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드 감독 존 추 출연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조나단 베일리, 에단 슬레이터, 양자경, 제프 골드브럼 개봉 2024.11.20. '나우 유 씨 미'시리즈와 '크레이지 아시안'을 연출하고 '스텝업'과 '인 더 하이츠'제작, 연출로 뮤지컬 감각이 이미 있던 존추 감독이 핫한 뮤지컬 시리즈의 영화화를 맡았다. 사실 그 과정이 흥미로운데 '오즈와 마법사'라는 소설 이후에 1939년 동명의 뮤지컬 영화가 나와 대히트 했었는데 그걸 바탕으로 제2차 창작인 앞 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뮤지컬이 탄생하다 이제 영화에 이른 것이다. 그래서 시작점인 '오즈의 마법사'보다 더 다양성과 차별,분열주의 같은 것을 다루게 됐는데 어찌 보면 지금 시기에 딱 맞는 작품이 나온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원작의 영화화의 난점은 각색이다. 뮤지컬은 3D 현장이지만 관객에게 보여지는 것은 한 면의 방향만 보여지는 2D형식이기에 입체적으로 보여져야 되는 3D인 시청각 영화에서는 더 풍부한 것으로 기존 이상의 것을 채워야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화는 시간적 한계도 있다. 이를 의식했는지 이번 영화는 아예 막의 형식을 그대로 가져와 잘 활용했다. 다만 뮤지컬 음악 스코어나 추가적인 스토리가 더 필요해졌는데 그대로 만들기에는 또 영화적 공간이 비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이미 원작 뮤지컬 자체가 소설의 일부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히든페이스 감독 김대우 출연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 박지영, 박성근 개봉 2024.11.20. '인간중독'이후에 거의 10여년 만에 김대우 감독이 돌아왔다. 동명의 콜롬비아 영화가 원작이라고 한다. 사실 김대우 감독은 감독이전에 시나리오 작가로 필모를 쌓았었고 이후에 '방자전'이나 '음란서생'등을 연출했었다. 그렇기에 이번 작품은 감독 자신의 연출 색깔에도 부합하면서도 자신의 과거 장기를 선보일 수 있는 영화였다. 마음껏 펼쳐낼 수 있는 영화였다. 하지만 문제는 오히려 거기에서 나온 듯 했다. 아무래도 이 영화는 전작들처럼 인간의 욕망과 그것을 둘러싼 모습들을 메타적으로 바라보는 이야기에 가깝다. 엄청난 스토리라인보다는 그 안에 담긴 욕망들의 실체를 드러내거나 숨기거나 그 사이의 위선을 뽑아내면서 다시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아주 적합한 구조의 이야기와 원작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욕망보다 그 구조만 집착한 듯 했다. 물론 원작에서 장점인 부분이겠지만 원작이 나온 시점과의 시차도 있지만 시대가 달라졌고 비슷한 이야기나 상황들이 이미 많이 나온 편이다. 그렇다면 욕망의 그림자를 더 깊이 파고들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부분들을 짚어봐야 유리한 편인데 실은 전시성에 그친 듯 하다. 구조보다 그 과정과 이유, 그러면서 드러나는 것들을 피상적으로 접근했다. 대신 배우들의 모습을 통해 장기인 감각적 묘사를 발휘하려 했지만 사실 ...
이미지 준비중 울프스 감독 존 왓츠 출연 미등록 개봉 2024.09.27. 애플 TV플러스의 오리지널 영화이다. 최근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연출했던 존 왓츠 감독이 외도를 택한 영화이다.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사실 일찍 공개가 됐는데 은근히 배경을 보면 크리스마스 영화인듯한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그쪽을 노리다가 급히 변경된 듯 하다. 그도 그럴것이 두 배우의 멋진 액션대결일 것 같지만 해프닝을 다루는 코믹 드라마쪽에 더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상 버디무비에 가깝다. 킬러보다는 깔끔한 뒤처리 해결사로 활약하는 두 사람이 완벽성을 위해 혼자여야 되지만 둘이 협력하거나 자꾸 얽히게 된다는 이야기로 끌고 간다. 티격태격하는 것으로 만든 것이다. 여기에다 흥미롭게도 요즘의 MZ 더 나아가서 ZA세대의 마약문제를 슬쩍 얹었다. 그래서 버디무비 외에 세대간의 이야기를 다루는 듯한 부분도 엿보이긴 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해프닝과 모험에 가깝다. 계속 일이 안풀리고 엉망이 되고 두 사람이 그걸 해결 고생하는 스케일이기 때문이다. 거의 캐릭터의 매력이 중심이 된다. 하지만 계획적인 것이 자꾸 무계획적이 되는 것이 백미다. 여기에 두 사람이 한때 액션배우이자 미남배우였다는 걸 활용해서 다른 표면으로 읽히게 하는 것도 흥미롭다. 업계의 전설들이 그 시기가 지난 시기에 맞부딪치게 하는 연극 같다랄까. 그렇기...
엠파이어 감독 브루노 뒤몽 출연 미등록 개봉 미개봉 논란의 영화가 등장했다. '까미유 끌로델' , '잔 다르크(2019)' , '프랑스' 같은 역사 영화나 풍자 영화를 만들던 브루노 뒤몽 감독이 과감히 현실과 SF를 뒤섞은 풍자극을 내놨기 때문이다. 외형적으로는 당연히 여러 SF영화의 패러디에 가깝고 내면적으로는 여러 단순화하고 상징화한 철학적 풍자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어찌보면 너무 단순화 시켜서 아이러니와 낯섬이 가득한 혼잡한 영화로도 보인다. 그 바탕에는 사실 제목에서부터 나타나는 거대한 풍자와 안맞는 바닷가 시골마을이 배경이라는 점이 작용한다. 여기에 말이 좋아 SF지, 사실상 UFO에 가까운 부분과 적당한 조악함과 의외의 퀄리티가 뒤섞인 부분이 더해진다. 하지만 뜯어보면 그 과감함이 대단해 보인다.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베르사유 궁전이 우주선화 되고, 노트르담 성당이 우주선화 된 부딪침이 그렇다. 프랑스의 양대 상징이기도 하면서 정치와 권력, 과거로 치자면 왕권과 신권같은 부분의 대립을 넣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무려 우주의 원리이자 디지털인 0과 1을 넣고 상징화하며 블랙홀이나 초신성까지 활용하는 거대함도 활용했다. 심해와 숲속을 이용한 것도 그렇고 빛과 어둠, 선과 악과 같은 인간의 전통적인 대립서사도 뭉뚱그려 발화시켰다. 여기의 인간의 욕망도 단순화시키고 외계인의 입장에서 보는 피상적인 제3자 관계로서 한번 더...
글로리아! 감독 마르게리타 비카리오 출연 미등록 개봉 미개봉 가수로 주로 활동하다 '로마 위드 러브'로 배우로도 뛰어들면서 다재다능을 선보인 마르게리카 비카리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사실 이 바탕에는 가족력도 한몫하는데 그녀의 아버지는 영화감독 프란체스코 비카리오이며 할아버지는 마르코 비카리오로 역시 감독이다. 할머니도 로산나 포레스타라는 배우였다. 이미 배우집안이자 감독집안이었던 것이다. 그래선지 이 영화에는 그 흔적들도 조금 보인다. 일단 설정과 배경이 독특하다.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1800년대 베네치아 인근 열악한 수녀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작은 실내악을 연주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와 성가대를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 고아 출신이거나 사정이 있어 수녀원에 머무는 사람들이다. 여기에 시대적 배경과 역사적 사실을 넣어서 음악을 통해 빚어내는 이야기다. 사실상 음악영화로 보이기도 하는데 음악에 재능이 있는 수녀들이 모여서 일을 내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음악에 많은 것이 은유되고 상징되게 되는데 당시 역사적, 시대적 배경의 의미들과 베네치아 역사와 문화까지도 포함하는 지점이 연결되기 때문이다. 교황과의 관계나 해상봉쇄의 반복된 역사도 마찬가지다. 영화의 배경 이후 베네치아 역사도 그렇다. 하지만 인상적인 것은 이 부분뿐만이 아니라 캐릭터로 빚어내는 지점이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설명력을 뒤로 밀어내...
우리에게는 아직 내일이 있다 감독 파올라 코텔레시 출연 미등록 개봉 미개봉 가수이자 배우로 활동하다가 감독으로 데뷔한 파올라 코테렐시의 연출작이다. 데뷔작인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데뷔작부터 자신이 직접 출연하고 연출하면서도 쉽지 않은 것들을 해낸 영화이다. 사실 스토리는 알게 모르게 유행하는 복고풍으로의 흐름을 타고 있다. 이탈리아 영화계가 특히 최근 많이 약화되면서 과거 전성기였던 6,70년대나 네오 리얼리즘 시대인 4,50년대 부근을 다시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인상적인 것은 당시의 스토리와 역사, 기록을 빌려와서 펼쳐내는 부분이다. 블랙코미디와 휴먼코미디 혹은 막장 드라마 급의 현대적인 스타일을 뒤섞었는데 흑백을 활용하고, 당시 영화들을 오마주하면서도 코미디와 사회 풍자적인 지점을 매력적으로 뒤섞고 비틀었다. 현대적인 복합 장르 부분도 보이면서 어려운 것들을 예상 밖으로 이어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문구가 곧 모티브가 된 걸로 보이는데 그 점을 영화 그 자체로 잘 녹여냈다. 메시자이자 역사적인 부분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의외의 흐름으로 이끌어낸 것이다. 한마디로 슬프거나 폭력적인 장면들인데 코미디와 휴머니즘으로 덮혀있다. 자극적인 장면을 절묘하게 전환하고, 말하지 않으면서도 말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당시의 여러 차별이나 사람들의 갈등 지점, 분열지점들을 입체적으로 다뤄내는데 이것에 메인에 적절하...
킹덤4: 대장군의 귀환 감독 사토 신스케 출연 야마자키 켄토, 오오사와 타카오, 요시자와 료, 하시모토 칸나, 오구리 슌 개봉 2024.11.20. 킹덤 시리즈가 돌아왔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인기를 바탕으로 지속되는 시리즈이다. 이제는 원작을 본 사람이 아니라면 앞의 이야기를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삼국지를 비틀어 쓴 것이기에 금방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클리셰이긴 하다. 다만 이번편은 저번편에서 쉬어가느라 약화됐던 부분을 보완하는 이야기가 됐다. 주 전장이 비로소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드디어 주인공급인 대장군이 움직이는 4편이기도 하다. 감독은 사토 신스케가 계속 맡아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고, 여전한 만화적인 부분과 과장미, CG를 활용한 부분과 소년만화다운 교훈적 대사와 독백의 흐름 같은 것들도 그대로다. 하지만 팬들을 위해서는 더할 나위없는 톤의 유지와도 같다. 게다가 이전까지 쭉 이어져 온 세계관이자 계속 찍으면서 편집하기에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오히려 더 절감되거나 효율적인 측면이 있다. 이것이 영화에서도 이어진다. 다만 그렇다보니 흐름에 대한 문제가 생긴다. 점진적으로 더한 이야기와 클라이맥스로 향해야 되는데 시리즈로 끊겨 있기에 다시 쉬어가는 지점에 대한 문제 말이다. 대신 이 부분을 최대한 앞쪽에 배치해 해결하려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캐릭터 때문에 더 이상 자주 보여주면 나...
사흘 감독 현문섭 출연 박신양, 이민기, 이레 개봉 2024.11.14. 현문섭 감독의 데뷔작이다. '검은 사제들'이후 오컬트 붐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그 영향하에 놓인 작품이다. 그래선지 이 영화는 시작부터 달린다. 구구절절 설명없이 퇴마물의 법칙대로 바로 진행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래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분위기가 잡히기 전에 달리기 때문이다. 다른 장르에는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오컬트 장르치고는 몰입이 되기전에 혼자 달리는 식이 된다. 이 점은 영화내에 등장하는 다른 부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다른 한 축에는 공포와 함께 절절한 부성애가 있는데 이 점이 채 관객에게 다가가기 전에 마구 진행되기 때문이다. 감정이 끼어들어도 마치 신파를 악마보다 더 두려워하듯 빠르게 빠져나가거나 몰입을 덜 하게 만들다보니 오히려 현란한 악마의 미장센만 돋보이게 된다. 분명 화면 안에서는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난리가 나고 있지만 감각적으로는 거리감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는 설정된 캐릭터에도 악영향을 미치는데 몰입에 성공하게 됐다면 엄청난 감정들이 약간의 거리를 두면서 민폐 캐릭터로만 비춰지게 된다는 점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동하는 공간이나 장면들의 인과관계는 은근히 점프가 되면서 꼭 그 공간이거나 그럴 필요가 없는 지점인데 진행되게 된다. 한 마디로 쫓아갈 틈 없이 달아나기 바쁘다. 그나마 박신양 배우와 이레 배우나 김민기 배우의 열연들...
세입자 감독 윤은경 출연 김대건 개봉 2024.12.01. 오랫동안 영화판에서 일하면서 '괴담만찬', '호텔 레이크' 같은 스릴러와 호러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던 윤은경 감독이 이번에는 장은호 작가의 '천장세'라는 단편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만들었다. 일종의 디스토피아 SF이자 판타지라고도 할 수 있는데 원작의 힘 때문인지 우리 사회의 풍자가 날카로운 영화가 됐다. 제작비 탓인지 흑백을 활용했지만 그래서 더 일관된 톤이자 단순한 세계에 갇힌 듯한 느낌이 잘 살게 되었다. 그래선지 전반적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미장센이다. 사실 꽤 작은 이야기이고 공간의 한계 같은 부분들이 많았을텐데 이를 적절하게 왜곡하고 표현하며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감각이 돋보인다. 마치 자끄 타티의 영화 스타일을 래퍼런스로 삼아 계획적으로 잘 짜여진 세트 속의 기획된 장면만을 뽑아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역시 흥미로운 것은 설정과 함께 그것으로 돌파해내는 우리 사회 현대인들의 숨막히는 환경이다. 게다가 주제를 더 파고들어가고 밀어붙이면서 튀어나오는 감각의 이질적인 면들에서 영화의 독특함이 메시지로 전달된다. 외부로 벗어날 수 없으니 내부로 옥죄는 그 느낌 말이다. 한때 유행했던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모순과 그럼에도 살아남으려는 현대인들 어쩌면 사회초년생들, 청년들의 그 지점의 핵심을 건드린 셈이다. 아무리 노력하고 벗어나려고 발버둥쳐도 쉽지 않은 현실이 되어...
되살아나는 목소리 감독 박수남, 박마의 출연 박수남, 박마의 개봉 2024.11.13. 그동안 꾸준히 일제강제징용과 위안부에 대해 기록을 남겼던 재일교포 2세인 박수남 감독이 이번에는 딸과 함께 공동연출로 복귀했다. 기록을 남긴다는 것의 의미를 진즉에 알고 어마어마한 양을 남겼던 덕분에 이전에 만들어진 다큐외에도 남은 많은 자료들을 복원하고 디지털화해서 새롭게 편집하고 다양한 기록들을 보여주는 다큐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박수남 감독의 건강탓에 공동연출로 박마의 감독이 끼어들면서 생기는 지점이다. 한 사람은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려 하고, 한 사람은 쉽게 전달하려 하는 것에서 나타나는 의견 차이처럼 세대차이와 시간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당시의 일들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특히 일본에는) 덜 알려진 사람들도 있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도 있다. 그런데 이것들이 시간성때문에 점점 희미해져서 과거에는 보여주기만 해도 됐다면 이제는 배경과 역사도 다시 한 번 설명해야 되는 상태가 된 것이다. 그래서 두 공동감독은 과거의 기록과 현재성, 미래적인 부분을 연결하는 교차 편집으로 이를 해결하려 했다. 마치 과거가 생생하게 현재이며 현재도 과거에 크게 연결된 미래이자 여전한 과거로서 다뤄낸 것이다. 왜냐하면 그 엄청난 기록이 있는데도 여전히 일부는 부정당하거나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기록과 함께 증인들과 당사자들도 시...
아침바다 갈매기는 감독 박이웅 출연 윤주상, 양희경 개봉 2024.11.27. '불도저에 탄 소녀'로 인상적인 데뷔작을 보여줬던 박이웅 감독의 차기작이 나왔다. 시기상으로는 더 먼저 준비하고 있었던 작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초기 기획과 달리 어촌의 현실과 지방의 여러 문제들을 알게 되고 더 크게 키워 나갔다고. 사실 그 흔적들이 드라마에도 보인다. 그래서 어찌 보면 올드하면서도 묘한 특색이 살아 있는 이야기가 된 것 같다. 여기에 윤주상 배우아 양희경 같은 대배우들이 출연해서 엄청난 연기를 펼쳐 몰입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독특한 감정선이다. 올드한 한국의 과거 문학이나 연극톤을 지니고 있는데 이를 하나 전복시키면서 감정을 복합적으로 드러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여기에 직접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기를 더 많이 시도 하는데 복잡다난한 삶의 이야기 여러개를 엮어서 생기는 지점도 있다. 그 부분이 올드하기도 하면서도 한국적 정서가 사라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특히 여기서 한국적 정서는 감정선과 마찬가지로 묘하게 작동하게 되는데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고 이것이 반대로 나타나거나 서로 얽히게 된다. 알려진 사실과 드러난 사실, 감춰진 사실의 차이때문에 생기기도 하지만 이를 한국적 정서의 생활속으로 파고들어 소화해냈다. 여기서 몰입력이 생김과 동시에 우리 주변에서 보는 것 같은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발생한다. 이 캐릭터들과...
서브스턴스 감독 코랄리 파르쟈 출연 데미 무어, 마가렛 퀄리, 데니스 퀘이드 개봉 2024.12.11. 드디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화제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영화가 개봉한다. 2번째 작품만에 시도한 작품이라 과감함과 놀라운 면이 있다. 그래선지 데미 무어와 데니스 퀘이드는 물론 유명 감독들이 자주 찾기 시작한 마가렛 퀄리까지 출연했다. 표면적으로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다. 미에 대한 욕망과 추구, 그 산업에 대해서 풍자하는 블랙코미디이다. 다만 호러장르가 끼어들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서브 텍스트다. 단순한 이야기로 미의 추구와 욕망을 이야기했다기에는 또 다른 맥락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중독이다. 마약중독으로 대표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나라보다 마약문제가 심각한 아니 만연화된 나라들에서는 그 모습에 더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미의 자리에 뭔가를 넣어도 결국 중독에 관한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영화에서 감독이 가장 공들인 것은 미장센이다. 이미 화각부터 왜곡되어 있거나 극단적 클로즈업을 자주 활용하며 호러 장르성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말로 하기보다 보여주려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후반부의 '캐리' 오마쥬 같은 장면이자 아슬아슬하게 유치해질 수 있는 장면이 힘을 받게 되었다. 이는 은근하게 계속해서 카메라와 관객의 모습을 비추려는 것과 맥락이 같다. 겉으로는 주인공의 ...
글래디에이터 Ⅱ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폴 메스칼, 페드로 파스칼, 덴젤 워싱턴, 코니 닐슨, 조셉 퀸, 프레드 헤킨저 개봉 2024.11.13. 리들리 스콧 감독이 자신의 오래전 작품의 속편을 들고 나왔다. 사실 그의 데뷔작이 '결투자들'이었고 그동안 수많은 작품들 사이사이 유럽의 역사극과 끊임없는 전투,전쟁극을 찍어왔던 걸 고려하면 당연하면서도 에이리언 이외의 속편들로서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게다가 훌륭하게 마무리된 이야기의 후속작이라는 걸 생각하면 기대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속편이라는 것이다. 과연 속편의 징크스는 여전히 작동하는 것 같았다. 일단 중요한 부분이 약화됐다. 바로 카리스마다. 사실 검투사 이야기는 '스파르타쿠스'라는 책과 영화가 등장할때부터 시작된 계보인데 그동안 '글래디에이터'를 제외하고도 여러차례 나왔을때 항상 핵심이 되는 것은 카리스마였다. 단순히 싸움을 잘하는 것을 떠나서 경기장 안팎을 휘어잡아야 하니까. 그런데 이번 속편은 아무래도 전작과 이어지는 부분을 위한 이야기포인트들과 수많은 이야기 갈래들을 이어내려 하다보니 덜 정리가 된 것 같다. 물론 여전히 로마사의 일부분을 잘 차용하고, 신화적인 부분과 전투장면의 진귀함을 연출해 낸 부분은 있지만 핵심이 덜 살다보니 약화되는 부분들이 많다. 게다가 흔히 말하는 악당들마저 약화됐다. 그럼에도 전편의 구성과 방식을 최대한 따르고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레드 원 감독 제이크 캐스단 출연 드웨인 존슨, 크리스 에반스, 루시 리우, J.K. 시몬스, 크리스토퍼 히뷰, 키에넌 시프카, 보니 헌트 개봉 2024.11.06. 리부트된 쥬만지 시리즈를 연출했던 제이크 캐스단이 이번에는 크리스마스 영화를 연출했다. 워너 브라더스가 제작했지만 디즈니가 일부러 내버려뒀나 싶을 정도로 과거 마블 시리즈의 캐릭터나 스타일을 가져와 크리스마스 영화로 버무렸다. 일종의 요원물인 것처럼 만들고 산타도 우리가 아는 배나온 사람이 아닌 마르고 근육질인 사람으로 말이다. 하지만 스토리는 단순하다. 산타가 납치됐다. 그래도 흥미로운 것은 크리스마스 설화들을 조사해 이를 요원물과 판타지로 적당히 잘 결합시키고 히어로물처럼 잘 활용했다는 것이다. 단점은 그렇기에 사실 영화 하나에 담아내기에는 좀 정신없는 등장들이 많았다. 대신 색다른 세계관을 보여줄 때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쓰는 코미디로 밀어붙였다. 그렇다보니 설명할 시간은 부족하고 새로운 기술과 장난감들이 등장하고 익숙한 기존의 포맷들을 활용해서 풀어내는 것이 많았다. 클리셰는 물론이고 기대되는 바에서 크기 벗어나지 않는 내러티브로 진행됐다. 문제는 이것들이 이미 기존 영화에서 무수히 봐온 방식이기에 갈수록 흥미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기존의 영화 래퍼런스 덕분에 더더욱 그렇게 됐다. 그래도 특별한 캐스팅으로 여러 지점을 공략하려고 했는데 배우들의 과거 ...
클로즈 유어 아이즈 감독 빅토르 에리세 출연 아나 토렌트 개봉 2024.11.06. 과작으로 유명한 빅토르 에리세 감독의 31년만의 작품이다. 프랑코 독재 시절을 겪은 것으로 유명한 감독이기에 이 감독들의 영화는 항상 그 시기의 어떤 지점을 겨냥하는 듯한 부분이 있는데 이번 영화도 그것을 담아낸 듯한 묘한 이야기다. 다만 단순하게 생각하면 액자구조로 풀어낸 평범한 이야기이자 실종 사건을 추적하는 일반인의 이야기로 감춰질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눈을 감는 순간 그리고 영화가 뒤섞이는 순간 이것의 의미는 하나 더 올라서게 된다. 왜냐면 결국 영화를 만드는 과정과 개봉되지 못한 영화의 현실과 실제 감독이 겪었던 현실 그리고 영화 속 영화의 이야기가 겹쳐져서 발화되는 지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종이 들어가고 기억을 잃음이 반영되면서 그 시대의 암흑기를 다룬다는 것은 은유적으로 강조되게 된다. 또한 과거의 인물들이 전성기가 지난 채 등장하는 지점도 마찬가지다. 폭풍같은 시기를 버텨내고 지켜내 온 사람들이 과거를 그리워하거나 아쉬워하며 또는 후회하며 등장하는 장면들도 그렇다. 영화의 역사와 현재 영화의 시기까지 묘하게 담기게 됐다. 과거 고전 영화의 흔적을 뒤섞고 영화 시대까지도 직접 언급하기까지 했다. 그 부분은 일부러 필름으로 찍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래서 오히려 트렌드에 맞춰 찍을때 빅토르 감독은 더 느리고 베어나오게 속도를 조...
이미지 준비중 마지막 해녀들 감독 수 킴 출연 미등록 개봉 2024.10.11.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A24가 제작한 한국 영화와 다름 없는 미국영화인 셈이다. 사실 해녀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나 영화들이 이제는 너무 많아졌다. 그래서 해녀들을 대상으로하는 이야기들이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 그래선지 이 영화는 그냥 해녀가 아니라 해녀들의 역사에 초점을 두고 이를 통해 굴절시켜서 바다와 해녀를 넘어선 여러가지들에 대한 이야기에 주목해 보려 했다. 그래서 전반부는 해녀들의 현재 이야기와 역사를 간략하게 다루고 바다의 문제와 근근히 살아가는 해녀들의 현실을 다뤘다. 이는 그동안 다룬 해녀 다큐들과 큰 차별점도 없고 반복적인 부분도 있다보니 기록적 성격의 해녀 이야기들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지점이었다. 해외에 해녀들을 더 알리려는 지점에서는 의미가 있는 지점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핵심이 다른 곳에 찍혀 있다는 것이 곧 드러나게 되는데 문제는 이 목적성이 해녀들의 다큐와 자연스레 연결되면서도 그 너머로 진행돼야 하는데 해녀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해녀들을 통해 기후위기나 여러 문제들을 굴절시켰지만 그 이상으로 다뤄내기에는 해녀들로는 한계가 있어보이는 지점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기존의 다큐나 해녀들을 주목한 이야기들처럼 깊이 파고들어간 현실이라기에는 어느 정도 적당히 다뤄진 측면이 있기에 약화되기도 했다....
아노라 감독 션 베이커 출연 미키 매디슨, 마크 아이델슈테인, 유리 보리소프, 카렌 카라굴리안, 바체 토브마시얀 개봉 2024.11.06. 점점 더 거장의 행보를 갖춰가고 있는 션 베이커 감독이 돌아왔다. 이번에도 역시 낮은 세계를 중심으로 그리지만 변화가 생겼다. 그 세계의 아이러니한 접점인 부자를 등장시킨 것이다. 이전까지는 가난이나 생활고에 찌든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그럼으로써 변화가 생긴 캐릭터와 해프닝을 통해 션 베이커식 시선으로 세상을 그려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막장 드라마나 해프닝 드라마처럼 보인다. 실제로 있을 법한 일이고(아마 그 바닥을 잘 아니 실화를 취재 했을 것이다.), '귀여운 여인'처럼 비슷한 영화도 있다. 하지만 이미 이전 영화들에서도 남다른 시각을 그 속에서 찾아내고 디테일을 살려냈다면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 해프닝 속에 스쳐가는 미국 버전의 '기생충'같은 시선들이 가득했다. 그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감각적인 것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짧게도 설명할 수 있고, 중간부터 진행되어도 충분한 영화임에도 일부러 그 세계에서부터 시작하고 과정에 공을 들여 카메라를 들이댔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조금 더 미장센적인 부분을 신경쓰거나 감정적으로 더 파고들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현실적이고 빠른 카메라를 활용했다. 그야말로 말하기보다 보여준 셈이다. 그래서 그 후폭풍이 드러나는 지점을 통해 비로소 감독이 할말과...
생각보다 과소평가된 영화음악가이자 이미 위대한 음악가라고 칭송받는 존 윌리엄스의 다큐가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됐다. 인연이 많은(사실상 그냥 둘이 파트너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극장에서 최초 개봉되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 음악은 극장에서 들어야 하지 않는가. 하지만 그게 또 아이러니하게 그럼에도 과소평가된 존 윌리엄스의 현실을 말하는 것 같아 흥미로운 구석이 발생한다. 사실 그의 인생과 음악관도 그렇다. 한때는 헐리웃의 중추적인 영화음악을 담당하던 관현악곡(오케스트라) 음악이었지만 어느새 신디사이저로 많이 대체되거나 한스 짐머식 음악으로 혹은 단순한 테마들로 대체되어 버렸다. 때로는 그냥 가사가 붙은 곡 자체가 영화음악이 되거나 영화효과처럼 음악을 사용하는 시대가 될 정도로 변화한 것이다. 그 낀 시대에 존 윌리엄스가 있었다. 다큐를 통해 조명하는 것도 그 시대성을 묘하게 다 다루게 된다. 관현악이 사라질 시점에 다시 그를 찾게 된 과정과 그가 살아온 음악의 여러 여정까지. 하지만 그래선지 다큐가 존 윌리엄스를 다 담지못해 흥분하는 것 같기도 하다. 오히려 '마에스트로 엔니오 모리코네'처럼 조금 더 다양할 구석을 놓치기도 했다. 그냥 영화의 여정을 따라가기도 벅차 하는 것 같았다. 물론 그럼에도 그 자체가 이미 대단하기에 그 아우라가 표현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가 곧 헐리웃의 ...
마리우폴에서의 20일 감독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 출연 미등록 개봉 2024.11.06. 우-러전쟁이 한창인 시기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한 이 영화가 개봉했다. 지금은 사실상 더 많이 진행됐고 다큐는 전쟁 초기를 담고 있지만(사실 돈바스 전쟁까지 이어서 본다면 초기는 아니다.) 그들 전쟁의 모습은 어떻게 되고 있으며 생생한 현장에서의 문제들과 편견 덩어리들, 어떻게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절망에 빠뜨리는지를 담아냈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부터 얼마나 내부와 외부의 소식이 차이가 나는지를 보게 되는 지점들이 가득하다. 일단 생각보다 이 다큐는 전쟁의 디테일한 거시적인 양상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 정말로 20일동안 침공당한 도시에서 있으면서 겪은 일상과 폭격당한 시민들의 모습을 담고 있을 뿐이다. 반은 취재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당시만해도 누가 먼저 침공했느냐의 문제와 서로 정보전이 치열할 때이기 때문이다. 명분을 획득하려는 정보전과 전세계 여론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두 나라의 모습 사이에서의 평범한 시민들의 모습이 대비되기 때문이다. 즉, 내부에 있는 사람들만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담아내고 취재한 것이다. 그래서 꼬박꼬박 취재원의 이름을 확인하고 그들의 모습을 최대한 담으려 하는 것도 보여진다. 목숨을 건 취재이고 상황이기에 어떻게 될지도 모르니 더 분명하게 정보의 획득과 출처를 남기려는 듯 했다...
위대한 부재 감독 케이 치카우라 출연 모리야마 미라이, 후지 타츠야, 마키 요코, 하라 히데코 개봉 2024.11.06. 일본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후예로 주목받고 있는 케이 치카우라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치매가 걸린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를 미스테리적으로 풀며 동시에 철학적으로 파고드는 지점이 인상적인 영화다. 그래서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보통 문제 삼는 심각한 지점을 오히려 기회삼는 제목으로 지었으니 말이다. 여기에 베테랑 모리야마 미라이 배우와 후지 타츠야 배우가 합세하면서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되었다. 일단 가장 돋보이는 것은 비선형적 구조이다. 과거와 현재를 마구 오가고 그 사이의 중간 과거도 오간다. 하지만 설명적이지는 않고, 그것을 하나로 보는 느낌을 주는데 마치 치매 걸린 사람의 파편적인 기억과 순간적으로 돌아오는 현재성을 활용한 것 같다. 하지만 감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연극을 덧씌워서 그 기억들에 대한 인식과 인지에 대한 새로운 차원이자 레이어를 만들어 고민했다. 즉, 단순히 기억이 사라지는 지점뿐 아니라 그로 인해 나타난 반향들과 결과들, 역으로 생각하면서 그 이상을 생각하게 만드는 방법을 활용한 것이다. 기억이 나지 않으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왜 그렇게 작동하는지 인식하는 수준에서 이해하는 아이가 아닌 노인의 지점을 적극활용한 것이다. 그런데 또 이 사이의 서브 주제는 사랑이다. 과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