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1965~, 일본) 강렬한 빨간색 표지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고 제목부터 몹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오늘 읽은 책은 이웃 도서 블로거 @책모리 님의 추천으로 알게 된 일본 미스터리 소설 마사키 도시카의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다. 올해 번역본이 출간된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의 전작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행복한 가족에게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과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슬퍼하는 한 어머니, 얽혀있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리즈 두 편 참고로 오늘 읽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에 등장하는 두 형사는 후속작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에도 등장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시리즈가 된 것 같으니 만약 시리즈 이름을 붙인다면 해당 형사들의 이름을 붙여야 할까? 매력적인 콤비로 기억에 남는 그들이 후속작에서는 어떤 사건을 마주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마사키 도시카 일본 사이트에서 두 소설을 쓴 작가 마사키 도시카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찾아봤다.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를 통해 처음 이름을 알게 되어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 위의 두 작품 말고도 여러 작품을 집필했음에도 국내에는 두 편만 번역되어 있는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어느 날 평화로운 가정을 뒤흔든 사건, 착한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흉악범이 ...
폭탄 爆弾 오승호(고 가쓰히로) 곧 근처에서 무슨 일이 생길 것 같군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내 질문에 대답이나 제대로- 서, 선배님! 큰일 났습니다! 지금 시내에서 폭발 사고가....! 그것 보세요. 형사님이 마음에 드니까 알려드리는 겁니다. 이게 대체...? 지금부터 총 3회, 이다음에는 한 시간 후에 폭발이 일어날 겁니다. 도쿄의 한 경찰서 취조실, 폭행 혐의로 들어온 중년의 남자는 폭발 사고가 발생할 것을 예언한다. 술을 잔뜩 마셨다는 남자의 말에 코웃음을 치는 형사, 하지만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취조실에 뛰쳐들어온 후배 형사의 보고에 그의 예언이 뜬금없는 헛소리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눈앞의 남자는 그저 으쓱하는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앞으로도 폭발이 세 번 더 일어날 거라는 것. 당장 막아야만 한다! 소설 <폭탄>의 시작이다. 실제 지명이 많이 나오니 도쿄 지도를 켜놓고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오승호(고 가쓰히로) 작가 오늘 읽은 책 <폭탄>을 쓴 작가는 오승호라는 한국 이름과 고 가쓰히로라는 일본 이름을 갖고 있는 작가로 1981년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 교포 3세다. 2015년 <도덕의 시간>이라는 작품으로 수많은 예비 작가들이 선망하는 등용문 제6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뿐만 아니라 권위 있는 여러 상을 수상하고, 지난 2020년부터 3년 연속 나오키상 최종 후...
2009 술래의 발소리 미치오 슈스케 (1975~, 일본) <수상한 중고상점>을 쓴 일본 소설가 미치오 슈스케의 소설 한 편을 읽었다. 오늘 리뷰를 남기는 책 제목은 <술래의 발소리>, 14년 전인 2009년에 발표된 단편소설집이다. 미스터리한 느낌이 있는 공포소설인데, 예상보다 무섭진 않다. 지난번에 색으로 표현한다면 회색이라고 쓴 적이 있었던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처럼 어딘가 축축하고,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있다. 해당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포스팅 하단에 조금 적게 쓰고, 일단 작가와 그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써보려 한다.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들 다양한 분위기와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 <찾아올 이를 그리워하는 밤의 달> 이 책을 포함해 이제까지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 13편을 읽었다. 작년 봄, 이전에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출간됐던 작품이 <수상한 중고상점>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출간될 때 처음으로 미치오 슈스케라는 작가를 알았다. 처음 만난 작품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자연스레 그의 다른 작품들을 하나둘씩 찾아 읽게 됐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다양한 분위기와 장르를 다루는 능력에 놀라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일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절벽의 밤>과 <N>처럼 늘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참고로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 중에서 내 '최애' 작품은 <찾아올 이를 그리워...
2021 15초 후에 죽는다 사카키바야시 메이 (1989~, 일본) 오늘 읽은 책은 일본 소설가 사카키바야시 메이의 단편소설집 <15초 후에 죽는다>다. 15초 후에 죽는다는 제목부터 독특하고, 어딘가 도발적이기도 하다. 전부터 담겨있는 내용이 궁금했는데 마침 예약해둔 서울도서관에서 대출가능 알림 톡이 왔다. 서울도서관 이 소설을 쓴 사카키바야시 메이는 1989년생으로 30대 중반의 젊은 작가다. 참고로 며칠 전에 읽은 추리소설 <내 것이 아닌 잘못>을 쓴 작가 아사쿠라 아키나리도 1989년생으로 동갑이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평범한 내 손까지 와닿는 걸 보면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문학에도 서서히 세대교체가 되고 있는 듯하다. 사카키야바시 메이 @中日新聞 이 책 <15초 후에 죽는다>에는 총 4개의 단편소설들이 실려있는데, 이중 첫 번째 작품인 '15초'는 8년 전인 지난 2015년에 쓴 이야기다. 여기에 15초와 연관된 세 편을 더해 만들어진 이 책으로 데뷔를 했다. 이제껏 읽은 추리소설들 중에서 소재의 기발함이라는 측면에서 상위권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15초 후에 죽는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담긴 소설들 ① 15초 *** ② 이다음 충격적인 결말이 ③ 불면증 ④ 머리가 잘려도 죽지 않는 우리의 머리 없는 살인 사건 ** 책에 실려있는 네 개의 단편소설 중에서 나는 첫 번째 에피소드 '15초'가 가장 인상 깊었고, 그다음으로 ...
1971 살인의 쌍곡선 니시무라 교타로 (1930~2022, 일본) 뭐요? 소설을 600편이나 썼다고요? 오늘 읽은 책 <살인의 쌍곡선>을 쓴 일본의 '국민 작가' 니시무라 교타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름만 들어봤었지 직접 작품을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누가 뭐라 한것도 아니건만 괜히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옮긴이의 말에 담긴 내용으로 살펴보면 2019년 7월 기준으로 작가의 출간 작품 수는 총 622편이라고 합니다. 단행본으로는 700여 권에 이른다고 하고요. 절로 입이 벌어지고 믿기지가 않을 정도입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게다가 누적 판매부수 2억 부...? 이 정도면 넘사벽이라는 말도 모자랄 것 같은데요. 니시무라 교타로 작가 니시무라 교타로는 1930년생으로 일본 추리소설계에 도저히 넘볼 수 없는 기록을 세운 사람인 듯합니다. 많은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것도 쉽게 상상해 볼 수 있고요. 실제로 <십각관의 살인>, <어나더>를 쓴 소설가 아야츠지 유키토도 자신이 이 작품 <살인의 쌍곡선>에 영향을 받았다고 공언한 적이 있다고 하네요.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사립탐정, 경비원, 세일즈맨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일했었다는 니시무라 교타로는 1963년(세대 비교를 위해, 히가시노 게이고가 5살 때) 데뷔를 했고 이후 1965년 제1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습니다(에도가와 란포 1894~1965가 니...
2022 내 것이 아닌 잘못 아사쿠라 아키나리 (1989~, 일본) 내가 저지른 게 아냐! 모든 증거가 당신을 지목하고 있어! 나……, 나는 아니라고! 젠장! 잡아!! 참혹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그리고 평범한 50대 회사원 다이스케는 지금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쓴 채 쫓기고 있다.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다. 직장 동료도, 가족도!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오늘 읽은 책은 일본 작가 아사쿠라 아키나리의 추리소설, <내 것이 아닌 잘못>이다. 빠른 전개와 반전있는 결말이 즐거운 소설이었다. 해석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으므로 도입 부분의 간단한 줄거리와 내 감상만 짧게 적어본다. 1 쏟아지는 증거들 위기에 몰린 주인공 사건의 시작은 트위터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 어둑한 공원을 배경으로 죽은 것으로 보이는 한 여자가 찍혀 있었다. 처음 본 이들은 '에이, 합성 아니야?' 하고 대수롭지 않은 반응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실제 사건인 것으로 밝혀지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해당 트윗과 사진은 폭발적으로 리트윗되어 삽시간에 일본 전역으로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다. 인터넷 이슈가 대개 그러하듯 ‘네티즌 수사대’가 활약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사람들은 우선 사진을 올린 계정에 주목했다. 트위터 계정은 @taisuke0701, 특이할 것 없는 계정 안에는 누군가의 일상 풍경이 있었다. 계정 소유자는 골프를 좋아하...
2022 나는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다 경민선 (한국) 실은 우리 주변에 투명인간들이 살고 있는 거라면 어떨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투명인간의 존재, 제목을 보고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다가 그 자리에서 절반을 읽어버렸다. 마음같아선 결말까지 한 번에 보고 싶었지만 시계가 이미 새벽 두시를 넘기고 있어 다음날 나머지 반을 읽었다. 오늘 읽은 책은 SF 요소가 있는 국내 미스터리 소설로 경민선 작가의 <나는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다>다. 독특한 설정과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대사와 묘사, 빠른 전개로 몰입해 읽기 좋았던 책이다. 간단히 리뷰를 남겨본다. 1) 처음 제목만 봤을 때는 무슨 이야기인가 상상하긴 어려웠다. 제목에서 말하는 '투명인간'이 상징적 의미인가도 싶었다. 한데 웬걸, 진짜 투명인간이 등장한다. 이때부터 머릿속에서 책의 장르가 추리소설에서 SF로 바뀌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SF 소설에도 관심이 생겨 ' 앞으로 SF 소설을 읽어봐야지. ' 하고는 있었는데 이렇게 읽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추리소설인 줄 알고 골랐다). 하지만 다 읽고 보니 신선한 이야기에 좋은 우연이었다고 생각한다. ▼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 국내 SF 단편소설 20선 정보라 외 19인 https://blog.naver.com/mininoter/222982150159 SF 단편 소설집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 리뷰 엔솔러...
2021 테라피스트 B. A. 패리스 (1958~, 영국) 지난해 내내 내 도서 위시리스트에 담겨만 있었다가 이제야 읽게 된 책이다. 나는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일단 위시리스트에 넣어두는 습관이 있는데 작년에는 읽고 싶은 책들이 계속 생기는 바람에 리스트가 줄어들기는커녕 훨씬 더 늘어나버린 한 해였다. 물론 올해도 연말에 보면 더 늘어나 있을 것 같긴 하다. 다행히도 나는 내가 메모해 둔 리스트를 보며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이나 압박감 같은 것은 없다(몇 작가 빼고). 그저 올 한 해도 이제껏 해 오던 대로 천천히 책장을 넘기고 쓰면 되겠다. 오늘 읽은 책은 영국 소설가 B. A. 패리스의 베스트셀러 스릴러 소설 <테라피스트>다. 2년 전인 2021년에 발표된 소설이다. 개인적으로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공포, 스릴러 장르는 피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스릴러 장르도 읽다 보니 점점 매력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공포는 아직 좀 어렵다. 베스트셀러인 만큼 이미 많은 분들의 호평이 있는 작품이며 나 또한 그들 중 한 명이 됐다.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한다. 작가 B. A. 패리스 이 책 <테라피스트>를 쓴 작가 B. A. 패리스는 1958년 영국 태생 작가다. 여담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본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와 동갑이다. 영국이나 일본에도 ' 58년 개띠 ' 이런 비슷한 개념이 있을까? 영국은 별자리로 할까? 쓸데없이 ...
1947 옥문도 요코미조 세이시 (1902~1981, 일본 / 작가의 다른 작품) 오늘 읽은 책은 무려 76년 전 소설이다. 일본 추리소설계의 거장 요코미조 세이시의 1947년 작품 <옥문도>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소설의 줄거리보다 소설과 관련된 주변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될 것 같다. 여기에 이 소설의 주인공인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가 한국에서도 사랑받는 추리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과도 무척 연관이 깊다는 이야기도 하려 한다. 이 내용은 아래에서 다시... 1977년 영화 <옥문도> |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 @나무위키, 교보문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무척 인기가 많은 일본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1985년에 데뷔해 지금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면, <옥문도>를 쓴 요코미조 세이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 4년 전인 1981년 세상을 떠났으니 이전 시대 추리소설계를 풍미했던 선배격 추리소설가라고 할 수 있겠다. 선배격 추리소설가를 생각해 보면 나는 그와 함께 그 시대를 함께 했던 다른 작가 에도가와 란포를 떠올려보게 된다. 일본 추리소설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는 요코미조 세이시보다 8살밖에 많지 않다. 둘은 같은 시대를 산 작가다. 에도가와 란포 | 요코미조 세이시 | 히가시노 게이고 @나무위키, 교보문고, 나무위키 * 에도가와 란포(1894~1965), 향년 71세 * 요코미조 세이시(1902~1981...
2022 안젤리크 기욤 뮈소 (1974~, 프랑스 / 작가의 다른 작품)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메모해두었다가 엊그제 아내와 함께 교보문고에 들러 구입해 와서 읽고 2023년 새해 첫 리뷰를 남긴다. 소설의 제목은 <안젤리크>다. 줄거리는 한때 유명했던 스타 발레리나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로, 소설은 그녀의 딸이 한 전직 경찰에게 사건의 진상을 확인해달라며 의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기욤 뮈소의 작품을 다섯 권째 읽으니 이제 조금이나마 프랑스 지명과 등장인물 이름에 익숙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처음에는 낯선 그것들을 메모하고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적잖은 부담을 느꼈었다. 나는 평소 일본 소설들을 많이 읽는 편인데 처음 일본 소설을 접하기 시작했을 때도 그랬던 기억이 난다. @Vladislav83 / Pixabay ▼ <센트럴 파크> 분명 프랑스에 있었는데, 눈 떠보니 뉴욕 센트럴 파크? 게다가 같이 있는 이 남자는 누구? 기욤 뮈소 https://blog.naver.com/mininoter/222953048341 영화같은 반전있는 소설 <센트럴 파크> 기욤 뮈소 작품 추천 2014 센트럴 파크 기욤 뮈소 (1974~, 프랑스 / 작가의 다른 작품) 오늘은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 blog.naver.com ▼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갑자기 절필을 선언하고 섬에 칩거...
2008 흑백합 다지마 도시유키 (1948~?, 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의 종류로 서술트릭을 추천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추리소설의 진행 방식과는 조금 결이 다른 방법으로 독자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오늘 읽은 강한 반전있는 추리소설은 일본 소설가 다지마 도시유키의 작품, <흑백합>이다. 2008년에 발표되었고 2010년에 국내 번역본이 출간되었다가 12년이 지나 지난가을에 재출간되었다. 재출간된 신판의 일러스트가 어딘가 섬뜩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소설을 다 읽고 나니 일러스트의 디테일한 부분이 더 흥미롭게 보였다. 구판 | 신판 서술 트릭은 말 그대로 서술 안에 작가가 의도해 독자를 속이고자 하는 속임수가 숨어있다. 그래서 약간 집요하리만치 등장인물들의 말 한마디, 묘사 하나까지도 모두 집중해서 읽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결말에 가서 내막과 범인이 사건의 밝혀지더라도 앞의 과정을 설렁설렁 읽었으면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정말 뭣도 아닌 찝찝하고 이상한 느낌만 남을 것이다. 서술트릭은 '아, 그 사람이 범인이었구나' 라며 단순히 사건의 범인만을 맞추는 것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래서 이제까지 뭐가 어떻게 돌아간 것인가' 그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독자에게 주어진 퍼즐 조각들을 모두 이해하는 순간 딱딱 맞아떨어지는 재미를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흑백합>의 검은색 띠지...
2014 센트럴 파크 기욤 뮈소 (1974~, 프랑스 / 작가의 다른 작품) 오늘은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책 <센트럴 파크>를 읽었다. 두 달 전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으로 처음 작가의 작품을 접했었다가 <인생은 소설이다>,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에 이어 그의 작품들을 계속 찾아보고 있다. 오늘 읽은 기욤 뮈소의 <센트럴 파크>는 잘 짜인 스릴러 또는 드라마 장르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었다. 사건의 발단과 그것을 해결하려는 주인공, 시시각각 다가오는 위협, 사건의 이유, 에필로그까지 구성이 잘 되어있었다. 하지만 일회성 등장인물을 포함한 적지 않은 캐릭터들과 풍경 묘사가 많아 꽤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면도 있다. 적절한 타이밍에 긴장감을 다시 끌어올리는 기술이 능수능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욤 뮈소 2022년에 읽은 작품들 ▼ <인생은 소설이다> 내가 만든 등장인물이 나에게 총부리를 겨눈다? https://blog.naver.com/mininoter/222916487446 <인생은 소설이다> 기욤 뮈소 / 이런 줄거리는 대체 어떻게 떠올리는 거지 2020 인생은 소설이다 기욤 뮈소 (1974~, 프랑스 / 작가의 다른 작품) 지난가을이 시작될 무렵 <센 강의... blog.naver.com ▼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베스트셀러 작가는 돌연 왜 절필을 선언하고 섬에 들어갔을까. h...
2018 형사의 분노 나츠메 형사 시리즈 4편 야쿠마루 가쿠 (1969~, 일본 / 작가의 다른 작품) 나츠메 형사 시리즈 4편 <형사의 분노>가 출간되어 구입해 읽었다. 전작들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교보문고에서 구입해서 지난 주말 동안 읽고 간략한 줄거리와 리뷰를 써본다. 베스트셀러 추리소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으로 잘 알려진 일본 소설가 야쿠마루 가쿠의 시리즈물 작품으로 오랜만에 주인공 나츠메 형사를 다시 만나는 반가움이 있었다. 좋았던 점도 있었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날카로운 추리력을 가진 캐릭터와 잘 짜인 사건은 여전했으나 결말까지 갔을 때 모든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 약간 있었다. 굳이 등장하지 않았어도 하는 장면과 새로 등장한 캐릭터의 배경 이야기 등은 아마 시리즈 5편으로 이어지며 해소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나츠메 형사 시리즈는 전작들과 내용에서 이어지는 부분이 약간 있기 때문에 주인공의 배경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당연히 발간 순서대로 읽는 것을 추천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각각의 에피소드는 단편 소설 느낌이라 이 책에 등장하는 각 사건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듯하다.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가가 형사, 갈릴레오 유가와 마나부, 닛타 형사가 있다면, 야쿠마루 가쿠의 소설엔 나츠메 노부히토 형사가 있다. 한때는 법원 직원이었지만 딸에게 닥친 불의의 사고를 직접 해결하기...
이누가미 일족 요코미조 세이시 (1902~1981, 일본 / 작가의 다른 작품) 책은 꾸준히 읽고 있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포스팅은 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독서 후기를 많이 못남겼네요. 이제 천천히 다시 포스팅을 해볼까 합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일본 추리소설계의 거장으로 알려진 요코미조 세이지의 작품 <이누가미 일족>입니다. 전자책 서비스 리디북스 정기구독 서비스 리디셀렉트로 읽었습니다. 저자 요코미조 세이지의 본명은 요코미조 마사시로 1902년생,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에 출생한 인물입니다. 그리고 40여 년 전 1981년에 작고하신 분입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가 있습니다.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의 할아버지다'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찾아보지 않아서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지금은 <이누가미 일족>에 이어서 <팔묘촌>을 읽고 있습니다. 요코미조 세이시 대부호의 유언장이 부른 참극 : 이해할 수 없는 유언장과 연쇄 살인사건 30대 중반의 주인공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는 변호사 사무실 직원의 의뢰로 한 마을에 찾아옵니다. 여관에서 묵고 있던 그에게 찾아온 의뢰인, 마을의 대부호의 유언장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꺼내놓다 주인공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독극물에 의해 죽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대부호 이누가미 사헤(81세)의 죽음 이후 유언장이...
2019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기욤 뮈소 (1974~, 프랑스 / 작가의 다른 작품)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의 2019년 작품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을 읽었다. 내가 읽은 작가의 작품으로는 세 번째다. 처음 읽었던 것은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으로 어느 날 강에서 발견된 여자와 얽혀있던 사건들이 있었던 이야기다. 두 번째로 읽었던 것은 <인생의 소설이다>라는 작품으로 참신한 소재가 나에게 큰 인상을 남긴 작품이었다. 역시 한번 꽂히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보는 내 성격상 다른 작품을 고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인생은 소설이다> 등장인물과 작가가 만난다니? https://blog.naver.com/mininoter/222916487446 <인생은 소설이다> 기욤 뮈소 / 이런 줄거리는 대체 어떻게 떠올리는 거지 2020 인생은 소설이다 기욤 뮈소 (1974~, 프랑스 / 작가의 다른 작품) 지난가을이 시작될 무렵 <센 강의... blog.naver.com 그렇게 읽게 된 작가의 다른 작품이 오늘 줄거리를 써보는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이다. 또 다른 작품도 읽기 시작했다.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작품으로 잃어버린 딸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작품이다. 후자는 완독하는 대로 추후에 또 이어서 글을 남겨보려 한다. 기욤 뮈소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 기욤 뮈소는 1974년 생으로 40대 후...
2020 인생은 소설이다 기욤 뮈소 (1974~, 프랑스 / 작가의 다른 작품) 지난가을이 시작될 무렵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이라는 작품으로 기욤 뮈소의 책을 처음 읽었습니다. 지하철역에 마련된 스마트 도서관과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밀리의 서재를 병행해가며 읽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작가지만 저는 이때 처음 접하게 됐었네요. 영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의 원작도 기욤 뮈소의 동명 소설과 같다고 하는데 영화는 재미있게 봤지만 소설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위시리스트에 늘어나는 책은 많은데 요즘은 생각이 딴 데 가있어서 그랬는지 진도가 잘 안 나가는 요즘입니다. 11월에는 좀 빡세게 독서를 해보도록 해야겠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비행기 사고로 죽은 여자가 나타났다? 기욤 뮈소 https://blog.naver.com/mininoter/222893040952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기욤 뮈소 장편 추리소설 줄거리 결말 조금 포함 2021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기욤 뮈소 (1974~, 프랑스 / 작가의 다른작품)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작가 ... blog.naver.com 기욤 뮈소 Previous image Next image 기욤 뮈소의 작품들 술래잡기를 하던 딸이 사라졌다! : 2010년 10월 @뉴욕 서른아홉 살의 주인공 플로라 콘웨이는 최정상급...
2021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기욤 뮈소 (1974~, 프랑스 / 작가의 다른작품)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작가 기욤 뮈소의 책을 저는 이번에 처음 읽어봤습니다. 굳이 읽지 않으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제야 처음 접하게 되었네요.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렀을 때 구입했습니다. 오늘 읽고 독서기록으로 남기는 책은 지난해 발표한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이라는 스릴러 작품입니다. 프랑스 태생의 1974년생인 작가는 올해 한국 나이로 48살이네요. 여담이지만 최근 자주 찾아 읽고 있는 일본 소설가 미치오 슈스케 1975년생와 한 살 차이군요. 작가 기욤 뮈소는 고등학교 선생님이라는 이력이 있었고 많은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왠지 그의 작품들도 하나둘씩 찾아보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기욤 뮈소 Previous image Next image 기욤 뮈소의 작품들 영화로 먼저 접했던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도 소설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 지하철에 마련되어 있는 스마트 도서관에서 <인생은 소설이다>를 대출해왔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소설들을 조금 마치면 해당 책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일본 소설을 처음 접했을 때 이름이 쉽게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아서 고생했는데(지금은 잘 들어옵니다), 프랑스 소설의 등장인물이나 배경은 일본 소설의 그것들에 비할 바가 아니더군요. 새삼 대한민국 사람 입장에서 일본은 그래...
2013 그 거울은 거짓말을 한다 나츠메 형사 시리즈 2편 야쿠마루 가쿠 (1969~, 일본 / 작가의 다른작품) 지난주에는 며칠 동안 속초에 머물렀습니다. 이것저것 생각도 좀 하고 밀려있던 글도 썼습니다. 정작 블로그에는 글을 쓰지 못했지만요. 이번에 속초에 방문해서도 책을 한 권 구입해왔네요. 일본 추리소설 작가 야쿠마루 가쿠의 작품 <그 거울은 거짓말을 한다>입니다. 저는 일 년에 서너 번 속초엘 방문하는데요, 점심을 먹고 나서 바람도 쐴 겸 닭강정과 지하 수산시장 회센터가 있는 중앙시장에도 들렀습니다. 그때마다 회포장 가격이 나쁘지 않은 곳이어서 들르곤 했었습니다. 이번 일정에는 혼자 다녀오느라 회를 먹진 않았지만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습니다. 1956년~현재 운영중 다음 들렀던 곳이 속초 중앙시장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걸리는 속초 동아서점입니다. 속초 동아서점은 1956년부터 지금까지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3대째 운영되고 있는 서점입니다. 여기도 종종 들러 책을 구입합니다. 언젠가부터 강원도 강릉은 고래책방, 속초는 동아서점이라는 일종의 저만의 루틴이 생겼네요. 지난번 강릉에서는 야쿠마루 가쿠의 <기다렸던 복수의 밤>을 구입했었습니다. ▼ <기다렸던 복수의 밤> 야쿠마루 가쿠 https://blog.na ver.com/mininoter/222875104302 <기다렸던 복수의 밤> 야쿠마루 가쿠 / 평생을 바쳐 복...
2019 절벽의 밤 미치오 슈스케 (1975~, 일본 / 작가의 다른작품) 한 권의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면 해당 작가의 다른 작품에도 눈이 가는 게 저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독서기록으로 남기는 책은 일본 소설가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 <절벽의 밤> 입니다. 난이도가 좀 있어서 추리소설 고수용(?)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네... 물론 저는 못 맞췄습니다...). 포스팅 중간에 줄거리를, 말미에 일부 결말 해석을 포함해서 써보겠습니다. 작가 미치오 슈스케는 1975년생으로 아직 40대 후반밖에 되지 않은 나름 젊은 작가입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워낙 재미있게 봐서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저에겐 '대체 어떤 머리를 가져야 이렇게 완성도 높은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서 존경심까지 드는 요즘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므로 독자들마다 반응은 다르겠지만요. 아무튼, 저만의 랭킹에서는 최상위권에 있는 작가네요. 아직 젊은 만큼 앞으로도 작가의 많은 작품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담이지만 일본 소설을 좋아해서 번역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막상 읽고 싶은 책이 번역이 늦어지거나 계획이 없으면 참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이참에 그냥 일본어를 배워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미치오 슈스케 작가의 다른 작품 리뷰 → [ 미치오 슈스케 ] 최근에는 복간된 작품 <수상한 중고상점>이 인기를 끌었고요, <용서...
2016 기다렸던 복수의 밤 야쿠마루 가쿠 (1969~, 일본 / 작가의 다른작품) 얼마 전에 강원도 강릉으로 바람을 쐬러 다녀왔습니다. 강릉에 가면 종종 들르는 서점이 있습니다. '고래 책방'이라는 곳이 그곳인데요, 그곳에 가면 무료한 기차여행을 하는 동안 읽을 책을 구입하곤 합니다. 그곳에서 발견한 책 <기다렸던 복수의 밤>이 마침 제가 최근 찾아읽고 있던 <돌이킬 수 없는 약속>으로 잘 알려져 있는 야쿠마루 가쿠의 작품이었습니다. 망설이지 않고 바로 구입해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읽기 시작해서 다음날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 <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https://blog.naver.com/mininoter/222839398844 <돌이킬 수 없는 약속> 베스트셀러 일본 추리 소설 / 야쿠마루 가쿠 작품목록 2015 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1969~, 일본 / 작가의 다른작품) 1 몇 주 전에 중고서점에 들렀... blog.naver.com 기가 막히게 좋았던 강릉 날씨 종종 들르는 '고래 책방'에는 시중의 대형서점만큼 책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여행지에서 볼 책을 고르기엔 충분한 것 같습니다.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책들이 가지런하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빵과 음료도 함께 팔고 있습니다. KTX 강릉역에서 차로 5분 거리 정도에 있습니다. 여행 포스팅이 아니니 들른 곳은 이 정도로만 간단히 적어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