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
2020.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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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게르망트쪽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3부 '게르망트쪽' 읽기가 끝났다. 그간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못했던 건 순전히 '게르망트쪽' 후반부 그러니깐 당시 귀족사회의 모임인 '살롱'의 일상적인 모습이나 대화가 주를 이루다 보니 텍스트를 단순히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묘사한 시기의 프랑스 또는 유럽의 사회상이나 귀족들의 족보라 할까 그들이 어떻게 귀족이 되었고 그들의 가문은 어떻게 유지되었으며 그런 폐쇄적인 귀족 가문의 유지를 위해 근친의 혼인이 만연한 상황에서 가족 간의 촌수를 따지는 것조차 20세기적 사회상이 머릿속에 단단히 자리 잡은 내가 이해하기란 여간 쉽지 않았다. 다행히 인터넷이 있어 여러 자료들을 검색해 가며 하나하나 깨우쳐 가며 읽었지만 그런 시스템이 없던 시대에 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기란 전공자가 아니면 더욱이 역사와 문화가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이해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1부인 '스완네 집 쪽으로'는 당시의 부르주아들의 삶과 욕망을 다루었기에 텍스트의 소재가 되는 대상과 주제가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관념 체계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비교적 수월하게 읽혔다. 2부 '꽃 핀 소녀들의 그늘에서'는 성장기 시절 사랑의 욕망과 예술이라는 주제가 텍스트 전편에 흐르기에 이 또한 무난히 이해되었지만 3부 '게르망트쪽'의 경우 할머니의 죽음과 부르주아 출신의 화자가 선망하는...

20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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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사랑의 고통은 우리를 어떻게 괴롭히는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게르망트쪽에서 프루스트는 알베르틴의 갑작스러운 방문을 받는다. 그러면서 앞으로 있을 자신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여인인 알베르틴과의 좋지 않은 미래를 예견하는데 그것은 자신의 욕망이 지나침을 우려하며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비록 당시에는 나중에 일어날 일을 알지 못했지만, 여기서 나는 말할 수 있다. 우표나 오래된 코담배 상자 또는 그림이나 조각품조차도 이런 것들의 수집을 위해 자기 삶을 희생하기보다는 한 여인을 위해 희생하는 편이 확실히 더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이런 수집품들의 예는 우리에게 변화를, 한 여인만이 아니라 많은 여인을 소유하라고 알려 줄 뿐이다. 한 소녀가 바닷가나 성당 조각상에 새겨진 땋은 머리와 판화, 여러 소녀들 중에서도 특히 그 소녀를 사랑하게 만드는 갖가지 요소들과 매력적으로 어우러지며 혼합을 이루고 있다 해도, 그녀가 한 폭의 그림처럼 당신의 방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은 불안정해 보일 수밖에 없다. 한 여자하고만 산다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게 했던 요소들을 더 이상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물론 분리된 이 두 요소들은 질투로 다시 결합될 수 있다. 오랜 동거 후 내가 알베르틴에게서 마침내 평범한 한 여인만을 보게 된다 할지라도, 그녀가 발베크에서 사랑했을지도 모르는 남자와의 연애담을 떠올리는 일만으로도 그녀를 다시 바닷가와 부서지는 파도와 뒤섞으면서 하나로 ...

201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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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단상 그것이 왜 악(惡)이었을까?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권의 제목은 '소돔과 고모라'입니다. 소돔과 고모라는 구약 창세기 편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동성애에 대한 하느님의 응징으로 유황과 불에 의해 파멸당한 두 도시를 가리킵니다. 이것이 동성애 중에서도 남색을 뜻하는 sodomy라는 말의 탄생 기원이며 더 심각한 것은 동성애적 취향에 대한 하느님의 처절한 응징으로 기독교 사회에서 동성애가 사회악으로 자리하게 된 계기 같은 것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구약 '출애굽기' 모세의 십계명 중 7장의 내용 '간음하지 말아라'중에 세부사항으로 동물이나 동성 간에도 관계를 하지 말라는 하느님의 말씀이 있었다 하는데 현대 성서에서는 그런 세부적인 내용은 빠졌다고 합니다. 그것은 이미 우리에게 악(惡)으로 자리 잡은 내용에 대하여 성스러운 책인 성서에 굳이 격 떨어지게 계속해서 언급할 필요성을 상실해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아무튼 소돔과 고모라는 그 연유는 제쳐두고 그저 죄악적 동성애의 상징적 단어로 우리에게 인식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대에 와서는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입장에서 동성애가 죄라는 인식보단 개인적 성(性) 취향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몇몇 진보한 국가에서는 동성애뿐만 아니라 동성 간의 결혼까지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았을 때 2,000여 년간 기독교 국가에서 죄악이 되어 희생된 많은 사람들을 볼 때 과연 동성애적 취향이 ...

20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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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스완 부인의 주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글이 술술 써지는 때가 있는 반면 참으로 글쓰기조차 싫을 때가 있다.(직업적인 작가는 아니지만 글쓰기를 참으로 좋아하고 글쓰기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 나의 성향이다) 요즘이 후자에 해당되는 시기인 거 같다. 특별히 이유는 없지만 글을 쓰기가 싫다. 일상이 바쁜 것도 아니고 특별히 일신상의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닌데 머리와 함께 타자를 두들기는 손까지 마비된 기분이다. 독서는 계속적으로 하고 있었지만 글쓰기 싫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처럼 컴퓨터 앞에 앉자 지지 않은 요즈음이었다. 호기로 시작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독서만을 유일한 독서로 정하고 지내온지 어언 석 달째. 2권 '꽃 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1부 '스완 부인의 주변'을 다 읽은 지 2주가 지나서야 포스팅을 한다. 먼저 2권의 제목 '꽃 핀 소녀들의 그늘에서'는 작가 프루스트가 유년기를 지나 청소년기에 접에 들어 질베르트와 알베르틴이라는 사랑의 대상이 되는 그야말로 꽃 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사랑의 대상이 되는 질베르트와 알베르틴과의 이야기가 주처럼 생각되겠지만 사실 베르코트라는 작가와 엘스티르라는 화가를 통해 자신의 삶과 예술과의 관계를 설정하는 성장소설적 형식을 띠고 있다. 물론 두 꽃 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성장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아직 소설을 다 읽은 것이 아니고 계속 ...

201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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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욕망에 대하여

2019년 정초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제2권 제2부 고장의 이름- 고장 초입부에서 시작하고 있다. 몇 번을 이야기했지만 요즘 다른 독서는 일절 없다. 이 프루스트 읽기가 보통 일은 아닌 거 같다. 가끔은 내가 이미 사라진 프루스트의 뇌 속에 있는 듯 나의 삶 자체가 프루스트 의식의 흐름 속에서 같이 움직이는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책과 묘하게 섞인 일상 이야기는 그만하고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할머니와 발베크에 도착한 프루스트는 이야기가 2할 이상이 진행되었는데도 이 편의 주요인물인 알베르틴과 엘스티르는 아직도 등장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할머니와 어린 시절 성심학교에서 인연이 있었던 빌파리지 부인과의 관계를 통해 왕족, 귀족, 부르주아, 프롤레타리아로 나누어진 과도기적 신분사회였던 19세기 후반의 프랑스 사회에서 가지는 각 계층 간 첨예한 감정적 대립을 아주 섬세하게 묘사한 부분은 프랑스 혁명기 사회상을 디테일하게 알 수 있다. 그러던 중 프루스트는 빌파리지부인과 할머니와 마차를 타고 발베크주위를 산책을 하던 중 지나가는 소녀를 보며 세상을 살아갈 힘이 되는 욕망(?)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빌파리지 부인의 마차가 빨라졌다. 우리 방향으로 오는 소녀의 얼굴이 보일 듯 말 듯 했다. 그렇지만 - 존재의 아름다움은 사물의 아름다움과는 다르기에 우리는 그 아름다움이 의식적이며 의지적인 ...

2019.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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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꽃 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기가 어느덧 넉 달이 지나간다. 참으로 많이 읽었다고 생각하고 뒤돌아 보니 7부작 중 이제 2부 약 30%를 읽었을 뿐이다. 오늘은 7부작 중 2번째 편인 '꽃 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총괄 정리를 해보겠다. 말이 좋아 2번째지 민음사 판으로 2권 1,000페이지 넘는 장편 중에 장편이다. 다르게 말하면 내가 더 읽어야 할 책이 무지무지 많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낭보가 떨어졌는데 민음사에서 드디어 4편 '소돔과 고모라'가 7,8권으로 나온 것이다. 이대로 안 오나 싶었는데 참으로 반가웠다. 내가 4 부을 읽는 동안 나머지 세 편도 나오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할 경우 5부 '갇힌 여인', 6부 '자취 감춘 여인', 7부 '되찾은 시간'은 동서 출판사 판으로 옮겨갈 판이며 아무래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2부 '꽃 핀 소녀들의 그늘에서'에 대하여 총평을 써보고자 한다.(읽는 중간 메모조차 하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전문적 식견은 동네 개에게조차 줄 것이 없으며 그저 읽으면서 느낀 점을 있는 그대로 나의 의식의 흐름에 맞혀(프루스트처럼) 쓰는 것이니 한 귀로 듣고 흘리시길 부탁드린다 만에 하나 진지하게 읽으시는 분이 계실까 봐 하는 말이다. 이 소설에 대해 지속으로 포스팅을 올리다 보니 조회 수가 올라가서 드리는 말씀이다 ㅠ.ㅠ 물론 겸손을 가장한 우쭐 됨은 더더욱 아니니 이해주시길,,,,...

201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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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이기주의자가 상처 주는 방식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3부 게르망트쪽 1부 스완네 집 쪽으로 가 스완을 위시한 부르주아들의 삶이 주된 배경이라면 3부 게르망트쪽은 게르망트 부인을 위시한 당시 귀족들의 삶이 주된 배경이다. 게르망트가의 등장인물 중 화자와 유일하게 친구인 생루. 그는 사창가 출신의 유대인인 라셸을 만나며 가족들에게 많은 염려를 끼친다 그도 그런 것이 일단 라셸이 현재는 능력 없는 배우이나 창녀 출신으로 생루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당시 드레퓌스 사건으로 반유대주의가 횡행한 시기 귀족 출신으로서의 처신에도 이롭지 못한 점을 들어 가족 모두가 반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생루는 그런 주위의 충고는 아랑곳없이 라셸에 빠져 살며 당시 귀족으로는 드물게 드레퓌스사건에 대해서도 드레퓌스파에 들어 그의 무죄를 주장하는데 이는 연인인 라셸의 영향 탓이었다. 어머니들의 염려는 지금이나 백 년 전이나 그 마음만큼 만은 변함이 전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건 젊었을 적 가족이 반대하는 연애로 인하여 귀족사회 모퉁이로 밀려난 게르망트가의 빌파리지부인 또한 조카인 생루의 연애를 걱정하고 반대하는 모습이 예나 지금이나 노인의 젊은이들에 대한 걱정과 그것에 연연하지 않는 젊은 혈기는 똑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음은 이런 생루의 이기주의적인 면모가 어떻게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지에 대한 마르셀 프루스트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

2019.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