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692023.09.25
인플루언서 
데메스
461영화 전문블로거
참여 콘텐츠 70
9
[영화 후기] 거미집 - 부정당한 것이 아니라 부정하고 있었음을 깨달았을 때의 허망함

[감상록] 거미집 (2023) at CGV 용산아이파크몰 ★★★☆ 스포일러 주의 상당히 정신 없고 산만한 영화 <거미집>은 그 산만함과 동반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는 작품입니다. 초반부터 많은 정보를 한 번에 풀며 곧바로 본론에 들어가는 빠른 전개 속도와 '김 감독(송강호 분)'만의 이야기 외에도 그 시절의 배우, 제작자, 스탭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함께 그립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극중극이라고 볼 수 있을 동명의 영화 <거미집>의 장면까지 동시에 펼쳐지다 보니 다소 어지럽게 느껴질 수는 있으나 이야기 하나하나 개성과 재미가 살아있어 몰입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각양각색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 바른손이앤에이 과거 한국 고전 영화 제작 현장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다루는 <거미집>의 이야기는 단순히 흥미롭고 재밌는 것에 그치지 않는데요. 그 중 메인이라고 할 수 있을 김 감독의 서사는 재능에 대한 내외적인 부정과 관련해 심도있는 이야기를 그리는데, 기어코 걸작을 완성해낸 김 감독이지만 되레 그동안 부정당했다고 생각한 본인의 재능에 대해 돌아보며 오히려 본인이 재능의 한계를 부정해왔다는 것을 깨달은 뒤의 허망함을 표현한 점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동시에 한국 고전 영화들의 제작 현장을 배경으로 하여 과거의 영화 제작자들에게 보내는 존경의 메시지도 담겼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2023.09.24
3
오늘의 영화 #34. 거미집 (Cobweb, 2023)

거미집 (Cobweb, 2023) 스포일러 주의 김지운이 돌아왔다. 너무나도 정신없고 산만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꽉 차 있는 작품으로. 한 사람의 열정, 그걸 넘어서 열망을 뜨겁게 그린다. 쉬어갈 때도 웃음을 준다. 배우들의 활약상이 대단하다. 특히 정수정이 눈에 띄었다. 다른 배우들은 다 연기 잘하는걸 알고 있었지만 그 f(x)의 크리스탈이 이 정도로 연기를 잘 할줄은... 배역의 매력도 있고, 미모도 빛이 났다. 올해 최고의 한국 영화였지만... 수작을 뛰어넘지는 못한 것 같다. 비슷한 느낌의 장면들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피로가 쌓인게 아쉬웠다. 그래도 충분히 훌륭했다. 사실 <거미집>도 재밌었지만 그 속에 등장하는 동명의 영화 <거미집>이 더 재밌었다. 뭔가 고전적인 막장극이라고나 할까... 왜이리 흥미진진한지. 막장 드라마 보는 심리를 알 것 같기도. - 3.5/5.0 + 무대인사를 다녀왔다. 송강호를 실물로 보다니 ㅜㅜ. 전여빈은 원래 좋아했지만 실물이 정말 예뻤고, 박정수 배우님은 TV에서 자주 봤던 분이라 반가웠다. 거미집 감독 김지운 출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크리스탈 개봉 2023.09.27.

2023.09.23
7
[영화 후기] 콘크리트 유토피아 - 흥미로운 주제에 걸맞은 흥미로운 연출, 그러나 매듭짓지 못한다

[감상록] 콘크리트 유토피아 (2023) at 롯데시네마 신림 ★★★ 스포일러 주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상당히 매력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기세 좋게 밀고 나가는 영화입니다. 포스터만 봐도 어두컴컴한데요. 이처럼 상당히 어두운 분위기를 띨 것만 같은 소재와는 달리 예상외로 유쾌한 면모가 있어 그렇게 거부감이 느껴질만한 작품도 아니라 상업성과 예술성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시덥잖은 유머를 활용해 분위기를 환기시키기보단 신선한 연출과 적절한 블랙 코미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극을 이끈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또한 배우들의 호연도 주요 포인트입니다. 송강호, 최민식 같은 대배우들과 함께 최고의 연기 배우로 항상 거론되는 이병헌은 이번 작에서도 훌륭한 연기를 뽐내주었으며 이외에도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등 거를 타선이 없는 유명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유독 김선영 배우의 연기가 눈에 띄더군요. 여러 드라마를 통해 이미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시지만 큰 규모의 영화에서 이정도의 비중을 맡은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반갑기도 하고, 다른 작품에서도 활약했으면 하는 마음도 들고 그랬네요. © 롯데엔터테인먼트 다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후반부까지의 힘, 그리고 상업 영화로서의 한계인데, 우선 후반부 같은 경우엔 김영탁(이병헌 ...

2023.09.21
3
오늘의 영화 #33. 1947 보스톤 (Road to Boston, 2023)

1947 보스톤 (Road to Boston, 2023) 스포일러 없음. (시사회 후기) 최근 나온 실화 기반 스포츠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분명 이 작품은 실화의 힘이 몇 배는 강하고 모범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우려했던 애국심 자극 서사에서 벗어나진 못했지만, 적어도 감동적인 장면에서 눈물을 억지로 짜내는 추태는 보이지 않는 의외의 담백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난 이 점에서 이 영화가 나쁘진 않게 다가왔다. 마지막 마라손 시퀀스는 다른 육상 종목에 비해 비교적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 마라톤임에도 긴장감 있게 잘 연출해내기도 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나치게 안정적인 화술로 영화를 풀어가서, 실화가 주는 크나큰 감동에 비하면 마라톤 장면 이전까지 영화적으론 특출난 면이 없다는 것이고 최근 대중들이 감동 코드가 있는 영화는 무조건 신파로 몰아가는 면이 있다 보니 소재 자체가 주는 반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 무난한 범작은 흥행 면에서 긍정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인상적인 실화를 나열하는 것에서 그쳤던 <리바운드>나 감흥 갖기 쉽지 않은 허접한 홈리스 축구단의 이야기를 다룬 <드림>보다는 괜찮았다. 그러나 관객들은 이제 무난하고 괜찮다 해서 찾지 않는다. 수작이더라도 흥하기 힘들다. 소재가 좋아야 한다. 근데 <모가디슈>, <교섭>의 비슷한 소재 때문에 흥행에 실패한 <비공식작전>처럼 <1947 보스톤>도 관객들이 국내 스포츠 영화가 주는 ...

2023.09.13
3
오늘의 영화 #32. 잠 (Sleep, 2023)

잠 (Sleep, 2023) 스포일러 주의 별 관심 없는 작품이었는데 봉준호 때문에 기대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주연 두 명의 조합도 홍상수 감독 작품에서 봐왔던, 보증된 조합이었다. 봉준호 감독이 말한 것처럼 최근 몇 년 사이 개봉한 공포 영화 중에 가장 독특한 작품이라고까진 못하겠으나 분명한건 잘 만들었다는 점이다. 스릴러와 오컬트 사이에서 적당한 밸런스를 잘 맞췄다. 아쉬운건 전개에 있어서의 임팩트와 너무 친절하다는 점인데, 전자의 아쉬움은 정유미의 연기가 메꿔준다. 상 하나 쯤은 받아야 되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미친 몰입감을 선사하는 정유미의 호연이 작은 규모의 작품임에도 거대한 무언가를 만난 듯한 인상을 준다. 이선균 역시 대단했다. 너무 친절하다는 것은 결말과 관련있다. 열린 결말로 끝맺음을 한 것 자체는 좋고, 짧은 러닝 타임에 담백한 마무리를 지은 것 같긴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선균이 배우라는 언급이 너무 노골적이라 "이게 혼동을 줄만한 복선이야"라고 말하는 듯 했다. 깔끔해서 좋은데, 뭔가 더 더러웠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시도 한 작품. 데뷔작치곤 너무 훌륭하다. 현재까지는 극장서 관람했던 한국 영화 중에 최고작. - 3.5/5.0 잠 감독 유재선 출연 정유미, 이선균 개봉 2023.09.06.

2023.09.09
3
오늘의 영화 #31. 짝패 (The City Of Violence, 2006)

짝패 (The City Of Violence, 2006) 뜨거웠던 류승완을 느낄 수 있는 영화. 단순 무식하지만 하나만 밀고 쭉 달려가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조금만 더 디테일 있게 살렸다면 어땠을까 싶은 내용도 있어 아쉽긴 하지만 쌈마이 감성...그거대로 매력있더라. 류승완의 필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해서 이 영화를 봤다. 사실 류승완이라기 보다도 한국 영화 명감독들 필모를 훑으려 한다. 흥행 감독이 된 이유가 있구나 싶다. +그래도 하루에 영화 하나는 보고 있는데, 팔꿈치 인대가 늘어나서 글을 못 적고 있습니다. ㅜㅜ 양해 부탁드립니다. -3.5/5.0 짝패 감독 류승완 출연 류승완, 정두홍, 이범수, 정석용, 안길강, 이주실, 김병옥, 조덕현, 김기천, 김효선 개봉 2006.05.25.

2023.08.28
7
[영화 후기] 교섭 - 설득력이 부족한 소재를 다루면서 설득하려는 시도조차 안 한다

[감상록] 교섭 (2023) with NETFLIX ★☆ 스포일러 주의 <비공식작전> 감상 직후 <교섭>과 유사하다는 평이 많아 궁금해져 바로 감상한 작품입니다. <모가디슈>, <교섭>, <비공식작전> 이 세 작품이 자주 비교가 되는 편인데 그 중에서 단연코 최악인 <교섭>은 주제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요. 분명 사회적으로도 논란이 됐던 주제이고 이를 다루기란 어려웠을 텐데 예상한대로 이 높은 허들을 넘는데에 실패해 이입에 방해를 줍니다. 주인공 일당이 구해야하는 인물들을 구하고픈 마음이 들지 않는데 어떻게 극에 이입을 할 수 있을까요.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으면 해결부터 해야하는데 어물쩡 넘어가고 액션과 갈등으로 눈길을 돌리고자 하니 이처럼 어리석은 판단도 없습니다. 우선 극에 관객들도 들어와야 비로소 액션과 갈등 요소가 보이는 것인데 그것을 고려하지 않은 모습이죠. 그렇다고 액션과 갈등같은 요소가 뛰어나냐 하면 그것도 아닌 것이 문제입니다. 액션은 단조롭고 할리웃 블록버스터에서 본 것의 아류에 불과하고, 사건 조성 과정이 상당히 무성의하고 반복적이라서 긴장보다는 짜증이 앞섭니다. 러닝타임을 늘리기 위한 꼼수인가? 싶기도 했고요. 인물들의 매력도 없는데, 특히 '(황정민 분)'과 '(현빈 분)' 사이는 별다른 서사도 없이 돈독해져서 감정선이 당최 이해가 되질 않더군요. 더해서 영화 사이사이 등장하는 유머는 타이밍이 좋지 못해 맥을 ...

2023.08.24
3
오늘의 영화 #30. 오펜하이머 (Oppenheimer, 2023)

오펜하이머 (Oppenheimer, 2023) 스포일러 주의 드디어 봤다. 올해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인 이 작품을... 새벽 2시에 영화를 보러 갔고 영화는 5시 넘어서 끝나 체력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있었지만 영화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놀란의 최고작인가에 대한 확신은 없다. 적어도 나의 평으로는 최고작은 아니다. 놀란의 작품들에 대한 감흥이 한국에서는 드물게도 별로 없는 나인데도 엄청 기대를 했고 그 기대를 실망시키진 않은 작품이 나왔다는건 확실하다. 근데 좀 특이했던게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에서 별로 느낀 적 없던 단점이 보였다. 우선 킬리언 머피의 연기가 나한테는 조금 아쉬웠다. 디렉팅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열연을 하고 있구나가 느껴지는 연기여서 불호로 다가왔다. 마치 설경구의 연기처럼. 절제됨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오히려 과장된 연기처럼 보이는 모순이 나한테는 거슬리는 포인트였다. 물론 전반적으로 잘한건 맞지만 특정 부분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것. 오히려 연기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스트로스 제독과 제이슨 클라크의 로저 롭이 보여준게 더 흡입력 있고 그들에게 압도당했다. 스트로스는 후반부의 진주인공이라고 생각되기도 했고. 그리고 대사가 좀 오글거렸다. 깨알같은 과학 사건이라던지, 존 F. 케네디라던지... 약간의 재미 포인트로 넣은거 같긴 한데 영화의 분위기가 너무 웅장해서 재미보다는 오글거림이 느껴지더라. 미래를 ...

2023.08.22
3
오늘의 영화 #29. 주(咒) (Incantation, 2022)

주(咒) (Incantation, 2022) 무서움보다는 불쾌함이 더 큰 넷플릭스 영화 <주(咒)>는 파운드 푸티지 형식의 영화이다. 시종 스산한 분위기가 몰입도를 높여줘 꽤나 흥미롭게 감상했다. 평소 호러 장르에는 관심도 별로 없고 대체로 무서움보단 어이없음에 실소가 터지는 편이라 본 작품이 몇 개 없는데, 간만에 오싹함을 느낀 작품이었다.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어떤 상황에서도 촬영을 놓지 않는다는게 이해가 잘 안 돼서 몰입이 떨어질 뻔 했으나 결말부의 기분 나쁜(좋은 의미) 반전으로 납득이 돼서 단점보다는 영리하다고 느꼈다. 점프 스퀘어도 별로 없고 동양 오컬트 특유의 기괴하고 기분 나쁜 분위기를 잘 그린 작품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두려움의 강도가 세지 않아 약간은 아쉽다. 설정도 탄탄한거 같은데 영화 자체로 보면 와닿지 않는 불친절함도 단점 중 하나. 동양 오컬트가 서양 쪽보다 무서운거 같다... 동양인이라 조금은 더 친숙해서 그런건지. 제발 하지말란건 하지말자..까불지 말고 ㅜㅜ -3.5/5.0 주(咒) 감독 케빈 코 출연 고영헌 개봉 2022.07.08.

2023.08.21
6
[영화 후기] 달짝지근해: 7510 - 사람 냄새의 의인화, 그 이름은 유해진

[감상록] 달짝지근해: 7510 (2023) at CGV 영등포 ★★★ 스포일러 주의 뭔가, 뭔가 잘 될 것만 같은 영화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달짝지근해: 7510>가 그랬는데요. 큰 규모의 작품이 아니지만, 실패작을 찾자면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흥행 배우 '유해진'의 힘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영화 내외적으로 유해진의 힘이 상당히 큰 작품이더군요. 따뜻하게 안아주는 이한 감독의 연출도, 톡톡 튀는 맛을 자랑하는 이병헌 감독의 각본도 충분한 매력이 있지만, 어딘가 엉성한 영화의 구성을 메꿔주는건 결국 유해진이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오글거리고 거부감이 들만한 대사들인데 유해진의 탄탄한 연기 내공은 그것들을 매력으로 바꿉니다. 캐릭터도, 거기에서 비롯된 유머도, 로맨스씬도 쉽지 않은 환경일 때 배우가 극을 어디까지 이끌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한 명의 활약만 빛난 작품은 아니었고요, 파트너로 좋은 연기 보여준 '김희선' 배우의 역할도 컸습니다. 갑작스레 다가오는 설레임의 설득력을 부여하기란 쉽지 않은데, 그 돌파구 역할을 한게 김희선의 연기와 미모였습니다. 그 외의 감초 역할을 해준 진선규, 한선화, 차인표, 이준혁 등의 배우 분들의 연기도 모두 어우러져 따뜻한 중년 로맨스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극장에서 봐야하는 영화로 두 가지 부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거대한 스크린, 빵빵한 사운드...

2023.08.20
3
오늘의 영화 #28. 콘크리트 유토피아 (Concrete Utopia, 2023)

콘크리트 유토피아 (Concrete Utopia, 2023 스포일러 주의 이병헌의 연기는 항상 감탄을 자아낸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수상하고 찝찝하면서도 어떤 씬에서는 폭발적인 힘을 느끼게 해줄 연기를 해야하는 역할을 너무 잘 소화해냈다. 그 외에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등의 배우들도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여 몰입도를 높여준다. 특히 김선영 배우의 열연이 눈에 띄었고 가장 인상적이었다. 최근에 본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도 연기를 너무 잘하셨는데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으로 나와서 더 기억에 남더라. 영화 자체도 좋았다. 특히 감정적으로 과한 씬이 없어서 좋았다. 다만 좀 허무한 엔딩이었고 박보영 쪽이 이해는 가지만 설득력을 부여할만한 장면이 없는 것 같아서 디테일적으로 아쉬웠다. 박서준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최근 영화 쪽에서 계속 망해서 안타까웠는데 흥행, 평가 양 쪽으로 꽤나 잘 되는 중인 것 같아서 다행이다 싶다. - 3.5/5.0 콘크리트 유토피아 감독 엄태화 출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김도윤, 박지후 개봉 2023.08.09.

2023.08.18
8
[영화 후기] 더 문 - 감정 과잉과 효과 과시를 위한 어거지의 연속

[감상록] 더 문 (2023) at CGV 용산아이파크몰 ★☆ 스포일러 주의 애당초 기대를 안 했던 작품이긴 했습니다. 김용화 감독이 맡았던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 큰 실망을 하기도 했고, 덱스터 스튜디오가 맡은 대규모 영화는 기술력'만' 빛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봤는데 역시나 하며 나왔습니다. 제대로 '못' 만든게 아니라 이 정도면 제대로 '안' 만든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무성의함이 영화 전반에 깔려있습니다. 공은 영상미와 VFX 기술에만 올인하고 다른 부분에서는 고민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 전형적인 한국 SF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CJ E&M 고립이라는 설정을 따와 한국형 <그래비티>와 <마션>을 표방했지만 정작 고립된 상황에서의 내용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지구에서도 통신이 끊기는데 아무리 과학이 발전한 미래에서의 이야기를 다룬다지만 심할 정도로 통신이 잘 돼서 소재를 살리질 못합니다. 정작 극을 이끄는건 '황선우(도경수 분)' 쪽에 있는데 지구 쪽 비중이 과합니다. 만족스러운 CG 퀄리티와는 별개로 우주의 비중이 높아지면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보니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우주 항공 센터 쪽에 힘을 준건가 싶기도 하네요. © CJ E&M 지나치게 비장하고 장엄한 분위기로 극을 이어가는 것도 불만이었습니다. 정확히는 유머가 등장하긴 하는데, 이걸 웃으라고 ...

2023.08.16
3
오늘의 영화 #27. 달짝지근해: 7510 (Honeysweet, 2023)

달짝지근해: 7510 (Honeysweet, 2023) 유해진표 코믹 연기를 보며 실망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정말 진부하고 나태하기 짝이 없던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도 유해진의 연기는 빛났다. 하나의 장르가 되어버린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맛깔나게 살린다. 자칫 잘못하면 유치할 수도 있고 오글거릴 수도 있었던 대사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연출도, 각본도 짜임새가 나쁘진 않지만 결국 영화를 끌고가는 힘은 유해진의 연기에서 나온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좋다, 하지만 <달짝지근해: 7510>은 유해진이 말 그대로 '캐리'를 해버린 작품이다. <럭키>로 본인 원톱의 코미디 장르가 먹힌다는걸 증명했던 유해진인데 또 한 번 증명해냈다. 예능에 자주 출연하는 탓에 이미지 소모도 심할텐데, 본인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역할들을 이 정도로 소화해내는 연기 내공이라니. 정말 놀랍다. 어설픈 전개와 오글거림을 덮어버리는 웃음 포인트 덕에 내내 즐기며 본 작품이다. 하하 웃기네 정도일 줄 알았는데 빵 터뜨릴 줄은... +무대인사 갔는데 엄청 재밌었습니다. 배우 분들 실물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좋았습니다. -3.0/5.0 달짝지근해: 7510 감독 이한 출연 유해진, 김희선, 차인표, 진선규, 한선화, 정다은 개봉 2023.08.15.

2023.08.15
3
오늘의 영화 #26. 외계+인 1부 (Alienoid, 2022)

외계+인 1부 (Alienoid, 2022) 뒤늦게 2022년 텐트폴 무비를 보고 있는데, 하도 논란이 많았던 작품인지라 <외계+인 1부>부터 보고 싶었다. 솔직히 말해서 150만 명 밖에 안 볼만큼의 괴작인지는 정말 의문이긴 한데, 최동훈 특유의 장점은 사라지고 단점이 드러났던 작품인건 확실한 것 같다. 이제는 새로운 시도만으로 관객들이 찾아주는 시절은 다 지나갔다. 언제까지고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높게 쳐줄 수는 없다. <외계+인 1부>가 딱 그랬다. 게으르고 성의 없는 한국형 SF 장르와는 궤를 달리하는 작품이긴 하나, 여전히 부족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것도 사실이다. SF와 판타지의 결합을 시도한 것 같은데 <전우치>로 이미 판타지는 잘한다는걸 증명했던 최동훈답게 도술을 다루는 과거 파트는 되게 좋았다. 근데 현대 파트가 너무 조잡하다. 외계인 디자인과 CG 퀄리티가 너무 조악해서 실망이 컸다. 배우들 중에서는 염정아, 김태리, 김우빈, 조우진의 매력이 빛나긴 하더라.(류준열 좋아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솔직히 어울리지는 않더라.. 류준열 캐릭터를 김우빈이 맡았으면 더 좋았을거 같은데) 근데 막상 캐릭터 자체의 매력은 부족했다. 너무 많은 인원이 등장하다 보니 한 인물에 포커스 되어 이입시키지는 못한다. 과거 파트와 현대 파트를 넘나드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탓인 듯 하다. 아예 과거 파트만 다루고 3부작으로 기획해서 떡밥 남기는...

2023.08.15
7
[영화 후기] 비공식작전 - 모범적인 여름 텐트폴 무비도 '하정우'와 함께라면

[감상록] 비공식작전 (2023) at CGV 용산아이파크몰 ★★★ 스포일러 주의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작전>은 즐기면서 보기에 충분한, 모난데 없는 정석적인 상업영화입니다. 높은 퀄리티의 포스트 프로덕션으로 화제가 됐던 <모가디슈>와 비견될만한 훌륭한 프로덕션과 두 배우의 연기, 김성훈 감독 특유의 서스펜스 연출, 적당한 감동 등 수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어 그야말로 여름용 텐트폴 무비로는 제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끝까지 간다>와 <터널>,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까지 연출하며 본인의 능력을 입증해낸 김성훈 감독답게 훌륭한 결과물을 낸 거죠. © 쇼박스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서스펜스였습니다. 전 사실 '하정우', '주지훈' 두 배우의 유머 씬을 더 기대했는데, 웃긴 장면이 있긴 했지만 생각보단 비중이 크지 않더라고요. 대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스펜스 연출이 빛을 발하는 작품입니다. <끝까지 간다>로 긴장감의 끝을 느끼게 했던 김성훈 감독답게 초중반 공항씬에서의 긴장감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특히 공항의 보안을 담당하는 군인들은 정말 좋은 의미로 짜증 났습니다. © 쇼박스 아쉬운 게 있다면 개봉 타이밍입니다. 앞서 언급한 <모가디슈>, 그리고 올 초 개봉했던 <교섭>과 소재가 유사하다 보니 관객들이 과연 이 이야기를 또 궁금해할까 싶습니다. 실제로 흥행 추이를 보면 관객들이 이제는 중동에서의 '피랍', '...

2023.08.11
3
오늘의 영화 #24. 메이의 새빨간 비밀 (Turning Red, 2022)

메이의 새빨간 비밀 (Turning Red, 2023) 너무 귀엽고 발랄한 영화다. 이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내용까지 탄탄하다. 가슴 아리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발랄함으로 포장해 다채로운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 아시안 코드를 잘 녹여낸 것도 좋다. 특히 무협풍의 설정과 그걸 활용하는 방식이 최고다. 그리고 한국인 캐릭터는 너무 반갑더라. 픽사에게서 보기 힘든 발랄함이다. 카툰 스타일의 그림체를 3D로 옮긴 것 같은 그래픽처럼 병맛 코드의 유머도 마치 카툰네트워크, 미켈로디언, 디즈니채널의 카툰을 보고 있는 듯한 감상을 받았다. 일루미네이션이 영화판에선 이런 쪽으로 강자인데, 난 일루미네이션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이야기가 부실한데 귀여움으로만 승부하기 때문이다. 픽사는 달랐다. 귀엽고 발랄한 컨셉의 영화도 내용이 좋을 수 있다는걸 보여줬다. 이게 원조의 클라스인가. -4.0/5.0 메이의 새빨간 비밀 감독 도미 시 출연 산드라 오 개봉 2022.03.11.

2023.08.09
8
[예능 후기] 지구마불 세계여행 - 태계일주 하위호환, 재미를 반감시키는 TV판의 편집은 덤

[감상록] 지구마불 세계여행 (2023) with NETFLIX ★★☆ 스포일러 주의 TEO 설립과 함께 본격적으로 예능 제작에 박차를 가한 김태호 사단의 행보가 어째 실망스럽습니다. 분명 시작할 때는 큰 기대를 모은 TEO인데 높은 화제성과 별개로 성공적이라고 부르기엔 어째 초라한 성적표가 아닌가 싶네요. 물론 다른 제작사나 다른 PD가 제작/연출한 작품이었다면 꽤나 훌륭하게 첫 시즌을 보낸 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지만 한국 예능계에 큰 영향을 끼친 [무한도전]의 김태호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이 있는데요. 더군다나 라이벌로 묶이기도 했던 나영석 PD가 이적한 직후부터 예능계에 미친 영향력을 생각하면 더욱 아쉽습니다. ⓒ TEO 여행 유튜버가 대세인 요즈음 가장 잘나간다는 여행 유튜버 3명을 한 데 모아 '부루마불 실사판 게임'을 진행한다는 컨셉은 꽤나 신선하고 흥미로워보였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컨셉을 뒷받침하는 편집, 그리고 영상을 함께 시청하는 패널들 간의 케미가 상당히 아쉽더군요. ⓒ ENA 빠니보틀, 곽튜브, 원지의 일상 이 3명이 주목을 받고 인기를 끈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는 방송국 예능과는 다른 잔잔한 감성이 주는 매력이 있었고, 두 번째로는 여행의 단점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TEO 제작진의 편집과 자막은 매력을 반감시켰습니다. 방송국과의 차별성 덕에 인기를 끌었던 3인방...

2023.08.08
3
오늘의 영화 #23. 교섭 (The Point Men, 2023)

교섭 (The Point Men, 2023) 피랍자를 구하는 영화인데 구하고 싶지가 않다. 그러면 왜 구해야하는지에 대한 설득을 해야하는데, 그럴 의지조차 없다. <비공식작전>과 <모가디슈>, 그리고 <교섭>까지 한 데 묶여 비교당하기에 봤는데 그 중 단연 꼴찌이다. 너무 실망스러운 영화. 남는건 황정민 뿐이다. 기대했던 강기영과 현빈의 연기? 영화에서 캐릭터가 너무 매력없기에 연기만으로 살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내내 분위기를 잡기는 싫었는지 넣은 유머씬도 최악이고, 나름 진지한 장면도 멋지지가 않다. 독창성도 없고 모범적으로 따라가지도 못한 작품. 순수 노잼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 1.5/5.0 교섭 감독 임순례 출연 황정민, 현빈, 강기영, 이승철, 정재성, 박형수, 안창환, 전성우, 서상원, 최정인 개봉 2023.01.18.

2023.08.08
7
[영화 후기] 바비 - 메시지에 잡아먹힌 이야기

[영화 후기] 바비 (2023) at 메가박스 이수 ★★ 스포일러 주의 졸작이라고 평하는 것은 과장에 가깝겠습니다만 <바비>는 기대에 비하면 상당히 아쉬운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초반부터 뚜렷하게 파악이 가능하고, 그것이 흥미로움에도 쉽사리 관객들을 '바비랜드'로 몰입시키지 못하거든요. 화려한 미술과 의상, 그리고 빵빵 터뜨리는 유머로 중무장한 강점이 뚜렷한 영화임에도 관객들을 몰입시키지 못하는 이유에는 정신 없는 서사와 어수선한 편집이 크게 기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매우 뚜렷하고 그걸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강조하는 것에 비해 <바비>의 서사는 도통 갈피를 잡지 못하는 편입니다. '인간 사회'와 '바비 랜드' 사이에 거울을 둔 채 현실 세계의 문제점을 꼬집고 싶었던 그레타 거윅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도 되고 참신했지만 목표를 정해두고 가는 여행은 지나치게 작위적이더군요. '인간 사회'와의 연계를 위해 글로리아와 사샤를 투입하긴 하는데 그 둘의 갈등이 당최 이해 가지도 않고 해소 과정도 생략이 심하다보니 둘의 서사에 이입할 수 없었습니다. 이입하고 싶지도 않고 궁금하지도 않은 이 둘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한숨만 나왔습니다. 마텔 CEO나 바비 인형 발명가 관련한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앞서 서술했듯이 영화의 노골적인 메시지 전...

2023.08.05
3
오늘의 영화 #22. 더 문 (The Moon, 2023)

더 문 (The Moon, 2023) 스포일러 주의 이번 여름 텐트폴 무비 중 <더 문>은 유일하게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작품이다. 그리고 예상한 내용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채 걱정했던 모든 부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작품이기도 하다. 한국 영화의 부정적인 클리셰를 한 데 모은 영화라고 할 수 있을 듯. 문제가 너무 많지만 가장 불만이었던 점 하나만 말하자면 우주에서 고립됐다는 설정을 너무 못 살린다는 점이다. 고립된 주인공이 혼자서 위기를 헤쳐나가는 장면이 단 몇초도 없으면서 홍보를 그렇게 하다니... 아무리 그래도 우주인데 연락이 끊긴 뒤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은 좀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신파가 문제가 아니다. 그냥 못 만들었다. 그래도 cg는 볼만하더라. 덱스터 스튜디오 영화는 시각 효과를 뽐내기 위해 무의미한 장면을 넣는다는 비판을 받곤 하지만 어찌됐던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굉장한 성취를 이룬 것도 사실인 것 같다. 시각적으로 훌륭했다. 유일한 장점이다. 돌비로 보고 싶으면서도 보기 싫은 애매한 영화... - 1.5/5.0 더 문 감독 김용화 출연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 박병은, 조한철, 최병모, 홍승희 개봉 2023.08.02.

2023.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