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 강원] 2025, 廢寺址 … Prologue 소재지 : 충청북도 충주시 &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 etc. 2025.02.16.日 참으로 간만에 등산 아닌 답사다. 그간 등산 아닌 일정으로 트레킹은 종종 있었어도, 또 등산이나 트레킹 중 떡 본 김에 제사 답사는 있었어도.. 이처럼 순도 높은 답사는 정말 오랜만이다. 아무래도 계절 탓이 크다. 그간 단풍에 설화에... 山으로 달려가게끔 유혹하는 요소가 너무 컸지 않은가? 이 말이 자칫 답사는 이도저도 없을 때에나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사실.. 그런 의미도 조금은 있지만 ^^).. 여행하는 입장에서 이건 단점이 아니라 큰 장점이다. 아무튼 단풍도, 설화도 시들해 진 이 때에... 폐사지(廢寺址) 답사 에 나섰다. 왜 폐사지(廢寺址)인가? 이 계절에 폐사지만 한 답사처가 없기 때문이다. 폐사지의 황량함과 쓸쓸함이, 나무나 풀이 초록의 기운을 잃고 시들거나 말라버린 이 계절과 묘하게 잘 맞아 떨어진다. 이번 발걸음의 발단은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이다. 이 승탑, 장발장이 정말로 만나고싶었던 문화유산이다. 만나고싶었으면 찾아가서 만나면 되지.. 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승탑은 그간 만날 수 없는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탑 가운데 다른 어떤 것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우수한 작품 이라는 극찬을 받는 이 승탑은, 그러나 그 명성에 걸맞지...
[강원] 2025, 철원 … 2. 한탄강 물윗길 소재지 :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갈말읍 상사리 522-13 태봉대교 주차장 2025.02.10.月 점심식사를 마치고 드디어 물윗길로 향했다. 철원 한탄강 물윗길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탄강의 주상절리를 물 위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트래킹 코스로 매년 10월 개장하여 다음 해 3월까지 운영된다. 철원군에서는 고석정과 순담계곡 등 일부 구간에 설치 운영하던 부교를 지난 2017년부터 태봉대교에서 순담계곡에 이르는 전 구간에 확대 설치해 운영하고 있고 이후 매년 10만여 명 이상이 한탄강 물윗길을 방문, 명실상부 철원의 대표적인 겨울철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고... 문화관광 문화관광 www.cwg.go.kr 직탕폭포 ~ 순담계곡까지 약 8.5㎞, 장장 3시간 반에 이르는, 아주 짧지는 않은 코스다. 그래서 주차장 겸 매표소도 태봉대교 · 은하수교 · 고석정 · 순담, 네 군데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완주가 목표였기에 가장 북쪽의 태봉대교 주차장 겸 매표소로 향했다. 이름은 태봉대교 주차장이지만 뭐, 태봉대교라는 다리 바로 옆에 있기도 하다 사실상 직탕폭포 주차장이다. 주차장에서 400m만 북쪽으로 걸어 오르면 바로 직탕폭포다. 물윗길에서 빠져있지만, 400m만 걸으면 되는데 안 들를 이유가 없다. 게다가, (뒤에가서 또 ...
[강원] 2025, 철원 … 1. 두루미 탐조 소재지 :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동송읍 양지2길 15-19 DMZ두루미평화타운 2025.02.10.月 오랜만의 나그랑 일정이다. 물론, 그간 나그랑 일정은 꾸준히 있어왔다. 1월4일 신년회(LINK) 이후로도, 12일 오대산 선재길(LINK), 경주 남산(LINK), 덕유산 향적봉(LINK) 등이 모두 나그랑 일정이었다. 장발장이 방장인 만큼, 얌전히 머물러 있을 나그랑이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일정들은 계절때문에 트레킹이나 답사가 전매특허인 나그랑보다는 등산이 主인 도란도란에 가깝지 않았나 싶은 거다. 실제로 경주 남산의 경우 함께 한 다섯 중 둘은 나그랑 아닌 도란도란 회원이었다. 그러니.. 순수 트레킹으로 이루어진 이번 일정을 오랜만의 나그랑 일정이라 부르는 것은 틀린 표현이 아니다. 아무튼... 이번 일정의 시발점은 물윗길이었다. 물윗길이 개통되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부터 '언제 한 번 꼭! 가 봐야지...' 하는 생각을 달고 있었다. 그간 강변으로 난 잔도길을 여러 차례 걸은 적은 있지만, 강변이 아닌 강 복판에 부교를 띄워 낸 길이라니.. 어찌 가 보고싶지 않겠는가? 겨울에만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희소성때문에 더욱 그랬다. 그러나, 그간 사정이 여의치 않아 연이 닿지 못 하다가... 올 겨울, 유난한 강추위가 이어지자 문득 물윗길 생각이 났다. 물윗길을 일정의 중심에 두고, 남...
[山] 2025, 소백산 … 땜빵산행 소재지 : 충청북도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리 2025.02.08.土 땜빵산행... 썩 좋은 뜻은 아니지만, 사실인 걸 어쩌나? 그리고, 시작이 땜빵이었단 얘기지 결과는 대박이었으니... 그럼 된 거 아닌가? 지금부터, 이 복잡다단한 산행 이야기를 해보련다. 2025년 2월 8일 토요일, 이날 도란도란 내 산행 일정은 Two_트랙이었다. 하나는 장발장과 친구들 셋이 준비했던 대둔산행, 다른 하나는 현대자동차 산악회에 몸 담고 있는 친구가 주관하는 현자 산악회와 JOIN하여 가는 남덕유산행. 물론 둘 다 일찌감치 계획되었고, 눈(雪) 산행을 내심 기대하면서 준비된 일정들이다. 결과적으로 산행 직전에 눈이 왔고.. 산행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가던 상황이었다. 먼저 변동은, 일전에 덕유산 종주일정이 폭설로 무산되었을 때(LINK) 멤버들이 대부분인 장발장 집단에서 나왔다. Two_트랙으로 가지 말고 남덕유산행으로 단일화하자는 제안이 나온 것이다. 낯가림이 심한 편인 장발장은 내심 내키진 않았으나, 아무래도 눈길운전(장발장 차로 갈테니까)이 부담되는 측면도 있고 하여.. 따랐다. 그렇게 남덕유산으로 1차 통일. 그런데, 눈이 그치지 않고 계속 왔다. 어느 정도냐면 곤돌라 포함, 덕유산 전체 탐방로가 폐쇄될 정도로. 그러자 현자 산악회에서 숙고 끝에 장소를 바꿨다. 가야산으로. 상황이 바뀌자, 장발장 집단에서...
[경기] 2025, 남한산성 … 산성트레킹 with 딸 소재지 :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성리 1049-1 2025.02.02.日 설연휴의 마지막은 딸 규영이와 함께 보냈다. 평소와 달리 규영이 쪽에서 먼저 제안을 해 왔으니, 마다 할 이유가 없다. 장소도 일찌감치 결정됐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아빠 따라서 한라 백록, 지리 천왕, 설악 대청을 올랐던 규영이였으나 그건 옛날 얘기고... 입시 공부에 찌든 몸 상태로 산행은 무리다. 그렇다고 평소처럼 서울대공원 한 바퀴를 도는 것은.. 장발장도 내키지 않지만, 무엇보다도 규영이가 거부했다. 조금 멀리 나가고 싶단다. 조금 멀면서 너무 멀지 않아 연휴 마지막 정체에 걸리지 않고, 산은 아니지만 평지도 아니어서 적당히 운동삼아 걷기에 좋은 장소라면... 생각을 거듭할 수록 또렷하게 떠오르는 곳이 있으니 그곳이 남한산성 이다. 산성 한 바퀴 돌고 내려와서 닭백숙 먹고 돌아오는 일정이다. 물론 산성을 제대로 돌려면 생각보다 꽤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처음부터 사찰답사도 생략, 행궁도 생략하고 오로지 산성 한 바퀴만 돌기로 했다. 오전 7시 경 딸과 함께 집을 나서서 남한산성으로 직행, 07:50 경 남한산성에 도착했다. 이것도 도그마인데... 산성이니까 성벽으로 이어져서 한 바퀴 돌기에 어디서 시작해도 원점회귀가 가능하지만, 지금껏 남한산성은 항상 남문에서부터 시작했다. 왜인 ...
[山] 2025, 덕유산 … 눈꽃트레킹 소재지 :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 산109 2025.01.31.金 이게... 무등산에서 대박난 다음 날의 일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무등산 올라갔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다음날 덕유산을 또 찾아 내려가는 미친놈처럼 보일텐데..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일정이 잡혔을 때에 그 전날 산행지는 무등산이 아니라 관악산일 때였고, 또 일정의 성격이 전혀 달랐다. 무등산이던 관악산이던, 아무튼 전날은 도란도란 일정으로 산행인 데 비해, 이 날 일정은 나그랑의 것으로 트레킹이었던 거다. 처음부터 곤돌라를 타고 오르내리는 계획이었고, 향적봉까지만 다녀오는 계획이었다. 즉, 전혀 별개의 일정인 셈이다. 곤돌라의 유혹이 달콤했는 지 처음에는 5명이나 신청하여 내심 놀랐으나, 그 사이에 개인 사정이 생기고 아프고.. 하면서 결국 장발장 포함 3명이서 조촐하게 출발했다. 공식적인 휴일은 아니지만 전날까지 설날연휴고 다음날은 주말이라 도로 위에는 차가 꽤 많았다. 그러나 그건 각오도 했고, 또 각오했던 것만큼 막히지도 않았는데... 정작 무주리조트 진입로에서 엄청나게 막힌다. 직전에 눈 소식이 있어서 전날까지 탐방로가 폐쇄됐다가 이 날 전면개방됐다고 하니, 우리 뿐 아니라 남들도 곤돌라의 유혹이 꽤나 달콤했나 보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10:20 리조트 주차장 도착. 목표로 했던 10시 전 도착은 물 건너갔으나,...
[山] 2025, 무등산 … 눈꽃산행 소재지 : 광주광역시 북구 금곡동 산1-1 2025.01.30.木 매년 설날연휴 마지막 날은 도란도란 친구들과 산행을 해 왔다. 교통체증때문에 어디 멀리 갈 생각을 감히 못 하고, 인왕산, 북한산 등 서울 내 근교산행을 주로 해 왔다. 올해도 관악산이나 타자고 제안을 올렸는데... 올해는 연휴가 유난히 길어서였는 지, 조금은 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올해 새로 선출된 도란도란 방장을 제외하고는 참가신청을 하지 않은 것이다. 관악산이 그렇게 메리트가 없나? 아무튼... 산행 전전날까지도 인원변동 없이 그렇게 흐르자... 유일한 신청자인 도란도란 방장님께서 슬쩍 본심을 흘렸다. 내가 말이야... 올해 눈꽃을 제대로 못 봤는데... 혹시 둘만 가는 거라면, 안내산악회 따라서 눈꽃산행을 가면 안 될까? 사실 안 될 이유는 1도 없다. 의당 할 수 있는 제안인데 친구가 그토록 조심스레 얘기를 꺼내는 걸 보면, 평소 장발장이 갖고있는 안내산악회에 대한 반감을 의식한 듯 하다. 장발장은 안내산악회를 싫어하는건 맞는데, 딱 100산 챌린지 싫어하는 만큼만 싫어한다. 내가 가고싶은 산은 블랙야크가 아니라 내가 정한다. 마찬가지로, 내가 산 위에서 머무는 시간은 안내산악회가 아니라 내가 정한다. 그러나 이건 일반론이고, 상황에 따라서 장발장도 안내산악회를 택한다. 예컨대 섬&산 챌린지 같은 광대놀음에 끼어들 생각...
[山] 2025, 경주 남산 … ② 금오봉 ~ 용장마을 소재지 : 경상북도 경주시 배동 산72-6 2025.01.25.土 능선 위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은, 신선들이 아래로 펼쳐진 경치를 즐기며 바둑을 두었다고 전하는 바둑바위 다. 바둑에 흥미가 전혀 없어서 이곳이 바둑 두기에 적합한 지 여부는 잘 모르겠으나, 탁 트인 경관을 보고 있자면 바둑 아니라 탄성을 내지르던 지, 손뼉을 치던 지, 노래를 부르던 지... 아무튼 뭐든 해야 할 것 같기는 하다. 바둑바위에서 능선을 따라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바둑바위에서 본 탁 트인 전망 위에 ①편에서 언급했던 장발장의 숙제,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 삼릉계곡 마애석가여래좌상(磨崖釋迦如來坐像) 이 얹어 보인다. 경상북도 경주시 배동의 거대한 자연 바위벽에 새긴 앉아 있는 모습의 석가여래불로 높이는 6m이다. 몸을 약간 뒤로 젖히고 있으며, 반쯤 뜬 눈은 속세의 중생을 굽어 살펴보는 것 같다. 머리에서 어깨까지는 입체감있게 깊게 새겨서 돋보이게 한 반면 몸체는 아주 얕게 새겼다. 전체적인 양식으로 보아 통일신라 후기에 유행하던 양식의 마애불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 이런 생각은 든다. 보통 문화유산 바로 앞에 놓인 국가유산청의 문화유산 안내판이 능선 위에 있는 것을 보면... 저 마애불은 애시당초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멀리서만 바라봐야 하는 존재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마애불까지...
[山] 2025, 경주 남산 … ① 삼릉곡 소재지 : 경상북도 경주시 배동 산72-6 2025.01.25.土 경주 남산은 눈(雪)과 같은 이벤트가 없는 평범한 겨울날 가기에 참 좋은 곳이다. 눈 없는 겨울날이... 사실 알고보면 최악의 겨울 조건이다. 날씨는 춥지, 산은 헐벗었지, 길은 미끄럽지... 이런 날 가기 좋다는 말은, 반어법적 표현이 아니라면 장소에 대한 극찬이다. 이런 날 좋으려면 좋은 산들이 일반적으로 갖고있는 장점 + 눈 없는 겨울에도 빛나는 특별한 장점이 동시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주 남산에서 후자에 해당하는 것이 다름아닌 산지 곳곳에 흩어져 있는 문화유산들 이다. 이들의 수가 상당하여 예전부터 산 전체가 박물관 또는 국립경주박물관 남산분소 등으로 불리웠을 정도니, 눈(雪) 없는 겨울 날에도 마치 수색하듯 이들을 하나씩 찾아보면서 굉장히 즐거운 산행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이 계절에 산중의 문화유산들은 나뭇잎에 가림 없이 더 노출되는 효과가 있으니... 그 부분만 생각하면 이 계절이 오히려 더 좋다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경주 남산을 겨울철에 생각보다 자주 왔다. 당장 작년 12월에도 나그랑 일정으로 경주 남산에 들른 바 있다(LINK). 다만, 일부러 작정한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코스 편중현상이 심한 것이 늘 아쉬웠다. 여러 번 왔지만, 공교롭게도 선택한 코스는 늘 ① 칠불암, ② 용장사지...
[山] 2025, 속리산 … 장성봉 소재지 :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산1-1 2025.01.19.日 직전 포스트에서 말했듯 원래 이 날과 다음날까지, 친구들과 1박2일로 덕유산 육구종주를 하려고 했다. 대피소 예약까지 다 마치고 때만 기다렸는데... 그만 기대했던 눈이 오히려 너무 지나치게 내려서 탐방로가 폐쇄되는 바람에 눈물을 흘리며 일정을 접어야 했다. 그렇게 백지 상태가 되었을 때에... 일행 중 하나가 이렇게 조직된 김에 다른 산이라도 함께 가자고 제안을 했고, 요즘 한참 100산 찍기에 바쁜 한 명을 제외한 (장발장 포함) 나머지 셋이 동의하여... 19일 당일산행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는... 산행지를 장발장더러 내놓으란다. 헐... 이게 '헐...'인 이유는, 함께 가는 일행 셋 중 둘이 100산 완주를 진작 달성했고, 나머지 하나도 장발장처럼 100산에 관심이 없을 뿐 산 좀 잘 타는... 도란도란 내에서는 나름 베테랑급들이기 때문이다. 얘네들을 만족시킬 산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꺼내든 산이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한 장성봉 이다. 작년 한참 열심이었던 국립공원 미답사 탐방로 집중 공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혼산했던 곳으로(LINK), 그 때 다녀왔던 산들 모두 '다음에 친구들과 다시 한 번 와야지~' 결심했을 정도로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도란도란 베테랑급들에게 어울릴만 한 코스로 떠오른 곳이다. 국립공원공단 난...
[山] 2025, 설악산 … 천불동 소재지 :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설악동 산41 2025.01.18.土 돌이켜 보면 장발장 블로그에는... 원래는 어디 가려 했는데 로 시작하는 내용이 참 많다. 특히 아무래도 행동의 자유가 보장되는 홀로 일정의 경우가 더 잦은데, 변명하자면 그만큼 날씨 변화를 예측하기 힘든 탓이다. 그런 일정변경의 십중팔구는 날씨 탓이기 때문이다. 분명 일기예보상 날씨가 좋다고 하여 어떤 장소를 예정했는데, 막상 닥치니까 그렇지 않고 오히려 다른 곳의 날씨가 좋다면... 장발장은 기꺼이 장소를 바꿨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굳이 바쁜 시간 쪼개서 놀러가는데 날씨 안 좋은 곳으로 찾아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아무튼... 이번 일정도 "원래는 어디 가려 했는데"로 시작해야 한다. 그 어디가 소위 덕유산 육구종주 였다. 19(日) ~ 20(月)일 1박2일 일정으로 예정되었으며, 친구 넷과 함께 삿갓재대피소 예약까지 마치고 때만 기다렸다. 그런데... 덕유산이 눈꽃으로 유명한 산이고, 당연히 우리 일행도 이를 기대했다. 때마침 직전에 눈이 내려서 그 기대는 더욱 컸는데... 아뿔사! 눈이 내려도 내려도 너무 많이 내린 탓에 탐방로가 통제되어버린 것이다.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측에 직전까지 연락을 하여 점검했으나 결국 우리가 가려던 때까지 통제가 풀리지 않았고, 결국 큰 아쉬움으로 일정을 접어야했다. 백지상태로 돌아와서... ...
[山] 2025, 오대산 선재길 … ③ 월정사 소재지 :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63-1 2025.01.12.日 선재길 트레킹의 끝은 종점인 월정사 답사 인데... 참, 이건 또 이것대로 걱정이다. 월정사란 절이 문화유산 답사 입장에서는 참 빛 좋은 개살구이기 때문이다. 눈 앞에 빤히 보이는 석탑과 석불좌상 外에는 당췌 문화유산이라 불릴만 한 것이 없다. 매번 겪으면서도 또 매번 놀란다. 명색이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씩이나 되는 큰절인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문화유산이 없을까? 월정사(月精寺, LINK)는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珍富面) 오대산(五臺山)에 있는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의 본사이다. 《삼국유사》에 나타난 창건 유래에는, 자장(慈藏)이 당(唐)나라에서 돌아온 643년(신라 선덕여왕 12)에 오대산이 문수보살(文殊菩薩)이 머무는 성지라고 생각하여 지금의 절터에 초암(草庵)을 짓고 머물면서 문수보살의 진신(眞身)을 친견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또한 민지(閔漬)가 쓴 《봉안사리 개건사암 제일조사 전기(奉安舍利開建寺庵第一祖師傳記)》에 인용한 《대산본기(臺山本記)》에는 이때 그가 머물던 곳이 바로 현재의 월정사 터이며, 자장은 훗날 다시 8척(尺)의 방(房)을 짓고 7일 동안 머물렀다고도 전하고 있어 이 절은 643년 자장이 건립했다고 볼 수 있다. 자장은 이곳에서 초가집을 짓고 문수보살을 친견하고자 하였...
[山] 2025, 오대산 선재길 … ② 선재길 소재지 :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산1 2025.01.12.日 상원사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이곳이 선재길 시점 이기 때문이다. 아이젠 장착 등 채비를 갖춘 후... 트레킹을 시작했다. 선재길은 오대산 월정사부터 상원사까지 9km 숲길로, 둘레길 유행을 타고 최근에 급조된 길이 아니라 60년대 말 도로가 나기 전부터 스님과 불교신도들이 월정사와 상원사를 왕복하며 다니던 길이다. 이름인 '선재'의 어원이 몹시 궁금했는데(세조길, 뭐 이런 것처럼.. 직관적이진 않지 않은가?)... 선재는 불교 경전인 《화엄경》에 나오는 동자의 이름으로 선지식을 찾아 돌아다니던 젊은 구도자가 걸었던 길이라는 뜻에서 명명되었다고 한다. 선재동자가 이 길에서 깨달음을 얻었듯이, 이곳을 찾는 이들도 자신을 돌아보면 좋을 것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전 구간이 아름드리나무로 덮여있어 삼림욕을 즐기며 걷기에는 가장 좋은 코스로, 오르내리는 구간이 거의 없이 대부분이 평지로 되어 있어 걷기에 편하다. 선재길을 천천히 걸으면서 옛사람들의 흔적을 통해 과거의 문화를 만날 수 있고, 오대천을 품은 숲 터널을 지나면서 다양한 동 · 식물 친구들도 볼 수 있다.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음... 참으로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코스다. 일단, 단도직입적으로 좋다/나쁘다를 말하라고 한다면... 좋다. 이건 이론의 ...
[山] 2025, 오대산 선재길 … ① 상원사 소재지 :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산1 2025.01.12.日 상원사 ~ 월정사를 잇는 오대산 선재길은.. 오래 전부터 한 번은 꼭 걷고싶었던 둘레길이다. 그러나 그간 장발장의 일정들이 산행 위주로 짜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둘레길은 후순위로 밀리게 된 것이다. 이러다간 영영~ 못 가지 싶어서 작정하고 나그랑 일정으로 마련한 것이 1월 12일 일요일이다. 일정 중에 콜택시 이용이 있기에 인원을 무한정 늘리지 않고 택시 이동 가능 인원 넷으로 제한한 후, 이에 응한 친구 셋과 함께 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강릉)에서 만나 오대산으로 향했다. 가는 중에 진부나들목 근처 국밥집에서 아침식사도 하고... 근데, 마침 월정사 가는 길목이기도 하고 장발장이 양평해장국을 좋아하기도 하고 해서 이 식당을 자주 찾았는데... 전에 비해서 질이 굉장히 떨어졌다. 양평해장국의 미덕이 산더미처럼 쌓아주는 고기 양인데, 그게 형편없이 줄었다. 뭐, 재료비 폭등이란 이유를 알기에 이해를 전혀 못 할 바는 아니지만.. 정녕 우리나라 식당들에게서 이런 경우 질을 떨어뜨리는 대신 값을 올리는 용기를 기대하긴 불가능한 걸까? 아무튼 크게 실망하여... 이제 또 다른 식당을 찾아봐야겠다. 각설하고... 장발장의 계획은 이렇다. 월정사 주차장에 도착한 후 콜택시를 부른다. 택시를 타고 상원사 주차장까지 오른 후 ...
[山] 2025, 북한산 … 백운대 소재지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2025.01.11.土 오래 전부터 예고되었듯, 11일 예정은 무등산이었다. 기차표도 진작 예매해두었겠다, 직전인 9일까지 눈 소식도 있었겠다, 가기만 하면 틀림없을 상황이었는데... 상황이 좀 묘하게 흘러갔다. 일단 어찌어찌 알게된 바 그 날 장발장 外 광주행을 택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혼자서, 그것도 발목이 시원찮은 상태로 무등산을 타려니.. 슬쩍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미쳤다고 다음 날인 12일 나그랑 일정으로 오대산 선재길 트레킹을 덥썩 잡아버렸으니... 아무리 스스로 운전하지 않은다 하더라도 밤 11시에나 집에 들어가게 되는 상황도 부담스러웠다. 내심 그러던 차에 결정적으로.. 11일 무등산 날씨가 흐리단다. 흐린 날 무등산 눈꽃구경은 이미 두어 차례 했다. 굳이 맑지도 않다는데 위의 부담들을 떠안고서 그것도 혼자(!) 무등산에 오르기가 싫었다. 그래서 슬그머니 기차표를 반환해버렸고... 장발장이 그러고 있는 동안 도란도란 내에서는 크게 두 방향의 산행 움직임이 있었다. 하나는 현대자동차 등산모임 방장으로 있는 동기가 주관하는 오대산 (도란도란+현자) Joint 산행, 다른 하나는 대전에서 올라온 친구맞이 북한산 산행. 원래 오대산 산행 하나였는데, 그 대전 사는 친구가 도저히 서울에서 출발하는 오대산 출발시각을 맞출 수가 없게되자 자연스레 둘로 분기...
[인천] 2025, 나그랑 신년회 … ③ 차이나타운 & 개항장 거리 소재지 : 인천광역시 중구 송학동1가 11-1 2025.01.04.土 15:20, 인천역 도착. 저녁 식당 예약시간인 17시(원래 18시였는데,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관람이 예상보다 훠어얼~씬 일찍 끝난 바람에 식당예약도 1시간을 앞당겼다)까지 차이나타운과 개항장 거리를 둘러보기로 했다. 이 포스트에서도 그 자취를 따라 함께 둘러볼 건데... 문제가 있다. 이곳 차이나타운과 개항장 거리 곳곳에 산재해 있는 소위 근대문화유산 건축물들은 대부분 그 내부를 전시관으로 꾸며놓았다. 이번 발걸음에 두어 곳 정도는 일부러 찾아 들러볼 생각이었는데...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충격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걸까? 친구들이 한결같이 이제 전시관은 그만!!! 을 외치는 거다. 제물포구락부를 제외한 모든 근대문화유산들을, 안에 들어가지 않고 바깥에서만 주마간산으로 살폈으니... 이걸 답사로 쳐야할 지 말아야 할 지 모르겠다. 건축물 자체가 문화유산인데 바깥에서 봤으니 답사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스쳐 지나친 건축물을 두고 답사 했다며 떠벌이기엔 머쓱하지 않을 수 없고... 해서 절충으로, 문화유산을 언급하되 그 세부 설명은 포스팅 중에 하지 않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이나 네이버백과사전 설명을 LINK하는 것으로 대신하려 한다. 그렇게 해도 나름 꽤 많은 곳들을 들렀으니, 분량이 좀 될 거다. 1...
[인천] 2025, 나그랑 신년회 … ②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소재지 : 인천광역시 중구 북성동1가 106-7 2025.01.04.土 감기-몸살에, 그로 인한 약간의 번아웃 증상때문에.. 요새는 매사가 귀찮다. 특히 블로그 포스팅을 정말 하기 싫다. 이거 열심히 한다고 장발장한테 떡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순전히 의무감으로 포스팅을 하려고 하였더만, 국립인천해양박물관(LINK)에 대한 백과사전 설명이 아예 없다. 2024년 12월 11일에 개장했다더니, 문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아직 사전에 등재하지 못 한 모양이다. 뭐, 백과사전이 신문은 아닐 테니... 그래서 말인데... 차라리 잘 됐다. 안 그래도 포스트 앞부분에 백과사전 설명 달고 뒷부분에는 불만사항을 쫙 달려고 했는데, 몸도 안 좋은데 길게 끄느니 그냥 시종일관 불평하고 끝내야겠다. 전언에 의하면 이 박물관에 1천억이나 들었다고 한다. 일단 건물 외관은 1천억짜리 박물관 값 한다. 이건 인정. 그리고 딱 여기까지만 인정이다. 안의 전시물 수준을 보면... 와아~! 진심 깜짝 놀랐다. 정녕 이것이 21세기에 '국립' 자 붙은 박물관의 수준이란 말인가? 도무지 볼 것이 없다. 아, 물론! 장발장 자신이 평소 박물관 · 전시관을 싫어하고 따라서 꺼린다는 점은 인정. 그러나 그것도 어느 정도 수준이 갖춰졌을 때의 얘기다. 장발장도 수준의 정도는 가름할 줄 안다. 어느...
[인천] 2025, 나그랑 신년회 … ① 월미도 Tour 소재지 : 인천광역시 중구 북성동1가 125 2025.01.04.土 월미도(月尾島)는 인천광역시 중구 북성동(北城洞)에 있는 육계도(陸繫島)로, 지명은 섬의 생김새가 반달의 꼬리처럼 휘어져 있는 데에서 유래되었다. 1900년대 초까지 부천시 영종면에 속하였다가 1914년 9월 1일 인천부에 편입되었다. 원래는 인천역에서 서쪽으로 1km 거리에 있는 면적 0.66㎢의 섬이었으나, 1920년대 초 돌축대를 쌓아 내륙과 연결되면서 세관검역소·측후소·무선전신국을 비롯한 각종 기관들이 들어섰다. 현재 해안도로에는 놀이시설과 유흥시설이 늘어서 있으며, 1987년 7월 '월미도 문화의 거리'가 조성된 이래 문화예술 공연과 월미축제 등 각종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현재 소월미도와 함께 인천 내항(內港) 북서쪽의 방파제 구실을 하는 이 섬은 역사적 현장으로도 유명하다. 1895년 영국 순양함이 월미도 앞바다에서 침몰하여 군인 448명이 익사한 사건이 있었으며, 1904년 2월 9일 소월미도 앞바다에서 러시아 전함이 일본 전함과 부딪쳐 침몰하면서 러일전쟁의 발단이 되기도 하였다. 인천항의 개항 전후로는 외세의 각축으로 수난을 겪었고, 일제강점기에는 한때 군사기지로 이용되었다. 6·25전쟁 때는 인천상륙작전의 전초지였으며, 1950년 이후 오랫동안 국제연합군이 주둔하였다. 1866년 병인...
[인천] 2025, 나그랑 신년회 … Prologue 소재지 : 인천광역시 중구 북성동1가 125 2025.01.04.土 장발장이 동기 모임에 늦깍이로 참여한 탓에(그 전까지는 Almost 히키코모리였다 TT) 장발장이 나서서 만든 여행동아리 나그랑은 동기 모임 중에서도 신생에 속한다. 뭐, 신생이라서 딱히 아쉬운 바는 없다.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활동하면 되니까... 아쉬운 때는 각자가 아니라 서로 엮일 때이다. 대부분의 나그랑 회원들이 나그랑 이전에 이미 여러 동아리들을 가입한 상태이기에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일정을 뽑아내기가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송년회이다. 나그랑 송년회를 하고싶어도 12월 한 달에 기껏 네다섯 밖에 안 되는 주말을 나그랑 몫으로 돌리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한 2년을 공치다가 불현듯 떠오른 발상의 전환, 신년회를 하자! 그렇게 작년인 2024년부터 시작해서, 올해 두 번째 나그랑 신년회를 맞이했다. 처음 신년회 장소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내정했다. 명색이 신년회이니 다수가 참석해야 하니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또 답사 중심의 모임인 나그랑의 정체성에도 어울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쁘지 않은 생각인데, 갈 수록 해결되기 힘든 문제점이 부각됐다. 점심식사 문제인데... 명색이 신년회라 먹는 자리도 중요한데, 도무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그게 해결이 안 된다는 거다...
[山] 2024, 지리산 … 한신 - 천왕봉 - 백무동 ② 소재지 :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강청리 113-2 2024.12.29.日 다음날인 29일 일요일. 날이 흐려서 일출이 없을 것이 뻔한데도 똥인 지 된장인 지 꼭 찍어 먹어봐야하는 친구들때문에 05:30에 기상, 아침식사를 먹은 후 짐을 챙겨서 촛대봉으로 향했다. 해 뜨기 전 어두운 때라 렌턴을 켜고 산행을 했는데, 어둠 속의 밝은 한 점이 되어 빛나는 렌턴 불빛이 닿는 곳마다 보여지는 장면 장면이.. 마치 흑백TV 속 한 장면 같다. 또는 불빛마저 삼킨다는 어둠 속 심해를 유영하는 느낌이던 지... 촛대봉이 천왕봉을 끼고 보는 일출로 유명한 명소이지만, 당연히 이런 날씨에 일출이 있을 수 없다. 곧바로 장터목으로 향했다. 그런데... 사실 능선 내내 이런 경치라면, 일출따위는 못 봐도 되는 거.. 아니야? 세석과 장터목 사이에 연하봉(1,721m)이 있다. 그리고 이 연하봉을 중심으로 한 그 일대의 경관이 지리10경 중 제8경인 연하선경(烟霞仙景) 이다. 연하선경(烟霞仙景) 세석평전과 장터목 사이의 연하봉은 기암과석과 층암절벽 사이로 고사목과 어우러진 운무가 홀연히 흘러가곤 하여 이곳에 앉아 있으면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천왕봉을 향해 힘차게 뻗은 지리산의 크고 작은 산줄기 사이사이에는 온갖 이름 모를 기화요초가 철따라 피어 지나는 이의 마음을 향기롭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