혹된 참가자가 중요한 순간에 방청석에서 흘러나온 기침 소리를 신호 삼아 정답을 맞히고 우승했다는 부정행위 의혹을 받은 것이다. 방송사가 발 빠르게 소송을 걸면서 우승자는 백만 파운드라는 거액의 상금을 만져보지도 못하고 법정에 출두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드라마는 퀴즈 프로그램이 생긴 배경부터 법정 공방을 벌이고 유죄 판결을 받기까지 과정을 빠른 속도감과 경쾌한 터치로 담아내며 의구심을 제기한다. 스캔들의 무대가 된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는 답을 말해야 할 참가자와 지켜보는 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