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평 : 부끄러운 나의 글을 돌아 보며. 2년 전쯤, 내가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살기’ 위해서였다. 안 좋은 일이 겹쳤고 생의 에너지가 고갈된 나는 무언가 해야 했다. 매일 같이 산책을 나갔고 책을 읽었다. 그리고 글을 썼다. 가끔씩 책에 대한 감상을 끄적인 적은 있어도 주기적으로 서평이나 독후감을 쓴 건 처음이었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어색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조금씩 편해졌고 그 과정에서 즐거움도 찾았다. 이제는 읽고 쓰지 않으면 어색한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반가웠다. 다양한 서평 예시와 독후감 양식을 볼 수 있는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는 활자 중독자이자 SNS 파워 북 인플루언서 김미옥의 책이다. 서평가이자 문예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연간 800여 권의 책 읽기, 1일 1권 이상 읽기와 쓰기를 지속하는 이 분야의 달인이다. 김미옥 저자(사진 출처 : 한겨레) <그대가 읽지 않아서 내가 읽는다> 위 문장은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의 1부 소제목이다. 저자의 패기와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진하게 전해진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때론 서평 예시가 되기도 하고 독후감 양식을 참고할 수 있는 귀한 보고다. 책 에세이 느낌도 있어서 책을 읽고 쓸 수 있는 글쓰기 종합 선물 세트라 할 수 있다. 글은 나를 치유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4쪽 먼저 자신에게 ...
한 줄 평 : AI 시대에 우리가 던져야 할 80가지 질문. 얼마 전 Open-AI에서 공개한 ‘GPT-4o’ 시연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2024년 초까지만 해도 적당한 보조 도구로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처럼 실시간으로 업무를 도와주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경외심이 드는 한 편 두려움도 앞섰다. 이제 정말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신간 인문학 도서 추천 『모험의 서』는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사회 기업가 손태장의 저서이다.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표지만 보면 청소년 소설 혹은 판타지 소설처럼 보이지만, 저자가 마르셀 뒤샹, 장자, 파울루 프레이리, 마하트마 간디 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철학 인문학 도서로 볼 수 있다. 사진 출처 : 알라딘 <AI 시대에 필요한 사고방식에 관하여> 추천 인문학 도서 『모험의 서』는 우리 사회 전반의 교육 제도의 문제점으로 시작한다. AI 시대를 이야기하면서 뜬금없이 웬 ‘교육’인가하는 할 수 있는데, 궁극적으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고 AI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인지를 찾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책에 집중할 수 없고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각 장의 끝에 정리된 질문과 답변을 먼저 훑어보길 바란다. 『모험의 서』...
한 줄 평 : 과다 섭취 금지. 설탕은 중독을 일으키는 조미료다. 소금, 후추, 간장, 식초 등과 달리 먹으면 먹을수록 의존성이 생겨 더 많이 자주 달콤한 음식을 찾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문제가 되는 일은 없지만 간혹 단 음식을 먹지 못하면 손발이 떨리고 산만해지며 우울감에 빠지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 '설탕 중독(Sugar Addiction)'에 빠졌다고 볼 수 있는데 방치했다간 비만을 비롯한 당뇨병, 동맥 질환 등 심각한 병에 걸릴 확률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그런데 책에도 설탕이 있다. 바로 양산형 힐링책이다. 힐링책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는 인스타 37만 팔로워를 보유한 손힘찬 or 오가타 마리토(한일 이중국적)의 책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했던 저자의 글을 모은 이 책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2019년 출간되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검색하면 '열정과다 대한민국 사회에 진짜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란 문구가 눈에 들어오는데 뭐랄까...... 마케팅에 공을 들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인스타에 주로 올리는 릴스들. 내가 가장 극혐하는 타인의 영상을 재편집해 동기부여하는 부류다. <누군가에겐 필요한 책. 다만 나무에게 미안할 뿐.> 베스트셀러 힐링책의 특징은 SNS로 사람을 모은 뒤 출간하는 점이다. 당연히 이런 방식이 무조건 성공하는 건 아니다. 시류에 맞아야 하고 출판...
한 줄 평 :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대학생 때 즐겁게 본 미국 드라마가 있다. 2008년 방영을 시작해 2015년 시즌 7로 마무리된 <멘탈리스트 시리즈>다. 멘탈리즘에 근거한 심리분석을 메인에 둔 추리/미스터리 드라마로, 매력적이고 색다른 탐정에 매료되어 열심히 챙겨 봤다. 해당 드라마 주인공이 자주 사용하는 기술 중 하나가 '콜드리딩'인데 국내에도 관련 책이 있었다. 『콜드리딩』은 커뮤니케이션 및 심리 치료 전문가로 알려진 이시이 히로유키의 책이다. 국내에는 2006년 7월과 8월 출간되었는데, 시공사 버전은 삽화가 추가된 버전이고 웅진윙스 버전(현재는 절판되었고, 2012년 엘도라도 출판사를 통해 복간되었다)은 자기계발서 형태로 판매되었다. 추천 미드 '멘탈리스트' <논란의 '그'가 떠오르는 이유> 『역행자』의 자청은 최근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정확히 밝혀진 부분이 없기에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순 없다. 다만, 작년 서평에서도 밝혔듯이 그의 오만함은 주의를 요한다. 『콜드리딩』의 저자 이시이 히로유키 또한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콜드리딩 스킬만 익히면 세상 모든 사람들을 설득하고 조종할 수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데, 여러모로 위험한 발상이다. 물론, 인간에게 공통된 습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1+1=2'처럼 명확한 공식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똑똑한 게 아니라 세상을 얕잡아 보는 행태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