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부산 여행. 도착하자마자 계란빵 하나 덥석 먹고 남포동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산꼼장어집을 찾았다. 산꼼장어와 과메기가 여행 첫날의 목표로 삼았다. 20번 산꼼장어집은 처음 가보는 곳이라 도착하기까지 조금 헤매었다. 타 블로그 포스팅을 보니 자갈치시장으로 주소를 잡아놔서 그쪽에서 한참을 헤맸다. 자갈치시장 생선구이집 골목 혹은 남포동 제일횟집을 찾으면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이 위치에 가게들은 반은 실외요 반은 실내와 같은 곳이었다. 재밌는 곳이다. 겨울에 와서 그렇지 여름에 오면 더 운치 있지 않을까. 열린 비닐 벽 건너로 바닷소리도 들릴 테니. 20번 가게 간판 위에 보면 40년 전통으로 소개하는데 아마 근처 가게들도 그쯤 될 것이다. 다 비슷한 시기에 생겼을 테니 말이다. 밖에서 보면 좁은 테이블로 4개의 테이블이 전부. 아기자기하다. 메뉴는 다른 것 없이 꼼장어로 대 중 소, 그리고 소금구이냐 양념구이냐로 나뉜다. 사진이 둘 붙어있는데 황교익 씨와 아래로 박상현 작가분이 나란히 가게 사장님하고 사진을 찍었더라. 사실 박상현 작가분의 팬으로 그분의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이 집이 나와 선택한 것도 있다. 부산에서 어딜 가야 할지 방향을 알려주는 몇 분 중에 한 분이랄까. 이 집은 오로지 국산 꼼장어를 사용하며 살아있는 것을 사용한단다. 단일 메뉴로만 하기 참 힘들 텐데 이런 거 보면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
약수역 인근이 재밌는 점은 막국수 집이 몇 모여있다는 점이다. 어쩌다 이렇게 모여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유를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 듯하다. 진남포면옥, 처갓집과 함께 약수역에서 막국수로 찾을 수 있는 만포막국수가 오늘의 방문지이다. 오후 2시에 방문했는데 브레이크 타임이 없기 때문에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이북식 찜닭이 있는 곳이다 보니 고민을 좀 했다(아- 좀 더 고민한 뒤 먹어볼 걸 그랬다). 결정은 각자 막국수 한 그릇씩 먹고 접시만두를 주문했다. 그리고 중간에 동동주를 주문하면서 메밀파전을 추가했다. 배추김치는 새로 담근 모양인지 샐러드처럼 덜 익은 배추의 아삭한 식감과 진한 양념 맛이 난다. 깍두기도 거의 익은 편이 아니라서 역시 아삭. 이북식 찜닭을 가진 집 치고는 양념이 좀 있다 하겠다. +접시만두 이북식 만두가 으레 그렇듯 한 입에 먹긴 어렵고 반을잘라야 먹을 수 있는 크기의 만두이다. 피는 촉촉하게 젖어있어서 그런지 부드럽게 먹을 수 있었고 속은 담백하면서도 좀 간간한 맛이다. 김치처럼 이북식 만두라고 하기엔 기름기도 있고 간도 있는 편이 되겠다. 김치를 넣는지 붉은 기운이 도는 걸 보면 아마 이 부분이 간간한 맛을 내주지 싶다. +물 막국수 어젯밤에 먹은 술이 많았던 터라 속을 달래기 위해 육수부터 우선 들이마셔본다. 조미료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지 순수한 동치미국물의 맑음과 새콤한 맛이 훅 들어온다. 감칠 맛은 좀 덜...
오늘을 살기 위한 몸부림. 야그너의 저녁식사로 선택한 곳은 청국장집이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이 라인의 가게를 하나씩 가보는 게 낙이 되었다. 작은호프, 달잔, 숯칼. 모두 같은 골목에 있는 가게 들이다. 혼자서 식사하는 단골 분들이 많은지 들어왔을 때 한 분이, 나갈 때 즈음 다른 한 분이 들어오셨다. 메뉴는 세 가지로 청국장, 오징어볶음, 낙지볶음. 식사 메뉴로는 청국장 단일 메뉴이며 두 가지는 안주에 가깝다. 두루 먹어보고자 청국장과 오징어볶음 하나씩 주문했다. 단일 메뉴인데다가 준비가 다 돼있는지 청국장은 빠르게 나왔다. +청국장의 구성 네 가지 반찬과 숭늉 한 그릇이 나오는 보기만 해도 구수해지는 구성이다. 김치는 배추김치와 열무김치가 같이 들어가 있으며 콩나물 무생채까지 비벼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바로 드는 반찬이었다. 숭늉의 퍼진 밥과 그 끓인 물로 먼저 속을 달래고 먹기 시작했다. 콩보다는 큼지막한 두부와 호박이 한가득 들어간 청국장이었다. 호박은 진하게 청국장 국물을 머금고 있으며 오래 끓여 놨는지 두부만큼이나 부드러웠다. 고추장 없이 청국장만 넣어 비벼 먹어도 맛깔나고 간도 적당했다. 고추장을 안 넣으니 부담감도 적어진다. +오징어볶음 조미료라는 기교를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무난하고 평범하다. 빨간 양념인데도 맵지도 짜지 않은 맛은 편안. 이렇게 편안하니 한 번에 여러 개씩 먹는 속도도 빨라진다. 또 오징어는 신선...
양재동 근무 이틀째. 퇴근하고 방앗간에 들렸더니 글쎄 만석이다. 어쩔 수 있나... 다른 곳을 찾아야지. 마침 더덕순대가 생각나서 다행이었다. 태기산, 낯선 지명이다. 지도 앱을 켜서 검색해 보니 강원도 횡성에 있는 곳이다. 횡성이라니 더덕이 많이 나올 거 같다는 생각에 가게 이름이 자연스레 연결된다. 족발, 보쌈, 감자탕, 수육, 순대 국밥... 돼지고기 전문이다. 한 번에 즐겨보자는 생각에 순대 정식으로 주문. 순대 정식을 기다리는 동안 먼저 나온 김치부터 맛을 본다. 배추김치는 시원한 맛이 있고 잘 익은 맛. 깍두기는 단 맛은 있지만 적다할 수 있고 매콤한 뒷맛까지 있으며 잘 익었다. 특별하진 않았지만 과한 맛이 없는 게 좋다 보니 양쪽 김치 다 비워냈다. +순대정식 구성은 수육, 야채순대, 순댓국. 수육은 조금 얇게 썰었다면 어땠을까? -수육 수육은 두툼한 게 단점이긴 하나 배추김치 올려먹는 것과 잘 어울렸다. 물론 쌈장, 새우젓만 올려도 좋을 정도로 촉촉한 고기의 상태도 좋다. -순대 순대는 속이 꽉 차있으며 돼지 냄새를 잡아내고 고소함이 있었다. 가게 한 편의 글귀에는 더덕의 효과라고 하는데 글쎄 거기까지는 지식이 짧아 잘 모르겠다. 팔팔 끓는 모습만 봐도 추위가 가신다 -순댓국 부추가 한가득, 국물은 하얗다기보다 맑은 편에 속한다. 간이 안 돼있어 새우젓과 소금을 넣어 맞춘다. 보이는 것처럼 맑은 맛이긴 하나 진득함을 한...
친구와의 약속으로 한 번 가본 후 오랜만에 찾은 우리집만두. 선릉을 지나다니면서 꽤 오랫동안 본 곳이기도 하다. 보통은 고기만두가 있을법한데 만두는 고기만두 없이 김치만두 한 종류이다. 배추김치와 동치미는 주문하면 플라스틱 통으로 제공, 먹을 만큼 덜어 먹게 된다. 배추김치는 겉절이로 양념의 맛이 강해 담백한 칼국수와 어울릴 것만 같다. 매운 칼국수와 같이 먹었으니 크게 활약은 못했지만 볶음밥을 먹을 때부터는 활약하기 시작. 동치미는 평범했는데 매운 칼국수와 먹을 때의 궁합을 생각했을 것 같다. 반찬은 단무지와 오이김치가 더 나왔다. 오이김치라고 하기엔 고추장이 아닌 양념장에 버무리긴 했지만 말이다. 미리 준비돼서 매운 칼국수와 함께 나왔던 볶음밥 재료. +버섯 매운 칼국수 버섯은 느타리버섯과 팽이버섯이, 야채는 쑥갓, 양파, 파가 골고루 들어간다. 만두와 얇게 썰은 감자는 두 개씩. -국물 매운이라는 이름에 붙어있으나 매운맛까지는 아니다. 얼큰하다는 정도로 자극적이진 않았다. -만두 양념에 푹 담겨서 그런지 만두 본연의 맛은 제대로 못 본 것 같지만 -칼국수 면 우동면을 먹는 것처럼 부드러운 칼국수 면이다. +볶음밥 3단계로 나뉘어서 조리해 주시던 볶음밥. 첫 단계는 남은 칼국수 국물을 옮겨 담고 냄비에 얇게 밥과 야채를 까는 것에서 시작한다. 군데군데 들어간 후추를 볼 수 있어서 볶음밥치곤 독특했다. 두 번째 단계는 계란이 익을 ...
학동역에서 약속이 잡히던 날, 찾아가게 된 류몽민. 특별히 알고 찾은 건 아니고 지도검색을 해보니 꽤 인기 있는 가게였던 것 같다. 2층이지만 골목으로 올라가면 1층과 다름없는 곳이었다. 들어가기 전에 슬쩍 본 메뉴판.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 앉아서 쭉 예습 시작. 류몽민이라는 이름부터 소개하고 넘어간다. 유목민이라는 이름에서 시작했고 모임 류, 꿈 몽, 백성 민의 뜻을 가지게 됐다는 이야기. 추천 메뉴인듯했다. 닭갈비는 닭갈비+토핑으로 구성이라 보면 되겠다. 주문은 닭갈비에 모둠 토핑과 고구마를 추가. 적혀있진 않았지만 모둠 토핑에 일부 고구마가 들어간다. 닭갈비 세트에는 비빔국수, 음료 포함 구성이라 풍족한 구성이라 할 수 있다. 그다음은 부대전골을 소개. 자주 나가는 메뉴는 아닐 거 같은 건 만석일 때 둘러보면 손님들의 대부분은 닭갈비를 먹었기 때문이다. 그 외 메뉴들. 여기선 비빔막국수가 세트로 구성되었으니 따로 주문하지 않았으며 돈까스를 추가. 음료 메뉴. 류몽민에서 소개하는 닭갈비 먹는 추천 방식. 그냥, 소스와 또띠아, 깻잎, 치즈와 함께하는 방식으로 먹어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취향대로 먹으면 네 가지 방식보다 많아진다. 닭갈비에 소스만 찍어 먹어도 꽤 괜찮은 방법이었으니까 말이다. 긴 기다리는 동안 한 잔 시작. +반찬 그리고 셀프 반찬 셀프 코너에서는 반찬 다섯 종류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야채, 마늘,...
일하는 곳 근처의 닭구이 전문점인 숯칼. 저녁시간에 몇 번 지나가다 보고 야근 저녁에 한 번 방문. 흔치않은 닭구이 전문점이라는 게 호기심을 불렀다. 점심 메뉴도 있으나 현재는 잠시 쉬는 중이라고. 닭 특수부위 2인과 더덕구이부터 주문을 넣어둔다. 특수부위에는 목살과 안창살이 있으나 손님 수요에 의해 목살만 제공된다. 기본 반찬은 나름 담그시는 모양. 무생채가 닭 목살하고 잘 어울렸던 게 기억에 남는다. 가지는 부드럽고 따끈. 숯을 넣고 불을 피우는 것으로 준비 시작. 나오는 데 좀 오래 걸린다 싶었더니 초벌을 해서 나온다. 어쩐지 굽는 소리가 주방 쪽에서 들리더라니. +닭 특수부위 앞서 말했듯이 목살만으로 구성되어 나온다. 다 굽기 앞서 소스 세 가지를 주는데 소금 후추, 매콤한 양념장, 다진 마늘이 들어간 마요네즈 소스였다. 목살에는 소금 후추를 추천하는데 그 말대로 잘 어울렸다. 목살은 양념을 재워뒀는지 약간의 단 맛과 감칠맛이 있으며 소금을 찍으면 단짠의 조합이 된다. 단짠의 조합 뒤에는 구워진 불 맛과 담백함이 남으며 쫄깃한 식감도 있으니 별미이긴 하다. +더덕구이 주문하니 바로 써는 과정이 있어 시간이 좀 걸렸다. 게다가 구울 필요 없이 구워져서 나와 바로 먹을 수 있었다. 더덕 특유의 결대로 씹히는 식감이며 양념이 단 편이다. +닭갈비 목살과 다르게 초벌 없이 나오며 소갈빗살과 비슷한 뼈가 붙은 살의 형태로 나온다. 양념...
사람들을 따라 찾아가게 된 맛뜸최가뼈다귀 해장국. 걸어가며 들은 이 집의 정보는 양이 많다는 것 정도. 한 끼 식사를 위해 찾아간 것치곤 거리가 있는 편. 그리고 도착했을 때 시간이 이른 점심임에도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잠시간의 기다림 끝에 들어간 가게는 오래된 식탁과 의자로 옛날 느낌이 가득. 일하시는 아주머니들은 바빠 보이는 와중에도 보이는 친절함이 대단했다. 그리고 오래 일한 베테랑분들이라서 그런지 뼈다귀 뚝배기가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물 흐르듯 여유 있게 탁탁 테이블에 놓였다. 배추김치, 깍두기에 풋고추 몇. 그리고 독특하게도 할라피뇨 피클이 나온다. 배추김치는 겉절이에서 익기 시작하는 단계로 짭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다. 깍두기는 아삭한 식감이며 반 정도 맛이 들었다. 두 김치 종류가 깔끔한 맛이라 부담 없었으며 이 집 뼈 해장국의 곁들임에 최적이었다. +뼈다귀 해장국 추천받아 찾아갔으니 설레는 순간. 막 나온 뼈다귀 해장국을 받았을 때였다. 다른 곳보다는 붉은 기운이 강하다는 색감이 있는데 맛에서 자극적이거나 매운맛은 아니다. 위에 가득 올라간 우거지 한 점부터 먹어보니, 신선한 우거지의 향이 강하다. 우거지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던 고기 붙은 뼈 하나를 옮겨 담았다. 다고나니 양의 많다는 말이 실감 나는 순간. 꽤 많은 양의 고기가 뼈에 붙어있었으며 뼈에서 쉽게 분리된다. 좋...
논현동에 위치한 작은 술집 겸 밥집인 달잔. 저녁시간만 영업하는 걸 보면 술집에 가깝다고 해야 할 듯 하나 저녁식사로 갈 수 있어 방문해 보게 되었다. 왠지 익숙한 공간구조를 가지고 있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마 이 가게 이전의 가게를 방문했던 것 같다. 달잔이라는 이름답게 여기저기 달에 대한 소품과 이야기가 가득. 안주 메뉴 그리고 식사 메뉴. 보아하니 메뉴가 캐주얼해서 어떤 걸 주문해도 무난하고 편해 보인다. 주문은 크림두부리조또, 투움바파스타, 크림새우. +크림두부리조또 먹기 좋게 자그마한 깍둑썰기로 썰어낸 두부를 부쳐 리조또에 섞어 마무리했다. 크림베이스지만 베트남 고추로 느끼하지 않으며 두부가 전체적인 맛을 담백하게 해준다. 두부와 옥수수 완두콩과 베이컨 양이 꽤 많았다 옥수수, 완두콩, 베이컨 등 이 들어가며 아낌없는 재료 정통의 것이 아닌 달잔만의 방식으로 만든 리조또. 두부가 들어가는 것부터가 그랬지만, 캔 옥수수에 완두콩까지 들어가다 보니 독특하게 느껴졌다. 재료를 듬뿍 사용하는 편이며 한 그릇 양이 꽤 많은 편이었다. 이런 캐주얼함 때문인지 나폴리탄이 생각났다랄까. +투움바파스타 파스타는 공통적으로 기본 1.5인분의 양으로 나오며 요청 시 1인분으로 조정 가능하다고. 여러 음식과 함께 셰어하기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일행분이 주문하여 살짝 맛만 봤는데 소스의 진한 맛이 좋았다. +크림새우 식사만 하기엔 아쉬워서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