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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넬과 아다마 ( 거꾸로 깎아 올려진 바벨탑 )-평점 6점

바넬과 아다마 감독 라마타-툴레 시 출연 카디 만, 마마두 디알로 개봉 2024.10.02. 세네갈계 프랑스인인 라마타-툴레 시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자신의 뿌리를 찾아서 세네갈에서 찍은 이 영화는 바로 칸에 노미네이트 됐을만큼 인상적인 부분이 있는데 특히 신화적인 부분을 세네갈식으로 재해석하고, 한계내에서도 훌륭한 미장센으로 담아낸 것이 그렇다. 설정한 캐릭터들의 이름에서도 느껴지는데 아다마는 명백히 아담을 상징하고, 바넬은 의외로 이브가 아닌 Boring에 가까운 뜻이고 발음상으로는 바벨을 묘하게 은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장르는 멜로에 가깝다. 다만 일반적인 멜로가 아니라 아프리카의 풍경과 세네갈의 풍습, 종교와 환경을 토대로 하고 있으며 모래 폭풍이나 새떼처럼 성경의 특정 부분을 인용한 것도 극중의 이슬람의 코란 성경을 읽는 부분과 묘하게 교차되며 의미가 된다. 그만큼 대부분의 장면은 상징적인 부분이 많고 미장센에 의외로 많이 공을 들였다. 그 중에서 인상적인 점은 죽음을 은유하는 지점인데 그것을 저주처럼 표현하고 있으면서도 오늘날 현대 사회의 여러 젠더 문제나 과학 문제, 믿음과 신념, 차별 같은 문제와 더불어 기후 위기까지도 건드리고 있다. 여기에 어머니 나무나 자궁을 의미하는 장면 같은 부분들에 고전적인 사랑과 현대적인 사랑의 아이러니한 교차와 고전에서 느껴지는 방식을 현대 영화적 화면으로 빚어낸 것도 흥미롭다. 이는 ...

1일 전
조커: 폴리 아 되 (조커의 세상, 세상 속의 조커, 누가 조커를 필요로 하는가)-평점 7점

조커: 폴리 아 되 감독 토드 필립스 출연 호아킨 피닉스, 레이디 가가, 재지 비츠 개봉 2024.10.01. 토드 필립스 감독이 모두들 속편이 필요한가 싶은 '조커'의 속편으로 돌아왔다. 그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든 의무적이든 확실한 것은 속편은 사족같은 부분이었는데 감독은 이를 고심한 듯 보였다. 아무리 속편이라 할지라도 어쨌든 자신의 작품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속편의 여지가 없었던 전작의 부분과 모든 속편이 겪는 함정까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토드 필립스 감독은 이 기회를 이용하려 한 것 같다. 사실 속편이 나올만한 구석은 있었다. 이미 오랫동안 연재된 배트맨 시리즈속의 중요 캐릭터이고, 조커만으로도 진행될 이야기가 잔뜩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은 자신의 전작인 '스타 이즈 본'에서 함께 했었던 레이디 가가를 끌여들여 새로운 할리를 창조하고, 조커가 가진 내러티브를 자신만의 변주와 행위 예술로 끌어 올렸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심하게 호불호가 갈릴듯 하다. 기대치를 배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그 기대치의 배반도 오히려 활용하고 있다. 왜 그렇게 이 악인을 좋아하는가. 이 악인에게서 무엇을 기대하는가. 그리고 이 악인이 가진 세계관과 그 속은 어떤 것인가를 아예 펼쳐버렸다. 이는 속편의 함정인 전작보다 같은 결로 더 나아지기 힘든 부분을 해결하는 방편인 동시에 조커라는 캐릭터의 핵심, 그 이야기에 담긴 ...

2일 전
구룡성채: 무법지대 ( 진정으로 떠나보내는 홍콩의 시대 )-평점 5점

구룡성채: 무법지대 감독 정 바오루이 출연 홍금보, 고천락, 임봉, 유준겸, 오윤룡, 호자동, 장문걸, 곽부성 개봉 2024.10.16. '몽키킹' 시리즈를 연출했고, '살파랑2'를 연출했던 그리고 90년대 후반의 홍콩영화 제작자이자 감독이었던 정 바오루이 감독이 그 시대의 상징이었던 사람중에 하나인 홍금보와 함께 이제는 사라져버린 구룡성채를 다뤘다. 이는 80년대 무법지대였던 구룡성채의 한 측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당시 절정기였던 홍콩 영화계의 한 단면을 노리는 것이 분명한 영화가 됐다. 이는 영화 곳곳에 놓여있다. 스토리상으로는 복고풍을 지향했지만 연출상으로는 홍콩 영화 전성기때의 연출과 인장들이 잔뜩 등장한다. 그래서 이야기로만 보면 다소 깨지는 현실감과 핍진성이 있지만 그것이 가리키는 것들이 홍콩의 그것들임을 알기에 오히려 애잔하게 다가오는 지점들이 있다. 구룡성채가 헐리는 시점과 홍콩이 중국과 병합되는 시기까지. 특히 견자단 이후에 거의 끊겨버린 것과 다름없는 홍콩 무협과 쿵푸 영화에서 마지막 보루인 홍금보가 무술감독으로 참여하면서 그리고 직접 캐릭터로 참여하면서 담아내는 것들도 정확히 그 당시의 많은 인기 플롯들을 거져와 버무린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간중간 홍콩의 지나가버린 길거리의 모습과 그 당시 가게들의 모습, 일상의 삶들을 끼워넣은 것도 마찬가지다. 결국 구룡성채에 대한 이야기는 그 안에서 싸우는 사람들의 이...

3일 전
대도시의 사랑법(사랑과 우정사이, 고충과 성장사이, 청춘 )-평점 6점

대도시의 사랑법 감독 이언희 출연 김고은, 노상현 개봉 2024.10.01. '탐정: 리턴즈' , '미씽: 사라진 여자'의 이언희 감독이 동명의 방상영 작가의 소설을 영화로 연출했다. 요즘 영화계에서 많이 사라진 청춘물이자 버디무비로 볼 수 있는데 여기에 많이 약화된 로코 장르의 문법도 활용하는 영화가 된 것 같다. 사실 비슷한 상황이나 이야기들에 더 코믹성을 더하거나 장르성을 더한 이야기는 많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원작소설의 힘에 힘입어 청춘을 제대로 끼얹었다. 그렇다보니 묘한 라인을 타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우정과 사랑사이를 말 그대로 넘나 들기도 하고, 그 감정선을 타면서도 서로 상대의 청춘과 삶의 이야기를 섞어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흔히 겪는 청춘의 한 일대기가 더해지니 기존의 청춘물 같으면서도 뭔가 조금 더 다른 지점의 소스가 끼얹어진 느낌이 만들어졌다. 전반적인 압축력도 좋은 듯 하다. 아무래도 소설을 각색하다보면 스케일상 쳐내야 하는 부분이 많고, 압축해야 되는 감정선이 많은데 그런 씬들이 많이 보인다. 그렇게 다룰 걸 다 다루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게 가려고 한 지점도 인상적이다. 필연적으로 무거워질 수밖에 없거나 뻔해지는 지점에서 적당히 빠져들다 나왔기 때문이다. 가령 파출소씬이 그렇다. 친숙한 막장 드라마나 로코 드라마가 될 뻔할때 잘 빠져나온다. 게다가 감독은 핵심 코드는 결국 청춘 서사임을 잊지 않았다. 어...

4일 전
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 ( 재해석한 아르헨티나식 건조한 요한 계시록 )-평점 6점

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 감독 데미안 루냐 출연 에지킬 로드리게스, 데미안 살로몬 개봉 2024.10.09. 평소 자신만의 공포 영화, 호러 영화를 만들어오던 아르헨티나의 데미안 루나 감독이 이번에는 자신의 고향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또 다시 공포 영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은 마치 요한 계시록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듯한 이야기가 되었다. 온갖 상징들과 은유들을 섞었는데 흥미로운 것은 이것들이 일반적인 클리셰가 아닌 방식으로 쓰여서 새롭게 보이게 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포 호러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생각된다. 보통 점프 스케어나 호러스러운 장면을 마구 도입하면서 분위기를 만드는 방식과 달리 건조한 공포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호러 스릴러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그렇기에 오히려 영화의 매력은 알 수 없는 방향과 타이밍으로 나아가는 것들에서 발휘된다. 전형적인 장면이나 스타일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알 수 없는 방향이 된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지점은 은유하고 상징하는 지점이다. 외면상으로는 요한 계시록의 많은 부분을 차용했으나 결국에는 오늘날 현대인들의 문제나 기후위기, 아르헨티나의 역사와 함께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골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시작과 인간에 대한 측면, 현대기기 같은 것들을 죄악시 하는 지점들은 여러 은유의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다음세대에게로 물려줄 세상에 대한 은유로서도 말...

2024.09.28
더 커버넌트 / 2024 ( 구출해야 되는 것은 반복되는 망령 속의 자신일지도 )-평점 6점

더 커버넌트 감독 가이 리치 출연 제이크 질렌할, 다 살림, 안토니 스타 개봉 2024.09.27. 가이 리치 감독이 명배우 제이크 질렌할과 함께 돌아왔다. 그런데 조금은 다르게 돌아왔다. 여태까지는 약간의 판타지성을 가미한 액션이나 픽션을 바탕으로 한 스파이 액션이나 액션 장르물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실화에 기반하고, 미국에게 골칫거리이자 미국이 짊어져야 될 문제들을 과감하게 가지고 나온 현실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액션도 과거에 비하면 줄어들었고 더 현실적이다. 제목부터도 계약이다. 하지만 계약이라는 의미 그대로보다는 우정, 의리, 동맹의 느낌이 강한 뜻으로 제목을 활용했다. 왜냐하면 이것이 가이 리치 감독이 이 이야기를 자신의 스타일을 조금 버리고 영화로 만들게 된 강력한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사실 다른 방식으로도 풀 수 있었지만 더 규모를 줄이고 사람의 이야기로 접근한 것도 마찬가지다. 요즘이라면 고구마라고 불릴만한 지점도 과감히 활용했다. 그것은 바로 명분없는 전쟁없듯이 명분이 있는 전쟁이라 하더라도 완벽한 전쟁은 없고, 그 전쟁의 부수적인 피해들 중에 수많은 피해자들, 그것도 도와준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그동안 미국이 참전하거나 일으킨 전쟁에서 항상 남겨뒀던 문제이기도 하고 거꾸로 미국사회를 좀 먹는 부분이기도 한 그 민감한 부분을 다룬 것이다. 물론 이는 미국뿐 아니라 전쟁이 낳게 되는 필연적인 결...

2024.09.27
고주일척 ( 불법조직과 도박중독을 일망타진하는 공안 )-평점 5점

작년에 중국에서 여러모로 화제가 됐던 영화인데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했다. 일단 중국의 검열을 뚫는 소재인 도박중독 같은 범죄를 일망타진하는 이야기이자 실화를 반영한 다큐에 가까운 이야기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엑소 출신 레이가 출연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슷한 영화를 먼저 만들었다는 표절의혹도 있다. 하지만 그런 점을 다 떠나 중국내에서 어떻게 피싱을 이용한 해킹과 사기, 도박 중독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다룬 지점이 흥미롭다. 사실 이런 스타일의 드라마나 영화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나왔다. 헐리웃에서도 나온 적이 있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이야기에 어떤 지점에 포커스를 두고 어떤 시점이나 관점으로 보느냐인데 그런 지점에서도 조금 다른 시도를 하려 했다. 조금씩 시점을 옮겨가면서 범죄자들의 내부 세계와 피해자들을 교차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일방적인 주인공 시점보다 조금 더 긴장감이 생기게 하고 사건 현장으로 끌어들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반적인 줄거리는 아무래도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인지 어쩔 수 없는 우연이나 빈틈이 발생하는 걸 활용하고 있고, 검열을 피한 영화답게 선과 악이 분명하게 기준잡혀 있다. 결국 이를 뽑아내는데 맞춰져 있다보니 예상되는 지점과 신파나 가족주의 같은 지점들을 활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남은 것은 어떻게 보여주느냐 뿐인 것이다. 게다가 중국식 교훈의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사건에 대한 ...

2024.09.27
해야 할 일 ( 계승되고 있는 고질적인 사회 구조의 한복판으로 )-평점 6점

해야 할 일 감독 박홍준 출연 장성범, 서석규, 김도영, 김영웅, 장리우, 이노아, 강인기, 김남희, 신안진, 최창준 개봉 2024.09.25. 명필름랩 극연출 전공 출신인 박홍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어떤 면에서는 한국 영화계의 고전 '파업전야'의 후속작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훨씬 다른 결이다. 왜냐면 인사부쪽의 입장과 시점으로 작동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흔히 잘 아는 구조조정에 대한 부분에 더 집중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풀어낼 지점을 달리 풀어내기도 했다. 일단 가장 인상적인 것은 내면의 파도가 격랑이는 오히려 춥고 잔잔한 외면이다. 흔히 몰아쳐야 되는 감정이나 전형적인 장면에서도 역을 선택했다. 강조하지 않음으로서 더 강조되는 방향을 택한 듯 하다. 또한 신입사원이나 임원급 간부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조금 달리 보여주면서 입체적으로 그려낸것도 흥미롭다. 그야말로 실질적인 구조조정의 한 가운데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보통 개인적인 부분에 더 몰입하고 내편과 남의 편으로 가르던 부분들도 어중간하게 걸쳐 놨다. 그동안 다뤘던 시각들의 거친 부분에서 조금 더 복잡한 부분에 서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말을 하기보다 삼키거나 행동하기보다 조심스럽다. 그러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에게 하나의 큰 여파임을 잔잔하게 강조한다. 그렇다보니 이 영화는 단순히 한 기업이나 회사에서 벌어졌던 심각한 일들의 조명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단면도...

2024.09.26
위국일기 ( 세심하게 다루며 나아가는 긍정적이고 따뜻한 감각의 치료 )-평점6.5점

위국일기 감독 세타 나츠키 출연 아라가키 유이, 하야세 이코이, 카호, 세토 코지, 코미야마 리나, 소메타니 쇼타, 나카무라 유코 개봉 2024.10.02. 야마시타 토모코 작가의 동명의 인기 만화 원작을 실사화 했다. 제목부터 독특한데 '위국일기(違国日記)'는 다른 나라에서 쓰는 일기라는 뜻이라고 한다. 진짜 다른 나라가 아니고 다른 세계라는 의미에 가까운데 그만큼 사춘기 소녀의 한 지점을 은유하는 말이기도 하고, 갑자기 부모를 잃고 히키코모리에 가까운 삶을 사는 이모와 같이 살게 되는 것을 은유하기도 한다. 히키코모리형 소설가역을 아라가키 유이가 맡았는데 그 큰 키와 덩치로 소화해냈기에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는 것이 흥미롭다. 최대한 원작의 설정과 색감과 디자인을 유지하려 한 것 같은데 아라가키 유이자체가 그것을 뚫고 나오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에 밝고 귀여운 느낌의 카호를 투입시켜 캐릭터 매력과 시너지들을 더 상충시켜 끌어올리는 부분도 있었다. 물론 가장 중요한 주인공 여고생 역에 하야세 이코이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영화의 핵심은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와 소설가로서 은둔형에 가까운 삶을 살며 작가적 권태기에 빠진 두 사람이 만나게 되고, 충돌하게 되면서 서로 다른 세계를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에 맞춰져 있다. 최대한 햇살이나 반짝이는 이미지 같은 만화에서도 잘 쓰였을 지점들을 영화의 미장센으로 잘 활...

2024.09.21
수유천 ( 흐르며 역류하는 삶과 죽음의 뒤섞인 짧은 시간 )-평점 6점

수유천 감독 홍상수 출연 김민희, 권해효, 조윤희, 하성국 개봉 2024.09.18.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또 돌아왔다. 워낙 영화를 빨리 많이 찍기에 이번 영화는 또 어떤 새로운 실험이나 형식을 도입할까 싶었는데 일단 제목부터 흥미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수유천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이천이다. 하지만 수유리도 마찬가지도 수유동으로 바뀌었지만 과거 역사 속 수유리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이 지점을 홍상수 감독이 파고든 것 같다. 이미 없는 것을. 이번 작품에서 달라진 지점은 그래서 조금 더 멀리서 찍고 얼굴을 덜 보여주는 장면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어둠이 많아졌다. 과거에도 밤이 배경인 작품을 찍거나 등장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영화적 조명으로 보면 실패에 가까울 정도로 저예산 조명과 좁은 조명을 활용하여 그림자가 지거나 잘 보이지 않는 것까지 활용했고, 그만큼 달도 여러 번 찍어냈다. 그런데 이 지점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속에 항상 들어있지만 그야말로 지하수처럼 흐르고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것들이 더 끌어올려진 느낌과 비슷했다. 이번에도 역시 과거 자신의 이야기와 수유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적절히 섞어서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위선과 죽음이 됐기 때문이다. 사랑과 아쉬움, 욕망, 후회, 갈등 같은 많은 것들이 굉장히 압축되어 들어있다는 것이다. 한국사마저도. 이는 중간에 일부러 등장한 명징하게 직조된 천 그림 ...

2024.09.20
복서 / 2024 ( 폴란드 역사 위에서 펼쳐진 링 위와 아래서의 울분 )-평점 5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이다. 1980년대 공산주의 진영에 속해 있던 폴란드의 암흑기가 배경인 작품이다. 미티아 오코론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실화는 아니지만 당시 수많은 스포츠 운동선수들이 여러가지로 엉망인 폴란드 국가를 탈출해 서구권에서 활약했던 현실을 다루고 있는데 오늘날로 따지면 해외로 탈북한 탈북자의 이야기에 가깝다. 하지만 폴란드는 이후 소련연방이 무너지면서 민주국가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영화는 그 시기의 상황을 다루면서 복서를 대표적인 인물로 내세운 상징적인 영화이다. 겉으로는 권투하는 선수이자 사람의 이야기이지만 실상은 그를 통한 당시의 역사와 울분, 상황들의 대변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스포츠 선수의 이야기의 결을 따르는 듯 하면서도 핵심은 그 지향점을 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폴란드 역사와 그 시기를 안다면 마치 일제강점기에 조선을 떠나 해외에서 근근히 살아가는 이민자의 이야기이면서 자본주의와 연관된 삶의 이야기가 되지만 그럼에도 권투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기에 스포츠 영화로서의 라인도 어느 정도 따르게 되기 때문이다. 스포츠 쪽으로 가면 아무래도 많은 클리셰와 진부한 흐름에 약화되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정공법을 따르는 편이기에 거기에서 오는 기본적인 매력을 갖추게 된다. 과거 만들어진 영화들의 흐름과 리듬을 그대로 따르는 듯 하다. 대신 권투영화로서의 쾌감...

2024.09.19
유마 카운티의 끝에서: 주유소 살인사건 ( 하나씩 쌓아가는 불운의 타이밍 )-평점 5점

유마 카운티의 끝에서: 주유소 살인사건 감독 프란시스 갈루피 출연 짐 커밍스, 페이즌 러브, 조셀린 도나휴, 마이클 애봇 주니어 개봉 2024.09.13. 프란시스 갈루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마치 서부영화를 연상케 하는 영화인데 많은 고전들을 래퍼런스 삼았음을 느낄 수도 있는 작품이다. 고속도로 한가운데에 한적한 주유소와 그 옆에 딸린 식당에서 일어나는 일이 주가 되고 있으며 연극적이고,범죄 스릴러 장르를 표방한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클리셰 파괴가 주된 코미딕한 영화에 가깝다는 것이다. 일단 인상적인 것은 서서히 긴장감을 쌓아올리는 부분이다. 주유소에 기름이 떨어져서 식당에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데 하필이면 여러 사연의 사람들이 겹치고 겹치면서 점점 긴장감이 올라가는 방식을 택했다. 그런데 여기서 클리셰적인 부분들을 비틀거나 흔들면서 예측되는 부분들을 앞당기거나 뒤로 미루며 관객들과 심리극을 펼치는 것에서 긴장감이 생기는 것이 흥미롭다. 이는 결국 여러 예상할 수 없는 뒤엉킴과 꼬이고 꼬이는 전형적인 점층적 코미디 방식의 확산을 가지게 하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것이 독특한 방식으로 더했기에 더 흥미로워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특히 초반부터 깔아놓은 작은 것 하나부터 디테일하게 복선과 결과물로 회수하면서 구석구석 아낌없이 쓰는 것도 인상적이다. 지나가는 새 한 마리조차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지점은 클리셰 파괴와 예...

2024.09.17
어글리 / 2024 ( 하이틴 디스토피아로 푼 성형공화국 문제 )-평점 3.5점

어글리 감독 맥지 출연 조이 킹, 키스 파워스, 레버른 콕스 개봉 2024.09.13. 한 때 '미녀삼총사' 시리즈를 제작, 감독했던 그리고 이후에도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들을 연출 및 제작하며 살아온 맥지 감독이 이번에는 직접 '어글리'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에 손을 댔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이 이야기는 소설이 원작이다. 하지만 이야기에서부터 몇가지 한계를 갖고 있는데 바로 성인이 되면 누구나 성형수술을 받아 외모가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그렇다. 즉, 다시 말하자면 소설에서는 세계관이 되기 쉽지만 영화 같은 시각적 매체에서는 외모가 좋은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대거 나와야 하며 주인공 또한 외모가 별로인 편인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소리다. 제목부터가 못생긴 사람들 아닌가. 물론 의미적으로는 차별적 요소를 상징화한 이미지이자 배치라고 볼 수 있지만 시각적으로 이를 보여준다는 것에서 한계가 발생한다. 그래선지 얼굴 부분에 CG를 많이 활용하고 일종의 딥O이크 AI 같은 기술을 활용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다 또 철학적인 부분을 넣어서 단순히 성형만이 아니라 부작용이 있다면서 설정을 더하다보니 뭔가 전형적인 SF세계관의 통제된 사회와 반항하는 세력 구도는 물론 애매한 성형공화국대 자연주의 공화국이 되어버린 것이다. 즉, 아름다움과 멋짐 같은 좋은 것을 추구하는게 죄악이나 문제라는 듯한 오묘한 주제가 되어 버렸다....

2024.09.16
무도실무관 ( 고민보다는 직진성으로 향하는 대리쾌감 )-평점 5점

무도실무관 감독 김주환 출연 김우빈, 김성균 개봉 2024.09.13. 이제 슬슬 넷플릭스의 감독이자 OTT 감독으로 거듭나고 있는 김주환 감독의 작품이다. '청년경찰', '사자'에 이어서 그 다음 작품이 '사냥개들' 드라마이자 '무도실무관'이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이번 작품은 유독 '청년경찰',과 '사자', '사냥개들'이 결합된 듯한 구성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감독의 인장이 강하게 느껴지면서 유지해오던 톤이 그대로 비슷하게 드러났다. 특히 가장 흥미롭게 보이는 것은 언제나 그렇듯 절망 속에서도 항상 밝은 톤을 유지하고 이를 동력으로 삼는 청년 캐릭터들이 주인공이거나 캐릭터들이라는 점이다. 흔히 말하는 고구마없이 달리는 방식이기도 하다. 여기에 어떤 소재가 와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이 그렇다. 게다가 이번에는 경찰과 자경단 쪽에서 그것과 결이 크게 다르지 않은 소재이기도 했다. 그렇다보니 요즘 너무 유행하기 시작한 사적제재나 응징에 대한 이야기들도 직선적이면서 김주환 감독의 스타일대로 펼쳐지면서 익숙하면서도 시원시원하게 전개되는 편이었다. 클리셰보다는 액션과 긍정성으로 돌파해 나가는 것이다. 여기에 '사냥개들'에서 보여줬던 혹은 '청년경찰'에서 보여줬던 당당한 우정과 버디 무비식 친구들의 결합도 마찬가지였다. 구성도 비슷하다. 우연히 접하게 된 사건과 우정이 발동하고 시련을 겪다가도 열심히 성실하게 성장해내며 막상 스스로의 문제가 닥쳤...

2024.09.14
베테랑2 ( 사건들 속에 잊혀지고 있었던 우리들의 연대 의식 )-평점 6점

베테랑2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정해인, 장윤주, 진경, 정만식, 신승환, 오달수, 오대환, 김시후, 안보현 개봉 2024.09.13. 류승완 감독이 돌아왔다. 무려 천만영화의 속편이자 9년만의 속편이기도 하다. 사실 그만큼 부담감도 많은 영화이자 소재이기도 하다. 속편의 징크스도 있지만 이를 뛰어넘기에는 그 사이 비슷한 '범죄도시'류나 '극한직업'처럼 각종 다양한 형사물들이 나왔고 심지어 사적제재나 스트리밍 관련 이야기 등 범람하는 익숙한 소재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서도철 형사의 정의감이 자리를 찾아야 했고, 속편으로서의 변주나 새로운 관점도 필요했다. 초반까지는 속편의 징크스가 많이 작용하는 듯 했다. 전편의 구조를 비슷하게 시작하려 했지만 이미 여러 영화,드라마에서 많이 본 양식에다가 구조이기에 새로운 동력과 시너지로 작용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요즘 스타일에 비해 덜 역동적이면서도 대사가 많은 장면들도 꽤 길게 등장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렇다고 공개되는 주제와 소재도 확 차별화가 있는 지점이 아니었다. '쏘우'같은 영화도 떠오를만큼. 하지만 류승완 감독의 장기인 액션과 점점 강해지고 있는 몹씬의 활용과 역동성이 조금씩 되살아나며 점수를 회복하고, 아무리 비슷한 주제와 소재라도 파고들 지점이 있다라는 식으로 우직하게 접근한 것이 매력으로 작동했다. 어떻게의 과정과 그 파장을 다루는 과정들이 더 인상적이었다는 것...

2024.09.13
스픽 노 이블 ( 말 하지 않는 것보다 말 하려는 것이 무섭다 )-평점 6점

스픽 노 이블 감독 제임스 왓킨스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맥켄지 데이비스, 스쿳 맥네이리, 알릭스 웨스트 레플러, 아이슬링 프란쵸시, 댄 허프, 크리스 히친 개봉 2024.09.11. 크리스티안 타프드럽 감독이 연출한 2022년 동명의 덴마크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이번 작품에도 극본으로 참여했다. 대신 이번에는 '우먼 인 블랙' 같은 꾸준히 공포영화를 연출해 온 제임스 왓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리지널 영화 감독의 실제 경험에 상상을 더해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데 이걸 다시 미국에서 미국방식으로 리메이크 한 것이다. 그래선지 전작의 덴마크 사람들이 까메오처럼 다른 의미로 등장한다. 사실 이 영화는 꽤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얼핏 보기에는 요즘 스타일에 안맞는 느린 지점이 있지만 장르 매니아들에게는 그 클리셰를 역으로 공략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즉 불안감을 유지하면서 분명 터질 것 같은데 긴가 민가 하게 만드는 지점들을 연속해서 만들고, 불쾌감과 불안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지점이 있다. 즉, 서스펜스의 활용이 아주 좋다. 이는 정상성을 판단하게 되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심리적 효과도 극대화해서 만드는 측면이 있는데 얼핏 보기에는 정상 같고, 얼핏 보면 비정상처럼 보이는 양면성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대치가 장르적 쾌감의 공포쪽에 찍혀 있다면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사실 공포에서의 매력은 공포뿐 아니라 스릴감인데 이 영화...

2024.09.12
테인티드 러브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안개정국 )-평점 5점

테인티드 러브 감독 마영심 출연 미등록 개봉 2024.09.19. 마영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소년 시절의 너',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로 유명한 주동우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실제 중국에서 많이 벌어지고 있는 로맨스 스캠을 배경으로 하는데 일종의 미스테리 로맨스스릴러다. 즉, 어느 정도 사건을 배경으로 깔고 미스테리함을 바탕으로 로맨스와 멜로풍을 적절히 뒤섞는 방식의 독특한 영화이다. 하지만 그래선지 장점과 단점도 묘하게 뒤섞인 영화였다. 일단 로맨스스릴러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스릴감이, 미스테리인데 이게 언제부터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여기에 로맨스가 약화돼서도 안되며 이것이 교차되면서 벌어지는 극의 전환점이 매력점이 된다. 헌데 이 영화는 시작부터 미스테리함을 너무 내세우게 되면서 로맨스가 생각보다 약화됐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개 낀 해안가 지방과 섬의 분위기, 누가 범인인지 모르는 상황과 로맨스라는 절묘한 지점이 주는 매력은 있다. 하지만 이를 뒤엎거나 감성에 따라 뒤바꾸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장점적인 부분이 다른 장르와 섞이면서 조금씩 가리거나 약화되고 있다. 긍정적 영향보다 조금 부정적 영향을 주는 듯 하다. 대신 로맨스보다 미스테리와 스릴러가 강조되면서 끌어올려지는 부분들이 있다. 감정들이 이성을 넘어서 발동하고 그것들이 뒤엉킬때 생기는 흥미로운 지점 말이다. 일종의 복수와 사랑, 사랑이 흔들리면서...

2024.09.12
사랑의 탐구 ( 안정된 사랑을 분할하고 분열하고 재탐색 해보는 우화 )-평점 7.5점

사랑의 탐구 감독 모니아 초크리 출연 마갈리 레핀 블론도, 피에르-이브 카디날, 프란시스 윌리엄-레옴 개봉 2024.09.18. 배우 출신이자 감독으로서도 서서히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모니아 초크리 감독의 작품이다. 캐나다의 그레타 거윅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이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와 '마미'제작진이 참여했다고 하니 더더욱 그렇게 보이는 지점이 있다. 한국측 제목은 학구적이고 원제는 조금 더 원초적이다. 다시 말해서 제목들은 이 영화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데 사랑이 뭘까라는 부분을 철학적인 궤도에 놓고 다른 장르톤으로 그린 영화다. 인상적인 것은 활용한 장르톤이다. 로코톤을 끼얹으면서도 멜로를 활용했는데 사실상 비극적 멜로와 블랙코미디적 로코의 뒤섞음에 가깝다. 사랑에 대해 말한 수많은 철학자들을 등장시키고 이를 상황에 맞게 변주하거나 병치, 대치 시키는 배치부터가 그렇다. 게다가 사랑의 입체적인 면모를 겨우 한 사람의 사랑을 통해서 여러 각도로 보여주게 되는데 그 변화까지도 장르로 녹여냈다. 물론 겉으로 보기에는 막장드라마나 불륜 드라마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최대한 어느 선을 넘는 장면들은 오히려 생략하고 카메라 효과로 은유하며 넘어가는 세련미를 보여준다. 게다가 절묘한 화각과 고전 영화들의 레퍼런스로 보이는 지점들을 활용한 것도 영화를 더 돋보이게 만든다. 특히 70년대, 80년대, 90년대까지 사랑을 다룬...

2024.09.11
캐시 아웃 ( 드론과 사운드가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평점 3.5점

캐시 아웃 감독 랜들 에멧 출연 존 트라볼타, 크리스틴 데이비스, 루카스 하스, 퀘이보, 빅토리아 브랜다트, 노엘 구글리에미 개봉 2024.09.12. '론 서바이버', '리스타트' 처럼 그동안 수많은 범죄 액션이나 액션 영화들을 기획, 제작하는 프로듀서였다가 브루스 윌리스를 내세운 'FBI 데스트 랩'으로 감독 데뷔하고, 로버트 드니로를 내세운 '세비지 맨'을 연출했었다. 이번에는 존 트라볼타를 내세운 영화를 만들었다. 본인이 제작한 영화들처럼 일부는 저예산 B급 스타일이며 주로 액션과 범죄를 엮는 장르물을 만들었는데 그만큼 인연있는 배우(한때 전성기를 누렸던)들을 내세우는 만큼 의리파적인 부분을 많이 보인다. 이번 영화에서는 그 지점이 더 도드라지면서도 단점도 확실하게 튀어나오는데 일단 너무 저예산이라 그런지 힘을 줘야 될 부분을 최소화하고 심지어 시각적인 지점에서조차 단점을 숨기지 못했다. 그래선지 열심히 촬영 기법을 도입하고 배경음악을 깔아서 단점을 덮어보려 했지만 완벽하게 커버가 되지 못했다. 특히나 속도감이나 연출적인 부분에서도 단점을 많이 드러내면서 장면들을 매력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굉장히 힘들어 보였다. 더군다나 케이퍼 무비에 다른 장르보다 더 서스펜스가 중요하다는 걸 고려하면 거의 배우의 힘과 일부 장면들에 기대어 간신히 진행되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개연성이나 헛점들은 눈에 보일 정도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나...

2024.09.11
레블 리지 ( 현실에 나타난 배트맨적인 긴장감과 반란 )-평점 6.5점

'블루 루인'부터 주목받기 시작해 '그린 룸'과 '늑대의 어둠'과 같은 비슷한 궤도의 영화들을 연출하고, '트루 디텍티브'시리즈 연출도 일부 맡았던 제레미 솔니에 감독의 연출작품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됐다. 원작이 있나 생각할정도로 탄탄한 시나리오도 직접 써서 화제가 됐는데 전반적으로 뭔가 벌어질 듯한 위기감과 그것을 활용한 스릴러 혹은 서스펜스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에서 인상적인 것은 클리셰를 활용하면서도 딱 필요한 정도로만 비트는데 여기에 시의성적인 미국 사회 문제와 사적제재나 법감정에 대한 것들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즉 별거 아닌 것을 가지고 장르적으로 써먹거나 비틀어봤자 큰 효과가 나기 쉽지 않은데 중요한 것들을 가지고 하다보니 긴장감이 높아지고 그 의미에 대해서 주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예상가능한 지점에서 더 나아가는 법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더 단순하게 갈수도 있거나 평범한 액션 스릴러나 범죄 스리러 영화의 전형으로 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더 디테일과 실화에 가까운 지점으로 파고들었다. 게다가 필요한 순간에만 적확하게 사용하는 액션과 포인트 연출들은 평범한 것들에 힘을 실어주면서 효율을 높였다. 다만 그렇기에 한편에서는 장르적 쾌감이나 스토리상의 쾌감에서 불만이 생길수도 있다. 장르적 대중성과 시의성, 무게감의 사이에서 조금은 대중성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대중적 바람이 담긴 장면들...

2024.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