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시
2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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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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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 꽃시집 꽃시 이해인

은방울꽃 삶이란 종소리를 듣는 기쁨인가요? 오늘도 살아 있다고 종을 치세요 작게 낮게 그러나 당당하게! 가슴에 쌓인 노래들이 마침내 터져나와 조롱조롱 달려 있는 하얀 기쁨들 원하시면 드릴게요 종소리와 함께 장미를 생각하며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 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조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수국을 보며 기도가 잘 안되는 여름 오후 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 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흐르고 잎새마다 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원을 이루어 하나 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내 안에도 오늘은 푸르디푸른 한 다발의 희망이 피네 수국처럼 둥근 웃음 내 이웃들의 웃음이 꽃무더기로 쏟아지네 한 송이 수련으로 내가 꿈을 긷는 당신의 연못 속에 하얗게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겹겹이 쌓인 평생의 그리움 물 위에 풀어 놓고 그래도 목말라 물을 마시는 하루 도도한 사랑의 불길조차 담담히 다스리며 떠다니는 당신의 꽃으로 살게 하소서 밤마다 별을 안고 합장하는 물빛의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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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시 이해인시 가을시추천 가을 편지 가을하늘 좋은시

가을 편지 1 하늘 향한 그리움에 눈이 맑아지고 사람 향한 그리움에 마음이 깊어지는 계절 순하고도 단호한 바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삶을 사랑하고 사람을 용서하며 산길을 걷다 보면 톡, 하고 떨어지는 조그만 도토리 하나 내 안에 조심스레 익어가는 참회의 기도를 닮았네 가을 편지 2 도토리만 한 꿈 한 알 밤 한 톨만 한 기도 한 알 가슴에 품고 길을 가면 황금빛 벼 이삭은 바다로 출렁이고 단풍숲은 불타며 온 천지에 일어서고 하늘에선 흰 구름이 큰 잔치를 준비하네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살아 있음의 축복 가을이여, 사랑이여 가을 하늘 맑고 푸르게 웃기만 하는 하늘은 천국 그 아래서 누구도 죄를 지을 수 없다 하느님도 엄마도 거기 계시다 모질게 야단치지 않고도 나를 참회하게 만드는 하늘은 나의 사랑 가을비에게 여름을 다 보내고 차갑게 천천히 오시는군요 사람과 삶에 대해 대책 없이 뜨거운 마음 조끔씩 식히라고 하셨지요? 이제는 눈을 맑게 뜨고 서늘해질 준비를 하라고 재촉하시는군요 당신이 오늘은 저의 반가운 첫 손님이시군요 어제 이곳에는 비가 참 많이도 내렸습니다. 이제 서늘해질 준비를 해야 하나 봅니다. 올여름 힘자랑을 하던 더위도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딱 좋은 가을 날씨는 종종걸음으로 뒷모습을 보이고 있네요. 이 가을이 줄행랑을 치기 전에 하늘도 한 번 더 올려다보고 가을을 품어봅니다. 쓸쓸한 마음은 흘려보내고 겨울이 오기 전에 따스한 마...

202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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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쁨 / 우정일기 / 이해인 시 / 필사 / 같이 필사해요.

이해인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녀회 소속으로 1968년에 첫 성원을, 1976년에 종신서원을 하였다. 1970년 <소년>지에 동시를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1976년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펴낸 이래 8권의 시집, 7권의 수필집, 7권의 번역집을 펴냈고 그의 책은 모두가 스테디샐로로 종파를 초월하여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수도자로서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사색을 조화시키며 그의 상징은 '민들레의 영토' 수도원에서 기도와 시를 통해 복음을 전하고 있다. <민들레의 영토>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시간의 얼굴> <작은 위로> 등의 시집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두레박>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등이 있다. 작은 기쁨 사랑의 먼 길을 가려면 작은 기쁨들과 친해야 하네 아침에 눈을 뜨면 작은 기쁨을 부르고 밤에 눈을 감으며 작은 기쁨을 부르고 자꾸만 부르다 보니 작은 기쁨들은 이제 큰 빛이 되어 나의 내면을 밝히고 커다란 강물이 되어 내 혼을 적시네 내 일생 동안 작은 기쁨이 지어준 비단 옷을 차려입고 어디든지 가고 싶어 누구라도 만나고 싶어 고맙다고 말하면서 즐겁다고 말하면서 자꾸만 웃어야지 우정일기 1 - 친구에게 네가 좋아하는 푸른 하늘 올려다보는 것이 나의 기도였단다 날마다 우체국에 가서 너에게 편지를 부치는 것이 나의 일과였단다 기차를 타고 너를 보러 가는 기다림의 세월 모여 기쁨이 되었단다 ...

2024.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