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블로그에 쓴 거 같긴 한데 지노의 ADHD 증상 중 내가 견디기 가장 힘든 것은 바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지노는 같은 소절의 음악을 반복적으로 부르는데, 보통 8에서 12마디 정도 되고, 그 부분만 계속 반복해서 부른다. 나를 닮아서인지 목청도 좋아서 흥얼흥얼 하기보다는 목청껏 부를 때도 많다. 그 외엔 특별히 문제가 없기에 그게 거슬리지 않으면 넘어가기도 하지만 간혹 그게 너무 힘들 때도 있다. ADHD 약을 먹으면 그 증상이 사라진다. 학교에 가려고 차를 탔는데, 뒤에서 지노가 노래를 부른다면 약을 안 먹인 것이다. 그래서 약을 먹인다. 물론 약 기운이 4-6시간 정도이므로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이 되면 얘는 고장 난 라디오가 되어있다. 저 자의 입에서 같은 소절의 노래가 반복적으로 흘러나온다. 캐나다에서는 캐나다 국가를 매일 아침마다 부르기 때문에 주로 부르는 노래가 그 캐나다 국가와 엄마랑 내가 성가대 연습을 가면 옆에서 놀아아했으므로 그때 들었던 성가곡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는 3학년 선생님이 월마다 노래를 틀어주시는 거 같은데 그 노래를 부르곤 했다. 그중 "쉼이 필요해."는 정말 대박송이다. 누워서 쉬고 있으면서 "나는 쉼이 필요해!"를 고래고래 부르는 어린이를 바라보면.... 귀에서 피가 난다. 잠이 드는 순간을 알아채는 방법은 바로 노랫소리가 멈추는 것이다. 하루 종일 노래를 부르다가 잠이 들면 ...
오 나 정말 개학하고 매일 글 쓰려고 했는데, 안될 때가 있다. 퇴근해서 지노 밥 차려주고 잠깐 운동 다녀오고 나머지 시간에 글을 써야하는데 그때 과하게 데쳐버린 나물처럼 소파에 누워서 내내 핸드폰을 보고 있다. 글 써야하는데..영어공부 해야하는데... 말만 하면서 말이다. 스레드는 그나마 매일 쓴다. 글이 짧기도 하고 (500자 이내) 어차피 임팩트를 주려면 1-2줄도 괜찮기에 짬을 내서 거긴 그렇게 쓰지만 블로그는 그게 안되고 최소 30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야하므로, 쉽게 그 짬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새삼 느꼈는데, 스트레스를 가득 받고 오면 뭘 써야할지 글감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 스트레스 받는 일을 쓸 순 있으나 어디까진 쓰고 어디까진 쓰지 않는다의 가닥을 잡을 정도의 에너지 조차 없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쓰자. 하고 알람을 맞춰놓고 조금 일찍 일어나 글을 쓰기 시작한다. 어제는 우리반에 한 아이가 참..... 그랬다. "우리 선 넘지 말자." 나는 이 말만 여러 번 말했다. 이미 쟤는 선을 넘었기에, 내가 넘지 말자는 거였는지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아리송하다. 다행히 저 말로 아이의 행동은 조절이 되었지만 문제는 그런 류의 일이 하루종일 반복되어 나는 몹시 피곤했다. 1학년 아이들의 3월달의 행동은 생각보다 정말 힘들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마치 20마리의 고양이에게 바르게 자리에 앉으라고하고 줄을 서라고 하는거...
지금까지 반 세우기를 할 때 반가를 꼭 만드는 선생님들을 보며 신기해 했었다. 나는 가사바꾸기가 지루하다. 그걸 바꿔라고 하고 부르라고 하는 것도, 듣는것도 나에겐 고통이라(...음악교육과를 나왔다는게 믿을 수 없다.) 영 하고 싶지 않다. 만들더라도 대충 만들어서 어디론가 던져버리고 아이들이 그 것에 대해서 언급하면 "맞아..그런게 있었지?" 라는 식으로 어물어물 거리며 넘어가기 일쑤였다. 그런 의미에서 내 반이었는데, 반가에 애정을 가지지 못한 선생님의 태도에 상처받았다면 아임쏘쏘리 에브리원. 하지만 이제 나도 반가를 사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윰윰쌤이 AI로 노래를 만드는 사이트를 가르쳐주셨고 어떻게 이야기를 하면 되는지를 이야기 해주셔서 입력을 해보았다. 사이트의 이름은 Suno https://suno.com/home Suno Suno is building a future where anyone can make great music. suno.com 가입은 가볍게 구글로 하면되고, 어느정도 크레딧을 주는데, 그 크레딧이 있는 만큼 무료로 곡을 만들 수 있다. 처음엔 크레딧을 더 주는거 같고, 매일 50크레딧을 주는데, 1번 create를 할 때마다 10credit이 사라지므로 5번 만들 수 있다. 저기에서 Create를 누르고 나서 빈칸에 원하는 곡에 대해서 쓰면 된다. 아이들에게 AI를 이용해서 내 캐릭터를 만들 때 어떻...
오늘도 초상권 저작권 필요 없는 하트 사진으로 사진을 깔아봅니다. 고마워 하트야 ㅋㅋㅋㅋㅋㅋ동결건조간식 하나 더 줄게 ㅋㅋㅋ 1학년들과 자신의 꿈을 이야기 하는 시간이 될 때면 항상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아이들은 너무나 많은 걸 하고 싶어하고 그 많은 걸 다 이루겠다는 에너지가 넘쳤다. 예술가를 하면서 반려동물미용사도 하겠다고 하기도 하고, 경찰인데 소방관도 하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저는 어릴땐 제가 경찰차가 되고 싶다 했는데, 이제 알아요. 저는 경찰관!이 될거에요." 관에 힘을 줘서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꿈의 무거움을 설파하는 아이들의 진지함은 귀엽고 사랑스럽다.그럼, 너희들은 뭐든 될 수 있지. 반면 6학년은 이제 반신반의하는 시기이다. 어릴적에 가졌던 수많은 꿈들은 돈을 잘 벌 수 있을까 라는 이유와 남들에게 이걸 말해도 가오(?)가 안죽나 라는 이유와 나는 공부를 못하니, 운동을 못하니 등의 현실적인 타협점이 맞물려져서 쉽게 꿈이 뭐에요. 라는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자기 소개를 하는 종이를 나눠줬고, 그 부분엔 꿈이 들어가 있었다. 많은 아이들은 나에게 "근데요. 꿈이 없으면 없다고 적어도 되요?" 라고 물었다. "응, 당연하지. 괜찮아." 아이들은 내 대답에 작게 한숨쉬듯이 숨을 쉬고 글을 적어내려갔다. 한 절반 정도는 꿈이 없다고 적어냈다. 그럴 수 있지. 11년 전에 6학년을 할 때에 비해 아이들은 좀 더 조심...
<사진은 올릴 게 없어서 고양이 사진을 넣습니다. 저작권이고 초상권이고 다 상관없이 넣을 수 있는 하트 사진ㅋㅋㅋ> 얼마 전에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이름 뭐 이리 길어) a.k.a 진단고사를 보았다. 아직 결과는 안 나왔는데, 작년에 나는 경험하지 않아서 참으로 신기한 세상이라 후기를 남겨본다. 사실 가장 불만인 건 [굳이 시험을 꼭 갤럭시 탭과 컴퓨터로 보게 해야 하는가?]이다. 3학년은 종이랑 어플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초등 4학년부터 6학년까지는 짤 없다. 내가 만난 선생님들 다 저 말했음. "왜 굳이 저렇게 보는 거야??종이로 봐도 되는데" 아이들마다 맞춤형 문제라고 하는데, 그냥 가, 나, 다, 라 군으로 나눠져 있고 그게 랜덤하게 적용되는 것뿐이다. 그러고 나서 못하는 아이들이 무엇을 못하는지 정확하게 나온다는데, 작년에 고학년을 하신 선생님 말씀으론 "글쎄...?"라는 반응이시다. 정말 그런가? 아무튼 아이들이 와이파이도 잡아야 하고, 앱도 깔아야 하고, 테스트 문제도 풀어야 해서 시험 전날 갤럭시 탭을 다 하나씩 나눠주고 이어폰도 사서 나눠주고 테스트 시간을 1시간 가졌다. 테스트 문제도 생각보다 쉽진 않았는지 시간을 다 썼다. 다음 날, 시험을 보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진행은 되었다. 불만인 점은 아이들이 보기엔 기본적으로 문항의 크기가 너무 작은 것, 크게 키울 순 있는데, 한눈에 들어오진 않는다. 아이...
출판사 분께서 보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냥 쓰겠습니다. 원래 제 블로그는 그런 맛이거든요 ㅋㅋㅋㅋㅋ 출판사에서 출간 제안이 들어온 것은 2월 말이었으나, 그 어떤 진전도 없다. 컨택해주는 출판사가 없다면 내 맘대로 책 내버릴꺼임!하하하!!! 하면서 맘대로 혼자 전자책을 내버린 작가 비스므래한 나부랭이기 때문에 그런건 아니고 책을 출간하기 위해선 초고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교직에 있으면서 보고서 제외하고는 평생을 내가 쓰고싶은 글만 쓰던 나에게, 갑자기 특정 글을 쓰라고 누군가 찾아온건 처음이었다. 내가 심심할 때면 읽는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책에는 이런 말이 있다. 글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은 (속편한) 사람이라는 편견 아래 놓이곤 하지만 쓰고 싶은 글만 쓰고 싶은대로 쓰며 사는 사람을 나는 본적이 없다. 쓰지 않는 글은 아직 아무것도 망치지 않았다. (이다혜) 난 지금껏 글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나에게 글은 취미 그 자체다보니 나는 글을 쓰고 싶을 때만 쓴다. 사회인이 되고 나서부터는 평생을 그래왔다. 심지어 이번 책도 내가 쓰고 싶어서 써서 낸 책이다. 그 누구도 나에게 어떤 글을 써달라고 말한적이 없다. 이게 직업이 아니었으니까 그렇겠지. 하지만 생각해보니 내 꿈은 작가였고, 작가인 이상 출판사가 요청한 글을 쓰는게 맞긴 했다. 그럼에도 출판사 기획 팀장님의 요청은 나에게 몹시 ...
브런치 작가가 되겠다고 난리를 피우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ㅋㅋㅋㅋ 안쓰고 처박아둔지 3년이 되었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작가를 할 수 있는 밀어주는 플랫폼이라서 3개의 글을 써서 응모를 해야하는데, 나도 2번인가 떨어지고 3번째에 붙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30회에 달하는 글을 꾸준히 쓰기가 너무 어려워서 지금까지 방치하다가 이제사 다시 시작 하지만 돌이켜보면 내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그땐 역량이 좀 부족했던거 같다. 지금은? 지금도 부족하지만 어찌되었든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게 바로 블로그 1일 1포스팅의 힘이랄까! 여러분 블로그 하세요! 이미 캐나다에 관련된 글은 블로그에만 300개 넘게 썼고 그걸 주제화 시켜서 병가 중에 20개 넘는 글을 미리 써놨다. 발목을 수술할 동안 글을 쓴건 최고로 잘 한 짓이었구나! 지금도 아프지만, 제기랄. 언제까지 아픈겨?) 아무튼 문제는 그 글이 에세이 식으로 알흠답게(?) 마무리 되지 않았어도 퇴고는 미랑이(미래의 고랑이)가 할것이다!!!라며 내버려두었다는 점이다. 아무튼 제목은 저렇게 했었다. [캐나다 시골에서 살다 왔습니다.] 그냥 내가 경험한 즐거움을 에세이 식으로 풀어내려고 한것이었는데 사실 처음 제목은 그게 아니었다. 나는 그냥 [캐나다 시골에서 살다왔습니다.]하려고 했는데, 몽슈가 너무나 임팩트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임팩트를 어떻게 줘? 했더니 AI의 노예인 ...
18년 차 교사, adhd 진단을 받고 1년 넘게 약물치료를 하고 있는 아이를 둔 엄마인 고랑이입니다. 학기 초가 되었습니다. 저 역시 아이들 편으로 유인물을 가득 챙겨서 보냈어요. 건강실태조사서, 학생 실태조사서, 개인정보 동의서 등등 다양한 종이가 갔을 거예요. 저녁에 저희 아이도 종이를 내밀더라고요. 남편과 나눠서 쓰고 있었는데 남편이 묻더라고요. "ADHD 약 먹는 거 써?" 주기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약물 부분에 써야 할지,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부분에 써야 할지, 아니면 쓰지 말아야 할지. 잠깐 고민을 했습니다. "놔둬봐, 내가 직접 말씀드릴게." 사실 아이의 지금까지의 선생님들은 다 잘 아시는 분이었어요. 이미 동료 교사로서 친분이 있는 분들이었죠. 심지어 친했음. 그래서 아이가 약 먹는 거나 부작용 있는 걸 편하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지노를 맡아주신 선생님께서는 이번에 처음 오신 분이시고 저도 잘 모르는 분이라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아이가 약을 잘 먹고 있고, 어느 정도 학교생활에 적응했고, 아이가 모난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면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닐까라는 고민 말이죠. 오후에 시간을 내서 아이 담임선생님을 만났습니다. 학기 초라 바쁘신 거 알지만, 잠깐이면 된다고 그랬어요. 선생님께서는 제가 학기 초부터 찾아와서 좀 당황스러운 눈치셨지만 ㅎㅎㅎ 제가 "지노는 adhd가 있어요....
개학 후, 살아남았다. 나는 강하다. 하하하하하하하. 사실 아니다. 지금 나는 유체이탈 모드로 글을 쓰고 있다. 하하하핳하하하하 극과 극을 수업하는 건 참 재미있는 일이다. 작년 1학년, 올해 6학년 담임을 한다는건 참 매번 재미있는 점을 찾아내게 된다. ㅋㅋㅋㅋㅋ오늘 이런 글을 스레드에 썼는데 이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이다. 작년엔 애들이 너어어어무 자기말이 많다보니 "애들아아! 선생님도 말 좀 하자!!!" 모드였다면 지금 우리반 애들은 나를 다 바라보긴 하는데 말을 안한다. 무슨 생각하니 얘들아!! 말 좀 해!! 이 녀석들아!!!!! 오늘은 비유적 표현을 배웠는데, 인*에서 다운 받은 자료를 수정했다. 비유적 표현에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이름 넣어서 피피티를 만들었다. 하도 말을 안하니 반강제로 자기 이름이 나온 문장은 자기가 읽고 친구들이 비유인지 아닌지 맞추는 것이었는데, [꽃잎 같은 미나의 미소] 이런 문장이 있을 땐 수줍던 미나가 정말 꽃잎 같은 미소를 지었다. [하준이의 마음은 바다다.]라는 문장을 읽는 하준이는 바다처럼 활짝 웃었다. (다 가명) 그렇지만 아이들 생각은 여전히 모르겠다 1학년은 말을 많이 함에도, 중요한 순간 감정이 북받치기 때문에 (우느라) 말을 잘 못하고 표현력이 아직은 좀 부족하다보니 진짜 생각이나 있었던 일을 알기가 어렵다. 그런데 6학년은 말을 너무 안 해서 이 아이들을 파악하기 어렵다. ...
6학년 아이들은 참 줄을 잘 선다. 작년 내가 쓴 글에는 [1학년은 줄 서세요를 100번 1000번 말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럴 것 없이 줄을 잘 선다. 줄을 서서 슬슬 떠들길래 "선생님이 계속 친절하려면 너희가 조용히 줄을 서야 한단다."라고 말하니 바로 조용해졌다. 아이들은 조용히 걸어가지만 무게감 있게 걷는다. 아이들은 뛰지도 않고 쿵쿵 소리를 내며 걷는다. 밥을 먹으러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기보다는 무겁다. 그러다가 1학년과 마주쳤다. 아이들도 밥을 먹으러 간다. 그 누구도 6학년처럼 걷는 아이들이 없었다. 1학년 아이들은 한들한들 나풀나풀 날아다니고 있었다. 걷는 것보다 흡사 춤을 추는 것에 가까웠다. 얼굴엔 기쁨이 가득했고 선생님이 절대 뛰지 마세요!라고 말했을 테지만 뛰고 있었다. 저 멀리에서 한 아이는 한참 무언가를 들여다보고 뛰어오고 여러 명의 아이들은 한 줄은 이미 잊은 듯 뭉쳐져 있고, 한 아이는 또 울고 있고 ㅋㅋ(우는 1학년에 대한 추억) 두 아이는 손장난을 치고, 한 아이는 앞 친구의 머리를 만지고 아이고.... 6학년 아이들은 밥을 마신다. 그 누구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최대한 빨리 먹고 최대한 놀겠다는 심산이라 마구마구 먹어치우고 달려나간다. 덕분에 나는 한결 밥을 천천히 먹게 되었다. 애들은 내가 빨리 가면 달갑지 않으리라. 하하하하. 하지만 또 나 없을 때 사고가 나면 어쩌지. 전직 1...
어제부터 작년 우리 반 아이들은 중간놀이 시간마다 우리 반에 온다. 원래 구관은 명관인 법이고, 원래 2학년 아이들은 3월 기간 한정 1학년 선생님을 자주 그리워한다고 하더라. 아이들은 엄마 아빠처럼 커다란 형아 누나 언니 오빠들이 있는 반을 기웃기웃하면서 내가 있나 없나 살펴본다. 나를 발견하면 환하게 웃고 선생님!! 하면서 부른다. 내가 그 시점에서 할 것은 격하게 이름을 불러주면서 팔 벌리고 달려오는 아이들에게 내 품을 내어주는 일이다. 매우 사랑스럽다. 한 둘만 오는 게 아니라서 중간놀이 시간이 매우 분주한데, 그 모습을 6학년 아이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왜, 너도 안아줘?" "아, 아뇨 아뇨." 나보다 키가 10cm는 큰 거 같은 남자아이는 손사래를 치며 물러난다. 짜식. 너도 이럴 때가 있었을거야. ㅎㅎ 2학년 아이들의 환대는 점심시간까지 이어졌다. 5,6학년이 10분 정도 밥을 빨리 받고, 그 다음에 1,2 학년이 받는데, 밥을 먹을 수가 없다. 2학년이 된 작년 우리반 아이들은 나만 보면 격하게 손을 흔든다. 계속 손을 흔들어준다. 이럴때마다 나는 우주급 슈퍼스타가 된 기분이다. 네네, 여러분도 식사 맛있게 하시고요. 사랑합니다~ 그 사랑은 곧 이동하겠지만 지금 잘 누려보자. 옆에서 1학년 선생님들은 1학년 아이들의 첫 식사를 챙기고 계신다. 선생님들의 눈 밑이 퀭하다. 나도 작년에 저랬는데 ㅋㅋㅋㅋㅋㅋ 어떤 ...
노트북 받침대 사야겠다.... 오늘 6학년 첫날을 무사히 보냈다. 4교시까지 활동을 했고, 4교시에는 아이들과 몸풀기 놀이를 함께 했다. 몹시 긴장했던 아이들은 가볍게 흥분했고, 그 흥분된 마음을 가지고 배움 노트에 오늘의 소감과 생각을 써보자고 했다. 내가 6학년 담임을 할 때마다 나는 [선생님의 일기]라는 코너를 한쪽 게시판에 게시하곤 했다. 그 일기는 그냥 나의 블로그처럼 하루 있었던 일을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는 것에 가까웠는데, 아이들에게 내 마음을 이야기하기에 훌륭한 장이 되곤 했다. 올해도 그걸 할지 다짐하진 못했지만 아이들이 글을 쓰는 동안 나도 몇 글자를 써보았다. 그 글을 여기에 공유해야겠다. 12.11. 1 6학년 담임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안 것은 작년 12월이었다. 마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말할 수 없었던 모자 장수처럼 나는 내가 6학년 담임이 되었어요! 하고 동네방네 말할 수도 없었다. 아이들이 물어봐도 입을 꼭 다물었었다. 마음속 깊이 간직한 비밀을 오늘 털어두는 기분이다. 드디어 동네방네 말할 수 있다. "저는 올해 6학년 담임이에요!" 6학년 담임을 맡게 된 것은 무려 11년 만이다. 내가 아이를 임신했던 그 해가 6학년 담임의 마지막 해였다. 그때 나는 무엇을 가르쳤으며, 무엇이 좋았는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11년 만에 가르치는 6학년은 생각보다 겁이 나서 방학 동안 끙끙거리다가 6학년 ...
즉석에서 쓰는 글을 제외하곤, 나는 쓰고 싶은 글에 대한 키워드만 쭉 적어둔 임시저장글이 몇 개 있다. 오늘의 키워드는 바로 [책팔이의 비극과 홍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책이 나온지 고작 3일이 지났다. 마음은 이미 1주일 정도는 지난 그런 느낌인데, 아직 3일 밖에 안되었다는데에 아득함이 느껴진다. 글을 2월 1일에 쓰기 시작하여 2월 28일에 책을 냈으니 정말 빠른 속도로 진행을 했고, 그것에 질릴만한 틈도 없을만큼 몰아쳤음에도 나는 책 홍보에 벌써 질려있었다. 쓰고싶다. 쓰고싶지 않다 라는 책에서 편집자이자 작가인 사람들의 마음을 써두었는데, 저 노란색으로 표시한 마음이 바로 내 마음이었다. 홍보를 해야한다는 압박과 나대기 싫다는 소심함이 온통 혼란스럽게 뒤얽혀서는 혼이 빠진 얼굴을 하고 있다. 바로 지금 내가 그러했다. 내가 운영하는 스레드와 블로그에 오로지 책 이이야기만 올릴 순 없다. 적당히 내가 사는 이야기를 올리면서 책 홍보를 해야지. 하지만 이미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책을 냈다는 사실을 다 알지 않을까? 굳이 홍보를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가득차 있었다. 그러자 한달 책쓰기를 할 때 도와주신 에디터분께서 그런 내 마음을 읽었는지 (사실 어제 스레드에 그렇게 썼다. 홍보에 벌써 이틀만에 질렸다고..) 카톡이 오셨다. 한달은 해야하는데 무슨 소리냐 이것이다. 홍보도 하고 이벤트도 하고 해야한다고 말이다. 무엇을...
사실 코앞에 두고 준비해보자는건 말이 안되고, 하는 중이다. 첫 날 해야하는 것은 어느정도 학년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잘 나눠서 준비해놨고 다년간의 경험으로 또 어찌어찌 첫 날은 잘 보낼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6학년은 내가 가르쳐본 학년 중 가장 많이 해본 학년이고, 그런 면에서는 나름 기대도 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6학년은 단 한번도 순탄한 적이 없었으며 굵직한 사건들이 매년 한 두건은 있었으니 마음은 굳게 잡고 시작해야한다. 또한 마지막 6학년 담임은....무려 2014년도였다. 기억이 잘 안난다. 한 이웃분께서 저 영상을 유튜브에서 봤다고 하시길래 나도 시간을 내서 거의 2시간짜리의 영상을 끝까지 보았다. 유명한 교사강사들이 참 많은데, 나는 지금껏 허승환선생님이 해주신 강의들에서 참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 나랑 스타일이 맞나.. 아무튼 그 이웃분도 인상적인 부분을 다 적어두셨던데, 나도 그 분을 따라서 노트에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을 적어보았다. 여기에 복습 겸 옮겨본다. 6학년의 뇌 - 세라토닌이 적게 나온다. 대체적으로 우울할 수 있다. 사춘기는 인생에서 가장 난폭한 시기이다. 교우관계가 매우 중요한 시기므로 혼내거나 지도할 땐 반드시 아무도 안볼 공간에서 1:1로 해야한다. "나는 네가 많은 장점(구체적으로)이 있다는 것을 알아. 그런데 친구들이 너의 이런 모습을 보고 실망할까봐 걱정이야. 너의 이런 장점을 다른 아...
전자책은 출판사로 보내두고 나서 기다리는 기간이 한 3일 정도 됩니다. 유통되었으니 기다리십쇼! 하는데, 다양한 온라인 서점으로 10번 이상씩 들어가 본 거 같아요. 그러다가 어제 오후 3시쯤 생리통이 너무 심해서 누워있는데 한 번 더 들어가 볼까? 했던 yes24에 뜬 걸 보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이런 느낌이더라고요. 이야... 이게 진짜 올라가는구나..... 신기하네.... 이러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 [eBook] 나는 ADHD 아이를 키우는 초등교사입니다 저자 미등록 출판 작가와 발매 2025.02.28. 그 이후 지인들에게도 홍보하고, 블로그에도 올리고, 스레드에도 올리면서 축하를 받고 하니 좀 더 느낌이 왔던 거 같아요. 그러면서 여기저기서 샀다! 읽었다! 해주셨어요. 그 덕인지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일간 베스트 1위!!! E book에서 에세이 한정 입니다만ㅋㅋㅋㅋ 이 기쁨을 널리 알려야겠어서 블로그에 올려봅니다. 자랑글 쓰는 걸 좋아하지 않고 어색해서 지금 오그라드는 손발로 쓰고 있다는 거... 알아주세요 ㅋㅋㅋㅋㅋ 많이 사주신 거 같아요. 리뷰 달아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웃분들이랑 지인분들이 많이 사주셔서 달 수 있었던 (아마도) 오늘 하루의 감투일듯하여 오늘은 좀 누려볼까 해요. ㅋㅋㅋㅋㅋ 오늘 떡볶이 먹어야겠습니다. 후뤠이!!!!!!!! 어제 오후 3시부터 집계지만 에세이 시 주간 베스트 5위라니. 이거...
드디어 책이 출판되었어요. 전자로 말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전자로 했기에 이리 일찍 출판이 가능했습니다. ㅎㅎㅎ [eBook] 나는 ADHD 아이를 키우는 초등교사입니다 저자 미등록 출판 작가와 발매 2025.02.28. 네이버에도 뜨다니!!! 아...저자 등록해야되나요...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보면 진짜로 있는 책 같지만 사실은 아니라는거...ㅎㅎㅎ 실물로 나오면 좋았겠지만, 이게 자가출간 같은 개념으로 한 것이라 제가 그 비용까지는 감당할 순 없었어요. 그런 관계로 ebook으로 출간했고요. 읽으실 분들은 핸드폰에 Yes24 ebook 어플을 설치하셔서 읽어주셔야합니다. 아이고...수고스럽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읽기 편하시라고 pdf로 안하고 epub(독자가 글씨체, 폰트, 배경, 줄간격 등 을 조절가능)으로 만들었습니다. 보기 편하게 조절하여서 읽어주세요. 사실 종이로 소장할 것까진...? 라는 느낌도 있어서요. 하하하;; 저의 오랜 이웃들이시고 저의 글은 다 읽어주시는 분이라면 아마 어디선가 읽었던 이야기인데..? 하실 수 있습니다. 지노가 ADHD진단을 받고 나서 바로 캐나다에 가서 1년, 그리고 귀국해서 1년의 이야기 중 ADHD와 관련된 이야기를 싹 빼서 다시 정리해서 제 감정을 나름 가득 담아 쓴 글이에요. 파워 T의 감정의 쥐어짬! 두고봐 주시죠 ㅎㅎㅎ 소개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ADHD 아이를 키우는 초등...
사실 그랬다. ㅋㅋㅋㅋㅋ 분명 지노와 둘의 역사여행이었는데? 이번 서울 여행에 몽슈는 갈 땐 따라와서 며칠 함께 있었지만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다. 그는 그 주에 시에서 하는 큰 행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어찌 되든 이번 여행처럼 지노 위주의 스케줄에 굳이 함께 할 필요가 없으니 내려보냈다. 만 2세부터 지노랑만 여행을 다녀본 나로서는 남편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장점과 단점이 분명해서 둘 다 괜찮았다. 남편이 있다. - 장점 : 아이 돌봄을 반반한다. 각종 일을 나눠서 한다. - 단점 : 애가 비빌 언덕이 있어서인지 말을 안 듣는다. 여행 비용이 추가된다. 남편이 없다. - 장점 : 애가 말을 잘 듣는다. 여행 비용이 절감된다. - 단점 : 내가 다 해야 한다. 그래서 괜찮았다. 심지어 이번엔 단 하루도 나 혼자 애랑 둘만 있던 날이 없었다. 아니 이것이 무엇인지. 내가 너무나 인싸이고 만 것인가. 나는 그런 인간은 아닌데! 나에 대한 성찰이 아직 안 되었나. 나는 원래 그런 인간인가. 벽이 없는 지노 역시도 그러했다. 사회성이 좋다고 해야 할지, 붙임성이 좋다고 해야 할지 그런 박지농님께서는 역사 수업을 가서도 아이들과 베프가 되었다.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사진을 보고 놀라웠다. 모르던 친구와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나중에는 "우리 다음에 또 보자!" "그래!" 하면서 헤어지던 어린이 언제 다시 만나지 ㅋㅋㅋㅋ 블로그 이웃인 JJ ...
지노가 매우 무서워하던 놀이시설 지노는 이번 방학 동안 3주간 단약을 했다. 의사선생님의 제안이었고, 제안해 주신 대로 그렇게 했다. 정신과 약물은 쓰기 시작할 때도 조심히 적은 용량으로 시작하고, 끊을 때도 줄이면서 끊는데, 단약이나 휴약 같은 경우는 그런 거 없이 단박에 쉰다. 그러다 보니 그 사이의 시간이 좀 격렬했었다. 지노는 좀 더 산만했고 좀 더 즐거워했다. 그 기간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아마 학원 등을 보냈다면 선생님께서 조금 힘들어하셨을지 모르겠지만, 나 혼자 데리고 있는 터라 큰 문제가 없었다. 3학년 복습 겸 푸는 문제집을 푸는 시간은 조금 늘었지만 심각하게 길진 않았다. 1.5배 정도의 시간이 걸렸기에 그럭저럭 괜찮았다. 야외활동 시간을 늘리고 데이트 겸 자주 나가고 도서관도 자주 갔다. 그리고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지노의 불안증은 정말 약 때문이었구나. 아이는 단약 기간 동안에 무서운 것도, 힘든 것도 하나도 없었다. 다 즐거웠다. 지노는 ADHD 약물 치료를 시작한 이후 불안한 마음이 많이 늘었다. 원래 겁 없이 무엇이든 체험하던 아이가 겁을 냈다. 새로운 것을 하는 걸 주저했다. 평소에 하던 것도 무서워했다. 이번에 서울 여행 마지막엔 일산 지혜 언니네 집에 머물렀다. 언니와 함께 한 놀이시설을 방문했다. 가기 전에 리뷰를 잠깐 살폈는데, 이건 무조건 지노가 좋아할 것이다.라고 생각했었다. 클라이밍에 로프 ...
사실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여행 일정에 없었다. 이 날 나의 여행 일정은 서대문형무소가 끝이었는데, 그 날 오랜 친구와의 만남이 잡혔다. 자주 못 만나는 친구니 만나야지. 친구도 아이가 있는 관계로 아이 픽업 및 근무시간 끝날때까지 기다려야하는 터라 근처에 갈 곳 중에서 사람들에게 추천받은 곳을 가보았다. 바로 돈의문박물관마을과 서울 역사박물관 특히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철거한다고 해서 한번쯤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안타깝게도 주말이 아닌지라 좀 활기찬 분위기는 아니었다. 먼저 마을 안내소로 들려서 스탬프 투어 종이를 받았다. 다른 사람 리뷰에는 돈의문 마을 관련된 스티커를 준다고 했는데, 우리가 결국 받은 상품은? 쫀디기였다. 마을 자체는 작았다. 내가 80년대생이니까 나보다 그 전 세대를 그대로 박제시켜둔 곳 같았다. 지금은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 아니라 돈의문 유령마을이라는 말까지 돈다면서 그만큼 좀 죽어있는거 같은데 이렇게 좋은 컨텐츠가 이렇게 밖에 못 쓰이는게 참 안타까웠다. 흑백으로 사진을 찍을 때 예쁜 곳이었다. 귀여워 ㅎㅎㅎㅎ 할 수 있는게 많지 않다고 해도 이것저것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다. 특히 구락부라는 곳에서 지노가 연기실력을 뽐내줘서 아주 좋았다. ㅋㅋㅋㅋ 안에서 즐길만한 컨텐츠가 많지 않은 점은 아쉬웠으나, 그래도 재미있었다. 이런 연탄도 잔뜩 보고 나 어릴때만 해도 썼는데, 초등학생때 아파...
댓글을 이렇게나 많이 달아주실 줄 몰랐어요. 이웃님들의 사랑과 정성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골랐고요. 어느정도 수정을 해서 표지 확정했습니다! 제가 하나하나 대댓글을 달아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그렇지만 하나하나 다 읽어보고 에디터분과 이야기 나눠서 수정해서 결정했답니다. 정말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나중에 정식으로 올라가면 올리도록할게요. (뭐가 되었는지 궁금하시죠?ㅎㅎㅎ) 요즘 일이 정말 많아서 정신이 없습니다. 이렇게 정신이 없다가 3월 되면 더욱 정신이 없어질 예정이라서 참 걱정되네요;; 서울여행은 잘 다녀왔는데, 아직 다 글도 쓰지 못해서 언제 쓰지...하고 있고요. 지노는 이 여행을 참 즐거워했습니다만, 엄마의 역사지식 인풋에 놀라고 말았습니다. 역사 중심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심지어 빌려온 책들도 대부분 역사동화나 역사책 지노가 뭐라고 했냐면 "벌써 역사에 질렸어.." 뭐?! 이 녀석! 반만년 역사를 배우는게 쉬운 건 줄 알아?? 좀 살살 가야겠다 싶고요. 반년전에 예약했던 4가족이 함께 가는 사이판 여행이 무산되면서 갑자기 잡은 키즈 풀빌라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제가 물놀이를 안좋아해서 지노도 풀빌라.... 이런데 거의 가본적이 없는데요. 아주 즐겁게 잘 다녀왔어요. 아가씨 4명이 만나서 놀던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애를 7명이나 낳았네요. 제가 하나만 낳아서 2배를 치지 못한게 조금 아쉽습니다 ㅋㅋㅋ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