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루이즈 글릭 시집 일곱 시절 좋은 시 추천 ft. 아산 은행나무 길 아침 산책 주말에 읽은 루이즈 글릭의 시집 『일곱 시절』을 들고 곡교천 은행나무 길로 아침 산책을 했다. 산책길에서 다시 읽은 시 세 편을 펼쳤다. 한편은, 감각적인 세상 - 루이즈 글릭 시 전문 무시무시한 강과 협곡을 가로질러 나는 네게 외친다. 경고하라고, 준비하라고. 땅이 너를 유혹할 거다, 천천히, 알아채지 못하게, 미묘하게, 묵인은 말할 것도 없고. 준비가 안 되어서 ; 나는 할머니의 부엌에 서 있었다. 내 잔을 내밀며. 조린 자두, 조린 살구 - 주스가 얼음 잔으로 쏟아졌다. 물이 추가되었다. 참을성 있게, 조금 조금씩. 비슷비슷한 과일 맛들 구별하면서, 각가 더 섞어서 맛을 보면서 - 여름 과일 향, 진한 농도 ; 색깔 있는 음료는 점점 더 옅어지고, 더 환히 빛나고. 여름을 통과하면서 더 옅어진다. 기뻐하라, 그리고 위로하라. 할머니가 기다리신다. 뭐가 더 필요한지 보려고. 위로, 그러곤 깊은 몰입. 아무것도 더 사랑 안 했다: 감각적인 삶의 깊은 사생활. 그 속으로 사라지거나 그와 분리할 수 없는 자아는, 어떻게든 유보되고, 떠다니다가, 그게 필요한단 사실이 온전히 드러나고, 깨어나고, 온전히 살아나 - 깊은 몰입, 또 그와 함께 신비로운 안전, 저 멀리, 과일은 유리그릇에서 빛나고. 부엌 밖에선, 해가 지고 있고. 나는 준비가 안 되었지 ...
유진목 시집 식물원 전시 관람하듯 여운이 남는 좋은 시집 추천 식물원 저자 유진목 출판 아침달 발매 2018.09.10. 한 사람의 인생을 돌아보면 100년 가까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수많은 이야기 속에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의 광야를 걷는듯한 기분이 드는 책을 만날 때가 있다. 유진목 시집 『식물원』 이 그러하다고 느꼈다.(과장을 더했지만) 어느 한 사람의 생애가 담긴 시절의 사진과 기억으로 그려낸 나무들을 '식물원'이라는 한자리에 전시 구성의 관람을 하듯 혹은 옴니버스 영화를 보듯 읽히는 글쓴이의 연출 같은 이야기의 연결의 시작과 끝은 반복의 재생에서 나의 또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엿보듯 이어가 어디에서 멈춰야 할지를 의문하지 않게 페이지를 덮는 순간까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정에 몇 가지 떠올리는 기억을 맴돌게 여운 되어 나의 어린 시절 사진이 담긴 앨범을 꺼내어 나열해 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 어느 시점에서 이야기의 노를 저어야 할지 모를 바다 위에 둥둥 떠있는 순간도 그려졌다. 그러다 파도에 밀려 내려야 할 때를 찾는 묘한 이 기분은 이 책을 무어라 말도 못 하게 '식물원' 이 아닌 각기 다른 나무를 관찰하듯 인생이란 숲을 산책하고 돌아온 감상이랄까. 써 놓고 보니 지금 내가 무슨 말을 쓰려고 하는지 싶었지만 시집을 덮고 느꼈던 나의 첫 감상은 이러했다. 지산체육공원 충청남도 아산시 배방읍 공원로 97-20 지산체육공원 ...
노벨문학상 한강 시집 추천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시집 베스트셀러 순위 1위 한강 시인의 시집이 재조명 받고 있다. 워낙 시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조명은 늘 받고 있었지만,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서점가의 시집 베스트셀러 순위에 1위를 하고 있으니 한강 작가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내겐 반가운 일이었다. 이른 저녁 시간이면 노을을 바라보며 공원 산책을 한다. 요즘 같은 가을 날씨에 시집 제목처럼 탁월한 시도 없을 것이다 싶어 내가 좋아하는 한강 작가님의 시 가운데 요즘 읽기 좋은 시 베스트 3편을 꼽아보았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려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파란 돌 십 년 전 꿈에 본 파란 돌 아직 그 냇물 아래 있을까 난 죽어 있었는데 죽어서 봄날의 냇가를 걷고 있었는데 아, 죽어서 좋았는데 환했는데 솜털처럼 가벼웠는데 투명한 물결 아래 희고 둥근 조약돌들 보았지 해맑아라. 하나, 둘, 셋 거기 있었네 파르스름해 더 고요하던 그 돌 나도 모르게 팔 뻗어 줍고 싶었지 그때 알았네 그러려면 다시 살아야 한다는 것 그때 처음 아팠네 그러려면 다시 살아야 한다는 것 난 눈을 떴고, 깊은 밤이었고, 꿈에 흘린 눈물이 아직 따뜻했네 십 년 전 꿈에 ...
8월 시집 베스트셀러 순위 추천 도서 시를 읽는 시간과 장소는 '언제 어디서든'이 된다. 8월은 어떤 시집들이 '언제 어디서든' 책을 펼쳐 읽을 즐거움을 줄지 궁금해진다. 날씨는 여전히 무덥지만 책 읽기에는 변함이 없듯 요즘 읽기에 좋은 시집 베스트셀러 순위를 알아보자. 1위 한정원 / 내가 네 번째로 사랑하는 계절 / 난다 내가 네번째로 사랑하는 계절 저자 한정원 출판 난다 발매 2024.08.15. 2위 신해욱 /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 / 봄날의 책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 저자 신해욱 출판 봄날의책 발매 2024.08.01. 3위 이승희 / 작약은 물속에서 더 환한데 / 문학동네 작약은 물속에서 더 환한데 저자 이승희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4.07.30. 4위 안희연 / 당근밭 걷기 / 문학동네 당근밭 걷기 저자 안희연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4.06.15. 5위 이병률 /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 문학과 지성사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저자 이병률 출판 문학과지성사 발매 2024.04.24. 6위 차정은 / 토마토 컵라면 스페셜 에디션 / 부크크 토마토 컵라면(스페셜 에디션) 저자 차정은 출판 부크크(Bookk) 발매 2024.04.08. 7위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 포레스트 북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저자 전국유로실버타운협회 출판 포레스트북스 발매 2024.01.17. 8위...
꽃시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함민복 시집 추천 꽃시 하면 떠올리는 시들이 많다. 그럼에도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꽃시이자 시집은 함민복 시인의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이다. 이 시집은 지금 사용하는 블로그와도 인연이 있는 시집이다(어쩌다 보니 그리되었다) 꽃- 함민복 ft. 정영 시인 '지구 반대편 당신'/ 레이첼 야마가타의 LaLaLa 『꽃』함민복 ft. 정영 시인 '지구 반대편 당신'/ 레이첼 야마가타의 LaLaLa 꽃 모든 경계에... blog.naver.com 함민복 시집『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황인찬 시집 『사랑을 위한 되풀이』,장혜령 시집 『말이 없는 나의 여인은 노래 한다』 낭독 7월 마지막 주 세 권의 시집 함민복『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황인찬 『사랑을 위한 되풀이』, 장... blog.naver.com 이전에도 소개한 글이 있지만 그럼에도 다시 올려본다. 꽃 함민복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서 담장을 보았다 집 안과 밖의 경계인 담장에 화분이 있고 꽃의 전생과 내생 사이에 국화가 피었다 저 꽃은 왜 흙의 공중섬에 피어 있을까 해안가 철책에 초병의 귀로 매달린 돌처럼 도둑의 침입을 경보하기 위한 장치인가 내 것과 내 것 아님의 경계를 나눈 자가 행인들에게 시위하는 완곡한 깃발인가 집의 안과 밖이 꽃의 향기를 흠향하려 건배하는 순간인가 눈물이 메말라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지 못하...
게오르크 트라클 시집 푸른순간, 검은예감 수난 / 노발리스에게 슬픈시 좋은시 추천 무작정 읽고 싶다는 눈길에 이끌려 구입했지만 반년이 넘게 읽지 않은 시집이었다. 이제야 읽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보름 넘게 알고리즘에 이끌려 틈이 나면 보았던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영상과 대사는 잦은 웃음을 주면서도 시대의 고통을 낭만스럽게, 용기 있게 채색해 준 편지 형식의 대화법은 오늘날 이어져온 변함없는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 중에 넘버 원으로 담고 있는 드라마로 참 좋은 작품이다. 물론 편지 형식의 대화법 하면 김은숙 작가의 <글로리아>도 떠올리겠지만, 글투에서 말투로 튀어나오는 언어의 구조는 매력적이지만 참혹하고 아픈 고통을 덤덤하게 털어내듯 이어가는 인상은 깊은 여운으로 남는다. 게오르크 트라클의 시집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젊은 이의 애환이 담긴 고독, 슬픔, 고통, 고뇌, 아픔 등등을 편지와 노래의 리듬을 담아 엮은 한 젊은이의 슬픈시로 읽힌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젊은 시인의 생을 앗아간 것은 재앙이나 다름없는 전쟁이었다. 철학과 시를 좋아하고 극작 창작에도 열중하던 그는 약학과를 전공했다. 위생병과 장교로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그에게 닥쳐오는 참혹한 전쟁의 상황과 부상자들의 생과 사를 오가며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던 그에게 고통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자살을 시도했으나 결국 약물중독으로 27세의 생애를 마감해야 ...
시집 베스트셀러 도서 순위 오월에 읽기 좋은 시집 추천 오월이다. 최근 출간된 신간 시집들이 많다. 어느 시집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오월에 읽기 좋은 시집으로 베스트셀러 순위를 알아보았다. 1위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이병률 /문학과 지성사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저자 이병률 출판 문학과지성사 발매 2024.04.24. "사랑이라는 명명하에 바닷빛과 하늘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테두리와 낮은 채도의 소라색 바탕이 겹쳐진 이번 시집은 마치 파블로 피카소가 절친한 친구의 자살 이후 짙은 푸른색만을 고집했던 청색시대(1901~1904)를 연상키신다." 라고 소개되어있다. 2위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박연준 / 문학동네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저자 박연준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4.04.15. 시인으로 20년을 보낸 박연준의 다섯 번째 신작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서는 보다 더 '작은 것'에 집중한 화자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작은 인간, 작은 우주, 작은 나 등 미시적 세계를 잘 들여다보는 것이 시의 일이며, 작은 것이 사소한 게 아닌 본질에 가까운 것임을 드러내는 일이 시인의 책무임을 말하는 듯한 58편의 시편들이 담겨있다고 한다. 3위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 안희연, 황인찬 / 창비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 저자 안희연 출판 창비 발매 2024.03.29. 창비 시선 500번을 맞아 기념시...
이해인 시 내 몸의 사계절 외 2편 이해인의 햇빛 일기 시집 위로 시 추천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을 읽으면 떠올려지는 사람이 있다. 늘 우리 주변에 피고 지는 꽃이지만 가까이에서 잘 들여다보지 않으면 모르는, 늘 존재하는 꽃. 차가운 마음도 포근하게 안아주고 따뜻하게 녹여주는 위로 시인의 엄마. 바로 이해인 수녀님이시다. 이해인의 햇빛 일기 저자 이해인 출판 열림원 발매 2023.10.16. 지난가을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이해인의 햇빛 일기』가 출간되어 꾸준한 사랑을 받은 만큼 지금도 작고 든든한 위로를 받는다. 함께 아파하고 어려워하는 이들은 물론 그렇지 않은 곁의 마음에서도 공감되는 시로 아침 햇살처럼 오늘의 감사한 마음을 다져주는 용기를 받는다. © t_t, 출처 Unsplash 내 몸의 사계절 - 이해인 친구야 내 몸에도 사계절이 있단다 항상 설레이는 시인으로 살고 싶은 나의 마음과 찬미를 노래하는 나의 입은 봄인 것 같고 항상 뜨거운 사랑을 하고 싶은 나의 마음과 가슴은 여름인 것 같고 항상 단풍빛의 그리움을 안고 사는 나의 마음과 고독이 출렁이는 나의 눈은 가을인 것 같고 항상 참을성 있게 비워두고 싶은 나의 마음과 차디찬 손은 겨울인 것 같고 이렇게 말해도 말이 되는 걸까? © kent_pilcher, 출처 Unsplash 햇빛 일기 - 이해인 오늘도 어서 오세요 비 온 뒤에 만나니 더욱 반갑네요 바다 위로 떠오르는 ...
이제니 시인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시집 추천 제가 소장하고 있는 이제니 시인의 시집은 3권중에서 다시 읽고 싶은 시집 중 한 권을 꼽아 낭독과 함께 재독하였습니다. 페이지를 접어가며 읽는 시들은 많지만, 어떤 시는 오래 머무는 자리가 되어주기도 하였고 또 어떤 시는 되돌아와 다시 읽게 되는 친구 같았습니다. 이제니 시인의 시 '꽃과 재'에서는 '붉고 환한 것들은 오로지 재 / 느리게 소용돌이 치며 구름의 재/ 어둠 속에 어둠이 있었다/ 불타오른 자리는 희고 맑았다.' 부분을 그림자 따라 걷듯 어두워져 가는 캄캄한 밤에 촛불을 빛에 의지해 걷는 기분을 떠올려보게 되었습니다. '나무의 나무'라는 시에서는 '나무는 숲으로 이르고 숲은 바람으로 이른 아침 여위어가는 얼굴로 바람이 말한다 사물들을 가만히 두어라 아무것도 움직이지 말아라 그저 가만히 놓아두어라 이미 그러하다 이미 그러했다 말라가는 가지들처럼 마른 바람이 불어온다' 첫 연에서 바람은 나무의 언어를 대신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귀를 기울이게 몇 번을 멈칫 거리며 읽게 되었습니다. 또한 '분실된 기록'이란 시를 읽었을 때엔 책 속을 산책하는 현실 너머의 꿈에서의 삶과 죽음, 우주를 만나 어디로 가야 할지 어리둥절한 마음을 애써 의식하지 않고 발걸음 따라 걷는 '되돌아 보고 되돌아오는' 발자국을 남기는 시인의 이야기에 독자의 마음이 닿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한 편...
신간도서 장지연 시집 『나는 길모퉁이 나리꽃이 되었다』 위로 시 감성 시 추천 한 달 전 이웃 ‘라일’님께서 뮤즈. 시를 그리다.. : 네이버 블로그 스물 여섯개의 언어가 흩날릴 때 기억은 삶이라는 여정속에 작은 섬광으로 은은하고도 고요히 부서져 머문다. _시.독서.패션.일상.드로잉.감성.음악 blog.naver.com 시집을 출간하셨어요. 출간 기념으로 시인님께서 시집과 함께 어린 시절 종합과자세트 같이 책 선물을 보내주셨어요 책 선물도 귀한데, 이렇게 따뜻함을 가득 채워 보내주신 물품까지 받기만 하는 제 두 손이 부끄러울 만큼 감사했어요. 나는 길모퉁이 나리꽃이 되었다 저자 장지연 출판 부크크(bookk) 발매 2023.11.13. 시집 출간 소식도 반가웠지만, 따스한 마음 담아주신 편지를 읽는 내내 감동을 받았어요. 보잘 것 없다 그랬죠 삶이 힘겹다 가진 것도 잃을 것도 없다했죠 그대 지친 마음 한 송이 들꽃 피워 따스이 물들이고 싶었죠 보이는 모든 것 위에는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것들이 숨어 있다는 걸 그대에게 담아주고 싶어서 들려주고 싶어서 나는 오늘도 시를 씁니다. 장지연 시집 『나는 길모퉁이 나리꽃이 되었다』 ,'수취인 불명’ 전문 우편을 받자마자 시집을 꺼내어 읽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안부로 시집을 읽은 감상도 함께 전하며, 시인이 시집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가늠할 수 있는 저는 ‘수...
2023년 신간도서 젊은 시인들의 시집 베스트셀러 8권 책 추천 사진과 글 ⓒ화안 김현 선생님의 『젊은 시인들의 상상 세계』평론을 읽다가 시대를 건너 지금도 활동하시는 김현 선생님이셨다면, 요즘의 젊은 시인들의 시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셨을까, 문득 궁금했다. 고 김현 선생님 이후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문학평론가 신형철 교수 외의 몇몇의 비평가들이 활동하고 있고 젊은 시인들의 시집들도 해마다 출간하는데, 올해에 만난 신간 시집 가운데 여러 번 읽기를 반복한 시집 8권을 꼽아보았다. 8권의 시집에서 대부분은 김현 선생님께서 평론에 소개된, 당시 젊은 시인들의 시대에 태어난 시인들의 시집들이다. 봄에 만난 안미옥 시집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부터 오은의 『없음의 대명사』, 황인찬의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김은지의 『여름 외투』, 문보영의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 김소연의 『촉진한 밤』, 이린아의 『내 사랑을 시작한다』 그리고 최근에 만난 이제야의 『일종의 마음』까지. 8권의 이 시집들을 곁에 두며 낭독과 느린 독서로 읽었다. 시집을 읽다 보면 어떤 시집은 앨범에 수록된 여러 곡 가운데 애청곡을 듣기 위해 일부러 전곡을 틀어 듣듯 처음부터 천천히 순서대로 읽는 시집도 있었고 어떤 시집은 앨범 전곡이 애청곡이 되어 무한 반복으로 계속 듣듯 여러 번 읽어도 계속 읽는 시집도 있었고 또 어떤 시집은 읽고 싶은 시 부분...
아침 산책에서 읽은 김언 시집 한 문장의 시 '중' 과 이제야 시집 일종의 마음의 시'시간의 겹' ft. 최유리 노래 바람 사진과 글 @화안 11월의 부여 라이프 부모님 집에 왔다. 집에 와서 간단히 주의를 둘러보고 집안일을 도왔다. 해가 질 무렵 또리의 아가들(강아지들)을 만났다. 너무 귀여운 강아지들, 생후 한 달이 되어가고 있는데 한참 귀엽고 예쁠 때라며 동생에게 강아지 사진을 보냈다. 강아지 사진을 본 막냇동생은 "옆모습이 치명적이야" 조카는 "우와 ~”라고 외치며 휴대폰에 보이는 사진을 이쁘다며 쓰담았다고 한다. 18개월 아기에게는 그럴 수 있는 일이다. 눈 감는 모습도 치명적이다. 아무리 아가라고 하지만, 강아지들을 보면 왜 그리 사랑스러운지. 또리는 지난 10월, 내가 다녀간 다음날 강아지 4마리를 낳았다. 노산이라서 걱정이 되는데 다행히 강아지들이 건강하게 잘 태어났고 또리도 건강했다. 강아지 4마리 중에서 유독 이 강아지만 털의 색깔이 다르다. 등치도 가장 작은 아이이고 겁도 많다. 또리를 닮은 하얗고 복슬복슬한 강아지들과 다른 털 색깔을 갖고 있는 아이이지만, 내 눈에는 이 아이만 들어온다. 서로 생김새가 다르고 밝은 아이들에 비해 온순한 아이이다. 다음 날 아침, 비가 오기 전 아침 식사 준비를 마치고 집 주변을 산책했다. 마른 꽃들 사이에서도 활짝 핀 장미꽃 추위를 견디고 있는 듯 보이지만, 올해에 마지막 장미꽃...
#언제읽어도좋은시 #나태주행복 #나태주시 #짧은시 #시추천 시를 읽는 아침, 행복을 심어요. 언제 읽어도 참 좋은 시가 있습니다. 짧은 시에서 몇 조각 나눠 먹는 조각 케이크의 달콤한 미소처럼 따스한 온기가 담긴 나태주 시인의 시 행복은 빙그레를 그려줍니다. 행복 1 1 딸아이의 머리를 빗겨 주는 뚱뚱한 아내를 바라볼 때 잠시 나는 행복하다 저의 엄마에게 긴 머리를 통째로 맡긴 채 반쯤 입을 벌리고 반쯤은 눈을 감고 꿈꾸는 듯 귀여운 작은 숙녀 딸아이를 바라볼 때 나는 잠시 더 행복하다. 2 학교 가는 딸아이 배웅하러 손잡고 골목길 가는 아내의 뒤를 따라가면서 꼭 식모 아줌마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애 놀려 주면서 나는 조금 행복해진다 딸아이 손을 바꿔 잡고 가는 나를 아내가 뒤따라오면서 꼭 머슴 아저씨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애 놀림을 당하면서 나는 조금 더 행복해진다. 행복 2 어제 거기가 아니고 내일 저기도 아니고 다만 오늘 여기 그리고 당신. 농담도 진담 같은데 농담 그대로 웃음을 전한다면 그 자체로의 즐거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같이 농담도 진지해지고 웃음도 헛헛해지는 세상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행복해서 웃는 내 모습이 어느 이의 앞에선 미안함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 행복 시를 읽는 11월, 사랑하는 이들과 오순도순 정겹게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은 날들로 행복이 심어지는 행복 새...
도종환 시 가을시추천 단풍드는 날 가을 저녁 외 3편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시집 추천 도종환 시인의 시집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을 펼친 시 읽는 아침입니다. 30년 가까이 써온 시들이 나중에 오래오래 사람들의 가슴에 남을 시가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 보니 두려워진다고 말씀하시던 시인의 말도 어느덧 16년이 지났습니다. 오래전에 읽은 시집을 꺼내어 가을을 들려주는 시 5편을 골라보았습니다. 단풍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가을 저녁 도종환 기러기 두 마리 날아가는 하늘 아래 사랑은 아직도 우리에게 아픔이구나 바람만 머리채에 봄비는 가을 저녁. 바람이 오면 도종환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가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늦가을 도종환 가을엔 모두들 제 빛깔로 깊어갑니다 가을엔 모두들 제 빛깔로 아름답습니다 지금 푸른 나무들은 겨울 지나 봄여름 사철 푸르고 가장 짙은 빛깔로 자기 자리 지키고 선 나무들...
민시우 동시집 약속 시집 추천 ft. 유퀴즈 제주 문학 소년 엄마의 약속 사진과 글(동시 전문 제외) ⓒ 화안 https://youtu.be/z-OMmBUeRGk?si=E-I8X8zeJDqRZWvc 지난달 유퀴즈의 제주문학소년 편에 출연한 민시우 소년의 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방송을 먼저 본 동생이 공유해 줘서 알게 되었는데요. 엄마를 생각하는 소년 민시우 시인과 영화감독 이자 아버지 민병훈 님의 이별을 대하는 아름답고도 애틋하게 인상된 이야기를 들으니 일단 시집을 먼저 읽어보자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약속 저자 민시우 출판 가쎄 발매 2022.12.24. 시집을 읽고 한참을 머뭇거렸습니다.. 어느 시를 먼저 읽을까 보다( 방송에서 소개된 시부터 읽을까도 싶었지만) 첫 장을 찬찬히 넘기며 읽었습니다 시를 읽다 보니 별빛이 스치는 차가운 바람도 따뜻한 온기로 느껴오는 제주 바닷가의 어느 풍경을 상상으로 그려보게 됩니다. 한 여름의 무더위에 만난 이 시집을 한 달이 지나고 이제야 올리는 것은, 동시집을 읽는 어른의 마음을 녹여준 시인의 마음으로 쓴 시를 쉽게 올릴 수가 없어서였습니다. 낭독으로도 읽어보고 눈길 닿는 페이지를 열며 읽기도 했습니다. 촉촉해지는 눈가의 눈물을 훔치며 소년의 시선을 따라 제가 만난 기억은, 6살 꼬마였던 나로 돌아가, 그해 초 여름에 바라본 버드나무 아래에서 나뭇잎 사이로 스며오는 햇살을 바라보던 나무 하늘...
새벽에 읽는 오늘의 시 이성부 봄 시 추천 우리들의 양식 시집 추천 오랜만에 이성부 시인의 시집 『지리산』을 꺼내었습니다. 이 시집에는 시 '봄'이 수록되어 있지 않지만 이성부 시인의 시집이 생각나 이 시집이라도 읽고 싶었습니다. 시' 봄' 은 이성부 시선집 『우리들의 양식』 수록되어 있습니다. 시 '봄'도 읽고 시집 『지리산』 도 떠올리며, 지리산 저자 이성부 출판 창작과비평사 발매 2001.06.25. 우리들의 양식 저자 이성부 출판 민음사 발매 2006.08.25. 며칠 내내 '지리산'에 관련된 화두가 여러 작가들의 이야기에 지녀있는 '곳'이 되어 제 안의 '사유 공간'에 가득 매워지는 기분이 들곤 했습니다. 봄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이 시는 1970년대 초 민주화의 봄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을 노래한 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현대시의 대표적인 여러 시 가운데 한 편으로 청...
시집 베스트셀러 순위로 알아본 요즘 읽기 좋은 책 시집 추천 베스트 10권을 추천합니다. * 베스트셀러 순위는 알라딘 자료를 참고하였습니다. 시집 베스트셀러 순위 1위 『빛 속에서 이를 수 없는 일은 얼마나 많던가』 허수경 시선집 이 책은 기존에 출간된 고 허수경 시인의 시집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독자들의 해석과 감상의 글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독자로 참가한 시인들의 글로 함께 읽는 허수경 시인의 시집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가을의 무늬 허수경 아마도 그 병 안에 우는 사람이 들어 있었는지 우는 얼굴을 안아주던 손이 붉은 저녁을 따른다 지난여름을 촘촘히 짜내던 빛은 이제 여름의 무늬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올해 가을의 무늬가 정해질 때까지 빛은 오래 고민스러웠다 그때면, 내가 너를 생각하는 순간 나는 너를 조금씩 잃어버렸다 이해한다고 말하는 순간 너를 절망스런 눈빛의 그림자에 사로잡히게 했다 내 잘못이라고 말하는 순간 세계는 뒤돌아섰다 만지면 만질수록 부풀어 오르는 검푸른 짐승의 울음 같았던 여름의 무늬들이 풀어져서 저 술병 안으로 들어갔던 그리고 새로운 무늬의 시간이 올 때면, 너는 아주 돌아올 듯 망설이며 우는 자의 등을 방문한다 낡은 외투를 그의 등에 슬쩍 올려준다 그는 네가 다녀간 걸 눈치챘을까? 그랬을 거야, 그랬을 거야 저렇게 툭툭, 털고 다시 가네 오므린 손금처럼 어스름한 가냘...
김사인 시인이 엮은 『슬픔 없는 나라로 너희는 가서』 시집 추천 좋은 시 모음 책도 좋지만, 좋은 강연을 찾아 답답함을 긁어줄 동기부여가 되어주는 이야기에 귀감이 되는 요즘입니다. 책이 주는 깊이와 이야기는 강연에서 주는 것과 다르기도 하고 다르지 않음도 있을 것입니다. 책에서 잠시 멀어져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세상 사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다시 책으로 돌아오는 안내자를 만나게 됩니다. 학 라술 감자토프 가끔 생각하네 전선에 쓰러져 돌아오지 못한 병사들은 죽은 것이 아니라 실은 흰 학이 된 게 아닐까 하고 그래서 전부터 그 계절이면 학들이 높이 울며 날아갔던 듯싶어 우리도 먼 울음소리에 눈물 글썽이며 하늘을 바라보았던 듯싶어 날아가네 저 하늘 학의 무리를 멀어져 더는 보이지 않네 이승의 삶 마치는 날 나도 그 속의 한 마리 학이 되리 아픔도 근심도 다 벗고 하늘 높이 솟아오르겠네 무리에 나도 섞여, 새로 배운 말로 옛 친구들의 이름 하나씩 불러보겠네 지상에 남은 그대들의 이름도 불러보겠네 나는 가끔 생각하네 전선에 쓰러져 돌아오지 못한 병사들은 죽은 것이 아니라 눈처럼 흰 학이 된 거라고. 한동안 읽었던 이성복 시인과 김사인 시인의 시집이 그러했습니다. 오래 곁에 두고 읽고 싶은 시인의 시집들과 산문을 들여다보면 아무리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도 눈길 따라 머무는 책은 시간이 흘러도 다시 찾아 읽고 싶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
김남주 시 전집 &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좋은시 시집 추천 한국문학전집 촛불은 시이다. 이제 시를 다시 읽는다. 미래를 위해서... 김남주 시인 1990년 43세로 김남주 시인은(金南柱, 1947년 10월 25일 ~ 1990년 12월 21일) 별이 되셨습니다. 옥중에서 몰래 교도관. 두 명에게 펜과 종이를 얻어 자신의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저항 시인들의 시를 번역했다는 시집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가 완성하기까지, 교도관들의 도움으로 번역 원고를 밀반출해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대한민국은 촛불로 가득 모이던 시기였습니다. 세상이 어수선하고 왠지 모를 사기를 당하는 기분이 들었죠. 그런데 그 이후로 세월이 흐른 지금에 또다시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 인 것 같습니다. 김남주의 시인의 시는 일상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삶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또한, 죽음, 사랑, 고독, 그리움 등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를 다루며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그의 시는 한국 현대시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죽음은 한국 문단에 큰 슬픔을 안겼으며, 그의 시들은 그의 죽음 이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책 두 권 가운데 제가 꼽은 김남주 시와 번역된 아라공, 하이네, 브레이트의 시를 소개하겠습니다. 아우를 위하여 없는 놈은 농자금도 못 타 쓴다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