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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영미소설 / p.544 모든 것이 백인용과 유색인종용으로 구별되었던 그 시절, 흑인들은 공공건물을 출입할 때 백인이 사용하는 문이 아닌 다른 문을 사용해야 했고, 식당이나 화장실, 하느님을 섬기는 교회도 감옥도, 죽어서 묻히는 묘지까지도 다 구별되어 사용해야 했다. 심지어 반대편에서 백인이 다가오면 흑인은 인도에서 차도로 내려가야 했고, 만약 내려가지 않으면 폭행을 당하거나 감옥에 갇혀야 했다. 남북 전쟁 이후 남부 주들이 짐 크로법이라 통칭되는 법안들을 제정하며 ‘흑인과 백인을 분리하되 동등하게 대우하면 차별이 아니다’는 논리로 마음껏 흑인의 권리를 짓밟았던 것이다. "그 사람들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어떻게요?" "나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했어. 전에도 그랬고, 오늘 밤도 그랬고, 앞으로도 또다시 그럴 거야. 그럴 때면 오직 애들만이 눈물을 흘리는 것 같구나." p.393 「앵무새 죽이기」는 인종차별이 가장 심했던 남부 앨라바마 주의 실제로 있었던 일을 토대로 한 소설로, 백인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누명을 쓴 흑인을 백인 애티커스 핀치가 변호하는 과정을 여섯 살 애티커스의 딸 스카웃의 시선으로 담아낸다. 흑인을 변호한다는 이유로 흑인 애인이라는 조롱을 당해야 했던 애티커스 변호사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가 받는 조롱을 고스란히 함께 받아야 했던 아들 젬과 딸 스카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