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자화상
20202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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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밤 / 감성시] 윤동주 시 - 자화상

윤동주 시 - 자화상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1939. 9) 윤동주시 감성시 윤동주자화상 윤동주 자화상 해설 서술체 형식으로 자유롭게 쓴 6연의 시. 윤동주 시인은 소년에서 성년이 되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복잡한 심경으로 바라봅니다. 시인의 마음은 끊임없이 일렁이죠. 우물을 들여다보다가 마주하게 된 사내의 모습에 그 존재를 눈치채고 어쩐지 미워져 돌아섭니다. 하지만 이내 그 사나이가 가엾어져 돌아가니 사내, 즉 자신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사나이가 다시 미워져 돌아서지만 이내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이런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시인은 자기연민과 단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던 안타까운 시대적 현실을 담아냅니다. 우물 속에는 달, 구름, 하늘, 바람과 가을이 소담하게 담겨 있건만 괴로운 사나이는 어우러지지 못하고 홀로 덩그러니 ...

2022.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