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키워드 447
2022.11.28참여 콘텐츠 1
미드 터미널 리스트 (2022) , The Terminal List

아마존 프라임에서 내놓은 미드이다. 전직 네이버 씰 출신인 잭 카라는 작가가 쓴 여러 편의 소설 중 하나인 '터미널 리스트'를 드라마화 한 것이다.(실제로 한 장면에 출연하기도 했었다. 역시 전직 군인 출신답다.) 쥬라기시리즈와 마블시리즈에서 활약하던 크리스 프랫이 장난기와 웃음기 싹 빼고 밀리터리 미드에 출연해서 화제가 됐었다. 그 외에도 이 장르에 특화된? 배우 테일러 키취와 닮은 꼴 배우로 유명한 제이 코트니도 출연하는 등 생각보다 출연진들이 익숙한 편이다. 하지만 스토리는 꽤 단순하다. 영화 '더블 타겟'으로 정점을 찍은 이쪽 장르물의 아류정도로 느껴진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장르는 군인 출신 작가답게 밀리터리에 찍혀 있다. 복수극은 단순하되 밀리터리 전술이나 장면들이 꽤 디테일하다. 따라서 스토리의 치밀함보다는 킬링타임으로 액션과 스타일을 보는 맛이 있으며, CQC 근접전투 같은 부분의 디테일과 무기 사용법 등의 흥미로운 지점을 볼 수 있다. 다만 잦은 플래시백의 사용과 설명력은 8부작이지만 4부작이어도 될 것 같은 내용이기에(그래서 늘린듯 하다.) 5부부터 제대로 힘이 받는다는 것과 어차피 익숙한 내용의 그 패턴에서 한 치도 비켜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작용한다. 그럼에도 이제는 장난스럽게 공룡을 다루는 사람이 아닌 정말 군인다운 크리스 프랫을 볼 수 있다. **가끔 작가들이 대본 쓸 때 (특히 헐리우드는) 유명한 영화의 한 ...

2022.09.06
3일 전참여 콘텐츠 247
비버리 힐스 캅: 엑셀 F ( 전설이 돌아오기까지는 했다 )-평점5점

이미지 준비중 비버리 힐스 캅: 액셀 F 감독 마크 몰로이 출연 에디 머피, 조셉 고든 레빗, 테일러 페이지, 케빈 베이컨, 저지 레인홀드, 존 애쉬튼, 폴 레이저, 브론슨 핀초트 개봉 2024.07.03. 에디 머피의 강력한 출세작인 비버리 힐스 캅이 40여년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넷플릭스 오리제널로 제작됐는데 요즘에 부는 시리즈 리부팅이나 프리퀄 같은 복고풍을 그냥 시리즈 이어나가기로 정면돌파한 시도 같다. 게다가 알려진바로는 이 작품이 장편 데뷔작인 호주출신의 마크 몰로이라는 낯선 감독을 내세운 것도 흥미롭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진만큼 여러 새로운 시도를 할만한데 계승에 가깝고, 명성있는 감독을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제작에는 과거 원작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가 참여하긴 했다. 실제로 영화 속의 인물들은 과거 시리즈에 나왔던 배우들의 대거 복귀가 발견된다. 까메오라고 하기에도 비중이 높거나 많이 나오는 편이다. 게다가 주인공도 그대로 나이 먹은 설정으로 나오기에 여러 한계가 많이 보이는 편이다. 과거처럼 호쾌한 액션이나 상황을 연출하기도 어렵고, 전반적인 올드함이 깔려있게 된다. 하지만 이를 팬덤으로 활용하려는 부분이 보인다. 과거 시리즈에 향수를 느낀 팬들을 위한 선물이자 후속시리즈에서 주요 인물을 교체할 것처럼 보이는 모습도 보이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드라마로도 바꿀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야기나 전개방식은...

3일 전
탈주 / 2024 ( 안주할 것인가 실패할 것인가 )-평점 6점

탈주 감독 이종필 출연 이제훈, 구교환, 홍사빈 개봉 2024.07.03. 배우출신이자 감독이지만 이제는 완전히 감독으로 자리잡은 것 같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이종필 감독이 차기작을 들고 나왔다. 이번에는 다소 위험할수도 있는 소재를 들고 나왔다. 소재적인 문제보다는 단순해지기 쉬운 소재이자 장르물이 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나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리듬감있는 편집과 스타일로 이를 돌파해낸 것 같다. 사실 이 영화는 추격장르물로 포장된 느낌이다. 실은 추격 장르물은 반도 안나온다. 오히려 영화의 방점은 탈주가 아니라 탈북에 찍혀있다. 더 정확히는 자유이자 더 나아가서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가까지 밀어붙인 부분이 크다. 그렇기에 단순 탈주 액션물로 보려다가는 다른 부분에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그 때문인지 설정 된 여러 구조나 입체적인 면모도 그 지점을 중심으로 캐릭터가 덧입혀지고 다층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과거에나 탈북의 측면을 단순히 억압에 대한 신념적 무게로 그렸지 지금은 탈북자 3만의 시대에 그 개념이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예능이나 다큐 등에서 보여준 수많은 탈북의 사례들을 어쩌면 겹쳐 놓고 그 중에서 가장 공통된 부분을 가져다가 장르물로 누른듯 했다. 즉, 이 영화는 과정의 흥미롤 보이지만 실은 그로 인한 결과보다 의미가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여러번 시련을 주면서도 요즘...

4일 전
봄이 사라진 세계 (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려 )-평점 5점

모리타 아오 작가의 소설을 영화로 각색한 영화이다. 청춘 로맨스나 멜로물을 많이 만들었던 미키 다카히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한국에는 넷플릭스 개봉으로 들어왔다. 사실 책이 더 궁금해지는 영화이긴 하다. 시한부들의 이야기들은 드라마나 영화 같은 극적 형태에서 너무 많이 쓰인 소재인데다 특히 막장극이나 절절한 멜로 같은 쪽에 쓰이는 코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의 떠오르는 배우들인 나가세 렌 배우와 데구치 나츠키 배우가 남녀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긴 했다. 그래선지 영화는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했다. 일본 특유의 건조한 밝음과 희망적인 부분을 교훈 방식으로 넣어넣고 최대한 다운되는 톤들을 인물들과 풍경, 환경들을 통해 교차시키면서 잔잔하게 끌고 가려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죽음 앞에서도 뭔가를 꿈꾸면에 가까운 톤으로 만들려고 애썼다. 하지만 책에서는 가능해 보였을테지만 영화에서는 장르적으로 치명적인 구조들이 역시나 단점들을 만들어 냈다. 서로 함께하는 시간이 적고 그것을 활용해 멜로의 앞쪽 로맨스를 채우기에는 약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순정 방식으로 청춘의 순수한 사랑을 담아내기에도 공간이 부족했다. 중요한 순간에는 오히려 갈라져야 하는 것들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복선을 깔아두고 적절한 회상과 비밀 같은 요소들로 해결해 보려 했지만 시각적인 매체인 영화에서는 책에서만큼 그 효과가 강화될 수 없었다. 그런데다 인물로 ...

5일 전
러브 라이즈 블리딩 ( 고통 없이 얻는 것은 없다 )-평점 6점

러브 라이즈 블리딩 감독 로즈 글래스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케이티 오브라이언, 에드 해리스, 데이브 프랭코, 안나 바리쉬니코프, 지나 말론 개봉 2024.07.10. 주로 단편을 찍다 몇년 전 심리 공포 영화로 인상적인 데뷔를 했던 로즈 글래스 감독이 이번에는 더 독특한 장르극을 가지고 나왔다. 배경은 1980년대인데 여성 버디무비와 심리 스릴러, 범죄 스릴러를 뒤섞은 듯한 작품이다. 이번 영화는 특히 독특한 에너지와 풍경이 가득한데 사실 굉장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연출력에 더 방점이 찍혀 있는 영화이다. 과거의 여러 영화들의 장르적 래퍼런스를 가져와 변형시키고 재활용한 느낌도 강하게 든다. 그 중 몇몇 영화는 직접 언급할 정도로 8,90년대 몇몇 유명 헐리웃의 영화들과 당시의 문화들을 중점적으로 래퍼런스 하고 이를 장르와 상황에 맞게 과감한 변주를 했다. 여기서 변주라 함은 영화적인 톤앤 매너와 스타일성에 맞게 조금씩 비튼 것을 말한다. 사실 그 지점들 때문에 영화가 빛나는 지점이 있다. 전반적으로는 B급 톤에 가깝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오히려 그 톤을 이용해 더 나아갈 수도 있었는데 적당히 머물면서 장르적 효과나 연출적 효과 극대화에 더 신경썼다는 점이다. 그래서 기대가 어디에 찍혀있느냐에 따라 느껴질 방점이 다를 것 같다. 일단 호쾌한 범죄 스릴러나 성장 무비로 다뤄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현실과 비현실을 적당히 뒤섞은 심리...

5일 전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 진심을 들으려면 침묵 속에 있을 것 )-평점 5점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감독 마이클 사노스키 출연 루피타 뇽, 조셉 퀸, 디몬 하운수, 알렉스 울프 개봉 2024.06.26. 존 크래신스키 부부가 맡아서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시리즈인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가 프리퀄로 재탄생됐다. 이번에는 존 크래신스키가 뒤로 물러나고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피그'로 인상적인 데뷔를 했돈 마이클 사노스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그래선지 이번에는 재난의 첫째 날을 다루면서도 인간성에 더 집중하고 재난물임에도 그 스케일과 전형적인 서사에서 조금 빗겨난 방식을 다루려 했다. 사실 감독의 데뷔작이자 전작을 고려하면 당연한 선택으로 보였다. 재난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간의 끈끈함과 유대감이 많이 약해진 현대의 어떤 면을 시사하는 것이라 생각한 것 같았다. 그래서 주인공조차 이례적으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주인공으로 설정했다. 보통 살고자하는 욕망이 강하고도 절실한 사람으로 설정하는 것에 반한 과감함 선택이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재난물은 많이 약해지고, 다른 형태를 띄었다. 최대한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해주는 도구이자 역할이자, 서사의 거대한 악당처럼 괴물이 쓰였다. 어찌보면 한계적인 선택이기도 했다. 이미 시리즈 전편들에서 존재를 드러냈기에 다른 전략이 필요했고, 이번에는 집단으로 등장시키고 약화된 신선한 공포를 달리 보여줄 필요가 있긴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덕에 재난물로서의 강점이 많이 약화됐다. ...

2024.06.26
2021.12.27참여 콘텐츠 1
파워 오브 도그 ( 껄끄럽고 예민한 서부극으로의 전환 )-평점 9점

파워 오브 도그 감독 제인 캠피온 출연 커스틴 던스트, 짐 개피건, 제시 플레먼스, 키스 캐러딘, 토마신 맥켄지, 베네딕트 컴버... 개봉 영국,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리뷰보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이다. '피아노'로 각종 상을 휩쓸었던 제인 캠피온 감독이 드라마의 외도를 거쳐 '브라이트 스타'이후로 오랜만에 영화 메가폰을 잡았다. 이번에는 의외로 서부영화다. 그것도 마초의 상징이 가득한 카우보이를 중심으로 다룬 이야기다. 토머스 새비지의 1967년 작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 했다. 하지만 제인 캠피온 감독이 평범하게 다룰 리가 없었다. 직접적이기보다 함축적이기를 좋아하는 감독이니까. 이번에는 특히 성경의 구절과 모티브도 적극 활용한 듯 싶었다. 일단 이 영화는 여러 차원으로 읽히지만 무엇보다 감독의 장기인 심리 스릴러를 만들어 내는 공간감이 가장 돋보이는 편이다. 서로 좋아하는 사람보다 싫어하고 애증하는 관계들로 설정한 덕분이다. 동시에 원 이야기에 있었을 흐름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이질적인 것들을 블랙 코메디스럽게 채워넣는다. 코드가 맞는다면 웃을 수도 있겠지만 기괴한 미스테리처럼도 보이게 만든다. 하지만 광야와도 같은 서부의 풍경과 모뉴먼트 벨리가 사라진 풍경은 여기에 더 공간감을 입체적으로 더한다. 보통은 좁은 공간에서만 심리적으로 부딪치게 마련인데 이걸 넓은 공간을 섞으면서 진행시킨다. 성경의 모티브까지 고려한다면 더 다층...

2021.11.18
2024.06.29참여 콘텐츠 118
한드 돌풍 (2024), The Whirlwind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펀치', '황금의 제국'의 박경수 작가가 돌아왔다. 사실 전작 '귓속말'로 살짝 삐끗했지만 이번에는 다시 자신의 장기인 정치물이자 정재계를 다 건드리는 작품이다. 특히 '황금의 제국'부터 이어보자면 권력 3부작을 완성한 셈이기도 하다. 하지만 왜 공중파가 아니라 넷플릭스인가 싶었는데 드라마를 보고 나면 많은 것들이 이해 된다. 일단 공중파에서는 민감해서 절대 틀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그야말로 박경수 작가가 칼을 간 듯한 대사를 넘어서 다루고자 한 이야기도 칼을 갈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정치판에 대해. 정치 현실에 대해. 그래선지 화제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모든 정치인들이 다 하나씩은 찜찜할 수 있는 것들이 다 담겨 있다. 전현직 대통령들은 물론 관련 정치인들의 이야기까지 모두 가져다가 섞었다. 게다가 평소의 16부작 공중파 리듬이 아닌 12부작 미드폼에 가까운 사실상 공중파 기준 10부작에 가까운 밀도로 밀어붙여서 돌풍쪽으로 질주해나갔기 때문에 치열한 정치 세계를 보여주는 한편 그 현실의 이상주의와 현실주의 괴리를 생각하기도 전에 삐져나오는 많은 것들이 담기게 됐다. 마치 정치 리트머스 같은 작품이 된 것이다. 이 드라마가 화제가 되고 이슈가 될수록 나타날 정치인들의 반응이 궁금해 질 정도로. 어쩌면 모른체 할지도 모른다. 드라마란 픽션의 거짓을 이기는 것은 진실이 아닐테니까. **박경수 작가의...

2024.06.29
태드 닥터 클라이맥스 (2024), Doctor Climax

70년대 태국을 배경으로 한 과감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가 등장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미드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의 성인 버전이자 복고풍 버전에 가깝다. 당시 지금보다 훨씬 성에 대한 문화가 엄격하고 차마 함부로 그 고민들을 털어놓기 힘든 시기일때 신문에 그것을 답해주는 칼럼니스트 의사가 나타난 이야기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지금도 민감한 이야기이기에 서서히 수위를 조절해가며 병맛 코미디 방식을 가끔씩 섞어가며 만들었다는게 인상적이다. 그래서 너무 성인 버전으로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다. 오히려 자극적인 부분을 살짝 활용한 가족 이야기이자 동아시아 문화에 대한 이야기,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에 가깝다. 전반적으로는 성장 서사를 띠고 있는 것이다. 다만 캐릭터들을 독특하게 설정해 그 간극에서 오는 케미나 매력들 그리고 약간은 미국식 썸과 사랑의 플롯을 적용시켜서 이야기를 생각보다 입체적으로 끌고 갔다. 게다가 한없이 진지해지거나 난감해질 때 블랙코미디식으로 병맛을 활용한다. 적당한 타이밍 톤 조절이다. 특히 히어로물식 풍자나 장면이 나올때 더더욱 그렇게 된다. 그런데 무려 50여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별반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 부분들이 보인다. 아직 클리이맥스는 오지 않은 것일까. **시즌2를 염두에 둔 것 같다. ***넷플릭스다운 기획이자 톤이긴 하다. ****확실히 OTT형 10부작 이하 드라마들은 적당히 자극적이면서 ...

2024.06.17
미드 에릭 (2024), Eric

넷플릭스 오리지널 6부작 드라마이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당시의 많은 분위기와 실화들을 가져와서 뒤섞은 이야기다. 장르는 외형상으로 범죄 스릴러를 띠고 있는데 실제는 성장 서사와 구원 서사가 뒤섞였고, 심지어 주된 방식은 심리 스릴러이자 치료극으로서의 사이코드라마 형태를 띠고 있다. 그래서 구성들이 굉장히 인상적인데 인형극부터 시작해서 연극, 가면이라는 상징적인 은유와 배치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또한 시대적인 배경으로 바탕으로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성을 마치 신화와 종교의 모티브처럼 활용했는데 여러 문학작품의 흔적이 느껴질정도로 래퍼런스의 아우라도 느껴진다. 게다가 당시 미국에 은은하게 깔려 있으면서 지금도 적용되는 흑인에 대한 차별적인 문제와 계급주의, 정치적인 부분과 당시의 소수자들 이야기까지 생각보다 풍부한 배경과 설정을 유연하게 뒤섞으며 주제를 향해 한데 모아 나가는 전진성이 상당한 드라마다. 6부작임에도 마치 12부작급의 내용과 압축이 들어있는 셈이다. 그래서 단순히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가 아닌 가족과 이 사회(미국)에 대한 이야기까지 승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결국 대화에 이르렀다. **실제 실종사고의 모티브를 많이 따온 모양이다. ***혹시 이름이 말콤 엑스에서 가져온 것인가 싶었다. ****설마했는데 역시 문학적 래퍼런스를 대사로 직접 언급하기도 한다....

2024.06.06
한드 더 에이트 쇼 (2024), The 8 Show

'비상선언', '관상'의 한재림 감독이 드라마로 돌아왔다. 네이버 웹툰 배진수 작가의 '머니게임', '파이게임' 원작을 드라마로 각색한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여러 난점들이 있는 기획이었다. 이미 '오징어 게임'이라는 걸출한 넷플 시리즈가 먼저 나와버렸기에 아무리 웹툰 원작이 더 먼저라고 해도 드라마로 각인된 비슷한 게임이라는 시리즈는 아류작으로 인식되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 더 신선하기가 어렵다. 선점 효과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외에도 다른 문제가 있었는데 이미 원작의 유명세를 바탕으로 비슷한 형태의 기획 예능이 존재하고, 이미 '오징어 게임'도 겪었듯이 데스 게임류나 게임을 한정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포맷과 장르들이 있다는 지점이었다. 그래선지 드라마는 차별화를 위해 대중성보다 더 철학적이고 자극적인 면을 강화한 느낌이 들었다. OTT드라마에 걸맞게 수위를 높이고 더 노골적으로 사회 계급적 현상의 반영과 인간의 욕망, 모습들을 비춰냈다. 하지만 이것도 아파트나 건물 배경으로 그려진 기존의 다뤄진 이야기 방식이긴 했다. 가령 '더 플랫폼'처럼 말이다. 가로 버전에는 '설국열차'가 있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영화보다 긴 호흡의 드라마였다. 그렇다보니 다뤄지는 게임이나 방식이 다소 얄팍하거 도구적이며 전시적인 부분도 발생하게 됐다. 바로 전개되기 보다 일정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학성의 전시...

2024.05.18
미드 리플리: 더 시리즈 (2024),Ripley: The Series

20세기의 심리 범죄 스릴러 소설가로 유명한 퍼트리샤 하이 스미스의 원작 소설 리플리의 시리즈가 절세미남 배우 알랭 들롱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와 멧 데이먼 주연의 영화 '리플리'에 이어 세 번째로 넷플릭스 시리즈로 드라마화 되었다.(전체적으로는 여섯 번째 리플리라고 한다.) 이번이 가장 원작 소설에 가깝다고 한다. 주연 배우의 명성 계보도 이어나갔는데 아일랜드계로 영국에서 인정받는 베테랑 앤드류 스콧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셜록'에서 짐 모리아티를 연기했던 그 배우다. 감독도 '쉰들러 리스트'로 유명한 스티븐 제일리언이 맡았는데 그는 영화 '아이리쉬맨'의 각본을 쓴 적도 있을 정도로 다방면에 뛰어난 연출자이다. 하지만 그래선지 이번에는 작정하고 1961년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흑백의 깊이있는 콘트라스트를 제대로 활용했다. 당시의 풍경을 대부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탈리아를 잘 담아냈는데 여러 군데를 돌아다닌다는 컨셉도 활용할 수 있고, 리플리 시리즈의 심리적인 범죄 스릴러 느낌도 가중시킬 수 있게 됐다. 게다가 감독의 심혈을 기울인 화각과 카라바조 그림을 이용한 은유들과 각종 이탈리아 유물들을 활용한 메타포들이 풍경을 중심으로 한 화면 미장센과 어우러지며 절묘하게 리플리 증후군이 생기게 된 그 시리즈표혀의 매력을 살려냈다. 정말 소설의 그 심리적인 느낌을 세세하게 감각적으로 살려낸 것 같다. 이 정도면 후속 시리즈들을 계...

2024.05.10
2024.06.27참여 콘텐츠 26
10
2024년 올해의 상반기 한국영화(개봉영화) 베스트 10

최근 들어서 매년 영화계가 위기다 했지만 올해는 정말 확실하게 위가가 체감되는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상반기 영화를 정리하다보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게 합니다. 물론 제가 더 많은 영화를 접하지 못한 탓도 있고, 주관적인 취향도 반영되기에 그렇게 느낄 수도 있지만 물량이나 화제성 면에서도 많이 약화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역시 매년 하는 소리지만 한국 영화 순위 뽑기는 나날이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뽑아봤습니다. 일단 당연하게도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6월 마지막주까지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들을 대상으로 하였고, 그 중에서 제가 직접 본 영화들중에서만 순위를 선정하였습니다. 어디까지나 지극히 주관적인 취향 순위입니다. 특정 기준으로 영화 후보들을 뽑고 평점을 지운채 남겨진 인상만으로 뽑았습니다. 참고로 못보거나 놓친 영화들도 많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과거보다 길게 극장에 걸린 영화들도 있지만, 개봉하자마자 얼마 안돼서 내리는 영화들도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10위.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입니다. 가장 최근에 본 다큐 영화이기도 합니다. 사실 근처에 사는 사람들조차도 모르거나 알더라도 놓치기 쉬운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찍은 다큐입니다. 단순히 재개발·재건축만 생각하던 사람들과 왜 꼭 다 밀어버리고 아파트만 지어야 하나라고 한번쯤 생각해 본 사람들에게 더 와닿는 다큐이기도 합니다. 어떤 것을 남기고 어떻게...

2024.06.27
20
2023년 올해의 외국영화(개봉영화)베스트 10

올 한 해는 유독 좋은 외국영화들이 엔데믹과 함께 대거 쏟아져 들어오고 풀린 한 해였습니다. 그래서 사실 모든 순위가 유독 더 주관적이었는데 그럴 수밖에 없던 것이 너무 좋은 영화들과 거장들의 영화가 뒤섞이니 객관적인 판단이 실례가 되는 듯한 오히려 불가능한 영역에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잠시 진짜 세계적 영화제의 심사위원이 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너무 뻔한 순위가 나올 것 같아 (사실 평소에도 그런 편이었지만) 유독 더 주관적인 올해의 베스트를 꼽게 되었습니다. 특히 개인적인 여러 일이 있었기에 이상하게 더 외국 영화에 있어 감정적인 부분도 적용됐던 것 같습니다. 거두절미하고 2022년 12월 마지막주 28일에 개봉한 영화부터 올해 지난주까지 개봉한 영화들 중 직접 관람한 영화들을 대상으로 순위를 선정하였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평점은 제거하고 주관적인 인상과 남은 감정들을 가지고 선정하였습니다. 항상 외국영화 순위는 어렵고도 힘들게 하는데 이번에는 너무 순위가 계속 바뀌고 통째로 뒤집어지기도 해서 그냥 처음의 본능적인 순위 뽑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어쩌면 영알못이란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제 취향이 더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특별순위도 과감하게 제외하고 냉정한? 20위부터 뽑아봤습니다. 아쉽게 선정되지 않았다면 제가 보지 못했거나 못봤거나 지극히 주관적인 순위 제외입니다. 20위 '레슬리에게'입니다...

2023.12.30
27
2023년 올해의 한국영화(개봉영화) 베스트10

다사다난했던 올해도 마무리 되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유독 여러 안좋은 결과와 소식들이 들려왔는데 가장 큰 것은 역시 영화계 위기였습니다. 그래도 천만 영화가 탄생하면서 잠시 숨을 돌리는 듯 싶었으나 실상은 내년이 더 어렵다거나 크게 나아진 게 없다는 여러 기타 소식들이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특히 드라마나 OTT로 쏠려버린 균형은 영화계의 혹한기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한국 영화 보기가 힘들어 질지 모른다는 루머도 있고, 중간급 영화들이 멸종될지도 모른다는 루머도 있네요. 그래선지 매년하는 푸념이지만 정말 내년은 얼마나 영화를 볼 수 있을지 꾸준히 볼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올해의 결산이 조금 더 아쉬움이 남습니다. 많이 볼 수 있을때 많이 봐둬야 하는데 항상 삶은 뜻대로 되지 않는 것 같네요. 거두절미하고 2022년 12월 마지막주에 개봉한 영화부터 올해 12월 넷째 주까지 개봉한 영화들을 대상으로 그 중에서 직접 본 영화들을 대상으로 베스트를 뽑아봤습니다. 미처 못보거나 놓친 영화들도 많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주관적인, 아주 주관적인 순위이며 평점을 지우고 남겨진 인상과 취향만으로 뽑아 봤습니다. 내년 영화계 특히 한국 영화계가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잘 버티면 또 기회가 올지도 모릅니다.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일단 특별언급부터 하겠습니다. 올해 유독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경계에 있는 영화들이 많이 개봉했...

2023.12.28
2023년 올해의 OTT 영화 베스트 10

올해 많은 OTT 영화들이 개봉했다. 하지만 갈수록 임팩트 있는 영화들이 많이 사라지는 것 같다. 마치 영화계가 어느 정도 자리잡히자 기획형 블록버스터나 적당한 오락 영화만 만들듯이 OTT들도 그런 영화가 나오는 듯 하다. 실험적인 영화들도 있었지만 확실히 예전만큼은 덜 보이는 것 같다. 물론 OTT들이 많아져서 해당 소식을 알기가 어려운 점도 있었다. 그래서 미처 보지 못한 영화도 많다. 이제는 정말 콘텐츠 나오는 걸 따라잡기도 힘들 정도이다. 어쨌든 올해 본 OTT 개봉 영화들중 한국, 해외 구분하지 않고 상위 20개를 뽑아봤다. 정말 지극히 주관적인 순위이다. 평점을 생각하지 않고 적당히 기억에 남고 인상에 남은 걸 기준으로 뽑았기에 최신에 본 영화들이 아무래도 더 후광효과가 있을 가능성도 없잖아 있다. 사실 많이 보다보면 기억과 인상도 희미해진다. 하지만 순위로 뽑아본다는 거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20위 https://blog.naver.com/renorous/222984744379 트루 마더스 ( 견뎌내야 할 무게와 책임을 쉽게 포기할 수는 없기에 )-평점 6점 자연주의와 휴머니즘이 살아있는 사회 풍자극에 날카로운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다. 츠지무라 미즈키 ... blog.naver.com OTT영화로 개봉했지만 가와세 나오미 감독 특유의 시대의식과 사회문제의식이 돋보이는 영화였다. 독립영화이기에 가능한 지점...

2023.12.26
20
2023년 올해의 상반기 외국영화(개봉영화)베스트 10

겨우 상반기(아니 벌써 상반기가??)만 지났는데 올해도 역시나 해외 영화의 공습이 거셌습니다. 매년 불리했지만 2023년 엔데믹 이후, 한국 영화 위기론이 본격적으로 터지면서 더더욱 위축된 영화시장에 외국영화들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풀리면서 더 차이를 벌리게 된 것 같습니다. 상업영화는 물론 각종 해외 영화제 수상작까지 10개만 뽑는다는게 괴로울 정도였습니다. 결국 20개를 뽑게 되었습니다. 무려 상반기 결산일 뿐인데도. 올해 마무리일때의 결산은 얼마나 더 힘들지 가히 예상이 가지 않습니다. 아직도 더 많은 영화들이 대기중이니까요. 거두절미하고 언제나 그랬듯 기준은 2022년 12월 마지막주 28일 개봉한 영화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개봉한 영화들 중에서 순위를 뽑았습니다. 직접 본 영화들입니다. 평점을 기준으로 1차 후보들을 추린 뒤 평점을 지우고 남겨진 인상과 주관적인 취향만으로 순위를 선정하였습니다. 흥미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워낙 좋은 영화들이 많아 순위 자체가 무의미한것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 과정에서 제 취향이나 다시 한 번 영화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순간들이 됐다고 봅니다. 일단 20위부터 과감히 선정했습니다. 20위 '존윅4'입니다. 어떻게보면 반복적이고 장르적인 영화이며 단점과 개연성 부족도 보이지만 장르성과 컨셉을 끝까지 밀어붙인 굉장한 액션 영화가 됐습니다. 게다가 앞서의 이야기들을 다 정리하는 기회도 됐...

2023.06.30
2022.11.28참여 콘텐츠 1
야쿠자와 가족 ( 이제서야 직시하는 일본 야쿠자 )-평점 6점

야쿠자와 가족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 출연 아야노 고, 타치 히로시, 오노 마치코 개봉 일본 리뷰보기 '신문기자'라는 영화로 깊은 인상을 남긴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의 의외의 후속작 야쿠자 영화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일본의 핫한 배우 아야노 고가 주연을 맡아 무려 20여년에 걸친 야쿠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 밖에도 타치 히로시나 키타무라 유키야, 이치하라 하야토 등 각종 영화들에서 익숙한 베테랑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사실 야쿠자 이야기는 이제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식상한 면이 있는데 '신문기자'라는 영화로 일본 사회를 날카롭게 팠던 감독답게 이번에도 현실적인 야쿠자 이야기로 과감하고도 차별성 있게 다뤄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그 방향이 묘하게 과거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한국 조폭 영화를 닮은 구석이 있는 편이다. 이는 영화 전반에 걸쳐 그 흔적이 흥미롭게 나타난다. 전반부는 전형적인 야쿠자 영화의 흐름을 따르지만 중반부터 변해버린 현실을 다루는데 드문드문 한국식 재개발과 그 영향으로 사라져 갔던 조폭물의 디스토피아적 감성을 따른다. 한국식 메뉴와 한글이 슬쩍 나오는 건 그래서일지 모르지만 한국의 익숙한 조폭 느와르 서사의 변형에 가깝다. 하지만 이것이 일본 영화에서 나타났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다. 일본의 영향에서 한국의 영향으로 바뀐 것일까. 그렇기에 영화는 대체적으로 그동안 일본 사회에서 다뤄져 왔던 영화 속 야쿠...

2021.07.09
3일 전참여 콘텐츠 125
비버리 힐스 캅: 엑셀 F ( 전설이 돌아오기까지는 했다 )-평점5점

이미지 준비중 비버리 힐스 캅: 액셀 F 감독 마크 몰로이 출연 에디 머피, 조셉 고든 레빗, 테일러 페이지, 케빈 베이컨, 저지 레인홀드, 존 애쉬튼, 폴 레이저, 브론슨 핀초트 개봉 2024.07.03. 에디 머피의 강력한 출세작인 비버리 힐스 캅이 40여년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넷플릭스 오리제널로 제작됐는데 요즘에 부는 시리즈 리부팅이나 프리퀄 같은 복고풍을 그냥 시리즈 이어나가기로 정면돌파한 시도 같다. 게다가 알려진바로는 이 작품이 장편 데뷔작인 호주출신의 마크 몰로이라는 낯선 감독을 내세운 것도 흥미롭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진만큼 여러 새로운 시도를 할만한데 계승에 가깝고, 명성있는 감독을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제작에는 과거 원작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가 참여하긴 했다. 실제로 영화 속의 인물들은 과거 시리즈에 나왔던 배우들의 대거 복귀가 발견된다. 까메오라고 하기에도 비중이 높거나 많이 나오는 편이다. 게다가 주인공도 그대로 나이 먹은 설정으로 나오기에 여러 한계가 많이 보이는 편이다. 과거처럼 호쾌한 액션이나 상황을 연출하기도 어렵고, 전반적인 올드함이 깔려있게 된다. 하지만 이를 팬덤으로 활용하려는 부분이 보인다. 과거 시리즈에 향수를 느낀 팬들을 위한 선물이자 후속시리즈에서 주요 인물을 교체할 것처럼 보이는 모습도 보이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드라마로도 바꿀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야기나 전개방식은...

3일 전
히트맨 / 2024 ( 감정과 윤리의 아이러니 어딘가에서)-평점 5점

히트맨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출연 글렌 포웰, 아드리아 아르호나, 오스틴 아멜리오 개봉 2024.06.07. 비포 시리즈로 유명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실화를 바탕으로 연출한 영화를 넷플리스를 통해 개봉됐다. '보이후드'나 '어디갔어 버나뎃'처럼 실화나 원작이 있는 영화도 줄곧 만들던 감독이라 이번 행보도 익숙해 보이지만 장르적으로는 흥미로운 행보였다. 킬러처럼 연기하는 사내 역할이라니. 게다가 이를 요즘 뜨고 있는 글렌 포웰 배우가 맡고, 아드리아 아르호나가 맡아서 더 기대되는 지점이 있었다. 하지만 확실히 장점과 단점이 뚜렷이 보이는 영화였다. 일단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항상 관심있는 부분이 있는데 윤리적인 부분이나 휴머니즘이다. 그 부분이 살아있는 소재이긴 했다. 문제는 감독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장르적인 이야기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장르적인 부분이 모호해져 버렸다. 블랙코미디도 코미디도, 그렇다고 변형 로코도 아니었다. 어느 한 장르의 색을 살리기보단 실화를 중심으로 그 전개와 과정에 더 집중했다. 덕분에 감독이 찾고자한 부분이 조금 빛나긴 했지만 결국 장르적인 부분이 필요성에 의해 끼어들게 되면서 요즘 장르에 비해 이야기들이 늦어지게 됐다. 사실상 중반부부터 끌고나가도 상관없으 이야기이자 그럴수록 후반부에 더 아이디어와 장르적인 색채가 진해지면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수 있는데 생각보다 늦게 시작하고 ...

2024.06.16
괴물 나무꾼 ( 단편적인 설정으로만 활용한 괴물 )-평점 4.5점

넷플릭스 오리지널 일본 영화이다. 쿠라이 마유스케 작가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영화이다. '짚의 방패', '신이 말하는 대로'를 연출했고, 우리나라에서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커넥트'를 연출해서 인연이 있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주로 범죄스릴러나 강력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편인 카메나시 카즈야가 주연을 맡았다. 중요한 친구역으로는 단역으로 참가해도 언제나 존재감을 발하는 소메타니 쇼타가 연기했다. 사실 이 영화는 소설이 원작인만큼 꽤 흥미로운 구석이 많은 독특한 설정을 갖고 있다. 흔히 알려진 사이코패스의 특징과 장단점을 활용해 범죄 스릴러로 이끄는데다 시점이 당사자성을 띠기에 여러모로 다룰만한 구석이 많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난점도 보이는데 액자식 구조로 영화속 동화를 활용하면서도 소설보다 더 좁은 영화의 런닝타임안에서 풀어야 한다는 점이다. 과연 이 지점 때문인지 영화는 느리고 흥미롭게 진행하다가 급히 달리면서 일본식 만화적 각성과 대사처리, 이야기 방식을 급하게 끌어내면서 흥미로운 부분들을 많이 까먹는다. 특히 가장 흥미로운 사이코패스의 영역과 이를 인간의 딜레마적인 방식으로 다루는 것, 그리과 과거 사건과 연결하면서 의미의 시너지를 내려는 부분들에서 급격히 무너졌다. 아울러 미스테리가 풀리면서 드러나는 것도 지나치게 설명적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소설에서는 모르겠지만 영화에서는 개연성마저 조금씩 무너진다. 알...

2024.06.04
아틀라스 / 2024 ( 익숙한 게임과 장르물에 한숟갈 더한다 )-평점 4점

아틀라스 감독 브래드 페이튼 출연 제니퍼 로페즈, 시무 리우, 스털링 K. 브라운 개봉 2024.05.24. '샌 안드레아스'과 '램페이지'를 연출했던 브래드 페이튼 감독이 SF영화를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연출했다. 제니퍼 로페즈가 주연을 맡았으며 제작에도 참여했다. 설정은 아주 단순하다. AI가 인간의 명을 어기고 지구의 인간들을 죽이려다 외계 행성으로 도망친 미래에 그 AI를 잡으러 간다는 것이다. 사실상 설정보다는 찾으러가는 과정과 액션이 대부분인 이야기다. 즉, 이 영화의 핵심은 액션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정작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AI와 인간의 뉴럴링크 같은 부분에 초점을 뒀다. 결국엔 인간과 AI의 공존과 그 가능성, 위험성에 대해서 장르적으로 푼 것인데 문제는 이 지점들이 그다지 흥미롭지도 않은데다 이미 너무 많이 다뤄진 지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불신의 지점이나 AI윤리에 관한 철학적인 부분들도 얕은 편이다. 게다가 액션도 반란군의 이야기가 나오는 '스타워즈'시리즈에서 많이 썼던 것 같은 이야기나 '스타트랙'시리즈 같은데서 에피소드로 나오는 형태의 한 꼭지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상 클리셰들이 많이 쓰였고, 그 범위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이야기가 된 것이다. 가상의 행성이나 모험 과정 자체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흥미로운 지점은 여러 기계 디자인이다. 역시나 익숙한 수트의 형태나 기계들의 모습이었지만 활동범위와 가동...

2024.05.27
골든 카무이 ( 오래된 서부극과 그 시대에 대한 일본만화식 래퍼런스 실사화 )-평점 4.5점

이미지 준비중 골든 카무이 감독 쿠보 시게아키 출연 야마자키 켄토, 야마다 안나, 마에다 고든 개봉 2024.05.19. 일본에서 만화상을 받을 정도로 오래 연재되고 개성적인 만화가 넷플릭스에 의해 실사 영화로 거듭났다. 그래선지 사실 많은 일본 만화 실사 영화들의 단점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만화적인 캐릭터와 과장미, 만화의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대로 이어받은 분장이나 이야기 형태들이 그랬다. 여기에 넷플릭스가 투자에 오케이 했을만한 소수민족이자 차별받은 민족으로 유명한 아이누족까지 등장하면서 애매한 지점까지 갖춘 이야기가 됐다. 게다가 무엇보다 기본 서사자체가 이미 고전적인 형식과 이야기를 따른다. 시대 배경탓도 있지만 누가봐도 여러 서부극이나 과거 일본 영화 전성기의 구로사와 아키라풍 같은 요소들이 래퍼런스와 오마쥬로 많이 활용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용 전개는 금을 차지하려는 올드함은 물론 그를 위한 억지적인 개연성들이 많다보니 우연에 의한 것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 원작의 매력적인 요소들을 최대한 다 넣으려고 하는 부분도 보이는데 가령 음식에 대한 여러 모습과 평가라든가, 아이누족에 대한 간략하지만 설명적인 부분과 신비적으로 활용하려는 모습, 당시 일본 제국군와 군국주의에 대한 여러 과장된 모습들이 그렇다. 한마디로 그 시대에 대한 밈과 판타지를 다 만화적으로 과장시켜 활용하려 했다. 물론 아이누족에 초점에 맞...

2024.05.25
2021.10.16참여 콘텐츠 1
케이트 / 2021 ( 압박해오는 익숙한 방사능의 위협 )-평점 4.5점

케이트 감독 세딕 니콜라스 트로얀 출연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우디 해럴슨, 미치엘 휘즈먼, 아사노 타다노부 개봉 미국 리뷰보기 '헌츠맨: 위터스 워'를 연출한 세딕 니콜라스 트로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다. 여러 영화에서 점점 여전사로 필모를 쌓고 있는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가 주연을 맡았다. 그리고 이런 류의 영화에서 우리에게도 익숙한 우디 해럴슨과 쿠니무라 준이 조연을 맡았다. 스토리는 아주 식상하다. 영상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빨라진 시대에 자꾸 나와서 더더욱 희소성이 사라진 장르물인데 킬러가 최종 미션을 행한다는 서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약간 변형돼서 납치나 가족극으로도 쓰이지만 너무 많아진 것임에는 분명하다. 그래선지 여성 서사로 바꾸려고 했는데 사실 그마저도 이제 너무 많아진 상태이다. 게다가 바꾼만큼 그에 걸맞는 특별한 서사 장치나 차별화된 액션 장치들이 필요하지만 그냥 바꾸기만 한 상태라서 그마저도 갖추지 못했다. 오히려 스스로 참고한 수많은 래퍼런스 영화들의 향수만 가득 풍길 뿐이다. '아드레날린 24'부터 '아저씨', '존 윅'까지 다 대기도 어려울만큼 많은 부분들이 겹치거나 유사하다. 심지어 액션 장면도 익숙한 부분이 나올때가 있다. 하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기로 한 모양이다. 배경도 일본으로 바꿨다. 이 부분도 마찬가지다. 동남아로 가거나 중동으로 옮기는 식의 방법도 이미 많이 쓰였지만...

2021.09.10
2024.06.16참여 콘텐츠 109
히트맨 / 2024 ( 감정과 윤리의 아이러니 어딘가에서)-평점 5점

히트맨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출연 글렌 포웰, 아드리아 아르호나, 오스틴 아멜리오 개봉 2024.06.07. 비포 시리즈로 유명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실화를 바탕으로 연출한 영화를 넷플리스를 통해 개봉됐다. '보이후드'나 '어디갔어 버나뎃'처럼 실화나 원작이 있는 영화도 줄곧 만들던 감독이라 이번 행보도 익숙해 보이지만 장르적으로는 흥미로운 행보였다. 킬러처럼 연기하는 사내 역할이라니. 게다가 이를 요즘 뜨고 있는 글렌 포웰 배우가 맡고, 아드리아 아르호나가 맡아서 더 기대되는 지점이 있었다. 하지만 확실히 장점과 단점이 뚜렷이 보이는 영화였다. 일단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항상 관심있는 부분이 있는데 윤리적인 부분이나 휴머니즘이다. 그 부분이 살아있는 소재이긴 했다. 문제는 감독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장르적인 이야기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장르적인 부분이 모호해져 버렸다. 블랙코미디도 코미디도, 그렇다고 변형 로코도 아니었다. 어느 한 장르의 색을 살리기보단 실화를 중심으로 그 전개와 과정에 더 집중했다. 덕분에 감독이 찾고자한 부분이 조금 빛나긴 했지만 결국 장르적인 부분이 필요성에 의해 끼어들게 되면서 요즘 장르에 비해 이야기들이 늦어지게 됐다. 사실상 중반부부터 끌고나가도 상관없으 이야기이자 그럴수록 후반부에 더 아이디어와 장르적인 색채가 진해지면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수 있는데 생각보다 늦게 시작하고 ...

2024.06.16
괴물 나무꾼 ( 단편적인 설정으로만 활용한 괴물 )-평점 4.5점

넷플릭스 오리지널 일본 영화이다. 쿠라이 마유스케 작가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영화이다. '짚의 방패', '신이 말하는 대로'를 연출했고, 우리나라에서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커넥트'를 연출해서 인연이 있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주로 범죄스릴러나 강력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편인 카메나시 카즈야가 주연을 맡았다. 중요한 친구역으로는 단역으로 참가해도 언제나 존재감을 발하는 소메타니 쇼타가 연기했다. 사실 이 영화는 소설이 원작인만큼 꽤 흥미로운 구석이 많은 독특한 설정을 갖고 있다. 흔히 알려진 사이코패스의 특징과 장단점을 활용해 범죄 스릴러로 이끄는데다 시점이 당사자성을 띠기에 여러모로 다룰만한 구석이 많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난점도 보이는데 액자식 구조로 영화속 동화를 활용하면서도 소설보다 더 좁은 영화의 런닝타임안에서 풀어야 한다는 점이다. 과연 이 지점 때문인지 영화는 느리고 흥미롭게 진행하다가 급히 달리면서 일본식 만화적 각성과 대사처리, 이야기 방식을 급하게 끌어내면서 흥미로운 부분들을 많이 까먹는다. 특히 가장 흥미로운 사이코패스의 영역과 이를 인간의 딜레마적인 방식으로 다루는 것, 그리과 과거 사건과 연결하면서 의미의 시너지를 내려는 부분들에서 급격히 무너졌다. 아울러 미스테리가 풀리면서 드러나는 것도 지나치게 설명적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소설에서는 모르겠지만 영화에서는 개연성마저 조금씩 무너진다. 알...

2024.06.04
미드 에릭 (2024), Eric

넷플릭스 오리지널 6부작 드라마이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당시의 많은 분위기와 실화들을 가져와서 뒤섞은 이야기다. 장르는 외형상으로 범죄 스릴러를 띠고 있는데 실제는 성장 서사와 구원 서사가 뒤섞였고, 심지어 주된 방식은 심리 스릴러이자 치료극으로서의 사이코드라마 형태를 띠고 있다. 그래서 구성들이 굉장히 인상적인데 인형극부터 시작해서 연극, 가면이라는 상징적인 은유와 배치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또한 시대적인 배경으로 바탕으로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성을 마치 신화와 종교의 모티브처럼 활용했는데 여러 문학작품의 흔적이 느껴질정도로 래퍼런스의 아우라도 느껴진다. 게다가 당시 미국에 은은하게 깔려 있으면서 지금도 적용되는 흑인에 대한 차별적인 문제와 계급주의, 정치적인 부분과 당시의 소수자들 이야기까지 생각보다 풍부한 배경과 설정을 유연하게 뒤섞으며 주제를 향해 한데 모아 나가는 전진성이 상당한 드라마다. 6부작임에도 마치 12부작급의 내용과 압축이 들어있는 셈이다. 그래서 단순히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가 아닌 가족과 이 사회(미국)에 대한 이야기까지 승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결국 대화에 이르렀다. **실제 실종사고의 모티브를 많이 따온 모양이다. ***혹시 이름이 말콤 엑스에서 가져온 것인가 싶었다. ****설마했는데 역시 문학적 래퍼런스를 대사로 직접 언급하기도 한다....

2024.06.06
나는 학교에서 죽었다 (2023), School Spirits

파라마운트 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이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지박령에 가까운 이야기인데 꽤 흥미롭게 설정하고 뒤튼 이야기이다. 얼핏 들어서는 공포 영화일것 같지만 사실상 추리 장르에 가깝다. 시작부터 주인공이 영혼의 상태로 존재하는 것부터 과감하지만 누가 자신을 죽였고,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학교내의 다른 지박령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이를 풀어나가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추리장르를 뒤집어 쓴 지박령의 이야기임에도 그 톤 앤 매너는 또 하이틴 학교 드라마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대학교가 아닌 고등학교로 설정한 탓이기도 하지만 졸업 시즌이 가까워지는 지점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각양각색의 죽은 영혼들의 사연과 추리 과정에서의 썸 같은 지점들을 활용해 톤을 공포가 아닌 쪽으로 조절하거나 약간의 신파적 성향을 활용해 분위기를 잡아나가는 것도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다만 시즌제인데다 범인이 빨리 잡히면 안되기에 벌어지는 약간의 비틀기와 늘어지는 부분들이 작동한다. 이 드라마는 확실히 시즌제이다. **다 보고 난 뒤에 다시 본다면 시작부터 설정하는 소름끼치는 부분을 볼 수 있다. ***사실 유명한 추리 소설의 원칙을 가져다가 비튼 클리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워낙 하이틴 드라마나 사연들을 가져와서 잘 버무리기에 추리가 덜 적극적이 되는 부분도 있다. *****추리에 빠져들기에 다른 요소들도 많기 때문이다...

2024.06.01
한드 선재 업고 튀어(2024),Lovely Runner

선재 업고 튀어 연출 윤종호, 김태엽 출연 변우석, 김혜윤, 이승협, 송지호, 고태진, 서혜원, 송건희, 정영주, 양혁, 김원해, 성병숙, 안상우, 이일준, 문시온 방송 2024, tvN 김빵 작가의 '내일의 으뜸'이라는 웹툰 원작을 '여신강림'을 공동집필했던 이시은 작가가 드라마로 각색했다. 사실 전형적인 타임슬립 로맨스이자 한국식 로코물인데 아이돌 버전이라는게 다르다. 그래선지 당연하게도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상견니'가 많이 떠오르고 많이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릴러적인 부분을 최대한 바깥으로 빼고 삼각관계에서 오는 문제들도 많이 약화시켰다. 로코에 더 집중한 것이다. 여기에 변우석 배우와 김혜윤 배우의 케미로 차별점을 더 벌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워낙 클리셰가 많은 이야기 구조이기에 최대한 차별점을 바탕으로 에피소드를 아기자기하게 구성하고 조금이라도 더 새롭게 엔딩점과 해프닝을 만들려 했다. 물론 그래서 약화되는 지점들도 많았다. 로코의 어쩔 수 없는 단점인 반복적인 부분이나 늘어지는 포인트들이 있었는데 이때마다 타임슬립을 잘 활용하고 치트키인 우연성을 활용해 로코라는 장르성으로 잘 가리면서 위기를 넘기는 편이다. 그렇다보니 강력한 라이벌이나 적대자 같은 요소들도 약화되고 오로지 해피엔딩을 위한 방향으로 흐르게 되었는데 그것을 강점으로 살려 직진형 이야기로 승부했다. 바라는 것을 최대한 던져주는 지점으로 승부...

2024.05.29
2024.06.27참여 콘텐츠 23
10
2024년 올해의 상반기 한국영화(개봉영화) 베스트 10

최근 들어서 매년 영화계가 위기다 했지만 올해는 정말 확실하게 위가가 체감되는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상반기 영화를 정리하다보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게 합니다. 물론 제가 더 많은 영화를 접하지 못한 탓도 있고, 주관적인 취향도 반영되기에 그렇게 느낄 수도 있지만 물량이나 화제성 면에서도 많이 약화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역시 매년 하는 소리지만 한국 영화 순위 뽑기는 나날이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뽑아봤습니다. 일단 당연하게도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6월 마지막주까지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들을 대상으로 하였고, 그 중에서 제가 직접 본 영화들중에서만 순위를 선정하였습니다. 어디까지나 지극히 주관적인 취향 순위입니다. 특정 기준으로 영화 후보들을 뽑고 평점을 지운채 남겨진 인상만으로 뽑았습니다. 참고로 못보거나 놓친 영화들도 많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과거보다 길게 극장에 걸린 영화들도 있지만, 개봉하자마자 얼마 안돼서 내리는 영화들도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10위.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입니다. 가장 최근에 본 다큐 영화이기도 합니다. 사실 근처에 사는 사람들조차도 모르거나 알더라도 놓치기 쉬운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찍은 다큐입니다. 단순히 재개발·재건축만 생각하던 사람들과 왜 꼭 다 밀어버리고 아파트만 지어야 하나라고 한번쯤 생각해 본 사람들에게 더 와닿는 다큐이기도 합니다. 어떤 것을 남기고 어떻게...

2024.06.27
20
2023년 올해의 외국영화(개봉영화)베스트 10

올 한 해는 유독 좋은 외국영화들이 엔데믹과 함께 대거 쏟아져 들어오고 풀린 한 해였습니다. 그래서 사실 모든 순위가 유독 더 주관적이었는데 그럴 수밖에 없던 것이 너무 좋은 영화들과 거장들의 영화가 뒤섞이니 객관적인 판단이 실례가 되는 듯한 오히려 불가능한 영역에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잠시 진짜 세계적 영화제의 심사위원이 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너무 뻔한 순위가 나올 것 같아 (사실 평소에도 그런 편이었지만) 유독 더 주관적인 올해의 베스트를 꼽게 되었습니다. 특히 개인적인 여러 일이 있었기에 이상하게 더 외국 영화에 있어 감정적인 부분도 적용됐던 것 같습니다. 거두절미하고 2022년 12월 마지막주 28일에 개봉한 영화부터 올해 지난주까지 개봉한 영화들 중 직접 관람한 영화들을 대상으로 순위를 선정하였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평점은 제거하고 주관적인 인상과 남은 감정들을 가지고 선정하였습니다. 항상 외국영화 순위는 어렵고도 힘들게 하는데 이번에는 너무 순위가 계속 바뀌고 통째로 뒤집어지기도 해서 그냥 처음의 본능적인 순위 뽑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어쩌면 영알못이란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제 취향이 더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특별순위도 과감하게 제외하고 냉정한? 20위부터 뽑아봤습니다. 아쉽게 선정되지 않았다면 제가 보지 못했거나 못봤거나 지극히 주관적인 순위 제외입니다. 20위 '레슬리에게'입니다...

202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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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올해의 한국영화(개봉영화) 베스트10

다사다난했던 올해도 마무리 되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유독 여러 안좋은 결과와 소식들이 들려왔는데 가장 큰 것은 역시 영화계 위기였습니다. 그래도 천만 영화가 탄생하면서 잠시 숨을 돌리는 듯 싶었으나 실상은 내년이 더 어렵다거나 크게 나아진 게 없다는 여러 기타 소식들이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특히 드라마나 OTT로 쏠려버린 균형은 영화계의 혹한기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한국 영화 보기가 힘들어 질지 모른다는 루머도 있고, 중간급 영화들이 멸종될지도 모른다는 루머도 있네요. 그래선지 매년하는 푸념이지만 정말 내년은 얼마나 영화를 볼 수 있을지 꾸준히 볼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올해의 결산이 조금 더 아쉬움이 남습니다. 많이 볼 수 있을때 많이 봐둬야 하는데 항상 삶은 뜻대로 되지 않는 것 같네요. 거두절미하고 2022년 12월 마지막주에 개봉한 영화부터 올해 12월 넷째 주까지 개봉한 영화들을 대상으로 그 중에서 직접 본 영화들을 대상으로 베스트를 뽑아봤습니다. 미처 못보거나 놓친 영화들도 많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주관적인, 아주 주관적인 순위이며 평점을 지우고 남겨진 인상과 취향만으로 뽑아 봤습니다. 내년 영화계 특히 한국 영화계가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잘 버티면 또 기회가 올지도 모릅니다.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일단 특별언급부터 하겠습니다. 올해 유독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경계에 있는 영화들이 많이 개봉했...

2023.12.28
2023년 올해의 OTT 영화 베스트 10

올해 많은 OTT 영화들이 개봉했다. 하지만 갈수록 임팩트 있는 영화들이 많이 사라지는 것 같다. 마치 영화계가 어느 정도 자리잡히자 기획형 블록버스터나 적당한 오락 영화만 만들듯이 OTT들도 그런 영화가 나오는 듯 하다. 실험적인 영화들도 있었지만 확실히 예전만큼은 덜 보이는 것 같다. 물론 OTT들이 많아져서 해당 소식을 알기가 어려운 점도 있었다. 그래서 미처 보지 못한 영화도 많다. 이제는 정말 콘텐츠 나오는 걸 따라잡기도 힘들 정도이다. 어쨌든 올해 본 OTT 개봉 영화들중 한국, 해외 구분하지 않고 상위 20개를 뽑아봤다. 정말 지극히 주관적인 순위이다. 평점을 생각하지 않고 적당히 기억에 남고 인상에 남은 걸 기준으로 뽑았기에 최신에 본 영화들이 아무래도 더 후광효과가 있을 가능성도 없잖아 있다. 사실 많이 보다보면 기억과 인상도 희미해진다. 하지만 순위로 뽑아본다는 거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20위 https://blog.naver.com/renorous/222984744379 트루 마더스 ( 견뎌내야 할 무게와 책임을 쉽게 포기할 수는 없기에 )-평점 6점 자연주의와 휴머니즘이 살아있는 사회 풍자극에 날카로운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다. 츠지무라 미즈키 ... blog.naver.com OTT영화로 개봉했지만 가와세 나오미 감독 특유의 시대의식과 사회문제의식이 돋보이는 영화였다. 독립영화이기에 가능한 지점...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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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올해의 상반기 외국영화(개봉영화)베스트 10

겨우 상반기(아니 벌써 상반기가??)만 지났는데 올해도 역시나 해외 영화의 공습이 거셌습니다. 매년 불리했지만 2023년 엔데믹 이후, 한국 영화 위기론이 본격적으로 터지면서 더더욱 위축된 영화시장에 외국영화들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풀리면서 더 차이를 벌리게 된 것 같습니다. 상업영화는 물론 각종 해외 영화제 수상작까지 10개만 뽑는다는게 괴로울 정도였습니다. 결국 20개를 뽑게 되었습니다. 무려 상반기 결산일 뿐인데도. 올해 마무리일때의 결산은 얼마나 더 힘들지 가히 예상이 가지 않습니다. 아직도 더 많은 영화들이 대기중이니까요. 거두절미하고 언제나 그랬듯 기준은 2022년 12월 마지막주 28일 개봉한 영화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개봉한 영화들 중에서 순위를 뽑았습니다. 직접 본 영화들입니다. 평점을 기준으로 1차 후보들을 추린 뒤 평점을 지우고 남겨진 인상과 주관적인 취향만으로 순위를 선정하였습니다. 흥미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워낙 좋은 영화들이 많아 순위 자체가 무의미한것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 과정에서 제 취향이나 다시 한 번 영화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순간들이 됐다고 봅니다. 일단 20위부터 과감히 선정했습니다. 20위 '존윅4'입니다. 어떻게보면 반복적이고 장르적인 영화이며 단점과 개연성 부족도 보이지만 장르성과 컨셉을 끝까지 밀어붙인 굉장한 액션 영화가 됐습니다. 게다가 앞서의 이야기들을 다 정리하는 기회도 됐...

2023.06.30
2022.04.03참여 콘텐츠 1
모럴센스 ( 채찍을 설명하기보다 바람 소리나게 휘둘러야 한다 )-평점4.5점

모럴센스 감독 박현진 출연 서현, 이준영 개봉 대한민국 리뷰보기 웹툰 원작으로 '6년째 연애중', '좋아해줘', '출중한 여자'를 연출했던 박현진 감독이 맡았다. 사실 한국에서는 꽤 민감한 소재이기도 해서 넷플릭스이기에 가능한 작품 제작이었다고도 보여진다. 하지만 이미 과거에 더 수위도 높고 솔직했던 '페스티발'이라는 영화도 있었다. 그러나 과거보다 묘하게 더 수위에 대한 검열과 통제성이 높아진 민감한 시대이기에 조심성이 많이 보이는 작품이다. 원작도 순정만화 톤이었다고는 하나 영화도 그다지 실험적이려 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는 순한맛 소재로 펼쳐지면서 오히려 장르적으로도 애매한 지점을 만들었다. OTT임을 고려해서 더 과감하던지 했어야 하는데 굉장히 설명적이고 소개적이며, 그런 요소들을 뺀다면 웬만한 멜로, 로맨스, 로맨틱 코메디 장르에서의 흔하디 흔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영화라기보다도 웹드라마에 가까운 형태가 되어버렸다. 한국판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같은 시도의 도전이 필요해 보였다. 게다가 민감한 소재인만큼 대중성보다는 극소수 매니아들을 위한 다양성과 더 전문성적인 디테일을 지향했어야 했지만 너무 의식하는 바람에 19금 표시가 무안해질 정도로 약화됐다. 웹툰이라는 매체에서는 그렇더라도 통할 부분이 있겠지만 영화에서는 더 무미건조, 무색무취쪽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또한 장면적으로 위험한 요소나 폭력적인 요소 또한 애매하게 ...

2022.04.03
2023.05.27참여 콘텐츠 1
범죄도시3 ( 마블리식 코미디와 원펀치로 간신히 끌고나가는 시리즈)-평점 4.5점

범죄도시3 감독 이상용 출연 마동석, 이준혁, 아오키 무네타카 개봉 2023. 05. 31. 마블리 마석도 형사가 돌아왔다. 8부작 시리즈를 선언한만큼 중요한 도약 단계의 3번째가 시작된 것이다. 속편까지는 보통 전작의 힘을 받지만 3편부터는 보통 거리감 때문에 무너지거나 심하게 변주하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시리즈물들 중에 3편이 성공한 사례는 더 보기 힘든 이유이다. 아니면 분노의 질주 시리즈처럼 그냥 꿋꿋이 밀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 마동석 사단은 후자를 택한 것 같다. 일단 전작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아주 중요한 주인공 히어로 캐릭터의 특성을 그대로 이어간다. 대신 좀 더 편치의 역동성을 가미하고 코미디에 힘을 줬다. 장점을 더 강점화 한 것이다. 하지만 2편에서부터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 악당의 문제가 역시나 불거진 듯 하다. 사실상 마석도 형사 외에는 잘 보이지도 각인되지도 않는다. 악역들이 제 실력을 드러낼 공간과 갭이 너무 좁기 때문이다. 속편에서 새로운 악당의 등장으로 강화에 성공한 예는 '다크나이트'의 조커가 있다. 그만큼 강력해야 한다. 오히려 주인공처럼 내세워도 된다. 왜냐면 어차피 진짜 주인공은 히어로이고 히어로의 손에 의해 끝날 것은 장르적으로 정해져 있으니까. 하지만 이점을 간과한듯 하다. 물론 악당들의 공간은 있다. 하지만 너무 생략되어 있고 오히려 이미 잘 아는 마 형사를 중심으로 이어간다. 그것도 그...

2023.05.27
3일 전참여 콘텐츠 104
비버리 힐스 캅: 엑셀 F ( 전설이 돌아오기까지는 했다 )-평점5점

이미지 준비중 비버리 힐스 캅: 액셀 F 감독 마크 몰로이 출연 에디 머피, 조셉 고든 레빗, 테일러 페이지, 케빈 베이컨, 저지 레인홀드, 존 애쉬튼, 폴 레이저, 브론슨 핀초트 개봉 2024.07.03. 에디 머피의 강력한 출세작인 비버리 힐스 캅이 40여년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넷플릭스 오리제널로 제작됐는데 요즘에 부는 시리즈 리부팅이나 프리퀄 같은 복고풍을 그냥 시리즈 이어나가기로 정면돌파한 시도 같다. 게다가 알려진바로는 이 작품이 장편 데뷔작인 호주출신의 마크 몰로이라는 낯선 감독을 내세운 것도 흥미롭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진만큼 여러 새로운 시도를 할만한데 계승에 가깝고, 명성있는 감독을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제작에는 과거 원작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가 참여하긴 했다. 실제로 영화 속의 인물들은 과거 시리즈에 나왔던 배우들의 대거 복귀가 발견된다. 까메오라고 하기에도 비중이 높거나 많이 나오는 편이다. 게다가 주인공도 그대로 나이 먹은 설정으로 나오기에 여러 한계가 많이 보이는 편이다. 과거처럼 호쾌한 액션이나 상황을 연출하기도 어렵고, 전반적인 올드함이 깔려있게 된다. 하지만 이를 팬덤으로 활용하려는 부분이 보인다. 과거 시리즈에 향수를 느낀 팬들을 위한 선물이자 후속시리즈에서 주요 인물을 교체할 것처럼 보이는 모습도 보이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드라마로도 바꿀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야기나 전개방식은...

3일 전
히트맨 / 2024 ( 감정과 윤리의 아이러니 어딘가에서)-평점 5점

히트맨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출연 글렌 포웰, 아드리아 아르호나, 오스틴 아멜리오 개봉 2024.06.07. 비포 시리즈로 유명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실화를 바탕으로 연출한 영화를 넷플리스를 통해 개봉됐다. '보이후드'나 '어디갔어 버나뎃'처럼 실화나 원작이 있는 영화도 줄곧 만들던 감독이라 이번 행보도 익숙해 보이지만 장르적으로는 흥미로운 행보였다. 킬러처럼 연기하는 사내 역할이라니. 게다가 이를 요즘 뜨고 있는 글렌 포웰 배우가 맡고, 아드리아 아르호나가 맡아서 더 기대되는 지점이 있었다. 하지만 확실히 장점과 단점이 뚜렷이 보이는 영화였다. 일단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항상 관심있는 부분이 있는데 윤리적인 부분이나 휴머니즘이다. 그 부분이 살아있는 소재이긴 했다. 문제는 감독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장르적인 이야기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장르적인 부분이 모호해져 버렸다. 블랙코미디도 코미디도, 그렇다고 변형 로코도 아니었다. 어느 한 장르의 색을 살리기보단 실화를 중심으로 그 전개와 과정에 더 집중했다. 덕분에 감독이 찾고자한 부분이 조금 빛나긴 했지만 결국 장르적인 부분이 필요성에 의해 끼어들게 되면서 요즘 장르에 비해 이야기들이 늦어지게 됐다. 사실상 중반부부터 끌고나가도 상관없으 이야기이자 그럴수록 후반부에 더 아이디어와 장르적인 색채가 진해지면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수 있는데 생각보다 늦게 시작하고 ...

2024.06.16
괴물 나무꾼 ( 단편적인 설정으로만 활용한 괴물 )-평점 4.5점

넷플릭스 오리지널 일본 영화이다. 쿠라이 마유스케 작가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영화이다. '짚의 방패', '신이 말하는 대로'를 연출했고, 우리나라에서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커넥트'를 연출해서 인연이 있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주로 범죄스릴러나 강력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편인 카메나시 카즈야가 주연을 맡았다. 중요한 친구역으로는 단역으로 참가해도 언제나 존재감을 발하는 소메타니 쇼타가 연기했다. 사실 이 영화는 소설이 원작인만큼 꽤 흥미로운 구석이 많은 독특한 설정을 갖고 있다. 흔히 알려진 사이코패스의 특징과 장단점을 활용해 범죄 스릴러로 이끄는데다 시점이 당사자성을 띠기에 여러모로 다룰만한 구석이 많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난점도 보이는데 액자식 구조로 영화속 동화를 활용하면서도 소설보다 더 좁은 영화의 런닝타임안에서 풀어야 한다는 점이다. 과연 이 지점 때문인지 영화는 느리고 흥미롭게 진행하다가 급히 달리면서 일본식 만화적 각성과 대사처리, 이야기 방식을 급하게 끌어내면서 흥미로운 부분들을 많이 까먹는다. 특히 가장 흥미로운 사이코패스의 영역과 이를 인간의 딜레마적인 방식으로 다루는 것, 그리과 과거 사건과 연결하면서 의미의 시너지를 내려는 부분들에서 급격히 무너졌다. 아울러 미스테리가 풀리면서 드러나는 것도 지나치게 설명적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소설에서는 모르겠지만 영화에서는 개연성마저 조금씩 무너진다. 알...

2024.06.04
아틀라스 / 2024 ( 익숙한 게임과 장르물에 한숟갈 더한다 )-평점 4점

아틀라스 감독 브래드 페이튼 출연 제니퍼 로페즈, 시무 리우, 스털링 K. 브라운 개봉 2024.05.24. '샌 안드레아스'과 '램페이지'를 연출했던 브래드 페이튼 감독이 SF영화를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연출했다. 제니퍼 로페즈가 주연을 맡았으며 제작에도 참여했다. 설정은 아주 단순하다. AI가 인간의 명을 어기고 지구의 인간들을 죽이려다 외계 행성으로 도망친 미래에 그 AI를 잡으러 간다는 것이다. 사실상 설정보다는 찾으러가는 과정과 액션이 대부분인 이야기다. 즉, 이 영화의 핵심은 액션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정작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AI와 인간의 뉴럴링크 같은 부분에 초점을 뒀다. 결국엔 인간과 AI의 공존과 그 가능성, 위험성에 대해서 장르적으로 푼 것인데 문제는 이 지점들이 그다지 흥미롭지도 않은데다 이미 너무 많이 다뤄진 지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불신의 지점이나 AI윤리에 관한 철학적인 부분들도 얕은 편이다. 게다가 액션도 반란군의 이야기가 나오는 '스타워즈'시리즈에서 많이 썼던 것 같은 이야기나 '스타트랙'시리즈 같은데서 에피소드로 나오는 형태의 한 꼭지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상 클리셰들이 많이 쓰였고, 그 범위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이야기가 된 것이다. 가상의 행성이나 모험 과정 자체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흥미로운 지점은 여러 기계 디자인이다. 역시나 익숙한 수트의 형태나 기계들의 모습이었지만 활동범위와 가동...

2024.05.27
골든 카무이 ( 오래된 서부극과 그 시대에 대한 일본만화식 래퍼런스 실사화 )-평점 4.5점

이미지 준비중 골든 카무이 감독 쿠보 시게아키 출연 야마자키 켄토, 야마다 안나, 마에다 고든 개봉 2024.05.19. 일본에서 만화상을 받을 정도로 오래 연재되고 개성적인 만화가 넷플릭스에 의해 실사 영화로 거듭났다. 그래선지 사실 많은 일본 만화 실사 영화들의 단점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만화적인 캐릭터와 과장미, 만화의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대로 이어받은 분장이나 이야기 형태들이 그랬다. 여기에 넷플릭스가 투자에 오케이 했을만한 소수민족이자 차별받은 민족으로 유명한 아이누족까지 등장하면서 애매한 지점까지 갖춘 이야기가 됐다. 게다가 무엇보다 기본 서사자체가 이미 고전적인 형식과 이야기를 따른다. 시대 배경탓도 있지만 누가봐도 여러 서부극이나 과거 일본 영화 전성기의 구로사와 아키라풍 같은 요소들이 래퍼런스와 오마쥬로 많이 활용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용 전개는 금을 차지하려는 올드함은 물론 그를 위한 억지적인 개연성들이 많다보니 우연에 의한 것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 원작의 매력적인 요소들을 최대한 다 넣으려고 하는 부분도 보이는데 가령 음식에 대한 여러 모습과 평가라든가, 아이누족에 대한 간략하지만 설명적인 부분과 신비적으로 활용하려는 모습, 당시 일본 제국군와 군국주의에 대한 여러 과장된 모습들이 그렇다. 한마디로 그 시대에 대한 밈과 판타지를 다 만화적으로 과장시켜 활용하려 했다. 물론 아이누족에 초점에 맞...

2024.05.25
2022.10.22참여 콘텐츠 1
로스트 도터 ( 현재에 간신히 버티고 있는 삶이라는 실체에 관하여 )-평점 7.5점

로스트 도터 감독 매기 질렌할 출연 올리비아 콜맨, 다코타 존슨, 제시 버클리 개봉 2022.07.14. 미국, 영국, 이스라엘, 그리스 리뷰보기 매기 질렌할 배우의 감독 데뷔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이다. 강인한 여성을 주로 그리는 엘레나 페란테 작가의 '잃어버린 사랑'이 원작이라고 한다. '나쁜 사랑'이라는 3부작 중에 나머지도 영화화나 드라마화가 이미 된 것을 보면 엄청난 작가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매기 질렌할 감독도 보통이 아닌듯 하다. 배우 출신 감독들의 공통점이자 장점인 캐릭터를 중심으로 그 깊은 감정선을 영화적으로 표현해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책에서만 가능한 감정의 질감들을 최대한 영화 매체로 이끌어낸 것이다. 하지만 일단 영화는 책의 영향인지 굉장히 구조적으로 보인다. (평론가들이 더 좋아할 수도 있겠다.) 주된 여성이 3명이 나오는데 이를 잘 활용한 것이다. 각각 자신의 과거들의 한 순간을 대표하면서 동시에 현재 자신의 감정선의 트라우마이자 죄책감의 도화선이 된다. 그리고 이 구조를 활용하고 캐릭터들을 자꾸 마주치게 하면서 책에서도 시도하려 했던 것 같은 물음을 이끌어낸다. 당연시 되는 엄마라는 위치와 역할, 그리고 사회적인 위치에서 한 개인의 의미에 대해. 사실 여기에는 언제나 두 가지 대답이 존재한다. 따라라와 마음대로 해라. 어느 것도 정답은 아니다. 완벽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개 한 쪽이 다수가 되...

2022.07.01
2024.06.22참여 콘텐츠 1
미드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2021), Mare of Easttown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연출 미등록 출연 케이트 윈슬렛, 줄리안 니콜슨, 진 스마트, 앵거리 라이스, 에반 피터스, 가이 피어스, 케일리 스패니, 데이비드 덴맨, 존 더글러스 톰슨, 패트릭 머니, 제임스 매카들, 소시 베이컨, 조 티페트, 닐 허프 방송 2021, 미국 HBO 미드의 명가 HBO오리지널로 만들어진 7부작 작품이다. 사실 이 드라마는 케이트 윈슬렛이 실감나는 현실의 형사 역을 맡았다는 것보다 제목에서부터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풍기는 게 흥미롭다. 단순하게는 주인공 이름인 동부타운에 사는 메어이지만 사실 메어가 암말이라는 뜻과 함께 어지럽히다 같은 뜻이 있는 걸 고려하면 은유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가 흔히 아는 나이트메어의 그 메어도 같은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뒤에 붙는 것은 동부타운이다. 가볍게 생각하면 그냥 동부마을이지만 극중에 신부가 등장하는 것처럼 기독교에서의 동쪽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아니나 다를까. 이 드라마는 이미 엉망이 된 현실의 모든 것들을 다루고 있다. 겉으로는 범죄 스릴러의 탈을 썼지만 실질적으로는 가족 드라마이자 동네 드라마이자 미국적 삶과 미국인들의 이야기를 포괄적으로 은유한다. 이때 미국의 동부라는 것으로 다시 대입해 생각해보면 여러 차별과 마약, 총기, 불륜, 매춘 같은 여러가지 사회 문제적인 것들을 가리킨다는 것도 느껴진다. 그래선지 주인공은 그 문제를 갖고 있으면서도 그 문...

2024.06.22
2024.06.27참여 콘텐츠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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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올해의 상반기 한국영화(개봉영화) 베스트 10

최근 들어서 매년 영화계가 위기다 했지만 올해는 정말 확실하게 위가가 체감되는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상반기 영화를 정리하다보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게 합니다. 물론 제가 더 많은 영화를 접하지 못한 탓도 있고, 주관적인 취향도 반영되기에 그렇게 느낄 수도 있지만 물량이나 화제성 면에서도 많이 약화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역시 매년 하는 소리지만 한국 영화 순위 뽑기는 나날이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뽑아봤습니다. 일단 당연하게도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6월 마지막주까지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들을 대상으로 하였고, 그 중에서 제가 직접 본 영화들중에서만 순위를 선정하였습니다. 어디까지나 지극히 주관적인 취향 순위입니다. 특정 기준으로 영화 후보들을 뽑고 평점을 지운채 남겨진 인상만으로 뽑았습니다. 참고로 못보거나 놓친 영화들도 많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과거보다 길게 극장에 걸린 영화들도 있지만, 개봉하자마자 얼마 안돼서 내리는 영화들도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10위.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입니다. 가장 최근에 본 다큐 영화이기도 합니다. 사실 근처에 사는 사람들조차도 모르거나 알더라도 놓치기 쉬운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찍은 다큐입니다. 단순히 재개발·재건축만 생각하던 사람들과 왜 꼭 다 밀어버리고 아파트만 지어야 하나라고 한번쯤 생각해 본 사람들에게 더 와닿는 다큐이기도 합니다. 어떤 것을 남기고 어떻게...

20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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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올해의 상반기 외국영화(개봉영화)베스트 10

겨우 상반기(아니 벌써 상반기가??)만 지났는데 올해도 역시나 해외 영화의 공습이 거셌습니다. 매년 불리했지만 2023년 엔데믹 이후, 한국 영화 위기론이 본격적으로 터지면서 더더욱 위축된 영화시장에 외국영화들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풀리면서 더 차이를 벌리게 된 것 같습니다. 상업영화는 물론 각종 해외 영화제 수상작까지 10개만 뽑는다는게 괴로울 정도였습니다. 결국 20개를 뽑게 되었습니다. 무려 상반기 결산일 뿐인데도. 올해 마무리일때의 결산은 얼마나 더 힘들지 가히 예상이 가지 않습니다. 아직도 더 많은 영화들이 대기중이니까요. 거두절미하고 언제나 그랬듯 기준은 2022년 12월 마지막주 28일 개봉한 영화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개봉한 영화들 중에서 순위를 뽑았습니다. 직접 본 영화들입니다. 평점을 기준으로 1차 후보들을 추린 뒤 평점을 지우고 남겨진 인상과 주관적인 취향만으로 순위를 선정하였습니다. 흥미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워낙 좋은 영화들이 많아 순위 자체가 무의미한것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 과정에서 제 취향이나 다시 한 번 영화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순간들이 됐다고 봅니다. 일단 20위부터 과감히 선정했습니다. 20위 '존윅4'입니다. 어떻게보면 반복적이고 장르적인 영화이며 단점과 개연성 부족도 보이지만 장르성과 컨셉을 끝까지 밀어붙인 굉장한 액션 영화가 됐습니다. 게다가 앞서의 이야기들을 다 정리하는 기회도 됐...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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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올해의 상반기 한국 영화(개봉영화)베스트 10

올해 상반기는 한국 영화에는 거의 혹한기였던 것 같습니다. 크게 흥행한 영화도 없다시피하고, 영화계 위기설이 내부에서 외부로 터져나와 공식 뉴스화되고, 심지어는 영화 티켓 가격 이슈까지 터졌습니다. 여기에 OTT관련 뉴스와 영화 제작사들의 내부 문제까지 터지면서 대내외적으로 영화계 위기가 현실로 체감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선지 여느 때보다 더 잔잔하거나 건조한 감성의 독립영화들이 힘을 낸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절망과 그 절망을 다뤄내는 현실적인 부분도 많았습니다. 위기 뒤에 기회가 오니 영화계가 더 힘을 내고 버텼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움을 극복해야 진정한 변화가 이뤄지니까요.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입니다. 거두절미하고 언제나 그렇듯 기준은 2022년 12월 마지막주 28일에 개봉한 영화부터 올해 2023년 6월 29일까지 개봉한 영화들을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직접 관람한 영화들을 최소한의 평점 기준으로 후보를 추출한 뒤 평점을 지우고 남겨진 인상만으로 아주 주관적인 순위를 매겼습니다 흥미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오래 붙잡고 있을수록 계속 순위도 바뀌고 여러 영향도 받기에 과감히 선정하였음을 밝힙니다. 특별 언급입니다. 개인적으로 10개만 뽑기에 아까운 영화가 있어섭니다. 11위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입니다. 저출산, 지방소멸 시대에 더 의미있는 다큐입니다. 방과후 마을 교사라는 직업이 있고, 공동 육아...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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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상반기 OTT 영화 베스트 10

달라진 시대에 맞춰 OTT 드라마 상반기 순위를 했으니 OTT 영화들의 결산도 하게 됐다. 사실 드라마만큼이나 오리지널 영화도 곳곳에 흩어져 있기에 다 제때 챙겨 보기가 힘들다. 심지어 어떤 것은 개봉했는데 한국에만 OTT개봉하거나 동시 개봉도 있어서 헷갈리기도 하고, 정확히 오리지널이라는 지표가 흔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드라마보다 영화가 더 많음에도 추천하거나 굉장한 영화들은 적다는 점이었다. 아무래도 OTT들이 영화보다 드라마에 더 신경써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시청자들을 오래잡아두기에는 드라마 시리즈가 낫고, 짧게 잡아두기에는 예능이 더 나으니. 어쨌든 OTT 오리지널 제작 영화중에 2023년 상반기(1~6월) 본 영화들의 베스트를 뽑아 봤다. 역시 드라마처럼 제때 보기 힘들고 놓친게 많으며 예전보다 홍보를 덜 하다보니 정보가 부족한 편이기도 하다. OTT 오리지널 개봉 영화만 기준으로 잡았다. 주관적이고 취향적인 인상 순위이며, 없는 경우에는 못봤을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실망하거나 아쉬운 경우일수도 있다. 흥미로 봐주길 바란다. 일단 조금 부족해도 10편을 뽑아봤다. 10위 '익스트랙션2'이다. 1편이 액션 위주였고, 단순한 이야기로 갔다면 2편은 사실상 프리퀄 성격같은 후속작으로 1편에서 말하지 않은 주인공의 서사와 악당의 서사들까지 갖추면서 조금 더 입체성을 띠게 되었다. 무엇보다 요즘 다시 불기 시작하는 ...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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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외국 OTT 베스트 10

매년 개봉영화 결산만 하다보니 점차 파이가 커진 OTT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OTT의 경우 일주일 개봉 같은 개봉을 거치거나 아예 극장 개봉을 거치지 않는 경우도 많아 기준을 잡기가 애매합니다. 또 영화보다 접근성이 좋은 편이면서도 너무 많아서 다 보기 힘든 접근성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결국 시간과의 싸움 같습니다. 그렇다고 의무적으로 다 볼 수도 없고요. OTT물량 공세가 무섭습니다. 하지만 그런만큼 저비용 고효율이나 너무 기획적이고 대중성만 고려하거나 그 기준을 낮게 잡아서 극장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집에서 보는 게 극장만큼의 환경일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선지 OTT의 경우 드라마가 더 상대적으로 고퀄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시청한, 시청할 수 있었던 작품들 중에서 인상적인 순위를 골라봤습니다. 일단 보너스로 드라마 순위부터 공개하겠습니다. 못 본게 많고 인상적이고 주관적인 평가이니 흥미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드라마의 경우는 평점을 매기지 않아 더더욱 인상으로만 판단하게 됐네요. 드라마 부문 베스트 10 10위 '하우스 오브 드래곤'입니다. 워낙 왕좌의 게임이 강력했던만큼 기대치를 아무리 낮추려고 해도 높아져 있는 상태로 봤습니다. 외전이자 프리퀄에 가깝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탄탄한 세계관에 기대고 있고, 정치적인 부분을 흥...

2022.12.25
2023.08.15참여 콘텐츠 1
오펜하이머 ( 폭발의 섬광과 열기가 도착하기까지 )-평점 9점

오펜하이머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킬리언 머피, 에밀리 블런트, 맷 데이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플로렌스 퓨, 조쉬 하트넷, 케이시 애플렉, 라미 말렉, 케네스 브래너 개봉 2023.08.15.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야심작이 또 개봉했다. 사실 이전까지의 행보에 비하면 오히려 작은 스케일과 소재가 아닐까도 싶었다. 왜냐하면 우주나 시간, 꿈, 정의감 같은 걸 다루던 사람이 핵폭탄의 아버지인 오펜하이머라는 인물 전기 영화를 만들었으니까. 물론 한편으로는 역시나 영리한 기획이다 싶었다. 사람들은 핵폭탄에 주목할테니까. 하지만 그는 사람에 주목한 영화를 내놨다. 그래서 이 영화는 굉장히 어려운 한계점들이 많이 보였다. 인물의 전기 영화일수록 대서사시가 될 수밖에 없고 당연히 런닝타임도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특성상 핵폭탄 연출도 할테니 당연히 더 길어질 것이다. 여기에 핵폭탄이 장점이자 단점이 되는데 핵폭탄을 빼면 일반 대중에게는 흥미거리 요소가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핵폭발의 원리나 당시에 특이점이 왔던 물리학계를 다 다루거나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하지만 적당히 설명해야 오펜하이머를 다룰 수 있다. 이 난제를 크리스토퍼 놀란은 해냈다. 생각보다 그는 플롯의 대가인데 이번에는 흑백 연출을 보통 과거에다 쓰는 것과는 달리 사실상의 숨겨진 핵심 플롯에다 적용시켰다. 그리고는 핵폭탄을 징검다리 삼아 앞뒤로 오펜...

2023.08.15
2021.12.27참여 콘텐츠 1
비바리움 ( 냉소적으로 납작하게 압축한 현대인의 삶과 가정 )-평점6점

비바리움 감독 로칸 피네건 출연 이모겐 푸츠, 제시 아이젠버그 개봉 2020.07.16. 미국, 덴마크, 아일랜드, 벨기에 리뷰보기 비바리움은 관찰이나 연구를 목적으로 동물이나 식물을 가두어 사육하는 공간을 가리킨다. 과감히 이것을 제목을 택한 로어칸 피네건 감독은 단편 시절부터 관심이 있었던 미스테리 공포 장르와 상징 표현주의를 적용한 독특한 미장센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집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미로처럼 구성된 형태들이 압권이다. 하지만 사실 이야기는 단순한 편이다. 다만 이를 수수께끼 같은 미스테리로 끌어가는 분위기가 큰 편이다. 그래선지 당연하게도 미장센에 힘이 많이 주어져 있고, 돋보이는 편이다. 답답한 느낌을 많이 주고 우리가 흔히 성냥갑이라 불리는 비슷하고 정제된 패턴이 가득하다. 다른 말로 인공적인 느낌이다. 하지만 장르 코드가 SF로 붙은 것 답지 않게 미국의 50년대 느낌이 나기도 한다. 최첨단 분위기가 아니라 당시 바보상자로 대변되던 TV처럼 아날로그적인 코드가 가득한 것이다. 모던 회화 같은 느낌과 파스텔 톤도 그 이미지를 돕는다. 하지만 미장센보다 더 신경쓴 지점은 인물들의 내면이었다. 심리적인 부분을 파고들었다. 서서히 변해가는 상태를 표현하는데 공을 들이고, 이를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상징물들로 치환시켰다. 담배나 사다리, 구름 같은 것들이나 땅파기, 쫓기, 비명지르기 등의 강력한 상태를 반영하는 행동들로...

2020.07.06
2024.03.15참여 콘텐츠 32
넷플 다큐 터닝포인트: 핵무기와 냉전 (2024), Turning Point: The Bomb and the Cold War

넷플릭스에서 굉장히 시의성이 높은 다큐를 내놨다. 넷플릭스이기에 가능하면서도 가장 넷플릭스다운 분야중에 하나인 다큐 제작방식을 활용해서 말이다. 민감한 이야기를 과감히 하는 것이다. 제목만 보면 핵무기와 냉전시대의 과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시작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여준다. 현재진행형이라는 암묵적인 메시지다. 그래선지 냉전의 핵심인 공산국가와 구소련(USSR로 불리거나 소비에트 공화국으로 불리던)이 중심이다. 나치에서 시작하지만 오펜하이머를 거쳐 소련과 러시아로 귀결되는 그 이야기를 넷플릭스답게 거칠고 간략하게 다룬다. 하지만 이 방식의 장점이 가득하다. 거시적으로 다뤘기에 디테일은 약하거나 빠르게 지나치지만 그만큼 전반적은 흐름을 알 수 있게 되고, 어떻게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왠지 또 다른 큰 축인 중국과 북한, 혹은 이란까지의 이야기들은 이악물고 안 다루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대신 문화혁명의 실체를 잠깐 보여주기는 한다. 아무래도 신냉전보다 구냉전과의 연결성을 더 중심에 놓은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마 시즌2가 제작된다면 중국이 메인이 될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북한도 낄 것이다. 그만큼 시의성이 높은 다큐이고, 생각보다 오래된 역사의 반복이며, 오래전부터 일어난 일들의 결과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냉전은 어쩌면 끝난 것이 아니라 잠시 휴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팬데믹 이...

2024.03.15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 ( 다시 되돌아 볼 수밖에 없는 현실 )-평점 6점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 감독 바오 뉴엔 출연 미등록 개봉 2024.01.29.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이다. 1985년 1월 LA의 한 스튜디오에서 전설적인 음반 녹음이 벌어졌다. 훗날 우리가 듣게 되는 아프리카를 위한 미국의 노래 '위 아 더 월드'이다. 당시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워보였던 프로젝트였다. 오늘날처럼 핸드폰이 흔한 것도 아니었고, 당대 톱스타 가수들은 이미 몇달씩 스케줄이 밀려있고, 무대 뒷편에서 벌어지는 라이벌과의 신경전 같은 것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들인 가수들의 모임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걸 해냈고, 그걸 다큐로 담았다. 약 40여년이 지난 지금 이 다큐를 다루는 이유는 흥미롭다. 다시 그 때의 그 의미와 정신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세계화의 정점이전에 만들어진 일화이자 당시의 녹음이었다면 지금은 다시 세계가 분열되기 시작하고, 갈라지며, 개인화 되기 시작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더 모이기 어려운 시절에 모였던 일화를 떠올리며 다시금 되새길 정신과 의미가 있었다. 그래선지 다큐는 정말 대단했다는 그 과정을 보여주면서도 한편으로 의미에 대해서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물론 그 중심에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가 있었음도 강조한다. 두 사람이 그 의미에 대해서 가장 잘 알았고 그걸 해내려 했으며, 다른 가수들의 모임과 섭외도 어쩌면 그들을 통해서 가능했으며 연대의 상징과 구심점이 되었기 ...

2024.02.01
가상의 가상화폐 ( 가짜라는 이미지가 돈이 될 수 있는 과정과 실체 )-평점 5점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사실 이 다큐멘터리는 여러모로 화가나게 만드는데 2000년대 이후 여러 거품을 이용한 사기 형태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이전까지의 스타트업 거품이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이슈만으로도 투자가 이뤄지던 형태의 한 여파이기도 하다. 예전 우리나라의 닷컴 벤처 투자 붐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론 머스크도 탄생하고,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들도 탄생했지만 그 성공의 후광을 이용한 사람들이 더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거기에다 지금까지도 말이 많은 가상화폐 사기였으니. 그래서 한국측 제목이나 미국측 제목이나 의미가 비슷하다. 가상이라는 허상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한국측 제목도 어울리고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의 이름을 이용한 연결성, 가짜가 진짜로 여겨지게 만드는 그 돈의 흐름과 사기 내러티브의 흐름을 추적했다는 점에선 Bitconned이란 미국측 제목이 어울리기 때문이다. 즉, 어쩌면 이 영화는 그동안 비트코인에 대한 장단점을 이야기하거나 그 허점을 이야기하는 것의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장점이 있고, 활용 가치가 있는 수단이지만 그 위험성을 확실하게 더 부각시킨 것이다. 그리고도 뻔뻔하고도 당당하게 계속 이어나가거나 방향을 틀어서 또 하고 있는 그들을 솔직, 화가나게 비춘 것이다. 그래선지 대놓고 본인들이 직접 출연하는 것도 황당함이 들었다. 그...

2024.01.15
넷플 다큐 캡틴스 오브 더 월드 (2023), Captains of the World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조별리그와 결승 토너먼트까지를 담은 다큐이다. 당연하게도? 축구의 나라 영국이 만들었다. 2022년 월드컵을 전방위로 취재하고 그걸 엮은 다큐인데 공개 시기를 고민하다 열기가 좀 식은 후에 공개하게 된 것 같다. 왜냐면 이 다큐를 볼 대부분의 축구 팬들은 이미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적당히 잊어버리고 다시 객관적으로 그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을 고민한 것이다. 그래선지 다큐의 흥미로운 구석은 경기라기보다 경기전의 분위기와 인터뷰, 그것과 대비되거나 유사되는 경기 결과와 태도 등이다. 또한 축구의 오래된 라이벌 역사나 경기외적인 역사이야기까지도 넣어서 여러모로 월드컵을 입체적으로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만든 다큐이다. 하지만 역시나 상대적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는 덜 다뤄졌고 그나마 아시아는 거의 패싱에 가깝다. 물론 전반적으로 아시아가 약한 전력이긴 했다지만 다른 나라들은 역사와 라이벌 구도까지 다뤄준 걸 생각하면 특히 많이 약화됐고, 한국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그나마 영국이기에 손흥민 정도만 다뤄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32개국의 이야기를 6부작으로 다 담을 수 없을만큼 크기에 취사선택을 한 것이며 그 과정에서 희생당하는 부분이 있었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놓치지 않았다. 캡틴스라고 했지만 실질적인 카타르 월드컵의 스타이자 핵심 캡틴인 메시의 이야기를 말이다. 사실 그 때문에 더 만들어진 다큐 같...

2024.01.01
아메리칸 심포니 ( 문화적 시대적 디아스포라에 대한 음악적 도전 )-평점 5점

아메리칸 심포니 감독 매튜 하이네만 출연 존 바티스트, 술레이카 자와드 개봉 2023.11.29. 다큐멘터리로 여러 부문에서 상을 받은 적 있는 매튜 하이네만 감독이 이번에는 넷플릭스와 손잡고 음악가 집안 출신으로 그래미에서 가장 최근에 핫했던 존 바티스트의 심포니 프로젝트를 다큐로 담아냈다. 이 프로젝트는 존 바티스트의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이 음악가 집안 출신임에도 정통 음악 코스나 고전 음악같은 쪽을 밟지 않고 길거리에서 뉴올리언스(재즈의 고향인)의 밴드 느낌과 길거리 재즈 느낌을 익혀온 것을 반영하려 했던 프로젝트다. 즉, 이는 제목처럼 어떻게 보면 이민자들의 나라이자 디아스포라의 나라인 미국의 정체성을 유럽의 고전주의적인 클래식으로 담아내 보려한 프로젝트에 가깝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고, 그 과정을 다큐로 담아보려 한 것이다. 이 분야의 베테랑인 매튜 하이네만은 하지만 역시나 중요한 것은 기획하는 과정과 그 의미보다 그 사람을 담으려 하려고 했다. 진짜 의미는 그 사람에게 들어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발생하는데 자꾸 곁가지로 뻗어나가면서 과정이 축소되고, 하나하나의 의미와 결합하는 모습들에서 오는 리허설 같은 부분들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심포니에 대해 다루지만 정작 심포니 측면이 약화되고 존 바티스트의 개인에게만 초점이 자꾸 맞춰지게 됐다. 또 그렇게 되다보니 실제 사연의 강력한 지점들이 치고...

2023.12.02
2024.06.07참여 콘텐츠 1
나쁜 녀석들: 라이드 오어 다이 ( 올드스쿨 영광들의 그림자로 버티기 )-평점 5점

나쁜 녀석들: 라이드 오어 다이 감독 아딜 엘 아르비, 빌랄 팔라 출연 윌 스미스, 마틴 로렌스, 바네사 허진스, 알렉산더 루드윅, 파올라 누녜즈, 에릭 데인, 이안 그루퍼드, 제이콥 시피오 개봉 2024.06.06. 나쁜 녀석들 시리즈가 다시 돌아왔다. 3편의 공동 감독인 아딜 엘 아르비와 빌랄 팔라가 이번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시리즈의 속편이자 속성상 한계점이 많았다. 전형적인 헐리웃의 시리즈 늘리기 형태를 빌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제 시리즈에서 교체하기도 힘든 주연 배우인 윌 스미스와 마틴 로렌스 나이적인 한계도 있었다. 시리즈가 계속 될수록 더 커지거나 화려해야 되지만 그렇기 힘든 분위기인 것이다. 이야기적 한계도 이미 비슷한 시리즈가 너무 많아진 시점이다. 그래선지 이번에는 더더욱 과거의 영광과 시리즈의 힘을 빌려 관성으로 나가려는 듯 했다. 특별 까메오로 전작들의 감독인 마이클 베이가 등장할 정도로 그의 카메라 워킹도 활용하고, 과거 스토리에 나왔던 인물들과 과정들도 최대한 다 활용했다. 시리즈를 쭉 봐왔던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적인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내용은 어쩔 수 없이 많이 보던 과거의 악당과 숨겨진 악당, 알고보니 스토리가 더 있다는 식의 늘리기라 큰 변화없이 비슷한 구성을 취했다. 게다가 오히려 과거보다 약해진 액션 스케일도 많았다. 아무래도 워낙 비슷하거나 큰 스케일로 푼 시리즈들이 많다보니 시리즈의...

2024.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