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으로부터, 저자 정세랑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0.06.05. 다시 자세히 읽으면서는 정세랑 작가가 자주 그려내는 유해한 남성성에 대비되는 성향들을 곱씹으며 읽었다. 정세랑 월드에 등장하는 남성 캐릭터들 가운데 주요 여성 인물들이 사랑하게 되거나, 함께하게 되는 남성들은 유해한 남성성을 아주 조금도 지니지 않았다. 그리고 그건 반면교사가 되는 또다른 표현들로 반복되곤 한다. 예를 들면 만만하게 분출할 곳을 골라 퍼붓는 공격성을 특히나 주의해야 한다는 식으로 자주 언급된다. 남성 캐릭터가 정세랑 월드에서 살아 남아 이야기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는 그 공격성 제로의 기준을 넘어서야 한다. 사랑은 그 다음 문제다. ⠀ <보건교사 안은영>의 홍인표도(부디 넷플 드라마에서도 꼭꼭 조신해주라), <시선으로부터,>의 아들과 사위들도, <지구에서 한아뿐>의 바뀐 경민도, <피프티피플>에서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남자 인물들도. 아 재훈이랑 재욱이도! 잔잔하게 반복되는 그들의 성향들을 읽다보면 마치 친언니가 없는 나에게, 이런 남자를 만나야 한다고 조언해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몽글해진다. 반복되지만 기분나쁘지 않은 잔소리처럼. ⠀ 또 언니는 그런 말도 해준다. 좀 더 크게 꿈 꿔도 된다고, 더 욕심내면서 멀리 가야 한다고. 이런 조언들은 나를 포함한 모든 여성들에게 주기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아마 나는 계속 정세랑 작가를 읽어야 할 텐데 이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