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부터 매년 열리는 V&A 주최 일러스트레이션 대회 2022년 수상작 전시. until Sunday, 9 October 2022 독서를 좋아하고 책 전반에 관심 있다면 가볼 만한 전시. 난독증을 가진 사람이 문자에 느끼는 두려움과 극복 의지를 "글자" 한자 없이 풀어낸 학생 작품, 가장 인상적이었다. 수상 분야가 꽤 세분화되어 있는 이 대회는 1,2위뿐만 아니라 수상작에 들지 않더라도 심사 평가가 우수했던 작품을 함께 전시하고, 전문 디자이너나 대형 출판사 작품이 독식하지 않고 의외로 외국인과 학생 수상작도 많아서 과연 국제도시 런던다웠다. 항상 볼거리 많은 V&A, 한 발자국 떨어져 공간을 바라보면 이곳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온 사람들의 이름이 보인다. 누군가의 부인, 엄마, 할머니이자 이 전시관의 후원자 이름이 새겨진 벤치. 이 일러스트레이션 대회 자체도 한 집안의 후원으로 이루어지는 걸로 알고 있는데, 프린트와 드로잉에 할애되는 이 공간도 기부로 인해 유지되고 있었다. 고전들이 새 표지를 입고 재탄생하는 과정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 :-) The Rich House by Stella Gibbons, Penhuin, 2021, Bookcover by Kerry Hyndman The Color Purple by Alice Walker, The Folio Society, 2021, Bookcover by Lela Har...
6-7월에는 몸도 맘도 분주해서 평소보다 전시를 많이 못 찾아다녀 결국 이 전시도 마감일 전날인 오늘에서야 다녀왔다;; sotonian님의 자세한 포스팅이 아니었다면 부러 찾지 않았을지도, 잘 다녀왔단 인사드립니다 :-) 기원전에 만들어진 이집트 파피루스에 새겨진, Book of the Dead(위) 역시 기원전 신바빌로니아 제국 2대 왕 네부카드네자르 2세 때 진흙에 새겨 만든 책(아래) 문학과 미술의 집합점을 확인하는 멋진 전시이자 "책"이라는 물성 자체에 관심 있는 내게는 훌륭한 교본이 되어준 전시였다. Young girl reading, Renoir(1841-1919) 주제가 명확해서 그림 보는 일은 수월했다. Trust me, John Everett Millais(1829-1896) 추리소설을 읽는 만큼의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그림 한 점. Head Study of an old man, Annibale Carracci(1560-1609) 회계장부에 연습으로 그려진 카라치의 대작. The 'Bowman' Portrait of Alfred, Lord Tennyson, as Poet Laureate, 1862-, George Frederic Watts(1817-1904)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대시인, 테니슨의 초상화를 조지 프레데릭 왓츠가 그렸다. 화폭 위의 시인, 조지 프레데릭 왓츠 : Tate Britain 루스벨트 대통령부터...
코끝에 찬바람이 느껴지는 가을이 오면 생각나는 네덜란드 북 디자인 전시회, 해마다 이맘때쯤 경쟁작들을 모아 전시한다. 코로나로 인해 올해로 미뤄진 2020년 전시회에서는 33권의 수상작 이외 학생 심사위원단이 뽑은 한 권과 현재 암스테르담 시립 미술관 기반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Willem Sandberg의 책을 추가로 선정했다. THE BEST DUTCH BOOK DESIGNS 2020 In collaboration with the Stichting De Best Verzorgde Boeken, the Stedelijk Museum presents the best Dutch book designs of 2020. In this exhibition, 33 books are valued by a professional jury based on design excellence, printing and binding techniques, and the collaboration between designer and clie... www.stedelijk.nl 타이포그래피스트이자 그래픽 아티스트였던 샌드버그는 1945년부터 1962년까지 암스테르담 시립 미술관 관장을 역임했다. 세계 2차 대전 중 주요 작품을 벙커로 옮겨 나치로부터 지켜냈고, 그 시대에는 드물게 전시회 큐레이팅만큼 도록 디자인에 정성을 들였다. 록다운 특집으로 선정된...
글을 담는 책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북바인딩 아트를 주제로 1983년에 문을 연 전시관이자 도서관, @Bibliotheca Wittockiana 화석이 남아있는 바위도 기록의 의미로 책 대접받는 곳, 책을 짓고 장식하는 것에 대한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좌, 윌리엄 포크너에게 쓰는 편지들 벨기에 화가, Camiel Van Breedam의 책을 소재로 하는 콜라주 작품으로 기획 전시가 한창이었다. 조인트 전시로 회화와 조각으로 이루어진 화가의 초기작은 Felixart 미술관에서 진행되고, 2001년부터 시도한 북 콜라주 작품은 이곳에서 전시하고 있었다. 주제와 공간, 그리고 작품이 딱 맞아떨어지는 전시. 철저히 불어를 위주로 소개되던 미술관에서 플란더스 출신 화가의 작품 제목은 더치로 표시되는, 내게는 이런 작은 디테일들이 "브뤼셀적" 이탈리아 미래파의 초기 멤버 조르조 모란디, 아상블라주(assemblage)를 주창한 미국 화가 조셉 코넬, 독일 다다이즘 운동을 일으킨 쿠르트 슈비터스(Kurt Schwitters), 브랑쿠시와 칸딘스키, 파울 클레와 샤임 수틴을 오마주 하며 그들에게 작품으로 편지를 전한다. Landscapes of the mind, 2011 무엇을 말하는지 한눈에 들어오는 작품들과 화가의 사생활을 파고들어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작품들, 현실적 상상을 가능케하는 콜라주 표현은 기록하기에 참 유용한 방법이란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