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용어
11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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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예술 산책
1,606공연전시 전문블로거
참여 콘텐츠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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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예술가, 코넬리아 파커 회고전 : Tate Britain

1956년생 코넬리아 파커의 대형 회고전이 열렸던 2022년 봄, 오프닝 전부터 2003년에 발표했던 작품을 부활시켜 테이트 브리튼 로비에 미리 전시함으로써 흥미진진한 귀환을 예고했다. THE DISTANCE (A KISS WITH STRING ATTACHED), 2003, Auguste Rodin The Kiss 1901-4 and a mile of string 누구나 알만한 로댕의 <키스 >조각품에 관계(& 구속)를 연상시킬만한 밧줄을 둘렀다. 테이트에서 사랑받는 대작과 이만한 컬래버레이션 허락을 받아낼 수 있는 작가에 대한 흥미가 폭발할만했다. Thirty pieces of silver, 1988-89 Cold Dark Matter: An Exploded View, 1991 Perpetual Canon, 2004 거대 설치미술로 유명한 코넬리아, 많은 개념미술 작품이 관람객들의 지적 수준을 시험하듯 난해함으로 무장하고 있어 불편할 수 있지만 최소한 그녀의 작품은 볼거리가 있다. 인스타그램용으로 훌륭한 배경이 되는 작품이라서 어느 정도 대중성을 유지하는 거라 짐작하지만, 꽤나 직접적으로 속시원히 설명하는 작가의 성격도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작품 아이디어와 제작 과정에 대한 설명이 작품 자체만큼 중요한 개념미술에서 작가가 세계적으로 파급력 있는 주요 언어인 영어를 모국어로 쓴다는 사실은 엉뚱하지만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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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로코코, 플로라 유크노비치 : Wallace Collection

18세기 로코코 전성기를 이끈 프랑수아 부셰의 작품과 이아지는 연작처럼 걸어둔, 21세기의 로코코를 이끄는 플로라 유크노비치의 작품. 두 점이라 아쉽고 두 점으로도 충분한 전시였다. 조용히 작품을 마주하고 앉아 다른 관람객들의 대화를 저절로 엿듣다보니 다 나와 같은 생각 ㅎㅎ 이제 플로라 유크노비치는 어떤 새 작품을 할 수 있을까. 1층에서는 요즘 갤러리처럼 하얀 벽에 액자에서 커낸 캔버스 자체로 걸린 18세기의 부셰 작품을 볼 수 있고, 2층에서는 화려한 벽지를 배경으로 금테 액자를 입은 21세기 플로라 유크노비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부셰의 작품은 직접 보는 편이 감동이지만 사진으로 보면 오래된 달력 그림처럼 시시해 보인다. 반대로 플로라 유크노비치의 그림은 직접 보는 것보다 사진으로 보면 훨씬 자극이 세다. '동시대적'이란 의미는 이렇게 다가온다. 과거에 갇혀 이 시대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 과연 플로라 유크노비치의 작품에 웃을 수 있을까. 로코코에서 영감을 가져와 전통 기술 노하우와 노동 집약적 회화를 하면서 작품 제목으로는 개념미술을 하는 화가, 플로라 유크노비치. 이제 겨우 서른넷, 순식간에 로코코를 현대미술계로 재배치한 그녀의 앞날을 걱정하는 동시에 기대한다. 작지만 특별한 이 전시는 무료로 월리스 컬렉션에서, 2024년 11월 3일까지. 미술시장의 신데렐라, Flora Yukhnovich의 2년 후 2년 전 소더비 경...

202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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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표현주의 : 런던 크리스티 & 소더비

절망과 희망을 오가며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창조했던 독일 표현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끔찍한 세계 대전을 두 번이나 겪은 세대가 온전한 정신으로 전쟁 후 삶을 산다는 게 오히려 더 큰 정신적 문제가 아닌가 싶은 의문이 든다. 오히려 이른 자살이나 은둔 생활로 그 시대를 마무리한 예술가들의 정신이 정상에 가깝다는 조심스러운 추정은... 도저히 손가락으로 다 꼽을 수 없는 전쟁 사망자 수에 기겁해 결국 로마인 이야기를 다 읽을 수 없었던 사람의 생각이다. 전쟁 사망자에게 직계 가족이 단 두 명씩만 있다고 해도 직접적으로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 대부분마저도 전쟁 트라우마를 겪게 되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다. 물론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영광스러운 서술이 전쟁사뿐만 아니라 개인사에서도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과연 얼마나 인간적일까. 독일 슈투트가르트 미술관에는 독일 표현주의와 신즉물주의 대표 화가라 할 수 있는 오토 딕스 작품이 대량 모여있는데, 두 번의 세계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그의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얼마나 많은 모순과 자기변명이 반복되는지 모른다. 그러니 끝까지 살아나갈 수 있었겠지. 시대에서 도려낸 그림, 예술가의 삶에서 분리한 작품을 보는 경매장 전시회. 오토 딕스 : Kunstmuseum Stuttgart 오토 딕스(Otto Dix, 1891-1969)의 주요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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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초현실주의 : Hamburger Kunsthalle

함부르크의 깊고 넓은 미술관 in 2022 독일 낭만주의 회화를 대표하는 것은 물론 함부르크 미술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 카스파르 프리드리히의 그림으로 디자인한 미술관 입장권에는 앱을 이용한 미술관 오디오 가이드를 광고하기 위해 안개바다 위에 선 방랑자가 헤드폰을 쓰고 있다. 초현실주의를 아티스트의 자아가 확대되기 시작하는 낭만주의부터 거슬러 올라가 설명한다면, 이 입장권 속 그림이야말로 멋진 초현실주의 예시다. Christ in Limbo, Hieronymus Bosch follower, 15/16th century 이성과 논리가 통하지 않는 점을 초현실주의 특징으로 꼽는다면 인간의 정신을 화폭에 기괴하게 펼쳐낸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 1450-1516)도 초현실주의자라고 할 수 있을까. 초현실주의로 근현대미술 전시를 마무리하고 중세 미술 전시관 입구에 자연스럽게 히에로니무스 보스를 걸어두었던 걸 보면 함부르크 미술관 큐레이터들을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The Birth of the Liquid Fears, 1932, Salvador Dalí(1904-1989) Swift Hope, 1927, René Magritte(1898-1967) 영감을 주는 예술가 : 마그리트 미술관 벨기에 불어권 마을에서 태어난 마그리트에게는 당대의 예술가들이 모여들던 파리 대신 브뤼셀이 주 활동 ... blog.n...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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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표현주의 : Hamburger Kunsthalle

건물을 증축해 시대별로 작품을 나눈 함부르크 미술관은 마치 거대한 미술사 사전 같다. 소장품도 그냥 늘어놓지 않고 지금 이 시대에 어울리는 주제로 작은 전시회처럼 엮어두었다. 하지만 근대야말로 이야기보단 선과 색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새하얀 벽에 걸었다. Still Life with Masks, 1896, James Ensor(1860-1949) 제임스 앙소르 : Mu.zee 1860년, 벨기에 해안 도시 오스텐데에서 태어나 한 도시에서 아흔 평생을 살다간 제임스 앙소르. 제임스,라... blog.naver.com Lake Thun with the Stockhorn Mountain Range, c.1910, Ferdinand Hodler(1853-1918) Winter Forest, 1900/o1, Edvard Munch(1863-1944) / Kneeling Youth, 1898, George Minne(1866-1941) / View into Infinity, c. 1903, Ferdinand Hodler(1853-1918) 주변 국가 화가들을 데려와 독일 표현주의를 보다 광범하게 보여주는 함부르크 미술관, 근대 미술 전시관. Madonna, 1893 - 1895, Edvard Munch(1863-1944) Girls on the Pier, 1901, Edvard Munch(1863-1944) Girls on the Shore, 1...

202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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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세티와 라파엘 전파 : Tate Britain

벌써 10월 말인데! 올해 테이트 브리튼에 한 번밖에 안 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분명 일상 동선과 동떨어진 위치 탓도 있지만 테이트 브리튼 전시는 항상 과해서 부담스럽게 다가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명 화가의 이름을 앞세운 전시 타이틀과는 달리 등장인물이 너무 많고 메시지는 불분명해서 혼란스럽다. 게다가 지나치게 시대성에 따르려다 보니 전시 포커스가 어긋나고 구성이 복잡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올해 상반기 전시의 꽃으로 기대했던 'Rossettis'도 그랬다.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그림을 메인 포스터로 세우고 전시 제목만 “복수형”으로 바꾸면 관람객들이 알아서 짐작해야 했을까. 로세티와 형제자매들, 그 주변인들까지 총출동시킨 전시회는 물음표의 연속이었다. 라파엘 전파를 좀 안다고 생각했던 나조차도 혼란스러웠다.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보러 왔다가 크리스티나 로세티의 시를 곱씹고, 전혀 예상치 못한 엘리자베스 시달의 그림까지 실컷 봤으니 말이다. 역사 속에서 잊혀진 여성 예술가들을 드러내기 위한 좋은 의도였겠지만, 제대로 편집하지 않은 책을 결말이 궁금해서 꾸역꾸역 읽어나가는 기분으로 본 전시였다. 그래서 실제 전시와 이 글은 다르다. Ecce Ancilla Domini!, a depiction of the Annunciation, 1850, Dante Gabriel Rossetti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에는 존 에버렛 밀레이 동상이 ...

20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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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성미술의 성지 : Murray Edwards College

유럽에서 가장 방대한 여성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의외의 장소, 케임브리지 대학 내 Murray Edwards College. 미술관처럼 특정 공간이 아닌 칼리지 건물에 펼쳐진 컬렉션을 관람하기 위해 안내 데스크에 방문 목적을 말하고 (무료) 입장하면 된다. 영국의 유서 깊은 대학은 대부분 'College'라는 작은 대학들의 연합체이고, 1950년대까지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여자가 입학할 수 있는 칼리지는 단 두 곳뿐이었다. 1954년, 찰스 다윈 가문의 지원으로 문을 연 'New Hall College'가 케임브리지 대학 안에서는 세 번째 여자 칼리지였고, 2008년, 졸업생 Edwards 여사로부터 480억 원의 기부금을 받으면서 칼리지 이름을 바꿨다. Murray Edwards College 칼리지의 초대 학장이었던 머레이 박사와 영국 대학 역사상 가장 큰 기부금을 내놓은 에드워즈 부부의 姓이 합쳐진 새 이름. The Women’s Art Collection 로비에서부터 트레이시 에민을 만나고, 창밖으로 눈길을 돌리면 야외 조각품이 보인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케임브리지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데다 현대에 지은 건물 자체도 독특한데, 런던의 대표 브루탈리즘 건물, 바비칸을 지은 건축가 그룹인 챔벌린, 포웰 & 본이 여성 교육을 매니페스토 삼아 디자인했다. 500여 명의 학생들이 공부하며 지내는 곳이라 건물은 넓...

20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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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인상파들 : 함부르크 미술관

The Pond at Ville-d'Avray, 1861/69, Camille Corot(1796-1875, Paris) 80여 년에 걸친 긴 생애 동안 사실주의부터 인상주의에까지 영향을 미친 카미유 코로. The Grotto of the Loue, 1864, Gustave Courbet(1819, Ornans, France - 1877, La Tour-de-Peilz, Switzerland) 사실주의 미술의 선구자, 쿠르베. 이들을 시작으로 자연스럽게 19세기 말 낭만주의에서 인상주의로 넘어가는 변화기를 엿볼 수 있는데, 파리에서 시작된 인상주의가 1차 세계 대전으로 멈춘 반면 독일에서는 1920년대까지 지속되어 많은 독일 화가들이 발을 담갔다. Emilie Menzel Asleep, 1848, Adolph Menzel(1815, Poland - 1905, Berlin, Germany) 독일 사실주의에 불을 밝힌 아돌프 멘첼은 역사화로 명성을 얻었지만, 소소한 실내 장면을 화폭에 담으며 인상주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린다. 19세기 유럽의 미술은 파리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었지만, 이 변화의 물결은 산업혁명으로 국가 간 교류가 수월해지면서 시차를 두고 유럽 곳곳으로 흘러갔다. Studio Wall, 1872, Adolph Menzel(1815, Poland - 1905, Berlin, Germany)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인상파...

2023.03.01
9
독일 낭만주의, Philip Otto Runge : 함부르크 미술관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Caspar David Friedrich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와 나란히 독일 낭만주의 화풍을 대표하는 필립 오토 룽게Philip Otto Runge<아침> - 이미지로 볼 때마다 실제 작품 크기가 작고, 가까이 다가서면 그 디테일에 소름이 끼쳐서 뒷걸음질 치게 만드는 그림이다. Morning(first ver.) 1808, Philipp Otto Runge 1877년생 룽게는 프리드리히 보다 3살 어린 동시대 화가로 당시에는 스웨덴령이었던 발틱 해안 도시에서 각각 태어났다. 룽게와 프리드리히 둘 다 코펜하겐 아카데미에서 수학해서 학교 선후배 관계라 일찍이 친분을 쌓았다. Philipp Otto Runge, 자화상, 1805 부유한 집에 태어나 병약했지만 원하는 교육을 다 받을 수 있었던 룽게는 드레스덴에서 독일 낭만주의 기틀을 닦은 시인 Ludwig Tieck를 만났고, 바이마르에서 공부할 때 지금도 독일의 대문호로 불리는 괴테를 만나 평생 여러 분야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Morning(second ver.) 1808, Philipp Otto Runge 룽게는 17세기 독일 신비주의 사상가, Jacob Böhme에 빠지면서 낭만주의 화풍을 더 깊이 있게 파고든다. Amaryllis most beautiful, 1808, Philipp Otto Runge 영국의 산업혁명과 프랑스...

202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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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초현실주의 흐름 : Tate Modern

이 블로그 포스팅의 제목처럼, 마치 학술 논문을 그대로 옮겨둔 전시회 같아 관람이 매우 피곤했다. Surrealism Beyond Borders 24 FEB – 29 AUG, 2022 @Tate Modern 위 두 작품 중 하나는 1950년대 한국작가의 작품 - 어떤 작품, 누구의 작품일까요? 초현실주의라는 장르는 세계 동시다발적으로 개시되었고, 무엇을 그리는지 보다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앞세운 커뮤니티였다. 초현실주의와 어울리지 않는 이집트와 한국부터 남미 구석구석까지 초현실주의를 정체성으로 삼은 작가들이 있었고, 근대적 이념과 보수적 가치에서 벗어나는 사회운동과도 이어져 유독 여성작가들이 많이 등장할 수 있었다. 물론 미로처럼 특정 예술 사조에 묶이기 싫어 매니페스토에 함께 하지 않은 이도 있었지만, 미로도 결국 초현실주의 전시에 늘 소환되는 작가가 되었다. 포스팅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전시를 보러 다니지만 다른 사람들도 보러 갔으면 하는 전시회에 대해 먼저 얘기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쓴 글을 보면 나 스스로도 "얘는 왜 자기가 봤던 전시는 다 좋대"란 말이 절로 튀어나오는 것이 사실 ㅎㅎ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내가 보고 좋은 전시일수록 다른 사람들도 부추겨 보라고 하고 싶고, 오히려 너무 깊은 감동을 남기는 전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게 되고 순간순간 다시 열어보며 곱씹어 보고 글을 쓴다. 그런데 좋지 못했던 전시에 대해...

202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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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테라피, 밀턴 에브리 : Royal Academy of Arts

미국의 마티스, 로스코의 스승 등으로 불리는 밀턴 에브리(1885-1965, 미국)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16살 때부터 공장 노동자로 일하다가 20살이 되어서야 야간학교에서 미술을 접한다. 그의 초기 풍경화는 마치 하늘과 땅, 풀과 나무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목격하고 그린 것처럼, 고요한 가운데 저마다 캐릭터가 있는 자연이 말하는 역동적인 이야기가 들린다. The Auction / In the Spotlight / Both c.1930s 30대에 들어서야 적극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야간에 일을 하고, 여름에는 아티스트들이 모여 함께 작업하며 휴가를 보내는 Art Colony를 방문한다. 그곳에서 마흔이 다 되어 Sally Michel(1902-2003)을 만나 결혼한 후 1926년 뉴욕을 거주지를 옮기고, 본격적인 작업에 매진한다. 남편의 재능을 확신했던 샐리는 1920/30년대 미경제 대공황 속에서도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가족을 부양했고, 토요일마다 남편과 함께 뉴욕 갤러리 투어를 하며 스스로 매니저를 자청해 에브리의 작업을 알렸다. Still Life with Skull, 1946 이렇게 경쾌한 바니타스 정물화는 처음! 이 시기에 에브리는 내조가 확실한 능력 있는 부인 덕분에 작업에 몰입할 수 있었고, 타고난 호스트였던 샐리의 성격 덕분에 마크 로스코와 바넷 뉴먼 등 뉴욕의 아티스트들과 교류한다. Self_portra...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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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라, 점묘법의 대가 : 크뢸러 뮐러 미술관

서른둘에 요절하면서 오십여 점의 작품을 남긴 쇠라의 주요 페인팅 스물세 점과 스물네 점의 드로잉을 걸었던 대형 회고전. 쇠라의 일생을 따라가며 점묘법의 탄생과 과정을 매우 과학적이고도 학구적으로 풀었던 전시. 2014년 여름의 크뢸러 뮐러 미술관 1859년 파리에서 태어난 쇠라는 부유한 중산층 가정에서 경제적 어려움 없이 평탄하게 그림을 시작해 에콜 데 보자르에서 수학했다. A Corner of the Harbour of Honfleur, 1886 파리 북서쪽에 위치한 옹플뢰르는 햇빛에 따라 색색깔 부서지는 파도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바닷가 마을로 인상파들의 인기 휴가지였다. The beach of Bas-Butin at Honfleur, 1886 Harbour entrance at Honfleur, 1886 쇠라도 1886년의 여름을 옹플뢰르에서 보내며 광학 이론에 입각한 다양한 점묘법 테크닉을 발전시킨다. 아쉬움만 남긴 여행지, Honfleur. 그런 경험, 다들 한 번씩 하지 않을까...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자동차 안 라디오에서 설레는 사연과 좋아하... blog.naver.com Sunday at Port-en Bessin, 1888 The Bridge and the Quay at Port_en-Bessin, 1888 노르망디 해협을 따라 특색 없는 여러 바닷가 마을의 풍경을 남긴 점이 독특한 쇠라, 뭔가 다르긴 달랐던 ...

202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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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 런던 소더비

L’empire des lumières, 1961, René Magritte(1898 - 1967) 어제 자 소더비 경매에서 기존 마그리트 작품 경매가 3배로 신기록을 세운 그림, 빛의 제국. 예상가 660억 원을 훌쩍 넘어 950억 원(수수료 포함가)로 판매 완료되었다. 경매 시작 7분 만에 비현실적인 그림에 잘 어울리는 비현실적 가격에 아시아 파트 전화 데스크로 연결된 응찰자가 가져갔다. 30년간 여러 개의 버전으로 그려졌는데, 이 그림은 마그리트 말년에 그린 가장 정교하고 큰 사이즈로, 개인적으로는 사진을 보는 기분이 들어서 신비감은 덜했지만 아이코닉한 작품은 분명하다. Gladiatori, c.1927-29, Giorgio de Chirico(1888 - 1978) Tempio e rocce in una stanza (Temple and rocks in a room), 1975, Giorgio de Chirico(1888 - 1978) Cavallo con palafreniere orientale (Horse with Asian Groom), 1949, Giorgio de Chirico(1888 - 1978) 마그리트가 키리코 전시를 보고 울었다고... 키리코, 벨기에 초현실주의 근원을 찾아서 : 몽스 미술관 벨기에 초현실주의의 근원이란 부제가 잘 어울리는 이 전시는 벨기에 불어권 지역인 몽스(Mons)의 미술관... blog...

202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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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미술 : Tate Modern in Summer

테이트 모던 건물은 보통 터바인 홀로 입장하고 왼쪽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며 엄청난 양의 소장품을 만나게 된다. 오른쪽으로도 가봐야지 생각만 하다가는 발길 돌리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 날을 잡고 블라바트닉 건물로 입장한 어느 여름날. 독특한 소장전을 만났다. PERFORMER AND PARTICIPANT Discover how artists working between the 1960s and the 1990s opened up new spaces for participation 1964년에서 2008년까지 무려 반세기에 가까운 작업 시간, 작가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여러 사람들과 함께라면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루마니아 출신 작가는 루마니아 북서부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여러 의미를 지닌 짚으로 엮은 구조물을 만든다는 사실에 이 특별한 핸드메이드 테크닉이 후세에 이어지도록 지역 사람들과 함께 꾸준히 작업을 이어간다. 정치사회적 경제적 변화도 막지 못한 이 작업은 짚이라는 물성의 한계에 부딪히지만, 작가는 드로잉과 사진을 동원해 기록하고 메탈로 박제하기에 이른다. WORK62-W, 1962, Onoda Minoru(1937-2008, born China, worked Japan), the second generaion of Gutai group 뒤샹Marcel Duchamp(1887~1968)은 1957년 모든 예술작품...

202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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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드르 미술이란 : 겐트 미술관

2020년 7월, 코로나 시대의 겐트 미술관 플란더스 미술사 : 겐트 미술관 2월에 이런 볕이라니! Feb, 2019 @Museum of Fine Arts in Ghent 바람에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처럼 보... blog.naver.com 흔히 플랑드르 미술이라고 하면 네덜란드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실제 플랑드르라는 지명이 남은 곳은 오늘날의 벨기에 북부지역, 중세 경제적 번영 시기에 따라 브뤼헤, 겐트, 안트베르펜 순서로 문화가 옮겨가고 예술가들도 함께 움직인다. Christ Carrying the Cross, ca. 1510, 플랑드르 화가들이 십자가를 진 예수를 표현하는 전형적인 방법으로 히로니뮈스 보스 작품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연구 결과 논란이 많다. 세상이 좋아서 요즘은 핸드폰을 그림에 대면 설명이 나온다는!!! 겐트의 획기적인 오디오 가이드 앱. St. Jerome, 1485-1495, Jheronimus Bosch 15-16세기 플랑드르는 주변국과 달리 왕권이 아닌 상공업에 종사하는 시민 계급의 경제력 위에 세워진 도시국가들이라서 예술가들이 종교에는 매달렸을지라도 왕에 의존할 필요 없이 꽤 자유로운 사고에 따른 작업이 가능했다. Flemish primitives, 초기 플랑드르 미술을 뜻하는 말로 주제는 예수의 삶과 기독교에 두고 있지만 형상은 모두 플랑드르적인 것들을 차용하는 상상화에 가깝다. 벨기에서 괜히 초현실주의가 ...

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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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아르누보 빌딩 산책

Maison and Atelier Horta, 1898 by Horta 브뤼셀은 아르누보 건축/인테리어를 시작한 도시, 세월에 따른 무모한 개발 속에서 지켜낸 아르누보 건물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킨다. 벨기에 아르누보를 대표할 수 있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호르타(1861-1947)의 자택은 박물관으로 운영된다. 단순히 아르누보적 장식성만 기대하고 들어선 그곳에는 식탁에 붙은 히팅 플레이트와 전화기, 획기적인 침대 바로 옆 변기, 지금도 유용한 난방기까지 호르타의 얼리 아답터다운 면모가 보여 더 황홀했다. Maison Hankar, built in 1893 by the architects and designers Paul Hankar and Victor Horta respectively 브뤼셀의 첫 아르누보 건축물, 안카르의 자택. 안카르는 호르타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건축가이자 발명가로 호르타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이 집을 지었는데, "발명"에 가까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하는데 있어 둘은 석공과 제화 장인의 아들들이었단 배경이 있다. Hôtel Tassel, 1892–1893 by Horta 안카르 자택과 함께 브뤼셀에 처음 등장한 호르타의 아르누보 건물. House of the painter Albert Ciamberlani, 1897-98 by Hankar, with sgraffito murals 오랫동안 벼르기만 하던 브뤼셀 ...

202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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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조 데 키리코, 벨기에 초현실주의 근원을 찾아서 : 몽스 미술관

Self Portrait in 1949 by Giorgio de Chirico, Paris Museum of Modern Art 벨기에 초현실주의의 근원이란 부제가 잘 어울리는 이 전시는 벨기에 불어권 지역인 몽스(Mons)의 미술관에서 조르조 데 키리코와(Giorgio de Chirico, 1888 ~ 1978) 그에게 영향을 받은 벨기에 초현실주의 화가들, 마그리트와 델보 그리고 의외의 HEROINE으로 등장한 Jane Graverol를 소개했다. Portrait of Paul Guillaume in 1915 by Giorgio de Chirico, Paris Museum of Modern Art 회고전처럼 키리코의 원맨쇼를 예상했지만 키리코 자화상 옆에 걸린 폴 기욤의 초상화는 이 전시가 얼마나 키리코와 그의 활동 시대를 깊이 알리려고 했는지 알 수 있는 지점이다. 모딜리아니 작품의 첫 구매자라고도 알려진 20세기 초 파리의 주요 화상이었던 폴 기욤은 키리코를 비롯해 마티스와 브랑쿠시 등 당시 가장 컨템포러리한 작품 활동을 하던 이들을 후원했다. 모네의 수련 연작으로 유명한 오랑주리 미술관 지층에 자리한 방대한 프랑스 근대 작품들이 바로 폴 기욤의 컬렉션. The Uncertainty of the Poet in 1913 by Giorgio de Chirico, Tate Gallery 조르주 데 키리코는 그리스 볼로스(이번 여름휴...

20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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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에서 야수파까지 : 마르몽탕 미술관, 파리

각국의 대형 미술관과 각지에 흩어진 개인 소장가들의 근대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 60여 점이 넘는 작품들로 인상파에서 야수파까지의 변천을 보여주었다. September 13, 2018 to February 10, 2019 Left: Lunch in 1896 by Gustave Caillebotte / To the right and the far right Monet 인상주의 : 모네, 르누아르, 드가, 카유보트, 피사로 Lanscapes by Monet 마르몽탕 모네 미술관으로도 불리기에 모네의 작품을 중심으로 당대에 함께 활동했던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 중 개인 소장이라 쉽게 볼 수 없는 르누아르와 드가, 무엇보다 인상적인 카유보트의 작품으로 시작했다. The Galette in 1882 by Monet 수련 연작으로 더 큰 유명세를 모은 모네는 실제로 가드닝과 요리 같은 집안일을 소홀히 대하지 않았는데 특히 지베르니에서 모네가 기록한 레시피를 모은 요리책이 있을 만큼 "먹는 일"에 정성을 쏟았다. 좋게 말해 섬세하지 까탈스럽고 지극히 개인적인 사람이었던 모네는 작품 활동 외에 가까운 친구들과 잘 만든 프랑스 요리를 즐기는 시간이 여가의 전부였다. 모네의 손님으로는 르누아르, 피사로, 드가, 세잔 등이었고 가장 친한 친구는 오랑주리 미술관을 함께 만든 정치인 클레망소, 다 함께 식사를 하던 이들의 작품들이 이제는 한 미술관에 ...

2019.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