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저자 태수 출판 페이지2북스 발매 2024.11.04. 어른의 행복은 어떤 것일까요? 제목이 좋아서 읽기 시작한 에세입니다. 고민과 걱정이 배제된 사소한 평일. 비교도 열등감도 질투도 분노도 혐오도 걱정도 고민도 불안도 없는 안전한 하루를 살아냈을 때, 나는 비로소 평범히 잘 살아냈다 안도할 수 있었다. _5p 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온다. 달달한 사랑이나 찐한 우정도 결국 다 건강해야만 가능했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사람에겐 부모도 부부도, 결국은 남이다. _10p 성적, 학벌, 평판, 직급, 연봉, 연차, 성과, 오늘도 내 세상에는 중요한 게 넘치는데 시간은 없고,할 건 많았다. 그런 세상에서 나를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은 어찌 보면 가장 속 편하고 효율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_15p 섬세한 사람일수록 번아웃이 자주 온다. _17p 인생은 버티는 것만으로도 대단했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_32p 말에는 분명 힘이 있다. 그것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말은 머리 위의 천장이 되어 우리의 한계를 정의 내리는 굳건한 벽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말을 잘해야 한다. 남에게 잘해야 하는 것만큼이나 나에게도 꼼꼼히, 계산적으로 잘해야 한다. _49p 그러나 모든 인생이 그렇듯 극강의 편리는 항상 극강의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_81p 마음의 허기는 자연스럽게 신체의 허기로 이어지기에 우린 그중에서 보다 채워 넣...
칩리스 저자 김선미 출판 한끼 발매 2024.10.30. 심장이 약한 시욱을 위해 클론을 만든 엄마. 시욱도 대리모를 통해 태어났습니다. 어느 날, 집으로 온 시욱을 닮은 클론, 오안과의 만남은 외롭기만 하던 시욱의 삶에 온기를 불어넣습니다. 인간에게 복종하도록 설계된 클론과의 우정을 맺어가던 시욱은 갑작스러운 테러로 엄마를 잃고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를 당하게 됩니다. 정부는 클론의 합법화를 위해 오로지 시욱만을 구출하려 하고, 장기 밀매를 위해 테러를 자행하던 이들과 함께 남겨진 오안은 생체칩을 제거한 '칩리스'의 삶을 살게 되고, 비록 클론이지만 인간됨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신의 생명을 위해 오안의 손을 뿌리친 시욱은 계속해서 오안을 찾기위해 노력합니다. 시간이 흘러 서로 재회하게 된 오안과 시욱. 클론과 인간이라는 큰 장벽 앞에서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공포보다 집요한 녀석이 후회라고 말이야. _5p "나는 네 주인이 아니야. 너랑 똑같이…." 갑자기 가슴이 울컥하며 시욱은 말문이 막혔다. 자신과 오안이 똑같다는 건 외모만을 뜻할 뿐, 종種을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 너는 물건인 걸까, 동물인 걸까. 그도 아니면 다른 인류인 걸까. 인류가 될 수 있긴 한 걸까. _21p 오직 한 가지에만 골몰한 사람에게는 그 일 외에 다른 것들은 하찮게 보이는 법이다. _27p 오안이 클론이라는 걸 안 순간부터 시욱은 줄곧 ...
이별없는 세대(문지스펙트럼:외국문학선 16) 저자 볼프강 보르헤르트 출판 문학과지성사 발매 2000.07.15. 2차 세계대전에 징집되어 혹독한 전쟁을 겪은 작가는 그 때 얻은 병으로 힘겨운 투병 생활 끝에 스물여섯의 나이에 요절합니다. 그의 단편소설들과 시을 엮은 책입니다. 전쟁의 참상을 그림처럼 그려 낸 그의 글들이 때로는 어렵게 다가오지만, 그가 그려낸 장면들은 머리 속에 그림처럼 선명하게 그려지고 각인됩니다. 그렇게 전쟁의 아픔이 우리의 마음을 파고듭니다. 그렇지만 더 가려다 보면 길을 잃게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누구든 길을 잃는다. 어둠은 무서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으니까. 이 어둠은 순식간에 압도해오며 그것을 벗어날 자는 없다. _20p/<여기 있어줘요, 기린 아저씨>중에서 너는 열차다. 덜커덩거리며 기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열차다. 너는 철로의 레일이다. 온갖 일이 네 위에서 일어나고 너를 녹슬어 눈멀게 하거나 은빛으로 번뜩이게 한다. 너는 인간이다. 네 두뇌는 기린처럼 외롭게 끝없이 긴 목 위쪽 어느 곳에 붙어 있다. 그리고 네 마음을 속속들이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_38p/<열차의 오후와 밤>중에서 우리는 아침을 믿는다. 그러나 그 아침을 알지는 못한다. 우리는 아침을 신뢰하고 의지한다. 그러나 아무도 그 아침을 우리에게 약속하지 않았다. 우리는 아침을 부르고 애원하고 울부짖는다.그러나 아무도 우리에게 대답하지 않는...
불변의 법칙 저자 모건 하우절 출판 서삼독 발매 2024.02.28. 진화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더 완벽해지려 할수록 여러 면에서 더 취약해짐을 잊지 말자. _267p 이는 인생에서 꼭 필요한 능력 중 하나다. 고통을 피해갈 쉬운 해결책이나 지름길부터 착기보다는 필요한 때에 고통을 참아내는 능력 말이다. _273p 우리는 빠르고 쉬운 길에 혹하기 쉽다. 고생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하지만 실제로 그런 길은 거의 없다. _274p 우리는 성공에 비용이 따른다는 당연한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_276p 사람들이 나의 특별하지 않은 모습과 못난 구석을 눈치채지 못한다면, 내가 특별한 존재라고 사람들을 설득하기가 매우 쉽다는 사실이다. _316p 거의 모든 것은 멀리서 보면 더 좋아 보인다. _317p "간절함과 두려움이 합쳐지면 사람들은 어떤 행동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_342p 장거리 달리기는 당신이 견뎌야 하는 단거리 달리기들의 집합이다. _354p 때로 고집은 인내심이라는 가면을 쓴다. _357p 장기전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또 그렇기 때문에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보상을 안겨준다. _353p 장기전이라는 것도 정해진 기간이 분명하다면 조금은 견디기가 쉬울 텐데, 우리는 그 끝을 알지 못해 괴로운게 아닌가 합니다. 언제까지인지 정확히 안다면 조금더 쉽게 견디겠죠. 그 끝을 아니까. 우리가 모르는 것...
여름의 빌라 저자 백수린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0.07.07. 백수린 작가의 소설집입니다. 여덟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 각 작품마다 개성넘치는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잔잔한 것 같으나 그렇지 않은 이야기.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주는 듯한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어느 새 글의 끝에 가 있더라구요. ▶시간의 궤적 ▶여름의 빌리 ▶고요한 사건 ▶폭설 ▶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흑설탕 캔디 ▶아주 잠깐 동안에 ▶아카시아 숲,첫 입맞춤 그날 언니와 나눈 대화는 오랜 시간 잊고 지냈던 사실을 나에게 일깨워주었다. 그러니까, 어떤 이와 주고받는 말들은 아름다운 음악처럼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고, 대화를 나누는 존재를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낯선 세계로 인도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_14p/<시간의 궤적>중에서 "괜찮아요, 언니. 사람에겐 어쩔 수 없는 일도 있으니까요." 어떤 기억들이 난폭한 침입자처럼 찾아와 '나'의 외벽을 부술 듯 두드릴 때마다, 이러다가는 내가 한순간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것은 아닐까 두려우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나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_17p/<시간의 궤적>중에서 폭력에 대해 비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건 폭력 이외의 수단을 갖지 못한 자들 뿐이라고. _66p/<여름의 빌라>중에서 긴 세월의 폭력 탓에 무너져 내린 사원의 잔해 위로 거대한 뿌리를 내린 채 수백 년 동안자라고 있다는 나...
안나 카레니나(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저자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0.01.08. 인간이 길들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없는데, 특히 자신의 주위 사람들이 모두 마찬가지로 살고 있는 것을 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_1312p 가정생활이나 무엇인가를 꾀하기 위해서는 부부 사이에 완전한 분열이나 사랑의 일치가 있어야 한다. 부부관계가 애매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경우에는 어떠한 계획도 실행될 수 없는 것이다. _1371p 사랑이 끝나는 곳에선 반드시 증오가 시작되는 것이다. _1417p '그런데 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더라? 괴롭지 않은 삶이란 생각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괴로워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는 모두 그것을 알고 있고 모두들 어떻게 자기를 속여야 할까 그 수단을 궁리하는 것이다. 뭐 이런 것이었지. 하지만 만약 진실을 보았을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_1422p 게다가 그는 지금까지 자기가 신념이라고 일컬었던 것도 그저 무지였을 뿐만 아니라, 그에게 필요한 것을 이해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사상 계통이었다는 것을 막연하게 느꼈다. _1463p 만약 선이 원인을 갖는다면 그것은 이미 선이 아니다. 만약 선이 결과를, 보수를 갖는다면 그것도 역시 선이 아니다. _1480p 이것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것은 그가 옳게 살아왔으나 그르게 사...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저자 스테판 츠바이크 출판 다산초당 발매 2024.11.01. 슈테판 츠바이크의 생애에서 마지막 시기에 쓴 글들을 엮어 낸 책입니다. 짧은 글들이지만 통찰이 넘쳐나는 책입니다. 야만의 시대를 살아갔지만 끈질기에 인간의 존엄성을 찾고자 했던 그의 열망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인간다움을 잃지 않기 위해 그리고 진짜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상기시켜주는 그의 마지막 가르침이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그는 자신을 희생하거나 생색내는 일 없이 원하는 대로 자기 일을 했다. 이제는 백발이 된 나도 낯선 사람과 그렇게 자신있게 대화를 시작하고 끝내는 법을 배울 수만 있다면 뭐든 다 바칠 것 같다. _12p/<걱정없이 사는 기술> 중에서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정말로 교과서적으로 신을 믿는 삶, 그 위대한 삶의 비밀을 핏속에 가진 자의 힘을 나는 안톤에게서 명확히 보았다......돈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 일했기에 모두가 그를 존경했다. _17p/<걱정 없이 사는 기술>중에서 그가 계속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면 그는 분명 우리 모두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를 돕지 못한 우리의 주저가 그의 인생 경로 변경에 의심의 여지 없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날 아침 우리의 말 한마디, 다정한 몸짓 하나가 그에게 불행과 고통을 이겨낼 힘을 어쩌면 줄 수도 있었으리라. _32p/<필요한 건 오...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저자 이희영 출판 창비 발매 2023.09.22. 선우혁은 어릴 적 죽은 형이 다녔던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형이 살아있을 때 유행했던 메타버스의 가우디라는 곳을 알게 되고 형의 아이디로 접속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선우혁은 곰솔이라는 아바타를 만나게 됩니다. 형이 가우디에 만들어 놓은 벽돌집에 찾아오는 곰솔이라는 여학생 아바타를 만나고 너무 놀라 당황합니다. 자신이 형의 아바타로 존재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죠..... 자신이 다섯 살일때 죽은 형에 대한 기억이 없었지만, 조금씩 형의 자취를 찾아가게 됩니다. 과연 메타버스 가우디에 찾아오는 곰솔은 누구일까요? 형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가슴 속 상처가 벌어지면 두 눈에서는 피 같은 눈물이 흐른다. 그 사실을 나는 엄마를 보며 알았다. _7p 진짜 유머는 듣는 사람 누구도 불편하지 않아야 했다. _34p 가상 현실에 중독되면 진짜 현실이 무너진다고. 적당히 조절해. _35p 소문은 꼭 불량식품 같아. 먹어 봤자 몸에 도움 되는 거 하나 없잖아. 오히려 견강에 나쁠 수도 있어. 하지만 먹는 동안은 맛있어. 따분한 학교생활에 아이들은 입이 심심했겠지. 달콤하고 새콤한 자극이 필요했을 거야. 원료가 뭔지, 어떤 성분이 들어갔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 소문의 진실이나 개연성 따위는 사탕 껍질처럼 쉽게 쓰레기통에 버려지거든. _...
유랑하는 자본주의자 저자 유랑쓰 임현주 출판 다산북스 발매 2024.10.23. 초등학교 교사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내려놓고, 여행을 하기로 작정한 여행유튜버 임현주님이 쓴 에세이입니다. 남편과 함께 직장을 그만두고 집을 정리한 돈으로 떠난 여행. 조금 남다른 삶을 선택하고, 길을 떠난 그들의 용기가 참 멋지게 다가옵니다. 인생은 버티고 견뎌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대로 길을 만들어가는 여정이다. 그저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오늘도 나는 소망한다. _9p/작가의 말 중에서 경제적 독립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일해야만 하는 비자유를 의미한다는 진실을, 그제야 깨닫게 된 거다. _37p 내가 나를 아는 것. 틀에 박힌 삶을 사느라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감정을 느껴보는 것. 이게 뭐라고, 예상치도 못하게 슬리핑 버스가 기폭제가 되어 여행의 참순간을 경험하게 될 줄은 몰랐다. _44p 죽은 물고기만이 물결을 따라 흘러간다. _53p 10년, 20년 죽어라 노력하고 나면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며 계단을 오르는 '지금'이 실은 가장 행복한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_61p 길은 삶과 닮아 있었다. 힘든 시기엔 도무지 이 괴로움이 끝나지 않을 것 같지만, 결국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한 순간이 찾아온다. 순례자들이 이 길을 다시 찾는 이유는 길이 주는 메시지를 한 번...
여수의 사랑 저자 한강 출판 문학과지성사 발매 2017.05.31. 20대의 한강 작가의 소설집입니다. 작품 끝에 해설가는 그녀의 작품을 <희망 없는 세상을, 고아처럼>이라는 제목으로 해설을 시작합니다. 너무나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작품은 희망 없는 세상을 써내려갑니다. 너무나 처절하게 그리는 작가님의 글은 너무도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 여수의 사랑 ♠ 질주 ♠ 야간 열차 ♠ 저녁빛 ♠ 진달래 능선 ♠ 어둠의 사육제 ♠ 붉은 닻 이렇게 7개의 작품이 들어 있습니다. 과로하시는군요? 그 말에 서린 이루 표현할 수 없이 냉정하고 사무적인 음색 때문에, 그리고 이토록 냉정한 의사가 인정할 만큼 내가 피로에 시달려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나는 위로를 받았던 것이었다. _24p/<여수의 사랑>중에서 "사람이 좀 허투루 살아봐, 천년 만년 살 것도 아니면서……." _36p/<여수의 사랑>중에서 결국 기찻간에서 발견된 그 순간부터 이미 자신은 평생토록 떠돌아다니도록 되어 있었던 것이었다고 말하며, 자흔은 짐짓 일그러뜨린 입술로 웃어보였다. ……어느 곳 하나 고향이 아니었어요. 모든 도시가 곧 떠나야 할 낯선 곳이었어요.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길을 잃는 기분이었죠. 여수에 가보기 전까지는 그랬어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어요. _41p/<여수의 사랑>중에서 누군가 죽어가고 있는가 하고 인규는 생각했다. 아이...
삶이 흐르는 대로 저자 해들리 블라호스 출판 다산북스 발매 2024.09.23. 호스피스 간호사로 일하면서 삶의 마지막을 앞둔 환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죽음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감을 느낀 작가는 자신이 겪은 이야기들을 공유하였고, 전통적으로 금기시되어왔던 이야기들을 전함으로써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 책은 해들리 간호사가 잊지 못할 12명의 환자들과 보낸 마지막 시간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이번 생에서 다음 생(나는 죽음 뒤에 반드시 뭔가가 존재한다고 믿는다)으로 넘어가는 그 순간이 얼마나 불가해하고, 강렬하고 감동스러운지 나누려 한다. _10p 세상엔 의학만으로도 도저히 설명하기 힘든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 세상 그리고 무엇이 됐든 죽은 뒤에 우리가 마주할 세상 사이엔 강력하고 평화로운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_20p "고마워요, 선생님." 할아버지가 말했다. "뭐가요?" "죽음이 아닌 다른 걸 기다리게 해줘서요." 그 순간 뜨거운 눈물이 내 양복을 타고 흘러내렸다. 갑작스러운 눈물에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보고 싶을 거예요, 선생님." 할아버지는 그 말을 하면서도 거의 눈을 뜨지 못했다. _76p 내 뜻대로 통제할 수 있는 건 몸무게 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실 그 무엇도 통제하지 못했다. 내가 잘하는 건 딱 하나, 증상을 감추는 것뿐이었다. _163p 로페즈 교수...
2025 루나파크 일력 저자 홍인혜 출판 미디어창비 발매 2024.10.30. 루나파크의 재치 넘치는 명언을 한데 모아 보고싶다는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2025 루나파크 일력 :매일매일 심력 충전』이 출간 되었습니다. ★ 하루 한 장씩 넘길 때매다 마음의 힘을 키워주는 '심력충전'일력입니다. ★ 루나파크 미공개 일러스터 373개 수록되었습니다. ★ 역대금 스페셜 기프트로 구성되었고, 주 7일 무사기원 부적 포토카드 7종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이 행복해지는 4컷 만화 스티커 1종과 루나파크 손편지(인쇄)까지..... 선물용 박스 패키지로 구성되었습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것은 체력과 심력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매일 힘을 주는 힐링의 한마디를 선물할 수 있는 예쁜 일력이에요. 선물용으로도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은 언제나 옳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저자 패트릭 브링리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발매 2023.11.24. 대학 졸업 후 <뉴요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작가는 승승장구하며 커리어를 쌓아가던 어느날, 암으로 형이 떠나는 비극으르 겪게 됩니다. 이 죽음을 계기로 그는 지독한 무기력감에 빠져버리고,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자신을 놓아두기로 결심합니다. 그곳에서 경비원으로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슬픔을 극복하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얻게 되는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책입니다. 날마다 거장들이 남긴 경이로운 예술 작품들과 마주하는 '특권'을 누리면서 미술관을 찾는 각양각색의 관객들을 관찰하며, 또 푸른 제복 아래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동료 경비원들와 연대하며 그는 삶과 죽음, 일상과 예술의 의미를 발견해 갑니다. 예술가란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나의 생각은 분명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_25p 내가 이해한 건 다디는 고통 그 자체를 그렸다는 점이다. 그의 그림은 고통에 관한 것이다. 고통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말문을 막히게 하는 엄청난 고통의 무게를 느끼기 위해 그림을 본다. 그렇지 않다면 그림의 정수를 보지 못한 것이다. 많은 경우 위해한 예술품은 뻔한 사실을 우리에게 되새기게 하려는 듯하다. '이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하는 게 전부다. 나도 지금...
불변의 법칙 저자 모건 하우절 출판 서삼독 발매 2024.02.28. 비극은 우리에게 고통과 괴로움, 충격, 슬픔, 혐오감을 안겨준다. 그러나 마법 같은 변화를 초래하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_198p 똑같은 지적 능력을 지닌 사람이라도 어떤 상황에 놓이느냐에 따라 잠재력 발휘 수준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리고 큰 혁신이 일어나는 것은 대개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인 상황, 해결책 발견에 미래가 달려 있어서 빨리 행동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끼는 상황이다. _203p 필요에 의해 절박해져야 거대하고 신속한 변화가 일어난다. _210p 우리는 그래왔다. 우리는 늘 그런다. 아주 중요한 변화는 작고 점진적인 변화가 쌓여 일어난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간과하기 쉽다. _219p 성장과 발전은 언제나 그것을 지연시키는 힘이나 장애물과 맞서 싸워야 한다. _221p 대부분의 놀라운 성공이나 성취도 작고 하찮은 뭔가가 쌓여 특별한 것으로 변할 때 일어난다. _229p 비관론자처럼 대비하고 낙관론자처럼 꿈꾸라. 그 균형이 중요하다. _245p 작은 것들이 쌓여 일어나는 변화. 너무나 미미해서 그 변화를 알아채기 힘든 그 사소한 작고 하찮은 것들이 이루어 내는 놀라운 성공이나 성취. 그 끝이 언제인지 몰라 늘 전전긍긍하게 됩니다. 우리의 조급함은 그 끝을 늘 궁금해하구요. 참 아이러니 합니다. 시간이 쌓이길 기다리고, 그것을 방해하...
완전한 구원 저자 에단 호크 출판 다산책방 발매 2024.09.30.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연기했던 에단 호크의 자전적 소설입니다. 자신의 연기론을 소설을 통해 보여줍니다. 유명한 영화배우인 윌리엄 하딩은 <헨리 4세>연극을 위해 뉴욕으로 돌아옵니다. 그는 지금 너무 유명해져있습니다. 록스타인 아내를 두고 바람을 피운 불한당으로 말이죠. 그는 아내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지만, 이혼은 하고싶지 않습니다. 아이들때문이죠. 그런 그는 브로드웨이에서 <헨리 4세>를 공연하면서 자신의 삶의 방향을 찾아갑니다. 좌충우돌하는 하루 하루지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조금씩 알아가죠. 연극이 끝날 때 그는 어떤 결론에 도달하게 될까요? 셰익스피어는 연극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신을 보여줍니다. 셰익스피어는 나이아가라폭포나 북극광 같은 자연이에요. 그랜드캐니언 같은. 셰익스피어는 삶이고 삶은, 그러니까 위대한 삶은 유순하지 않습니다. 삶에는 피, 오줌, 땀, 정액, 질 분비물, 눈물이 가득한데, 나 이 모든 것을 무대에서 보고 싶습니다. _40p 나는 모든 종류의 이야기에 따라붙는 기만의 힘, 절대적인 핵폭탄 같은 힘을 금방 터득했다. _48p "뭔가를 잃을 때마다 자네는 이렇게 소리쳐야 돼. '천만다행이다.' 몸이 좀 더 가벼워졌으니, 그만큼 더 자네다워진 거야. 자동차든 생각이든 신념이든 여자든 자네가 잃어버릴 수 있는 건 자네 ...
스무 낮 읽고 스무 밤 느끼다 저자 박완서,정이현,이기호,김숨,이승우 출판 마음산책 발매 2024.08.05. 짧은 소설 스무 편이 담겨있습니다.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한 권에 모아 놓아서 아무곳이나 펼쳐 읽어도 되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가들의 개성이 또렷이 나타나는 작품들이었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의 잘못이랄 수도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_24p/정이현, <또다시 크리스마스>중에서 E가 내게 대답했어. 내가요. 내가 당신을 믿어요. 당신 말을 믿고 있어요. 당신이 입을 잃었다는 걸요. 법은 당신에게 일관된 진술을 요구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에요. 혼란 속에 있는 사람의 증언은 비일관적일 수밖에 없고 그게 당신의 진실이에요. 당신은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 있어고 단 한 번도 거짓을 말한 적 없어요. _156p/최정화, <입>중에서 너도 자라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꼈니. 그렇게 따로 묻지 않았던 건, 외롭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사랑이 넘치는 가족이란 꿈처럼 대단한 목표가 아니라 공기나 물처럼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_213p/ 최은영,<데비 챙>중에서 남희,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 운이 좋았지. 그녀와 만나고 사랑할 수 있었잖아. 그게 어떤 건지 태어나서 경험할 수 있었잖아. 어릴 때는 내가 왜 태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 하지만 이제 그 이유를 알지. 이런 사랑을 경험하려고 태어났구나. ...
섬 저자 정현종 출판 문학판 발매 2015.08.20. 정현종 시인의 시를 처음 접한 건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통해서였습니다. 여자 주인공이 읽어 준 시가 <방문객>이라는 시였습니다. 시가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시집을 읽으며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_33p 가볍게 떠올라야지 곧 움직일 준비 되어 있는 꼴 둥근 공이 되어 옳지 최선의 꼴 지금의 네 모습처럼 떨어져도 튀어오르는 공 쓰러지는 법이 없는 공이 되어. _75p/<떨어져도 뛰는 공처럼>중에서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그게 저 혼자 피는 풍경인지 내가 그리는 풍경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행복한 때는 없다 _97p/<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중에서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_115p/<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중에서 정현종 시인은 종종 "시는 앉은 자리가 꽃자리다"라...
종소리 저자 찰스 디킨스 출판 푸른사상 발매 2021.03.15.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다가 심부름을 해주는 토비 벡은 교회 높은 뾰족탑 위의 종소리들에서 목소리를 듣습니다. 자신을 격려하고, 또 희망을 주는 목소리입니다.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그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잘 곳도 없이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과 아이를 데려가 새해를 함께 맞고자 합니다. 조용한 밤, 문득 환상 속으로 빠져든 토비 벡은 자신의 죽음과 자신의 딸의 비참한 삶들을 지켜보게 됩니다. 아무리 애써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그런 환상을...... "저도 진심으로 이런 상황이 아니길 빌었답니다. 나리." 총총이는 애써 핑계를 댔다. "우리는 나름대로 죽을 만큼 애를 쓰고 있답니다." _58p 하지만 아무리 일을 해도 사람답게 살 수 없을 때, 생활이 너무나 형편없어서 안에서나 밖에서나 배고픔이 가시지 않을 때, 노동하며 살아가는 삶이 그렇게 시작해서 그렇게 가다가 아무런 기회도 변화도 없이 그렇게 끝장나고 마는 것을 볼 때, 그 신분 높은 사람에게 가서 말하지요. '제발 나 좀 내버려둬요! 내 집은 좀 내버려둬요. 당신이 더 비참하게 하지 않아도 이미 내 집 문은 충분히 비참하니까. 생일 파티나 멋진 연설 같은 것들이 있을 때 그 행사가 돋보이도록 내가 공연에 참석해달라 기대하지 말아요. 나 빼고 당신들끼이 연극하고 놀아요. 환...
10월에는 조금 열심히 읽은 한 달 이었습니다. 올해는 200권을 읽기로 했던 저의 목표를 한 번 달성 해 보고 싶어서요. 기적을 내리는 트릉카 다방/아기사와 사토시 내가 아는 기쁨의 이름들/소피 블랙올 말하고 싶은 비밀/사쿠라 이이요 목로주점 1/에밀 졸라 찬란한 멸종/이정모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이도우 말하고 싶은 비밀 Vol.2/사쿠라 이이요 숙론/최재천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도우 이중 하나는 거짓말/김애란 뜻밖의 계절/임하운 우연이 아니었다/설재인 그리다가,뭉클/이기주 비올레트, 묘지지기/발레리 페랭 벌거벗은 한국사 :영웅편/tvNSTORY<벌거벗은 한국사> 시티 뷰/ 우신영 죽이고 싶은 아이 2/이꽃님 너에게 들려주는 단단한 말/김종원 라이프 재킷/이현 홍학의 자리/정해연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한강 섬/정현종 너의 하늘을 보아/박노해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줄리언 반스 종소리/찰스 디킨스 스무 낮 읽고 스무 밤 느끼다/박완서, 정이현, 이기호, 김숨, 이승우 총 26권을 읽었습니다. 좋은 이야기를 만나 10월도 잘 지나왔습니다. 11월에도 열심히 읽어봐야겠습니다. 10월만큼만 읽을 수 있으면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은 언제나 옳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저자 한강 출판 문학과지성사 발매 2013.11.15.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인해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됩니다. 작가님이 시인이라는 것도 이번 기회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시를 잘 알지 못하는 1인이라 선뜻 시집을 구매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이 책도 지인이 빌려주셔서 읽게 되었습니다. 시를 읽으면서도 소설에서 느꼈던 그 느낌들을 조금 감지하기는 했지만 저에게 시는 아직도 어렵네요...... 믿을 수 없었어,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다니 알수 없었어, 더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니 거리 한가운데서 혼자 걷고 있을 때였지 그렇게 영원히 죽었어, 내 가슴에서 당신은 거리 한가운데서 혼자 걷고 있을 때였지 그렇게 다시 깨어났어, 내 가슴에서 생명은 _37p/<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빈 항아리가 되지>중에서 지옥처럼 바짝 마른 눈두덩을 너는 그림자로도 문지르지 않고 내 눈을 건너다봤다. 내 눈 역시 바짝 마른 지옥인 것처럼. 어두워질 거라고. 더 어두워질 거라고. (두려웠다.) 두렵지 않았다. _43p/<어두워지기 전에>중에서 괜찮아 아직 바다는 오지 않으니까 우리를 쓸어 가기 전까지 우린 이렇게 나란히 서 있을 테니까 흰 돌과 조개껍데기를 더 주울 테니까 파도에 젖은 신발을 말릴 테니까 까끌거리는 모래를 털며 때로는 주저앉아 더러운 손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하며 _74 p/ <효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