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키워드 1,960
2022.04.26참여 콘텐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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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러브뮤지엄 - 이런 볼거리는 야하지 않게 쓰기가 참 힘들어

은영이랑 홍대에 있는 코코넛박스(Coconut Box)에 갔다가 6월까지 한시적으로 러브뮤지엄(Love Museum)이 포함된다고 해서 웬 횡재냐 하며 관람했다. 내가 아주아주 좋아하는 주제라서 안 그래도 문을 연다는 소식은 레이더(Radar)에 걸려 있었지만 은영이한테 가자고 했다가는 뭐 거의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변태 취급을 당하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는데 이렇게 공짜로 볼 수 있는 이상 안 가면 이상할 텐데도 은영이는 싫다고 했다. 바로 위층에 있고, 8000원이나 하는 전시를 공짜로 볼 수 있는 데 왜? 굳이 왜 안 가겠다고 하는 우리 안방마님! 이유는 하나였다. 보나 마나 싸운다는 거다. 내가 흥분해서 이 짓 저 짓을 할 게 분명하고 그게 넌더리가 난다는 거다. "알았대이. 혼자 갔다 올게. 닌 여기 있어래이." 하고 가는 척하다가 돌아오기를 두 번이나 하니까 은영이가 겨우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서 주었다. 입구부터 벌써 내 취향이었다. 은영이한테 찍어 달라고 하고 얼른 예쁜 여자 인형 옆에 가서 입을 맞추었다. 눈을 흘기기는 했지만 찍어 주었는데, 예전에는 요 정도 가지고도 싸우고 반나절은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지만 이제 이 정도는 받아들인다. 역시 나이를 먹으니까 좋은 점이 많다. 맞은편에 슈퍼맨(Superman)이 자신을 잔뜩 부풀리고 여자를 기다리고 있어서 "은영아, 저기 가서 안겨 봐라. 찍어 줄게." 하고 말했다...

2022.04.26
02:44
서울 러브뮤지엄 - 홍대 전시회, 성박물관, 홍대 데이트, 홍대 놀거리, 홍대 이색전시회
재생수 1,4042022.04.25
2022.08.30참여 콘텐츠 1
47
[3차 미국 서부 여행] 5. 민든(Minden),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

< 지난 줄거리 > 은영이와 역마살은 3차 미국 서부 여행 중이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시작된 여행은 메사 폴스 시닉 바이웨이(Mesa Falls Scenic Byway),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 케이브 폭포(Cave Falls),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Grand Teton National Park), 쇼숀 폭포(Shoshone Falls)를 거쳐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으로 향하고 있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 쇼숀 폭포(Shoshone Falls) 일대 > 쇼숀 폭포(Shoshone Falls)를 떠나서 트윈폴스(Twin Falls) 중심가를 관통했다. 서쪽으로 달리는 길이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중심가 끝에서 93번 도로를 만나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웰스(Wells)에서 80번 도로를 만나 다시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간에 철도가 나타나서 한참을 나란히 갔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뒤에서 기차 한 대가 나를 따라잡으며 시비를 걸기에 심심한데 잘됐다 싶어서 달리기를 했다. 곧은 길에서는 내가 빨랐지만 결국 졌고, 기차가 하도 길어서 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레노(Reno)에 닿을 때까지 산고내달 신나게 서쪽으로만 달렸다. 차를 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에, 더할 나...

2022.08.24
2021.07.15참여 콘텐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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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후포 등기산공원 - 등대공원에 등대를 그렇게 세우기 싫었을까, 멋진 주차장

< 등기산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본 등기산 공원 > 울진 여행이 계속된다. 등기산 스카이워크(Skywalk)를 다 돌아보았으니 이제 등기산 공원을 둘러볼 차례다. 일명 등대공원인데, 정상부에 실제 가동 중인 후포 등대와 함께 국내외 여러 유명 등대의 모형이 모여 있어서 그렇다. 출렁다리를 건너서 왼쪽으로 갔다. 방금 둘러본 스카이워크를 그늘에 앉아 편안히 볼 수 있는 정자가 있다. 스카이워크에 있는 동안 우리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정자를 눈여겨 두었었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 정자에서 본 스카이워크와 갓바위 > 정자에 앉았다. 목을 축이며 스카이워크와 갓바위를 바라보았다. 바다까지 해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더위를 살짝 먹어서 그런지 스카이워크에 있던 조금 전이 한 달 전처럼 느껴졌다. 10분 전처럼 느껴질 때까지 충분히 쉬다가 등기산 공원을 둘러보러 나섰다. 그리 넓지 않고, 그늘도 많아서 한여름 대낮에도 둘러볼 수 있는 공원이다. < 후포 등기산 공원, 일명 등대공원 > Previous image Next image < 후포등대 > 먼저 가까이 있는 후포 등대부터 구경했다. 등기산 공원에 있는 유일한 진짜 등대로서 1968년 1월부터 지금까지 후포 일대 배들의 길잡이가 되어 주고 있는 고마운 존재다. 이전부터 등기산이 낮에는 하얀 깃발, 밤에는 봉홧불로 등대 역할을 해 왔다니 애초에 등대의 땅으로 예...

2020.10.02
59
울진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Skywalk) - 후포에 이런 것이 다 생겼네, 공포의 주차장

울진에 있는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Skywalk)를 돌아보았다. 후포 해수욕장을 지나, 후포항을 지나, 등기산에 거의 다 갔을 즈음 주차할 곳을 찾기 시작했으나 결국 없어서 등기산 중턱에 댔다. < 등기산 중턱 주차장 > 웬만하면 위에 안 대려고 했다. 기름은 기름대로 쓰면서 우리 차가 매뉴얼(Manual), 즉 스틱(Stick)이라서 내려오는 차와 마주치기라도 하면 시동을 꺼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만 있어도 서야 할 만큼 길이 좁았다. 밑에서 길을 살피고 살피다가 텅 비는 순간에 얼른 박차고 올라갔다. 부웅부웅 올라가는 동안 나도 떨고, 은영이도 떨었다. 은영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반대하기도 했다. < 올라온 길 > 천우신조로 한 번도 안 서고 주차장에 들어섰다. 그늘에 차를 대자, 은영이가 잠이 쏟아진다며 먼저 가라고 했다. 알겠다고 하고 혼자서 구경하러 나섰다. 옛날 같으면 "그게 부부가?" 해 가면서 같이 있다가 끌고 나갔지만 이제는 안 그런다. 등기산에서 구경할 곳은 크게 등기산 스카이워크, 등기산 공원 이렇게 두 곳이다. 일명 '후포 스카이워크', '등대 공원'이라고도 한다. 먼저 스카이워크부터 구경하러 갔다. < 등기산 스카이워크 > 얼마 안 가서 깎아지른 절벽 위에 사방을 구경할 만한 자리가 있었다.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가늠할 겸, 그러면서 은영이가 바로 나올 수 있으니까 기다리기도 할 겸 풍경이 가장 잘 보이는...

2020.09.30
39
울진 백암온천 한화리조트 - 은영이에게 던진 디럭스룸 호캉스, 그리고 백일홍꽃길

< 백암온천으로 가는 길 > 울진 여행 마지막 이야기는 백암온천이다. 백암온천 한화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그런데 자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후 3시에 입실해서 다음 날 아침까지 푹 쉬었다. 전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은영이가 올여름 들어 유독 호캉스, 호캉스 노래를 부르기에 맛이나 보라며 오후 3시에 들어가서 쭉 안 나오도록 계획을 잡았다. 들어가서 안 나오면 호캉스지, 뭐. 절대로 '역마살에게 반항하냐? 먹고 떨어져라'는 기분으로 짠 계획은 아니다. 아무리 나쁘게 정의해도 '역마살에게 반항하십니까? 드시고 떨어지세요'라는 기분으로 짠 계획이다. 은영이 인생에 허락된 호텔바캉스(Hotel vacance)는 이 정도가 끝이다. 남자를 잘못 골랐다. 그러게 역마살이 없는 남자를 고르지 그랬어. 굽이굽이 돌다가 한 고개를 넘자 큰 숙박 시설들이 나타났다. 백암온천에 다 왔다. 백암온천에 들어서서는 가장 멀리, 구석에 있는 한화리조트로 갔다. < 로비에 걸려 있는 그림 > 우리가 예약한 객실은 디럭스(Deluxe)였다. 침대방으로 달라고 해서 734호를 받았다. 가장 위층이기는 한데 막상 들어가 보니까 풍경이 아주 좋지는 않았다. 가장 위층이라는 데 만족했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 백암온천 한화리조트 디럭스 침대방 > Previous image Next image 우선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부터 해 먹었다....

2020.10.12
2023.04.22참여 콘텐츠 3
69
대구 비슬산 - 1996년 9월, 1997년 8월, 2023년 4월 이야기

본의 아니게 종합해 보는 대구 비슬산 이야기다. 지난번 글은 비슬산 참꽃문화제에 다녀온 이야기이고, 이번 글은 은영이와 나와 비슬산 이야기다. < 1996년 9월 8일, 비슬산자연휴양림 > 은영이랑 내가 처음 비슬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6년 9월 8일이었다. 다른 일이 있어서 늦게 간 데다가 날씨까지 안 좋아서 비슬산자연휴양림 정도만 돌아보고 왔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 1996년 9월 8일, 비슬산자연휴양림 > 비슬산자연휴양림이 개장했다는 소식에 마음이 급하다가 간 것인데 여전히 공사판이라서 놀랐다. 당시만 해도 나는 어디 자연휴양림이 개장했다고 하면 직접 가서 보아야 직성이 풀리고, 어디 고속도로가 개통했다고 하면 직접 달려 보아야 직성이 풀리던 시절이었다. 해외여행에 빠지기 전까지는 줄곧 그렇게 살았는데 은영이는 이런 날들을 두고 자기가 엄청 고생한 인생을 살았다고 하고, 나는 좋은 구경을 다 시켜 주었는데 웬 뒷북이냐고 한다. 이날 문득 은영이가 "선배, 저거 찍게 사진기 좀 줘." 하기에 건넸더니 며칠 뒤 현상된 사진을 보니 웬 비탈에 한가득 쏟아서 내린 돌무더기를 찍어 놓았다. 다시 만났을 때 은영이한테 정중하게, 진심으로 순수한 궁금증으로 물어보았다. "은영아, 뭘 찍은 거고? 돌이가? 나무가? 환경오염?" < "은영아, 뭘 찍은 거고? 돌이가? 나무가? 환경오염?" > 그런데 내가 무식...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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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비슬산 참꽃문화제 - 참꽃축제, 대견사, 투어버스와 전기차에 관한 모든 것

매년 4월이면 대구 비슬산에 난리가 난다. 저 산등성이에 참꽃이 흐드러지게 피기 때문이다. 참꽃은 진달래를 말하며, 배곯던 시절에 먹을 수 있어서 참꽃이다. 그러면 못 먹는 꽃도 있을 테고, 못 먹는 꽃은 개꽃이고, 개꽃은 철쭉이다. 같은 시기에 피어서 어떤 것은 먹을 수 있고, 어떤 것은 먹을 수 없으니 참이고, 개다. 평소에 여행을 전혀 안 하시는 은영이 부모님께서 웬일이신지 비슬산 참꽃축제에 가자고 하셨다. 그래서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서 기본적인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고, 행사장에 도착하니 7시 40분이었다. 주차장이 텅 비어 있는 것을 보니 우리가 열 손가락 안에는 들게 온 것 같았다. '비슬산 투어버스'라는 것이 운행 중이었는데 4월 1일에서 5월 7일까지는 공짜고, 공짜면 무조건 타야겠지? 그런데 운행 시간이 9시부터라서 아직 매표소가 문도 안 열었다. 주말은 8시 30분부터지만 우리는 간 평일은 9시부터였고, 걸어 올라가면 2시간쯤 걸린다니까 '비슬산 투어버스'를 기다려야겠다. 5월 8일부터는 4000원씩 받는다고 적혀 있었다. 편도 4000원이다. 원래 전기차를 운행했는데 일반 버스로 바꾼 것이 '비슬산 투어버스'다. 아침 날씨가 쌀쌀해서 차에 앉아 아침으로 과일, 음료수, 과자 등을 먹으며 기다렸다. 떡은 하나도 안 녹아서 먹을 수 없었다. 8시 20분쯤 되자 차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30분쯤 나서서 우리도 ...

2023.04.12
08:00
대구 비슬산 참꽃문화제 - 비슬산참꽃축제, 비슬산, 비슬산등산로, 대견사, 비슬산군립공
재생수 4092023.04.11
2023.06.27참여 콘텐츠 2
47
김천 국립김천치유의숲 - 현대인에게 치유란 이런 것

< 국립김천치유의숲 주변 골짜기들 > 지난주에 김천에 간 김에 치유를 좀 하고 왔다. 작년 11월에 영주 국립산림치유원에서 3박 4일간 치유하고 나니까 그렇게 좋아서 2탄으로 국립김천치유의숲에서 치유를 좀 했다. 국립산림치유원도, 국립김천치유의숲도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산림 치유 시설이다. 그냥 여행이라면 은영이랑 지지고 볶으면 그만이지만 치유라서 '산림 문화 휴양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림 치유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산림을 활용한 치유 프로그램(Program)을 운영하거나 치유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가', 즉 산림치유지도사가 필요했다. 그래서 이분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지도하는 대로 했으니 이름하여 '수도산 웰니스 테라피(Wellness Therapy)' 프로그램이다. 국립김천치유의숲에 들어서서 먼저 힐링센터(Healing Center)로 갔다. 모든 활동이 시작되는 곳이다. 여기서 산림치유지도사를 만나 어디어디에서 무엇무엇을 할지 설명을 들은 후 깔개를 하나씩 메고 출발했다. < 올라가면서 뒤돌아본 힐링센터 > 깔개를 꼭 부보상이 메는 등짐처럼 싸 놓아서 장돌뱅이가 되어 이 장 저 장을 떠돌아다니는 기분이었는데, 산길을 걸으니까 더 그랬다. < 부보상 아님, 보부상 아님 > 숲속에 완전히 들어선 뒤 등짐을 내려놓고 간단하게 준비 운동을 했다. 준비 운동도 숲속에서 하니까 더 준비가 되는 것 같았다. 이어서 잘 조성된 숲길...

2023.06.27
04:16
김천 국립김천치유의숲 - 김천 자연휴양림, 김천 치유의숲, 김천 힐링, 김천 여행, 김천 산
재생수 1982023.06.24
2023.08.16참여 콘텐츠 2
39
충주 봉황자연휴양림 - 여름 한철 한중간을 가로지르며 외치다, 인생이 즐겁노라고

이 더운 여름날에 더위에 질식해 죽을 것 같아서 충주 봉황자연휴양림으로 피신했다. 에어컨(Air conditioner) 아래로만 피신해도 목숨은 부지하겠지만 이 더운 여름날도 아까운 세월이지 않겠어? 죽을 것 같지만 헛되이 흘려보낼 수 없으니 즐거울 수 있는 충주 봉황자연휴양림으로 도망갔다. 그곳에 가면 뒤로는 을궁산이 기댈 수 있는 그늘을 드리워 주고, 앞으로는 봉황계곡이 이 더운 날에만 누릴 수 있는 기쁨을 준다. 그러면 나도 이럴 것이다, "암, 여름은 더워야 제맛이지." 그래서 피신이 중요하고, 피서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감곡 나들목으로 나가서 잠시 국도를 달렸다. 에어컨을 쐬며 피서하러 가는 길이라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잠깐 막히는 고속도로도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양성을 거쳐서 봉황자연휴양림에 이르는 길이 거의 텅 비어 있어서 멋진 드라이브(Drive)까지 되니 이 여름 한철 한중간을 가로지르며 외쳤다, 세상은 아직 살만하고 인생은 여전히 즐겁노라고! < 봉황자연휴양림 > 봉황자연휴양림에 도착해서 먼저 안내도를 살펴보았다. < 우리가 걷기 될 길 > 바로 옆에 관리사무소와 공용화장실이 있고, 바로 밑에 오토캠핑장(Auto camping)과 카라반캠핑장(Caravan camping)이 있고, 그 외 구석구석에 소나무, 진달래, 미선나무, 향나무, 잣나무, 밤나무, 머루넝쿨 등 고운 이름들을 가진 숙소들이 위치해 있...

2023.08.14
02:29
충주 봉황자연휴양림 - 충주 여행, 충주 피서, 충주 가볼만한 곳, 충주 물놀이, 봉황계곡
재생수 9572022.08.06
2022.10.22참여 콘텐츠 2
32
삼척 하이원 추추파크 - 세상에서 제일 편하고도 빠른 레일 바이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아재, 엄마, 은영이, 나 이렇게 넷이서 정선 카지노(Casino)로 수금하러 가는 길에 한 네 번째 여행은 삼척에 있는 하이원 추추파크(High1 Choo Choo Park)였다. 정선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살짝 샌 셈이었지만 송이재를 넘으니 바로 있어서 삼척에 발을 들인지도 모르게 다녀왔다. 솔직히 이 글을 쓰면서 삼척인 줄 알았지 줄곧 태백인 줄 알고 있었다. 하이원 추추파크에는 산악철도, 스위치백 트레인(Switchback train), 미니 트레인(Mini train), 레일 바이크(Rail bike), 슈퍼윙스 키즈카페(Superwings kids cafe), 어린이 놀이기구, 정글대탐험, 다양한 숙박 시설 등이 있는데 이 중에 우리가 간 이유는 딱 하나, 바로 세상에서 가장 편하면서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레일 바이크였다. 혹시 사람이 많아서 못 타면 어쩌나 싶어서 전날 예약까지 해서 갔는데 우리 시간에 운행한 레일 바이크는 두 꼬마가 있는 네 가족과 우리 네 명, 이렇게 4인용 두 대뿐이었다. 사람이 없어서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15시 10분 것을 예약했으나 시간이 많이 남아서 14시 50분 것으로 바꾸었다. 그래도 40분이 남아서 하이원 추추파크 곳곳을 돌아보았다. 을씨년스러울 만치 사람이 너무 없었다. 공간이 전부 널찍널찍해서 이 세상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2022.10.21
20:56
삼척 하이원 추추파크 - 삼척 레일바이크, 태백 레일바이크, 삼척 명소, 태백 명소, 통리역
재생수 6682022.09.21
2022.05.18참여 콘텐츠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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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상주주막 - 회상나루에 앉아 솔솔동동주나 한잔, 낙동강 오리알

상주 낙동강변에 회상나루라는 데가 있다. 원래 유서 깊은 나루터지만 현재는 관광지로 개발되어서 숙박 시설로 객주촌, 식당 겸 술집으로 백강정과 상주주막, 낙동강 전망대로 학 전망대, 기타 시설로 낙동강 문학관과 강변 산책로 등이 들어서 있다. 이번 상주 여행에서 우리는 회상나루 주변을 맴돌았고, 백강정에서 점심을 그리고 상주주막에서 저녁을 먹었다. < 상주주막 - 1 > Previous image Next image < 상주주막 - 2 > Previous image Next image < 상주주막 - 3 > 상주주막은 원래 드라마 세트장(Set)이었다. '상도', '다모', '태양인 이제마' 등 여러 사극이 여기서 촬영되었는데, 솔직히 우리 취향이 아니라서 이 중에 제대로 본 드라마는 없다. '다모'마저도 시도했다가 많은 인내심을 요하는 것 같아서 결국 포기했다. 드라마 세트장을 통째로 식당 겸 술집으로 쓰고 있기에 상주주막은 운영 방식이 독특하다. (1) 정지(부엌)에서 주문하고 돈을 내고, (2) 음식을 받아서 마음에 드는 데 앉아 먹고, (3) 다 먹은 그릇을 정지(부엌)에 가져다준다. 사극 세트장이라는 뼈대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보니 실제로 그 옛날 회상나루에 있던 주막이나 객주에 앉아 탁배기를 기울이는 기분이 든다. 음식과 그릇을 쉽게 나를 수 있도록 수레와 길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놀 자리를 마음대로 고르는 재미, 거기서 ...

2022.05.18
50
상주 낙동강 수상투어버스 - 경천섬, 낙강교, 회상나루, 수상레저센터, 경천대

상주 여행 중에 낙동강 수상투어버스를 타러 경천섬에 갔다. 낙동강 수상투어버스는 경천섬 정류장에서 출발해서 회상나루, 수상레저센터, 경천대 정류장까지 갔다가 고대로 돌아오는 버스다. 한 번 타고 내리는 표는 5000원, 하루 종일 탔다 내렸다 탔다 내렸다 하는 표는 10000원이다. 경천섬무대 주차장에서 내려서 범월교를 건너 경천섬에 들어갔다. 경천섬은 남쪽으로는 범월교가, 북쪽으로는 낙강교가 연결되어 있다. 건너는 동안 상류 쪽에서 수상투어버스 한 대가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아마 우리가 탈 버스인 것 같았다. 경천섬 정류장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에 배가 출발한다. 반대 방향으로는 경천대 정류장에서 매시 30분에 출발한다. 범월교를 다 건너가서 거대한 오리 한 마리와 알 세 구가 떠 있었다. 낙동강 오리와 낙동강 오리알이다. 앞에 있는 안내판에 경천섬이 과거 오리알섬으로 불렸다고 적혀 있었다. 바로 위 경천대 용소에서 숨을 고른 강물이 경천섬을 만나 물줄기가 갈라져서 흐르다 보니 사람이 쉬이 접근할 수 없는 섬이 되었고, 오리들이 얼씨구나 하고 자리를 잡으면서 계절에 따라 오리알이 지천에 널려 있게 된 것이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게 있어서 낙동강 하면 '처녀 뱃사공'과 '낙동강 오리알'이다. '처녀 뱃사공'은 '낙도오옹강 강바아라아아암이 치마폭을 스으치이이이이면'으로 시작하는 가사 때문이고, 낙...

202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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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상주보 수상레저센터 - 물먹은 승천, 알 수 없는 여자, 내 인생 첫 플라이보드

큰 그림이 있었다. 해군 352기로 군대에 다녀온 것도 다 큰 그림이 있어서 한 일이었다. 나는 승천해야 한다. 언제는 얼어서 못 하고, 언제는 얕아서 못 하고, 언제는 말라서 못 하고, 언제는 범람해서 못 하고 그렇게 세월만 보내다가 한 가지 깨우친 사실이 있으니, 상주보 수상레저센터가 우리나라에서 승천이 가장 잘 되는 곳이다. 이무기가 아닌 이들은 수상자전거나 타고, 카약(Kayak)이나 타며 수상레저센터를 즐기지만 나는 첫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온통 승천을 위한 최고 자리와 최적 시간을 가늠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했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이런 나를 유심히 지켜보던 한 해양소년단 단원이 내게 접근해서는 대뜸 물었다. "역마살 님, 상주보 수상레저센터가 어떻게 해서 승천 명소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알고 보니 해양소년단 단원으로 변장한 지상파 기자였다. 상주보 수상레저센터에서 신묘한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것을 보고 분명히 무엇인가 있는 것 같아서 잠입 취재 중이라고 했다. 그렇게 나는 본의 아니게 지상파 인터뷰(Interview)를 하게 되었고, 내 깨우친 바를 소상히 가르쳐 주었다. "상주보 수상레저센터는 수심이 늘 알맞아요. 주변에 거칠 것도 없고요. 상류 가까이에 경천대가 있고, 하류 가까이에 경천섬이 있고, 둘 다 들을 경(擎) 자와 하늘 천(天) 자를 쓰고 있으니 하늘의 뜻을 바로 접할...

2022.05.14
01:48
상주 수상레저센터 - 상주 경천섬, 상주 명소, 상주 캠핑장, 상주 수상투어버스, 경천대
재생수 2302022.05.13
02:29
상주 상주보 수상레저센터 - 플라잉보드, 상주 놀거리, 상주 캠핑장, 상주 수상투어버스
재생수 6082022.05.13
2022.04.13참여 콘텐츠 2
29
거제 시방전망대 - 이수도, 방시순석, 방시만노석, 방시만노순석, 살방깨발소리

< 시방전망대 > 1박 2일 거제도 여행에서 처음 차를 세운 곳은 시방전망대다. 원래 매미성이 처음이어야 했는데 주차비 사건 때문에 여기에 차를 세우게 되었다고 지난 편에서 이야기했다. 그래서 이번 거제도 여행은 시방전망대, 매미성, 학동몽돌해변, 지세포, 장사도, 여차 홍포 해안도로 순으로 진행되었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 시방전망대 > 시방전망대는 시방리 또는 시방마을에 있어서 시방전망대고, 시방마을과 거가대교가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에 있었다. 더 멋지게 바라볼 수 있는 자리를 바로 앞에 있는 무슨 카페(Cafe) 겸 레스토랑(Restaurant)에게 내주고 있었는데, 어찌나 경치에 진심을 다해 지어 놓았는지 나중에 바깥에서 이쪽 유리창과 저쪽 유리창을 통과해서 보아도 경치가 멋있었다. 만약 우리 동네라면 들어가서 커피(Coffee)를 한 잔 하며 경치를 누렸겠지만 5시간을 달린 끝에 도착한 1박 2일 여행지라서 우선은 그럴 심적 여유가 안 생겼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 시방전망대에서 본 거가대교 > < 카페 겸 레스토랑을 통해 본 경치 > 시방전망대 한중간에 김도연 작가가 만든 '기다림'이라는 작품이 설치되어 있었다. 살방깨발소리를 부르며 엄마를 기다리는 배고픈 아이들 모습을 표현했다. 살방깨발소리는 시방마을 향토민요고, 살방은 시방마을의 옛 이름이고, 깨발은 바다에서 해...

2022.04.13
02:04
거제 시방전망대 - 거가대교 전망대, 거제도 가볼만한 곳, 거제도 가족여행, 거제도 명소
재생수 1732022.03.22
2023.05.30참여 콘텐츠 4
48
통영 매물도 - 느낌적으로 카프리섬(Isola di Capri) 같은 느낌 같은 느낌

이번 2박 3일 거제도 여행 중에 소매물도를 돌아보았다. 저구항에서 떠나는 소매물도행 유람선급 여객선이 있었는데, 단순히 여객선이라고 하기에는 오가며 즐기는 다도해 풍경이 너무나 매력적이라서 '유람선급 여객선'이라고 굳이 표현해 둔다. < 매물도, 소매물도 > 그 매력적인 다도해 풍경에서 매물도가 단연 압권이었다. 소매물도야 목적지이기도 하고, 하선해서 속속들이 돌아보았기에 유람선급 풍경에서 제외하면 매물도가 단연 압권이었다. < 어유도, 매섬, 매물도 > 저구항을 떠난 배가 소매물도로 가는 길에 매물도에 들렀다. 섬이 별로 크지도 않은데 기착지가 당금항, 대항항 이렇게 두 곳이나 되었다. 당금항에 다가가자 매물도뿐이었던 섬에서 어유도가 갈라져 나오고, 매섬이 갈라져 나왔다. 겹쳐져 있어서 몰랐다. 나중에 당금항에서 도착해서 보니까 어유도와 매섬이 마치 수호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항구를 보호하고 있었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 어유도와 매섬 > 방파제 사이를 통과해서 배가 당금항에 들어섰고, < 매물도 한쪽 기슭과 당금항 > 접안하자 낚시꾼이 몇 명 내리고, 낚시꾼이 두 명 탔다. 내리는 사람도, 타는 사람도 모두 낚시꾼이었다. 우리 배가 첫 배니까 탄 낚시꾼은 적어도 매물도에서 하룻밤을 보낸 낚시꾼이다. 여행지로는 소매물도가 유명한지 몰라도 바다낚시로는 매물도가 유명한지 소매물도에서는 낚시꾼이 타지도, 내리...

2023.05.30
02:29
통영 소매물도 유람선 - 매물도 유람선, 소매물도 유람선, 거제 소매물도, 거제 여행, 통영
재생수 902023.05.18
07:30
거제 저구항 매물도 유람선 - 거제 소매물도 유람선, 거제 매물도 배편, 거제 소매물도
재생수 2552023.05.18
02:20
거제 저구항 - 거제 가볼만한 곳, 거제 매물도유람선, 거제 소매물도유람선, 거제 소매물도
재생수 1162023.05.18
2022.03.28참여 콘텐츠 3
68
[3차 미국 서부 여행] 2. 로우어 메사 폭포, 어퍼 메사 폭포, 옐로스톤 국립공원

< 지난 줄거리 > 3차 미국 서부 여행은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시작되었다. 밤늦게 솔트레이크시티에 도착해서 하룻밤을 보냈고, 다음 날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에 '메사 폴스 시닉 바이웨이(Mesa Falls Scenic Byway)'에 들렀다. ***** 지난 편에 '메사 폴스 시닉 바이웨이(Mesa Falls Scenic Byway)'에 들어서서 첫 안내판을 발견하고 차를 세웠는데 붉은여우(Red Fox, 레드 폭스)가 와서 지켜보는 바람에 내리지 못하고 그냥 떠났다는 이야기를 했다. 지금 우리는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출발해서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으로 가는 길이고, 중간에 '메사 폴스 시닉 바이웨이'를 통과하고 있다.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서 내려가는 길에 큰 주차장이 있어서 차를 세웠다. 그런데 '베어 걸치 트레일헤드(Bear Gulch Trailhead)'라는 한 탐방로가 시작되는 지점일 뿐 눈길이 갈 만한 것이 전혀 없어서 빈손으로 떠났다. 곧이어 로우어 메사 폭포(Lower Mesa Falls)를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타났다. 차를 세운 후 먼저 사방을 살피면서 여우 같은 산짐승이 없는지 확인하고 내렸다. 조금 걸어 들어가니까 튼튼한 전망대와 함께 큰 안내판이 서 있었다. < 로우어 메사 폭포(Lower Mesa Falls) 안내판 > 전망대에 서자 로우어 메사 폭포(Lower...

2022.03.28
62
[3차 미국 서부 여행] 1. 샌프란시스코, 솔트레이크시티, 레드폭스(Red Fox)

3차 미국 서부 여행은 은영이와 나, 그리고 은영이의 옛 제자 자매가 함께했다. 자매가 여행에 합류하기로 할 때 이미 우리 비행기표가 예약을 마친 뒤라서 오가는 비행기는 따로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를 거쳐 솔트레이크시티(Salt Lake City)로 들어갔고, 자매는 달라스(Dallas)를 거쳐 솔트레이크시티로 들어갔고,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시간이나 솔트레이크시티에 도착하는 시간은 얼추 맞추었다. 다행히 표가 그렇게 있었다. <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로 날아가는 길 > <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 1 > Previous image Next image <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 2 >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San Francisco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하니 오전 11시 25분이었다. 이제 13시 5분에 떠나는 솔트레이크시티(Salt Lake City)행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 그런데 입국 심사를 마치고 짐을 찾으니까 이미 12시 반이었다. 13시 5분 비행기를 포기하고 다음 비행기를 알아보아야겠다고 생각될 즈음 은영이가 말했다. “이번에는 환승이 문제인 거야?” “그렇네. 미국 서부는 꼭 문제가 생기네.” 작년 9월에 1차 미국 서부 여행, 작년 12월에 2차 미국 서부 여행에 이어 올해 9월에 3차 미국 ...

2022.03.22
37:11
옐로스톤 국립공원 - 옐로스톤 볼거리, Yellowstone, 옐로스톤 여행코스, 미국 국립공원 추천
재생수 972021.12.01
2022.10.22참여 콘텐츠 2
32
삼척 하이원 추추파크 - 세상에서 제일 편하고도 빠른 레일 바이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아재, 엄마, 은영이, 나 이렇게 넷이서 정선 카지노(Casino)로 수금하러 가는 길에 한 네 번째 여행은 삼척에 있는 하이원 추추파크(High1 Choo Choo Park)였다. 정선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살짝 샌 셈이었지만 송이재를 넘으니 바로 있어서 삼척에 발을 들인지도 모르게 다녀왔다. 솔직히 이 글을 쓰면서 삼척인 줄 알았지 줄곧 태백인 줄 알고 있었다. 하이원 추추파크에는 산악철도, 스위치백 트레인(Switchback train), 미니 트레인(Mini train), 레일 바이크(Rail bike), 슈퍼윙스 키즈카페(Superwings kids cafe), 어린이 놀이기구, 정글대탐험, 다양한 숙박 시설 등이 있는데 이 중에 우리가 간 이유는 딱 하나, 바로 세상에서 가장 편하면서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레일 바이크였다. 혹시 사람이 많아서 못 타면 어쩌나 싶어서 전날 예약까지 해서 갔는데 우리 시간에 운행한 레일 바이크는 두 꼬마가 있는 네 가족과 우리 네 명, 이렇게 4인용 두 대뿐이었다. 사람이 없어서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15시 10분 것을 예약했으나 시간이 많이 남아서 14시 50분 것으로 바꾸었다. 그래도 40분이 남아서 하이원 추추파크 곳곳을 돌아보았다. 을씨년스러울 만치 사람이 너무 없었다. 공간이 전부 널찍널찍해서 이 세상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2022.10.21
20:56
삼척 하이원 추추파크 - 삼척 레일바이크, 태백 레일바이크, 삼척 명소, 태백 명소, 통리역
재생수 6682022.09.21
2023.09.27참여 콘텐츠 4
46
제주 거문오름 3/3 -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상설전시실에서 살핀 제주도 지질사

이제 거문오름 마지막 글이다. 1편에서는 탐방로 중에 '정상 코스'를 구경했고, 2편에서는 탐방로 중에 '분화구 코스'를 구경했고, 이번 3편에서는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내 상설전시실을 구경할 예정이다. '분화구 코스'를 끝내자 분화구 입구였다. 북동쪽으로 터진 말발굽 형태 분화구에서 그 터진 자리다. 해설사는 '분화구 코스' 끝 풍혈에서 작별 인사를 하고 저 앞에 바삐 가고, 우리 탐방객들은 뚝뚝 떨어져서 저마다 상념에 잠긴 채 천천히 걸었다. 모르기는 몰라도 "이렇게 힘든 곳인 줄 몰랐네." "마누라가 기다리고 있겠지?" "이런 데 데리고 왔다고 혼내려나?" "많이 배웠어."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것 같아." "오늘 저녁은 뭘 하고 놀지?" 이런 생각들이 난무했을 것 같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나는 못 돌아본 나머지 분화구 가장자리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다 부질없는데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걷기도 좋고, 풍경도 좋고, 그늘도 좋고, 무엇보다 이제 끝이라는 느낌이 좋은 길이 이어졌다. 힘들지는 않았으나 거리가 꽤 되었고,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 도착하자 해설사들이 저 멀리 퇴근 중이었고, 그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다짐했다, '다음부터 무조건 마지막 시간은 피하리라!' Previous image Next image 먼저 사...

2023.09.27
48
제주 거문오름 2/3 - 분화구 코스, 제주도에 관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

오후 1시 예약으로 거문오름 탐방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정상 코스'를 돌아보았고, 이제 '분화구 코스'를 돌아볼 차례다. < 정상 코스(검정) 후 분화구 코스(빨강) > 지난 편에 이야기한 것처럼 거문오름 분화구는 북동쪽으로 터진 말발굽 모양이다. 이제 그 터진 자리로 들어서는 것이다. 분화구가 터졌다는 말은 화산 폭발로 인해 분석구가 만들어진 뒤, 용암이 한쪽을 뚫고 흘러나갔다는 뜻이다. 그래서 터진 자리는 평평할 수밖에 없고, 거문오름에서는 초원이 되어 있었고, 밑에는 아마 현무암이 넓게 깔려 있을 것이다. < 분화구 속으로 들어가며... 앞 풍경, 뒤 풍경 > 분화구 속으로 들어서는 우리를 '용암 붕괴도랑'이 깊게 맞아 주었다. < 용암 붕괴도랑 > Previous image Next image < 용암 붕괴도랑 > 용암 붕괴도랑은 용암 동굴의 천장이 무너짐으로써 협곡 형태로 남은 것이다. 생성 원리는 딴판이지만 모양이 닮아서 '용암협곡'으로도 부른다. 거문오름에 존재하는 용암 붕괴도랑은 대략 폭 0.8에서 1.5m, 깊이 15에서 30m, 길이 2km다. 물론 탐방로는 일부만 구경하면서 지나가도록 나 있고, 용암 붕괴도랑 중간쯤에 풍혈을 지나간다. < 풍혈 > < 풍혈 > 풍혈은 '산기슭이나 시냇가에 여름이면 서늘한 바람이, 겨울이면 따뜻한 바람이 불어 나오는 구멍이나 바위틈'을 말한다. 앞에 서니까 진짜로 에어컨(Air c...

2023.09.23
41
제주 거문오름 1/3 - 정상 코스, 그리고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조망하기

14박 15일 제주도 여행 중에 하루는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서서 오전에 교래 천미천과 무끈모루 숲을 둘러보고, 오후에 211번을 타고 거문오름으로 갔다. < 거문오름입구 정류장에서... > '거문오름입구 정류장'에서 내리니 12시 47분이었다. 분까지 정확히 적는 이유는 오후 1시에 탐방 예약을 해 놓았기 때문이다. 거문오름을 돌아보려면 예약이 필수고, 예약 시간에 맞추어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Center)에 가서 단체로 해설사와 함께 돌아보아야 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개인이 출입조차 할 수 없다. 한여름인데도 오후 1시가 마지막 시간이라서 왜 이렇게 빨리 끝나나 했더니 돌아보는 데 시간이 꽤 걸려서 자칫 퇴근 시간을 넘길 수 있을 것 같았다. 13분이나 남았는데 왜 그렇게 서두르느냐고? 몰라서 하는 소리다. 정류장 이름이 '거문오름입구'라고 해서 정문 앞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저 긴 진입로의 입구일 뿐이고, 이미 알고 있는 우리라서 뛰고 뛰고 또 뛰어서,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도록 뛰어서 겨우 1분 전에, 그것도 나만 1분 전에 도착해서 제반 처리를 하는 동안 은영이가 늦게 도착하는 식으로 겨우 탐방에 합류할 수 있었다. "우리 여행은 왜 맨날 이 모양이지?" 내가 미안함을 가득 담아 은영이한테 말하자 은영이가 그랬다. "괜찮아. 이럴 줄 알았어. 이미 각오하고 있었어." 뭐지? 괜찮다는 건가? 짜증이 난다는 건가? 너도 각...

2023.08.22
20:59
제주 거문오름 - 세계자연유산센터, 제주 세계자연유산센터, 제주오름추천, 제주 오름여행
재생수 1222022.09.12
2022.07.21참여 콘텐츠 3
47
강원 고성 봉수대해수욕장 - 생애 첫 서핑, 원더비치, 데코르 카페

< 봉수대해수욕장 원더비치(Wonder Beach) - 1 > 카누(Canoe)랑 서핑(Surfing)을 즐기러 강원도 고성에 있는 봉수대해수욕장에 갔다. 봉수대해수욕장 내에서도 원더비치(Wonder Beach)라는 곳이다. 차에서 내려서 백사장에 들어가니까 저 옆으로 오호리 등대도 보이고, 여러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서 소소한 재미를 주었다. 조금 전에 우리는 오호리 등대 밑에서 물회를 먹었다. 강원도 고성이 원래 물회로 유명하다. < 봉수대해수욕장 원더비치(Wonder Beach) - 2 > < 오호리 등대 > 백사장에 '해,쉼터'라는 카페(Cafe)가 있었다. 이제 막 도착했는데 카페에 앉아 쉬기는 무엇하지만 은영이가 자꾸 카페 귀퉁이에 있는 그네의자를 탐냈다. < 카페 '해,쉼터'의 그네의자 > "해수욕장인데 앉아도 될 거라. 앉아라." 나는 꼬드기면서 분위기를 살피고, 은영이는 못 이기는 척 앉고, 괜찮은 것 같아서 나도 은영이 옆에 앉았다. 그리고 은영이가 시루면서 말했다. "선배, 발 들어!" 들기도 애매하고 놓기도 애매한 그네 높이와 다리 길이 사이에서 나는 벌서듯이 무릎을 꼿꼿이 펼 수밖에 없었다. 다리로 하는 두팔들기였다. < 그네의자에 앉아서 바라본 풍경 > 대구에 내려가면 옥상에 반드시 그네의자를 설치하겠다는 은영이 말에 흔쾌히 동의했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둘 다 빈말이라는 것을. 원하는 은영이나 동의하는 나...

2022.07.21
02:45
고성 데코르 카페 - 봉수대해수욕장 카페, 고성해수욕장 카페, 원더비치 카페, 고성 카페
재생수 632022.07.18
04:52
고성 봉수대해수욕장 - 원더비치, 고성 서핑, 고성 피서, 원더서핑, 강원도 서핑명소
재생수 1182022.07.18
2024.09.25참여 콘텐츠 16
65
울릉 일주도로 한 바퀴 마무리 - 도동해안산책로에서 사동항까지, 그리고 대아리조트

이번 말고 지난 울릉도 여행은 사동항으로 입항하여 한식 뷔페(Buffet) '미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 사동항 한식뷔페 '미당' - 1 > 산나물에 밥을 비벼서 나물국이랑 먹으니 그렇게 맛있었다. 물론 고기도 많고, 고깃국도 있었지만 내 입맛이 물에 빠진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염소고기, 개고기 등에는 손을 안 대다 보니까 산나물과 나물국이 제일이었다. 그런데 라면 향기가 자꾸 유혹하네? 피곤하면 피곤해서 당기고, 무료하면 무료해서 당기고, 배고프면 배고파서 당기고, 배부르면 입가심으로 당기고, 바쁘면 바빠서 당기고, 한가하면 한가해서 당기지 않나? 라면은 정말 그 존재 자체로 너무나 유혹적이다. < 사동항 한식뷔페 '미당' - 2 > 결국 '국물만 한 방울 먹고 다른 사람한테 다 나누어 줘야지.' 하고 끓여서는 국물 몇 방울만 다른 사람한테 주고 내가 다 먹는 참사가 벌어졌다. 그래서 아침을 두 번 먹은 셈이 되었고, 꺽꺽거리며 9시에 버스에 탑승해서 시계 방향으로 돌며 통구미몽돌해변과 거북바위, < 거북바위 > 남양항과 사자바위, < 사자바위 > 곰바위, < 곰바위 > 버섯바위와 남양해변, < 버섯바위 > 태하향목전망대를 차례로 구경했다. < 태하향목전망대에서 본 대풍감, 현포항, 노인봉 > 그리고 호박엿 공장을 거쳐 현포항, < 현포항과 대풍감 > 노인봉, < 노인봉 > 코끼리바위와...

2024.09.25
60
울릉 울릉크루즈 2/2 - 울릉도에서 포항, 12시 30분 출항, 오늘도 안전 운항

지난 울릉도로 출근하는 길에 이어 2편 포항으로 퇴근하는 길이다. 작년에 출근해서 올해 퇴근하는 셈이고, 첫 번째 울릉도 여행에서 출근해서 두 번째 울릉도 여행에서 퇴근하는 셈이다. < 울릉크루즈 선교에서... - 1, "오늘도 안전 운항!" > 12시 30분 정각에 울릉도 사동항을 출항한다. 목적지는 포항 영일만항이다. 이번에는 몇 시간에 끊을 수 있을까? 마의 6시간 30분을 깰 수 있을까? < 울릉크루즈 선교에서... - 2, 자는 바다 > 바다가 잔다. 1년에 이런 날이 며칠 없는데 운수대통이다. 이 정도 바다면 스태빌라이저(Stabilizer)를 안 펴도 될 것 같고, 매우 곧게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으니 최고 기록을 깰 것 같은 기대를 조심스럽게 가져 본다. 오, 진짜 기대된다, 오늘 항해, 그리고 오늘도 안전 운항! < 울릉크루즈 선교에서... - 3, "오늘도 안전 운항!" >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Everything OK my man, Turn the music up(에브리싱 오케이 마이 맨, 턴 더 뮤직 업)! 이 풍진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나는야 지금 여호수아(Jehoshua)께서 이스라엘(Israel) 사람을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Canaan) 땅으로 인도하듯 1000명 남짓 승객을 철선에 싣고 강철이 젖과 꿀처럼 흐르는 포항 영일만항으로 가고 있는 Lazenca, Save us(라젠카, ...

2024.06.09
00:27
울릉 울릉크루즈 - 울릉도에서 포항, 포항 울릉도 배편, 울릉도 크루즈, 울릉크루즈 30초
재생수 202024.06.08
00:24
울릉 울릉크루즈 - 포항에서 울릉도, 포항에서 울릉도배편, 울릉도크루즈, 울릉크루즈 20초
재생수 92024.06.08
05:23
울릉 울릉크루즈 - 울릉도에서 포항, 포항 울릉도 배편, 울릉도 크루즈, 울릉크루즈 조타실
재생수 892024.06.06
2021.05.26참여 콘텐츠 3
48
강릉 사천진해변 오늘은바다펜션 - 노을, 개구리소리, 평택임씨지려, 박수량지려, 애견펜션

#블챌 #오늘일기 세 번째 글이다. 역마살 이름을 걸고 돌아다닌 곳, 돌아다니다 머문 곳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원래 이삼일에 한 편씩 올렸는데 #블챌 #오늘일기 덕분에 매일에 도전하고 있다. < 오늘은바다 펜션 - 1 > 이번 강릉 여행, 사천진해변 여행에서 우리가 숙소로 삼은 곳은 사천항 남쪽 조용한 마을에 있는 '오늘은바다 펜션'이었다. 사천항 남쪽은 사천천 하구고, 사천천 건너에 바로 붙어 있었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 오늘은바다 펜션 - 2 > 애견펜션이라고 따로 소개되어 있어서 만약 개 세상이면 어쩌나, 하필이면 개 판이면 어쩌나 걱정했으나 다행히 개는 동네 개도 한 마리 보지 못했다. 저녁에 주차장에 있는 차를 보니 네댓 가족은 온 것 같은데 개 소리가 하나도 안 들려서 '다들 개 없이 왔나?' '방음이 잘 되나?' '개들이 하도 즐거워서 짖을 일이 없나?' 이런 생각들을 했다. 여하튼 개가 짖는 소리를 싫어하는 우리로서는 정말 다행이었다. 반려견에 대한 우리 철학은 확고하다. '현대인의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빈곤의 상징이다.' 그렇게밖에 안 보인다. 그런 너희인데 왜 애견펜션을 잠자리로 삼았느냐고 물으신다면, 자본주의라는 것이 원래 돈 100원에도 목숨을 걸고, 표심이 움직이는 냉정한 세상이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이란 무엇인가? 내게 이득이 생기는 것이다. 정의...

2021.05.26
54
강릉 사천진해변 - 교문암, 뗏장바위, 사천항 물회마을, 한눈에바다, 곳, 보헤미안

어제부터 #블챌 #오늘일기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이제 열흘 남았다. 역마살 이름을 걸고 돌아다닌 곳, 돌아다니다가 머문 곳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고, 이번이 그 두 번째 글이다. < 사천진해변 > 작년 가을에 이어 반년 만에 다시 찾은 강릉. 그때는 중앙시장, 안목해변,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사천진해변, 영진해변, 오대산 소금강 등 여기저기를 돌아보았는데, 이번에는 사천진해변에만 있었다. 쉬러 가기에는 사천진해변이 맞았고, 숙소도 사천진해변에 잡았다. 요즈음 업무가 과하게 많고 번잡해서 바다같이 단조롭고 거대한 무엇에 오감을 던지고 싶었다. 그러면 마음까지 단조롭고 안정되지 않을까? 그래서 바다도 갔던 바다로 갔다. 사천진해변에만 머문 대신 해변을 따라 끝에서 끝까지 여러 번 걸어 다녔다. 단순히 바다에만 관심을 두고 걸어 다닌 여행! 다른 이를 만난 것도 없고, 술을 마신 것도 없고, 무엇을 해야 한다는 욕심도 없이 은영이랑 바다를 바라보고, 파도 소리를 듣고, 맑은 공기를 마시고, 소금기를 맡고, 모래를 만졌다. 해변을 따라 근사한 카페가 늘어서 있었다.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보는 순간 한 시대를 풍미한 드라마 '걸어서 하늘까지'가 바로 떠오르는 '곳'이었다. 우리 취향이 아니라서 그저 구경거리로만 삼아 지나쳤지만 눈에 확 띄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대신 우리는 꽃이 많은 '한눈에바다'라는 카페에서 모히토(Mojito)를...

2021.05.25
48
강릉 사천진해변 한눈에바다 - 해변에서 참 예쁘게들 놀기에 우리도 카페에서 낭만

드라마 '남자친구' 촬영지라서 그럴까? 아니면 해변을 즐기는 방식에서 세대 차이가 나는 것일까? 지난주에 강릉 사천진해변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요즈음 청춘들은 해변을 즐기는 방식도 우리 때랑 달랐다. 나는 바다에 가니까 먼저 수영복부터 챙겼고, 아직 바닷물이 차니 마니, 들어가니 마니로 은영이랑 티격태격했는데, 솔직히 해변에 가면 이미 많은 사람이 바닷물에 들어가 있어서 나는 숟가락만 얹으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대부분 바닷물에는 들어가지 않고 백사장 위에서 온갖 방식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고, 들어가더라도 서핑(Surfing)을 즐기러 들어가는 것이지 나처럼 막무가내로 바닷물에 몸을 담그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세상이 시나브로 참 많이 바뀌었다. 우리는 사천진해변과 하평해변을 이어 거닐며 신식으로 해변을 즐기는 청춘들을 구경하는 재미에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 사천진해변을 즐기는 청춘 - 1 > 가장 신기한 부류는 근사한 비치파라솔(Beach parasol), 비치 의자, 물병 등 소품을 챙겨 와서 마치 유럽(Europe) 어디나 하와이(Hawaii) 어디처럼 꾸며 놓고 한껏 멋을 부려서 사진을 찍는 이들이었다. 인생에 길이 남길 사진 한 장을 얻고야 말겠다는 의지 같은 것이 느껴졌다. 한둘만 그랬으면 별종이려니 하고 넘어가겠는데 우리가 본 것만 두 쌍에 여자 둘이었다. 근처 어디서 이런 소품을 빌려주나 싶기도 했다. 해변에서...

2021.05.21
2023.04.22참여 콘텐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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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비슬산 - 1996년 9월, 1997년 8월, 2023년 4월 이야기

본의 아니게 종합해 보는 대구 비슬산 이야기다. 지난번 글은 비슬산 참꽃문화제에 다녀온 이야기이고, 이번 글은 은영이와 나와 비슬산 이야기다. < 1996년 9월 8일, 비슬산자연휴양림 > 은영이랑 내가 처음 비슬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6년 9월 8일이었다. 다른 일이 있어서 늦게 간 데다가 날씨까지 안 좋아서 비슬산자연휴양림 정도만 돌아보고 왔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 1996년 9월 8일, 비슬산자연휴양림 > 비슬산자연휴양림이 개장했다는 소식에 마음이 급하다가 간 것인데 여전히 공사판이라서 놀랐다. 당시만 해도 나는 어디 자연휴양림이 개장했다고 하면 직접 가서 보아야 직성이 풀리고, 어디 고속도로가 개통했다고 하면 직접 달려 보아야 직성이 풀리던 시절이었다. 해외여행에 빠지기 전까지는 줄곧 그렇게 살았는데 은영이는 이런 날들을 두고 자기가 엄청 고생한 인생을 살았다고 하고, 나는 좋은 구경을 다 시켜 주었는데 웬 뒷북이냐고 한다. 이날 문득 은영이가 "선배, 저거 찍게 사진기 좀 줘." 하기에 건넸더니 며칠 뒤 현상된 사진을 보니 웬 비탈에 한가득 쏟아서 내린 돌무더기를 찍어 놓았다. 다시 만났을 때 은영이한테 정중하게, 진심으로 순수한 궁금증으로 물어보았다. "은영아, 뭘 찍은 거고? 돌이가? 나무가? 환경오염?" < "은영아, 뭘 찍은 거고? 돌이가? 나무가? 환경오염?" > 그런데 내가 무식...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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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비슬산 참꽃문화제 - 참꽃축제, 대견사, 투어버스와 전기차에 관한 모든 것

매년 4월이면 대구 비슬산에 난리가 난다. 저 산등성이에 참꽃이 흐드러지게 피기 때문이다. 참꽃은 진달래를 말하며, 배곯던 시절에 먹을 수 있어서 참꽃이다. 그러면 못 먹는 꽃도 있을 테고, 못 먹는 꽃은 개꽃이고, 개꽃은 철쭉이다. 같은 시기에 피어서 어떤 것은 먹을 수 있고, 어떤 것은 먹을 수 없으니 참이고, 개다. 평소에 여행을 전혀 안 하시는 은영이 부모님께서 웬일이신지 비슬산 참꽃축제에 가자고 하셨다. 그래서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서 기본적인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고, 행사장에 도착하니 7시 40분이었다. 주차장이 텅 비어 있는 것을 보니 우리가 열 손가락 안에는 들게 온 것 같았다. '비슬산 투어버스'라는 것이 운행 중이었는데 4월 1일에서 5월 7일까지는 공짜고, 공짜면 무조건 타야겠지? 그런데 운행 시간이 9시부터라서 아직 매표소가 문도 안 열었다. 주말은 8시 30분부터지만 우리는 간 평일은 9시부터였고, 걸어 올라가면 2시간쯤 걸린다니까 '비슬산 투어버스'를 기다려야겠다. 5월 8일부터는 4000원씩 받는다고 적혀 있었다. 편도 4000원이다. 원래 전기차를 운행했는데 일반 버스로 바꾼 것이 '비슬산 투어버스'다. 아침 날씨가 쌀쌀해서 차에 앉아 아침으로 과일, 음료수, 과자 등을 먹으며 기다렸다. 떡은 하나도 안 녹아서 먹을 수 없었다. 8시 20분쯤 되자 차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30분쯤 나서서 우리도 ...

2023.04.12
08:00
대구 비슬산 참꽃문화제 - 비슬산참꽃축제, 비슬산, 비슬산등산로, 대견사, 비슬산군립공
재생수 4092023.04.11
2021.07.15참여 콘텐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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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백암온천 한화리조트 - 은영이에게 던진 디럭스룸 호캉스, 그리고 백일홍꽃길

< 백암온천으로 가는 길 > 울진 여행 마지막 이야기는 백암온천이다. 백암온천 한화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그런데 자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후 3시에 입실해서 다음 날 아침까지 푹 쉬었다. 전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은영이가 올여름 들어 유독 호캉스, 호캉스 노래를 부르기에 맛이나 보라며 오후 3시에 들어가서 쭉 안 나오도록 계획을 잡았다. 들어가서 안 나오면 호캉스지, 뭐. 절대로 '역마살에게 반항하냐? 먹고 떨어져라'는 기분으로 짠 계획은 아니다. 아무리 나쁘게 정의해도 '역마살에게 반항하십니까? 드시고 떨어지세요'라는 기분으로 짠 계획이다. 은영이 인생에 허락된 호텔바캉스(Hotel vacance)는 이 정도가 끝이다. 남자를 잘못 골랐다. 그러게 역마살이 없는 남자를 고르지 그랬어. 굽이굽이 돌다가 한 고개를 넘자 큰 숙박 시설들이 나타났다. 백암온천에 다 왔다. 백암온천에 들어서서는 가장 멀리, 구석에 있는 한화리조트로 갔다. < 로비에 걸려 있는 그림 > 우리가 예약한 객실은 디럭스(Deluxe)였다. 침대방으로 달라고 해서 734호를 받았다. 가장 위층이기는 한데 막상 들어가 보니까 풍경이 아주 좋지는 않았다. 가장 위층이라는 데 만족했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 백암온천 한화리조트 디럭스 침대방 > Previous image Next image 우선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부터 해 먹었다....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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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후포 등기산공원 - 등대공원에 등대를 그렇게 세우기 싫었을까, 멋진 주차장

< 등기산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본 등기산 공원 > 울진 여행이 계속된다. 등기산 스카이워크(Skywalk)를 다 돌아보았으니 이제 등기산 공원을 둘러볼 차례다. 일명 등대공원인데, 정상부에 실제 가동 중인 후포 등대와 함께 국내외 여러 유명 등대의 모형이 모여 있어서 그렇다. 출렁다리를 건너서 왼쪽으로 갔다. 방금 둘러본 스카이워크를 그늘에 앉아 편안히 볼 수 있는 정자가 있다. 스카이워크에 있는 동안 우리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정자를 눈여겨 두었었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 정자에서 본 스카이워크와 갓바위 > 정자에 앉았다. 목을 축이며 스카이워크와 갓바위를 바라보았다. 바다까지 해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더위를 살짝 먹어서 그런지 스카이워크에 있던 조금 전이 한 달 전처럼 느껴졌다. 10분 전처럼 느껴질 때까지 충분히 쉬다가 등기산 공원을 둘러보러 나섰다. 그리 넓지 않고, 그늘도 많아서 한여름 대낮에도 둘러볼 수 있는 공원이다. < 후포 등기산 공원, 일명 등대공원 > Previous image Next image < 후포등대 > 먼저 가까이 있는 후포 등대부터 구경했다. 등기산 공원에 있는 유일한 진짜 등대로서 1968년 1월부터 지금까지 후포 일대 배들의 길잡이가 되어 주고 있는 고마운 존재다. 이전부터 등기산이 낮에는 하얀 깃발, 밤에는 봉홧불로 등대 역할을 해 왔다니 애초에 등대의 땅으로 예...

202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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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Skywalk) - 후포에 이런 것이 다 생겼네, 공포의 주차장

울진에 있는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Skywalk)를 돌아보았다. 후포 해수욕장을 지나, 후포항을 지나, 등기산에 거의 다 갔을 즈음 주차할 곳을 찾기 시작했으나 결국 없어서 등기산 중턱에 댔다. < 등기산 중턱 주차장 > 웬만하면 위에 안 대려고 했다. 기름은 기름대로 쓰면서 우리 차가 매뉴얼(Manual), 즉 스틱(Stick)이라서 내려오는 차와 마주치기라도 하면 시동을 꺼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만 있어도 서야 할 만큼 길이 좁았다. 밑에서 길을 살피고 살피다가 텅 비는 순간에 얼른 박차고 올라갔다. 부웅부웅 올라가는 동안 나도 떨고, 은영이도 떨었다. 은영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반대하기도 했다. < 올라온 길 > 천우신조로 한 번도 안 서고 주차장에 들어섰다. 그늘에 차를 대자, 은영이가 잠이 쏟아진다며 먼저 가라고 했다. 알겠다고 하고 혼자서 구경하러 나섰다. 옛날 같으면 "그게 부부가?" 해 가면서 같이 있다가 끌고 나갔지만 이제는 안 그런다. 등기산에서 구경할 곳은 크게 등기산 스카이워크, 등기산 공원 이렇게 두 곳이다. 일명 '후포 스카이워크', '등대 공원'이라고도 한다. 먼저 스카이워크부터 구경하러 갔다. < 등기산 스카이워크 > 얼마 안 가서 깎아지른 절벽 위에 사방을 구경할 만한 자리가 있었다.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가늠할 겸, 그러면서 은영이가 바로 나올 수 있으니까 기다리기도 할 겸 풍경이 가장 잘 보이는...

2020.09.30
2024.08.26참여 콘텐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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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자천리 오리장림 - 맥문동 꽃구경, 그리고 경북 여행으로 돈 벌기

솔직히 말하면 진짜 우연이었다. 편의점 상품권 1000원, 3000원, 5000원에 눈이 멀어서 영천까지 가 놓고 '럭키세븐경북여행'에 해당하는 관광지만 돌다가 우연히 보석 같은 오리장림 맥문동을 발견했다. 아무리 아니라 해도, 역마살이 그럴 리 없다고 부정해 보아도 원래 계획했던 '보현산댐 전망대'를 빼고 생면부지 '보현산댐 자연휴양림'에서 길게 시간을 보낸 것은 '럭키세븐경북여행' 말고는 해석이 안 된다. 은영이랑 같이 움직였으니까 전화기가 두 대고, 첫 번째 '럭키세븐경북여행'인 보현산 천문대에서 1000원씩 2000원을 벌었다. < 보현산 천문대 > 내려오는 길에 보현산 천문과학관에 들러서 또 1000원씩 2000원을 벌었다. 그리고 얼마 안 떨어진 보현산자연휴양림에 가서 안에 있는 영천목재문화체험장에서 1000원씩 2000원을 벌고, < 영천목재문화체험장 및 전시관 > 같은 자연휴양림에 있는 산림복합체험관도 '럭키세븐경북여행'이라서 또 벌려니까 30분 제한에 걸리네? 한 번 벌면 30분이 지나야 벌 수 있다는 제약 사항이다. 어떻게 할까? 은영이랑 머리를 맞댔다. 영천목제문화체험장 부속 전시관에 아무도 없으면서 와이파이(Wifi)까지 최고인 것을 파악하고 은영이는 '아티스트 기타여신(Artist TravelGuitar)'로 변신하고, 나는 스튜디오 엔지니어(Studio engineer)로 변신해서 생방송을 진행했다. 기타야 ...

2024.08.26
02:31
영천 보현산 천문대 - 영천여행, 영천 가볼만한 곳, 영천가족여행, 보현산 등산, 보현산
재생수 482024.08.25
04:18
영천 보현산천문과학관 돔 영상관 - 영천 영화관, 우주체험, 영천 아이랑, 영천 체험여행
재생수 1342023.08.27
04:00
영천 보현산천문과학관 - 영천여행, 보현산천문대, 영천 아이랑, 영천 데이트, 영천 체험
재생수 4192023.08.27
2022.03.26참여 콘텐츠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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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장사도 근포유람선 2/2 - 섬집아기, 동백꽃, 연리지, 안녕 까멜리아

거제도 근포항에서 근포유람선을 타고 장사도에 들어가서 중앙광장, 무지개다리, 달팽이전망대, 승리전망대까지 둘러본 이야기를 지난 편에서 했다. 이제 나머지 장사도를 둘러보자, 지금까지는 맛보기고 이제부터가 진짜다. 승리전망대를 지나면서 길이 내리막 계단으로 바뀌었다. < 뒤돌아보며... > 이어서 거의 평지 같은 길을 따라 걸으면서 다도전망대도 거치고, 무지개다리를 밑으로 통과했다. 무지개다리 밑에 필름프로미네이드(Film Promenade)라고 해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장사도 개발 과정을 기록한 사진들이 쭉 전시되어 있었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지난 편에서 일부 설명한 적이 있는데 장사도에는 원래 민가 열네 채, 분교, 교회, 주민 여든세 명 등으로 구성된 제법 큰 동네가 있었다. 이를 문화해상공원으로 바꾼 것이 현재 '장사도해상공원 까멜리아(Camellia)'이며, 분교는 분재원으로, 민가 한 채는 섬아기집으로, 교회는 작은교회로, 오솔길은 길 그대로 싹 손보아서 쓰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원래 나무가 없던 자리를 골라서 온실, 옻칠박물관, 누비하우스 등을 새로 지었고, 군데군데 사용된 석재는 장사도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아울러 장사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고, 길게 누운 모습에 누구는 누에를 닮았다고 잠사도라 부르고 누구는 뱀을 닮았다고 진뱀이섬이라고 부르며, 주요 수종은 수백 년 된...

2022.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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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장사도 근포유람선 1/2 - 햄복한 동백꽃,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 천리향

1박 2일 거제도 여행 이틀째, 아침에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비가 주르륵주르륵 내렸다. '강우량만큼 추억이 쌓이겠지, 뭐.' '운전이 힘든 게 무슨 대수라고?' '사진기가 젖는 게 무슨 대수라고?' 국내 여행에 욕심을 내려놓았더니 집만 나서도 햄복이더라. '행복'에 오타가 났는데 행복보다 더 행복한 것 같아서 그대로 둔다, '햄복'. 나갈 준비를 마치고 8시쯤 호텔을 나섰고, 빗속을 달려서 어제 갈치조림을 먹은 학동몽돌해수욕장을 지났고, 근포항에 도착하니 9시가 조금 안 되었다. 장사도로 가는 항구가 여럿인데 그중에 근포항이 가장 가깝다. 통영에 속하는 장사도가 거제도 코앞이라니 약간 해괴하다. < 근포항 근포유람선 대합실 > 근포유람선 대합실에서 승선신고서를 쓰고 배표를 받았다. 우리가 간 날에는 9시 30분 12시 14시 30분 이렇게 세 번 배가 떴고, 첫 배로 들어간다. 평일에는 10시 14시 30분 이렇게 두 번밖에 안 뜬다. 경험해 보니까 되도록 평일에 가는 것이 좋은 것이, 장사도에서 원래 2시간이 주어지는데 휴일에는 이리 떼고 저리 떼니까 1시간밖에 안 되었다. 이론상으로야 5분 승선하고, 10분 가고, 2시간 돌아보고, 5분 승선하고, 10분 오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론은 이론일 뿐 시간을 날릴 공산이 컸다. 배표를 받고 나니 20분 정도 남았다. 근포항 여기저기를 돌아보았다. 원래 낚시로 유명한 곳인지 방파제 밑에 텐...

2022.03.24
01:00
거제 근포항 - 장사도 배편, 근포 장사도 여객선, 장사도 가는 법, 장사도 유람선, 거제동백
재생수 1052022.03.22
04:31
거제 장사도 동백꽃 - 거제도 가볼만한 곳, 거제도 동백꽃, 거제도 유람선, 장사도 가는 법
재생수 2562022.03.22
04:01
거제 장사도 - 근포 장사도 배편, 장사도 가는 법, 장사도 동백꽃, 거제도 동백꽃, 거제여행
재생수 1062022.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