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저자 손힘찬 출판 부크럼 발매 2018.07.26. 책 제목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라 읽게 된 책... 중간중간 하이라이트를 치고 싶은 구절들이 참 많은 책이었다. 작가님이 생각보다 어려 조금 놀랐다. 공감가는 글을 20대에 쓸 수 있다는 것이 마냥 부럽기도 하고 거침없는 글의 진행이 20대 답다는 생각도 드는 책이었다. 혼자 있는 시간은 나를 되돌아 보는 시간이다.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시간이고,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타인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나'와의 관계는 훨씬 중요하다. _131p/밀리의 서재 타인과의 관계에 신경을 쓰다보면 나를 들여다 볼 시간이 부족하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마음도 부족해진다. 여유...를 가져야 한다. 나와의 관계가 정말 중요하다. 작가님의 말처럼... 내 갈 길을 막는 잘못된 편견만 깨도, 지금보다 빠르게 전진할 수 있다. _153p/밀리의 서재 잘못된 편견들... 많이 가지고 있다. 알지 못하는 사이 내 머리에 자리잡은 생각들... 계속 깨지 않으면 고착화되어 '꼰대'가 될 수 밖에 없다.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솔직한 것이지 나약한 것이 아니다.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용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며 그 용기는 자신의 장점을 인정하고, 약점 또한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_168p/밀리의 서재 비판이라면 상대방에게도 수용...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저자 손힘찬 출판 부크럼 발매 2018.07.26. 나는 그동안 다른 사람의 눈치를 너무 많이 봤다. 그 이유는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내가 베푼 호의는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되었다. _55p/밀리의 서재 잘 지내고 싶어서 베푼 호의들이 때로는 당연한 권리가 되는 것을 자주 본다. 호의가 당연한 권리가 되는 순간 그 관계는 정상적인 범주를 벗어난 것이 된다. 불편해지고 불쾌해지는 관계로 변질된다. 내 편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을 안하는 것도 좋지만,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는 사실에 큰 위안이 된다. _59p/밀리의 서재 내 편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말 외롭고 고독한 순간.... 하지만 그건 나의 생각일 뿐... 내 편이 한 사람은 있다. 그리고 그것은 너무도 큰 위안이 된다.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네가 스스로를 소중하게 대할 때 비로소 네 인생의 가치가 올라가는 거야. 그게 가치 있는 삶을 위한 첫걸음이 되겠지. _125~126p/밀의의 서재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기. 인생의 가치를 올리기위해서가 아니라 가치있는 삶을 위한 첫걸음이 되기를 바래본다.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저자 손힘찬 출판 부크럼 발매 2018.07.26. 오해를 기반으로 하는 대화는 쉽게 풀리지 않기 때문에 나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험담을 하는 사람을 굳이 애써 붙잡지는 않는다. ...... 나에 대한 이미지 관리는 다수에게 정확한 견해를 밝히는 것과 소수에게 내 진심을 전달하는 일이 아닐지 생각해본다. _31p/밀리의 서재 나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나를 험담하는 사람을 굳이 붙잡지 말아야 하는데.... 그냥 다수에게는 나의 정확한 견해를 밝히고 소수에게는 내 진심을 전달하는 것... 그것만 해도 관계가 조금은 심플해지고 나의 스트레스도 적으련만 그게 참 말처럼 쉽지가 않다. 억지로 하는 공감하는 것도 감정낭비가 꽤 심하다. 마음에 여유가 없다면 적당히 맞장구치고, 물 흐르듯 자연스레 화제 전환을 하면된다. 공감은 선택 사항이지 의무가 아니다. 그렇게 공감 받기를 원한다면 상담사를 찾아가기 바란다. _46~47p/밀리의 서재 억지로 하는 공감... 정말 힘들다. 왜 그런지 몰랐는데 나의 감정이 무진장 낭비되는데서 오는 탈진상태와 비슷한 것 같다. 공감은 선택사항인데 왜 의무감처럼 하고 있는 것인지... "나는 상담사가 아니다." 잊지말자.... "아무 이유 없이 뒤에서 욕하거나, 남을 험담하는 것이 습관화된 사람은 처음부터 거리를 두고 지내는 편이 낫습니다. 뒤늦게 알았으며 그때부터 거리를 두시고요. 몸도 마음...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저자 손힘찬 출판 부크럼 발매 2018.07.26. 제목에 끌려 <밀리의 서재>를 통해 읽기 시작했다. 일의 피곤함보다는 나처럼 관계의 피곤함을 느끼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유난히 하이라이트를 많이 하게 되는 책. 나는 평소에 다른 사람의 다름을 인정하고, 가까이 지내면서도 적절할 거리를 둔다. 지나치게 가까우면 기대를 하게 되고, 실망감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이해와 존중. 이 첫걸음을 떼지 못한다면 인간관계는 몹시 피곤해진다. _14p/밀리의 서재 '이해와 존중'이라는 것이 인간관계의 첫걸음이라고 하는데 주변에선 '이해와 존중'을 찾아보기가 참 어렵다. 나이가 들었다고 자연스럽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한 사람이라도 집중할 수 있는 대상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마음을 주면 된다는 것. ...... "모두를 사랑할 수 없듯, 모두로부터 사랑받을 수 없다"라는 말은 관계의 환상을 품을 사람들한테는 참 불편한 진실일 것이다. _16~17p/밀리의 서재 관계에 환상을 품은 사람이 나였다. 모두 잘 지내기... 어려서는 그럭저럭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일종의 착각.... 나이가 들어서야 이것이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내가 아는 사람이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인다면 '이런 모습도 있구나.'하면서 생각하는 편이 괜한 오해도 하지 않고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_20p/밀...
바깥은 여름 저자 김애란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7.06.28. 일상은 멀리서 보면 풍경이지만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갖가지 아픔과 기쁨이 뒤섞여 있다. 이 책은 상실의 아픔에 대한 묶음집 같다. 자식을 잃은 슬픔, 남편을 잃은 슬픔, 반려견 또 자기의 언어와 부족을 잃어가는 슬픔, 인간성을 잃어가는 슬픔 등.... 다양한 슬픔들에 대해 섣부른 위로가 오히려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말해준다. 슬픈이에게 그저 함께 있어주고 울어주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위로가 된다는 것도 함께... 나의 눈길 한 번, 한마디의 말이 타인에겐 큰 천둥같은, 지진같은 울림으로 들릴 수도 있고, 그들에게 어디에도 마음 둘 곳 없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해준다. 요즈음은 '이해'라는 말을 자꾸 곱씹게 된다. 예전에 <알쓸신잡2>에서 유시민씨가 '우리가 얼마나 타인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를 했던 것도 기억이 난다. 김애란 작가의 한마디 처럼 '이해'란 품이 드는 일이라 잠자리에 누울 때 벗는 모자처럼 피곤하면 제일 먼저 집어던지게 되는 것. 이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보았던 <고백부부>가 생각난다. 나도 그 드라마 속 부부처럼 사소한 오해 속에서 계속 계속 오해를 사실로 받아들이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이해'란 품이 드니까 내가 지칠 땐 그것은 내던져 버리던 것이었으니까... 소설이 줄 수 있는 삶의 풍성함을 ...
바깥은 여름 저자 김애란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7.06.28. 그래. 엄마랑 아빠는 ........ 지쳐 있었어. '이해'는 품이 드는 일이라, 자리에 누울 땐 벗는 모자처럼 피곤하면 제일 먼저 집어던지게 돼 있거든. ..... 그런 걸 다 설명하진 않는다._214p <가리는 손> 중에서 © all_who_wander, 출처 Unsplash © benhershey, 출처 Unsplash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저자 황영미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9.01.28. 오랜만에 아이들 책을 함께 읽고 있다. 큰 아이를 키울 때는 같이 읽는 책들이 많았는데 둘째, 셋째와는 그런 경험이 부족하다. 요즘 아이들의 생각을 들여다 보고싶기도 하고 말이다. 아이들의 사회생활을 엿보는 기분이었다. 읽는 내내... 무리에 끼지 못할 때 느끼는 불안. 새학기가 되어 반이 바뀔 때마다 그것을 공포처럼 느끼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친구가 너무도 소중한 의미여서 어쩌면 삶에서 친구가 너무 중심이 되어버려서 무리의 바깥으로 무리의 가장자리로 밀려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왕따. 은따. 스따... 친구의 한마디가 빛을 던져준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나무들처럼 혼자야. 좋은 친구라면 서로에게 햇살이 되어 주고 바람이 되어 주면 돼. 독립된 나무로 잘 자라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 _156p~157p 주인공은 비밀블로그 '체리새우'를 운영했는데 홀로서기를 결심하면서 공개로 바꾼다. 아이가 블로그에 쓴 글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제비꽃에게 말을 거는 아이... 체리새우도 좋아하고 너도 발견해 낸 걸 보면 나는 작고 여린 존재한테 확실히 끌리나 봐. 너도 내 이름을 불러 줘. 알았지? 우리 반 아이들이나 선생님들은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듯. 이름이야 알 테지. 하지만 나에게 관심이 없어. 학교에서 하루는 백만년 같아. 나는 ...
구의 증명 저자 최진영 출판 은행나무 발매 2015.03.30. 처음 읽는 작가다. 이야기의 초반부터 너무 강렬해서 생각이 많아지는 조금은 섬뜩하기도 한 절절한 사랑이야기이자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는 두 남녀의 치열한 생존기라고 해야겠다. 어릴적부터 함께 커 온 '구'와 '담'. 서로 너무도 많은 시간을 공유한 그들. 그냥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존재. 그렇게 사랑하게 된 그들의 삶은 평탄하지 않다. 구의 부모는 끊임없이 빚을 지고 살아가고, 그 빚은 계속 커지는 스노우볼처럼 '구'의 삶 위에 얹힌다. 그리고 담'은 세상 유일한 가족이었던 이모를 잃게 되고... 살아 있을 때도 원하는 바를 제대로 알지 못해 종종 너에게 선택을 미뤘고 때문에 핀잔을 들었는데, 죽음을 코앞에 두고도 나는 내 마음을 읽지 못해 갈팡질팡했다. _10p 내가 죽으면 어떡할래? 구가 물었다. 그 질문이 불행하고 잔인해서 울고 싶었다. ...... 그리고 부탁했다. 우리 앞으로 함께 해야 할 것들, 함께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 시시콜콜 다 이야기한 다음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무섭고 슬픈 이야기는 우리 좀 더 건강해진 다음에 농담처럼 나누자고. 말을 끝내고 다시 자리에 눕는데, 구가 말했다.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 거야. _13~14p 죽은 너와 끝까지 살아남아 내가 죽어야 너도 죽게 만들 거야. 너를 따라 죽는 게 아니라 나를 따라 ...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저자 이꽃님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8.02.09. 청소년 문학이다. 아이들을 읽히려고 산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울게 된 책. 단숨에 읽었다. 내용의 전개가 궁금해서... 가족간의 이해가 어떻게 이루어져 가는지 다양한 시선으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책이다. 어느 날 다른 세계에서 온 편지. 자녀를 두고 떠나야 하는 엄마의 마음.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마지막 엄마의 말에 정말 가슴이 아팠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죽음을 앞둔 배우자가 남겨진 배우자에게 하는 당부하는 말에 대해 읽었다. 아이들, 잘 부탁해! 아이들, 잘 키워 줘! © Free-Photos, 출처 Pixabay 가까운 지인이 최근에 자녀 셋을 남겨두고 하늘나라고 갔다. 고인이 된 지인도 일찍이 돌아가신 엄마의 부재가 너무 힘들었다면서 발병했을때부터 걱정을 했었다. 아이들을 두고 가야하는 상황이 제일 겁난다고... 아이들의 어릴 적 모습이 담긴 사진을 책상에 붙여둔다. 살아있는 동안, 아이들이 내 품안에 있는 동안에 자녀들에게 더 사랑한다고 말해주자! 아이들의 말을 더 많이 들어주자! 함께 있는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 그 순간들을 누리자!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저자 이꽃님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8.02.09. 나이를 먹는 다는 건 어쩌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감정을 이해하려고 연습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_175p 나이를 먹는 다는 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다른 이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연습하는 시간들이군요.... 그만큼 나의 마음의 그릇이 넓어지겠죠.... 나이를 먹어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감정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은 그냥 나이만 먹은 것이겠군요 ㅠㅠ 나는 제대로 나이를 먹어가고 있을까요~?? 잘 연습하고 있을까요~??
천 개의 파랑 저자 천선란 출판 허블 발매 2020.08.19. <밀리의 서재>로 읽은 SF소설이다. 처음에는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편안하게 읽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언제 써놨는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언제나 이 문구를 보며 지구가 변해가는 속도와 놓치고 가는 사람, 그리고 동식물에 대해 생각했다. 그래서 《천개의 파랑》을 썼다. _676p/밀리의 서재 작가가 담고 싶어했던 주제들이 담겨있다. 거기에 장애를 가진 사람의 이야기이고. 한부모가정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휴머노이드와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고 사람에 대한 이야기,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연재와 은혜, 그리고 엄마 보경과 연재의 친구 지수, 휴머노이드 콜리와 말 투데이... 그들이 엮어가는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마음에 담고 싶었던 많은 구절들이 있지만 조금만 옮겨보려고 한다. 내가 추론해낸 바를 말하자면, 고통은 생명체만이 지닌 최고의 방어 프로그램이다. 고통이 인간을 살게 했고, 고통이 인간을 성장시켰다. _8p 고통이 인간을 살게 했다. 고통이 인간을 성장시켰다. 하지만 그 고통이 없는 삶을 바란다. 성장하기를 원하면서 말이다. 우리의 아이러니.... 삶이 이따금씩 의사도 묻지 않고 제멋대로 방향을 틀어버린다고 할지라도, 그래서 벽에 부딪혀 심한 상처가 난다고 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방향을 잡으면 그만인 일이라고. ...
지구에서 한아뿐 저자 정세랑 출판 난다 발매 2019.07.31.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건전한 절대명제, '누구나 하나의 세계를 이룰 수 있다'는 역사상 가장 오래 되풀이 된 거짓말 중 하나일 거라고 주영은 생각했다. 세계를 만들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탁월하고 독창적인 사람들이 만든 세계에 기생할 수 밖에 없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기여하는 것이 아니다. 거인이 휘저어 만든 큰 흐름에 멍한 얼굴로 휩쓸리다가 길지 않은 수명을 다 보내는 게 대개의 인생이란 걸 주영은 어째선지 아주 어린 나이에 깨달았다. _37p 하나의 세계를 이룰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만든 세계에 기생할 것인가? 우리의 대다수는 탁월하고 독창적인 사람들이 만든 세계에서 기생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플랫폼도 그렇구요. 그 속에서 저만의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긴 하지만....기생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큰 흐름에 멍하게 휩쓸리지 않으면서, 물론 기생(?)이긴 하지만 그 속에서 제 마음이 가는대로, 제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어 가는 세상이 꼭 나쁘지만은 않은 것도 같아요. 저같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저를 표현하는 것도 어려운데요.... 이곳에서 저는 3년 가까이 저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고, 그 시간이 저를 많이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내가 만들 세계가 거창하지 않다고 실패일...
지구에서 한아뿐 저자 정세랑 출판 난다 발매 2019.07.31. SF소설인지 모르고 읽은 소설. 조남주 작가의 《사하맨션》과는 조금은 결이 다른 로맨스SF라고 해야하나? '한아'라는 여주인공은 환경을 생각하고 저탄소생활을 하고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는 여성이다. 그런 한아에게 2만광년을 달려 찾아온 외계인, 2만광년이나 떨어진 먼 우주에서 오직 '한아'만을 바라보다가 평생 갚아야 할 빚을 지고 그녀에게 왔다. 온전히 그녀만을 사랑하는 외계인.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도 생각나고... 해피앤드라서 좋다. 로맨스 소설인데 2만광년을 달려 여주인공에게 온 외계인을 보며 '예수님'이 생각났다. 저 먼 별을 넘머 이땅에 오신 그분. 오롯이 나를 아시고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시는 그분 말이다. 지구에서 하나 뿐인 '한아'를 사랑한 외계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각자 한 사람이 하나뿐인 '한아'라고 말해주는 정세랑 작가에게 고마웠다. 그렇게 사랑받는 존재라고 유일한 '하나'뿐인 존재라고 일깨워줘서... 항상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세상에 하나뿐인 걸... 하지만 너무 자주 잊고 살아서 나의 삶을 하찮게 여길때가 많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나뿐인 나의 삶. 나의 인생.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누구 하나 모든 것을 공감할 수 없는 나의 삶을 어떻게 가꾸어가고 사랑할지는 나의 몫이다. 하나뿐인 나의 삶.. 아름다운 꽃으로 피워낼 수 있기를.....
완전한 행복 저자 정유정 지음 출판 은행나무 발매 2021.06.08. 정유정 작가의 책은 사실 졸업하려했다. 책 속에 있는 어두운 정서들이 조금 힘들었다. 이번 책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이기도 했고 행복이라는 말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정유정작가의 이야기는 흡입력은 인정해야겠다. 사건의 전개가 궁금했고 어두운 이야기였지만 계속 궁금해서 읽어나가게 되는 스토리였다. 이 책은 '행복'에 대한 이야기이다. 완전한 행복을 꿈꾸는 나르시시스트이자 사이코패스인 유나라는 인물은 '완전한 행복'에 이르고자 자신의 주변의 불행의 요소를 제거하기위해 '노력'한다. 그 노력의 결과물들은 너무도 섬뜩하고 파괴적이었지만 말이다. 흔히 자아도취형 인간을 나르시시스트라 부르지만, 병리적인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의미가 좀 다르다. 통념적인 자기애나 자존감과도 거리가 있다. 덧붙이자면 모든 나르시시트가 사이코패스는 아니지만 모든 사이코패스는 기본적으로 나르시시스트다. 그들은 사이코패스보다 흔하다는 점에서 두렵고,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지만 정작 자아는 텅 비어 있다는 점에서 비극이며, 매우 매혹적이라는 점에서 위험한 존재다. 그들에게 매혹된 이는 '가스라이팅'에 의해 길들여지고, 조종되고, 황폐화된다. 때로는 삶이 통째로 흔들린다. _520~521p/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는 이 책이 나르시시트의 행복 강박과 어떤 사건이 결합하는 지점에서 태어난 이야...
피프티 피플 저자 정세랑 출판 창비 발매 2016.11.21. 정세랑 작가의 세번 째 책이다. 가장 강력했던 《시선으로부터,》를 읽고 찾아서 읽게 된 작가 중 한명이다. 《보건교사 안은영》이란 책도 참 좋았다. 정세랑 작가의 책에서는 모두가 주인공이다. 물론 주인공이 있지만 나오는 모든 인물이 주인공 같은 책..... 자세히 들여다 보고싶은 인물들로 가득하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50명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퍼즐조각을 맞추듯 읽어가는 이야기의 재미가 쏠쏠하다. 인물의 직업도 살아온 환경도 지금 살아가는 모습도 천차만별이다. 그 삶의 농도가 조금씩 다르지만 삶이란 인생인란 그 어느 하나 소홀해져서는 안되는 것이고 작가의 이야기처럼 엮이고 엮여 있는 것은 아닌지.... 그 속에 나의 모습이, 주변의 모습이, 일어날 법한 일들이 등장했고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가 따뜻하게, 때로는 가슴아프게, 슬프게 다가왔다. 가볍게 읽으려고 시작한 소설이었는데 몇 몇 인물들은 깊은 여운을 남기고, 또 울컥하게 했다. 우리 속에 있는 <피프티 피플>의 모습들.... 감정들.... 계속 찾게 될 것 같은 작가가 될것 같다. 기쁘다. ㅋ ㅋ 나만의 소소한 감상은 여기까지.... 시선으로부터, 저자 정세랑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0.06.05. 보건교사 안은영(특별판)(양장본 HardCover) 저자 정세랑 출판 민음사 발매 2020.08.11.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저자 김초엽 출판 허블 발매 2019.06.24. <밀리의 서재>로 읽은 세번 째 책이다. SF소설집이다. 단편들을 엮은 책. 최근에 읽은 《바람의 열두 방향》과는 달리 SF라는 소재를 가진 현실을 잘 담은 소설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어쩌면 일상의 균열을 맞닥뜨린 사람들만이 세계의 진실을 뒤쫓게 되는걸까? _24~25P 일상의 균열을 맞닥뜨린 사람들만 의문을 품게 된다. 그 균열을 감지한 사람만이 이상하다고 느끼니까... 그런 사람들만이 진실을 알고싶어하고 뒤쫓게 된다. 릴리가 나를 폐기하지 않은 것은 내가 인간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가능성의 문제였다. 어떤 존재에게 살아갈 권리가 부여되는가를 결정하는 문제였다. _85~86p 개조되어 흠이 없는 신인류가 아닌 장애를 가진 비개조인에게 살아갈 권리가 부여되는가.. 장애를 대하는 사회의 태도를 고스란히 담고서 질문한다. 어떤 존재에게 살아갈 권리가 부여되는가.... "어떤 문제들은 피할 수가 없어. 고체보다는 기체에 가깝지. 무정형의 공기 속에서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가 짓눌려. 나는 감정에 통제받는 존재일까? 아니면 지배하는 존재일까? 나는 허공중에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 _420p 숨이 막힐 때가 있다. 문제들... 그 문제들은 정말 기체에 가깝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가 짓눌린다. 가슴을 압박한다. 감정들... ...
스토너 저자 존 윌리엄스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발매 2015.01.02. 동생의 소개로 알게 된 책. 읽기 시작했을 때는 약간 전기를 읽는 느낌이었다. 밋밋하고 조금은 지루해지는 그런 책이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느껴지는 감정들은 조금 특별했다. 자신의 삶을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한 노교수 '스토너'의 삶. 그렇다할 사건이 없는 책이었다. © 100gray, 출처 Unsplash 그가 삶 속에서 견뎌내야 했던 고단한 시간들의 무게가 그 삶의 무게는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는 그 감정들과 너무 닮아 있었고 그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 한켠이 묵직해지고 진한 슬픔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어쩌면 타인의 눈에는 불행해 보일 수 있는 삶을 산 주인공. 사랑하는 딸에게 마저도 마음껏 그 사랑을 표현할 자유를 누리리 못하는 삶. 호구잡힌 듯 살아가는 삶. 매순간을 최선을 다했던 삶. © vishnu300327, 출처 Unsplash 때로 탈선(외도)했지만 그 사람이 탈선마저 정당해 보일 정도로 힘들어 보이는 그의 삶은 우리의 고단한 인생길을 함께 걸어 가주는 동행자의 삶 같다. 그래서 이 소설이 참 힘이 있다. 묵직했던 마음이 다시 생각나는 책이다.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저자 김누리 출판 해냄출판사 발매 2020.03.06. 독일문학을 전공한 김누리 교수가 풀어낸 우리 사회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을 읽고 그가 출연한 <차이나는 클라스>를 찾아봤는데 책 내용과 비슷한 강연이었다. 책을 읽으실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그분의 강연을 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한국 사회의 병폐와 문제점들. 우리의 대한민국 속에 있는 모순과 우리의 불행의 원인들에 대한 분석들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있어야 떠밀려다니지 않겠구나... 나는 왜 불행할까? 사는게 왜 이렇게 힘들까? 내 책임이 아님을, 구조적 문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받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김누리 교수의 통찰력은 여러사회, 여러 국가를 들여다보며 연구한 결과들이었다. 나의 시야는 너무 보잘것없음을 나의 무지함에 대해 다시한번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독일에서 오래 공부한 그가 인용한 구절로 소소한 감상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파시즘이 남긴 최악의 유산은 파시즘과 싸운 자들의 내면에 파시즘을 남기고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_베르톨트 브레히트/독일의 극작가 _100p https://youtu.be/N8rkO6gwf9g https://youtu.be/5UaJywOO6Mk
키다리 아저씨 저자 진 웹스터 출판 인디고(글담) 발매 2010.11.01. 나이가 들어 읽는 《키다리 아저씨》는 예전의 느낌과 많이 달랐지만 어린 시절로 돌아간듯 마음 설레게 하는 책이었다. 예쁜 그림들은 덤이고... 책을 읽는 동안 계속 마음이 따뜻했고 재미있었다. 편지의 형식을 빌린 아름다운 이야기들...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과 《채링크로스 84번지》도 정말 감동적이었는데 그래도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나에겐 《키다리 아저씨》다. 위기에 대처하거나, 치명적인 비극에 맞서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날 그날의 사소한 불운들을 웃음으로 넘기는 일은 '정신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답니다. _84p 저는 인생을 요령있고 공정하게 헤쳐 나가야 하는 놀이로 생각할 거예요. 놀이에서 지더라도 그냥 어깨를 으쓱하며 웃어넘길 거예요. 이겨도 마찬가지고요. _84p 좋은 성격은 추위나 서리에 상처받으면 풀이 죽기도 하지만 따뜻한 햇살을 만나면 쑥쑥 자라난답니다. _88p 사람이란 한번도 가져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못 느끼지만, 그것이 마땅히 내가 가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 다음에는 그것없이 지내기가 무척 힘든 법이거든요. _213p 그 애들은 익숙한 나머지 행복을 느끼는 감각이 무뎌져 버렸지만, 전 매 순간 제가 행복하다는 사실을 온전히 느낀답니다. _241p '주디'처럼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고 씩씩하게 열심히 사는 삶을 살아가고...
랩걸 저자 호프 자런 출판 알마 발매 2017.02.16. 이 책은 예전에 방송에서 유시민 작가가 자신의 딸에게 읽히고 싶은 책이라고 해서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조금 딱딱한 과학책 같기도 해서 책장이 잘 넘어가지는 않는 책이었지만 묵직한 삶의 모습들이 감동을 주는 책이었다. 무엇을 고장나게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그걸 고치지 못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그때 배웠다. _19p 아빠와 나는 집까지 가는 3킬로미터 정도 되는 길을 걷는 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는 습관을 오래전부터 지켜오고 있었다. 조용히 함께 하는 것이야말로 북유럽의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하는 일이고, 아마도 제일 잘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_20p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걷는 것. 조용히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 나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를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 훈련을 받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문제는 그 사람이 먼저 말을 꺼낼 때까지 절대 입에 올리지 않고 기다려야 한다고 배우는 문화 말이다. _23p 재앙을 거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누군가가 이미 그 길을 걸어 다시 그 경험을 할 필요가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나는 너무 잘 알고 있다. _37p 과학은 나에게 모든 것이 처음 추측하는 것보다 복잡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을 발견하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 레시피라는 것을 가르쳐...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저자 리안 모리아티 출판 마시멜로 발매 2019.10.25.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건강 휴양지로 찾아온 아홉 명의 인물과 건강 휴양지를 만든 마샤와 직원 야오, 딜라일라, 잰... 각자의 인물들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상관없이 각자의 문제를 가지고 휴향지에 왔다. 다른 사람과 이상한 경험들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변화해 간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각자의 아픔과 고통... 같은 사건을 겪고도 각자가 짊어진 아픔은 너무도 다르고 그 다른 아픔들이 또 각자에게는 나름 크고 벅차다. 야오는 자신이 느꼈던 부모의 표현들이 실제와는 너무도 달랐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야오의 부모는 야오가 실패를 두려워하기때문에 큰 꿈을 가지지 말라고 했는데 야오는 부모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있고 또 자신에 대한 기대도 없다고 오해했다. 가족 속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 생기는 오해들... © bruno_nascimento, 출처 Unsplash 부모와 자녀도 완벽한 타인이다. 책을 읽으면서 자녀들과도 많은 대화가 필요하구나 생각했다.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기가 왜 이렇게 힘든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는 착각.... 내 자녀는 다 안다는 착각... 그것들을 내려두고 서로를 알아가야 하고 또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어야 한다. 소설 속에서 완벽한 타인이지만 어울려 살아가듯 우리도 서로 완벽한 타...
부의 추월차선 저자 엠제이 드마코 출판 토트 발매 2022.02.04. 아주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였고,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많은 이들이 탐독한 책 . 오랫동안 책장에 담아놓기만 했었는데 『역행자』의 작가 자청의 추천목록을 읽어 나가면서 펼치게 되었다. 부자가 되는 길. 지름길이 있지만 그 길은 가리워진 길이다. 교묘히 가려져 있어서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를 인도하는 것은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 아닌 평범한 삶으로 향하는 길이다. 추월차선으로 부자 되기란 "부동산에 투자하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또는 "사업을 시작해라"등을 역설하는 통계적 전략이 아니라, 부의 비밀을 파헤치고 지름길로 향하는 문을 여는 완전히 심리적이고 수학적인 공식이다. 추월차선은 탁월함을 향한 일보 전진이며, 실현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일에 가능성을 부여한다. _12p/르롤로그 중에서 저자는 '부를 향한 재무 지도 세 가지'를 제시한다. 1. 가난을 만드는 지도 : 인도(人道) 2. 평범한 삶을 만드는 지도 : 서행차선 3. 부자를 만드는 지도 : 추월차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 있는 곳은 '인도'이거나 '서행차선'위다. 평범함을 싫어하지만 원인도 이유도 모른채 끌려다니는 삶을 사는 우리. 우리가 서 있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 인도? 서행차선? 추월차선 ? 변하겠다는 결심은 빠른 속도로 나의 한심한 인생을 희망과 약간의 행복으로 채우기 시작했다. .... 단...
순이 삼촌 저자 현기영 출판 창비 발매 2015.03.25. 예전에 4·3사건에 관련한 뉴스를 보았다. 추모행사에서 가수 이효리씨가 나래이터를 맡게 되었는데 4·3사건이 유족들이 이효리씨에게 행사에 참여하지 말라고, 연예인이 나설 자리가 아니라고 얘기했다는 기사였다. <알쓸범잡>에서도 제주도편에서 4·3사건을 다루었는데 펼쳐져 있던 무덤들을 보여주는 화면에서 멍해졌던 기억이 있다. © tjump, 출처 Unsplash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제주도 사람들의 가슴 속에 너무도 큰 상처로 남아있는 사건을 만났다. 막연하게 가슴 아픈 사건이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 일을 겪은 이들에게, 유족들에게는 너무도 뼈저린 고통이었고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아픔의 상처였음을 알게 되었다. 이념이라는 허울이 씌워져서 많은 이들이 이유없이 희생당했다. 굶고, 죽고..... 아비규환의 현장... 역사의 아픔... 그 아픔은 잊혀져 가고,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가지만 여전히 그 아픔들은 여전히 역사속에서 계속 계속 재생되고 있다. 모양만 바꿔서... 장소만 바꿔서... 이 책을 통해 그 역사를 잊지 않으려 했던 작가의 노력에 감사를 보낸다. 아픈 역사를 잊지 말자. 그 아픔을 잊지 말자. 기억함으로써 그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우리이기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ps. 너무 가슴아픈 이야기라 읽는 내내 힘들었지만...
이상한 정상가족 저자 김희경 출판 동아시아 발매 2017.11.21. 이 책의 부제는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이다. '가족'의 정상적인 범주는 어떤 것일까. 우리가 정상적인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그 가족만이 정상적인 가족일까. 요즘은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조손가정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존재한다. '정상가족'이데올로기는 결혼 제도 안에서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핵가족을 이상적 가족의 형태로 간주하는 사회 및 문화적 구조와 사고방식을 말한다. 바깥으로는 이를 벗어난 가족 형태를 '비정상'이라 간주하며 차별하고, 안으로는 가부장적 위계가 가족을 지배한다. 정상성에 대한 지나친 강조로 가족이 억압과 차별의 공간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_10p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정상가족'이란 단어부터 차별적인 뜻을 담고 있다. 정상적인 가정이 아니면 모두 비정상이라는 뜻이니까. 폭력적인 단어다. 한국만큼 "모든 사회 문제는 가족 문제"라는 말이 잘 들어맞는 곳도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공공의 역할까지 가족에게 떠넘겼고 극심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것은 '가족 총력전'이 되다시피 했다. 가족 안에서 가장 약한 존재인 아이들의 자율성은 간단히 무시됐으며 가족주의의 극단이라 할 마음가짐, 즉 아이를 소유물처럼 바라보고 통제하는 행동은 여전하다. 가족 바깥의 사람들에 대한 배척은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화됐다. 그러는 동안 ...
불편한 편의점 저자 김호연 출판 나무옆의자 발매 2021.04.20. 간만의 휴가의 시작. 조금은 편안한 이야기들을 읽고 싶어서 베스트셀러를 기웃거리다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 2》과 함께 <밀리의 서재>에 있어서 얼른 읽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잃어버린 지갑을 인연으로 만나게 된 노숙자와 편의점 사장님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역사교사로 정년퇴직한 편의점 사장님. 하지만 그녀도 나이가 들어 힘이 없고, 헛된 꿈을 꾸며 한방을 노리는 아들로 인해 마음이 힘들다. "역사 교사로 정년을 보낸 내가 한마디 하자면, 국가고 사람이고 다 지난 일을 가지고 평가 받는 거란다. 네가 그동한 한 짓을 떠올려봐라. 너는 너 자신을 믿을 수 있니?" _55p/밀리의 서재 사업자금을 달라는 아들에게 하는 엄마의 말... 국가고 사람이고 다 지난 일을 가지고 평가 받는다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는 어떻게 평가를 받을까... 나의 지난 날들을 돌아보게 되는 구절... 성실함과 친절함으로 살아왔던 영업직 중년의 씁쓸한 현실... 유일한 장점이었던 성실함과 친절함의 바탕은 체력이었고, 나이가 들어가며 딸리는 체력은 성실함과 친절함을 무능력과 비굴함으로 변화시켰다. _270p/밀리의 서재 나이가 들어가며 딸리는 체력.... 그로인해 할 수 없게 된 것들을 무능력으로 게으름으로 표현하는 상대를 만나면 참으로 씁쓸해진다. '나도 너처럼 젊었을 때가, 머리가 팽팽 돌...
소년이 온다(10주년 특별판) 저자 한강 출판 창비 발매 2014.05.19. 광복절에 들려오는 뉴스를 들으며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정치인들의 그릇된 역사관과 무지막지하게 쏟아내는 그들의 막말을 듣기가 거북했습니다. 그러다가 예전에 읽었던 이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군부 독재의 시대. 학살의 시대. 지금과 무엇이 다를까 생각하면서요. 피로 얻은 우리 역사의 진보가 퇴행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너무도 유명하죠. 중학생 동호의 목소리로, 때로는 죽은 동무의 혼으로, 동호와 함께 했던 사람들의 목소리로, 동호 엄마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그때의 이야기가 너무도 섬뜩하고 가슴 아팠습니다. 그 과정에서 네가 이해할 수 없었던 한가지 일은, 입관을 마친 뒤 약식으로 치르는 짧은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이었다. 관 위에 태극기를 반듯이 펴고 친친 끈으로 묶어놓는 것도 이상했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는 듯이. _17p 흐느낌 사이로 돌림노래처럼 애국가가 불려지는 동안, 악절과 악절들이 부딪치며 생기는 미묘한 불협화음에 너는 숨죽여 귀를 기울였다. 그렇게 하면 나라란 게 무엇인지 이해해 낼 수 있을 것처럼. _18p 지금 정미 누나가 갑자기 대문을 열고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