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 여덟 번째 이야기는 남소문 터에서 광희문을 지나 흥인지문까지다. 남소문은 사대문에도 안 속하고 사소문에도 안 속하는 아홉 번째 문이다. 그리고 광희문은 사소문이고, 흥인지문은 사대문이며, 사대문에는 흥인지문, 돈의문, 숭례문, 숙정문이 있고, 사소문에는 혜화문, 창의문, 소의문, 광희문이 있다. < 나인원 한남 고메이494(Gourmet 494) > 한양도성에 올라서기 전에 먼저 심기일전을 위한 영양 보충으로 '나인원 한남 고메이494'에 들러 버거스올마이티(Burgers Almighty)로 점심을 먹었다. 나인원 한남이 어디인가, 한때 지드래곤(G Dragon), 아이유(IU), BTS의 RM과 지민, 배용준 등으로 이름을 날린 아파트(Apartment house)가 아닌가! 그 어마어마한 가격 때문에 아파트야 감히 넘볼 수 없지만 그 밑 식당가는 이용할 수 있겠지? 다행히 음식값이 막 지드래곤, 아이유, RM, 지민, 배용준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식당가 분위기가 살짝 묘했다. 한 명 한 명을 뜯어보면 우리랑 별반 다르지 않은데 뭉뚱그려서 보면 특별히 차려입은 느낌 같은 것이 났다. 평상복이 범상치 않은 데서 오는 낯섬이려나? 느낌이 참 묘했다. 참 맛있었다. 이날 이후로 한동안 버거(Burger)는 버거스올마이티만 먹었다. 하지만 얼마 전에 므므흐스 버거를 접하고 말았고, 그래서 므므흐스 버거를 스칠 날만 손꼽아 기다리...
은영이 제자 중에 작은놈이 결혼 날짜를 받았다. 12월 첫날이다. 서로 연을 맺는 데 일조한 우리에게 밥을 사겠다고 해서 2박 3일 서울 여행을 급히 계획했다. 밥 한 끼를 2박 3일 여행으로 부풀리는 역마살 정신! 그 덕에 한양도성 이야기를 이어 갈 동력을 얻었고, 이번 이야기는 창의문에서 시작하는 인왕산 구간이다. 지난번에는 창의문에서 동쪽으로 성북동까지 북악산 구간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서쪽으로 인왕산을 넘는다. 북악산보다 덜 힘들었지만 산은 산이라서 걷고 나니 다리가 팍팍했다. < 청운공원 > 창의문은 사소문 중에 태조 이성계가 한양도성을 지을 때부터 온전히 남아 있는 유일한 문이다. 이 문에 대해서는 지난번에 자세히 보았으니 넘어가고 얼마 안 가서 청운아파트를 철거한 자리에 만든 청운공원을 통과했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공원 내에 조성되어 있어서 대표작 '서시'를 새긴 큰 바위가 있었다. 공원은 공원이지 한양도성이 아니다. 아무리 근처라도 성곽을 따라 걷는 것이 중요하니 얼른 접근로를 찾아서 성곽에 착 달라붙었다. 꽤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해발 339.8m밖에 안 되지만 시작 부분은 큰 산만큼 도전적이었다. 그만큼 우리가 산을 안 탔다는 뜻도 되겠지? 어느 정도 올라가자 성곽을 타넘는 계단이 있어서 잠시 바깥을 따라 걸었는데, 저 앞에서 길이 산 밑으로 내려가 버리는 것 같아 얼른 다음 타넘는 계단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