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로맨스 판타지를 읽기 시작했다 저자 안지나 출판 이음 발매 2021.05.06. 이 책 너무 재밌다! 문학연구적 관점에서 웹소설 장르, 그 중에서도 로맨스 판타지에 대한 분석을 쉽고 흥미롭게 푸는데 흡입력이 대단하다. 웹이라는 매체에 쓰인, 로맨스 장르라는 이유로 진지한 비평의 시도가 적었던 분야를 제대로 분석해준다. 웹소설이 순문학이 닿지 못하는(않으려 하는)그 언저리를 어떻게 채워가고 있는지를. 나도 아직 읽어 본 경험이 적어서(거의 없..) 은연중에 갖고 있던 편견 같은 게 있었는데, 역시 외부자의 시선이랑 찐독자 또는 덕후의 시선과 감상의 깊이는 비교가 안 된다. 이 내용들을 기반으로 여기 추천된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 안전, 사회적 위치, 명예, 부유함, 권력, 가족의 사랑, 매력적인 이성과의 연애. 로맨스 판타지가 드러내는 여성의 욕망은 일견 어리게 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젊은, 혹은 어린 여성들에게 이처럼 당연한 욕망을 안전하게 꿈꿀 공간이 과연 있었는가? 📎 내가 여성 독자를 대상으로 한 웹소설이 그 자체로 페미니즘적인 경향을 가진다고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성의 욕망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것, 나아가 아무런 조건 없이 이를 응원하는 것. 로맨스 판타지의 생명력은 바로 그 여성의 생생한 욕망과 함께 호흡한다는 사실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