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MENE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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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존재 이후에 스스로를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 외엔 아무것도 아니다. -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사르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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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 저자 존 버거 출판 열화당 발매 2019.06.01. 스스로의 과거와 단절된 개인이나 계급은 역사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개인이나 계급에 비해, 선택이나 행동을 함에 있어 훨씬 덜 자유롭다. 바로 그 점이 과거의 예술 전체가 이제 정치적 문제가 된 이유—단 하나의 이유—이다. 복제의 시대, 원본의 가치와 이미지 의미 변화 우리가 사물을 보는 방식은 단순히 기계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볼 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무언가를 보는 결과의 종합은 이렇다. 대상을 볼 때 우리는 그 대상을 어떻게 볼 것인지를 정한다(가령, 대상만을 강조해서 볼 것인지, 대상과 주변의 배경을 모두 포함하여 볼 것인지), 그 이후 적합한 방식으로 우리의 관심을 끄는 대상을 눈으로 본다. 우리는 무언가를 보기 위해서 다가가야하고, 관계를 탐구하고, 그 과정에서 대상과 우리가 사물과 맺고 있는 관계의 위치를 재확인한다. 1.1. 이미지 이미지는 재창조 또는 재생산된 시각으로 이해된다.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순간 특정한 사물의 어떤 모습을 이미지는 포착하고, 이 이미지들은 창조자에 의해서 선택된다. 그렇기에 사진의 경우 사진가의 보는 방식이 중요하다.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의 기원은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함이다. 사물이 사라져도 이미지는...
아노라 감독 션 베이커 출연 미키 매디슨, 마크 아이델슈테인, 유리 보리소프, 카렌 카라굴리안, 바체 토브마시얀 개봉 2024.11.06. (1) 낭만적으로 그려진 포스터와 다르게 이 영화는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차라리 블랙 코미디의 색채가 더 강하다. (2) 성매매노동자들의 삶을 다뤄온 션 베이커가, 그 소재로 다룰 수 있는 가장 유쾌하고 깊이 있는 작품이 바로 <아노라>가 아닐까 싶다. (3) 가장 정확한 인상은 영화속 모두가 사랑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4) 이 영화에서 가장 빈번하게 연출되는 블랙코미디는 무엇보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비롯된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남자는 게임을 하고, 여자는 사랑을 갈구하고. 동료들끼리 반목하고, 이반을 찾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방법과 생각은 모두 다르고. 대화 성립되지 않는 난장판의 세계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단절된 사랑이 고갈된 세계를 비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5) 내용만 놓고 보면, 그다지 별 게 없는데 영화는 그저 몇십분동안 한 장소에서 떠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준다. 마치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는 것처럼, 어떤 순간들에선 어떻게 이렇게 난장판속에서 블랙코미디가 계속해서 이어지나 싶어 놀랍기도 하다. (6) 영화 <아노라>는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려는 관계로 얼룩져있다. 그래서 정상적인 관계 형성이 이뤄지지 ...
베테랑2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정해인, 장윤주, 진경, 정만식, 신승환, 오달수, 오대환, 김시후, 안보현 개봉 2024.09.13. 1. <베테랑> 이후 무려 9년만의 후속작. 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에서 꽤나 흥행했다. 물론, 전작이 1,341만명을 동원했던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이긴 하지만, 충분히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 <베테랑>하면, 다른 어떤 인물보다 빌런 유아인이 먼저 떠오른다. <베테랑2> 역시 빌런 정해인이 꽤나 인상적이다. 순수하고 부드러운 인상으로 항상 바르고 부드러운 역할을 맡아온 정해인 배우가 빌런 역할이 과연 어울릴까 싶었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섬뜩하더라. 착한 얼굴과 대비되는 그렇지 못한 태도로 박선우의 내면을 읽기가 어려워 영화가 더 흥미로웠다. 끝까지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기도 했다. 3. <베테랑2>는 전작과 다르게 질문을 남겨놓는 영화다. 전작은 빠른 속도감으로 코미디와 액션 부분에서 장점을 보여줬는데, <베테랑2>는 많은 질문들에 걸려서 ‘전작에 비해’ 다소 속도감이 떨어진다. 속도감이 떨어진다고 해서 깊이감이 깊어진 느낌은 또 없다. 던져놓은 질문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4. 사법체계를 신뢰할 수 없다면, 사적제재는 정의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 <베테랑2>는 사적제재 뿐만 아니라 모든 폭...
채식주의자 저자 한강 출판 창비 발매 2022.03.28. “산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그 웃음의 끝에 그녀는 생각한다. 어떤 일이 지나간 뒤에라도, 그토록 끔찍한 일들을 겪은 뒤에도 사람은 먹고 마시고, 용변을 보고, 몸을 씻고 살아간다. 때로는 소리내어 웃기까지 한다. 아마 그도 지금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 때, 잊혀졌던 연민이 마치 졸음처럼 쓸쓸히 불러일으켜지기도 한다.” * * *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채식주의자>를 드디어 읽었다. 책을 읽은 당시에는 할 말이 참 많았는데, 시간이 흐르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조금은 흐릿해진 것 같다. 그래도 일단 기록을 남겨 보자. 억지로 한번 써보자. <채식주의자>는 다른 무엇보다 폭력에 대한 소설이고. 폭력적인 세계에서 비폭력으로 맞서는 영혜의 이야기를 담는다. <채식주의자>는 일상적으로 반복되고 배경으로 처리되어 온 폭력의 잔상들을 포커싱한다. 폭력이 일상속에 침투할 때, 우리는 그것을 그저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영혜는 오래전부터 그의 부친으로부터 맞으면서 자랐고, 영혜에게 가해진 폭력은 굉장히 일상적인 과거이자 일상적인 상처가 되었다. 아마 영혜가 육식을 거부하는 사건이 없었다면 영혜에게 가해진 폭력이 이 소설에서 다시 호출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영혜가 육식을 거부하지 않았다면, 일상은 평온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