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MDD)는 높은 유병률, 재발률, 장애율, 자살률을 동반하는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이다. 그리고 한국과 같이 높은 자살률이 문제인 국가에서는 더 중요한 관심을 받고 있는 정신장애라고 할 수 있겠다. 전통적으로 MDD에 대한 치료는 약물치료와 심리치료가 위주이고, 특히 SSRI와 같은 항우울제를 포함한 약물치료가 가장 일반적인 접근법으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문제는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 부족하다는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초기 약물치료 후 최대 약 70%의 환자가 완전한 관해(remission)에 이르지 못하고 (아래 연구),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절반 가량의 환자들이 항우울제 치료 후에도 수면장애, 생체리듬 장애, 인지기능 장애, 사회기능 장애 등의 잔여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Gaynes BN, Rush AJ, Trivedi MH, Wisniewski SR, Balasubramani GK, McGrath PJ, Thase ME, Klinkman M, Nierenberg AA, Yates WR, Fava M. Primary versus specialty care outcomes for depressed outpatients managed with measurement-based care: results from STAR*D. J Gen Intern Me...
© antonikachanel, 출처 Unsplash 우울증은 워낙 항우울제나 심리치료가 대중화된 치료다보니, 약물치료 또는 심리치료를 기본으로 생각되는 질환 중 하나다. 그래서 임상에서는 침치료로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침치료는 약물치료도 아니고, 심리적 개입이 들어가는 치료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울증/침치료] 우울증 치료에서 침치료의 메커니즘: (4) 신경면역 가설 이어서 보시면 좋습니다. (4) 신경면역 가설 우울증, 염증과 관련있나? 많은 우울증 환자들에서는 앞서 살... blog.naver.com 하지만 침치료로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그 임상연구 결과와 관련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기존 포스팅에서 소개했으니 넘어가기로 하고.. 오늘은 미국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의 우울증 치료 임상진료지침에 기재된 침치료(acupuncture)에 대한 권고 내용을 보려고 한다. 이 진료지침에서 우울증에 대한 치료는 크게 심리치료, 약물치료, 보완대체요법(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treatments)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침치료는 보완대체요법에 포함된다. 바로 권고 내용을 보도록 하자. 위 내용을 정리하여 이 지침에서 권고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성인 우울증에 대한 치료 사용을 권고한다 [1단계] 조건...
© fitmasu, 출처 Unsplash 신체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모두 잘 알고 있다. 신체 운동은 신체 건강 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신체 운동은 신경가소성을 증진시켜 고착화된 생각을 바꾸는데도 생물학적인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기분을 전환시키고,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두뇌에 휴식 시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는 DMN과 관련해서 이전에 적어둔 포스팅이 있으니 참고. [상담] 두뇌에도 휴식이 필요해요: default mode network를 중심으로 필자의 클리닉에 내원하는 환자분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어떤 일이 있어서 범불안장애의 경우처럼 걱정거리... blog.naver.com 그런데 그렇게 운동이 좋다면, 도대체 얼마나 좋다는 것일까? 즉, 그것이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치료들과 비교하면 얼마나 더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일까? 오늘 살펴볼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환자에서, 달리기(running)는 무려 항우울제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정신증상 개선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고, 신체건강 개선에서 추가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Verhoeven JE, Han LKM, Lever-van Milligen BA, Hu MX, Révész D, Hoogendoorn AW, Batelaan NM, van Schaik DJF, van Balkom AJLM, van Oppe...
© natcon773, 출처 Unsplash 뇌졸중 후 우울증은 흔하고 중요한 문제 뇌졸중 후 우울증은 빈번하게 발생하는 정신과적 후유증이다. 그렇다면 이는 얼마나 흔하고, 치료하지 않고 가만히 두면 어떻게 변하는 것일까? 2023년 PLOS MEDICINE지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뇌졸중 후 우울증의 유병률과 자연 경과를 분석하여 발표했다. Liu L, Xu M, Marshall IJ, Wolfe CD, Wang Y, O'Connell MD. Prevalence and natural history of depression after strok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observational studies. PLoS Med. 2023 Mar 28;20(3):e1004200. 위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관련 연구 77편을 분석에 포함하고 메타분석을 실시하여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었다. 주요 결과 뇌졸중 후 우울증의 유병률을 종합하면, 27% (95% 신뢰구간, 25-30%)이다. 뇌졸중 후 우울증을 판단한 방법에 따라 그 유병률은 차이를 보였는데, 임상 면담의 경우는 24% (95% 신뢰구간, 21-28%)로 종합한 유병률보다 약간 낮았고, 증상 평가도구의 경우는 29% (95% 신뢰구간, 25-32%)로 약간 높았다. 뇌졸중 후 우울증의 자연 경과를 볼 때, 뇌졸중 발생 후 3개월 이내...
© bundo, 출처 Unsplash 높은 자살률 문제와 퇴역군인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는 한국. 그래서 한국에서는 이 높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아직 얻지 못하고 있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 같은 나라에서도 높은 (또는 증가하는) 자살률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여겨지는데, 특히 퇴역군인의 정신건강 측면에서 자살 위험 연구가 많은 편이다. *미국 역시 지난 20년 동안 자살률이 35% 증가했으며, 그 중에서도 퇴역군인들에서 가장 두드러진 증가를 보임. Kimbrel NA, Ashley-Koch AE, Qin XJ, Lindquist JH, Garrett ME, Dennis MF, Hair LP, Huffman JE, Jacobson DA, Madduri RK, Trafton JA, Coon H, Docherty AR, Mullins N, Ruderfer DM, Harvey PD, McMahon BH, Oslin DW, Beckham JC, Hauser ER, Hauser MA; Million Veteran Program Suicide Exemplar Workgroup, the International Suicide Genetics Consortium, the Veterans Affairs Mid-Atlantic Mental Illness Research, E...
© fairytailphotography, 출처 Unsplash 오늘날 '우울증 치료제'라고 하면, SSRI로 대표되는 항우울제가 가장 유명하고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항우울제는 이 약물 사용과 관련된 부작용 외에도, 몇 가지 한계점이 있는데 치료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수 주가 소요된다는 점, 그 치료효과 역시 플라세보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다는 점, 적절한 치료 시도에도 불구하고 치료 반응이 부족한 환자들이 많다는 점(치료-저항성 우울증)이 바로 그것이다. 그 중에도, 치료효과가 나타나기까지 3-4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한계점 때문에, 속효성(빠르게 효과가 나타나는) 우울증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왔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눈여겨 볼 만한 몇 가지 속효성 우울증 치료제들과 관련 연구들을 정리해보았다. 1. 실로시빈(psilocybin) 이 블로그에서도 몇 번 소개한 적 있는 실로시빈은 속효성 우울증 치료제이자,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들에게도 치료효과를 보일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Gukasyan N, Davis AK, Barrett FS, Cosimano MP, Sepeda ND, Johnson MW, Griffiths RR. Efficacy and safety of psilocybin-assisted treatment for major depressive disorder: Prospective 12-month ...
© paolitta, 출처 Unsplash 우울증은 매우 흔한 정신장애로서, 우울한 정서 뿐 아니라,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 집중력 저하, 수면장애, 식욕의 변화 등 여러 증상들을 동반하며 환자의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며, 또 높은 의료비용과도 관련이 있어서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문제이다. 쉽게 우울증 환자라고 하면, 치료의 목표(target)가 우울 정서를 경감시키는 것으로 여기기 쉽고, 많은 임상시험들에서도 primary outcome을 우울 정서로 삼고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 환자분들이 불편을 주로 호소하는 것은 "우울해요" 보다도,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들에게 상대적으로 많다고 알려진) 신체화 증상이나 수면장애, 무기력 등 우울에 동반된 신체증상이나 삶의 질 저하이다. 또한 우울증 환자들은 신체적 활동이 부족하다거나, 과식, 흡연, 약물 불순응 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활습관을 가지기 쉽고, 이로 인해 동반 질환이 생겨 건강-관련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받기도 한다. 따라서 임상에서 우울증 환자를 잘 진료한다는 것은 우울 정서나 비합리적인 신념을 개선시키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반된 신체증상과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것도 함께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들의 건강-관련 삶의 질을 개선시킨다는 것은 이 환자들의 잠재적인 의료비용 지출을 경감시킴으로써, 사회의 의료부담 경감에도 도움이 될 수...
우울증 환자에서는 뇌졸중(중풍) 발생 위험 높다. 우울증은 일반 인구에서도 그 평생 유병률이 약 10%로 알려졌을 만큼 드문 질환은 아니며, 전세계적으로도 큰 질병부담을 야기하고 있다. 우울증은 그 자체가 갖는 문제 뿐 아니라, 다른 여러 질환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예를 들어, 우울증 환자들에서는 고혈압, 당뇨병, 관상동맥심질환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고, 뇌졸중 위험도 높다고 한다. Daskalopoulou M, George J, Walters K, Osborn DP, Batty GD, Stogiannis D, Rapsomaniki E, Pujades-Rodriguez M, Denaxas S, Udumyan R, Kivimaki M, Hemingway H. Depression as a Risk Factor for the Initial Presentation of Twelve Cardiac, Cerebrovascular, and Peripheral Arterial Diseases: Data Linkage Study of 1.9 Million Women and Men. PLoS One. 2016 Apr 22;11(4):e0153838. 영국에서 시행된 코호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7년(중앙값) 추적관찰 기간 동안, 우울증의 병력은 안정형 협심증 (위험비 = 1.38, 95% 신뢰...
© RyanMcGuire, 출처 Pixabay 미국에서의 역학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의 유병률은 10%에 달하고, 5명 중 1명은 평생동안 1번은 주요우울장애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로 우울증은 흔한 정신질환이다. 현재 주요우울장애에 대한 주된 치료 방법은 항우울제 등 약물치료로 남아있고, 그 중에서도 약 50년 전에 제기된 우울증의 모노아민 가설에 따라, 뇌의 모노아민 신경전달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들이 주로 사용된다. [우울증] 우울증 환자의 치료에서 침치료는 항염증 및 면역조절 메커니즘과 관련될 수 있다. 우울증과 염증 여러 연구들에서 우울증이 단순히 심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염증이나 면역시스템이 관련한다... blog.naver.com 하지만 이전 포스팅에서도 설명했듯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항우울제는 만족스러울 만한 치료반응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주요우울장애 환자들 중 최대 35%는 약물치료에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난치성으로 보고됨), 염증 가설 등 우울증을 새로운 관점에서 설명하고 대안적 치료 표적을 제시하는 연구들이 존재한다. © slyfox_2020_photography, 출처 Unsplash 새로운 치료 표적을 대상으로 하는 약물이건, 기존의 항우울제이건, 아직 시판허가가 되지 않은 약물이건 임상적으로 널리 사용하기 위해서는 임상연구 이전에 비임상연구를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때 사용되는 동물들에게는 ...
우울증과 염증 © anthonytran, 출처 Unsplash 여러 연구들에서 우울증이 단순히 심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염증이나 면역시스템이 관련한다는 것을 발견하여 보고해왔다. 염증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기존 신경전달물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우울제의 부족한 효능도 하나의 배경이 된다. 알려져 있기로는 전체 우울증 환자의 약 1/3이 기존 항우울제 치료에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지 못한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기존의 항우울 치료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또 다른 치료표적을 제공하는 염증 이론이 관심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Rush AJ, Trivedi MH, Wisniewski SR, Nierenberg AA, Stewart JW, Warden D, Niederehe G, Thase ME, Lavori PW, Lebowitz BD, McGrath PJ, Rosenbaum JF, Sackeim HA, Kupfer DJ, Luther J, Fava M. Acute and longer-term outcomes in depressed outpatients requiring one or several treatment steps: a STAR*D report. Am J Psychiatry. 2006 Nov;163(11):1905-17. Miller AH, Raison CL. The role of inflammat...
© camylla93, 출처 Unsplash 임신한 상태는 본인의 건강 뿐 아니라, 태아의 건강도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복용하는 약물 하나하나에도 큰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다. 당연히 미국에서도 이런 우려가 많고, 이에 따라 소송도 일어나는 것 같다. (로펌에서 임신 중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좋지 않은 결과를 겪은 여성들에게 소송을 하도록 부추기는 광고들이 많다고 한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처방된 항우울제를 복용하기를 더 꺼려하는 문화가 생기고, 정신과 의사 입장에서도 임신 중에 필요한 약을 처방하는 것이 더 주저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임에는 분명해보인다. (아마 미국 만의 문제는 아닐 것) 최근에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MD이면서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의 생식생물학 및 소아과 교수이자, 독특하게도 법학과 겸임교수인 Susan Hatters Friedman의 논문이 있어서 소개한다. (원문링크는 포스팅 하단) 이 논문에서는 2가지 위험을 다루고 있는데, 첫번째는 <임신 중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았을 때의 위험>, 그리고 두번째는 <임신 중 항우울제 사용과 관련된 위험>이다. 또한 이 논문의 내용을 정리하고 필자의 추가 의견도 덧붙여보았다. © johnlooy, 출처 Unsplash 1. 임신 중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았을 때의 위험 - 임신부는 임...
© darksouls1, 출처 Pixabay 우울장애, 불안장애, 만성 불면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여러 정신장애에 대하여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 therapy)는 의심할 여지 없이, 가장 잘 알려진, 가장 연구가 많이 된, 근거기반의학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추천되는 심리치료이다. 인지행동치료는 그 이름에서 추측되는 것처럼 인지치료 요소와 행동치료 요소가 복합된 치료인데, 이에 따라 우울증 환자에서 인지치료가 인지행동치료의 주요 효과를 구성하는 것인가? 행동치료가 주요 효과를 구성하는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어왔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답은 아마도 심리치료를 시행하는 사람의 지식, 경험, 그리고 신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환자의 개별적인 특성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우울증 외에 불안, 트라우마, 강박장애 등 다른 정신장애에 대해서도 인지치료와 행동치료 간의 비교가 되어 왔는데, 2가지 모두 여러 정신장애를 치료하는데 효과적이지만, PTSD, 강박장애, 공황장애에 대해서는 인지치료와 행동치료가 유사한 효과를 보이고, 사회불안장애에 대해서는 행동치료(노출요법)에 비해 인지치료가 더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다. Ougrin D. Efficacy of exposure versus cognitive therapy in anxiety disorders: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
[치매/우울/한약] 개심산(開心散)의 치매 및 우울 개선 메커니즘 (전임상연구 38편 분석)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AD)은 치료제가 없으며, 전세계적으... blog.naver.com 개심산(開心散)이라는 한약이 알츠하이머병이나 우울증 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나 기저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기존 포스팅을 통해 여러번 소개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 구성은 인삼, 복령, 원지, 석창포를 3:3:2:2 비율로 조합한 것으로 한의 임상에서도 다용하는 한약재들로 구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활용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이미 그 구성약재의 이름을 따, 삼지령구복액(参枝苓口服液, Shenzhiling oral liquid)이라는 제품을 개발하여 임상과 연구에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발표된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에서는 이 삼지령구복액을 사용했는데, 156명의 경도-중등도 우울장애 환자에게 8주 동안 이 한약(+양약 위약)을 투여하거나, 우울장애 치료에 대표적인 항우울제인 플루옥세틴(fluoxetine, 이 연구에서는 10mg bid로 투여)(+한약 위약)을 투여한 후, 그 차이를 비교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Wang Y, Wang Y, Chen C, Yang W, Zhu W, Liu P, Hu Y. A rand...
오늘 포스팅의 결론부터 얘기하면, 보다 자연에 친화적이고 깨끗하여 몸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채식주의가 오히려 인간의 심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물론 식단에서 과일이나 야채를 배제하고 동물성 식품 만을 먹는 것(특히 가공육) 역시 건강 상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뭐든지 적당한 것이 좋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치매나 우울증에 대해 비교적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고, 혈관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건강 식단인 지중해식 식단(Mediterranean Diet)의 경우, 신선한 과일과 야채도 중요하지만 저지방 유제품과 생선, 가금류 등이 포함된다. 즉, 지중해식 식단은 어떤 식품군을 극단적으로 배제하는 식단 구성을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케토제닉 식단 같은 예외는 있기 마련) 연구들에서도 이미 채식주의 등의 편식이 갖는 위험을 지적하고 있다. © aalmeidah, 출처 Pixabay Nutrition Reviews지에 2021년 4월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2020년 9월까지 발표된 관찰연구들을 대상으로 채식주의와 우울증 위험 간의 관련성을 분석하는 메타분석을 실시했는데, 채식주의는 잡식으로 식사를 하는 경우와 비교하여 우울 위험이 무려 53%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5%CI, 1.14-2.07; I2=69.1%). 물론 이 연구 결과는 더 고품질 연구에서 재확인되어야겠고, 채식주의...
청소년기에서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과 비교하여 우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2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성별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심리적, 사회문화적, 생물학적 요인들을 설명하는 많은 이론들이 제시되어 왔는데요, 그 중에서도 반응양식이론(response styles theory)은 잘 받아들여지는 이론 중 하나입니다. 이 이론에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울한 증상과 고통을 반추하는(ruminate) 경향이 높아, 결과적으로 여성에서는 우울증 비율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이론에서는 반추라는 것을 고통의 증상, 그리고 그 고통을 야기한 원인과 결과에 대해서 반복적이고도 수동적으로 초점을 맞추어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쉽게 말하면 계속해서 생각을 곱씹는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반추는 우울한 기분이 생각에 미치는 영향을 증가시키고, 효과적인 문제해결을 방해하고, 도구적 행동을 방해하며, 사회적 지지를 약화시키기 때문에, 만성적으로 반추하는 사람들에서 우울 증상이 나타난다면 더욱 심해져 결과적으로 주요 우울증 삽화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반추의 성향이 더 강할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볼더(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연구진은 기존의 연구들을 수집하여, 남녀 성별에 따른 반추의 차이를 확인하...
전세계적으로 우울증은 심각한 정신장애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약 3억 5천만명 이상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은 편입니다. 그 이유로는 호르몬의 변화, 임신, 출산, 폐경과 같은 요인이 있거나, 자녀를 돌보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압박 또는 기대와 관련될 수도 있겠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15% 이상의 사람들이 일생 동안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질 만큼 매우 흔한 정신과 질환인데요, 삶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우울증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생물학적 요인, 심리적 요인, 사회적 요인도 우울증에 기여합니다. © Free-Photos, 출처 Pixabay 이러한 각종 스트레스 요인이나 생물학적 요인, 사회적 요인, 그리고 우울증 자체는 개개인으로 하여금 자살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한국의 자살률은 알려진 바와 같이 전세계적으로 높은 편이며, 최근 코로나19, 취업불안, 집값 문제 등의 어려움 등이 주요 스트레스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우울증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취약하므로 한국 성인 여성에서의 자살은 한국에서 심각한 사회적 관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우울 문제나 자살 위험 문제를 줄이기 위한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신체활동이 추천될 ...
침치료는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될까요? © Free-Photos, 출처 Pixabay 사례. 37세 여성 K씨. K씨는 과거 20대 우울증 병력이 있었으나 1년 반 정도 약물치료를 받으며 관해된 상태를 유지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가계의 어려움을 겪으며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고, 다시 우울감이 심화되고 식욕이 저하되며 2개월 사이 체중이 7kg 가까이 빠졌습니다. 수면의 질이 좋지 못하고, 삶의 즐거움이 없어졌으며 죽음에 대한 생각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거나 그런 계획, 시도를 해본 적은 없습니다. 신경정신과 질환은 흔한 건강문제입니다. © Anemone123, 출처 Pixabay 신경정신과 질환은 전세계적으로 모든 장애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선진국들에서는 모든 장애의 25%가 신경정신과 질환에 기인할 만큼, 인류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울증은 대표적인 신경정신과 질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MDD)에 대한 주요 치료법은 SSRI(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NRI(serotonin and 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그리고 bupropion과 같...
우울증 치료 중에 신체활동량을 늘려야 하는 이유 : 항우울제와의 상승적 작용 © fitmasu, 출처 Unsplash 우울증의 neurotrophic hypothesis에 따라,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MDD) 환자에 대한 최근 근거를 고려할 때, 우울증의 신경생물학에 신체활동이 미치는 영향은 어떠할까? 기존의 우울증 치료에 대한 추가 전략으로서 신체활동은 재발 위험을 줄이고, 약리학적 치료에 대한 준수를 증가시키며, 60-80%의 성공률을 보이며 부작용 관리를 촉진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최근 연구에서는 신체운동을 SSRI 항우울제인 sertraline과 병용할 때, MDD 환자에서 정서 증상과 정신운동지연(psychomotor retardation)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한 중등도-중증 우울증 치료에서 추가적인 전략으로, 유산소 운동(aerobic exercise)의 유익한 효과가 보고된 바 있으며, 우울증 중증도 외에도 여러 심리적 및 생물학적 변수 (예, BDNF, HPA axis 활성, 인지증상)가 고려되었다. ref) Murri M. B., Ekkekakis P., Menchetti M., Neviani F., Trevisani F., Tedeschi S., et al. (2018). Physical exercise for late-life depression: effects...
우울증에 효과적인 새롭고 간단한 치료기법: MEmory Specificity Training © Free-Photos, 출처 Pixabay MEmory Specificity Training MESP 프로그램은 4주 연속으로 약 3-8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집단 치료를 실시하는 4회의 1시간 세션으로 구성된다. 각 세션은 1명의 트레이너(임상 심리학자)가 진행한다. 전체 프로그램의 목표는 참가자들이 자전적 기억에서 개인적 사건을 탐색하는 특이성(specificity)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세션1. 세션1은 주로 우울증과 관련된 기억 기능에 대한 심리교육으로 구성된다. 다루는 주제는 (a) 집중력 저하로 인한 기억장애, (b) 기분과 부합하는 기억의 부호화(encoding)과 인출(retrieval), (c) 자전적 기억에 대한 감소된 특이성. 이 감소된 특이성은 사람들이 우울증에서 회복될 때도 개선되지 않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우울증에 대한 잠재적인 취약요소가 된다. 이후 특정 기억과 과일반화된 기억에 대해서 설명한다 (트레이너의 개인적인 사례나 다른 사례를 이용하여). 그런 다음 참가자들에게 중립적인 것 (‘자전거’)과 긍정적인 것 (‘행복’)에 대한 특정 기억을 회상하게 하고 개인 워크북에 기록하도록 요청한다. 그들로 하여금 (그 특이성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인 세부적인 내용을 기억하도록 요청한다. 예를 들어, 그 ...
정신과 질환 치료에 대표적인 한약재 3가지: (1) 우울장애에 대한 시호(柴胡)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 치료에서 시호(柴胡) 한약은 이미 여러 아시아 국가들에서 수천 년 동안 다양한 정신과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어 왔다. 예를 들어, Hypericum perforatum(세인트존스워트), Crocus sativus(사프란), Lavandula angustifolia(라벤더) 등의 한약재가 우울증 치료에 단일 약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 중에서 시호(柴胡)(Chaihu)(Rx Bupleurum)는 다양한 한약 처방 중, 우울증 치료에 가장 자주 사용되는 한약재이다. Apiaceae family의 Bupleurum genus는 약 185~195여종의 식물이 있으며, 신농본초경에 처음 소개되었다. 우울증 모델에서 약리학 연구들은 Bupleurum chinense DC., Bupleurum yinchowense, Bupleurum falcatum L. 등에 대하여 시행되어 왔다. 지난 수 년 동안 중국 북부와 북동부에서 주로 자라는 Bupleurum chinense DC에 대한 많은 연구가 시행되었는데, 상한론에서는 소시호탕(小柴胡湯)(Xiao Chai Hu Tang)을 제시하며 시호(柴胡)를 중요 약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오늘날 이 한약재는 시호소간산(柴胡疎肝散)(Chaihu-Shugan-San)의 중요 한약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