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두 번째 감상작은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소재로 한 미드 <인베이션(Invasion)>이다. 왓챠에 서비스 중인 영드 <우주전쟁>처럼 외계인이 불시에 지구를 습격하고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다른 게 있다면 애플의 빵빵한 제작비로 지구 곳곳으로 무대를 넓혔다는 것. <엑스맨> 시리즈의 사이먼 킨버그와 아마존 오리지널 시리즈 <헌터스>와 <솔로스>의 작가 데이비드 웨일이 이 프로젝트를 이끈다. 간단히 감상평을 말하자면, 안타깝게도 10부작 중 8화까지 봤음에도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 대체로 지루하고 짜증 나며 따분한 게 전부다.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재난물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캐릭터들은 대체로 비호감이고, 무언가 떡밥을 숨긴 듯한 서사는 감질나게 천천히 흘러가며, 그나마도 때때로 과한 멜로드라마가 이야기 진행을 방해하는 기분이다. 이야기는 크게 네 대륙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먼저 미국의 중산층 주부 아니샤는 남편의 외도를 알아차린 절망적인 상황에서 정체불명의 습격을 피해 가족들과 피난길에 오른다. 아프가니스탄 파병 군인 트리반테이는 작전 도중 의문의 공격을 받고 사라진 동료들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우주 과학자 미츠키는 임무를 위해 우주로 향한 우주비행사 여자친구를 갑작스러운 폭발사고로 잃은 후 의문의 현상을 알아내려 한다. 간질을 앓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그려내는 음울한 10대 소년 캐스퍼는 급우들과 탄...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도덕과 윤리의 경계는 위태롭게 흔들릴 때가 많다. 전쟁을 소재로 한 여러 작품에서 적과 싸운다는 목표에만 매달려 점점 비인간적인 선택을 하는 위험천만한 군인들이 등장하곤 했다. 그들은 무모한 행동으로 동료들을 위험에 빠뜨리거나, 적군이라는 이유로 무차별적인 살상을 저지르고,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민간인에 폭력을 휘두른다. 애플 TV의 4부작 다큐멘터리 시리즈 <더 라인(The Line)>은 옳고 그름의 경계가 희미한 전쟁터에서 발생한 전쟁 범죄를 다룬다. 2017년, ISIS를 축출하기 위해 이라크 모술에 파병됐던 미국 해군 특수부대(Navy SEAL) 하사 에디 갤러거가 논란을 야기한 문제의 인물이다. 그는 파병 기간, 민간인을 포함해 17세 ISIS 포로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에디 갤러거를 고발한 이들은 수개월간 전쟁터에서 동고동락했던 부하 군인들이었다. <더 라인>은 모술 전투에 참여한 네이비 씰의 전장에서의 활동과 부대원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해, 에디 갤러거의 문제적 행동, 대원들과의 미묘한 갈등을 조명하고, 본국으로 돌아온 후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던 재판 과정을 담아낸다. 다큐멘터리는 당시의 활동상을 촬영한 캠 영상을 적극 활용하며 현실성을 확보한 뒤, 팽팽하게 대치하는 양측의 입장을 들려준다. 내부 고발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한 군인들의 말에 따르면, 에디 갤러거는 한 마디로 전투 수칙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