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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llsea_bae
    🔖 "있잖아. 사토는 스트로베리 문이라는 거 알아?" ​책을 펼치면 과거의. 한 장면이 프롤로그의 첫 장면으로 펼쳐지고, 페이지를 넘기면 외과 병동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는 화자의 현재로 옮겨진다. 환자의 입원실에 있는 텔레비전에서 '6월 4일, 오늘 밤에 뜨는 보름달은 스트로베리 문..' 이라고 알려주자 주인공은 올해의 스트로베리 문도 6월 4일인 '우연'에 놀란다. 이제 소설의 이야기는 주인공의 고등학교 입학식날의 시간으로 돌아간다. 입학식에 살짝 늦은 사토 히나타는 낯선 미소녀를 만나고, 곧 같은 반의 사쿠라이 모에라는 것을 알게 된다. '외모에 어울리는 연예인 같은 이름이다. 얼굴도 연예인처럼 예쁘고, 이름도 예쁘다.'(p29) 라며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은 그녀가 친근하게 대하다 못해, 갑자기 자신을 여자친구로 삼아달라는 말에 당황한다. '어안이 벙벙한 나와 사쿠라이 모에의 연애는 나의 주도권이라고는 전혀 없는 상태로, 천진난만한 그녀가 모두 주도하여 입학식 당일, 이 순간에 시작되었다.'(p47) ​사쿠라이 모에는 여름 하지에 볼 수 있는 '스트로베리 문'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프롤로그에 있는 장면이다. 학교 선생님 버전과 로맨틱 버전의 설명이 이어진다. 🔖 스트로베리 문이란 행운을 부르는 달이라고 해. 스트로베리 문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두 가지가 있어. 하나는 붉고 동그란 형태로 떠오르는 게 마치 딸기처럼 붉은 달 같다는 뜻에서 이름 지어졌다는 설. 다른 하나는, 미국에서는 딸기 수확을 6월에 해서 스트로베리 문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야. <중략> 스트로베리 문에는 인연을 맺어주는 효과도 있다고 해.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보면 영원히 이어진다고 …… 난 그 로맨틱한 미신을 믿어 보고 싶어. 앞으로의 인생에서 매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스트로베리 문을 바라보는 거야. 그게 나의 작은 꿈이야. 이상하려나? (p44) 반짝반짝 빛나는 고등학교 생활 속에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고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은 순수하고 아름답다. 그런데 체육시간에 참여하지 못하고, 쉽게 외출하지 못하는 사쿠라이 모에의 모습이 암시하는 상황이 독자로서 살짝 불안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삶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진다.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가 오버랩 되기도 한다. ​소설의 후반부, 사쿠라이 모에의 일기를 통해 두 사람의 또 다른 인연을 알게 되면서 독자들은 더욱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그녀를 위한 주인공의 노력은 둘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애틋하다. 사쿠라이 모에의 일기를 읽다보면 저절로 코끝이 시큰해진다. ​🔖 "사토 히나타는 사쿠라이 모에를 사랑합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마음 그대로 ......"(p281) 이 소설도 영상화 될까? 애니메이션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첫)사랑의 설레임, 두근거림을 소환해야할 때 읽으면 더욱 좋을 듯. 영어덜트소설로 추천. #스트로베리문 #아쿠타가와나오 #소미미디어 #소설리뷰 #책리뷰 #북리뷰 #일본소설 #청춘소설 #영어덜트소설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솜독자 @somymedia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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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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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소설추천, 『스트로베리 문』

    "있잖아. 사토는 스트로베리 문이라는 거 알아?" 책을 펼치면 과거의 한 장면이 프롤로그의 첫 장면으로 펼쳐지고, 페이지를 넘기면 외과 병동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는 화자의 현재로 옮겨진다. 환자의 입원실에 있는 텔레비전에서 '6월 4일, 오늘 밤에 뜨는 보름달은 스트로베리 문..' 이라고 알려주자 주인공은 올해의 스트로베리 문도 6월 4일인 '우연'에 놀란다. 이제 소설의 이야기는 주인공의 고등학교 입학식날의 시간으로 돌아간다. 스트로베리 문 ストロベリ-ム-ン 아쿠타가와 나오 소미미디어 입학식에 살짝 늦은 사토 히나타는 낯선 미소녀를 만나고, 곧 같은 반의 사쿠라이 모에라는 것을 알게 된다. '외모에 어울리는 연예인 같은 이름이다. 얼굴도 연예인처럼 예쁘고, 이름도 예쁘다.'(p29) 라며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은 그녀가 친근하게 대하다 못해, 갑자기 자신을 여자친구로 삼아달라는 말에 당황한다. '어안이 벙벙한 나와 사쿠라이 모에의 연애는 나의 주도권이라고는 전혀 없는 상태로, 천진난만한 그녀가 모두 주도하여 입학식 당일, 이 순간에 시작되었다.'(p47) 사쿠라이 모에는 여름 하지에 볼 수 있는 '스트로베리 문'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프롤로그에 있는 장면이다. 학교 선생님 버전과 로맨틱 버전의 설명이 있다. '스트로베리 문' 사진 / 구글 검색 학교 선생님 버전 스트로베리 문은 아메리카 선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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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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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모임도서 도착,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

    점심시간을 이용해 회사에 도착한 10월 모임 도서를 찾아왔다. 이번 도서는 나무옆의자 출판사에서 지원해주신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 이다.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 채기성 지음 나무옆의자 나무옆의자 출판사는 내게 있어 『불편한 편의점』 으로 만나보게 된 출판사였는데, 이번 책은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지 기대가 된다. 10월 둘째주부터 활동 시작 예정! 매번 모임 시작마다 두근 두근!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 저자 채기성 출판 나무옆의자 발매 2024.09.20. #독서모임도서 #부암동랑데부미술관 #채기성 #나무옆의자 #책도착 #춘경야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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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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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모임 도서, 클레어 키건의 단편 소설집, 『푸른 들판을 걷다』

    회사 독서동아리에서 클레어 키건의 책을 세 권째 함께 읽게 되었다. 『맡겨진 소녀』 를 시작으로 『이처럼 사소한 것들』 을 읽고 토론하고, 이번에 『푸른 들판을 걷다』 를 읽으며 서평쓰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앞선 두 권이 좋았기에 다들 이번달 대상 도서들 중에 이 책에 투표했던 것이 아닐까. 표제작 <푸른 들판을 걷다> 외에도 <작별선물>, <검은말>, <삼림 관리인의 딸>, <퀴큰 나무 숲의 밤>, 그리고 일찍이 무라카미 하루키가 극찬하며 자신이 엮은 영미문학 선집에 소개한 바 있었던 <물가 가까이>, 아일랜드 소설가 존 맥가헌에게 영향을 받아 썼다고 하는 <굴복> 이렇게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단편집이다. 클레어 키건의 소설 중 초기 작품에 속한다. ( 책 소개에 따르면, 존 맥가헌은 클레어 키건에게 문학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가로 알려져 있으며, <굴복>은 맥가헌의 『회고록(Memoir)』에 나온 그의 아버지에 관한 일화를 모티브로 한다. ) 푸른 들판을 걷다 Walk the Blue Fields 클레어 키건 소설 다산책방 전작들에서 클레어 키건의 문장들에 매료되었었기에 이번 독서에는 아예 발췌된 문장의 원문을 찾아 함께 읽었다. 각 작품 속 주인공들은 저마다 다른 상실을 경험한다. <푸른 들판을 걷다 Walk the Blue Fields>는 한 사제가 성직자라는 역할과 세속적 삶의 뜨거움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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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llsea_bae
    #협찬도서 영화 <지옥의 묵시록 Apocalypse Now>의 원작소설로 널리 알려진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을 펼쳤다. 나는 영화와 함께 당시 타출판사의 『암흑의 핵심』 이라는 제목으로 읽었었다. 조지프 콘래드 대신 조셉 콘래드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기도 하다. 과거에 읽었던 느낌도 희미해진 지금, 콘래드 사망 100주기를 맞아 출간된 새로운 번역본이 매우 궁금해졌다. 세계문학의 개성적인 '시즌 큐레이션'이 돋보였던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리즈는 감각적인 표지 디자인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소설은 유람선에 초대된 화자가 찰리 말로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 대화를 나눴다고 하기에는 말로의 일방적 독백이 이어진다. ) 말로는 무역회사 소속의 증기선 선장이 된 후, 어느 강에서 듣게 되었던 ‘커츠’라는 인물을 만나러 가는 여정을 들려준다. 커츠는 원주민에게 막대한 양의 상아를 끌어내어 그 지역 무역량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로, 승진과 사회적 출세가 확실히 보장되어 있다고 하는 그야말로 ‘전설적인 인물’이지만 그에 대한 소문 또한 많다. 말로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어두운 인간의 본성과 이런 인간의 조건에 대한 생생하고도 비판적인 묘사가 담겨 있다.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는 콘래드의 추모 에세이에서 말로에 대해 '속세를 등지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해하는 타고난 관찰가' 라고 하면서 '섬세하고 세련되고 까다로운 분석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 내 생각에 그들의 통치란 그저 쥐어짜내는 행위에 불과했던 게 아닌가 싶어. 그들은 정복자였고, 정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난폭한 힘뿐이지. 그런 힘은 전혀 자랑거리가 못 되는데, 우리의 힘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의 나약함으로 인해 우연히 생겨난 결과물일 뿐이니까 말이야. 그들은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든 그저 손에 넣기 위해 빼앗았다네. 그것은 단지 폭력이 동원된 강도질, 대규모로 이루어진 악질적인 살인에 불과했고, 그들은 맹목적으로 그 짓을 저질렀어. 어둠과 맞붙는 자들에게 아주 어울리는 행동이 아닐 수 없지. 지구의 정복이라는 것은 대개 우리와 피부색이 다르거나 코가 우리보다 살짝 낮은 사람들의 소유물을 빼앗는 것을 의미하기에, 너무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기 흉하게 마련이야. -p16 말로는 커츠의 교역소가 있는 곳으로 향하던 중 원주민들의 공격을 받게 되는데, 나중에 이것이 커츠의 지시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된다. 직접 커츠를 만나게 된 말로는 유럽의 문명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그 곳 정글에서의 삶이 인간 본성의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마주하고 경악하게 된다. 무엇이 문명이며, 무엇이 야만인가. 둘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드러나는 건 가장 야만적인 커츠의 민낯이다. 조지프 콘래드는 1890년, 콩고강을 운항했던 '벨기에의 왕'이라는 증기선을 6개월 정도 탔다. 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자전적 중편소설 『어둠의 심장』 을 집필했다고 한다. 아프리카가 수탈의 대상이었고 인종차별이 당연하던 것으로 여겨지던 시기에 문명인과 야만인을 가르는 기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이 소설이 얼마나 주목을 받았을까. ​온라인 책 소개에서는 "탈식민주의, 인종주의, 심리 비평, 생태주의, 페미니즘 비평 등 오늘날에도 다양한 해석 틀로 읽을 수 있는, 가장 생생한 고전이다." 라고 전하고 있다. 심리 비평은 'Heart of Darkness' 이라는 표현으로 묘사되는 강 상류로 향하는 공간 이동이 ‘무의식으로의 여행’으로 해석될 수 있음에 주목한다. 페미니즘 비평의 경우, 개인적으로 여성주의 해석으로는 접근해본 적이 없었기에 해당 관점으로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관련해서 찾아보니 남성 중심의 모험 소설에서 여성의 모습이 주변화되거나 악마화되어 묘사되는 모습을 비평하는 해석이다. 과거의 독서록에는 '문명 사회가 보장하는 안이한 삶을 박차고 나와 궁긍적 자기 인식을 성취할 수 있었던, 의식이 깨어있는 한 인간의 자기 탐구담' 이라는 작품해설 속 문장을 발췌해놓았었다. 당시에 매우 힘들게 읽었던 기억이 남아있는 걸 보면, 작품 해설을 진지하게 읽으며 고민했던 흔적 중 하나이리라. 과거의 고민과 더불어 술술 읽히는 새로운 번역 덕분에 다시 읽는 '재독(再讀)'의 시간은 과거만큼 어렵지 않아서 뿌듯했다. #어둠의심장 #조셉콘래드 #조지프콘래드 #휴머니스트 #휴머니스트세계문학 #흄세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humanist_in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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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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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영화 <지옥의 묵시록 Apocalypse Now>의 원작소설로 널리 알려진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을 펼쳤다. 나는 영화와 함께 당시 타출판사의 『암흑의 핵심』 이라는 제목으로 읽었었다. 조지프 콘래드 대신 조셉 콘래드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기도 하다. 과거에 읽었던 느낌도 희미해진 지금, 콘래드 사망 100주기를 맞아 출간된 새로운 번역본이 매우 궁금해졌다. 세계문학의 개성적인 '시즌 큐레이션'이 돋보였던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리즈는 감각적인 표지 디자인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어둠의 심장 Heart of Darkness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041 조지프 콘래드 지음 휴머니스트 소설은 유람선에 초대된 화자가 찰리 말로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 대화를 나눴다고 하기에는 말로의 일방적 독백이 이어진다. ) 말로는 무역회사 소속의 증기선 선장이 된 후, 어느 강에서 듣게 되었던 ‘커츠’라는 인물을 만나러 가는 여정을 들려준다. 커츠는 원주민에게 막대한 양의 상아를 끌어내어 그 지역 무역량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로, 승진과 사회적 출세가 확실히 보장되어 있다고 하는 그야말로 ‘전설적인 인물’이지만 그에 대한 소문 또한 많다. 말로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어두운 인간의 본성과 이런 인간의 조건에 대한 생생하고도 비판적인 묘사가 담겨 있어, 독자 또한 서서히 '어둠' 속에 잠겨드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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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연휴 끝!

    무심코 책상 위의 일력을 뜯다가 올해도 얼마 안남았음을 깨달았다. 남은 날이 이렇게 얇구나. 그래도 아직 3분기( 그나마도 얼마 안 남았지만 ) 라며 잠깐 정신승리를 해보지만, 곧 10월에 주루룩 대기하고 있는 마감 일정들이 떠올라 시무룩해졌다. 이제 달릴 시간만 남은 겐가. 마음이 답답..하고 무겁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보면 목표에 올라있겠지. ( 포토덤프 챌린지라도 써보려고 사진을 뒤지는데 연휴동안 사진이 얼마 없다! 어흐흑 ) ( 연휴동안 블로그도 잠시 쉬었다. 그랬더니 독서도 멈췄다. ) 긴 연휴 끝 마음 잡아보기. #일상 #2409 #힐씨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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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llsea_bae
    다비드 칼리와 모니카 바렌고가 '사랑에 관해 들려주는' 그림책 시리즈의 신간 『여전히 나는』 을 펼친다. 특유의 세피아톤의 일러스트가 잔잔한, 담담한 분위기의 텍스트와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게 다가오는 그림책이다. 오후의 소묘 출판사의 그림책은 성인에게 더욱 다가오는 감성적인 그림책이 많은 터라, 나는 늘 믿고 찾게 되는 출판사이기도 하다. 책을 펼치면 처음 만나게 되는 면지에는 창문이 빼곡한 여러 건물들 사이에 한 창문이 열려있다. 밖을 내다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는 한 중년 여성이 미소를 짓고 있다. 페이지를 넘기면 펼침면 가득히 한 여성의 얼굴이 클로우즈업 된다. "여전히 당신의 미소를 보고 싶어. 당신의 웃음소리가 그립고" 란 첫 문장. 그림책은 화자의 시선에서 보이는 여성의 모습을 계속 담아낸다. 화자는 상대방을 매우 사랑스러워하는 시선을 글 속에서도, 그림 속에서도 숨기지 않기에 함께 읽어가는 독자의 얼굴에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화자의 시선을 벗어난 장면에서 등장하는 두 사람의 모습 또한 사랑스러운 연인의 모습 그대로다. 화자의 회상 속에서 더욱 아름답게 기억된 모습일지도 모른다. 항상 약속에 늦고, 북쪽이 어딘지도 잘 모르는 듯한 그녀의 모습조차 이제는 그에게 그립다. 이제 그의 곁에는 그녀와 함께 해변에서 데려왔던 개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와 늘 함께 가던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여전히 나는, 당신과 별이 가득한 밤을 보내고 싶어. 한숨도 자지 않고 떠오르는 아침을 같이 맞이하고 싶어"라고 그리워하고 있는 그의 크로우즈업 된 손에는 검버섯이 펴있다. 화자의 나이를 짐작하게 하는 장면이다. ​문득 한 자동차 광고가 떠올랐다. 아들이 노부부가 된 부모님과 함께 해당 자동차를 타고 추억의 장소를 방문하다는 내용으로, 부모님의 과거 행복했던 시간을 되살리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간다는 감성적 스토리였는데 나는 광고 속 두 노부부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자연스럽게 광고 속 할아버지의 모습이 그림책 속 화자와 겹쳐졌다고 할까. ( 자동차cf 장면은 블로그에서...) 카페를 떠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화자. 반려견과 함께 불 꺼진 집으로 돌아와 스위치를 켠다. 밤이 된 뒷 면지에는 여성이 서있던 창문이 빈 채로 불이 켜진다. 그리고 책을 덮고 뒷 표지를 보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진다. 📚 여기서 기다릴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누군가를 사랑했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랑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관한 이 시적인 그림책은 짧은 단편 영화를 감상한 느낌을 준다. 그립고 아련하고 행복하다. #여전히나는 #그림책 #그림책리뷰 #그림책추천 #다비드칼리 #모니카바렌고 #오후의소묘 #성인그림책추천 #사랑에관한그림책 #회상 #그리움 @sewmew #그림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picturebook #picturebook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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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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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 추천, 『여전히 나는』

    다비드 칼리와 모니카 바렌고가 '사랑에 관해 들려주는' 그림책 시리즈의 신간 『여전히 나는』 을 펼친다. 특유의 세피아톤의 일러스트가 잔잔한, 담담한 분위기의 텍스트와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게 다가오는 그림책이다. 오후의 소묘 출판사의 그림책은 성인에게 더욱 다가오는 감성적인 그림책이 많은 터라, 나는 늘 믿고 찾게 되는 출판사이기도 하다.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가인 다비드 칼리의 그림책 리뷰를 제법 작성했으면서도 별도의 작가 소개글을 작성하지 않았음에 한번 반성해보고( 최근 다비드칼리의 내한 소식을 듣고도 직접 가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 그림작가 모니카 바렌고의 작가소개글만 링크한다. 모니카 바렌고 작가 소개 : [그림책 작가앨범] 모니카 바렌고(Monica Barengo) 모니카 바렌고 (Monica Barengo) 1990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태어나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리며 자랐다.... blog.naver.com 여전히 나는 A volte, ancora 다비드 칼리 글, 모니카 바렌고 그림 오후의 소묘 책을 펼치면 처음 만나게 되는 면지에는 창문이 빼곡한 여러 건물들 사이에 한 창문이 열려있다. 밖을 내다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는 한 중년 여성이 미소를 짓고 있다. 페이지를 넘기면 펼침면 가득히 한 여성의 얼굴이 클로우즈업 된다. "여전히 당신의 미소를 보고 싶어. 당신의 웃음소리가 그립고" 란 첫 문장. 그림책은 화자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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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외국베스트셀러, 『엘레나는 알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원작소설

    『엘레나는 알고 있다』 는 파킨슨병을 앓는 어머니 엘레나가 딸 리타의 죽음 뒤에 숨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분투하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로, '모녀 관계, 노화, 질병, 자기결정권 등 동시대 이슈를 깊이 있게 다루는 서사로 평단과 대중의 열렬한 사랑을 받은 작품'( 온라인 책소개 중에서 ) 이다. 엘레나는 알고 있다 Elena Sabe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비채 얼마 전 오십견으로 불편을 겪었던 나는 파킨슨병을 앓으며 불편한 자신의 몸에 대해 이야기하는 엘레나의 독백에 깊은 공감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노화와 질병, 이 두 가지 키워드는 어느새 내 옆에도 와있었으니 말이다. 파킨슨병은 중추신경계의 질병으로, 이 병에 걸리면 뇌가 움직이라고 명령을 내려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뿐더러 우울증과 불안, 더 나아가 치매 증상까지 겪게 되는 병이다. 팔을 움직여 윗도리 소매에 끼울 수도, 다리를 허공에 들어 올려 한 걸음 내디딜 수도, 목을 세워 세상을 똑바로 보면서 걸을 수도 없는 이가 있다면 그는 대체 무엇일까? 얼굴을 들어 세상을 마주 볼 수 없는 이가 있다면 그는 과연 무엇일까? 그 사람은 누구에게도, 무엇에게도 명령을 내릴 수 없지만 계속 생각만 하는 뇌일까? 아니면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듯이 두개골 안에 소중히 모셔져, 주름투성이의 기관 너머로는 아무것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생각 그 자체일까? 엘레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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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llsea_bae
    점심 후 티타임, 국내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덕분에 원작인 넬레 여사( 넬레 노이하우스 )의 소설을 읽겠다는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화제는 북유럽 스릴러 소설에 대한 이야기로 뻗어갔다. 북유럽 소설이 국내에 소개되던 시절 '넬레 여사 파'와 다른 소설가들의 파가 나뉘었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파'라고 썼지만 '팬'이라고 읽어 보자.) 개인적인 호불호기에 이제 북유럽 소설에 입문하는 거면 대표작들을 읽고, 결이 맞는 작가의 시리즈를 읽어보아도 좋을 듯 하다는 생각과 함께. 개인적으로 나는 넬레 여사보다는 '요 뇌스베 파' 였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읽기 시작하게 된 배경에 요 뇌스베가 있었다. 온라인 책 소개에 '요 네스뵈, 헨닝 망켈 등 유수의 범죄소설 작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리즈, 북유럽 미스터리의 원점' 이라고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3권 『발코니에 선 남자』 에는 요 뇌스베가 서문을 쓰기도 했다. ​마르틴 베크(Martin Beck) 시리즈도 벌써 아홉권째를 읽기 시작한다. 2024년 2월에 1권인 『로재나』 를 읽기 시작했으니 천천히, 오래 읽었다. 마지막 10권까지 시리즈 완독의 정상이 눈 앞에 보이니 뿌듯하다. 마르틴 베크는 7권 『어느 끔찍한 남자』 에서 부상을 당하고, 8권 『잠긴 방』 에서 15개월만에 복귀했다. 마르틴 베크와 그의 동료들은 천재적인 추리력을 뽐내는 독보적이고 영웅적인 탐정이 아니라, 정해진 일과와 절차를 따르는 지극히 현실적인 경찰이다. ​스웨덴 남부 스코네 주의 최남단에 위치한 시골 마을에서 한 여성이 홀연히 사라진 사건이 발생하고, 스톡홀름에서 절도범을 추적하고 있던 마르틴 베크와 콜베리에게 사건이 배정된다. 곧장 남부로 향한 그들은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받는 자가 과거 자신들의 손으로 체포했던 범인이라는 사실과 마주하고 각자 복잡한 심경에 빠진다. ( 1권 『로재나』 의 범인인 폴케 벵트손이다.) "내가 아는 한, 폴케 벵트손은 확실히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습니다. 가학성애, 청교도주의, 여성 혐오가 섞인."(p73) ​또 다른 사건의 범인도 만나게 된다. 군나르손은 이름을 바꾸고, 가석방 감독관이 주선해준 지방지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었던 것. "마르틴 베크는 자신과 콜베리가 과거 사건들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두 사건을 일으킨 두 남자와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안데르슬뢰브 같은 곳에서 만난 게 참 얄궂은 우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147)" ( 이번 9권에서는 1권 뿐만 아니라 2권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의 범인마저 스포하고 있으니 시리즈는 순서대로 읽으시길! ) 이미 전과자인데다가 실종자와 마지막으로 대화하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의 증언에 국가범죄수사국의 국장은 사건을 간단히 정리하라고 독촉한다. 스웨덴 경찰의 고위직이 자신들의 권력과 권위에만 집착하는 모습에 씁쓸해진다. '청장은 질문이나 말대답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싫어하기로 유명했다.(p201)' 라니.. ! 사회고발소설로서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서술 또한 계속 이어진다. 범죄율이 계속 오르고, 폭력이 폭력을 낳는다는 사실. 그리고 '선공을 날린 것은 경찰이라는 사실'(p204)을 경찰 수뇌부에는 한 명도 없는 데다가, 이 사실을 이해할 마음조차 없다는 것을 베크가 한탄하는 장면이다. 📚 경찰은 문제가 많았다. 문제는 대체로 1965년 경찰 국영화와 함께 시작되었다. 이후 경찰은 국가 내의 국가로 발달하기 시작했고, 시민들에게 인기가 없어졌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경찰관이 시민을 대하는 태도도 갈수록 적대적이고 무서우리만치 반동적인 방향으로 변했다. 가령 경찰관 셋 중 한명은 아이를 가급적 어려서부터 때려서 키워야 한다고 믿었고, 엄벌과 체벌만이 자라나는 세대를 제대로 육성하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경찰관 열에 아홉은 경찰이 범죄 혐의자를 너무 관대하게 다룬다고 믿었고, 종종 자유재량에 따라 내려지는 법원의 선고가 부적절하다고 여겼다. - p204 청장이 답이 뻔히 보인다던 사건은 빈집털이범과 순찰 경관들 사이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상황이 변한다. 경찰청은 살인 사건에 대한 관심을 거두고, 도주한 '경찰 살해범'을 검거하기 위해 온 경찰력을 동원한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에서 그동안 보여주었던 것처럼 언뜻 서로 관계없는 것 같던 사건들이 엮이면서 결말로 향한다. 그리고.. 콜베리의 결단!! 다음 권에서 등장하지 않는 것인가!!! #경찰살해자 #엘릭시르 #문학동네 #마르틴베크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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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llsea_bae
    2006년 야마모토슈고로상 후보작, 2007년 제4회 일본서점대상 4위의 소설 『종말의 바보』 는 기상천외하고 독창적인 세계관을 중층적이고 정교한 구성력과 경쾌하고 소탈한 필치로 그려 내는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열한 번째 단행본이다. 넷플릭스 드라마로 <종말의 바보> 가 나온 것을 보고 원작 소설을 먼저 읽어보려 책을 펼쳤다. ​ 표제로 선택된 <종말의 바보 FOOL> 를 비롯하여, <태양의 딱지 SEAL>, <농성의 맥주 BEER>, <동면의 소녀 GIRL>, <강철의 울 WOOL>, <천체의 돛배 YAWL>, <연극의 노 OAR>, <심해의 지주 POLE> 의 제목으로 종말까지 남은 3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소설 『종말의 바보』 는 《소설 스바루》에서 2004년 2월호부터 2005년 11월호까지 발표된 여덟 편의 연작소설을 묶은 작품이다. 8년 후에 소행성이 충돌하여 지구가 멸망한다는 충격적인 발표가 있은 후 5년이 지난다. 많은 창작물에서 '지구 종말'에 대해 다뤄왔기에, '만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에 대한 것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봤을 주제일 것이다. ​책 속에서는 발표 후 폭동, 살인, 강도, 방화, 사기 등의 범죄가 만연하며 혼란에 빠지는 모습과 함께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이 자살을 택하기도 했다고 묘사된다. 그리고 5년이 지난 후, 일본 센다이 북부에 자리한 아파트 단지 ‘힐즈 타운’을 배경으로 가까스로 공황 상태에서 벗어나 좀 더 차분해진 힐즈 타운 주민 혹은 그들과 관련 있는 사람들이 화자로 등장하여 저마다의 삶을 들려준다. 📚 ​<태양의 딱지 SEAL>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오히려 괴로운 일이다" 아이를 간절히 원할 때는 와주지 않았던 아기가 10년만에 아내에게 찾아왔다. 앞으로 종말까지 3년이 남았는데 임신 8주라는 것을 알게 된 부부. '우유부단 대회가 있다면 일등일 것' 이라고 불리는 주인공은 아내의 '낳을까 말까? 선택의 순간이야. 선택은 당신 특기잖아(p54)' 라는 말에 결정장애에 빠진다. 나라면 어땠을까 상상해봐도 정말 어려운 문제다. ​주인공은 소행성이 떨어져도 어떤 방법으로 무사히 살아남지 않을까란 희망을 품어도 보고, 아이가 있는 친구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기도 한다. 소행성이 떨어진 후에 살아남은 주인공을 상상해보니 문득, 코맥 매카시의 소설 『로드』 를 떠올렸다. 대재앙이 일어난 날에 태어난 아이. 그리고 그 아이와 함께 살아남기 위해 길 위에 선 아빠의 이야기. 『로드』 의 엄마와 달리, <태양의 딱지>의 엄마 미사키는 절망으로 자살할 타입은 아닌 것 같다는 싱거운 생각을 해보며 다음 장면으로 옮겨갔다. ​그나저나 왜 제목이 '태양의 딱지' 인지 궁금했는데, 책 속의 문장에서 답을 찾았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어떻게 결론을 내렸을 지 궁금해지지 않는가. ​ 🔖 "저것 좀 봐." 잠시 후 쓰치야가 정면의 태양을 가리켰다. 아름다운 원형을 그리며 저물어 가는 태양은 하늘에 붙은 딱지처럼 또렷했다. "소행성이 떨어져서 우리가 사라져도 분명 저 태양이나 구름은 남겠지." "그러고 보니 그렇겠네." 저 딱지는 쉽게 떨어질 것 같지 않다. "조금 든든하지?" 쓰치야가 조용히 말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 p85 <중략>​ 종말을 앞둔 디스토피아적 배경이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우울하고 절망적인 분위기로 흐르지 않는다. 각 소제목의 의미를 찾아보며 소설을 읽는 동안 경쾌하고 따스했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어떤 비참한 상황이라도, 그래도 사람은 살아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 내 카카오톡 프로필은 '내 생애 가운데 가장 멋진 하루되기' 다. 추가적으로 일어로 '今をいきる' 즉, '지금을 살다' 로 적어둔 지 오래되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과도 비슷한 결이다. ( 그러고 보니 로빈 윌리암스 주연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일본 제목이기도 하다. 나는 어떤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사에서 가져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 『종말의 바보』 를 읽으며 다시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를 생각한다. 카톡 프로필로 이 문장을 적으며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초심을 떠올려보게도 되는 하루. 책을 덮은 후에도 깊은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종말의바보 #이사카고타로 #소미미디어 #넷플릭스드라마원작소설 #소설추천 #소설리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솜독자 @somymedia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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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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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소설추천 『종말의 바보』

    2006년 야마모토슈고로상 후보작, 2007년 제4회 일본서점대상 4위의 소설 『종말의 바보』 는 기상천외하고 독창적인 세계관을 중층적이고 정교한 구성력과 경쾌하고 소탈한 필치로 그려 내는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열한 번째 단행본이다. 넷플릭스 드라마로 <종말의 바보> 가 나온 것을 보고 원작 소설을 먼저 읽어보려 책을 펼쳤다. ( 나는 늘 원작을 먼저 읽는 편이라는 것을 깨닫는 하루다. ) 내일 죽는다면 인생이 바뀝니까? 지금 당신의 인생은 몇 년짜리 인생입니까? 종말의 바보 終末のフ-ル 이사카 고타로 연작소설 128*188mm, 400쪽 소미미디어 표제로 선택된 <종말의 바보 FOOL> 를 비롯하여, <태양의 딱지 SEAL>, <농성의 맥주 BEER>, <동면의 소녀 GIRL>, <강철의 울 WOOL>, <천체의 돛배 YAWL>, <연극의 노 OAR>, <심해의 지주 POLE> 의 제목으로 종말까지 남은 3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소설 『종말의 바보』 는 《소설 스바루》에서 2004년 2월호부터 2005년 11월호까지 발표된 여덟 편의 연작소설을 묶은 작품이다. 8년 후에 소행성이 충돌하여 지구가 멸망한다는 충격적인 발표가 있은 후 5년이 지난다. 많은 창작물에서 '지구 종말'에 대해 다뤄왔기에, '만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에 대한 것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봤을 주제일 것이다. 책 속에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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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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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 프로젝트 점심 풍경

    한동안 바쁘기도 했고, 친구의 다이어트 성공 소식에 자극을 받기도 했던 터라 샐러드 위주로 끼니를 때웠다. 그리고 오늘, 프로젝트 팀과의 점심 회식. 기름진 것들을 많이 먹을 추석 시즌을 고려하여 담백한 편백찜(세이로무시)으로 메뉴를 결정했다. 애피타이저(?)는 타다끼로 입맛을 돋우고. 타이머가 울리자 오픈된 편백찜! 식사는 모두 규동으로 선택. 오래 쓴 찜기여서 그런가.. 편백향은 안느껴졌다. 김이 모락모락. 보기만 해도 건강한 비주얼. 같이 먹으러 가자고 해도 안 나갈 것이 뻔한 청소년 아이를 위해 편백찜을 집에서 해보려고 장비(?)를 검색해보니 몇 번 안해먹을테니 구매하기에는 비싼 느낌이다. ( 부피도 크니 보관하기도 애매하고.. 5번만 해먹으면 음식점 가는 대비 본전이라고들 리뷰에 써있기는 하지만.... ) 식사 후 자리를 옮겨 후식 타임! 커피와 함께 여왕의 디저트였다는 밀페이 로얄 "헤이즐럿, 산딸기 크림을 베이스로 초콜릿 조콩드와 퍼이틴으로 식감을 살리고 산딸기 쿨리와 템퍼링한 초콜릿으로 장식" 한 이 디저트는 메뉴 설명에 따르면 인간의 뇌가 맛을 느끼는 것까지 고려하여 만들었다는데.. "다크 초콜릿의 쓴맛, 산딸기의 신맛, 크림의 달콤한 맛의 조화가 최고조에 이르도록' 제작했다고 써있다. 동료분들은 특별히 내게 금가루 뿌려있는 곳을 주셨다는! 그나저나 회사에서 애매한 거리를 걸어서 다녀왔는데, 오늘 왜 이리 습도도,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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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책리뷰, 소설추천 『경찰 살해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점심 후 티타임, 국내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덕분에 원작인 넬레 여사( 넬레 노이하우스 )의 소설을 읽겠다는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화제는 북유럽 스릴러 소설에 대한 이야기로 뻗어갔다. 북유럽 소설이 국내에 소개되던 시절 '넬레 여사 파'와 다른 소설가들의 파가 나뉘었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파'라고 썼지만 '팬'이라고 읽어 보자.) 개인적인 호불호기에 이제 북유럽 소설에 입문하는 거면 대표작들을 읽고, 결이 맞는 작가의 시리즈를 읽어보아도 좋을 듯 하다는 생각과 함께. 개인적으로 나는 넬레 여사보다는 '요 뇌스베 파' 였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읽기 시작하게 된 배경에 요 뇌스베가 있었다. 온라인 책 소개에 '요 네스뵈, 헨닝 망켈 등 유수의 범죄소설 작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리즈, 북유럽 미스터리의 원점' 이라고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3권 『발코니에 선 남자』 에는 요 뇌스베가 서문을 쓰기도 했다. 마르틴 베크(Martin Beck) 시리즈도 벌써 아홉권째를 읽기 시작한다. 2024년 2월에 1권인 『로재나』 를 읽기 시작했으니 천천히, 오래 읽었다. 마지막 10권까지 시리즈 완독의 정상이 눈 앞에 보이니 뿌듯하다. 1권 리뷰를 링크해둔다. 북유럽 장편소설 『로재나』,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시작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스웨덴의 부부 작가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가 1960~70년대에 발표한 북유럽 추리...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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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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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레어 키건의 초기 소설집, 『푸른 들판을 걷다』 , 단편소설

    『푸른 들판을 걷다(Walk the Blue Fields)』 는 <작별 선물>, <푸른 들판을 걷다>, <검은 말>, <삼림 관리인의 딸>, <물가 가까이>, <굴복>, <퀴큰 나무 숲의 밤>, 이렇게 7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는 단편소설집이다. 현지에서 2007년 출간되었었고, 국내에서는 세번째로 소개된 작품이다. 작가에게 '단편 소설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주며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에지힐 단편문학상의 영예를 안긴 작품으로, 작가의 장기인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고 미묘하게 암시하기'가 빛난다. - 온라인 책 소개 중에서 푸른 들판을 걷다 Walk the Blue Fields 클레어 키건 다산책방 수록된 작품 중 <물가 가까이(Close to the Water's Edge)>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극찬한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하루키는 2004년 외국 작가들의 단편을 엮어 『생일 이야기』라는 선집을 출간했는데 이 책의 개정판에 클레어 키건의 <물가 가까이>를 수록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생일 이야기』 클레어 키건의 작품을 소개했다는 『생일 이야기』 의 주요 판본은 이렇게 세 가지 정도가 있다. 2002: 일본어, 11개 스토리. 2004: 영어, 12개의 스토리와 서론. 2006: 일본어, 13개 스토리. 이 중 2004년 영어 하드커버 판, 2006년 일본어 판, 2006년 영어 페이퍼백 판에 클레어 키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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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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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도착] 9월 독서모임 준비! 클레어 키건의 『푸른 들판을 걷다』

    9월의 회사 독서동아리, 춘경야독 서평쓰기 모임 책으로 클레어 키건의 『푸른 들판을 걷다』 가 선정되었다. 구간에서의 희망도서들과 김애란의 신간 소설, 정유정의 신간 소설을 제치고 투표에서 선정된 작품이다. 평균 10명 이내의 모임이었는데, 이번에는 14분이나 참여! 가을은 역시 독서의 계절인가? 푸른 들판을 걷다 Walk the Blue Fields 클레어 키건 다산책방 <맡겨진 소녀>, <이처럼 사소한 것들>로 국내에 소개된 지 1년여 만에 서점가에서 가장 뜨거운 작가가 된 클레어 키건의 신작 소설집. 1999년 데뷔작 <남극> 이후 평단은 작가의 차기작에 귀추를 주목했고, 8년 뒤 2007년 긴 침묵 끝에 세상에 꺼내 보인 이 책은 평단의 찬사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표제작 외에도 일찍이 무라카미 하루키가 극찬하며 자신이 엮은 영미문학 선집에 소개한 바 있었던 <물가 가까이>, 아일랜드 소설가 조 맥가헌에게 영향을 받아 쓴 <굴복> 등 일곱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질만이 남을 때까지 주변에 있는 것을 덜어냄으로써 삶의 중요한 순간을 더욱 분명하게 그려내는 키건의 작풍이 돋보이는 단편들로, 세밀하게 깎아 드러낸 암시와 은유적 표현들이 섬세하게 녹아있는 걸작. - 온라인 책 소개 중에서 키건은 단순한 단어를 사용하여 단순한 문장을 써내는 작가다. 그가 꾸밈없는 단어와 문장의 조합으로 만들어내는 단순한, 그러나 따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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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9년 전 오늘] 거리에 핀 꽃 / 국민서관, 아이의 작은 몸짓을 통해 색을 찾아가는 세상. 부모라면 누구나 느끼는 그 순간.

    2015.9.3. 9년 전 오늘 거리에 핀 꽃 / 국민서관, 아이의 작은 몸짓을 통해 색을 찾아가는 세상. 부모라면 누구나 느끼는 그 순간. 아이와 함께 길을 걷다보면 녀석이 발견하는 것들에 깜짝 놀라고는 합니다. 처음에는 막연히 키가 작아서 땅이 잘 보이는 걸까~ 생각도 해보았는데 무엇보다도 녀석의 호기심과 열려있는 시선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녀석에게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반짝반짝 빛이 나는 듯 한가봐요. 그리고 녀석의 시선과 똑같은 그...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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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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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 작가앨범] 모니카 바렌고(Monica Barengo)

    모니카 바렌고 (Monica Barengo) 1990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태어나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리며 자랐다. 2012년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고, 2018년과 2019년 상하이 황금 바람개비 일러스트레이터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The Writer』 로 2022년 뉴욕 타임즈/뉴욕 공립 도서관 최우수 일러스트 아동 도서상을 수상했다. 세피아 톤의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며 세계적 작가 다비드 칼리와 함께 여러 책을 작업했다. 그린 책으로 『사랑의 모양(Polline)』, 『구름의 나날(Nuvola)』, 『작가(Lo Scrittore)』, 『마녀의 매듭(Felicità ne avete?)』, 『여전히 나는(A volte, ancora)』, 『어느 날, 아무 이유도 없이(Un giorno senza un perché)』 등이 있다. 모니카 바렌고의 그림책은 <그림한장 밑줄한줄> 에서 잠깐 다룬 적은 있었다. 작가의 그림책으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된 『어느 날, 아무 이유도 없이(Un giorno senza un perché)』 를 읽고 궁금해서 다른 그림책들을 궁금해했더랬다. 국내에 번역된 작품이 없어서 원서를 찾아 읽었던 기억. 어느 날, 아무 이유도 없이 작년 어느 날, 다비드 칼리와 모니카 바렌고 콤비의 「작가」가 나온 김에, 오랫만에 「어느 날, 아무 이유... blog.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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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씨와 밤톨의 즐거운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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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년 08월 독서 결산, 책읽기 기록

    8월의 독서 기록을 정리하며 9월의 첫날을 시작한다. 8월은 많이 읽지를 못했다. 총 18권을 읽었다. 읽었으나 기록을 남기지 않은 책은 제외했다. 바쁘기도 했고, 다른 일로 움직여야 할 일들이 많았던 달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해본다. 독서토론책이 2권 포함되어 천천히 읽었던 영향도 있으리라. 생각해보니 8월은 책도착 기록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던 듯. 가을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 이라고 했던가. 몇 권을 읽을 수 있을지 독서 계획을 세워보며 9월을 시작해본다. 하반기에는 '책장파먹기 책'(사두고 읽지 못한 책)도 계획에 포함시켜야겠다. #책읽기 #책읽기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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