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디에이터 Ⅱ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폴 메스칼, 페드로 파스칼, 덴젤 워싱턴, 코니 닐슨, 조셉 퀸, 프레드 헤킨저 개봉 2024.11.13. <글래디에이터 2>는 24년 만의 속편입니다. 스토리도 1편에서 이어지는 부분이 있어 1편을 먼저 보고 보면 좋습니다. 하지만 1편을 보지 않았다고 해서 2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서, 2편을 그냥 봐도 괜찮습니다. <글래디에이터 2>를 본 첫 감상은 영화다운 영화 봤다는 겁니다. 집에서 보지 않고 굳이 극장을 찾아가서 영화를 보는 이유를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1편은 워낙 넘사벽의 명작이지만, 2편 또한 1편에 비해 많이 쳐지지 않는 괜찮은 작품입니다. 영화 천재 리들리 스콧 감독이 2020년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검투사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일단 이 영화 보셔도 좋을 분들 먼저 알려 드릴게요. -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는 분, 영화관에서 볼만한 영화를 찾는 분. - <글래디에이터> 1편을 인상 깊게 본 분. - 액션과 드라마가 모두 훌륭한 영화를 보고 싶은 분. - 숨겨진 왕자가 돌아와 망조가 든 국가를 재건한다는 신화적 스토리를 좋아하는 분. <글래디에이터 2>는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는 분, 혹은 영화관에서 볼만한 영화를 찾는 분께 추천합니다. 일 년에 한두 번 영화관을 찾는 분이라면 <글래디에이터 2>가 그중 한 작품이 되어도 좋겠습니다. 요즘 영화 티켓값도 비싼데, 그 비싼 티켓...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저자 박상영 출판 인플루엔셜 발매 2023.06.30.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은 박상영 작가의 두 번째 에세이집입니다. 제목만 보고 힐링을 주는 책이리라 짐작하고 읽기 시작한다면, 힐링은 힐링이되 제목이나 표지로부터 기대했던 힐링을 아니라서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읽으면 읽을수록 피로해지는 이 에세이가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습니다. 쉴 줄 모르는 1인으로서, 도무지 쉴 줄 모르는 박상영 작가의 일상과 여행 이야기가 너무나 공감되었습니다.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을 읽으며 작가의 삶은 참으로 고단하구나 싶었습니다. 소설을 구상하기 위해 생각에 오래 잠겨 있고, 영감이 넘쳐서 주르륵 글을 써 내려가는 그런 모습으로 소설가를 상상하신 분이라면, 이 책을 읽고 그 환상을 깰 수 있습니다.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을 통해 소설가로 사는 일이 생각만큼 유유자적하는 그런 도인(?) 같은 삶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감이 있기에 글을 쓰고, 시간에 쫓겨 교정을 보고, 바쁜 시간을 쪼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여행을 하고, 여행을 하는 중에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박상영 작가의 생활이 이 에세이에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읽는 동안에는 내 마음도 바빴고, 뭔가에 쫓기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묘하게도 오히려 위로가 됩니다. 나만 24시간이 바쁘고 정신없게 살아가...
목소리를 드릴게요 저자 정세랑 출판 아작 발매 2020.01.06. 정세랑 작가의 『목소리를 드릴게요』는 SF 소설집으로, 다양한 길이의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은 손가락이 자꾸 다른 시대로 사라지는 미싱 핑거를 도와 시간 여행을 하는 점핑 걸의 이야기입니다. 「11분의 1」은 대학에서 같은 동아리였던 11명의 오빠들과 한 명의 여자 주인공이 주인공으로, 11명의 오빠 중 주인공이 좋아하는 기준 오빠를 살리기 위해 벌어진 기이한 일을 그립니다. 「리셋」은 어느 날 일회용 우주선을 타고 온 거대 지렁이들이 지구의 문명을 모조리 먹어치우고 지구가 리셋되는 이야기입니다. 「모조 지구 혁명기」는 지구를 본 떠 만든 모조지구의 창조자인 디자이너와 그곳에 살고 있는 창조물들, 그리고 지구로부터 납치되어 간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리틀 베이비블루 필」는 치매 환자에게 알약을 먹이면 3시간 동안은 반드시 기억 시킬 수 있게 되어, 그 시간을 각자 다르게 활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목소리를 드릴게요」에서는 사람들에게 각자 이상한 방식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괴물'들이 수용된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립니다. 그중 주인공은 목소리로 잠재된 살의를 일깨우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7교시」는 여섯 번의 대 멸종 후 얼마 남지 않은 인류가 인공 포궁을 통해서만 자손을 가지는 상황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믿음에 대하여 저자 박상영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2.07.20. 박상영 작가의 『믿음에 대하여』는 연작 소설 4편이 묶인 소설집입니다. 이 책에 실린 연작 소설의 제목은 「요즘 애들」, 「보름 이후의 사랑」, 「우리가 되는 순간」, 「믿음에 대하여」입니다. 각 소설마다 주인공은 다르지만, 각 소설에서의 주인공이 다른 소설에서는 조연으로 등장합니다. 「요즘 애들」은 사회 초년생들의 첫 직장 생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보름 이후의 사랑」은 아파트를 매매하여 함께 사는 젊은 게이 커플이 팬데믹을 거치면서 겪는 일을 그립니다. 「우리가 되는 순간」은 사내 정치에 휘말린 주인공이 정신적으로 의지하던 이모를 암으로 잃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믿음에 대하여」는 유명 사진작가였던 주인공인 연인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겪고, 창작에 어려움을 느껴 이자카야를 운영하는 이야기, 죽은 연인의 또 다른 연인이었던 이와 연애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믿음에 대하여』는 사실적이면서도 현재성이 강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소설이 아니라 실화라고 해도 믿을만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사회초년생들의 회사 생활이나, 그 시기를 지난 직장인들의 사내 정치에 관한 묘사는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바로 어제 친구에게 들은 얘기 같은 느낌입니다. 『믿음에 대하여』에서는 인물들의 연애사도 매우 사실적으로 그리는데, 연애사를 다만 로맨틱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문제...
이미지 준비중 돈 무브 감독 애덤 쉰들러, 브라이언 네토 출연 핀 위트록, 모레이 트레드웰, 켈시 애스빌 개봉 2024.10.25. ▼줄거리와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돈 무브>는 2024년 10월 25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입니다. 현재 넷플릭스 영화 중 1위일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어떤 영화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러닝타임이 1시간 32분밖에 안되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보았습니다. 러닝타임은 짧지만 구성이 알차고, 짜임새 있는 영화입니다. 아주 신선한 것은 없지만, 개연성도 괜찮고 호러이자 스릴러로서의 장르적 재미도 충분합니다. 다만 수위가 굉장히 높습니다. 살해 장면이 매우 구체적이고, 칼과 둔기 등에 의해 상해를 입는 장면을 자세히 보여줍니다. 청소년 관람불가인 관람등급을 꼭 준수해 시청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일단 이 영화 보셔도 좋을 분들 먼저 알려 드릴게요. - 넷플릭스에서 볼만한 스릴러 영화를 찾는 분. - 수위가 높은 호러 스릴러 영화를 보고 싶은 분. - 마비가 된 주인공이 어떻게 살인마와 싸워 이기게 되는지 궁금한 분. <돈 무브>는 넷플릭스에서 볼만한 스릴러 영화를 찾는 분께 추천합니다. 그중에서도 수위가 좀 높은 호러 스릴러를 보고 싶은 분이라면 더욱 추천합니다. 수위가 꽤 높지만, 이런 장르가 취향인 분이라면 딱 맞을만한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의 간략한 소개에서 마비가 된 주인공이 살인마에 대...
아마존 활명수 감독 김창주 출연 류승룡, 진선규, 이고르 페드로소, 루안 브룸, J.B. 올리베이라, 염혜란, 고경표 개봉 2024.10.30. <아마존 활명수>에는 <극한직업>의 주연 배우인 류승룡, 진선규 배우님이 출연합니다. 캐스팅을 보고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개봉 당일 먼저 관람한 분들의 평이 별로 좋지 않더군요. 기대를 내려놓고 오늘 오전 조조로 보러 갔다 왔습니다. 한국 코미디 영화를 워낙 좋아해서 평이 안 좋아도 코미디 영화는 웬만하면 보러 갑니다. 초반 30분을 보면서는 그만 보고 중간에 나갈까 하는 생각을 했다가, 진선규 배우님이 나오면서부터는 그래도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인 기준으로 재미 정도로만 평가해 보자면, <아마존 활명수>는 고경표 배우님이 나온 <육사오>보다는 훨씬 재미없고, 작년에 개봉한 <웅남이>랑 비슷한 정도로 재밌고, <미스터 주: 사라진 VIP>보다는 좀 낫습니다. 일단 이 영화 보셔도 좋을 분들 먼저 알려 드릴게요. - 초등학생 어린이와 함께 볼 한국 코미디 영화를 찾는 분. - 소수민족에 대한 희화화가 선을 넘는 건지 안 넘는 건지 애매한 영화가 궁금한 분. - 진선규 배우님의 활약이 200%인 영화를 보고 싶은 분. <아마존 활명수>는 초등학생 어린이와 함께 볼 한국 코미디 영화를 찾는 분께 추천합니다. 초등학생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보기에 참 알맞은 영화입니다. 12세 ...
박상영 소설가의 첫 번째 장편 소설인 『1차원이 되고 싶어』는 주인공 '나'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십대들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성장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나'는 게이이고, 같은 반이자 같은 동네 친구인 윤도를 좋아합니다. '나'에게는 어릴 때부터 동생처럼 따르는 동갑인 동네 친구 태리가 있습니다. 태리네 어머니와 '나'의 어머니는 여고 동창으로, 두 집은 서로 오가며 저녁을 먹을 정도로 친밀한 사이입니다. '나'는 남자인 태리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 소설에는 퀴어인 십대 소년 소녀들이 주로 등장합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윤도에게는 사랑을 느끼면서, 윤도가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나'를 좋아하는 동시에 혐오하는 것에 분노를 느낍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선을 긋고 밀쳐내는 윤도에게 '나'는 깊은 상처를 받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는 나를 좋아하는 태리의 마음을 무시합니다. 태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는데 집착하지 않아, 또래들에게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고, '나'는 그걸 알면서도 방관합니다. 한국에서 더 이상 살기 힘들다고 생각한 태리는 필리핀의 국제학교로 가려고 하고, '나'에게 함께 가자고 합니다. 그러나 '나'는 태리에게 끝끝내 정체성을 부정합니다. 그러자 태리는 그동안 '나'의 싸이월드 비번을 알고 있어 수시로 읽어왔다며, 그래서 모든 비밀을 알고 있고, 자신을 따라 같이 ...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옥> 시즌 2가 2024년 10월 25일에 공개되었습니다. 저는 공개된 날부터 보기 시작했고 3일 동안 나누어 보았습니다. 보고 난 첫 소감을 말하자면 시즌 1보다는 재미가 없다는 겁니다. <지옥> 시즌 1은 '시연'이라는 현상 자체를 처음 보는 신기함도 있었고, '시연'이라는 현상이 만들어낸 각각의 인간 군상들이 벌이는 일들이 흥미로웠습니다. 시즌 1의 마지막에서는 처음으로 공개 시연을 한 '박정자'(김신록)가 부활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시즌 2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시즌 2에서는 부활자 박정자의 역할이 크지도 않았을 뿐더러 '시연'으로 만들어진 집단인 '새진리회'와 '소도', '화살촉'간의 분쟁은 시즌 1의 연장일 뿐,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지옥> 시즌 2는 꼭 시즌 1을 본 다음에 보셔야 합니다. 시즌 1을 보지 않고 보면 이해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시즌 1의 설정과 이야기를 토대로 시즌 2가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시즌 2 초반에 시즌 1의 줄거리를 보여주긴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게다가 시즌 2보다 시즌 1가 훨씬 더 재미있으니, 당연히 시즌 1을 먼저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지옥> 시즌 1에서 새진리회의 의장(교주)이었던 정진수 역할을 맡았던 것은 유아인 배우님이었습니다. 그러나 유아인 배우님이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기 때문에 시즌 2에도...
고래 저자 천명관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4.04.16. 천명관 작가님의 『고래』를 읽어보라는 추천만 열 번 넘게 들은 것 같습니다. 이제서야 읽었는데, 너무 재밌었습니다. 소설을 읽는 며칠 동안 소설을 읽지 않는 순간에는 빨리 『고래』를 읽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고래』를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올린 작가는 보르헤스입니다. 보르헤스가 마술적 사실주의로 그려낸 세계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 또한 취향에 맞으실 겁니다. 뛰어난 이야기꾼의 마술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이라면, 『고래』를 강력 추천합니다. 이 책의 중심인물은 금복과 그의 딸 춘희입니다. 그리고 그 둘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채웁니다. 금복에게 부를 가져다준 노파와 그의 딸 애꾸. 금복을 작은 마을로부터 벗어나게 한 생선장수. 금복의 첫사랑 걱정. 금복을 열렬히 사랑했고 금복에게 죽임을 당한 칼자국. 거지로 떠돌던 금복을 거둬 돌봐준 쌍둥이 자매와 자매가 키우던 코끼리 점보. 금복과 함께 벽돌 공장을 세운 文. 금복이 남자가 되게 한 여자 수련. 수련을 빼앗아 간 약장수. 춘희가 교도소에 있을 때 춘희를 괴롭히던 철가면. 교도소에서 춘희에게 악심을 품었던 간호사. 춘희가 평대로 돌아와 혼자 살 적에 그를 찾았던 트럭 운전사. 이 책의 배경은 금복이 태어난 작은 마을에서 시작해, 고래가 출몰하는 바닷마을로, 그리고 외지였다가 성대한 도시가 된 평대...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 저자 원택 출판 장경각 발매 2016.04.20.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 성철 스님을 바로 곁에서 오랜 시간 시봉하였던 원택 스님이 본인의 시각에서 본 성철 스님을 에세이처럼 그리고 있는 책입니다. 불교 입문자인 제가 읽어도 모르는 것 없이 이해가 되는 책이었습니다. 유교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천시 받던 불교가 어떻게 중흥하게 되었는지 한국 불교의 대략적인 역사도 알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이 책은 불자이든 아니든, 혹은 불교에 관심이 있든 없든지 간에 편안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한국 사람 중에 성철 스님의 법명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겁니다.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는 굴곡 많은 한국 근현대사를 곁들여 성철 스님의 일대기를 옛날이야기하듯 들려주는 책입니다. 성철 스님의 출가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다독과 탐독 끝에 수행에 정진해 보겠다는 마음을 먹은 성철 스님이 무작정 절을 찾아가 참선을 시작하였다는 일화가 영웅의 시작 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속에서 수행에만 힘쓰며 일생을 보내셨는데도 외부 활동을 많이 한 누구보다 큰 영향력을 끼쳤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자기 안으로 파고드는 수행에 매진했는데, 그 결과 세상에 그 영향력이 위용을 떨쳤다는 점이 역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이 책에는 성철 스님의 법어도 몇 가지 소개되어 있는데, 독자의 수준을 고려한 것인지, 법어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