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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비평] 다른 방식으로 보기 - 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 저자 존 버거 출판 열화당 발매 2019.06.01. 스스로의 과거와 단절된 개인이나 계급은 역사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개인이나 계급에 비해, 선택이나 행동을 함에 있어 훨씬 덜 자유롭다. 바로 그 점이 과거의 예술 전체가 이제 정치적 문제가 된 이유—단 하나의 이유—이다. 복제의 시대, 원본의 가치와 이미지 의미 변화 우리가 사물을 보는 방식은 단순히 기계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볼 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무언가를 보는 결과의 종합은 이렇다. 대상을 볼 때 우리는 그 대상을 어떻게 볼 것인지를 정한다(가령, 대상만을 강조해서 볼 것인지, 대상과 주변의 배경을 모두 포함하여 볼 것인지), 그 이후 적합한 방식으로 우리의 관심을 끄는 대상을 눈으로 본다. 우리는 무언가를 보기 위해서 다가가야하고, 관계를 탐구하고, 그 과정에서 대상과 우리가 사물과 맺고 있는 관계의 위치를 재확인한다. 1.1. 이미지 이미지는 재창조 또는 재생산된 시각으로 이해된다.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순간 특정한 사물의 어떤 모습을 이미지는 포착하고, 이 이미지들은 창조자에 의해서 선택된다. 그렇기에 사진의 경우 사진가의 보는 방식이 중요하다.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의 기원은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함이다. 사물이 사라져도 이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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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노라>의 리뷰 : 사랑을 모르는 사람들의 러브, 판타지

    아노라 감독 션 베이커 출연 미키 매디슨, 마크 아이델슈테인, 유리 보리소프, 카렌 카라굴리안, 바체 토브마시얀 개봉 2024.11.06. (1) 낭만적으로 그려진 포스터와 다르게 이 영화는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차라리 블랙 코미디의 색채가 더 강하다. (2) 성매매노동자들의 삶을 다뤄온 션 베이커가, 그 소재로 다룰 수 있는 가장 유쾌하고 깊이 있는 작품이 바로 <아노라>가 아닐까 싶다. (3) 가장 정확한 인상은 영화속 모두가 사랑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4) 이 영화에서 가장 빈번하게 연출되는 블랙코미디는 무엇보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비롯된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남자는 게임을 하고, 여자는 사랑을 갈구하고. 동료들끼리 반목하고, 이반을 찾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방법과 생각은 모두 다르고. 대화 성립되지 않는 난장판의 세계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단절된 사랑이 고갈된 세계를 비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5) 내용만 놓고 보면, 그다지 별 게 없는데 영화는 그저 몇십분동안 한 장소에서 떠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준다. 마치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는 것처럼, 어떤 순간들에선 어떻게 이렇게 난장판속에서 블랙코미디가 계속해서 이어지나 싶어 놀랍기도 하다. (6) 영화 <아노라>는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려는 관계로 얼룩져있다. 그래서 정상적인 관계 형성이 이뤄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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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베테랑2>의 짧은 리뷰.

    베테랑2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정해인, 장윤주, 진경, 정만식, 신승환, 오달수, 오대환, 김시후, 안보현 개봉 2024.09.13. 1. <베테랑> 이후 무려 9년만의 후속작. 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에서 꽤나 흥행했다. 물론, 전작이 1,341만명을 동원했던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이긴 하지만, 충분히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 <베테랑>하면, 다른 어떤 인물보다 빌런 유아인이 먼저 떠오른다. <베테랑2> 역시 빌런 정해인이 꽤나 인상적이다. 순수하고 부드러운 인상으로 항상 바르고 부드러운 역할을 맡아온 정해인 배우가 빌런 역할이 과연 어울릴까 싶었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섬뜩하더라. 착한 얼굴과 대비되는 그렇지 못한 태도로 박선우의 내면을 읽기가 어려워 영화가 더 흥미로웠다. 끝까지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기도 했다. 3. <베테랑2>는 전작과 다르게 질문을 남겨놓는 영화다. 전작은 빠른 속도감으로 코미디와 액션 부분에서 장점을 보여줬는데, <베테랑2>는 많은 질문들에 걸려서 ‘전작에 비해’ 다소 속도감이 떨어진다. 속도감이 떨어진다고 해서 깊이감이 깊어진 느낌은 또 없다. 던져놓은 질문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4. 사법체계를 신뢰할 수 없다면, 사적제재는 정의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 <베테랑2>는 사적제재 뿐만 아니라 모든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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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채식주의자 - 한강

    채식주의자 저자 한강 출판 창비 발매 2022.03.28. “산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그 웃음의 끝에 그녀는 생각한다. 어떤 일이 지나간 뒤에라도, 그토록 끔찍한 일들을 겪은 뒤에도 사람은 먹고 마시고, 용변을 보고, 몸을 씻고 살아간다. 때로는 소리내어 웃기까지 한다. 아마 그도 지금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 때, 잊혀졌던 연민이 마치 졸음처럼 쓸쓸히 불러일으켜지기도 한다.” * * *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채식주의자>를 드디어 읽었다. 책을 읽은 당시에는 할 말이 참 많았는데, 시간이 흐르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조금은 흐릿해진 것 같다. 그래도 일단 기록을 남겨 보자. 억지로 한번 써보자. <채식주의자>는 다른 무엇보다 폭력에 대한 소설이고. 폭력적인 세계에서 비폭력으로 맞서는 영혜의 이야기를 담는다. <채식주의자>는 일상적으로 반복되고 배경으로 처리되어 온 폭력의 잔상들을 포커싱한다. 폭력이 일상속에 침투할 때, 우리는 그것을 그저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영혜는 오래전부터 그의 부친으로부터 맞으면서 자랐고, 영혜에게 가해진 폭력은 굉장히 일상적인 과거이자 일상적인 상처가 되었다. 아마 영혜가 육식을 거부하는 사건이 없었다면 영혜에게 가해진 폭력이 이 소설에서 다시 호출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영혜가 육식을 거부하지 않았다면, 일상은 평온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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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이방인 - 알베르 카뮈 (2 회 독 : 철학적 비유로서 소설을 해석하기)

    이방인 저자 알베르 카뮈 출판 더클래식 발매 2020.12.01. “마치 그 커다란 분노가 나의 모든 고통을 씻어 주고 모든 희망을 비워준 듯, 온갖 징조들과 별들이 가득한 그 밤을 앞에 두고, 나는 처음으로 세계가 가진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이 열린 것이다.” 1. 소설 같지 않은 소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른다.”, 도입부부터가 사기인 <이방인>을 최근 다시 읽었다. 예전에는 굉장히 흡입력 강하고 묘하며, 그 시니컬함이 매력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독서모임에서 이 책으로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다시 읽어본 결과, <이방인>은 소설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이 소설이 아닌 것 같다는 게 무슨 소리인가. 그러니까, <이방인>은 소설 전체가 카뮈 철학을 비유한 것처럼 읽힌다. 실제로, 독서모임에서 모임원분께서 내게 힌트를 주셨는데, 그 힌트는 이렇다. 카뮈가 스스로 “소설이란, 비논리적인 철학책이다.”라고 말했다는 것. 그 말대로라면, 소설 <이방인>의 모든 애매한 부분들이 해결된다. 일단 소설 <이방인>을 해제하기 전에, <이방인>을 해제할 때 사용하기 위한 몇몇 단어들을 정의하고 해석하기로 하자. ※ 정의 1-1. 실존주의란? "실존은 반드시 본질에 앞선다(l'existence précède l'essence)" 실존주의란,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사르트르의 유명한 정의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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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수2
    영화 <청설>의 짧은 리뷰

    청설 감독 조선호 출연 홍경, 노윤서, 김민주, 정용주, 정혜영, 현봉식 개봉 2024.11.06. 1. 모든 것이 맑고 청량한, 로맨스 영화로,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한 흔들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잔잔하지만, 작위적인 부분들도 있어서 아쉬움을 남기는 부분도 있다. 이해 못할 부분은 아니지만, 분명 작위적이다. 2. 다양한 문제와 질문들을 펼쳐놓지만,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인상도 있다. 가장 먼저 걸리는 부분은 장애인들에게 너무도 ‘단단한’ 세상에 대한 것이다. 서울의 모든 건물들이 비장애인들의 편의를 우선해서 설계되었다고 한다. 그렇다, 오래된 건물들과 공공시설들은 모두 소수의 편의를 배제하고 설계되었다. 이런 세상에서 듣지 못하는 일은 얼마나 위험한가? 여름이 가을을 그렇게나 애틋하게 챙기는 이유가 바로 이 단단한 세상으로부터 동생이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인데, 영화가 보여주는 단단한 세계에 대한 묘사는 한없이 부족하다. 학부모들이 쫓아와서 항의하는 장면만 하더라도 지독하게 작위적이라서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킨다. 3. 그래서 대체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 사랑이 전부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 영화 <청설>은 이십대 청춘들의 로맨스이면서 동시에 현실적인 부분들이다. 용준도 여름도 자신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모르는데, 그들의 나이 스물 여섯.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 헬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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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크레센도> 의 리뷰 : 예술은 분쟁과 혐오로 비롯된 세계의 균열을 봉합할 수 있을까.

    크레센도 감독 헤더 윌크 출연 임윤찬, 안나 게뉴시네, 드미트리 초니, 마린 알솝 개봉 2024.11.06. (1) 클래식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입문하기에 좋을 법하다. (2) 크레센도는 "점점 더 강하게"를 의미한다. (3)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하는데, 그냥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다. (4)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본선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5) 남과의 경쟁이 아니라 순수한 자기 입증을 위하여 경연에 참가하는 이들의 참가자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예술가다운 그들의 순수함은 많은 감명을 준다. (6) 예술이 분쟁과 혐오로 비롯된 세계의 균열을 봉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 혐오와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에서 예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예술의 역할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겠다. (7) 참가자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연주를 번갈아가며 듣고, 경연의 최종 우승자를 추리해나가는 과정도 나름 흥미롭다. 다큐멘터리이기에 극적이지 않아서, 조금은 심심한 느낌이지만. 예술은 극적이기보다 사실적인 게 더 어울리고, <크레센도>의 경우에는 이런 차분함이 차라리 더 잘 어울린다. 예술은 분쟁과 혐오로 비롯된 세계의 균열을 봉합할 수 있을까. ― 다큐멘터리, <크레센도> 흔히 예술에는 국경이 없다고 말한다. 그 말의 진의는 예술은 그것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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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수2
    241031, Sweet escaping

    <남자친구>속 차수현, <이두나!>속 이두나 그림에 오랜 시간을 투자했던 젊은 날을 후회했던 적이 많다. 성공하지 못한 투자는 투자 이후 많은 위험을 감수하게 만들었으니까. 그래서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나의 가장 연약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다.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을 지키려다보니 정작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지나치게 좋아하는 게 많은 사람은 그래서 위험하다. 이들은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험에 빠트린다. 좋아하는 마음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에게 좋아하는 것들이 화답을 해주는 일이 있을까. 이건 사랑을 관계로 생각하느냐 감정으로 생각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관계라면 서로 좋아야만 그것이 의미있는 관념이 되는 것이고, 감정이라면 한쪽이라도 충분히 좋아하고,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지 않으려나.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비록 화답이 없더라도 그냥 저냥 내가 좋아하는 마음 하나만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은가하는 것이다. 최근에 어떤 컨셉을 잡고 그림 몇 장을 그리면서 즐거웠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좋았다. 손이 그 감각을 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그 감각을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기도 했고. 물론, 해봐야 단순한 밑그림이고. 이런 그림들은 내 인생에 별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은 분명하지만, 이렇게 잠깐이라도 좋았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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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rmene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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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베이츠 프리미엄 세탁세제

    오늘은 르베이츠 프리미엄 세탁세제를 받아왔습니다ㅋㅋ 저는 주로 혼자사는 30대초반 남자인데요 평소에 섬유유연제 관련해서 많이 민감한 편입니다ㅎㅎ 그래서 마침 환절기라 섬유유연제를 바꾸고 싶어서 찾다보니 딱! 하고 나와서 한번 사용해봤습니다 세탁세제랑 섬유유연제의 올인원이라 향도 좋고 세탁도 잘 되고 워낙 많이 퍼지다보니 굳이 집에 방향제를 안놔도 되겠더군요ㅋㅋㅋ 저처럼(?)섬유유연제와 세탁세제를 같이 놓기 귀찮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ㅋㅋ 그리고 이건 제가 받은 핑크에디션...이랄까.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하얀색과 다르게 분홍빛이 나죠! 이벤트로 조금 저렴하게 구매했습니다! 이 포스팅은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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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rmeneia
    이미지 수7
    241027 - 공산성

    공산성 충청남도 공주시 금성동 53-51 항상 느끼는 거지만, 한옥과 자연의 조화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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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rmene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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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한국이 싫어서>의 짧은 리뷰

    한국이 싫어서 감독 장건재 출연 고아성, 김우겸, 주종혁, 박승현, 이상희, 오민애, 김뜻돌, 김지영, 박성일, 이현송 개봉 2024.08.28. 1. 영화 자체만을 놓고 말하자면, 연출이 깔끔하지 못하고, 이야기의 연결도 부자연스럽다. 뭔가 많은 것들을 은유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흐름을 따라가기가 어렵고. 그래서인지 쉽게 와닿지 않는다. <한국이 싫어서>는 청춘들의 고민에 공감하고 그것을 은유하는 영화여야 할 텐데, 다소 엉성한 만듦새가 영화의 본 목적을 해치는 느낌. 2. 약육강식의 사회, 그리고 주류에서 밀려난 비주류의 삶에 대해서 다루는 영화. 그리고 비주류의 행복에 대해서 말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몇몇 비유들은 좋았다. 무리에서 떨어진 가젤이 포식자에게 잡아먹히는 장면을 보며, ‘무던하기’만을 요구하는 한국 사회에서 무던하지 못한 비주류의 사람이 어떻게 되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주류에서 밀려나서, 결국 포식자에게 잡아 먹히겠지. 3. 그래서 주인공 계나가 한국을 뜨는 이유가 한국이 싫어서라고는 하지만 정확하게는 ‘이곳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어서’ 한국을 뜨는 것이다. 4. 열심히 살면 가진 것이 조금씩 늘어나긴 할 것이다. 적당히 이 사회의 주류에 편승한다면, 그들과 함께 순류대로 흐를 것이다. 그래, 그렇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주류가 될 수 있음에도, 굳이 비주류가 되어 역류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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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예가 짓밟힌 곳에서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는 것.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소식이 전해지며, 최근 국내에선 한강 열풍이 불고 있다. 한강 작가의 저작들이 재고가 소진되어 한강의 작품을 읽기 위해 먼 서점까지 원정을 다녀왔다는 후기부터. 한강 작가의 초판본을 원가의 수십배에 달하는 가격에 거래를 하는 품귀현상도 빚어졌다. 책을 좋아하기도 하고, 특히 한강 작가의 작품이 역사적 의미를 넘어서서 미학적으로도 높은 가치와 독창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이런 현상이 반가운 편이다. OECD 국가중 연간 독서률 최하위의 나라에서, 노벨문학상이 나오다니. 그리고 한국 작가가 쓴 문학작품의 재고가 없어서 품귀현상이 일어나다니. 나와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겠구나, 그리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사람들이 늘어나겠구나, 친구가 늘어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으로 최근 이 현상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중이다. 이 현상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딘가 아이러니하다. 독립영화도 그렇고, 문학도 그렇고. 대한민국은 여러모로 문학과 예술이 짓밟힌 사회라고 생각해왔다. 오로지 상업예술만이, 자극적이고 재밌는 것들만이 팔려나가는 사회라고 생각했는데. 한강 작가의 작품이 노벨문학상에 선정된 일 자체가 어딘가 아이러니하다. 말하자면, 정형화된 모양으로 날카로운 각으로 가득한 우리 사회에서 문예라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한강 작가가 문예에 대한 열정을 키우고 싹을 틔울 수 있었느냔 말인가. 짓밟고 짓이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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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rmeneia
    이미지 수7
    241021

    바쁜 한주를 보냈다. 업무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한참 바빴다. 그래서, 뭐 딱히 어딜 가진 않았다. 어디든 가고는 싶었지만, 어딘가를 다닐 시간은 없었다. 이번 한주 기억에 남는 것은, 지루하게 비가 내렸다는 것. 그리고 지루한 비가 그치고 나서 하늘이 맑게 개었다는 것. 이 정도. 다음주에는 좀 여유가 생길 듯 하니까, 다음주에 많이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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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와일드 로봇>의 짧은 리뷰

    와일드 로봇 감독 크리스 샌더스 출연 루피타 뇽, 페드로 파스칼, 캐서린 오하라, 빌 나이, 키트 코너, 스테파니 수 개봉 2024.10.01. 1. 드림웍스 30주년 기념작이며, 동화작가 피터 브라운의 소설 <와일드 로봇>을 원작으로 한다. 2. 간만에 수작을 만났다. 이 영화가 로즈와 브라이트 빌의 동화적 성장서사만을 다뤘다면, 뻔하고 조금은 지루했을 텐데, 로즈와 브라이트 빌의 성장서사를 다루는 것과 함께 섬으로 대표되는 자연, 그리고 로즈가 온 곳으로 대표되는 인간들의 세계에 대한 대립구도를 함께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그 깊은 곳에는 주류와 비주류의 공존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고, 미움과 의심이 보통인 세계에서 사랑으로 아름답게 고장나는 법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담고 있으므로. 단순히 동화적 서사라고 말하기엔 폭이 넓고 깊다. 다음 전개가 예측될 법한 어떤 순간에, 계속해서 새로운 질문을 건넨다. 3. 지극히 동화적이라고 부를 만한 요소들이 있기는 하나, 이 영화가 말하듯이 이야기는 그저 허구일 뿐임에도 치유의 힘이 있다. 4. 이야기의 큰 맥락 중 하나가 괴짜와 정상의 대결 구도이기도 하다. 존재를 개별적으로 보자면 개별 존재는 모두 저마다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보자면 개별 존재는 종이 공유하는 큰 특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모두 엇비슷하다. 그러니까, 남들과 조금 다르다고 해서 그가 하는 것을 내가 못할 일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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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rmeneia
    이미지 수5
    241020 -

    #초식동물 “육식을 해야 돼. 육식을 해서 성격을 포악하게 만들어야 돼. 너네 이거 진짜다? 과학적으로 육식을 해야 성격이 포악해진대.” 사람들과 싸우고 다투는 일에 지쳐버려 사직서를 내자, 격려 차원에서 본부장님이 내게 밥을 사먹이며 했던 말이다. 이직을 염두에 둔 사직이었으나, 처음 사직서를 올릴 당시에는 “성격이 안맞다”는 이유를 가장 먼저 들었다. 이 일을 하기에 너는 너무 순하다, 조금은 더 지랄하고 까탈스러워야 한다는 長들의 말을 그대로 되돌려서, 내 성격은 너무도 유순해서 이 일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게 성격에 대한 변명을 드니까 성격은 바꿀 수 있다며, 성격을 바꿔주겠다는 본부장님. 마음은 감사하지만, 애초에 초식동물로 태어났는데, 후천적으로 육식을 한다는 것도 참 이상하지 않은가. 이번주에 <한국이 싫어서>와 <와일드 로봇>, <전란>을 봤다. <전란>은 그냥 별로였고, <한국이 싫어서>는 난잡했지만 일부 공감되는 부분들이 있었고, <와일드 로봇>은 간만에 좋은 작품이고 수작이었다. <한국이 싫어서>를 보면서, 추위에 약한 펭귄 파블로, 무리에서 길을 잃어 포식자에게 사냥당하는 가젤의 이미지가 뇌리에 남았고, <와일드 로봇>을 보면서 친절함으로 공존하는 동물들의 이미지가 뇌리에 남았다. 가젤의 이미지를 보며 와일드 로봇속 동물들의 이미지를 겹쳐보고 난 후, 나는 어떤 동물에 가까울까를 생각했다. 일단 육식동물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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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rmeneia
    이미지 수6
    241012 -

    #야근 tltqkf...! 대충 밤 10시 30분까지 회사에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진. 이런 tltqkf...! 한주 내내 열시 열한시 아홉시 퇴근... 한글날? 어림도 없이 출근했고. 진짜 이러다 골로 가겠구나 싶은 한 주였다. 욕심도 있었고, 재미도 있었다. 다만 이젠 좀 벅참을 느끼고 있다. #뭐여, 대여료여? 회사 동료한테 빌려준 책을 돌려 받았다. 대여료라고 나름 단백질바를 넣어준 성의가 보기 좋더라. 착하지만 어딘가 약해보이는 친구. 회사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성인임에도 어린 아이처럼 한없이 약한 친구들이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이다. 여튼, 잘 극복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도원결의 이번 달 말에 퇴사하는 입사 동기형 A와 같은 팀 선배 B와 함께, 셋이서 처음으로 같이 밥을 먹었다. 입사동기인 A와 3년만에 밥을 먹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고, 내가 술을 안 마시니까 원래 회사사람들이랑 밥을 잘 안먹는 편이라서 그렇다. 여튼, 같은 날 입사해서 면접을 보고, “우리 잘 해봐요”를 말했던 게 벌써 3년이 지났다. 빠르게 지나가버린 시간에 놀라버린 우리. 타부서였지만 성향이 비슷했고 항상 늦은 시각까지 회사에 남아서 자기가 맡은 일을 하던 형님. 책임감이 강해서 자기가 맡은 일은 꼭 끝을 보는 분이셨고. 참 어른스러운 사람이라고 많이 생각하기도 했다.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어떻게든 책임감 하나로 버티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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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수34
    241012 - 태안 천리포수목원

    천리포수목원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 천리포수목원 일에 치여서 굉장히 힘들고 피곤한 한 주를 보냈다. 그래서였나, 사진을 찍을 때에도 어딘가 눈이 침침한 느낌이 있었는데 찍어놓은 사진을 보니까 몇몇 사진들이 진짜로 초점이 나가 있다. 거울을 보니까 눈은 충혈되어 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태안 천리포수목원을 다녀왔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1,000원 수목원 내부에 카페도 있고, 예약후 사용할 수 있는 공간들도 있어서 좀 오랜 시간동안 머무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수목원 내부에는 한옥 컨셉의 건물들이 구비되어 있고, 이 곳 수목원의 한옥 컨셉의 건물들은 자연과의 조화가 좋아서 위화감 없이 잘 섞여 있다는 인상을 준다. 서해안의 보석이라고 하던데, 확실히 관리 잘 되어있다는 느낌이다. 한번쯤 가보시는 걸 추천해드리는, 그런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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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수8
    241006 -

    <재즈의 계절>을 읽으면서 재즈의 매력에 빠진 요즘이다. 재즈, 처음부터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몰라서 겁이 났을 뿐이다. 영화 <소울>, <라라랜드>, <본 투 비 블루>, <그린 북> 같이 이미 유명한 재즈와 관련된 영화를 보면서 그 즉흥 연주가 줄 수 있는 예술성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는데, 책을 통해서 조금은 더 재즈랑 친숙해진 것 같다. 코스모스. 다큐가 선행제작되었다고 하던데, 찾아서 볼 수 있는지 한번 알아봐야겠다. 광막한 우주에 기적처럼 존재하는 지구와 그 지구에서 기적처럼 코스모스에 대한 이해를 뻗어가며 생명을 이어가는 인류에 대해서. 그리고 그 기적을 스스로 짓밟는 인류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 사진 일상을 재발견하는 것이 사진을 찍는 이유가 아닐까. 그냥 스쳐지나갔던 어떤 것들을 다른 각도에서, 다른 시간에서, 찍어내어 일상속 비일상을 발견하는 것. 특별하지 않은 것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해내는 것이 사진을 찍는 이유일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비일상에서만 사진의 소재를 찾으니, 아직 한참 멀었다고 하겠다. 하지만,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좀처럼 아름다운 일상 속 비일상을 찾기 어려운 것을 어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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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rmeneia
    이미지 수11
    241006 - 카페 이숲

    이숲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남창마을1길 32 금요일에 다녀온 카페 이숲. 계절마다 계절 꽃으로 손님을 끌어모으는 카페인데, 이 시즌엔 항상 핑크뮬리가 가득 피어 있다. 사진으로 담고 싶어서 오후에 이숲을 찾았는데, 혼자 가서 찍자니 어딘가 민망해서... 놀고 있는 동생을 데려다가 사진을 찍었다. 평일 오후인데도 사람이 많아서 조금 당황하긴 했다만. 뻔뻔하게 많이 찍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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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rmeneia
    이미지 수7
    240929

    사랑에는 어느정도 신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도굴하려는 태도는 사랑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사랑의 이해>를 읽으며, 특히 이야기만큼이나 인상깊었던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한편으론 그런 생각도 했다. 그래,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결핍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는 것. 당신의 결핍 역시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라는 것. 우리 모두는 어느정도 미쳐있고, 어딘가 뒤틀려 있으니까. 애써 그것을 감추고 포장하려고 노력하다보면 결국 언젠가 한톨로 남게 될 뿐이라는 것. 우린 왜 그렇게나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걸까. 그리고 왜 그렇게 서로를 재단하는 걸까. 있는 그대로. 나의 부족함과 당신의 부족함을 그저 받아들이면 되는 것을. 왜 서로 사랑 앞에서 누가 더 잘 났는가를 재단하는 걸까. * * * 금요일 아침부터 외근 출발. 천안에서 200km를 달려갔다. 일이 너무 힘들다. 이젠 솔직히 좀 벅차. 하지만, 이제 이 힘듦도 머지 않았다. 남은 고비도 잘 이겨내봐야지. * * * 금요일 업무를 마치고 그 길로 포항으로 내려갔다. 친구를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고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냈다.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와 독서모임에서 추천받은 재즈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고, 책을 읽다가, 잠에 들었다가, 다시 또 책을 읽다가... 그렇게 시간을 보냈는데, 이렇게 나쁜 효율로 보낸 시간속에서 어딘가 회복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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