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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02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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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양준혁·이종범·이승엽보다 낫다

‘빅 보이’ 이대호(40)가 떠났습니다.이대호는 10월 8일 부산 LG전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고 자연인으로 돌아갔습니다.2001년 데뷔했으니 올해로 만 22시즌을 보냈습니다.​ 이대호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만 17시즌을 뛰었다. 2006년에는 타격, 타점, 홈런 3관왕에 올랐고, 2010년에는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대호의 통산 성적은 타율 0.309에 2199안타 374홈런 1425타점 11도루. 22년 동안 이대호는 한국-일본-미국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했습니다.일본 리그에서는 퍼시픽 리그 베스트 9(2012, 2015년)에 포함된 데 이어 2015년에는 일본시리즈 우승과 함께 MVP를 수상했습니다(2012~2013년 오릭스에서 뛰었던 이대호는 2014년 소프트뱅크로 옮겨 그해와 이듬해 일본시리즈 제패에 앞장섰다).그 밖에도 이대호는 올스타 선정(2014년), 타점왕(2012년) 등 굵직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이대호는 2012~2015년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 리그 오릭스와 소프트뱅크에서 뛰었다. 소프트뱅크 소속이던 2014~2015년에는 팀의 일본시리즈 제패 일등공신이 됐다. 이대호는 소속팀 소프트뱅크의 구애를 뿌리치고 2016년 태평양을 건너 시애틀에 입단했습니다.만 34세 시즌에 세계 최고 무대에 도전한 이대호는 플래툰 시스템이라는 제한적인 출전 기회에도 불구하고 타율 0.253에 14홈런을 기록...

2022.10.09
2022 프로야구 순위? 두·쓱·삼과 롯·한의 차이

2000년 이후 한국 프로야구는 3대장이 지배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두산·SSG(전신 SK 포함)·삼성이 바로 그 주인공들입니다.​ 2018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우승이 확정되자 마운드에서 포효하는 김광현과 최정. 그해 SK는 정규시즌에서는 2위에 그쳤으나,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4승 2패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이들 세 팀을 3대장을 부르는 이유는 두·쓱·삼이 빠진 한국시리즈는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그럼 한 번 살펴볼까요.​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넥센을 4승 2패로 제압하고 4연패를 이룬 삼성 선수들이 시상식장에서 샴페인을 터뜨리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국시리즈 4연패는 1986~1989년 해태에 이어 두 번째다. 2000년에는 현대와 두산(현대 우승), 2001년에는 두산과 삼성(두산 우승), 2002년에는 삼성과 LG(삼성 우승), 2003년에는 현대와 SK(현대 우승), 2004년에는 현대와 삼성(현대 우승), 2005년에는 삼성과 두산(삼성 우승), 2006년에는 삼성과 한화(삼성 우승), 2007~2008년에는 SK와 두산(SK 두 번 모두 우승), 2009년에는 KIA와 SK(KIA 우승), 2010년에는 SK와 삼성(SK 우승), 2011~2012년에는 삼성과 SK(삼성 두 번 모두 우승), 2013년에는 삼성과 두산(삼성 우승), 2014년에는 삼성과 넥센(삼성 우승), 2015년에는 두산과 삼성...

2022.09.24
2022 프로야구, 한가위는 스토리를 낳는다

한가위는 민족 최대, 최고 명절입니다. 음력설도 물론 큰 명절이지만, 아무래도 계절이 겨울인 데다 햇과일, 햇곡식 등 풍성함 면에서 한가위에 미치지 못합니다.​ 한국인들에게 설과 추석은 그 자체로 고향이다. 먼 곳은 서울에서 왕복 하루가 걸리지만 그럼에도 한국인들은 명절이면 고향을 찾아 가족, 친지와 정을 나눈다. 그러나 3~10월이 왕성한 활동 기간인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추석은 그림의 떡이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현대판 장돌뱅이’라 할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한가위는 ‘남의 얘기’입니다. 대개 9월 중순~10월 초순인 한가위 무렵은 시즌 막판인 만큼 순위 경쟁이 가장 치열할 때라 명절 같은 데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1995년 한국시리즈에서 롯데를 맞아 4승 3패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OB 선수들이 맏형 박철순을 목마 태운 채 기쁨을 나누고 있다. 1956년생인 박철순은 당시 만 39세였다. 그래서인지 돌아보면 프로야구는 한가위 연휴 때 풍성한 스토리를 낳았습니다. 1995년 OB(현 두산)는 ‘한가위 기적’을 만들었고, 여세를 몰아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습니다.​OB와 해태는 그해 추석 연휴였던 9월 8~10일 광주에서 4연전을 치렀습니다. OB에는 정규시즌 1위, 해태에는 포스트시즌 티켓이 걸린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1999년 한국시리즈에서 롯데를 4승 1패로 물리치고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한화. 한화는 전신 빙그레 시절...

2022.09.09
2022 프로야구 순위, 홍원기·이강철의 3위 대전(大戰)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원천적으로 이변을 거부하는 구조입니다.따라서 전체 10개 팀 가운데 5개 팀이 가을 야구 무대에 서는데, 정규시즌 1위와 5위의 위상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큽니다.​ 이강철 KT 감독과 홍원기 키움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큰 인연이 없었다. 이 감독은 동국대 85학번으로 해태-삼성-KIA에서 뛰었고, 고려대 92학번인 홍 감독은 한화-두산-현대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이 감독은 2019년, 홍 감독은 2021년 지휘봉을 잡았다. 이런 이유로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1위의 우승 확률은 80%에 이릅니다.바꿔 말하면 2위 이하의 우승 확률은 20%가량이라는 얘기입니다.​역대로 4위와 5위가 우승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 그나마 업셋(뒤집기)을 꿈꿀 만한 자리는 2위와 3위라 할 수 있습니다.​ 올해 키움 4번 타자에서 KT 4번 타자로 변신한 박병호. 홈런 1위를 달리는 박병호는 KT에서도 타선의 중심이다. 박병호가 터지는 날, KT는 한결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2위가 우승한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가까이는 2018년 SK가 정규시즌 2위에 그쳤으나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4승 2패로 무너뜨리며 정상을 정복했습니다.3위의 우승 사례로는 2001년과 2015년 두산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두산은 2001년 삼성을 4승 2패로, 2015년에도 삼성을 4승 1패로 잡고 정상에 우뚝 섰습니다.​ 20...

2022.09.03
프로야구 3위 싸움 이강철·홍원기, 4위는 곤란해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근본적으로 이변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정규시즌 4~5위 간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 vs 3위 간의 준플레이오프→준플레이오프 승자와 2위 간의 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 승자와 1위 간의 한국시리즈 순서, 즉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죠.정규시즌 1위는 최대 7경기만 치르면 되지만, 5위는 최대 17경기(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준플레이오프 3경기, 플레이오프 5경기, 한국시리즈 7경기)를 소화해야 합니다.​ 이강철(오른쪽) KT 감독과 홍원기 키움 감독은 선수 시절 한솥밥을 먹은 적은 없었다. 이 감독은 해태-삼성-KIA에서 뛰었던 반면, 홍 감독은 한화-두산-현대-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동국대 85학번인 이 감독이 고려대 92학번인 홍 감독보다 7년 선배다. 17경기라면 말이 단기전이지 사실상 페넌트레이스와 다를 바 없습니다.그런데 문제는 포스트시즌의 피로도가 정규시즌의 2~3배에 이른다는 겁니다. 과거(2008년) 두산의 한 베테랑 외야수는 “전문가들조차 투수들의 체력 고갈만 강조하지만 사실은 야수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르고 한국시리즈에서 올라갔더니 방망이 쥘 힘이 없어지더라”고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단일 시즌제가 시행된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33번의 한국시리즈 중 정규시즌 1위의 우승 확률은 27번, 81.8%에 이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그...

2022.08.23
2022 프로야구 순위… 5위는 일장춘몽이더라

6개 구단으로 출범한 프로야구는 8개 구단, 9개 구단 체제를 거쳐 2015년부터 10개 구단 체제로 외형을 키웠습니다.8~9개 구단 체제 때까지는 포스트시즌(PS, 가을 야구)에 진출하는 팀이 4개였지만, 10개 구단 체제로 몸집이 커지면서 PS 진출 팀도 5개로 늘었습니다.바로 와일드카드 제도입니다. 2013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때 유광점퍼를 입고 열띤 응원전을 펼치는 LG 팬들. 두산과 LG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적이 없다. 올해도 LG가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지 않는 한 두 팀의 한국시리즈 맞대결 가능성은 제로다. 정규시즌 5위만 해도 PS 막차를 탈 수 있기에 ‘용꿈’도 꿔볼 수 있습니다.하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한마디로 일장춘몽(一場春夢)이었지요.4위와 5위가 맞붙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방식을 보면 왜 일장춘몽이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감독 데뷔 시즌에 팀을 5위로 이끄는 등 지도력을 평가받는 김종국 KIA 감독. 후반기 들어 부진이 길어지면서 하위권 팀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만일 5위를 지키지 못한다면 리더십에 생채기가 생길 수 있다. 1. 4위 팀 홈구장에서 최소 1경기, 최대 2경기까지만 진행한다. 휴식일 없이 이틀 연달아서 경기한다.2. 4위 팀에 1승 어드밴티지&1무 어드밴티지가 부여된다.3. 4위 팀은 두 경기 중 1승 혹은 1무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4...

2022.08.19
김광현의 146승, 양현종의 157승 그리고 선동열의 146승

삼성 박승호(64)는 프로야구 초기, 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강타자였습니다.박승호는 1983년부터 1993년까지 만 11시즌 동안 949경기에서 타율 0.276에 87홈런 432타점을 올렸습니다.그런 박승호에게는 ‘훈장’이 하나 있습니다.​ 전성기 때 선동열은 그 자체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손가락 물집 등 부상 탓에 실전에 등판할 수 없음에도 선동열이 불펜에서 몸만 풀면 상대팀은 지레 겁을 먹고 조급해지곤 했다. 소설 <삼국지연의>에는 ‘죽은 제갈공명이 산 중달을 놀라서 달아나게 했다’(死諸葛嚇走活仲達)라는 유명한 대목이 있는데, 바로 부상으로 등판할 수 없음에도 상대를 겁박하는 선동열을 두고 한 얘기다. 그건 바로 천하의 선동열을 상대로 홈런을 두 개나 친, ‘대기록’입니다.수년 전 사석에서 박승호는 “선동열의 공은 알고도 칠 수가 없었어요. 한 번은 직구다 싶어 방망이를 휘둘렀는데 슬라이더가 꺾여 들어오는 바람에 헛스윙 삼진 아웃을 당했어요. 공이 내 왼쪽 정강이에 정통으로 맞았지만 삼진을 먹은 탓에 아프다는 내색도 못하고 더그아웃으로 걸어 들어갔지요”라며 멋쩍어했습니다.1986~1993년 만 8년 동안 해태에서 선동열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장채근(58·홍익대 감독)은 선동열의 위력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한 경기 동안 동열이 형 공을 100개쯤 받고 나면 왼쪽 어깨가 아파서 얼음찜질을 해야 잠을 잘 수 있었어요. ...

2022.08.11
2022 프로야구 순위… 2003년 SK를 꿈꾸는 KT·KIA·두산

2003년에도 월드컵 후폭풍은 강했습니다.​한·일 월드컵이 전국을 강타했던 2002년 연간 총 관중 239만 4570명에 그쳤던 프로야구는 이듬해인 2003년에도 축구 태풍 탓에 흥행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그해 1년간 총 관중은 272만 2810명이 고작이었습니다(8개 구단 체제가 정착한 1991년 이후 한 시즌 역대 최저 관중은 2004년의 233만 1978명).​ SK 창단 멤버로 오랫동안 주축 타자로 활약했던 외야수 이진영. 이진영은 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했지만, 은퇴 후 친정인 SK(현 SSG)로 돌아와 타격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열기는 싸늘하게 식었지만, 프로야구의 백미(白眉)인 한국시리즈만은 역대 최고 명승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흥미진진했습니다.​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한 SK가 3위 삼성과 2위 KIA를 가볍게 무너뜨리고 한국시리즈에 올랐습니다.​한국시리즈에 선착한 팀은 정규시즌 1위에 빛나는 막강 현대.​ 2003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3승을 거두며 팀의 창단 세 번째 우승에 앞장섰던 현대 정민태. 정민태는 1998년 창단 첫 우승 당시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객관적인 전력, 포스트시즌에서 피로 누적 등을 감안하면 현대의 낙승(樂勝)이 예상됐지만 SK의 기세는 무서웠습니다.​6차전까지 3승 3패로 맞선 SK는 시리즈를 7차전으로 몰고 가며 창단 첫 우승의 꿈을...

2022.08.08
2022 프로야구 순위… 남은 건 2위 그리고 4~5위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도 어느덧 팀당 50경기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8월 3일 현재).​ 프로야구의 메카인 잠실구장의 전경. 만일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올해 가을 야구 티켓은 모두 수도권 팀이 차지하게 된다. SSG를 비롯해 키움, LG, KT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확정적이다. 지방 팀으로는 유일하게 KIA가 5위에 랭크돼 있다. 7위 롯데가 가을 야구 막차를 간절히 염원하지만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순위표를 보면 1위 SSG와 2위 키움의 승차는 7.0경기, 키움과 3위 LG의 승차는 1.0경기, LG와 4위 KT의 승차는 5.0경기, KT와 5위 KIA의 승차는 3.0경기, KIA와 6위 두산의 승차는 5.5경기로 나타나고 있습니다(표 참조).​◆2022 프로야구 순위(8월 3일 현재, 승차는 1위와의 간격) 팀 경기수 승 무 패 승률 승차 1. SSG 96 64 3 29 0.688 - 2. 키움 97 58 2 37 0.611 7.0 3. LG 94 56 1 37 0.602 8.0 4. KT 93 50 2 41 0.549 13.0 5. KIA 94 48 1 45 0.516 16.0 6. 두산 92 41 2 49 0.456 21.5 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선두 SSG와 2위 키움의 승차는 7.0경기에 이릅니다. 후반기 들어 더 탄탄해진 전력을 감안하면 사실상 SSG는 ‘넘사벽’입니다. 일각에서는 ‘어우랜(어차피 우...

2022.08.04
김태형(두산 감독)∙홍원기(키움 감독)은 대단하다

 맹자는 말합니다.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人和)만 못하다고. *아성(亞聖: 성인에 버금간다)으로 불리는 중국의 사상가 맹자. 그는 천시보다 지리, 지리보다 인화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어떤 이들은 야구를 가리켜 “스포츠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라고도 합니다. 다시 말해 선수 개개인의 신체적 능력 못지않게 운영자(감독)의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미죠. 그래서일까요? *김태형 두산 감독은 감독 부임 첫해였던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로 안내했다. 이 가운데 2015, 2016, 2019년에는 우승을 차지했다.  다른 종목에서는 감독을 가리켜 헤드코치라고 하는 반면 야구에서는 경영자라는 의미의 매니저라고 부릅니다.  2022 프로야구 개막 전 수많은 전문가가 시즌 예측을 발표했습니다.  거의 공통된 것 중 하나가 두산과 키움이 예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었습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인내의 지도자다. 선수 시절에도 인내심 좋기로 소문났던 홍 감독은 지난해 팀을 맡은 이후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묵묵히 인내했다.  두산은 수 년째 대형 FA 유출로 전력이 약화됐고, 키움 역시 박병호의 KT 이적으로 타선이 약해졌기 때문입니다(키움은 시즌 초반 주전 포수 박동원을 트레이드를 통해 KIA에 보냈다). 아직 갈 길이 멀긴 합니다만, 페넌트레이스 4분의 1 이상 소화한...

2022.05.18
2022 프로야구 순위… 사상 첫 엘롯기 동반 포스트시즌?

 프로야구 용어(用語) 엘롯기가 있습니다. 공식 용어는 아니지만, 야구팬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2013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LG를 응원하는 팬들. 당시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11년 만에 가을 야구를 맛봤다.  엘은 LG, 롯은 롯데, 기는 KIA를 말합니다.  세 구단이 ‘한 몸’이 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엘롯기는 이른바 전국구 구단으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왔습니다. *2017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맞아 1패 뒤 4연승으로 정상에 오른 KIA 선수들이 팬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프로야구의 메카인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는 두산과 함께 사실상 프로야구의 중심입니다.  구도(球都) 부산에 터를 잡은 롯데는 말 그대로 야구의 도시를 상징합니다. *부산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 팬들은 롯데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학수고대(鶴首苦待)하지만 롯데는 1999년 이후 한국시리즈 진출과 담을 쌓고 있다.  V 9에 빛나는 해태를 이어받은 KIA는 실력은 전신(前身)만 못하지만 인기는 LG나 롯데보다 덜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프로야구의 중심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엘롯기가 함께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시즌이 있었을까요?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류지현 LG 감독. 그는 취임 일성으로 이청득심(以聽得心)을 꺼냈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함으로써 그 마음을 얻겠다는 겸허한 자세를 강조한 것이...

2022.05.16
2022 프로야구 순위… ‘0홈런’ 최형우가 수상하다

 2011년 2월 하순이었습니다. 그해 은퇴 직후 해설가로 변신한 양준혁은 취재차 삼성∙LG 등이 스프링캠프를 차린 일본 오키나와를 방문했습니다. *2008년 프로야구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만 25세의 나이로 중고 신인왕에 오른 삼성 최형우.  온나손(恩納村) 구장에서 삼성의 연습경기를 지켜본 양준혁은 이렇게 말합니다.   “(최)형우가 이제 거포다운 몸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올해 30개쯤 칠 거라고 봅니다.” 2002년 삼성에서 데뷔한 최형우는 2군→방출→군복무를 거친 뒤 2008년 삼성에 복귀했습니다. *최형우는 삼성에서 방출된 뒤 경찰청에 입대했다. 경찰청에서 포수 미트를 벗고 외야수 글러브를 끼면서 최형우는 비로소 타격에 눈을 떴다.  그해 0.276 19홈런으로 중고 신인왕을 수상한 최형우는 2009년 0.284 23홈런, 2010년 0.279 24홈런을 치며 전성기를 예고했습니다.  양준혁의 ‘예언’대로 최형우는 그해 데뷔 첫 30홈런을 터뜨리며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발돋움했습니다. 5월 12일 현재 통산 342홈런을 기록 중인 최형우는 350홈런에 이어 경우에 따라 은퇴 전 400홈런까지도 기대되는 선수였습니다. *2011년 스프링캠프 평가전에서 만난 오릭스 이승엽과 삼성 최형우. 1976년생인 이승엽이 일곱 살 형이다.  그러나 지난해 부상 여파 등으로 104경기 출전에 그친 최형우는 타율 0.233에 홈런도 12개...

2022.05.13
김종국, 고대 92학번 동기 전희철 우승의 기(氣) 받을까

 네이버에서 기운 기(氣)를 검색해 봤더니 다음과 같은 의미로 풀이되더군요. 기운(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오관(五官)으로 느껴지는 현상), 기백(氣魄), 기세(氣勢: 기운차게 뻗치는 형세) 등등. *전희철은 현역 시절 에어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타고난 점프력에 체공(滯空) 시간이 유난히 길었던 덕분이다.  고래로 동양에서는 사람의 기는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승리의 기를 이어받아”라는 표현을 흔히 쓰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문경은 전 감독 밑에서 10년 동안 코치를 하며 내공(內功)을 쌓아온 전희철 SK 감독. 흔히들 전희철의 리더십을 형님 리더십이라고 표현한다.  전희철(49) 프로농구 SK 감독과 김종국(49) 프로야구 KIA 감독은 고려대 92학번 동기(同期)입니다.  개인적인 친분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알기 어려우나, 같은 학교, 같은 학번에 연세대와 정기전(定期戰)을 5개 부(야구∙축구∙농구∙미식축구∙아이스하키) 소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모르는 사이일 수는 없습니다. *전희철은 고려대 동기인 김병철과 함께 오리온스에서 데뷔했지만, 유니폼은 SK에서 벗었다. SK는 문경은의 10번과 함께 전희철의 13번을 영구결번(永久缺番)으로 지정하고 있다.  전희철이 이끄는 SK는 5월 10일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KGC를 누르고 종합 전적 4승 1패로 왕좌에 올랐습니다. 전력이 워낙 압도적이었...

2022.05.11
선동열의 추억 0점대 방어율, 김광현도?

 80~90년대 대학생 사이의 유행어 하나, “학점이 선동열 방어율이네.” 1985년부터 1995년까지 국내에서 11년간 활약한 선동열은 통산 146승 40패 132세이브 방어율 1.20을 기록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0점대 방어율은 선동열의 전매특허였다. 선동열 이후 어떤 투수도 규정 이닝 0점대 방어율은 꿈조차 꿔보지 못했다.  11년 동안 146승에 132세이브를 수확한 것도 놀랍지만, 통산 방어율이 1.20에 불과하다는 점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쉽게 말해서 9이닝 동안 1점 정도밖에 내주지 않은 셈이니까요. *김광현의 주무기는 강속구와 고속 슬라이더다. 특히 슬라이더는 알고도 못 칠 정도로 위력이 뛰어나다.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의 김광현.  특히 선동열은 1986년 0.99, 1987년 0.89, 1993년 0.78 등 무려 세 차례나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습니다.  1992년(0.28)과 1995년(0.49)에도 0점대 방어율을 찍었지만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으니까 열외(列外)로 치겠습니다.  선동열 이후 0점대 방어율은 ‘신의 영역’이 됐습니다. *선동열은 광주일고 시절부터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그는 고교 시절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주목받았고, 고려대 진학 후에는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구원투수는 2점대, 선발투수는 3점대만 기록해도 ‘최고’ 대접을 받았습니다.  29년 만에 규정...

2022.05.09
박병호가 늙었다고? 에이징 커브라고?

 사람은 누구나 늙습니다. 늙지 않고 죽지 않은 사람 보신 분은 가까운 경찰서나 인근 군부대, 혹은 국가정보원에 신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올해 만 36세인 박병호. 일각(一角)에서는 그의 노쇠화를 말하기도 했지만, 적어도 시즌 초 박병호의 모습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래도 나이가 있는 만큼 체력 안배는 필요하다.  그런데, 늙었다고 확신했는데 늙지 않은 사람도 더러 있긴 합니다.  그게 누구냐고요? KT 내야수 박병호(36)입니다. *키움 시절의 박병호. 그는 2011년 시즌 중반 LG에서 히어로즈(현 키움)으로 이적한 뒤 비로소 만개했다. 당시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은 “마음껏 뛰놀라”며 박병호에게 기회를 무한 제공했다.  1986년생인 박병호는 올해 만 36세입니다.  최근 2년(2020~2021년) 동안 한 시즌 홈런이 20개 남짓에 그치는 등 노쇠화 기미가 역력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키움은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박병호를 KT에 보냈습니다. *박병호는 2016년 한 해 미국 프로야구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다. 한국 프로야구 현역 타자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2015년 히어로즈 강정호에 이어 박병호가 2호다.  조건은 몸값 30억원+보상금 22억5000만원.  그런데 박병호를 영입할 당시 이강철 KT 감독은 “에이징 커브(노쇠화)가 아니다”며 “잘할 수 있도록 잘 다독여주...

2022.05.06
140승 김광현, 이름값 하고 있다

 인천을 연고로 하는 SK는 2006년 신인 1차 지명 당시 투수 대신 야수(포수)를 선택했습니다. 인천 동산고 3학년 류현진(토론토)과 인천고 3학년 이재원(SSG) 가운데 이재원을 낙점한 것이죠. *투구 후 왼발을 높이 들어 올리는 다이내믹한 투구 폼은 김광현의 전매특허다. 안산공고 재학 당시에서 김광현의 투구 폼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유는 대략 이렇습니다.  “이재원 같은 포수는 10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재목이다. 류현진은 왼손 투수로 뛰어난 재목이지만, 1년 후면 같은 왼손 강속구 투수를 품을 수 있다.” *이재원은 공수를 겸비한 뛰어난 포수다. 결과적으로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이 슈퍼 스타로 발돋움해서 그렇지, 당시로서는 이재원을 택한 SK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말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습니다.  그 왼손 강속구 투수가 바로 김광현(SSG)입니다. *김광현은 5월 4일 현재 140승 77패 2홀드 방어율 3.22에 삼진은 1487개를 잡고 있다. 한 시즌 최다 삼진은 4년 차이던 2010년에 기록한 183개다.  2007년 SK에서 데뷔한 김광현은 왼 팔꿈치 수술로 쉬었던 2017년을 제외하고 2019년까지 12시즌 동안 열심히 던졌습니다. 2020~2021년 미국 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에서 활약했던 김광현은 올해 3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온 김광현은 언터처블입니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88년생...

2022.05.04
은퇴 시즌 이대호, 양준혁∙이종범 못지않다

여러분은 어느 쪽을 믿으시나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vs “다 속여도 나이는 못 속인다.” *2001년 롯데에서 데뷔한 이대호에게 2022년은 어느덧 마지막 시즌이 됐다. 이대호는 17시즌 통산 353홈런을 치고 있다(5월 2일 현재). 젊음과 늙음의 기준은 나이가 아니라 살아가는 자세라고 합니다. 꿈이 없으면 나이를 떠나 늙은이라는 말도 있지요. 꿈이라는 건 대단히 거창한 건 아니고, 하고 싶은 일을 말합니다. *2015년 팀의 일본시리즈 우승과 함께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일본시리즈 MVP를 수상했던 이대호. 오른쪽은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오승환. 사람 나이 마흔을 불혹(不惑)일고 합니다. 요즘 유행어로 치면 ‘흔들림 없는 편안함’이라고 할까요. 공자가 살았던 2500년 전 마흔이라면 요즘 같으면 서른도 안 되는 나이일 겁니다. 어떤 연구 결과를 보면 삼국시대 평균수명은 남자 25세, 여자 24세, 고려시대에는 남자 35세, 여자 40세, 조선시대는 약 44세(남녀)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대호는 만 34세였던 2016년 미국 프로야구 시애틀에 입단했다. 그는 플래튼 시스템에 갇혀 있으면서도 오른손 타자로서 제 몫을 다했다. 왼쪽은 부산 수영초등학교 동창인 추신수. 어쨌든 사람 나이 마흔이 적은 건 아닙니다. 특히 운동 선수는 더 그렇습니다. 프로야구 통산 최다 안타 주인공인 박용택(43)은 만 40세 시즌이...

2022.05.02
2022 프로야구 순위, ‘8할 승률’ SSG와 2000년 현대

강해도 너무 강했습니다. 창단 5년 차를 맞은 현대는 5박(박경완∙박재홍∙박종호∙박진만 그리고 김재박)을 앞세워 선두를 질주했습니다. *2000년 정규시즌에서 나란히 18승을 거둔 세 남자. 왼쪽부터 임선동, 김수경, 정민태. 당시 김수경은 고졸 3년 차, 만 21세에 불과했다. 그뿐 아니었죠. ┃18승 트리오 정민태∙임선동∙김수경┃ 마운드에서는 18승 트리오 정민태∙임선동∙김수경이 있었습니다. *김재박은 명장이었다. 그는 현대 재임 11년(1996~2006년) 동안 한국시리즈를 네 차례나 제패했다. 정규시즌 최종 성적은 91승 2무 40패 승률 0.695로 드림리그 1위. 현대는 한국시리즈에서 드림리그 2위 두산을 맞아 고전했지만, 4승 3패로 승리하며 1998년에 이어 창단 두 번째 우승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실업야구 현대 피닉스를 모태(母胎)로 출범한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 당시 아마추어 최고 선수들만 모아서 창단한 현대 피닉스는 그 자체로 국가대표 전력이었다. 그런 현대 피닉스가 고스란히 현대 유니콘스로 흡수됐으니, 유니콘스의 전력을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2000년 현대를 돌아보면 투타에서 너무 강했고, 사실상 정규시즌 때는 적수가 없었습니다. ┃승률 0.695 현대, 2위 두산과 16경기 차┃ 종합 승률 2위(0.571)였던 두산과의 승차가 무려 16경기였으니까요. 2022년 프로야구 정규시즌 초반 SSG의 질주가...

2022.04.28
2022 프로야구 순위… 미스터리 두산은 불가사의

미스터리(mystery)를 우리말로 풀면 불가사의(不可思議) 정도가 가장 비슷한 표현일 겁니다. 불가사의란 인간의 생각으로 헤아리기(思議) 불가(不可)능하다는 뜻이죠. *2015년부터 두산을 이끌고 있는 김태형 감독. 그는 올해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한다. 태형은 한자로 泰亨, 크게 형통하다는 뜻이다. 프로야구 두산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불가사의 또는 미스터리일 겁니다. 지난겨울에도 FA 박건우(NC) 등 전력 유출이 심했던 두산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1승 3무 8패에 그쳤습니다. *박건우는 국내 프로야구 타자 중 활용도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박건우는 4번 타자를 제외한 1~2번, 5~6번 등 전 타순에 배치가 가능하다. 공수를 겸비한 데다 어깨가 강하며 주력도 뛰어나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룬 두산이지만 전문가들은 “올해는 힘들 것”이라며 두산을 하위권으로 분류했습니다. ┃11승 8패로 롯데와 공동 3위 자리┃ 하지만 4월 25일 현재 두산은 11승 8패로 롯데와 공동 3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후 두산에서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두 명이었다. 두산은 4번 타자 김재환(4년 최대 115억원)을 붙잡는 대신 박건우는 시장으로 내보내줬다. 19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산은 7개 팀과 만났는데, 단 한 번도 일방적으로 당한 적이 없었습니다. LG와 키움 그리고 삼성에는 1승 2패로 밀렸...

2022.04.26
박동원 트레이드, 김상현과 김세현도

트레이드는 프로 선수의 숙명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일부 스타 선수는 계약할 때 ‘트레이드 거부’ 조항을 넣기도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는 그렇지 않습니다. *박동원은 공격력을 갖춘 포수로 평가된다. 오른손 타자가 부족한 KIA 입장에서는 박동원을 포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도 있다. 구단에서 트레이드를 결정하면 따르든지 아니면 유니폼을 벗어야 합니다. 태평양을 인수∙창단한 현대는 출범 첫해였던 1996년 말 이희성과 최광훈을 삼성으로 보내고 베테랑 내야수 강기웅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진행했습니다. *1996년 창단한 현대는 2007년까지 12년 동안 존속하면서 네 차례(1998, 2000, 2003, 200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궜다. 그런데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강기웅은 “삼성이 아닌 다른 팀에서 뛰지 않겠다”며 돌연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트레이드 거부하고 돌연 은퇴 선언한 강기웅┃ 현대로서는 졸지에 선수 둘을 잃은 셈이 됐습니다. *서정환은 해태와 삼성 두 팀에서 선수-코치-감독을 지낸 이색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이 같은 기록은 서정환이 유일하다. 2022 프로야구가 정규시즌 초반 트레이드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박동원=김태진+10억원+신인 지명권┃ 키움이 주전 포수 박동원(32)을 KIA에 내주는 대신 내야수 김태진(27)+현금 10억원+2023년 신인 2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조건입니다....

2022.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