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보고 나면 절대 잊히지 않는 톰 포드의 강렬한 드라마 [녹터널 애니멀스]. 7년 전 극장에서 보고 인상에 깊게 남아 5년 전 봄에 알라딘 강남점 매장 중고로 원작을 구입해 놨다. 일단 쟁여둔 원작을 요새 꺼내서 읽고 있는데 영화만큼 훌륭한 긴장감으로 몰입시킨다. 영화에서 받은 느낌 그대로 심리적으로 조이는 서늘한 정서가 일품이다. 한번 펼치면 계속 읽게 되는 힘이 있다. 액자 구성을 잇는 서술 구조가 탄탄하고 노련하다. 20년 만에 연락이 온 전남편 에드워드가 집필한 소설의 서평 부탁으로 '녹터널 애니멀스'란 미발표 원고를 읽게 되는 49살의 권태로운 주부 수잔. 겉으로 봤을 땐 평화롭고 안정적이나 성공한 의사 남편과의 부유한 중산층 삶은 오랜 시간 꿈이 접힌 시든 시간이다. 수잔은 전남편이 보낸 소설 속 주인공인 토니와 전남편을 동일시하며 그들의 옛 관계를 돌이켜보고 소설을 읽을수록 혼란에 빠진다. 전남편은 결혼 시절 그녀에게 작가로서의 가능성이 무시됐다. 소설을 다 읽은 그녀에게 전남편이 소설의 이야기를 통해 교묘하게 계획된 비정한 복수가 가해진다. 오스틴 라이트 원작은 [토니와 수잔]이란 원제로 영화 개봉 무렵에 국내 발간됐다. 작가 나이 일흔이 넘어 발표한 작품으로 1993년 미국에서 발간됐을 땐 별 반응이 없다가 서서히 입소문이 나면서 작가가 사망한 해인 2003년 영화 판권이 팔렸다. 영화는 톰 포드의 두 번째 장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