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드 '언더커버(Undercover)' 김현주, 지진희가 주연을 맡은 <언더커버>의 원작 드라마다. 위장 경찰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살아온 남자와 그(남편)를 의심하는 여자, 그리고 거대 권력이 얽힌 음모가 맞물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HBO <더 나이트 오브>의 원작인 <크리미널 저스티스>를 쓴 피터 모팻이 각본을 맡아 '언더커버'란 소재를 이용해 형사 사법제도와 정치 문제를 긴장감 있게 담아낸다. 스릴러에서 위장 잠입이라는 소재는 낯설지 않다. 정체를 속여 타깃에 침투하고 둘 이상의 신분으로 살아가는 설정은 그 자체로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정체성의 혼란이 더해지면 긴장의 끈을 더더욱 놓을 수 없다. <언더버커>는 이러한 과정을 생략하고 오랜 기간 완벽하게 신분을 속였던 남자에게 위기가 찾아오면서 시작한다. 닉은 흔히 말하는 '가정적인 남자'다. 그는 20년간, 루이지애나의 무고한 흑인 사형수를 위해 대서양을 가로지를 만큼, 열정적인 변호사 마야의 남편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닉의 진짜 모습을 아는 비밀 요원이 찾아오면서 단란했던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벗어났다 생각했던 어두운 과거가 다시 닉을 옭아매고, 선택의 갈림길에서 그는 정체가 탄로나지 않기 위해 임무를 수락한다. 닉의 임무는 20년 전과 같다. 마야를 감시하는 것. 닉의 상관은 검찰 기소국장이 될 마야가 과거의 사건을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는 게 못마땅하다. 그들은 ...
더 서펀트 (The Serpent) 넷플릭스에 흥미로운 범죄 실화 드라마가 공개됐다. 타하르 라힘, 제나 콜먼, 빌리 하울 주연의 8부작 시리즈 <더 서펀트>다. 1970년대 중반 태국, 인도, 네팔 등 아시아 국가를 여행하던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던 찰스 소브라즈가 끔찍한 실화의 주인공이다. '더 서펀트(뱀)'란 제목은 연쇄살인범으로 악명을 떨쳤던 그의 별명 중 하나다. 드라마는 그의 잔혹한 범죄를 따라가면서, 네덜란드 외교관 헤르만 크니펜베르흐가 자국 여행객의 죽음에 의문을 갖고 실마리를 추적하는 과정을 교차한다. 범죄를 저지르는 자와 추적하는 자라는 두 흐름으로 전개되는데, 현재와 과거의 시점 이동이 잦아 (초반엔) 혼란스럽기도 하다. 찰스 소브라즈는 1975년~1976년 사이 태국에 거점을 두고 주변 국가를 오가며 여행객들을 독살하고 금품을 갈취한 인물이다. 그가 주로 노린 대상은 젊은 히피 여행객들. 보석 딜러로 위장하고 호의를 베풀며 접근한 뒤 사악한 본색을 드러냈다. 많은 연쇄살인범이 그렇듯 찰스 역시 소시오패스 면모가 다분하다. 드라마는 범행 동기나 배경을 설명하고자 사연을 덧붙이기보다 돈과 보석을 빼앗기 위해 거리낌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것으로 묘사한다. 그는 국경을 넘나들며 무고한 여행객들을 범죄의 희생양으로 삼는다. 인면수심 그 자체의 행위에 더 섬뜩하고 오싹해진다. 반대편에는 네덜란드 대사관 소속의 외...
재밌는 드라마 다 어디갔나?? 더 원 (The One) 진정한 사랑은 정말 있을까. 우리는 운명 같은 만남을 믿고 기다리길 원할까. 아니면 가슴 앓이도 시간 낭비할 필요도 없이 시스템이 매칭해주는 누군가를 만나길 바라는 걸까. 넷플릭스에 새롭게 공개된 <더 원>은 얼마 전에 소개한 <소울메이트>처럼 과학기술로 완벽한 짝을 찾아주는 시스템과 관련된 이야기다. <소울메이트>가 창조주를 배제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사례를 탐구했다면, <더 원>은 기술을 만든 창립자에 초점을 둔다. 사람들의 인생을 뒤바꾸는 기술로 부와 명예, 권력을 거머쥔 리베카가 주인공으로, 살인 미스터리가 가미된 욕망의 드라마에 가깝게 흘러간다. 머리카락 한 올이면 유전적으로 결정된 단 하나의 사랑을 찾아주는 서비스. 사람들을 현혹시킨 편리성의 이면에는 함정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윤리적인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연인 혹은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이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당연히 여러 문제를 동반할 것이다. 하지만 더 원은 기술을 이용자에게 제공할 뿐 그 여파를 책임지는 곳이 아니다. 오직 자신을 위해 냉정하고 독하게 움직이는 CEO 리베카는 과학기술의 부정적인 영향력을 몸소 보여준다. 뛰어난 과학자이자 성공한 기업인 리베카는 옛 친구 벤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기 시작한다. 더 원의 핵심 경영인 데이미언은 사건을 빌미로 거침없는 스타일이 거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