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후기라기 보다는 그냥 일상 기록용 포스팅이다. 감안하고 읽으시길. ------------------------------------------------------- 지난 번 모임에서였다. 첫 발령때부터 모임을 이어오고 있는 음악 선생님께 내가 웃으며 말했다. "'자기야, 자긴 정말 다 좋은데, 클래식만 들으면 더 바랄게 없겠어~~' 라고 그때 선생님이 저한테 말씀하셨어요 흐흐" 정말로 웃자고 한 말이었다. 내 동생의 은사님이자 동료교사로서 나에게 정말 잘해주신 분이었기에 고깝게 듣기는 커녕 아끼는 마음으로 해주신 얘기라 여기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받았들였었다. 헌데 당황스러운 웃음과 함께 "내가 그랬어? 정말? 어머 미안해. 내가 왜 그랬을까? 정말 미안해" 찐으로 미안해 하셔서 내가 더 당황스러웠다. "근데, 내가 그래 놓고 음악회도 한 번도 안데리고 갔지? 미안해. 안되겠다. 이번에 원주시립교향악단 연주회가 있는데 거기 같이 가자. 내가 거기 정기회원이거든. 데리고 가줄게." 그렇게 해서 얼떨결에 가게 된 음악회였다. 사실 지나다니면서 원주시향 연주회 현수막은 많이 보았지만 음악을 다양하게 좋아하긴해도 정통 클래식은 잘 모르는지라 감히 엄두를 못냈었다. 선생님 말씀이 요즘 원주시립교향악단의 수준이 굉장히 높아져서 서울까지 들으러가지 않아도 된단다. 원주시향 연주회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신다고....
오늘 발매된 국카스텐 새 앨범 Theme.2를 방금 들었다. 듣자마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이 글을 쓴다. 앨범 소개 2025년, 국카스텐의 두 번째 테마 '.(점)'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at] "상호 간의 작용이 없으면 대상의 속성도 없다." 상호작용을 한 적이 있는 두 입자는 서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국카스텐이 팬들에게 보내는 편지.. 독립적 존재가 아닌 세상(우주)의 일부로서 서로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의 존재 가치를 믿으며 영향을 주는 관계로서 모든 가능성을 품어 사랑과 우정 그리고 유대의 가치를 노래한다. - 멜론 하현우가 어떤 생각으로 곡과 가사를 썼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냥 내 느낌을 적어본다. 며칠 전 짧은 리듬이 선공개 되었을 때, 울렁거리는 현(줄)의 리듬이 내 심장까지 같이 울렁거리게 만들면서 2집 앨범의 '미늘'을 처음 들었을 때와 같은 흥분이 느껴졌다. 뭔가 멋진게 나올 것 같은 기분. '국카스텐이 팬들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했다.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도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음악, 리듬, 보컬, 가사 모든 게 다 좋았지만 특히 가사가 압권이었다. 국카스텐이 예전에 자신들의 음악을 '이미지 가득한 시'라고 했었는데, 이 노래가 정말 그랬다. 아름답고 슬픈 한 편의 시가 아련한 이미지가 되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Theme . 2 ...
작년 여름에 관람한 작품이었다. 그때 너무 재밌게 보고 와서 마구 후기를 작성해나가다가 완성을 못했는데, 지금 후딱 마무리하고 올려본다. ----------------------------------------------------------- - 뮤지컬 하나 보러 가자! 안 그래도 방학도 했고 하니 오랜만에 뮤지컬을 한 편 볼까 말까 재던 중이었다. 하지만, 남편이 먼저 보러 가자는 얘기를 꺼낸 건 생전 처음이었다. 그만큼 오랫동안 공연 관람을 쉬었다는 얘기다. 재작년 아빠의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공연 보러 다닐 형편이 되지 않기도 했지만, 더 큰 다른 이유들이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뮤지컬이 그렇게 재밌지 않았다. 예전만큼의 가슴 벅차오르던 그런 행복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 그만 보러 다녀야 하나...라는 생각이 서서히 들던 찰나 공연 이외에 새롭게 몰입하게 된 대상이 생겼다. 암튼, 그렇다고 해서 아예 관람을 끊은 건 아니었다. 후기는 안 썼지만 작년에 "이건 꼭 봐야 해!!!"라며 <오페라의 유령(230923)>도 봤고, 원주에 지방 공연 내려온 <사의 찬미(231118 )>도 봤으며, 갑자기 '정성화' 뮤지컬이 보고 싶다는 남편의 말에 급히 검색을 해서 <노트르담 드 파리(240316)>을 보고 오기도 했다. 하지만, 오페라의 유령은 그저, 저 배우들 노래 참 잘하네 수준이었고, 사의 찬미도 그냥 그랬으며, 노트르담 드 파...
가끔씩 그런 생각을 한다. '우리 아버지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2023 제주도 여미지식물원에서 아버지는 다정다감한 성격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가족에게 무심한 사람도 아니었지만 나는 지금까지 아버지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 기본적으로 아버지는 대화의 기술이 없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거나 다른 사람을 이해시킬 줄 몰랐다. 그게 엄마를 서운하고 외롭게 만들었다. 평생을 지겹게 부부싸움을 했고, 엄마는 지금도 아빠를 지독히미워한다. 기본적인 심성이 착하고 갈등을 두려워해서 다른 사람과 싸움 같을 걸 할 줄도 몰랐다. 오로지 우리 엄마하고만 싸웠다. 그랬던 아버지였는데, 내가 첫 아이를 낳았을 때, 자처해서 손주의 기저귀를 빨고, 젖병을 씻고, 몸조리하고 누워있는 우리방에 조심스레 육아 용품을 넣어주셨다. 얼마나 손주들을 이뻐하셨는지 우리 아들들은 똥 눈 후의 똥꼬를 꼭 할아버지만 닦게 했다.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탓인지 돈 쓰기에 인색하고 남에게 베푸는 걸 잘 못하셨다. 물건 버리는 걸 절대 못하고 남 쓰던 거 주워서 고쳐쓰기를 좋아하셨다. 그 바람에 집이 지저분해진다고 엄마는 질색팔색을 하셨지만. IMF가 터졌을 때 아버지가 근무하던 은행에서 사고가 터졌다. 부하 직원 하나가 횡령을 하고 잠적했는데, 어찌된 상황인지 아버지가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사를 하셨다. 지점장까지 하시...
올 겨울 방학에는 연수를 엄청나게 듣고 있다. 1년에 거의 100시간 가까이 또는 그 이상씩 연수를 듣는 나는 완전 '연수 러버'다. 연수를 통해 교사로서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느낌이 좋고 그냥 공부 자체도 재밌다. 솔직히 교직을 그만 두게되면 연수를 더 이상 못듣는 게 넘나 아쉬울 것 같다. 겨울 방학 직전에 티처빌 쌤동네에서 문자가 왔다. '겨울방학 교실백점 연수'였는데, 단 돈 2만원에 110가지 이상의 연수를 들을 수 있는 패키지였다.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는데 현직 교사들의 꿀팁이 가득 담긴 어메이징한 연수였다. 이걸 안 들을 이유가 없었다. 이 연수에 대한 얘기는 따로 포스팅하기로 하고, 암튼 여학생들의 생활지도, 심리 등에 대한 연수를 듣던 중 강사쌤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하는 도서가 바로 레이철 시먼스의 <소녀들의 심리학>이었다. 나도 여자지만 여자들의 심리란 정말로 복잡미묘해서 생활지도가 쉽지 않다. 여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는 이미 꼬일대로 꼬여있는 경우가 많고 그걸 풀어낸다는 건 보통 내공과 끈기가 아니고서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남학생들의 괴롭힘과 달리 여학생들의 괴롭힘은 좀 더 비밀스럽다. 이 책의 저자 레이철 시먼스는 그러한 소녀들 사이의 관계를 광범위한 인터뷰를 통해 파헤친다. 그리고 여학생, 부모와 사회, 교사들에게 충고와 제언을 함으로써 마무리한다...
블로그에 마지막으로 글을 쓴 지 어느덧 1년이 지났군요. 처음에는 조금만 쉬어야지 했는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나가 나중에는 글 쓰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렵더라고요. 영상에 익숙해지면서 책 읽기가 어려워진 것처럼, 글쓰기 역시 맘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쓰다가 마무리 짓지 못해 결국 올리지 못한 공연 후기도 여러 개고요. 올해는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지 만 11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동안 이 블로그와 함께 많이도 울고 웃고 행복했었죠. 이제 다시 시작해 보려고요. 다만 최근 2,3년간 제 심경과 일상에 변화가 많아서 블로그의 방향성은 살짝 고민 중입니다. 어찌 됐든 일단 시작해 봅니다. 우선, 작년을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학교를 옮기다. 항상 수업에 열정적이시고 과학을 가르치는 일을 진심으로 즐기시는 000 선생님 같은 분이 오래도록 학생들을 가르쳐 주셨으면 좋겠어요. 한 해 동안 과학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작년에는 영월에서 원주 집 근처로 학교를 옮겼습니다. 이 지역에서 교사들이 가장 기피하는 학교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힘든 아이들이 많지는 않아요. 어느 학교나 교사를 힘들게 하는 소수의 아이들과 학부모는 있게 마련이지요. 개인적으로 제게는 무척 즐겁고 행복했던 한 해였습니다. 수업 시수가 많아서 힘들긴 했지만, 제가 맡았던 아이들은 너무나 예뻤고 또 열심히 공부해 주었거든요. 게다가 근 3년간 '이러다 죽는 거 ...
싱어게인3 우승, 홍이삭 싱어게인3 우승자, 홍이삭에 대해 쓰고 싶어 포스팅창을 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란 사람, 좋아하는 누군가가 생기면 입이 근질거려 도저히 못참는구나. 허... 그니까 이 밤이 가기 전, 홍이삭에 대한 이 뜬금포 애정을 기필코 쏟아놓아야 잠이 들 수 있을 것같단 말이지. 싱어게인2를 무척 재밌게 봤었다. 콘서트도 예매해놨었는데 코로나로 자꾸 연기되다보니 김이 새버려 그냥 취소하고 말았다. 간만에 시즌3가 시작되었지만, 쉬이 관심이 가지지 않았다. 그러다 중반쯤 이르렀을 때, 싱어게인의 열혈 애청자인 남편의 옆에 앉아 곁눈질로 보다가 결국 내가 더 열심히 보고 말았다. 한 눈에 나를 사로잡은 참가자는 66호 가수 '이젤'. 지금도 너무 좋다. 진짜진짜 응원한다. 사랑스럽고, 성실하고, 창의적이고, 노래도 넘나 잘한다. 개인적으로 제일 소름끼치게 좋았던 이젤의 '누구없소' 👇 그리고, 임지수, 채보훈, 신해솔 무대가 특히 좋아서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다. 임지수와 채보훈이 TOP 7에 가지 못했을때는 얼마나 아쉽던지. 사실, 홍이삭은 일찌감치 내 눈에 들어온 참가자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도, 노래 스타일도 아니어서 그냥 무심히 넘겼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만 훅 하고 들어와버렸는데, 그게 11회 Top6(7) 결정전이었다. 여행스케치의 '옛친구에게'를 불렀는데, '와...
솔직히 말하면 포레스텔라가 댄스곡으로 컴백한다고 했을때 그리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멤버들의 댄스실력이야 이미 아는 바이고 흥겹게 노는 듯한 곡도 이미 했었으니까. 하지만, 우와~~~ 이건 진짜 상상초월이었다!!! K-pop 댄스그룹이라해도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 같은 뮤직비디오였다. 첫 장면부터 내내 충격이었다. 지난 주말 강릉콘서트에서 본 멤버들의 몸짓이 예사롭지 않다고 느꼈는데 그 해답이 여기있었다. 아니, 왜 그렇게들 춤을 잘 추는거야? 노래는 또 어찌나 찰떡같이 소화하는지. 천의 목소리 강형호와 매력적인 팝보컬 배두훈의 보컬라인도 청량하고 짜릿하기 이를 데 없는 데다 조민규, 고우림 두 성악가가 랩 라인을 맡아 능청맞은 귀여움과 시크함을 더한 것이 보는 맛 듣는 맛을 더 크게 만들었다. 하...진짜 포레스텔라 못하는 게 뭐냐. 뮤직비디오 찍느라 많이 힘들었겠지만 즐겁게 작업한 것 같아보여 보는 내내 흐믓했다. 소속사 비트인터렉티브도 이 재능덩어리 그룹을 위해 곡과 뮤비 만드는데 아낌없는 지원을 퍼부어준 것같아 또 고맙다. 아흐, 저 의상이며 비주얼이며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이뻐죽겠다. 포레스텔라가 이 곡으로 빌보드를 향해 또 한단계 날아오르길~~
# 1 장맛비가 잠시 멈춘 하늘은 여전히 찌푸렸던 퇴근길 주차장 옹벽 벽돌 틈 사이로 삐죽이 올라온 싹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고된 일과를 끝낸 사람의 눈에 혼자서 당당히 묵묵히 서 있는 모습이 그냥 예뻐 보여서 괜스레 위로가 됐달까 # 2 한 달 전 일요일 두 무리의 사람을 연달아 만났었다.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서는 선의가 다른 무리의 사람들에게서는 악의가 전해졌다. 탈진한 나는 오후 내내 시들거렸다. 삶이 내게 이런 맛도 보여주는구나. 얼마나 더 험한 일까지 겪게 될지 모를 일이다. # 3 어제 오전 만종역에서 청량리행 기차를 기다리며 생각했다. 그럼에도 삶이란 얼마나 아름다운지 살아갈 가치가 있는 거라는 걸 잊지 않겠다고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헐, 대박!!!!' 마지막 장면에서 너무 충격적이라, 육성으로 터져나오려는 걸 간신히 입술 안에 가뒀다. 어질어질한 정신을 추스리고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한줄기 서늘한 기운이 등골을 쓰윽 훑고 지나갔다. 2021년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공연이 막을 내렸던 영국의 웨스트엔드, 뮤지컬 '디어 에반 한센'이 멈춘 극장에서 시작되었다는 뉴스의 소개글을 읽자마자, 한국 초연인 이 작품을 프리뷰로 일찌감치 예매해두었다. 워낙에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데다 연기력 빵빵한 출연진을 보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 시놉시스 부부인 ‘샘’과 ‘제니’가 새로 이사 와 한참 인테리어 중인 집. ‘제니’는 매일 밤 같은 시간, 누군가 2층의 아이 침실을 돌아다니는 것 같은 이상한 소음을 듣고, ‘샘’은 제니가 신경과민이라 생각한다. 이들은 샘의 오랜 친구 ‘로렌’과 그녀의 새 남자친구 ‘벤’을 집에 초대하게 되고, 이들은 집에서 나는 수상한 소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제니’는 이들을 납득시키기 위해 밤 2시 22분까지 깨어있게 하는데… <오늘의 배우들> 제니 박지연 샘 최영준 로렌 임강희 벤 차용학 사진출처: 신시컴퍼니 연극 치고는 공을 많이 들인 무대였다. 한쪽 벽이 페인트 칠을 하다가 만 것 같았는데, 극 중에서 아직 인테리어 중이라서 그런 건지 원래 그게 인테리어인지 모르겠지만 내겐 살짝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줬다. 소품의 활용도 많았고, 배...
팬텀싱어4 갈라콘서트 in 서울 2023. 07. 14.(금) - 16. (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150분 *예매처에는 150분 공연이라고 되어있으나 실제로는 180분 이상(3시간 조금 넘음) 걸렸으니 대중 교통 이용하실 분은 넉넉하게 차 시간 예매하시길. 마스크 모양이 예뻐서 크게 한 컷 더 찍음 좌석, 시야 예전에 팬텀V팬텀(포디콰V포레스텔라) 콘서트를 플로어석 4열에 앉았다가 앞에 키 큰 분이 앉는 바람에 시야가 가리고 좌석도 불편했던지라 그 후로는 항상 B1이나 D1 좌석, 아니면 그 근처에 앉았었고 만족도도 높았다. 이번에도 그쪽에 앉고 싶었으나 티켓팅에 폭망했고, 다행이 동생이 잡아 준 자리가 F2 구열 6열(실3열)이었다. 처음 앉아 본 자리였는데 너무 좋았다. 바로 앞에 덩치 큰 분이 앉았는데도 단차가 있어 시야가림 하나 없고 스크린도 잘 보였다. 담부터 올홀 공연은 이 쪽 자리를 공략해야겠다 마음 먹었다. 항상 사진보다 실제가 더 가깝다 음향 음향 얘기를 먼저 해야겠다. 12인의 인트로로 콘서트의 문을 열었을 때, 이거 대체 뭥미...싶었다. 음향 왜 이래...해도 해도 너무 하잖아. 좌석의 문제도 아니고 장소의 문제도 아니었다. 내 좌석은 앞쪽은 아니었지만 중블이었고, 작년 6열에 바로 여기서 열렸던 포르테디콰트로 공연은 극강의 음향을 선사했었다. 그냥 이 날의 음향 자체가 나빴다. 경험적으로 단콘이건 합동콘이건 ...
뮤지컬 [구텐버그] 2023.08.02-10.22 플러스씨어터 120분(인터미션 15분 포함), 8세 이상 관람가 뮤지컬 구텐버그가 6년만에 돌아오는군요. 완전히 새로워진 배우들과 함께요. 사실, 지난번에 캐스팅 공개와 오픈 위크 티켓팅 정보가 떴을 때 너무 반가운 마음에 포스팅을 작성했는데 올리지를 못했거든요. 1차 티켓오픈 소식에 포스팅 내용 살짝 수정해서 올려봅니다. 구텐버그는 2인극이고 피아노 연주자가 무대 위에서 함께합니다. 6년 전에 이 작품을 두 번 봤는데요. 김신의, 정동화, 에이브(피아노) 캐스팅과 조형균, 정문성, 라이언(피아노) 캐스팅으로 봤었어요. 극 속의 극, 액자 형식의 작품이었는데 소재가 너무 신선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두 명의 배우가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며수십 명의 인물을 연기하는 모습에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납니다. 예상 못했던 전개에 울컥하며 눈물도 많이 흘렸더랬죠. 아무튼 무척 재밌는 작품이라 다시 보고 싶기도 해요. [캐스팅& 캐릭터 컨셉사진] 버드 역/ 정휘, 선한국, 기세중 더그 역/ 정민, 최호승, 정욱진 정휘, 기세중, 정민 배우는 현재 뮤지컬 와일드그레이에도 함께 출연 중인데, 여기에서 또 함께하네요. 정욱진 배우는 넷플릭스의 셀러브리티에도 나와서 반갑게 시청했고요. 정휘 선한국 기세중 정민 최호승 정욱진 1차 티켓오픈: 7월13일 오후 2시 티켓 오픈 기간: 8/8(화)-27(일) ■ 캐...
내 기억에 그렇게 충격받고 그렇게 상처받은 적은 처음이었다. 예전에도 딱 한 번, 교직을 때려치우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 적은 있었지만 그때보다도 더 충격적이었다. 대개의 일이 그렇듯 시작은 아주 사소했다. 2회 고사가 끝나고 조금은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쉬지 않고 수업을 이어나갔다. 그때 지훈(가명)이가 작은 게임기를 주물럭거리는 게 눈에 띄었다. 얼른 책상 속으로 집어넣으라는 눈치를 주었다. 아이는 못내 아쉬워하며 마지못해 서랍 안으로 넣었다. 그러나 잠시 후 누가 들어도 뭔지 알만한 기계음 소리가 들렸다. 조용한 교실에서 반 아이들이 전부 들었을 만큼 큰소리였다. 지훈이가 몰래 게임을 계속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가가서 손바닥을 내밀었다. 망설이는 아이에게 다시 한번 말했다. "주세요." 다음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썅" 억양도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건조한 파열음이었지만 분명 욕이었다. "지훈아, 그게 무슨 말이야? 선생님한테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지훈이 실망인데?" 나 역시 감정을 자제하며 최대한 건조하게 말했다. '실망'이라는 단어의 파괴력을 알기에 잘 쓰지 않으려 하는 단어지만,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응징이었다. 아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나 역시 아무 일도 없던 듯 수업을 이어나갔다. 종이 치고 교무실로 내려왔다. 보통 아이들 같으면 따라 내려와서 사과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다...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숭길 148 혜화역 1번 출구로 나가자마자 바로 눈앞에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가 보였다. 여기에 언제 이렇게 큰 공연장이 생겼담. 대학로 나들이도 오랜만이었지만 1번 출구 쪽은 더더욱 오랜만이었다. 처음 가보는 스콘2관은 단차도 상당히 좋았고, 소극장치고는 의자도 꽤 크고 편했다. 포스터 예쁜 작품을 선호하는 나란 사람. 이 포스터를 보자마자, 그래 이번 관극 작품은 너로 정했어!!! 찢겨서 말려 올라간 종이 모양의 디테일과 색감도, 글씨체도 맘에 들었다.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라는 제목의 어감도 넘나 예뻤는데, '4월1일 만우절 이야기'라는 뜻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시놉시스를 살펴보니, 살짝 미스테리한 분위기가 내 취향의 극인 듯했다. 헌데 2연으로 돌아왔다는 이 작품은 엄청 인기극이어서 내가 원하는 날짜의 티켓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은 그래도 자리가 꽤 있는데 그땐 왜 그렇게 좌석이 없던지. 매일 수시 산책을 하다가 간신히 좌석 하나를 건졌다. 할인도 엄청 야박했다. 직장인 지방러인 나에게 평일 낮공 할인은 무쓸모에다, 자첫이라 재관람할인도 못받으니 결국 할인 1도 없이 벽타는 S석으로 잡았다. 나중에 중블 뒷쪽으로도 자리가 나왔는데, 공연 보면서 그쪽 자리 안잡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쪽으로 에어콘 바람도 너무 세고 소리도 엄청 컸기때문이다. ■ 시놉시스...
대학로아트원씨어터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12길 83 도대체 얼마만의 아트원씨어터 나들이인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8월, 니진스키를 본 이후 거의 4년만이다. 역시 간만에 종일반을 했던 날이라 낮공 관람을 마치고 아트원씨어터를 향해 걸어가는데, 반갑고도 낯선, 옛사랑을 만나러가는 기분이었달까. 뮤지컬 <와일드 그레이> 2023.06.08-09.03. 110분(인터미션 없음), 16세 이상 관람가 가격: R석66,000, S석 44,000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오늘의 배우들> 오스카와일드 박민성 알프레드 더글라스 정재환 로버트로스 김지훈 엊그제 학교 원어민샘과 주말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스카 와일드에 대한 뮤지컬을 보러간다고 했었다. 그랬더니, 자기도 오스카 와일드를 안다면서 어찌나 반가워하던지. 와일드가 아일랜드 사람이라 모든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운단다. (원어민샘이 아일랜드 출신이다.) 검색해보니 오스카 와일드가 영국에서 활동했지만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 출신이더란. 그렇게 짧은 영어실력으로 유미주의자이며 동성애자이기도 했던 와일드에 대한 얘기를 잠시 나누었었다. 그의 마지막이 매우 슬프다는 원어민샘의 이야기에, 그래서 뮤지컬도 슬프다더라고 말해주었다. 아닌게아니라 며칠 전에 먼저 보고 온 동생의 거의 오열하듯 펑펑 울었다는 얘기에 손수건까지 준비해가며 단단히 준비를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 슬픈 장면이지? 언...
포레스텔라 신곡 <백야>발매 포레스텔라 신곡 <White Night(백야)>가 발매되었어요. 음원이 나오기 전 포토버전이 먼저 올라왔고요. 사진들 보면서, 어머어머 이거뭐야 왜 이렇게 멋있고 신비롭고 난리야 혼자 엄청 호들갑을 떨었다죠. 음원이 발매된 후에 보니 멤버들 사진에 있는 글귀가 노래 가사였네요. 각자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을 고른 걸까요. 왠지 각 멤버에게 어울리는 구절같기도 해요. ■ 포토 버전1 조민규 "Whisper your secrets to me" 네 비밀을 속삭여줘 배두훈 "Free your colors" 너의 색으로 물들여라 고우림 "awaken my soul" 내 영혼을 깨우네 강형호 "Sing your chorus" 너의 목소리로 노래하라 ■ 포토 버전2 이번 노래 White Night은 앞선 싱글 <UTOPIA>와 이어지는 곡이라고 할 수 있어요. <유토피아>에서는 인간의 욕망이 극에 달한 현대사회의 유토피아와 무참히 파괴되어 한계에 다다른 자연의 디스토피아라는 주제를 노래했었죠. 'White Night(백야)'은 진정한 유토피아에 대한 끝없는 질문과 고뇌를 밤이 찾아오지 않는 자연 현상인 백야, 즉 시간이 가지 않는 영원에 빗대어, 이를 벗어나고자하는 의지를 표현했다고 해요. 이 노래를 이번 포레스텔라 전국투어 서울공연에서 선보였는데요. 저는 못듣던 노래가 나와서, 이게 뭐지? 하고 듣다가 나중에서야 신...
나빌레라(웹툰) 다른 일때문에 학교도서관에 들렀다가 충동적으로 빌려온 책 전에도 도서관 갈 때마다 만지작거리다 그냥 오곤했는데 그날은 빈손으로 나오기가 싫었다. 학창시절 시험을 앞두고 공부는 하기싫고 괜히 소설책에 더 손이 가던 그런 심정이었달까. 할 일은 많고 마음은 불안초조한데 평소 마음이 가던 책을 읽으며 걱정 근심을 잠시라도 내려놓고 싶었던. 아무튼, 좋았다. 읽고나니, 언젠간 몰아봐야지... 하고 미뤄놨던 드라마 나빌레라가 보고 싶어졌다. 배우들은 이걸 어떻게 연기했을까. 티켓을 잡았다가 놓아버렸던 뮤지컬 나빌레라도 새삼 또 아쉽고. 마냥 즐겁고 그런 건 그냥 취미라더라 즐겁고 행복하지만 무섭고 긴장되고 실패하면 아쉽고 분하고 화나는 건 꿈이라서 그래 만약 네가 꿈을 꾸지 않는다면 식물과 다를 게 없다, 라는 말을 누군가 했대 너한텐 튼튼한 두 다리가 있고 열정도 있고 그걸로 하고 싶은 게 뭔지 정확히 알고 있는 목표도 꿈도 있어 사람은 어쩌면 말이야 그걸로 다 가진 걸지도 몰라 다리 한두 번 부러지면 뭐 어때서? 꿈이 부러지는 것보다야 낫지 나빌레라 세트(1-5권) 저자 HUN(최종훈) 출판 위즈덤하우스 발매 2017.11.30. 노인과 바다 내가 이걸 읽었었나? 유명한 책을 읽으면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너무 익숙해서 마치 읽은 것 같은. 하지만 뒷부분으로 갈수록 낯설어지는 걸 보니 역시 읽지 않았던 걸로. 모든 생명체를 ...
덕질하느라 울 스타들이 나오는 잡지 여러 종류 구매해봤는데 앳스타일은 처음이네요. 근데 이게 일반 잡지가 아니라 작은 신문 같아요. 사이즈가 엄청 커요. 사진이 감질나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큼직해서 넘 마음에 들어요. 가격도 저렴한데 몇 권 구매해서 한 권은 보관용 나머지는 사진을 오려 벽에 붙여놓으면 좋겠다 싶네요. 반박불가 비주얼맛집 리베란테는 잡지 뒷커버를 장식하고 있어요. 물론 속지에도 사진들과 인터뷰 내용이 있고요. 이 사람들 외모가 미쳤... 화보가... 그냥 예술입니다. 김지훈 노현우 진원 정승원 인터뷰 내용 중 본인소개가 넘 귀여워서 살짝 옮겨봅니다. 'MZ네 진지맛집'이란 수식어에 걸맞게 MZ식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정승원/ 피지컬 킹을 맡고 있는 승원입니다. 진원/ 밸런스 킹이라고 합니다. 그룹 내 밸런스를 책임지고 있죠. 김지훈/ 뉘앙스 킹입니다. 리베란테의 음악적 뉘앙스를 컨트롤하고 있어요. 노현우/ 라이온 킹 노현우입니다. 음악방송에 라디오 출연에 지방행사에 벌써부터 종횡무진인 리베란테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참고로, 앳스타일 앞표지는 김선호더라고요. 예스24도서에서 구입가능해요.
뮤지컬 [할란카운티] 2023.5.16-7.16. 한전아트센터 160분(인터미션 20분 포함), 8세 이상 관람가 포토존 <오늘의 배우들> 존 임태경 / 다니엘 박장현/ 라일리 김륜호 나탈리 백주연 / 배질 엄준식 / 엘레나 이윤하 패터슨 강성진 / 토니 보일 최오식 프랭크 고경만 / 모리슨 조남희 / 앰버 최은영 관심은 늘 있었는데 기회가 닿질 않아 보지 못했던 작품이었다. 매표소앱에 들어갔다가 기대평 이벤트를 하고 있길래 별 기대없이 응모했는데, 당첨문자가 왔다. 평일 저녁 일정을 살짝 무리해서 보고 온 후 며칠동안 너무 피곤했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을만큼 너무 재밌게 잘봤다. 좋은 작품인데 객석이 많이 비어있어서 안타깝더라. 배우들 응원하는 마음에 커튼콜 때 더 열심히 박수를 쳤다. [시놉시스] which sicle are you on? 1976년. 미국 중남부 켄터키주의 광산 마을 할란카운티. 이스트 오버 광산의 광부 존은 동료들과 함께 광산 회사의 횡포에 맞서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싸우고 있다 그러나 전국 광산 노조 연합 가입을 위해 떠났던 노조위원장 모리슨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시작으로 회사의 압박은 점점 심해진다. 광부들은 하나 둘 씩 포기하고, 사랑하는 이가 지쳐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존은 절망에 빠진다. 한편, 미국 남부 농장 출신의 다니엘은 여전히 노예 신분에서 해방되지 못한 흑인 라일리와 함께 자유로운 삶을...
블렌딩페스타 국카스텐 × 소란 in 안산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해돋이 극장 2023.06.24(토) 5PM 너무나 오랜만에 쓰는 국카스텐 포스팅. 사실 작년 크리스마스에도 국카스텐 단독콘서트에 다녀왔는데 어쩌다 보니 포스팅을 못했다. 이번에도 못쓰게 될까봐 서둘러 올려본다. 누군가 노래가 뭐냐고 물어보거든 고개를 들어 국카스텐을 보게 하라 -화환에 있는 너무나 재밌는 문구 ■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해돋이극장 내좌석 : 1층 B열45번 시야 안산에는 처음이었다. 매니저를 비롯 멤버 전원이 안산에 살고 있는 국카스텐도 안산에서의 공연은 10년만이라고. 왜그랬을까. 공연장도 이렇게나 좋은데 말이다.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해돋이극장은 단차가 매우 좋아서 시야가 확 트였다. 주차는 지하에 했는데, 주차공간도 넓고 무료여서 더 좋았다. ■ 분위기메이커, 소란 개인적으로 소란의 라이브 무대는 세번째 만남이었다. 예전에 국카스텐을 보러갔던 제주페스티벌에서 처음 만난 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음악페스티벌에서 두번째로 만났었다. 워낙 무대 매너가 좋고 분위기를 열광적으로 만드는 재주가 뛰어나다는 걸 익히 알고 있기에 이번 공연도 기대를 했는데 역시나였다. 관객들의 입과 몸을 잠시도 쉬지 못하게 하는 재치넘치는 입담과 악동같은 퍼포먼스 덕에 정말 즐거웠다. 국카스텐 팬인 거 티 안내려고 시키는대로 열심히 함성 지르고 율동 따라했는데, 너무 정직하게 열심히 따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