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면서 생각한 게 하나 있습니다. '책을 낸 모든 사람을 존경하자' 책을 낸 지 1년쯤 되니 드는 생각은 이렇습니다. '중쇄를 찍은 사람은 훨씬 더 존경하자' 책이란 게 처음 세상에 나왔다가 다 팔리면 2쇄, 3쇄... 계속 찍어냅니다. 책의 인기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척도죠. 하루에도 많은 종류의 책이 나오지만, 중쇄를 찍는 책은 흔치 않습니다. 그런데 위스키 책이 10쇄를 찍었답니다. 위스키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것! 격세지감입니다. 이 10쇄를 기념하는 이벤트가 열린다는 이야길 듣고 바로 신청해서 참석했습니다. 위스키 책 10쇄 행사가 열린 곳은 합정역 근처 '디벙크'라는 곳이었습니다. 처음 본 건물인데 멋지더라구요. 건물 지하에 디벙크가 있습니다. 10쇄 위스키 책의 주인공, 조승원 주류탐험가! 2020년 5월에 출간된 '버번 위스키의 모든 것'이 10쇄를 찍었습니다. 위스키를 사랑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_+ 행사는 24년 12월 21일 토요일, 오후 5시에 열렸습니다. 디벙크를 전체 대관해서 진행됐어요. 디벙크 입구에 '버번 위스키의 모든 것' 대형 천수막이! 포토존이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저자가 쓴 '스카치가 있어 즐거운 세상' 대형 모형도 한 켠에 놓여있더라구요. 디벙크 입구에 운치 있는 가로등이 있어서 함께 사진 찍으니까 참 예뻤습니다. 이제 행사장 안으로... 책...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꼬냑을 마셔볼 기회가 생겨 다녀왔습니다. 연희동 케이바에서 진행된 소규모 시음회였는데, 오랫동안 함께 술 마셔온 지인이 맛보여준다고 해서 갔습니다. 위스키와 꼬냑, 와인과 사케까지 모든 술을 골고루 드시는 분인데 이번에 꼬냑을 수입해왔다더라구요. 워낙 술에 조예가 깊은 분이라 기대 품고 갔습니다. 한국에 처음 정식 수입된 꼬냑은 A. DE FUSSIGNY입니다. 이걸 어떻게 읽는지 유튜브에서 찾아보니까 '아 드 푸시니'라고 읽더라구요. 줄여서 '푸시니'. '푸쉬니'라고 해도 될 거 같은데 쓰기도 읽기도 쉬운 '푸시니'가 좋을 거 같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들어온 푸시니 꼬냑은 위의 사진에 보이는 5종류인데요, 왼쪽 3병이 꼬냑 6개 지방 중 3개 지방의 특색을 담은 꼬냑이고, 그 다음이 오가닉(ORGANIC) 꼬냑, 마지막이 XO급 꼬냑입니다. 우선, 꼬냑 3개 지역의 특색을 담은 것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꼬냑 지역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기사를 찾아봤거든요? 아래 기사에 아주 자세하게 적혀있더라구요. 그래서 이걸 참고로 꼬냑 생산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각 꼬냑이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적어보겠습니다. (기사 내용이 아주 좋은데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거 같습니다!) 꼬냑 생산지의 이해 - 의학신문 석회질 많은 토양 일수록 좋은 포도 생산그랑드 샹파뉴 지역 포도 최고품질로 인정 ▲사진1 꼬냑의 생산지역을 ...
동네 산책 다니다가 음식점이나 술집 찾아내는 게 취미인데, 여긴 꼭꼭 숨어있어서 이제서야 발견했습니다. 사장님이 1년 정도 장사하셨다는데 빌라 한가운데 이런 가게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가게 이름은 플루프. 파스타와 한입거리, 그리고 비건 요리 등을 술과 함께 판매하는 1인 업장입니다. 응암시장과 응암오거리 사이 주택가에 있는데 '정말 이런 곳에 있단 말이야?' 싶을 정도로 꽁꽁 숨어있습니다. 주말 늦은 밤, 혼자서 한 잔 걸치고 찾아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따뜻한 불빛이 감싼 테이블이 손님을 맞습니다. 은은한 조명 설치로 운치 있는 공간을 만드셨네요. 정갈하게 정돈된 주방기구와 환풍기에 붙어있는 아기자기한 그림들. 사장님의 취향을 감상하며 메뉴판을 살펴봅니다. 메뉴판 첫 페이지에 플루프가 어떤 곳인지 적혀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곳은 업장 정책을 먼저 살피는 게 좋죠. 1인 1주류 주문 필수. 다행히 술을 못드시는 분들을 위한 무알콜 음료도 준비되어있습니다. 1인 업장이라 메뉴에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주택가라 큰소리 대화는 삼가해달라고 적혀있습니다. 비건, 페스코(해산물, 우유, 계란, 치즈)까지의 재료로만 음식을 만듭니다. 파스타 메뉴. 재미있는 파스타가 많은데 이 날은 밥을 먹고 가서 다음으로 미루기로. (근데 아래 먹은 걸 보면 파스타 시켜도 됐을 거 같은...) 메뉴판이 좋았던 건 상세한 설명입니다. 이렇게...
현시점 벤리네스 증류소의 최고봉 위스키, 벤리네스 21년 리뷰입니다. '현시점 최고봉 위스키'라 표현한 건 가장 최근에 나온 오피셜 고숙성 벤리네스 위스키이기 때문입니다. 벤리네스 위스키는 독립병입으로도 종종 만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오피셜만큼 좋은 캐스크를 원하는대로 블렌딩해서 낼 수는 없습니다. 애초에 대부분 싱글캐스크구요. 그렇다면 다소 생소한 벤리네스 위스키는 어떤 특징을 가졌을까요? 벤리네스 21년을 마시기 앞서 벤리네스 위스키의 특징을 캐치하려고 세 잔의 벤리네스를 마셔봤습니다. 벤리네스 위스키 석 잔 in bar 올로로소 (feat. 벤리네스 21년) 얼마 전에 응암동 올로로소에 가서 벤리네스를 공부하고 왔습니다. 이번 2024 디아지오 스페셜 릴리즈(SR... blog.naver.com 드디어 만난 벤리네스 21년 스페셜 릴리즈 2024, 55.4% 라벨이 정말 화려한데 왠지 친근합니다. 여러 가지 색을 모아 유려한 곡선으로 표현했는데 마치 단청을 보는 것 같거든요. 저만 그렇게 느끼나요? 만약 과일 맛의 강도를 두 배로 높인다면 어떨까요? 의도적으로 형성된 복합적인 풍미는 점차강렬해집니다(Crescendo). 과숙한 어두운색의 과일, 졸인 배, 으깬 무화과, 그리고 캐러멜화된 사과의 과일 선율이 입안에서울려 퍼집니다. 크고 대담하며, 과장된 풍미로 평범함을 뛰어넘는 웅장하고 화려하게 표현한 위스키. - from 공식...
술 마시러 연남동에 자주 가던 시절이었습니다. 홍대입구역에서 연남동으로 흘러들어가는 초입에 간판이 없는 바가 있었죠. 벽돌 사이에 유리통창이 있고, 유리통창 안쪽에는 바테이블, 그리고 투명한 잔들이 놓인 스테인리스 장이 눈에 띄는 곳이었습니다. 왠지 들어가는 게 망설여졌지만 어느 날 용기 내서 들어가자 백바에 위스키가 산더미처럼 놓여있더라구요. 석 잔의 술만 마실 수 있는 룰이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아무리 더 마시고 싶어도 석 잔까지만 술을 내주던 곳. 그래서 술을 고르는데 더 깊이 고민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 한 모금 한 모금에 집중했는지도 모릅니다. 자주 간 것도 아니고 오래 머물러 본 적도 없는 곳이지만 날씨가 추워지자 문득 그 공간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그 공간을 기록한 작가의 책을 펼쳤습니다. 위스키 위스키 간판이 없는 바의 새벽 저자 서홍주 출판 프랙티컬프레스 발매 2021.12.31. 책 <위스키 위스키 간판이 없는 바의 새벽>은 연남동에 있었던 '엔젤스셰어'라는 BAR 이야기입니다. 그 곳에서 바텐더 일을 배운 서홍주 작가가 거쳐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지거로 물 따르는 연습을 시작해서 능숙하게 칵테일을 만들기까지, 다양한 위스키를 맛보고 연상한 것을 자연스럽게 말하기까지, 한 잔의 술이 내 앞에 놓이기까지 바텐더가 걸어온 길을 엿볼 수 있습니다. 술에 안주를 먹다보면 미각에 신경이 집중되...
얼마 전에 '감사해요'님 블로그 보다가 이름도 재미있고 맛도 있을 거 같은 동네 음식점을 발견했습니다. 응암시장에서 불광천 가는 길가에 있는 '종철대박스시'란 곳입니다. 종철대박스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스시로 대박 내겠다는 다짐이 담긴 가게 이름. 저한테는 사장님의 진심이 그대로 느껴져서 맘에 드는 이름입니다. 가게 앞 입간판을 살펴봤습니다. 점심 특선 가성비가 참 좋아보이더라구요. 프리미엄 참치 셋트(참치, 머리구이, 튀김, 매운탕)가 단돈 6만원입니다. 3~4인이 먹는데 이정도 가격이면 아주 매력적입니다. 각종 사시미 세트와 사시미 + 참치 세트, 두 가지가 홀에서 밀고 있는 메뉴같습니다. 가격 차이는 얼마 안나네요. 당기는 횟감을 고르면 될 거 같습니다. 세트 외의 기본 메뉴들. 회가 비싸지 않은 편이고, 흔치 않은 고등어회가 있네요. 생선대가리구이 가격도 싸고 회덮밥도 맛있을 거 같습니다. 물론, 각종 초밥 가격도 괜찮은 편이네요. 맛만 있다면요. 이제 먹으러 가보겠습니다. 종철대박스시는 작은 가게입니다. 네 팀 정도 앉으면 가게가 꽉 차요. 이제 막 오픈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가게 안이 아주 청결해서 기분 좋았습니다. 주말엔 종철 사장님 장모님이 가게 일을 돕고 계시더라구요 ㅎㅎ! 역시 사위 사랑은 장모님이죠. 장모님에게 들었는데 사장님의 일식조리장 경력이 무려 28년이라고 하더군요. 초대리부터 사시미에 이르기까지 28년...
집에서 버스 타고 합정역 지나 양화대교 건너다가 문득 선유도공원이 가고싶어 다리 한가운데서 내렸습니다. 공원 한 바퀴 휙 돌면서 잔잔히 흐르는 겨울 한강과 거기에 어우러진 풍경을 두 눈에 꽉 담고, 선유교를 건너자 당산이었습니다. 조금 걷다보니 초록색 간판과 천막이 돋보이는 카페가 눈에 들어옵니다. 예쁜 카페라고 생각하며 10m쯤 지나갔다가 돌아섭니다. 안에 들어가보고 싶어졌거든요. 돌아서니 보이는 카페 이름 '살롱 드 비건(SALON DE VEGAN)'. 그리고 햇볕을 받아 빛나는 야외 테이블과 의자. 거리가 너무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있어서 야외에 앉고 싶었지만 겨울인 관계로... ㅜ 따뜻할 때 여기에서 커피 한 잔 (술은 안될까요? ㅜㅜ) 마시면 참 좋을 거 같다 생각하며 카페 안으로 들어갑니다. 카페 내부 인테리어도 따뜻한 느낌을 줘서 좋더라구요.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여기저기 주인장의 손길이 섬세하게 닿아있는 느낌의 카페였습니다. 예쁜 스피커 발견... 올 해 초에 벼르고 벼르던 스피커 사고 스피커 병이 치료되었었는데, 이거 보고 살짝 재발했네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 할아버지도 가게 한 켠에 놀러와있었습니다. 아니?! 그런데 산타 할아버지 옆에 강아지 한 마리가 있네요 ㅎㅎ 마치 자기가 루돌프라도 된다는 것처럼... 살롱 드 비건은 반려동반카페입니다. 강아지 간식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카페 수익금 전...
남산 초입에 점심시간이면 늘 줄서는 백반집이 있습니다. 언젠가 꼭 한 번 먹어보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운 좋게 줄 서지 않고 입장했네요. (평소보다 일찍 간 덕분이지만...) 참고로 어떨 때는 줄을 많이 서서 12시 30분이나 되야 자리가 날 지경인데, 어떨 때는 줄서는 이가 없기도 합니다. 눈치 잘 보고 방문해보세요^^ 동그라미식당. 가게 간판은 따로 없고 천막에 '동그라미식당'이라고 적혀있을 뿐입니다. 가게 안 테이블은 7~8개 정도 있는 거 같아요. 그정도 팀만 받으면 자리는 꽉 찹니다. 다행인 건 백반집이라 회전율이 좋은 편... 백반 단일 메뉴라 따로 주문할 필요도 없고, 자리에 앉으니까 바로 밥, 국, 반찬 갖다주시더라구요~ 동그라미 백반의 가격은 1만원입니다. 근방에서 1만 원에 백반 먹기 쉽지 않거든요. (물론, 남대문 시장 안에 들어가면 찾아볼 수 있지만) 매일 매일 백반에 나오는 반찬과 국이 달라져요. 시장 사정에 따라 재료 수급 하시는 거 같습니다. 메뉴는 빨간색 제외하고 모두 리필 가능. 물론, 밥두요~ 오늘 나온 메뉴입니다. 흰 쌀 밥, 근대된장국, 계란말이, 소세지야채볶음, 참나물, 오이초무침, 깻잎장아찌, 김치. 소박한 백반 밥상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집밥을 닮아있습니다. 먹어보기도 전에 '집밥 맛 날 거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흰 쌀 밥. 밥 정말 잘 지었네요. 식감 적당하고 꼭꼭 씹으면 쌀 맛이...
'탈리스커' 네 글자가 만들어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바다입니다. 스코틀랜드 여러 섬에서 위스키가 만들어지지만, 유독 탈리스커에서 바다가 선명합니다. 바다를, 그 중에서도 섬에 딸린 바다를 사랑하는 저에게 탈리스커 증류소는 언젠가 꼭 가보고픈 곳입니다. 디아지오 2024년 스페셜 릴리즈에 언제나처럼 탈리스커가 포함됐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8년이라 더욱 기대됐습니다. 과거에 출시했던 탈리스커 8년의 기억이 너무나 좋았거든요. 과연 그 기억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궁금했던 건 '재생 오크통' 사용입니다. 돌을 이용해 재생 오크통을 만들었는데, 과연 이 오크통이 탈리스커에 어떤 맛을 심어줄지 궁금했습니다. 디아지오 2024 스페셜 릴리즈 '탈리스커 8년'은 “만약 위스키가 조수의 흐름을 이용할 수 있다면?”을 주제로 만들어졌습니다. 조수의 밀물과 썰물처럼 돌과 물로 오크통 안쪽 태운 부분을 갈아낸 후, 가볍게 재토스팅한 재생통으로 위스키를 숙성했습니다. (오크통 안쪽의 태운 부분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돌과 물을 사용해 일반적인 방법보다 원래 오크통의 풍미를 더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탈리스커 8년 58.7% - 공식 테이스팅 노트 향 : 과일 향과 바닐라 향이 가볍게 올라오고, 바닷 바람과 스모키한 향이 어우러진 상쾌한 향이 느껴진다. 바디 : 미디엄~풀 바디 맛 : 배와 사과 같은 부드러운 과일의 단맛으로...
일본 도야마현 사부로마루 증류소에서 제작한 '스모키 하이볼'입니다. 스모키한 사부로마루 몰트 위스키와 스카치 그레인 위스키 등을 블렌딩 후, 탄산수만 담아 만들었습니다. (당질, 향료, 착색료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단 맛을 배제한 드라이한 스모키 하이볼의 정석입니다. 편하게 RTD 제품으로 맛볼 수 있어서 좋네요. 피트가 은은하게 배어있습니다. 쭉쭉 들어가는데 알코올 도수가 9%로 꽤 높아서 취기가 금방 옵니다. (빠르게 마시다가 된통 당한;;) 캔 디자인은 정말 예쁜 거 같습니다. 강렬한 검정색이 눈에 띄고, 캔 뒷면에 사부로마루 증류소에서 개발한 제몬(ZEMON) 증류기 그림이 상징적으로 들어가있습니다. 김치냉장고 온도로 차갑게 해서 캔 째 빠르게 드시길 추천합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씁쓸한 맛이 좀 있네요. 천천히 드실 거라면 얼음 넣은 잔에 따라 마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탄산감이 매우 고르고 부드럽습니다. 사부로마루 증류소를 가지고 있는 와카츠루 주조가 일본에서 코카콜라 공장도 가지고 있거든요. 탄산 음료 제조 노하우는 의심할 게 없습니다. 갑자기 초밥이 당겨서 동네에서 활어초밥(광어 + 도미) 사와서 함께 마셨거든요? 역시 하이볼은 해산물과 참 잘 어울리는 마실거리입니다. 생선 감칠맛과 상큼한 초, 와사비의 매콤달콤함과 간장 맛 등을 하이볼 한 잔이 싹 정리해줍니다. 한 캔에 355ml, 세금 포함 희망 소비...
한 해 동안 블로그를 찾아온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성실한 기록의 가치를 지키며, 내년에도 위스키, 음식, 책, 세 가지를 중심으로 블로그를 만들어나가겠습니다. 2024 마이 블로그 리포트 블로그 마을로 초대합니다: 지금 내 블로그 마을을 확인해 보세요! event.blog.naver.com
일본 홋카이도 동쪽, 앗케시(厚岸)에서 만든 싱글몰트 위스키 '앗케시'와 스코틀랜드 아일라(ISLAY) 섬에서 만든 싱글몰트 위스키 '아드나호'를 비교 테이스팅하는 시음회를 열었습니다. 저를 포함해 19명이 모였습니다. 앗케시와 아드나호를 국내 수입하고 있는 메타베브코리아와 9호선 선유도역 인근 bar 몰티엄의 협력 덕에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또 석화와 토사쥬레 소스는 당산역 인근 숙성회 전문점 '당산항'에서 도움 주셨습니다. 테마는 PEAT VS PEAT. 이번 행사를 위해 준비한 멋진 포스터 한 번 보시죠. 포스터 디자인이 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페이스북 '위스키러브' 커뮤니티와 제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을 통해 행사를 알렸습니다. 그리고 몰티엄 bar에 포스터를 붙여 몰티엄을 다녀간 손님 중에 참가자를 모집했습니다. 드디어 행사 당일! 행사 시작 전에 몰티엄에 가서 행사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bar 몰티엄. 선유도역에서 매우 가깝고 건물 1층에 있어서 접근성이 아주 좋습니다. 몰티엄 창가에 붙어있던 앗케시 X 아드나호 시음회 포스터. 실물 포스터가 더 예뻤어요^^ 몰티엄 bar 내부. 사실 몰티엄은 이 날 처음 찾았습니다. 와... 그런데 위스키 라인업이 정말 화려하더라구요! 오피셜은 물론 독립병입 위스키까지 정말 다양하게 갖춰놓으셨더라구요. 위스키 좋아하는 분들에게 아주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위스키 마시...
2008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대학생 시절 쓴 글이 있습니다. 워낙 오래 전에 쓴 글이라 블로그 검색에도 잘 안걸리던 글인데 요즘 들어 조회수가 생기더라구요. 아시다시피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 때문입니다. 비상계엄 후, 여러 언론에서 '충암파'라는 집단을 계엄의 원인으로 진단했습니다. 졸업한 지 40년 지난 선배들을 하나로 뭉뚱그리기 위해 사용된 게 '충암'이라는 두 글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충암고 출신입니다. 16년 전 글은 충암고 재단이사장의 등록금 횡령을 비판하려고 썼습니다. 일본으로 교환학생 유학을 가기 직전, 한 달 정도 편의점 야간 알바를 했었습니다. 그 때 <시사 IN> 잡지에서 '충암고' 세 글자를 발견하고 반가웠는데, 내용은 전혀 반가운 내용이 아니었거든요. 졸업생으로서 비판 의견을 내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충암고 동문들을 위해 좋은 일이라 생각했거든요. 충암고등학교를 가다.(부제 : 졸업생이 본 충암고등학교) 군데군데 칠이 벗겨지고 금이 가있는 콘크리트 건물. 이것이 충암고등학교의 현재 모습이다. 졸업한 4년 전... blog.naver.com 이 글은 몇 년 동안 '충암고'를 검색할 때 상단에 위치했습니다. 조회수도 꽤 높았어요. 수많은 동문들이 이 글을 찾아와 댓글도 달아줬습니다. 그래서일까, 어느 날 충암고 학생이라며 연락해온 친구가 있었...
한강은 군대에서 처음 만났다. 휴가를 다녀온 선임이 <채식주의자>라는 책을 사와서다. 그가 다 읽은 책을 내무반 책장에 꽂아놓은 걸 몇 달 동안 바라보기만 했다. 제목과 우중충한 표지에 선뜻 손이 안가서. 어느 주말 오후, 누군가 그 책을 읽다말고 마룻바닥에 내팽개쳐놨다. 서랍장에 꽂아넣으려다 조금만 읽어볼까 싶어 책을 펼쳤다. 단번에 읽기 힘든 문장들에 읽다 쉬다를 반복했다. 며칠 걸려 읽었는데 책 속의 고통들이 몸에 아로새겨지는 것만 같았다. 몇 년이 흘러 책 <소년이 온다>를 읽고, 10년 만에 책 <작별하지 않는다>를 마주했다. 10년 전에 마지막으로 만난 작가의 10년 후는 어떤 모습일까. 한강 작가의 어떤 문장들이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작가'라는 타이틀을 안겨줬을까. 여러 가지 기대감 속에 책을 펼쳤다. 이번에는 우리집 식탁 위에 가만히 놓인 책을 집어들었다. 경하는 소설가다. 아마도 한강 작가 본인을 투영시킨 것 같다. 친구 인선은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을 하다 고향인 제주도로 돌아가 나무 깎는 일을 하고 있다. 둘은 과거, 잡지사 기자와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만났다. 지방을 함께 다니며 의기투합한 둘은 세월의 흐름으로 떨어졌지만, 함께 하겠다는 공동체 의식이 남아있었다. 인선이 제주로 간 것은 어머니의 치매 때문이다. 병들어 죽어가는 어머니를 외동딸은 거부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인선이 제주에서 마주한 것은 어머니가 아니...
지난 10월, 순라길에 있는 '비담 순라'라는 곳에서 책 <일본 위스키, 100년의 여행>을 주제로 일본 위스키 강연을 했습니다. (9월에 '비담 북촌'에서 첫 행사를 진행했었고,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이 자리를 만들기 위해 많은 분들이 애써주셨습니다. 전정찬 NH투자증권 부장님, 최호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님, 이성호 KFP(한국에프앤비파트너스) 의장님과 직원분들, 그리고 언제나 저를 지지해주시는 청담동 예배당 형님... 덕분에 2024년 가을, 순라길에서 빛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비담 순라는 창덕궁 돈화문에서 순라길에 들어서면 초입에 있습니다. 카페로 운영되는 곳인데, 앞으로 위스키를 더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이날 열린 '비담 마스터 클래스' 입간판이 운치를 더합니다. 비담 순라에는 옥상 루프탑 공간도 있는데, 이 날은 비가 조금 내려서 실내에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비담 위스키 마스터 클래스 포스터와 선인장이 기분 좋게 어울리더라구요. 예뻐서 사진 한 장 남겨놓았습니다. 이제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비담 순라 실내에 들어서면 '모던 보이' 이상들이 살던 시대가 그려집니다. 어두운 색의 테이블과 의자가 흰 벽지 속 정교한 문양을 만나 이제 막 피어난 현대를 그려내는 것 같습니다. 너무 현대적이지도, 너무 옛스럽지도 않아서 더 세련된 공간. 벽에 붙은 위스키 마스터 클래스 포스...
얼마 전에 응암동 올로로소에 가서 벤리네스를 공부하고 왔습니다. 이번 2024 디아지오 스페셜 릴리즈(SR)에 벤리네스 21년이 나왔거든요. 다른 위스키들은 맛과 향이 기억에 남아있는데, 벤리네스는 도통 기억이 안나더라구요. 그래서 벤리네스 21년 마시기 전에 벤리네스가 어떤 캐릭터였는지 상기시키려고 올로로소에 갔습니다. 벤리네스가 뭐 있냐고 여쭤보니 여러 병을 보여주시더라구요. 그 중에 세 가지를 마셔봤습니다. 독립병입 회사에서 출시한 벤리네스 싱글캐스크 위스키입니다. 각각 어떤 보틀인지 한 번 살펴볼게요. (각각의 독립병입 회사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리퀴드 트레져스 벤리네스 2008 - 2022, 13년, 혹스헤드 53.4% 독일 온라인 리커샵, 이스피릿 트레이딩. 싱글 캐스크 위스키와 럼을 메인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리퀴드 트레져스란, 이 리커샵의 독립병입 브랜드입니다. 눈을 사로잡는 라벨과 훌륭한 위스키 제품. 이들이 고른 싱글 캐스크 위스키는 그야말로 '리퀴드 트레져(액상 보물)'입니다. 한국의 스페이스컴퍼니코리아에서 단독으로 병입한 위스키입니다. 은은한 바닐라와 복숭아, 청사과와 커스타드 크림. 은은한 캐러멜 피니시가 좋았는데, 가볍게 톡톡 치면서 길게 이어집니다. 윌슨 앤 모건 벤리네스 2009, 14년 57% 셰리 캐스크 피니시 윌슨 앤 모건은 1992년부터 독립병입을 해온 이탈리아 독립병입회사입니다. 희귀 스카치 몰...
새로운 음식점을 찾아헤매다 말레이시아 음식을 판다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말레이시아 가본 적 없지만 새로운 국적의 음식을 안먹어볼 수 없죠. 예약하고 찾아가봤습니다. (오픈한 지 얼마 안되서 워크인으로 가도 아직 괜찮을 거 같은데, 상당히 만족스럽게 즐겨서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가게 이름은 아각아각. (이름 너무 잘 지은 거 같지 않나요? 발음도 좋고 단번에 기억됩니다) 회현역 4번 출구로 나오면 곧입니다. 건물 3층. 엘베 없음. 아각아각 내부인테리어는 이렇습니다. 조명과 가구 등에 라탄을 사용해서 동남아시아 느낌을 조금 주긴 했습니다만, 노골적으로 동남아 느낌의 인테리어를 추구하진 않았습니다. 노출 콘크리트에 테이프로 무심한 듯 붙여놓은 메뉴들도 인테리어에 한 몫. 창가에 놓인 형형색색의 그림 한 점이 식욕을 당깁니다. 메뉴판 1. 동남아음식은 잘 모르니 직접 보고 헤아려주세요. 메뉴판 2. 메뉴판 3. 음료. 이리 보고 저리 보다가 이렇게 시켜봤습니다. 나시르막 뇨냐락사 나시고렝크탐 아얌고렝(닭 튀김) 망고후르츠 에이드 망고스틴 캔음료 물티슈. Terima Kasih가 무슨 뜻인지 찾아보니 "고맙습니다"였습니다. 엄근진 표정의 호랑이로부터 감사인사를 받으며 손을 닦고... 테이블 세팅해봅니다. 물컵이 귀엽네요. 하나쯤 갖고 싶은 컵입니다. 망고스틴 캔음료. 달콤한 망고스틴 맛 그대로~ 망고후르츠 에이드 망고의 달콤함과 패션...
평일 점심, 시청역에서 일하는 직장인은 동료들과 조금만 걸으면 짧은 도심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회현역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남산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에 있는 계단집에 가보기로 합니다. 다소 경사가 있는 오르막을 걸어올라갔더니 나오는 계단집. 사진 속 계단을 통해 계단집으로 걸어올라갑니다. 영차 영차. 계단 몇 개 올라가자 2층짜리 집이 나오는군요. 이렇게 생긴 곳입니다. 지은 지 오래된 집같은데 외관 벽을 깔끔하게 칠하고 노란 조명을 예쁘게 달아놓았습니다. 1층에서 음료와 디저트를 주문하고, 1층과 2층에 자리가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도 한 몫 거들구요. 계단집 1층 내부입니다. 바닥이 나무인데 기름걸레질 해야할 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땐...) 에어컨 아래에 귀여운 계단집 로고도 있군요. 메뉴. 커피부터 에이드까지 마실거리가 다양하고, 먹거리도 풍성하네요. 양갱, 크로플, 와플 등등 있습니다. 먹거리는 수제 양갱을 가장 추천하는 것 같고, 커피는 계단집 블렌디드와 계단집 먼슬리(매 월 교체되는)가 좋아보였습니다. 계단집의 여러 가지 마실거리들. '버터스카치라떼'에 스카치 위스키 들어가냐고 여쭤봤더니 아니라네요 ㅋㅋ 음료 만드는 곳을 살짝 들여다봤습니다. 여러 가지 기물들이 잘 정돈되어있는 모습. 왼쪽에 걸려있는 돌과 시멘트 조합은 실제 벽면입니다. 유리창이 있어서 바깥으로 벽면이 보이더라구요. 음료를 ...
배우 박서준이 일본 위스키 증류소(미야자키현)와 함께 위스키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오스즈야마 증류소는 '백년의 고독'이라는 유명한 오크통 숙성 소주를 만드는 구로키 본점에서 2019년에 설립한 곳입니다. 소주를 만들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차남 구로키 신사쿠(黒木信作) 씨가 맡고 있습니다. 현재 위스키 생산량은 1배치 맥아 0.8톤. 스틸은 스테인리스 스틸의 소주용 2기, 위스키용 1기, 그리고 스피릿용 1기, 총 4기로 위스키는 소주용 스틸에서 1차 증류를 한 후 구리 재질의 위스키용 스틸에서 재증류를 합니다. 현지 미야자키현산 삼나무로 만든 발효조는 소주와 겸용. 매시턴은 미야케제작소 제품. 구로키 본점은 농업 생산 법인 '되살아나는 대지의 모임'을 운영하며, 자체 농장에서 소주와 위스키의 원료가 되는 고구마와 보리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또한 보리 제분도 온실 안에서 수작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니까 싱글몰트로 나오는 거 같은데, 실물이 나와봐야 정확히 알 거 같습니다. 아래 내용 참고 부탁드립니다. 배우 박서준과 주식회사 스타베이스, 그리고 '백년의 고독'으로 유명한 구로키 본점의 오스즈야마 증류소, 3자가 공동으로 새로운 위스키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 프로젝트의 기념비적인 첫 번째 출시작은 박서준이 오스즈야마 증류소와 함께 독자적인 블렌딩으로 완성한 위스키 '26'이다. '26'은 박서준이 크리에이터로 참...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러 종로5가로 향했습니다. 나이 들면서 서울 각지와 서울 외곽 등으로 흩어지다보니 가장 만나기 편한 곳은 종로 일대네요. 이번에는 종로5가에 있는 친구 단골 고깃집에 갔습니다. 종로 5가 '백제정육점'입니다. 외관부터 세월이 느껴집니다... 백제정육점이 있는 종로5가 골목은 처음 가본 거 같아요. 술집들이 상당히 많더라구요... 날씨가 추워지니 슬슬 술이 당기는데 이런 곳을 알아버려서 난감하네요. 남자 넷이 모여 들어갔습니다. 가게 내부입니다. 밖에서 본 것보다 가게가 훨씬 넓더라구요. 테이블 수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저녁 6시 조금 지나니까 만석...) 메뉴입니다. 친구는 늘 여기에서 육회랑 차돌박이를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육회 500g 3만 9천원, 차돌박이 500g 4만 7천원입니다. 추가로 육사시미랑 간천엽 주문했습니다. (간천엽 서비스로만 먹다가 주문해 먹는 건 너무 오랜만인 듯...!) 세트, 특수부위, 모듬 등도 많이 시켜드시더라구요?! 다음엔 다른 메뉴도 도전해봐야겠습니다. 고기는 여기에 구워먹습니다. 돌판 위에 종이 호일~ 육수. 이거 무한 리필입니다. (단, 직접 떠가야함) 육수에 파 넣고 소금좀 쳐서 한 숟가락씩 먹으면 이 계절에 완전 술도둑이죠?! 육회 500g 나왔습니다. 살짝 얼어있는 육회가 녹으면서 식감 & 맛이 살아납니다. 배와 육회 모두 얇게 썰어서 크게 한 뭉텅이 집어먹으면 입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