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흥미로운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다. 연일 국제 뉴스면을 차지하는 아프가니스탄과 9/11 테러를 다룬 5부작 시리즈 <터닝 포인트: 9/11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 (Turning Point: 9/11 and the War on Terror)>이다. 모두가 잊을 수 없는 2001년 9/11 테러를 기점으로,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테러리즘과 어두운 영향력을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을 예로 살펴본다. 올해로 9/11 테러가 발생한지 20년이다. 2001년 9월 11일 전 세계는 충격과 공포, 그리고 엄청난 슬픔과 비탄에 빠졌다. 여객기가 연이어 세계무역센터를 향해 돌진하던 광경은 시간이 흘러 다시 봐도 무섭고 참담하다. 이에 미국은 본토를 겨냥한 초유의 테러 공격을 받고 복수를 선언했다. 그러나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지 20년이 흐른 지금, (미국인의) 테러에 대한 공포는 수그러들기는커녕 더 커진 듯하다. 왜 그런 걸까? 다큐멘터리는 바로 그 이유에 관심을 가진다. <터닝 포인트>는 이를 위해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련과의 냉전을 수십 년째 지속 중이었던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땅에서 소련을 몰아내기 위해 군사적인 지원에 나섰다. 미국이 소련에만 신경을 쏟고 경기 호황에 도취된 사이, 아프간 내에서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내세운 무장 세력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운 ...
샘의 아들들: 어둠 속으로(The Sons of Sam: A Descent Into Darkness) 지난 수요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범죄 다큐시리즈 <샘의 아들들: 어둠 속으로>는 1970년대 후반 뉴욕을 충격에 빠뜨렸던 악명 높은 살인사건을 다룬다. 1976-1977년 사이, 주로 늦은 밤에 차에 있거나 거리를 걷던 시민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이다. 무차별 총격에 6명이 살해됐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연이어 사건이 발생하면서 도시 전역에 공포가 조성되나, 경찰은 범인의 윤곽조차 특정하지 못했다. 이를 조롱하듯 범인으로부터 편지가 도착했고, 그는 자신을 '샘의 아들'이라 칭했다. 4부작의 에피소드는 배우 폴 지아마티의 목소리를 빌어 사건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를 제보한 탐사보도기자 모리 테리의 시선에서 '샘의 아들' 사건을 되짚는다. 기존의 넷플릭스 범죄 다큐시리즈처럼 사건 발생 타임라인을 재구성하며 풀리지 않은 의혹에 다가서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극중 화자인 모리 테리의 감정이 녹아있어 묘한 여운을 남긴다. 시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악명 높은 연쇄살인을 조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누군가의 인생 그 자체가 된 음울한 이야기로 다가온다. 사건 발생 당시 IBM 사내 매거진 기자였던 모리 테리는 사건 수사에 강한 의구심을 품었다. 경찰은 소환장이 발부된 기록으로 데이비드 버코위츠란 남자를 용의자로 체포했지만, 그는 수사 결과에 납득할...
*스포일러 포함 모르몬교 살인사건(Murder Among the Mormons) 오늘은 어제 넷플릭스에 공개된 범죄 실화 다큐멘터리 시리즈 <모르몬교 살인사건> 후기를 남겨본다. 3부작 다큐멘터리 <모르몬교 살인사건>은 테드 번디에 관한 다큐 <살인을 말하다: 테드 번디 테이프>, 영화 <나는 악마를 사랑했다>를 비롯해 <제프리 엡스타인: 괴물이 된 억만장자>, 최근의 <크라임 씬: 세실 호텔 실종 사건>까지 연출 혹은 제작하며 넷플릭스와 꾸준히 관계를 이어가는 조 벌린저 감독이 선보이는 작품이다. 1985년 솔트레이크시티의 모르몬교 공동체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사건을 다룬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모르몬교의 배경을 간단히 소개하며 세 번의 폭탄 테러로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의 경위를 타임라인으로 구성하고, 두 번째 에피소드는 경찰의 수사 과정을 따라가며, 세 번째 에피소드는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범인의 이상심리를 조명한다. 지금까지 선보인 조 벌린저 감독의 작품답게 사건의 주요 정보를 간결하게 구성하고 제공하는데 충실하다. 넷플릭스를 범죄 다큐멘터리로 명성을 얻게 한 <계단: 아내가 죽었다(13부작)>, <살인자 만들기(파트1-2, 각 10부작)>, <천사들의 증언(7부작)>과 비교하면 호흡이 무척 짧은데, 세 작품이 긴 호흡으로 사건을 세심하게 파고들며 시청자를 사건에 강하게 끌어들였다면, 이 작품은 위키피디아의 ...
작년 <이블 지니어스: 누가 피자맨을 죽였나?>를 봤을 때처럼 충격적이며 간담이 서늘해지는 다큐 시리즈가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지난 18일에 공개된 <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 인터넷 킬러 사냥(Don’t F**k with Cats: Hunting an Internet Killer)>이 문제의 작품이다. 3부작으로 구성된 다큐멘터리는 페이스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열혈 유저들이 끔찍한 동물 학대 영상에 분노하고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집요한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를 다룬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누군가 새끼 고양이를 살해하는 영상을 뻔뻔스럽게 공개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개와 고양이를 비롯해 지구상의 동물들을 사랑하는 온라인 불문율을 과감히 비웃는 영상이다) 감독 마크 루이스는 다행히도 문제의 영상을 직접 보여주지 않지만, 간접 시청만으로 뒤통수가 얼얼하고 참담한 기분이다. 그걸 실제로 본 사람들은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겠는가. 사람들은 분노의 피드백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충격과 분노를 직접 행동에 옮기기로 한다. 페이스북에 문제의 범인을 추적하는 그룹이 개설되고, 어느 순간에는 탄력을 받아 익명의 수많은 유저들이 그룹에 참여하기에 이른다. 온라인 아마추어 탐정들이 용의자를 좁히는 과정은 마치 <서치>에서 실종된 딸 마고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흩어진 실마리를 하나둘씩 조합해가는 아버지 데이빗을 떠올리게 한다. 디지털 추적을 시각화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