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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lee.142687
    필자가 유독 읽지 않거나 싫어하는 류의 책들이 있다. 가령, 역사를 바꾼 ~ 가지 법칙이라든지, 몇 살에 꼭 읽어야 할 몇 가지 책이라든지 하는 류다. 초보 독자에게 길라잡이를 선사하는 역할로는 충분한 책 들이지만, 그 구성이 식상할뿐더러 결국은 남의 좋다고 선정한 역사의 장면이나 책들을 답습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같은 책이라도 독자의 의견이나 고유의 생각을 자신만의 단어로 풀어갈 때, 그 책이 진정으로 독자에게 남는 책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결국, 나와 타인의 상황이 다르기에 무조건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 최근에 서가에는 작가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이란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간의 굴곡진 역사 속에서 바뀌지 않는 23 가지의 법칙을 정리했다는 책이다. 어떤 책이길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면서도, 또 뻔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도 앞섰다. 또 돈과 경제의 영역을 뛰어넘어 인간의 고유한 심리를 터치하고 있는 문구들도 있다. 예전에 읽었던 로버트 그린의 책, 『인간 본성의 법칙』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 책의 서두에는 '합리적 낙관론자' 들을 위하여라는 문구가 적혀져 있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무엇이 합리적 낙관론인가? ​ 우리는 둘로 양분된 논리에 익숙하다. 선한 자의 반대 끝에는 악한 자가 있다. 강한 것이 있으면 약한 것이 있다. 논리가 있으면 비 논리도 있다. 부유한 자가 있으면 가난한 자도 있다. 무엇이든 둘로 쪼개진 현상이 이 세상의 전부인 듯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런데 저자는 비관과 낙관은 동일 선상에 있다고 주장한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낙관론에 무게 중심을 두지 않고 비관은 비관대로 쓸모가 있다는 신선한 논리다. ​ 저자는 13 번째 법칙으로 소개하는 <희망과 절망>의 부분에서 이 책의 가치를 읽었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는 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경험을 말해주는 책인데,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가르쳐 주는 책이다. 많은 사람이 빅터 프랭클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아파하면서도 핵심 가치인 낙관에 대해 동조하는 분위기다. 특히나 비관이 죄악시되는 경쟁 사회에서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스톡데일 제독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 스톡데일 제독은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원인에 대해 설명하는 글에서 '절대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빅터 프랭클의 일화와 판박이처럼 닮아 있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스톡데일 제독은 그러면서도 누가 가장 많이 절망하고 죽어갔나란 질문에 '낙관주의자들이 그랬다'라고 진술한다. 스톡데일은 '결국 상황이 나아질 거라' 말하면서도 동시에 '그래도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풀려나지 않을 것이라'라며 현실을 직시했다. 절망적인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낙관을 버리지 않는 자세. 그것은 비관과 낙관이 적절히 혼합되어 있는 삶의 태도다. 폭주하는 낙관 열차의 우리 몸을 담고 있기에는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잘 부각시킨 부분이다. 저자가 '합리적인 낙관론'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 이 책 『불변의 법칙』에서 또 눈길을 끄는 부분은 네 번째로 소개된 <인간, 그 알 수 없는 존재> 다. 우리는 흔히 조직에서 승승장구해서 임원에 오른 사람들 중에 의외로 인성적으로 뒤틀린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이 독특하지만 훌륭한 특성을 가진 사람은 거의 항상 독특하지만 훌륭하지 않은 특성도 갖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정상적으로 독특해야 성공할 수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비정상적으로 형편없는 부분도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들에서 읽히는 공통점이 시간이 흐르면 '평균으로 회귀' 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이유는 바로 그 '비정상'적인 부분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것을 부러워하되 그 성공이 그 사람의 인격이 존경할 수준이 아닐 수도 있으니 놀라지 말라는 메시지다. ​ 글쎄, 이 책은 23 가지 각각의 법칙을 소개하면서 이를 지지하는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흔히 서양 책에서 대중적으로 히트한 책들이 지니고 있는 구성인데, 이 책은 좀 더 노골적이다. 다만, 강정이라고 하면 각각의 법칙을 장황하게 소개하지 않고 쉽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 서평 풀 버전은 Naver에서 <역마살 잡식 독서객>을 검색해 주세요! #역마살잡식도서객 #불변의법칙 #모건하우절 #서삼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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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
    불변의 법칙 / 모건 하우절

    불변의 법칙 저자 모건 하우절 출판 서삼독 발매 2024.02.28. 상세보기 필자가 유독 읽지 않거나 싫어하는 류의 책들이 있다. 가령, 역사를 바꾼 ~ 가지 법칙이라든지, 몇 살에 꼭 읽어야 할 몇 가지 책이라든지 하는 류다. 초보 독자에게 길라잡이를 선사하는 역할로는 충분한 책 들이지만, 그 구성이 식상할뿐더러 결국은 남의 좋다고 선정한 역사의 장면이나 책들을 답습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같은 책이라도 독자의 의견이나 고유의 생각을 자신만의 단어로 풀어갈 때, 그 책이 진정으로 독자에게 남는 책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결국, 나와 타인의 상황이 다르기에 무조건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최근에 서가에는 작가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이란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간의 굴곡진 역사 속에서 바뀌지 않는 23 가지의 법칙을 정리했다는 책이다. 어떤 책이길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면서도, 또 뻔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도 앞섰다. 또 돈과 경제의 영역을 뛰어넘어 인간의 고유한 심리를 터치하고 있는 문구들도 있다. 예전에 읽었던 로버트 그린의 책, 『인간 본성의 법칙』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 책의 서두에는 '합리적 낙관론자' 들을 위하여라는 문구가 적혀져 있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무엇이 합리적 낙관론인가? ​우리는 둘로 양분된 논리에 익숙하다. 선한 자의 반대 끝에는 악한 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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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마살 잡식 독서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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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변의 법칙 / 모건 하우절 24-114

    불변의 법칙 저자 모건 하우절 출판 서삼독 발매 2024.02.28. 필자가 유독 읽지 않거나 싫어하는 류의 책들이 있다. 가령, 역사를 바꾼 ~ 가지 법칙이라든지, 몇 살에 꼭 읽어야 할 몇 가지 책이라든지 하는 류다. 초보 독자에게 길라잡이를 선사하는 역할로는 충분한 책 들이지만, 그 구성이 식상할뿐더러 결국은 남의 좋다고 선정한 역사의 장면이나 책들을 답습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같은 책이라도 독자의 의견이나 고유의 생각을 자신만의 단어로 풀어갈 때, 그 책이 진정으로 독자에게 남는 책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결국, 나와 타인의 상황이 다르기에 무조건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최근에 서가에는 작가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이란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간의 굴곡진 역사 속에서 바뀌지 않는 23 가지의 법칙을 정리했다는 책이다. 어떤 책이길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면서도, 또 뻔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도 앞섰다. 또 돈과 경제의 영역을 뛰어넘어 인간의 고유한 심리를 터치하고 있는 문구들도 있다. 예전에 읽었던 로버트 그린의 책, 『인간 본성의 법칙』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 책의 서두에는 '합리적 낙관론자' 들을 위하여라는 문구가 적혀져 있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무엇이 합리적 낙관론인가? 우리는 둘로 양분된 논리에 익숙하다. 선한 자의 반대 끝에는 악한 자가 있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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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lee.142687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들을 변화시켰다. 심지어 몇몇 분야에서는 팬데믹으로 인해 변화가 압축되었다고도 일컬어진다. 재택근무로의 변화는 아마도 그렇게 '압축'된 것 중에 하나일 것이다. 오늘날 사무실 노동자는 한 회사의 노동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무실 근무자는 재택근무로 전환하기가 용이했다. 그때까지도 집에서 근무한다는 재택근무는 아지 소수만 영위할 수 있는 근무 형태였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인해 직장 생활을 하는 상당수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경험했다. 머지않아 신비함 속에 가려졌던 재택근무의 폐해는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가 사무실 근무보다 집중력이 오르지 않고 피로하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일과 삶의 분리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미국 조지타운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칼 뉴포트가 쓴 『Slow Productivity』는 투여된 시간과 자본 개념 등으로 이뤄진 낡은 생산성 개념을 잘못 적용함으로써, 지식노동자에게 과로와 이로 인한 번 아웃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책이다. 그는 반대로 지식 노동자에 능률을 올리려면 다 천천히 일해야 한다며, 이른바 '슬로우 워크'를 주장한다. 이 책은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슬로우 워크』라는 이름의 번역서 올해 소개되었다. 이 책은 지식 노동의 생산성에 있어 잘못된 편견들을 바로잡고, 나아가 지식 노동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를 설명하고 있다. ​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투자된 시간과 자본 대비 생산물의 양으로 생산 효율성을 측정하는 관례는 우리의 사고에 깊게 뿌리박혔다. 그러나 오늘날의 회사에는 생산 라인이 아닌 사무실의 지식 노동이 주류가 되었다. 그럼에도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종래의 시간으로, 즉 노동 시간을 최대한으로 늘리려는 시도는 변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노동자가 퇴근하지 못하고 할 일이 없음에도 눈치를 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 역시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측정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 저자는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올리는 데 필요한 세 가지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세 가지 원칙은 '업무량을 줄여라', '자연스러운 속도로 일하라', '품질에 집착하라'라는 것이다. 독자는 언뜻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저자의 파격적인 제안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일을 더 해도 모자랄 판인데, 일을 줄이라니, 일견 납득하기 어려운 제안이다. 그러면 저자의 주장이 타당한지 하나씩 살펴보자. ​ 업무량을 줄이는 것은 단순히 일을 적게 한다는 말이 아니다. 핵심은 본업은 해야만 하는 일에 더 집중하자는 의미다. 저자는 가사 노동에 시달리던 제인 오스틴이 여유시간이 생기자 폭발적인 저작활동을 시작해 <오만과 편견>을 포함한 대작들을 비교적 짧은 시간에 완성한 사례를 들었다. 팬데믹을 경험한 우리들은 재택근무에 들어갔었다. 비교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재택근무는 본업이 아닌 화상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익히는 데 시간을 허비했다. 또, 수시로 벌어지는 원격 회의 참가해야 했고, 언제나 연락을 받을 수 있으리란 생각 때문에 근무시간 외에도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야만 했다.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은 철저히 무너졌고, 남은 것은 극도의 피로감과 업무 진척이 느려짐에서 오는 좌절감이었다. 핵심은 본업의 충실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하는 것이다. ​ 이를 위해서 저자는 한 번에 할 수 있는 미션과 프로젝트, 그리고 이에 수반되는 일일 업무의 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계획과 스케줄화는 꼭 필요하다. 일일 업무의 경우, 업무 환경을 정비화해서 루틴화 한다면 부수적인 일로 시간과 신경을 허비하지 않고 바로 업무에 뛰어들 수 있는, 일명 오토파일럿화를 실현하자 제안하고 있다. 모든 업무를 자신이 다 직접 할 수는 없다. 필요하다면 돈을 들여서라도 자신이 낯선 업무는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개인의 핵심 업무에 대한 범위를 명확히 하자는 취지다. 모든 것을 다 준비해서 전달하는 푸시 전략보다는 필요할 때 전달하는 풀 전략을 활용하자. ​ >> 서평 풀 버전은 Naver에서 <역마살 잡식 독서객>을 검색해 주세요! #역마살잡식독서객 #SlowProductivity #CalNewport #PenguineBooks #원서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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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
    Slow Productivity / Cal Newport

    Slow Productivity 저자 칼 뉴포트 출판 Penguin Books, Limited (UK) 발매 2024.03.07. 상세보기 슬로우 워크 저자 칼 뉴포트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발매 2024.09.23. 상세보기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들을 변화시켰다. 심지어 몇몇 분야에서는 팬데믹으로 인해 변화가 압축되었다고도 일컬어진다. 재택근무로의 변화는 아마도 그렇게 '압축'된 것 중에 하나일 것이다. 오늘날 사무실 노동자는 한 회사의 노동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무실 근무자는 재택근무로 전환하기가 용이했다. 그때까지도 집에서 근무한다는 재택근무는 아지 소수만 영위할 수 있는 근무 형태였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인해 직장 생활을 하는 상당수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경험했다. 머지않아 신비함 속에 가려졌던 재택근무의 폐해는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가 사무실 근무보다 집중력이 오르지 않고 피로하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일과 삶의 분리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미국 조지타운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칼 뉴포트가 쓴 『Slow Productivity』는 투여된 시간과 자본 개념 등으로 이뤄진 낡은 생산성 개념을 잘못 적용함으로써, 지식노동자에게 과로와 이로 인한 번 아웃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책이다. 그는 반대로 지식 노동자에 능률을 올리려면 다 천천히 일해야 한다며, 이른바 '슬로우 워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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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lee.142687
    2024년은 우리 문학계의 큰 경사가 있었다. 정치가 미치광이의 비상계엄과 이에 대한 탄핵 소추가 이뤄진 거센 물결로 요동치고 있는 올해 우연히도 저항의 문학의 큰 별인 한강이 노벨상을 탔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한강 작가는 소설가로 데뷔한 것이 아니다. 원래 시인으로 데뷔했다. 소설가로서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94년의 <붉은 닻>으로 서울신문에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부터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에는 당선작 <붉은 닻>을 비롯, <여수의 사랑>, <어둠의 사육제>, <야간열차>, <질주>, <진달래 능선> 등 총 6 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한강의 초기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소설집이다. ​ <여수의 사랑>은 같이 자취를 하던 두 살 어린 자흔을 기억하며 고향인 여수로 떠나는 정선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결벽증에 걸린 정선은 여러 명의 룸메이트를 바꿔가다가, 자흔이라는 범상치 않은 인물과 자취방을 같이 쓰게 된다. 정선과 같이 고향이 여수라는 것 외에는 어느 하나 같은 부분이 없었다. 결벽증인 정선에 비해, 자흔은 무엇 하나 제대로 정리하는 것이 법이 없다. 어느 날 가방을 전철에서 잃어버리고, 그 속에 여수행 기차표도 잃어버린다. 자흔의 고향이 여수라는 것은 결국 자흔의 생각일 뿐이며, 자흔은 여수발 서울행 기차에서 발견된 고아임을 정선에게 고백한다. 어느 날 자전거에 치여 피투성이가 된 자흔은 흔적 없이 사라진다. ​ <어둠의 사육제>는 고향 선배 인숙과 같이 자취를 하던 영진의 이야기다. 청주에서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다다를 수 있는 시골 출신인 그들은 돈을 벌러 서울에 올라와 반지하 방에 같이 살게 된다. 모든 것이 비관적인 인숙은 결국 전세금을 가로채고 종적을 감춘다. 악착같이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고 있던 영진은 망연자실. 결국 이모네 아파트에 얹혀살게 된 영진은 어느 날 버스에서 여대생을 폭행하는 뻔뻔 중년 여자를 내심 응원하고 있는 자신의 야릇한 슬픔을 발견한다. 인숙의 배신으로 인해 삶과 화해하는 법을 잃고 오기로 뭉친 영진은 우연히 아파트 단지 건넛동에 살고 있는 불구자 명환을 알게 된다. 명환은 자동차 사고로 임신한 아내를 잃었고 자신은 불구자가 된 사내다. 명환은 죽기로 결심하고 사고 합의금으로 장만한 그의 아파트를 영진에게 가지라고 제안한다. ​ <야간열차>는 대학 동기 영현과 동걸의 이야기다. 동걸은 일곱 명의 술친구 모임에서 가장 덩치도 크고 똑 부러진다. 동걸은 술자리에서 취할 때면 청량리에서 동해로 떠나는 야간열차를 타자고 했지만, 정작 당일 나타나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군에서 제대한 영현이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았던 동걸을 이해하게 된 건, 술에 취해 동걸의 집에서 하룻밤 자고 나서다. 동걸은 자신 때문에 식물인간이 된 쌍둥이 동생 동주와 홀어머니를 위해 태연한 척하려고, 동생 몫까지 제대로 살려고 몸부림쳤던 것이다. 그에 비해 영현의 삶은 치열하지 않다. 어느 날 동걸은 영현에게 벽제에 같이 가자고 부탁하지만, 직장 생활에 바쁜 영현은 거절한다. 그리고 며칠 뒤 동생을 화장한 재를 동해에 뿌리려 동걸이 탄 야간열차에 영현도 몸을 싣는다. ​ <질주>는 이 소설집에서 가장 짧은 단편이다. 어머니가 개가 하고 나서 겉돌던 인규는 어머니와 의붓아버지와 형식적인 관계만 유지하고 있다. 자궁암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에게 가며 지난 일을 생각하는 이야기다. 인규에게 전화를 건 어머니는 인규를 죽은 동생인 진규로 착각한다. 진규는 오직 인규의 기억 속에만 살아야 하는 동생이자, 인규 자신이 손금이 그어질 만큼 주먹을 꽉 쥐고 이가 시릴 만큼 악물고 살아오게 한 삶의 동기였기 때문이다. ​ <진달래 능선>은 남녘 고향 땅과 가족을 떠나온 정환이 서울 변두리에 황 씨의 집에 세 들어 살게 되면서 시작한다. 정환은 폭력적인 아버지를 떠난 뒤 혼자서 가난을 버티며, 여남은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가던 양부 덕분에 가까스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했다. 그러나 황씨 집의 진달래를 보면서 고향 땅의 진달래 능선과 반편(바보) 여동생 정임을 생각한다. >> 서평 풀 버전은 Naver에서 <역마살 잡식 독서객>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역마살잡식독서객 #여수의사랑 #한강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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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
    여수의 사랑 / 한강

    여수의 사랑 저자 한강 출판 문학과지성사 발매 2018.11.09. 상세보기 2024년은 우리 문학계의 큰 경사가 있었다. 정치가 미치광이의 비상계엄과 이에 대한 탄핵 소추가 이뤄진 거센 물결로 요동치고 있는 올해 우연히도 저항의 문학의 큰 별인 한강이 노벨상을 탔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한강 작가는 소설가로 데뷔한 것이 아니다. 원래 시인으로 데뷔했다. 소설가로서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94년의 <붉은 닻>으로 서울신문에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부터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에는 당선작 <붉은 닻>을 비롯, <여수의 사랑>, <어둠의 사육제>, <야간열차>, <질주>, <진달래 능선> 등 총 6 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한강의 초기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소설집이다.​<여수의 사랑>은 같이 자취를 하던 두 살 어린 자흔을 기억하며 고향인 여수로 떠나는 정선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결벽증에 걸린 정선은 여러 명의 룸메이트를 바꿔가다가, 자흔이라는 범상치 않은 인물과 자취방을 같이 쓰게 된다. 정선과 같이 고향이 여수라는 것 외에는 어느 하나 같은 부분이 없었다. 결벽증인 정선에 비해, 자흔은 무엇 하나 제대로 정리하는 것이 법이 없다. 어느 날 가방을 전철에서 잃어버리고, 그 속에 여수행 기차표도 잃어버린다. 자흔의 고향이 여수라는 것은 결국 자흔의 생각일 뿐이며, 자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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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마살 잡식 독서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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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low Productivity / Cal Newport 24-113

    Slow Productivity 저자 칼 뉴포트 출판 Penguin Books, Limited (UK) 발매 2024.03.07. 슬로우 워크 저자 칼 뉴포트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발매 2024.09.23.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들을 변화시켰다. 심지어 몇몇 분야에서는 팬데믹으로 인해 변화가 압축되었다고도 일컬어진다. 재택근무로의 변화는 아마도 그렇게 '압축'된 것 중에 하나일 것이다. 오늘날 사무실 노동자는 한 회사의 노동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무실 근무자는 재택근무로 전환하기가 용이했다. 그때까지도 집에서 근무한다는 재택근무는 아지 소수만 영위할 수 있는 근무 형태였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인해 직장 생활을 하는 상당수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경험했다. 머지않아 신비함 속에 가려졌던 재택근무의 폐해는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가 사무실 근무보다 집중력이 오르지 않고 피로하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일과 삶의 분리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타운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칼 뉴포트가 쓴 『Slow Productivity』는 투여된 시간과 자본 개념 등으로 이뤄진 낡은 생산성 개념을 잘못 적용함으로써, 지식노동자에게 과로와 이로 인한 번 아웃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책이다. 그는 반대로 지식 노동자에 능률을 올리려면 다 천천히 일해야 한다며, 이른바 '슬로우 워크'를 주장한다.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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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셸리 리드의 『흐르는 강물처럼』은 관심 가던 책이다. 미국 서부의 거니슨 강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자연과 사랑의 일대기라 요약할 수 있다. 이 소설 속 주인공 토리 (빅토리아의 애칭)의 모습은 시간에 흐름에 따라 성장한다. 마치 샘물이 흐를수록 거대한 강물일 되는 것과 같이 성장한다.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하는 전통적인 여인에서, 사랑과 임신을 통해 어머니로 성장하며, 가업인 복숭아 농장을 이어가는 사업가의 모습으로 토리도 발전한다. 최근에 읽었던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가 남자의 일대기를 묘사했다면 한 마디로 이 책은 여인의 일생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 이 책의 내용을 조금 소개하자면, 서부의 아이올라라는 시골에서 네시 가문은 대대로 복숭아 농장을 운영한다. 네시에게는 딸 빅토리아 (토리)와 아들 세스가 있었다. 토리는 아버지 (네시)와 남동생 세스를 위해 사고로 죽은 어머니 대신 집안일을 도맡은 순종적인 딸이다. 이와 달리 세스는 어렸을 적부터 말썽을 피운다. 어느 날 토리는 읍내인 노스 로라 사거리에서 윌 (윌슨 문)을 만난다. 인디언 원주민 오트 족 사람 윌에게 토리는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당시는 원주민을 사람 취급하는 시절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원주민을 이방인 혹은 인전이라고 부르며 멸시한다. ​ 세스는 누나 토리와 인전인 윌이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하고 위협하고 협박한다. 다시는 토리 가까이에 가지 말라고 말이다. 아버지를 비롯해 상이용사인 오그 이모부마저 자신이 사랑하는 윌을 배척하는 모습에서 토리는 감히 가족들에게 자신이 윌을 사랑한다고 밝힐 수 없었다. 때 마침 마을에서는 이방인 인디언 사내가 강도질 등 범죄를 저질러 수배령이 내린다. 토리는 윌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하지만, 세스가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수배된 인전을 찾아 나서는 모습에 불안한다. 그리고 청천 벽력같은 소리가 마침내 들린다. 수배되었던 인전이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토리의 뱃속에는 사랑의 열매인 아기가 자라고 있었으니 운명의 장난 아닌가? ​ 점점 불러오는 배를 가족들에게 숨기지 못하기도 했고, 마약과 술에 찌든 남동생 세스가 윌을 죽였다는 사실도 용서할 수 없었던 토리는 마침내 정들었던 가족을 떠난다. 윌과의 추억이 있는 움막에 홀로 살기로 한 토리는 집에서 가져갔던 음식물이 떨어지자, 산속 열매와 물고기를 잡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마침내 아들을 낳고, 별명을 베이비 블루라 짓는다. 그러나, 자신 하나도 처신이 어렵던 토리가 아이를 계속 키우는 것은 무리였다. 굶주림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아기를 키우려 했지만, 어느 날 산속에 야영을 온 젊은 부부의 차에 베이비 블루를 몰려 맡겨 놓고 숨는다. 젊은 부부가 베이비 블루를 데려가고 나자마자 토리에게 후회가 엄습한다. ​ 마침내 토리는 자신이 살던 아이올라로 돌아온다. 세스는 사고를 치고 떠났으며, 기생충같이 빌붙어 살던 오그 이모부도 자신의 어머니에게 돌아간 후, 이제 복숭아 농장에는 아버지와 토리 둘만 남았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미 병세가 악화된 상태. 토리를 만나고 나자 아버지는 꼭 조여왔던 벨트가 풀린 듯 죽고 만다. 토리가 돌아오기까지 기다렸던 것이다. 이제 거대한 복숭아 농장에는 토리뿐이다. 언제고 세스가 다시 돌아올 이 복숭아 농장을 처분하고 떠나려 한다. 그리고 곧 자신의 농장이 있는 마을이 댐의 건설 계획으로 수몰될 운명에 놓인 것을 알게 된다. ​ 토리는 정든 아이올라를 떠나 거니슨 상의 상류인 노스포크 강이 있는 파오니아의 한 농장으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대학의 교수의 도움받아 복숭아나무를 모두 파오니아의 농장 밭에 이식하기 시작한다. 과연 토리는 가업인 복숭아 농장을 성공적으로 옮길 수 있을까? 또 그녀가 놓고 온 아기 베이비 블루와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이 책을 읽다 보면 우선 자연의 아름다움이 참 잘 묘사되었다고 느끼게 된다. 어미 사슴과 새끼 사슴, 농장에 유일한 말 아벨, 그리고 토리를 돌봐주던 루비앨리스 할머니 집의 개들. 그뿐만 아니라 관목과 열매의 종류도 다양한다. 졸참나무, 루피너스, 라즈베리 나무, 세이지 등등. 마치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의 한 구절을 보는 듯 미국 서부 자연을 풍부하게 묘사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 >> 서평 풀버전은 Naver에서 <역마살 잡식 독서객> 검색! #역마살잡식독서객 #흐르는강물처럼 #셸리리드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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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
    흐르는 강물처럼 / 셸리 리드

    흐르는 강물처럼 저자 셸리 리드 출판 다산책방 발매 2024.01.08. 상세보기 셸리 리드의 『흐르는 강물처럼』은 관심 가던 책이다. 미국 서부의 거니슨 강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자연과 사랑의 일대기라 요약할 수 있다. 이 소설 속 주인공 토리 (빅토리아의 애칭)의 모습은 시간에 흐름에 따라 성장한다. 마치 샘물이 흐를수록 거대한 강물일 되는 것과 같이 성장한다.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하는 전통적인 여인에서, 사랑과 임신을 통해 어머니로 성장하며, 가업인 복숭아 농장을 이어가는 사업가의 모습으로 토리도 발전한다. 최근에 읽었던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가 남자의 일대기를 묘사했다면 한 마디로 이 책은 여인의 일생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을 조금 소개하자면, 서부의 아이올라라는 시골에서 네시 가문은 대대로 복숭아 농장을 운영한다. 네시에게는 딸 빅토리아 (토리)와 아들 세스가 있었다. 토리는 아버지 (네시)와 남동생 세스를 위해 사고로 죽은 어머니 대신 집안일을 도맡은 순종적인 딸이다. 이와 달리 세스는 어렸을 적부터 말썽을 피운다. 어느 날 토리는 읍내인 노스 로라 사거리에서 윌 (윌슨 문)을 만난다. 인디언 원주민 오트 족 사람 윌에게 토리는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당시는 원주민을 사람 취급하는 시절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원주민을 이방인 혹은 인전이라고 부르며 멸시한다.​세스는 누나 토리와 인전인 윌이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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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마살 잡식 독서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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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의 사랑 / 한강 24-112

    여수의 사랑 저자 한강 출판 문학과지성사 발매 2018.11.09. 2024년은 우리 문학계의 큰 경사가 있었다. 정치가 미치광이의 비상계엄과 이에 대한 탄핵 소추가 이뤄진 거센 물결로 요동치고 있는 올해 우연히도 저항의 문학의 큰 별인 한강이 노벨상을 탔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한강 작가는 소설가로 데뷔한 것이 아니다. 원래 시인으로 데뷔했다. 소설가로서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94년의 <붉은 닻>으로 서울신문에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부터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에는 당선작 <붉은 닻>을 비롯, <여수의 사랑>, <어둠의 사육제>, <야간열차>, <질주>, <진달래 능선> 등 총 6 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한강의 초기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소설집이다. <여수의 사랑>은 같이 자취를 하던 두 살 어린 자흔을 기억하며 고향인 여수로 떠나는 정선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결벽증에 걸린 정선은 여러 명의 룸메이트를 바꿔가다가, 자흔이라는 범상치 않은 인물과 자취방을 같이 쓰게 된다. 정선과 같이 고향이 여수라는 것 외에는 어느 하나 같은 부분이 없었다. 결벽증인 정선에 비해, 자흔은 무엇 하나 제대로 정리하는 것이 법이 없다. 어느 날 가방을 전철에서 잃어버리고, 그 속에 여수행 기차표도 잃어버린다. 자흔의 고향이 여수라는 것은 결국 자흔의 생각일 뿐이며, 자흔은 여수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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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lee.142687
    무라카미 하루키의 처녀작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가 1979년 등단하며 군조신인상으로 있게 했던 작품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다. 또 같이 수록된 『1973년 핀볼』은 앞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속편이라고 볼 수 있고 연작이라고도 볼 수 있다. 마침 문학과사상사에서 나온 1996년 판본이 있어 읽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두 작품은 주인공이 같다. 작중 화자인 나와 친구 쥐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속에 나는 1970년에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던 스무 살 '나'가 방학을 맞아 바닷가에 있는 고향에 도시에 내려와 풀어내는 이야기다. 나는 중국인 J가 운영하는 제이스바에서, 역시 고향에 내려와 있던 친구 쥐와 매일 같이 맥주를 마신다. 쥐는 학생 운동을 하다가 대학을 중퇴하고 하릴없이 빈둥거리며 소설을 쓰려는 작가 지망생이다. 나와 쥐는 젊은 날의 고독을 크게 실감한다. 나는 어느 날 술에 취한 여자를 발견하고 그녀의 집까지 데려다준다. 하룻밤을 같이 지냈던 인연으로 나와 그녀는 가까워지지만,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어느 날 그녀는 낙태 수술을 하고 아르바이트하던 레코드 가게에서 사라진다. 나는 가난하지만, 쥐는 부유한 집안 출신이지만, 똑같이 어디로 갈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상실한 세대감을 내러티브하고 있다. 이는 68운동으로 사상적인 고뇌와 고도 경제 성장이 지속되던 일본 사회 속 젊은들의 허무주의가 경제적 계급과 관련 없이 팽배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젊은 날의 방황은 어쩌면 특권이다. 반면, 젊었을 때조차 방황이 없다는 것은 심각하다. 종종 제도권에서 멀쩡히 성장한 젊은이들이 취업을 해 사회생활을 하다 겪게 되는 방황에 비해서 그 파급 효과가 작기 때문이기도 하다. 돌이켜 보면 잃어버린 30년의 도래 전에 이미 단단한 인간관계의 단절을 경험하고 기성세대로부터는 이상한 아이들이라는 질타를 받았던 세대로, 경제 불황의 불씨 속에서 묵묵히 버텨야 했던 일본의 68세대가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젊음에 대한 환상을 불러 줬기에 일본 독자 대중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나의 방학이 끝남과 동시에 '허무하게' 막을 내린다. 주어진 일상에서 벗어나 방학 동안 한여름의 소나기처럼 잠시 굵고 짧은 일탈과 나태를 경험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목격하는 느낌이다. 그런 면에서 잇따라 발표한 『1973년 핀볼』에서는 이 두 젊은이의 방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더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시점에서 3년 뒤인 1973년의 두 젊은이를 조명한다. 나는 도쿄에서 대학을 나와 출판사에서 번역들을 하며 살아가고, 친구 쥐는 나와 달리 여전히 도쿄에서 700킬로나 떨어진 고향에서 살아간다. 나는 1969년에 전 여자친구 나오코를 1973년으로 소환한다. 나오코를 그리며 만났던 순간을 기억하며, 그녀의 이야기를 하다가도 불현듯 현재로 돌아온다. 나오코와 연관된 선로 건너던 개를 생각하고, 그녀를 만났던 그 역으로 향하지만, 당연하게도 이젠 선로를 건너는 개 따위는 없다. 출판사 번역 일을 하면서 쌍둥이 자매와 동거해 살아간다. 직장인이 된 나에게도 허무의 그림자는 여전히 짙게 드리워져 있다. 시간의 흐름 속에도 변하지 않은 무엇인가를 갈망한다. 오락실에서 자주 하던 핀볼 기계를 마치 연인처럼 대하는 나. 나는 스리 플리퍼 스페이스십 핀볼 기계를 찾아 헤맨다. 나는 자신이 긍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핀볼 게임을 하는 것이라 고백한다. 인간관계에 속하지도 얽매이지도 않는다. 변하지 않고 사라지지 않았던 것에 대한, 즉 불멸에 대한 동경이 있다. 그 동경이 대입된 대상이 핀볼 기계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문을 닫아버리고 사라진 오락실의 핀볼 기계를 찾아 나선다. 대학의 스페인어 강사 덕분에 마침내 그 기계를 찾는데 성공한다. 낯선 창고에서 마치 퇴역한 주기장에 늘어선 78대의 핀볼 기계를 발견한다. 영원할 것 같았던 핀볼 기계에게 작별을 하고 이제 어디론가 떠나야 만 한다고 말한다. >> 서평 풀 버전은 Naver에서 <역마살 잡식 독서객>을 검색해 주세요! #역마살잡식독서객 #바람의노래를들어라 #무라카미하루키 #문학과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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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무라카미 하루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출판 문학사상사 발매 2006.03.24. 상세보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처녀작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가 1979년 등단하며 군조신인상으로 있게 했던 작품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다. 또 같이 수록된 『1973년 핀볼』은 앞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속편이라고 볼 수 있고 연작이라고도 볼 수 있다. 마침 문학과사상사에서 나온 1996년 판본이 있어 읽게 되었다.​기본적으로 두 작품은 주인공이 같다. 작중 화자인 나와 친구 쥐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속에 나는 1970년에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던 스무 살 '나'가 방학을 맞아 바닷가에 있는 고향에 도시에 내려와 풀어내는 이야기다. ​나는 중국인 J가 운영하는 제이스바에서, 역시 고향에 내려와 있던 친구 쥐와 매일 같이 맥주를 마신다. 쥐는 학생 운동을 하다가 대학을 중퇴하고 하릴없이 빈둥거리며 소설을 쓰려는 작가 지망생이다. ​나와 쥐는 젊은 날의 고독을 크게 실감한다. 나는 어느 날 술에 취한 여자를 발견하고 그녀의 집까지 데려다준다. 하룻밤을 같이 지냈던 인연으로 나와 그녀는 가까워지지만,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어느 날 그녀는 낙태 수술을 하고 아르바이트하던 레코드 가게에서 사라진다.​나는 가난하지만, 쥐는 부유한 집안 출신이지만, 똑같이 어디로 갈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상실한 세대감을 내러티브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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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마살 잡식 독서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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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low Productivity / Cal Newport Part 2

    Slow Productivity 저자 칼 뉴포트 출판 Penguin Books, Limited (UK) 발매 2024.03.07. 슬로우 워크 저자 칼 뉴포트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발매 2024.09.23. <Part 1>에서 계속. 칼 포트의 『Slow Productivity』는 지식 노동의 생산성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해준다. 우선 지식 노동자에게 있어서, 생산부서와 같은 효율성 즉, 많이 일하고 시간을 더 투자할수록 더 많은 아웃풋이 나온다는 전통적인 생산성 관념은 들어맞지 않는다고 이 책은 조언하고 있다. 저자는 본격적으로 지식 노동의 생산성에 중요한 '더 적게 일한다', '자연스러운 속도로 일한다', '완성물의 질에 주목하라'라는 3가지 원칙에 대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한다. 우선, 슬로우 워크의 첫 번째 전략인 '더 적게 일한다'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는가? 팬데믹을 경험하며 지식 노동은 더 많아졌다. 화상회의와 이른 준비하기 위한 일, 가상 현실 속에서 거의 하루의 전부를 쓰게 된 것이다. 그러한 부수적인 일들 - 가상 회의 프로그램 학습 등 -이 증가하게 되면서 정작 지식 노동자 자신의 핵심 일에 집중하는 시간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원거리 근무로 대거 이동하면서 협업의 효율성은 더욱 떨어졌다. 즉흥적인 협업 시도를 조율하기가 더 어렵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그러한 부차적인 일들을 줄여야 생산성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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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lee.142687
    언젠가 중고서점 알라딘의 서가를 왔다 갔다 하다가 보물 같은 책을 만났다. 우리가 몰랐던 축구의 역사를 제대로 설명해 주고 있는 책, 알프레드 바알의 『축구의 역사』다. 이 책은 조금 오래된 책이다. 현재 절판이 된 것인지는 모르나, 시공사에서 우리가 모르는 이런저런 상식에 대해 알려주는 시리즈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의 한 책이다. 이렇게 얇으면서도 풀 컬러의 그림과 사진이 양질의 종이 위에 인쇄된 책도 드물다. 미술을 다루는 책들 중 마로니에 북스 정도라고 할까? 그래서 더 가치있게 느껴진다. 축구를 사랑하는 분들에게는 귀중한 자료가 충분히 될 만한 책이다. 이 책은 고대로부터 현대까지의 축구 역사를 재미있는 삽화와 사진으로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축구는 수 세기 전부터 인간의 역사와 함께했다. 근대적인 축구은 1860년경 영국의 사립학교에 등장했다. 이후 중산 계층에 토요일 오후 휴무가 시작되면서 축구가 학교 담장을 넘어 대중에 전파되는 계기가 되었다. 1882년에 이르면 영국의 클럽 수는 1,000여 개에 이른다. 1888년 영국의 풋볼 리그가 창설된다. 축구의 규정에도 변화가 있었다. 골키퍼가 손의 사용이 허용된 것은 1871년에 일이었다. 처음에는 11명 중 7명이 공격수였다. 패스보다는 드리블 게임이었다. 오늘날의 패스 게임으로 변화된 것은 1876년의 일이다. 1870년부터 식민지에 주재하는 영국인들에 의해 축구는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를 필두로 벨기에, 독일, 스위스 등지로 퍼져 나갔고, 프랑스는 늦게 축구를 받아들인다. 유럽에 퍼진 축구는 처음에는 귀족이 즐기는 엘리트 문화로 수입되었다. 그러나 축구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귀족 스포츠에서 프로페셔널 스포츠로 변모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프랑스가 축구의 도입이 늦었던 이유는 소수 엘리트 문화에 가까웠던 영국 축구가 프로페셔널리즘으로 변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축구는 건전한 젊음을 양성한다는 견해가 일반화되면서 비약적으로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1920년대에 이르러 축구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도 전해졌다. 어디를 가나 영국인들은 축구 전파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세계 축구 연맹 창설을 주도한 것는 유럽인들이었다. 1904년 대륙의 네덜란드인 히르슈만과 프랑스인 로베르 게랭의 주도로 FIFA가 탄생했다. 전술적인 측면에도 변화가 컸다. 축구는 점점 거친 경기에서 기교의 경기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공격보다는 수비 위주의 경기가 시작되었으며, 1925년에는 오프사이드 규정이 생겼다. 스위스의 빗장verrou, 이탈리아의 카테나치오catenaccio 등 수비 전술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반면, 수비 중심의 축구는 관중에게는 재미없는 축구의 시작이었다. 유럽컵 결승에서 1956년~1965년 사이의 평균 골이 4.7골이었던 것이, 1976년에서 1985년에는 1.4골로 줄어들었다. 수비 축구가 원인이었다. 1970년대 토털 사커가 발전하면서 다양한 포지션을 설 수 있는 선수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영국이 주도하던 경기 우승의 패권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1910년대 까지는 영국이 아마추어 팀이 유럽의 모든 팀을 제패할 정도였다. 영국의 무적행진이 멈춘 건 1930년부터다. 영국이 참가하지 않은 월드컵에서 우루과이가 1924년과 1928년에 우승을 한 것이 시작이었다. 1934년과 1938년 이탈리아의 두 차례 우승했다. 1958년부터 1970년 까지는 펠레가 이끄는 브라질이 선두에 섰다. 영국의 패권 시대가 끝난 것이다. 축구 외적인 부분에서의 발전을 설명한 것도 눈에 띈다. 1930년대부터 축구 클럽의 운영과 관리는 사업가의 손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오늘날 유명 축구 클럽의 상당수는 대기업에 의해 운영된다. 축구 클럽의 주경기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시작된 것도 이 시기부터다. 4만에서 10만 규모의 경기장들은 전 세계에 흔한 모습이 됐다. 축구의 발전에 중심이었던 카톨릭의 지배력은 서서히 노동자 중심의 문화로 전환되기 이르렀다. 카톨릭이 축구를 장려했던 이유는 청년들의 교육의 일환으로 축구가 좋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카톨릭 축구 협회는 1900년대 초기까지 축구 문화를 지배했지만, 이후 세속의 축구 협회들과 대립했다. >> 서평 풀 버전은 Naver에서 <역마살 잡식 독서객>을 검색해 주세요. #역마살잡식독서객 #축구의역사 #알프레드바알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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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
    축구의 역사 / 알프레드 바알

    축구의 역사 저자 알프레드 바알 출판 시공사 발매 1999.05.31. 상세보기 언젠가 중고서점 알라딘의 서가를 왔다 갔다 하다가 보물 같은 책을 만났다. 우리가 몰랐던 축구의 역사를 제대로 설명해 주고 있는 책, 알프레드 바알의 『축구의 역사』다. 이 책은 조금 오래된 책이다. 현재 절판이 된 것인지는 모르나, 시공사에서 우리가 모르는 이런저런 상식에 대해 알려주는 시리즈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의 한 책이다. 이렇게 얇으면서도 풀 컬러의 그림과 사진이 양질의 종이 위에 인쇄된 책도 드물다. 미술을 다루는 책들 중 마로니에 북스 정도라고 할까? 그래서 더 가치있게 느껴진다. 축구를 사랑하는 분들에게는 귀중한 자료가 충분히 될 만한 책이다. 시공디스커버리 총서 126권세트(깨끗함/상세사진참조) 상급 저자 편집부 출판 시공디스커버리 발매 2013.12.10. 상세보기 이 책은 고대로부터 현대까지의 축구 역사를 재미있는 삽화와 사진으로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영국의 사립학교에서 즐기던 축구의 모습축구는 수 세기 전부터 인간의 역사와 함께했다. 근대적인 축구은 1860년경 영국의 사립학교에 등장했다. 이후 중산 계층에 토요일 오후 휴무가 시작되면서 축구가 학교 담장을 넘어 대중에 전파되는 계기가 되었다. 1882년에 이르면 영국의 클럽 수는 1,000여 개에 이른다. 1888년 영국의 풋볼 리그가 창설된다.​축구의 규정에도 변화가 있었다.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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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르는 강물처럼 / 셸리 리드 24-111

    흐르는 강물처럼 저자 셸리 리드 출판 다산책방 발매 2024.01.08. 셸리 리드의 『흐르는 강물처럼』은 관심 가던 책이다. 미국 서부의 거니슨 강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자연과 사랑의 일대기라 요약할 수 있다. 이 소설 속 주인공 토리 (빅토리아의 애칭)의 모습은 시간에 흐름에 따라 성장한다. 마치 샘물이 흐를수록 거대한 강물일 되는 것과 같이 성장한다.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하는 전통적인 여인에서, 사랑과 임신을 통해 어머니로 성장하며, 가업인 복숭아 농장을 이어가는 사업가의 모습으로 토리도 발전한다. 최근에 읽었던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가 남자의 일대기를 묘사했다면 한 마디로 이 책은 여인의 일생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을 조금 소개하자면, 서부의 아이올라라는 시골에서 네시 가문은 대대로 복숭아 농장을 운영한다. 네시에게는 딸 빅토리아 (토리)와 아들 세스가 있었다. 토리는 아버지 (네시)와 남동생 세스를 위해 사고로 죽은 어머니 대신 집안일을 도맡은 순종적인 딸이다. 이와 달리 세스는 어렸을 적부터 말썽을 피운다. 어느 날 토리는 읍내인 노스 로라 사거리에서 윌 (윌슨 문)을 만난다. 인디언 원주민 오트 족 사람 윌에게 토리는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당시는 원주민을 사람 취급하는 시절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원주민을 이방인 혹은 인전이라고 부르며 멸시한다. 세스는 누나 토리와 인전인 윌이 함께 있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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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lee.142687
    요즘 급작스러운 정치 정변이 있었고, 좀처럼 읽고 있는 책들에 집중할 수 없는 시기다. 필자 역시 여타의 다른 달에 읽는 책들 보다 적은, 아니 정확히는 책은 읽고 있으나 여러 책을 병렬로 읽고 있는데 집중력이 떨어져 진도를 못 나가고 있었다. ​ 이런 시기에 블로그 이웃님들의 포스팅을 보다 보니, 한 소설과 TV 프로그램에 눈에 띌 정도로 많은 분들이 포스팅하고 계시는 작품이 있었고, 시중 서점에 들른 김에 한 권을 빼 들었다. 일본 작가 츠지 히토나리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라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한국의 공지영 작가와 공동으로 쓴 연작 소설이다. ​ 한국과 일본 작가가 연작으로 연애 소설을 쓴다. 내용이야 어쩌면 뻔한 정형이겠지만 그래도 속는 셈 치고 읽었다. 일본에 단기 유학을 가있는 최홍과 일본 작가 지망생 아오키 준고의 사랑 이야기다. ​ 이 소설은 준고가 자신의 책을 홍보 차 한국을 방문하는 비행기 안에서 시작된다. 비행기 창 너머로 마치 집적회로처럼 복잡하게 미로를 그리고 있는 서울의 풍경을 보며 준고는 7년 전 헤어진 한국인 여자친구 홍이를 생각한다. 일본의 도시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한국 서울의 도시 풍경을 보면서 헤어진 여자친구를 다시 만날 기대를 하는 준고. 그러나, 공항에서 자신을 책의 번역서를 한국에서 출판할 파트너 출판사의 담당자와 함께 나온 것은 다름 아닌 홍이였다. 홍이는 다름 아닌 파트너 출판사 사장의 딸이었다. 반가움도 잠시, 홍이는 사무적이고 냉정하기까지 한 태도로 준고를 모른 척한다. ​ 준고는 머릿속이 복잡하다. 7년 전에 헤어진 홍이에게 서로 간의 오해였다고 말하고 싶지만, 천성적으로 자기표현을 못 하는 그다. 홍이는 종종 자기표현을 못 하는 준고의 모습에, 일본인들의 특징이 아니냐며 핀잔을 주곤 했었는데, 준고는 어쩐지 7년이 흘렀지만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 같아서 자신에 실망한다. 여기에, 준고를 작가로 클 수 있게 만들었던 전 여자 친구 칸나에는 귀찮을 정도로 한국에 와 있는 준고에서 수시로 전화를 건다. 혹시, 7년 전에 헤어진 한국의 그 사람을 만난 것 아니냐며 추궁을 한다. ​ 준고는 한국에 있는 출판사에서 준비한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 참석한다. 생각 보다 많은 사람들이 준고의 책에 관심을 보였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차이만큼이나, 일본 작가에게 배타적일 거라 생각했던 준고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다. 거리의 모습도, 젊은이들의 패션에서도 서울과 도쿄의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다른 것이 있다면 한글로 된 간판 정도? 준고는 자신과 홍이 극복하지 못한 오해는 어디서 온 것인가 생각한다. 행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자, 칸나에게 자신이 머무는 호텔에 도착해 있었다. 칸나에는 자신과 결혼해 달라며 속마음을 숨기지 않는데.... ​ 츠지 히토나리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연작 연애 소설이다. 사실 국내 독자들에게 그의 이름을 대중적으로 알렸던 것은 에쿠니 가오리와 쓴 연작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 때문이었다. 동명의 영화가 한국에서 크게 히트하면서,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에도 관심이 모여진 것이다. 2000년대 초반이었던 것으로 아는데, 필자도 츠지 히토나리의 『냉정과 열정 사이 : Blu』 와 에쿠나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 사이 : Rosso』 를 소개한 적이 있다. ​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을 읽은 소감은, 글쎄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냉정과 열정 사이』의 저급 버전이라고 할까? 조금 더 직접적으로 표현한다면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젊은이들의 사랑의 뜨겁고 차가운 온도의 차이가, 이 책에서는 서로 비슷해 미지근한 느낌이었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썼던 츠지 히토나리의 표현력은 그 반에도 못 미치는 것 같았다. 이게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작가의 집필 열정이 부족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 >> 서평 풀 버전은 Naver에서 <역마살 잡식 독서객> 검색! #역마살잡식독서객 #사랑후에오는것들 #츠지히토나리 #소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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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
    사랑 후에 오는 것들 / 츠지 히토나리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저자 츠지 히토나리 출판 소담출판사 발매 2024.08.15. 상세보기 요즘 급작스러운 정치 정변이 있었고, 좀처럼 읽고 있는 책들에 집중할 수 없는 시기다. 필자 역시 여타의 다른 달에 읽는 책들 보다 적은, 아니 정확히는 책은 읽고 있으나 여러 책을 병렬로 읽고 있는데 집중력이 떨어져 진도를 못 나가고 있었다.​이런 시기에 블로그 이웃님들의 포스팅을 보다 보니, 한 소설과 TV 프로그램에 눈에 띌 정도로 많은 분들이 포스팅하고 계시는 작품이 있었고, 시중 서점에 들른 김에 한 권을 빼 들었다. 일본 작가 츠지 히토나리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라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한국의 공지영 작가와 공동으로 쓴 연작 소설이다. ​한국과 일본 작가가 연작으로 연애 소설을 쓴다. 내용이야 어쩌면 뻔한 정형이겠지만 그래도 속는 셈 치고 읽었다. 일본에 단기 유학을 가있는 최홍과 일본 작가 지망생 아오키 준고의 사랑 이야기다. ​이 소설은 준고가 자신의 책을 홍보 차 한국을 방문하는 비행기 안에서 시작된다. 비행기 창 너머로 마치 집적회로처럼 복잡하게 미로를 그리고 있는 서울의 풍경을 보며 준고는 7년 전 헤어진 한국인 여자친구 홍이를 생각한다. 일본의 도시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한국 서울의 도시 풍경을 보면서 헤어진 여자친구를 다시 만날 기대를 하는 준고. 그러나, 공항에서 자신을 책의 번역서를 한국에서 출판할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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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풍같던 2024년, 이제 그 모든 일들이 잘 마무리 되길 바랄뿐입니다. 올 해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고, 글을 남겨주신 모든 분 감사드립니다! 2024 마이 블로그 리포트 블로그 마을로 초대합니다: 지금 내 블로그 마을을 확인해 보세요! event.bl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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