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육식 공룡이 여러분을 쫓아온다 생각해 보세요. 생각만 해도 끔찍하죠? 다행히 대부분의 육식 공룡들은 사람과 비슷한 속력으로 달렸습니다. 그리고 방향을 트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이리저리 움직이면 도망갈 수 있죠. 빠른 공룡이라 알려진 벨로시랩터도 40~50km/h 사이로, 생각보다 빠르진 않았습니다. 설령 따라잡혔다 하더라도, 주위에 도구만 있다면 벨로시랩터와는 싸움이 가능한 수준이죠. 하지만 이 공룡에게선 벗어나기 힘듭니다. 기본 속력도 사람보다 훨씬 빠른 데다 방향 전환 속력도 뛰어나고, 여러분이 휘두르는 막대에는 타격을 받지 않으며, 사람을 죽일 충분한 힘도 있죠. 바로 어린 티라노사우루스 (11세 부근)입니다. 6.5m, 950kg 정도의 크기죠. 이 녀석은 다양한 무기를 가졌습니다. 성체와 달리 날카로운 치아를 가졌으며, 2m가 넘는 길고 튼튼한 다리도 있죠. 가장 큰 무기는 빠른 속력으로, 무려 시속 55km입니다!!! 이게 얼마나 빠른 것인지 예시를 들자면... 표범, 호랑이, 불곰, 사자가 보통 50~60km/h로 달립니다. (더 빨리 달릴 수는 있지만요) 불곰의 2배, 호랑이의 4배만 한 녀석이 쟤네랑 비슷한 속력으로 달렸던 것입니다. 한 마디로 기동성, 완력, 무기까지 모든 것을 갖춘 중형 육식 공룡의 정점이었죠. 매우 뛰어난 포식자였던 이들은 작은 조각류부터 소 크기의 박치기 공룡, 파키케팔로사우루스까...
우리 인간을 포함한 많은 동물들은 각기 선호하는 보행 속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가능한 적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그 최적의 속도로 걷는 것을 선호하죠. 이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공명 현상'이라는 것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갑자기 물리 용어가 나와서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당신도, 글자도 모르는 동물들도, 모든 이들은 그것을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몸에 힘을 빼고 그냥 편하게 걸어보세요. 빨리 걸으려고, 더 느리게 걸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몸이 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걸어보세요. 바로 그겁니다. 그것이 각 동물의 '최적 보행'입니다. Walk Cycle : C. sastrei 공명을 이용하면 약한 힘을 되풀이함으로써 큰 진동을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은 두 발로 걷는 동물들, 날지 못하는 새와 인간에게 꼭 필요한 능력입니다. Pasha van Bijlert with Trix Credit : Mike Bink 네덜란드 노르트홀란트주 암스테르담에 있는 연구 중심 사립 종합대학인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VU 의 인류 보행학 연구원 파샤 반 베일레르트 Pasha van Bijlert 는 6,600만 년 전에 멸종한 백악기의 수각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Tyrannosaurus rex 에게도 이런 능력이 있었다 생각했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거대한 두 다리로 걸어 다녔으며 ...
속보입니다. 탐사튜브를 보신 분들이라면 최근 쥐라기의 황제, 사우로파가낙스 막시무스 Saurophaganax maximus 가 용각류로 분류될 수 있다는 뉴스를 접하셨을 겁니다. 이 공룡은 미국 오클라호마주를 상징하는 고생물이기도 한데요, 사실이 아니길 그리 바랐는데... 이제 쥐라기 최강의 수각류를 떠나보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사우로파가낙스는 이제 더 이상 초대형 알로사우루스류가 아니며, 대신 디플로도쿠스과 Diplodocidae 에 속하는 용각류입니다. 본 연구를 주도한 대니슨 Danison 과 동료들은 사우로파가낙스의 완모식표본, OMNH 1123 신경궁을 포함하여 녀석으로 분류된 여러 표본을 면밀히 조사했습니다. 연구 결과 해당 표본은 용각류의 것인지 수각류의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는데요, 그럼에도 연구진들은 화석의 상당 부분이 용각류와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한때 "레비아탄"이라 이름 붙은 대형 사우로파가낙스의 표본은 용각류 중에서도 디플로도쿠스과에 속할 확률이 높다 하네요. 용각류인지 수각류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대니슨과 동료들은 사우로파가낙스 막시무스를 의문명처리했습니다. 연구진들은 특히 사우로파가낙스의 척추뼈가 도저히 알로사우루스류로 볼 수 없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당장 위 그림을 봐도 알로사우루스 임마드세니 (A)와 사우로파가낙스 (B), 카마라사우루스 (C)의 척...
세상에서 가장 큰 새는 누굴까요? 네, 너무 쉬운 질문이죠? 바로 타조입니다. 타조는 아프리카에 사는 날지 못하는 새로, 키가 2.1m ~ 2.7m, 체중은 100 ~ 150kg에 달합니다. 사람보다 훨씬 크고 무거운 새라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타조는 그 엄청난 크기에 걸맞게, 알 역시 매우 큽니다. 둘레가 45cm에 무게는 1.6kg이나 나갈 정도죠. 타조알 (중앙) 그런데, 놀랍게도 이 타조알보다 훨씬 큰 알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섬에서 찾을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그 알은 둘레가 70cm, 무게는 무려 10kg이나 나간다 합니다. 아니, 분명 가장 큰 새는 타조라 했는데? 대체 무슨 동물의 알일까요? 어떤 동물이기에 타조보다 더 큰 알을 낳았던 걸까요? 그 주인공은 바로 지금으로부터 약 천 년 전에 멸종한 코끼리새입니다. 코끼리새는 마다가스카르 섬에 살았던 날지 못하는 새로, 지구 역사상 가장 큰 조류로 꼽힙니다. 코끼리새는 2개의 속과 3개의 종이 있었는데요. 아에피오르니스 Aepyornis 속 Aepyornis hildebrandti Aepyornis maximus 물레로르니스 Mullerornis 속 Mullerornis modestus 가장 큰 종인 아에피오르니스 막시무스 종은 700-1000kg까지 나갔죠. 나머지 2종도 거대해 평균 잡아도 키가 3m에 무게가 300kg에 달했을 정도입니다. 이들은 섬 거대화...
얼어붙은 거대한 겨울 왕국, 남극 Antarctica. 지난번 임페로바토르 Imperobator 포스팅에서도 소개했듯이 공룡시대 남극의 환경은 오늘날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남극의 육식공룡은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나마 유명한 녀석을 꼽자면 쥐라기의 중형 수각류, 크리올로포사우루스 Cryolophosaurus 가 전부죠. 그러나 이제 그것도 옛말이 됐습니다. 그동안의 남극 포식자와는 급이 다른 겨울 왕국의 여왕이 등장했기 때문이죠. 탐사튜브를 잘 보신 분들이라면 남극 대륙에 생각보다 많은 공룡이 존재했다는 내용을 기억하실 겁니다. 특히 백악기 후기의 시간을 담고 있는 남극의 로페즈 드 베르토다노층 Lopez de Bertodano Formation 은 다양한 조반목의 단편적인 화석이 나온 곳으로 유명하죠. 그중 우리가 주목할 것은 고립된 상악골 일부로 알려진 SDSM 159537 표본입니다. 학자들에 따르면 이 화석은 지금껏 남극 대륙에서 한 번도 발견된 적 없는 동물, 메가랍토라 Megaraptora 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 합니다. 만약 이 두개골이 정말 메가랍토라의 것이라면, 백악기 말기 지구는 티라노사우리드, 메가랍토란, 랩터, 아벨리사우리드 4개의 분류군이 지배하던 환경이었음이 드러나는 것이죠. 샌드위치 블러프 멤버 Sandwich Bluff Member 에서 발견된 남극 최강의 포식자, 시모어섬 메...
롱리치 박사에 의해 명명된 신비로운 이빨의 모사사우루스류, 크세노덴스가 공중분해됐습니다. 녀석의 완모식표본은 인공적으로 알 수 없는 치화석을 상악에 접착제로 붙인 위조품이며, 이는 모로코에서 발견된 많은 화석을 신중하게 다뤄야 하는 이유를 보여줍니다. 화석 시장에서 얻은 표본을 기반으로 명명된 모사사우루스류는 그 유효성에 대해 엄격히 다루어야 하며, 출판 전에 조작 여부를 식별하기 위한 예방 조치(예: CT 촬영)를 취해야 합니다. https://anatomypub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002/ar.25612?fbclid=IwZXh0bgNhZW0CMTEAAR0ZBsiRSADMLTSx8KuvvD88fyPsgsfAUUmabbZQyMCF6i_qg9wJDlG52i0_aem_wAHYWl3YynnzlkqogEc3Bw
우리는 포유류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도, 지상에서 가장 큰 동물도, 가장 키가 큰 동물도 모두 포유류죠. 하지만 바다를 제외하고 지상만 본다면 한 가지 의문점이 듭니다. 포유류가 지상에서 아무리 커봤자 중생대 용각류 공룡에 비하면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공기주머니와 속이 빈 뼈 용각류 공룡들은 포유류와 달리 속이 빈 뼈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구조는 뼈의 밀도를 낮추면서도 강도를 어느 정도 유지해 몸집을 크게 키우는데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또한 이들 신체 내부에 있던 공기주머니(기낭)는 포유류에 비해 훨씬 효율적인 호흡 구조를 제공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덩치에 비해 몸이 매우 가벼웠고, 호흡 효율이 좋아 거대한 크기에 도달하는데 포유류보다 훨씬 부담이 덜 했다는 뜻이죠. 2. 출산 대신 산란 지상의 거의 모든 포유류들은 새끼를 낳는데, 일부 유대류를 제외한다면 어미의 뱃속에서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성장한 다음 태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모든 용각류 공룡은 자그마한 알에서 태어났습니다. 즉, 어미가 새끼를 낳는데 많은 에너지를 쓸 필요가 없고, 대신 그 에너지를 거대한 크기로 자라는 데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3. 치아 많은 대형 포유류들은 식물을 씹어 잘게 다지거나, 비슷한 행위를 하여 섭취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 크기 이상의 치아가...
속보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으로 유명한 전라남도 여수에서 공룡 화석 수십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발견 장소는 대륵도, 소륵도, 송도이며, 해안가를 따라 이어진 지층 표면에서 상당한 수의 공룡 화석을 확인했다 합니다. 사실 이곳은 지난 2007년 남해안 지층 조사 과정에서 다수의 공룡 골격이 발견되며 화석 발굴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던 바 있습니다. 다행히 그 가치를 알아본 국가유산청이 지난 7월부터 발굴에 착수, 약 4개월간 정밀 조사를 실시했죠. 그 결과 대륵도 화석산지에서는 겨우 6.6m×1.8m 범위 내에서 무려 56점 발굴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해당 화석들 중에는 길이가 50cm가 넘는 대형 공룡의 골격도 있었으며, 상당히 좋은 보존율의 척추, 늑골, 골반, 하악골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소륵도 하악골 (혹은 장골) 외에도 소륵도에서 2점, 송도에서 2점이 발견되었는데요. 소륵도에서 발견된 화석은 공룡의 하악골(혹은 장골)과 요골로 추정되며, 송도 거골(복사뼈) 송도에서 나온 복사뼈는 그 크기가 무려 13cm에 달해, 상당히 큰 경골을 가진 대형 공룡의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다만 아직 어떤 종류의 공룡인지는 따로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작다면 작은 3개의 섬에서, 그것도 해안가의 화석 발굴지 4곳에서 이렇게 많은 공룡 화석이 나온 것은 정말 이례적인 일입니다. 심지어 이번에 찾은 60점의 화석은 빙산의 ...
오늘은 가장 큰 육식 공룡과 가장 큰 코끼리의 크기를 비교해 봅시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Tyrannosaurus rex 와 아시아곧은엄니코끼리 Palaeoloxodon namadicus 의 비교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6,800~6,600만 년 전, 백악기 후기. 북아메리카 서부에 살았던 거대한 수각류 공룡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모든 육식 공룡 중 가장 큰 크기를 자랑했습니다. 평균적으로는 길이 11~12m, 체중 7~8t에 달하던 동물이었는데요. 대형에 속하는 표본은 10t을 넘었으며 발견된 가장 큰 개체는 11~12t 사이에 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음으로 볼 녀석은 아시아곧은엄니코끼리입니다. 인도 아대륙에 살았던 이 동물은 지금까지 살았던 가장 큰 코끼리로, 평균적으로는 어깨 높이 4.5m, 체중 15.9t에 달했습니다. 큰 수컷은 18~19t 범위에 있던 것으로 추정되죠. 체중으로 치면 오늘날 지상의 제왕이라 불리는 아프리카코끼리 수컷 3마리와 같은 무게인 셈입니다. 외에도 무려 22t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표본도 있지만 실 측정이 안 된 화석인지라 보통 제외하는 분위기입니다. 체중으로 치면 두 동물은 평균적으로 약 2배의 차이가 나는데요. 가장 큰 육식 공룡과 가장 큰 코끼리. 이 웅장한 두 거구를 비교해 봅시다. 종 표본 길이/어깨 높이 체질량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AMNH 5027 "렉시 Rexy" 11.8m ...
컬럼비아매머드 Mammuthus columbi 첫 번째로 볼 녀석은 컬럼비아매머드입니다. 마지막 매머드 중 하나인 녀석은 평균 체중 9.5t에 육박하던 거구였는데요. 큰 개체는 어깨 높이 4.2m, 체중 12.5t까지 자랄 수 있었다 합니다. 그 덩치에 걸맞게, 컬럼비아매머드의 상아는 엄청나게 길었습니다. 길게 휘어진 상아는 4m를 넘고 무게만 200kg에 달했으며, 가장 큰 것은 그 길이가 4.9m에 이른다 하네요. 마스토돈 Mammut americanum 두 번째로 볼 녀석은 마스토돈입니다. 다리가 짧지만 몸통이 길고 매우 근육질이었던 이 동물은 비교적 원시적인 외형의 장비목이었습니다. 마치 드워프를 연상시키는 체형 덕에 키에 비해 체중이 많이 나갔는데요. 평균적으로 어깨 높이 2.9m에 체중은 8t이나 나갔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와 동체급이었죠) 물론 어깨 높이 3.3m, 체중은 11t에 달하던 더 큰 개체도 존재했습니다. 데이노테리움 Deinotherium giganteum Deinotherium "thraceiensis" 세 번째로 볼 녀석은 데이노테리움입니다. 이 속에는 여러 종이 있는데, 많은 종들이 평균 10t을 상회할 정도로 거대했습니다. 모식종인 기간테움의 경우 발견된 개체들의 크기가 무려 8.7~11.8t에 육박했죠. 그중 45세에 사망한 "트라케이엔시스" 종 수컷의 크기가 가장 컸는데요. 분류 논란이 있긴 하지만...
최근 고생물학계에 큰 소동이 있었습니다. 굳건히 자리를 지키던 쥐라기의 최강자가 무너졌고, 잊혔던 고대의 랭커가 돌아왔죠. 절대적이던 챔피언은 자아분열을 앞두고 있습니다. 자, 과연 최강의 육식 공룡은 누구였을까요? 헤비급 랭킹이 어떻게 변했을지 13위부터 바로 보도록 합시다. [몸길이는 최대 추정치, 체중은 GDI 기준입니다] 치열한 경쟁 속, 헤비급 13위 자리는 토르보사우루스 탄네리에게 돌아갔습니다. 이 녀석은 약 1억 5,500만 년 전, 쥐라기 후기 미국에 살았던 공룡으로 평균적으로는 8~9m, 2~3t 정도였지만, 발견된 가장 큰 표본은 알로사우루스의 3배에 달할 만큼 거대했습니다. 여담으로 유럽의 구르네이 T. gurneyi 종도 11m, 5t에 달했습니다. 녀석둘은 단단한 두개골과 강력한 턱 근육을 이용해 사냥감의 뼈를 부러뜨리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헤비급 12위 자리는 무서운 도마뱀, 다스플레토사우루스에게 돌아갔습니다. 이 녀석은 약 7,600만 년 전 백악기 후기 미국에 살았던 공룡으로 평균적으로는 몸길이 8~9m, 체중 2~3t 정도였지만, 가장 큰 표본은 평체의 2배에 달할 정도로 거대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거대한 표본은 아직 종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며 종 자체가 대형이었는지, 그 개체만 컸는지는 불확실합니다. 스펙이 워낙 비슷비슷한지라 이 녀석의 강함은 헤비급 13위인 토르보사우루스 탄네리, 그리고 그 바로 ...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2024 마이 블로그 리포트 블로그 마을로 초대합니다: 지금 내 블로그 마을을 확인해 보세요! event.blog.naver.com
지금으로부터 1500만 년 전, 남아메리카 파타고니아에는 아주 신기한 동물이 살았습니다. 바로 날지 못하던 거대한 조류, 공포새 Terror bird 였죠. 이들은 오늘날 타조나 화식조처럼 비행 대신 지상을 선택한 대형 조류입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들은 동물을 적극적으로 사냥하던 포식자였다는 것이죠. 그중 이번에 볼 동물은 그 공포새 중에서도 가장 크고 강했던 켈렌켄 Kelenken guillermoi 입니다. 파타고니아 원주민들의 신화에 나오는 악마가 그 이름의 유래죠. 이들은 가장 큰 공포새 중 하나로 체중 150~250kg, 체고 2.0~2.5m 정도로 추정됩니다. 끝이 날카롭게 휜 부리가 달린 두개골은 그 길이만 71.6cm에 달했으며, 2020년의 연구에서는 켈렌켄의 두개골이 공포새 중에서도 가장 단단한 축에 속했음이 드러났습니다. 거대한 머리를 버티는 목은 상당한 힘을 낼 수 있었고, 두꺼운 목 근육과 날카로운 부리로 먹이를 내리쳐 사냥했을 겁니다. 아마 녀석은 부리로 쪼고 빠지는 방식은 물론 단단한 두개골과 강한 무는 힘도 적극 활용했을 겁니다. 이 가설은 이들의 두개골이 수직 방향 충격에 매우 강했음이 드러나며 더욱 힘을 얻었죠. 외에도 긴 다리는 이들이 굉장히 빠른 포식자였음을 보여주는데, 그 속력은 약 50km/h 로 추정됩니다. 한 가지 재밌는 점은 이 무시무시한 포식자의 미니 버전을 오늘날에도 볼 수 있다는 것...
"공룡은 멸종했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죠? 하지만 사실... 이는 틀린 말입니다. 아직 살아남은 공룡이 있기 때문이죠. '통상적으로 말하는 공룡'은 '백악기 대멸종'으로 사라진 것이 맞습니다. 이 대멸종은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운석으로 인해 발생했는데요, 에베레스트산 크기의 운석이 초속 19km로 지구에 충돌하며 반경 200km 내 모든 생명체가 소멸되었습니다. 이후 엄청난 충격파가 지구 전역을 덮쳤고 두꺼운 먼지 구름이 하늘을 덮어 반 년 넘는 추위가 지속되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우리가 아는 공룡은 완전히 그 자취를 감추게 되었죠. 그러나 여기에는 엄청난 반전이 숨어있습니다. 백악기 대멸종으로 절멸한 것은 '공룡 전체'가 아니라 '비조류 공룡' 뿐입니다. '비조류 공룡?' 처음 들으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쉽게 말씀드리자면 '조류'가 아닌 공룡을 뜻합니다.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브라키오사우루스 등 그냥 보통의 공룡들이 모두 여기에 속하죠. 이런 이상한 단어가 만들어진 이유는 바로... 모든 '조류'가 '공룡'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리는 반드시 '파충류'와 '조류'라는 린네식 분류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파충류'와 '조류'는 분명 완전히 분리된 분류군이지만, 여기에 공룡을 포함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모든 '조류'는 계통상으로 '공룡'에 속하며,...
지구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육상 포식자, 티라노사우루스 Tyrannosaurus. 이 동물은 공룡의 왕이라는 별명답게 적수가 없는 최강자로 군림했습니다. 6,600만 년 전, 백악기 대멸종으로 사라지기 전까진 말이죠. 흥미롭게도 티라노사우루스가 멸종한 이후, 지상의 그 어떤 포식자도 녀석과 근접한 크기로 자라진 못했습니다. 대신 녀석과는 전혀 다른 생존 전략을 택한 포식자들이 번성했는데요. 다름 아닌 포유류였습니다. 거대한 크기와 압도적인 완력 대신 기동성과 적응력을 앞세운 이들은 곧 수많은 형태로 분화되며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날렵한 고양잇과 맹수, 강인한 힘을 지닌 곰, 그리고 지금은 멸종한 여러 동물들까지. 다양한 포식자들이 수천만 년 동안 등장하고 사라지고를 반복하며 상위 포식자로 군림했죠. 이렇게만 보면 신생대의 생태계는 육식 포유류들이 독차지했던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신생대 지상 최대 최강의 맹수는 포유류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육상 생활을 한 악어의 친척, 세베시드였죠. 세베시드, 세베쿠스과 Sebecids, Sebecidae 육상 생활을 한 악어형류 포식자. 종종 동시대의 포유류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세베시드는 마이오세 중반까지 남아메리카에 서식했던 악어형류 포식자였습니다. 이들은 주로 습한 열대 지방에 살았으며, 중생대 수각류를 연상케 하는 비주얼로 지상을 공포로 몰아넣었습...
중생대는 분명히 공룡의 시대였지만, 그들이 지구 전체를 지배했던 것은 아닙니다. 스피노사우루스와 같이 예외적인 케이스를 제외하면... 하천의 지배자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얼룩말이나 가젤 대신 공룡을 사냥했던 슈퍼 악어들입니다. 문자 그대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했던 이들은 현생 악어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거대했습니다. 기본이 6~7m에 큰 종은 12m에 달할 정도로 컸죠. 우리가 다큐멘터리 등에서 보는 나일악어가 보통 4m 정도임을 생각하면 녀석들이 얼마나 컸는지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 가장 유명한 슈퍼 악어 3속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르코수쿠스 Sarcosuchus 첫 번째로 소개할 슈퍼 악어는, 사르코수쿠스 Sarcosuchus 입니다. 녀석은 지금으로부터 1억 3300~1200만 년 전인 백악기 오트리브절에서 알비절 초기까지 번성한 포식자인데요. 이름과 달리 이들은 계통상으로 악어목 Crocodylia 에 속하지 않으며, 단지 악어상목에 속하는 동물인지라 진정한 의미의 악어는 아닙니다. *악어상목 Crocodylomorpha - 폴리도사우루스과 Pholidosauridae 에 속합니다. 사르코수쿠스 속에는 아프리카에 살았던 임페라토르 S. imperator 와 브라질 북동부의 하르티 S. hartti, 2종이 있습니다. 그중 오늘은 아프리카의 대형종, 임페라토르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녀석은 당시 생태계에서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