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채널 최신 피드 리스트

  • 깡지의 보물창고-워킹맘의 라이프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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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기] 달리기하다 만난 크리스마스 (ft.근시, 시력저하, 장갑) (2024/12)

    #여자 #50대 #달리기 #10km #운동 평소 에너지가 넘친다는 말을 늘 듣고 살아왔다. 아마도 이유는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늘 최선을 다하고, 또 하나는 사부작사부작 뭔가를 하고 있어서. 나도 나이가 들면서 여기저기 보수공사할 곳이 늘고, 마냥 20,30대처럼 했다가는 몸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적당히 체력 안배를 하는 중이다. 최근 두세 달의 변화라면, 갑자기 시력이 너무 안 좋아져서 눈에 '뵈는 게' 없다. 노안이 왔느냐, 그건 아닌데 근시가 훅 하니 진행되었다. 단순히 멀리 있는 것이 안 보이면 좋으나 어딘가 모르게 초점이 맞지 않는 불편함. 가까이 있는 것도 초점이 잘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주변에서도 노안은 아닌 것 같고, 좀 이상하다며 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안과 전문 병원에 갔다. 여러 검사 결과 '이상무'. 근시 진행이 빨라져 '눈이 나빠졌으니 안경을 쓰라고 한다. 양쪽 눈 초점이 안 맞는 느낌이라고 하니 의사선생님은 한쪽이 약간 더 나쁜 것 같지만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고 하신다. 바로 안경점에 가서 안경을 두 개 맞췄다. 검은 뿔테와 얇은 테. 날 보는 사람 대부분, 웃고 난리다. 아니 그렇게 안 어울리나. 이건 뿔테인데, 그나마 이게 낫다는 반응 션파에게 물어봤다. 안 어울려? -> 응 안경이 이상한 거야, 내 얼굴이 이상한 거야? -> 둘 다 동료들은 이상해요? -> 빵 터지며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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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깡지의 보물창고-워킹맘의 라이프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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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돈 후안 마누엘 (2024/12)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저자 후안 마누엘 출판 스노우폭스북스 발매 2024.12.18. 요즘 출간되는 책의 가격은 19000원~22000원 정도 같다. 물가가 워낙 올라서 책도 이 정도 선까지 올라가긴 했으나 더 비싸지면 당분간은 책 구매에 대해 대한 심리적 저항선에 다다를 듯하다. 그런데 책들이 모두 두께가 각양각색이다. 더 두껍다고 양질의 책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지나치게 얇은 책들이 비슷한 가격으로 출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고개를 갸우뚱해질 때가 많다. 내용이 알차면 좋겠는데, 그렇지도 않은 경우도 많이 본다. 난데없이 책의 가격을 왜 이야기하냐면, 이 책은 14000원이기 때문이다. 페이지 수도 306p. 어떻게 된 건가 싶었으나 배송을 받아보니 여느 책과 다를 바 없는 두툼한 책이 맞다. 책의 표지는 여러 정보를 담고 있었다. 먼저 제목,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선과 악의 정의를 논하는 책이 아니다. 이 둘 사이의 기준을 알려주는 책이다. 다음으로 저자의 설명이 있다. 13세기 스페인의 알폰소 10세의 조카인, 돈 후안 마누엘 왕자가 남긴 고전이다. 1335년 발간되었으니 거의 700년 전이다. 스페인 문학계의 전설이 남긴 이 책은 전체 48개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눈에 띄는 것은, 표지 한가운데의 "출판인이라 '출판'으로 말합니다." 문구이다. 표지를 넘기면 저 문구가 왜 있는지 이해가 가며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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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프레임, 최인철 상당히 재미있게 읽은 책으로,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라는 부제가 꼭 들어맞는다. 유명한 심리학 실험과 사례가 많이 수록되어 있으나 어렵지 않게 잘 설명해 준다. 다만 너무 많은 소주제를 담고 있어서, 후반부의 경제 프레임은 빼는 것이 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세상을 보는 렌즈를 프레임이라고 한다면 저자는 저자는 이 프레임을 최대한 편견 없이 만들어서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그 11가지 방법은 Chapter 10에서 설명한다. Chapter01. 프레임에 관한 프레임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으로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향한 마인드 셋, 세상에 대한 은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모두 프레임의 범주에 포함되는 말이다. 마음을 비춰보는 창으로서의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끄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검열관의 역할도 한다. 이러한 정신활동은 어떤 맥락과 가정에서 일어난다. 역지사지라는 말도 상대의 맥락을 이해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프레임을 '마음가짐' 정도로 생각하지만 결심의 대상이라기 보다 '설계'의 대상이다. 프레임 개선 작업은 나의 언어와 은유, 가정과 전제, 단어와 질문, 경험과 맥락 등을 점검한 후에 더 나은 것으로 설계하고 시공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 Chapter02. 나를 바꾸는 프레임 '행복'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다. 행복은 대상이 아니라 재능이다. - 헤르만 헤세- ​ 어떤 프레임으로 세상을 접근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삶으로부터 얻어내는 결과물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프레임을 알아야 한다. 성취하는 사람의 프레임은 '접근'프레임을 가지고 있고, 안주하는 사람의 프레임은 '회피' 프레임을 가지고 있다. 즉, 우리는 소유보다는 경험의 프레임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제대로 프레임 하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작가가 작품 사진을 찍지 못하는 이유는 사진기의 성능이 아니라 '멋진 장면'을 포착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 Chapter03. 세상, 그 참을 수 없는 애매함 '애매함'은 법칙이지 예외가 아니다. 우리의 감각적 경험과 개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판단들도 프레임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 애매함으로 가득한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 프레임이다. 한마디로 프레임은 우리에게 '애매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주는 것이다. Chapter 04. 자기 프레임, 세상의 중심은 나 자기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창구가 되는 것을 막을 순 없다. 하지만 '지혜'는 우리에게 이런 '자기중심성'이 만들어 내는 한계 앞에서 철저하게 겸허해질 것을 요구한다. ​ "개떡같이 말하면 개떡같이 들릴 수밖에 없다." 이 세상에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나를 주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우리를 보고 있는 것은 남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마음속에 CCTV를 설치해 놓고 자신을 감시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나'의 입장에서 타인은 짧은 시간에도 파악할 수 있는 '단순한 존재'이지만 나 자신은 그 누구에 의해서도 쉽게 파악할 수 없는, 그래서 오랜 시간을 들여야 제대로 이해될 수 있는 '복잡한 존재'로 보고 있다. 나는 한눈에 척 보면 너를 알지만 너는 척 봐서는 나를 모른다는 생각이 깊게 깔려 있다. (이 대목에서 왠지 뜨끔)​ 세상의 중심에서 자신을 조용히 내려놓는다면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어리석은 일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 심리학자들은 이런 '자신'을 가리켜 '독재 정권'이라고 부른다. 자신라는 것이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는 순간 삶의 여러 면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 ​ Chapter 05. 사람인가 상황인가, 인간 행동을 보는 새로운 프레임 지금보다 더 자주 평균으로 세상을 보는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예외와 우연을 인정해야 한다. #글자수제한으로이후글은_깡지의보물창고_블로그참고 https://blog.naver.com/jykang73/223084192103 #프레임 #북스타그램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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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피터 스콧-모건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니 이게 무슨 소리일까. 책의 표지에 '피터에서 피터 2.0으로' 라는 부제가 적혀 있다. 사람이름 같은데 왠 2.0 ? 책 제목부터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한다. 책 내용은 더 놀랍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실화가 적혀 있다. 가슴이 아프기도 했으나, 인간의 존엄성과 강한 의지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해 준 책이었다. 특히 챗GPT로 인해 AI가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사회 분위기 덕에 이 책에 적힌 이야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 <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의 저자 피터 스콧-모건은 영국의 세계적인 로봇공학자이자 정치, 경제기관의 시스템을 움직이는 '암묵적 규칙'을 해독한 행동 알고리즘 전문가이다. 저자는 2017년 MND 중 ALS (루게릭 병,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질환) 진단을 받고 2년 형을 선고받는다.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몸으로 생물학적 뇌와 기계 뇌를 융합하는 새로운 진화를 하려 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가상현실을 현실에서 '도망'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반면 피터는 가상현실을 이용해서 현실을 되찾고 싶어했다. 스스로 사이보그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첫 단계로 장기를 기계로 교체하는 수술인 위, 결장, 방광에 관을 삽입하는 세 가지 수술을 받았다. 그 다음으로 침으로 질식하지 않도록 후두 절제술을 하여 성대를 제거했다. 대안으로 실제 목소리와 유사한 합성 목소리를 사용하였고 가슴에 스크린을 달고 자신의 얼굴로 3D 아바타를 만들어 AI를 활용하여 다양한 표정과 감정을 보여주었다. 그는 2019년 10월을 피터 2.0으로 선언하였다. 그 여정을 <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책으로 엮어 소개하였고 2022년 6월 세상을 떠나게 된다. ​ 저자가 생각한 궁극적은 피터 2.0은 다음과 같다. 원래 뇌의 대부분 역할은 동작을 관장하는 부분이어서 기능을 멈추게 되겠지만 저자는 인공두뇌에 의해 확장될 것으로 구상했다. 몸은 눈을 제외하고는 뇌를 움직이기 위해서만 존재하게 된다. 기계 반, 생물 반, 디지털 반, 아날로그 반으로 존재하는 셈이다. 수다를 떨고, 농담하고, 웃고, 인상을 쓰는 인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계속 '피터'로써 살아가려면 변할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은 로못 몸과 인공 뇌와 소통하게 되지만 원래의 피터는 그대로 존재하게 된다. ​ 그의 삶의 의지는 연설에서 엿볼 수 있다. ( 목소리를 잃게 되기 전 연설이다. ) "저는 죽는 게 아닙니다. 변신하는 거죠. 이것은 여러분이 이제껏 보지 못한 형태의 불치병입니다. 어디 한번 덤벼보라지요! 저는 무릎을 꿇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 증거를 하나 보여드리죠. 왜 몸 안에 갇힌 뒤에도 제가 당당하게 설 수 있는지. 간단합니다. 첨단 시술 덕분에 저는 다시 말을 할 수 있는 겁니다. 감정과 개성을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손을 뻗어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것이 저 하나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더 많은 사람이 저와 함께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생명을 부자하는 삶'을 거부하고 번영하는 길을 선택할 것입니다." ​ 피터가 주장한 것은 AI를 인간의 경쟁자가 아니라 파트너로 보자는 것이었다. 인류에게 가장 매력적인 미래는 사람과 AI가 협동하는 미래, 인간 중심적 AI가 활약하는 미래라고 했다. 과학과 의학이 좀 더 발전했다면 피터 2.0은 아직 살아서 계속 업그레이드 해 가며 진화했을 지 모른다. 그의 용기가 너무도 대단하여 '나 같으면'이라는 상상은 감히 하지도 못하겠다. ​ 그의 삶을 지켜보다 보니 어린 시절 인기를 끌었던 TV만화 시리즈 '은하철도 999'가 떠오른다. 영원한 삶을 위해 우주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의 마지막 선택은 '기계인간'이 되기를 거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린 시절에 본 만화이지만 꽤 큰 인상을 남겼다. 어린 마음이었지만 기계인간은 인간이 아니라 기계에 더 가까워 보여서 왜 영생을 얻으려는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 많은 과학자들이 젊음 유지, 노화방지, 생명연장, 뇌기능 증대 등 여러 연구를 해 오고 있다. #글자수제한으로이후글은_깡지의보물창고_블로그참고 https://blog.naver.com/jykang73/223083210655 #나는사이보그가되기로했다 #북스타그램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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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깡지의 보물창고-워킹맘의 라이프 스타일
    [미니은퇴] 6탄, 글쓰기 - 출판사와 계약하다 (2024/12)

    미니은퇴 란? 하고 싶은 것을 은퇴 후로 미루지 않고, 일을 하는 틈틈이 조금씩 시도해 보는 깡지 프로젝트. 일을 하면서 미니은퇴를 통해 나의 새로운 모습을 찾으며 자연스럽게 인생 두 번째 산을 넘어가는 중 미니은퇴 시리즈는 맨 아래 모아두었다. 올 8월, 한참 프로젝트로 바쁠 때, 미니은퇴 6탄과 7탄를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었다. 꼭 바쁠 때 이런 생각이 떠 오르는 걸 보면, 놀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하고 싶은 게 뭔지 알 수 있는 건 아닌가 했다. 시간 여유가 많으면 오히려 더 '쉬는 것, 노는 것에 대한 간절함'이 가라져서 하고 싶은 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나름 합리적 가설을 세워보았다. 미니은퇴 6탄은 글쓰기, 7탄은 제주 올레길 세 번째 완주로 잡았었다. 7탄은 9월~10월 사이에 끝냈다. 문제는 6탄 글쓰기.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것이 아니라, 생각 이상으로 만만치 않았다. 20년 동안 아이를 키우며 워킹맘으로 살아온 이야기를 에세이로 정리를 해 보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일이었다. 임신부터 아이가 대학생 1학년 정도까지 아우르는 글을 모두 모았다. 20년 동안 여기저기 적어둔 글이 많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세월만큼 글을 써 내려가는 문체도 변화가 많았다. 전체적으로 글 순서를 맞추고 이빨 빠진 부분을 추가로 작성하고, 너무 상세히 작성된 부분을 제거했다. 그런데 일단 양이 너무 많았다. 가장 큰 문제를 꼽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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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깡지의 보물창고-워킹맘의 라이프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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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게놈 익스프레스, 조진호 (2024/12)

    게놈 익스프레스 저자 조진호 출판 위즈덤하우스 발매 2016.08.18. 몇 해 전, <그래비티 익스프레스>를 읽을 적 있다. 이때 <게놈 익스프레스>와 <아톰 익스프레스>도 함께 구입했었으나 자그마치 3년이 지나서 <게놈 익스프레스>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만화책이다. 그러나 결코 가벼운 책이 아니다. 정보를 전달하는 면에서도 훌륭하지만, 과학을 '과학'으로만 접근하고 있지 않다. <그래비티 익스프레스> 리뷰에서도 적었지만, 과학 책인지, 철학 책인지 혼란스러울 정도로 바라보는 시야가 넓고 깊다. [책] 그래비티 익스프레스, 조진호 (2021/07) 철학책일까 과학책일까.. 우리나라에도 이런 과학만화책이 있었다니, 너무도 감사하다. 무릎을 다쳐 한의원... blog.naver.com 쉽지 않을 책이라는 각오를 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예상대로 만만치 않았다. 유전자에 대한 연구 초기부터 게놈 프로젝트까지 1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인류의 근원을 밝히기 위해 집요하게 탐구를 했던 여정을 기차여행을 하듯 하나씩 알려준다. 시골길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천천히 달리는 기차가 아니다. 은하철도 999처럼, 지금 타지 않으면 영영 놓쳐버릴 것 같은 숨 가쁘게 미지의 세계로 달려가는 기차다. 처음에는 교과서 밖 생물학 책 같았다. <그래비티 익스프레스>처럼, 유전자 비밀을 파헤치는 각종 과학자들이 등장해서 이들이 밝혀낸 DNA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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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스틱! / 칩 히스, 댄 히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세 번의 워크샵에서 발표 연단에 올랐다. 연단에 올라서 발표를 하는 것은, 회의를 진행하거나 설명회를 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게 대중연설 성격을 띤다. 회의, 설명회는 프로젝트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하므로 업무적인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는 상태에서 명확한 주제에 대해 실시하므로 상세히 설명해 주면 이들을 이해시키는데 무리가 없다. ​ 하지만 이 세 번의 워크샵은 대상이나 주제가 열려 있었다. 참여 업체로는 고객사와 수행사가, 직급으로는 임원부터 실무진이, 업무 성격으로는 IT와 현업 등 그 스펙트럼이 넓었다. 이런 경우 발표 주제와 내용을 한쪽만 치우치게 하면 청중들 입장에서는 흥미를 잃어 집중력을 잃게 된다. 이때 필요한 스킬은 대중연설처럼 발표 내용이 물 흐르듯 흘러가야 하면서 기억에 남는 메지지를 주는 것이다. 워크샵 발표 준비를 하면서 따로 발표 연습을 하지는 않는 대신 그 시간에 '한 방', 즉 '강력한 메시지'를 무엇으로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고민했다. ​ <스틱!>을 읽다 보니 워크샵 때 내가 전하고자 했던 '강력한 메시지'를 어떤 원칙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설명을 해 주는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이를 '뇌리에 스틱! 하는 스티커 메시지'라고 정의한다. 스티커 메시지라는 말은 저자가 창조했다기 보다 <아웃라이어(클릭)>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에게서 빌려온 것이라고 말한다. <티핑 포인트, 2000년 출간>에서 사회적 현상이 정점에 닿도록 이끄는 힘의 요소 중 고착성(stickness) 을 언급하였는데 여기에서 '스티커 메시지'라는 용어가 태어났다. 이 책에서는 스티커 메시지의 특성을 알려주면서 우리의 창의성과 상관없이 어떤 메시지든 사람의 뇌리에 착 달라붙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사람의 뇌리에 스틱! 하는 스티커 메시지 비밀이란 무엇일까.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이솝 우화에 등장하는 스티커 메시지를 분석해 보니 모두를 관통하는 공통 성분이 존재하고 있었다. '단순성, 의외성, 구체성, 신뢰성, 감성, 스토리'의 여섯 가지 원칙이다. 위 원칙들을 활용하는데 특별한 전문지식이나 능력은 필요하지 않고 비교적 명백하고 상식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탁월한 스티커 메시지를 손쉽게 만들지 못하고 길고 지루한 메모를 만드는 이유는 우리 머릿속에 '악당'이 존재해서이고, 이 악당을 '지식의 저주'라고 부른다. ​ 지식의 저주는 우리 주변에서 늘 생긴다. 마치 누군가가 생일 축하와 같이 누구나 아는 멜로디를 테이블에 두드려 연주를 했을 때 상대방은 전혀 어떤 멜로디인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이때 테이블을 두드리는 사람은 상대가 이 간단한 음악을 쉽게 맞출 것이라고 생각하고, 듣는 사람은 그저 의미 없이 테이블을 두드리는 소리로만 들리는 차이가 있다. 의사소통에 관련된 사람들 모두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마다 엄청난 정보의 불균형을 가지고 있다. 기업 CEO가 '주주 가치의 극대화'라고 말하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의미 없는 두드리는 소리로만 들리는 것이다. '주주 가치의 극대화'라는 말은 단순하기는 하지만 의외성, 구체성, 신뢰성, 감성, 스토리가 전혀 없다. 반면,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앞으로 10년 안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시킨다."라는 사명 선언은 스티커 메시지의 여섯 가지 원칙을 모두 따르고 있다. 지식의 저주를 벗어나는 방법은 첫째는 아예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메시지를 받아들여 변형하는 것이다. ​ 이 책은 누구나 스티커 메시지를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하듯, 보통 사람들을 뛰어넘는 독창성과 창조력이 뛰어난 소수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국제 광고 페스티벌에서 탁월한 효과를 거둔 광고들을 분석해 본 결과, 수상작들 가운데 89퍼센트의 광고가 여섯 개의 기본 범주 또는 원형으로 분류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갑자기 번뜩이는 영감 속에서 튀어나온 메시지를 가자 뛰어나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여섯 개 원형에 속하는 메시지가 가장 오래 지속되었다. 이들 원형 대부분은 의외성과 관련이 컸다. #글자수제한으로이후글은_깡지의보물창고_블로그참고 https://blog.naver.com/jykang73/223082627372 #북스타그램 #스틱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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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인생9단, 인생공, 양순자 구판 (인생9단) 개정판 (인생공식) ​ 할머니, 저도 할머니라고 불러도 되죠? 손녀라기 보다 막내 딸 정도 나이인데, 할머니 책 세 권째 읽다보니 친근해져서 실제로 뵙게 되면 '선생님'이라고 부를 것 같은데 괜히 남들이 부르듯, 그리고 할머니가 책에 적으신대로 저도 할머니라고 부르고 싶어졌어요. 엄마라고 부르기에는 우리 엄마가 눈 부릅뜨고 계시고, 어머니라고 부르면 마치 시댁 어른 같은데 할머니라고 부르면 포근하고 친근한 느낌이 들어서 입에 더 달라 붙는 것 같아요. 책 리뷰를 이렇게 편지로 써 보는 것도 처음이네. 이제는 할머니를 만날 수 없게 되어서 이런 용기도 생긴 것 같아요. 할머니 책은 <어른 공부 (클리)>, <인생이 묻는다, 내가 답한다 (클릭)> 를 먼저 읽었어요. 지금 웃고 계시죠? 할머니가 낸 낸 순서가 아니라 반대로 읽고 있다고. 그러게요, 읽다 보니 할머니가 어떤 분인지, 이전에는 또 어떤 좋은 말씀 하셨는지 여간 궁금한게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기어코 <인생9단>까지 쫓아왔지. 이제는 할머니가 준비해 뒀던 그 귀한 의자에 앉아서 할머니와 대화를 나눌 수 없으니까 책으로 할머니 발자취 한번 천천히 따라가 봤어요. <인생9단>에는 할머니가 만드신 인생공식이 한가득 있더라구요. 곤란 없기를 바라지마, 나이 먹는 것도 괜찮아. 사람은 애나 어른이나 고물고물 잘 놀아야 해. 이별의 달인이 돼봐. 감동한 대로 움직이면 돼. 당신을 귀하게 여기는 것부터 시작해. : 좋은 글들이 너무 많아요. ​ 그렇게 쫓아가다 보니 할머니의 지혜에 탄복하게 되고 할머니의 나눔에 위로받게 되네요. 할머니 말씀처럼 지식이야 책상머리에 앉아서 열심히 공부만 하면 쌓이는데 지혜는 그렇지 않잖아요. 지식도 필요하고, 경험도 필요하고, 반성도 생각도 필요하고. <어른공부>에서 '나이 먹는 것도 괜찮아.'라는 말의 진짜 뜻은 '그냥 나이 먹는 게 괜찮은 게 아니라 '나이 먹는 것도 괜찮을 만큼 잘 살아야 한다'라는 뜻이라고 하셨잖아요. 나이가 들수록 쌓이는 경험과 지식을 잘 버무려서 소화를 해야 성숙해지는데 그걸 못하니 고집불통에 욕심만 많은 늙은이가 돼버리는 거라며. 그럴려면 나이 만큼이나 지혜도 쌓여야 하는 건데, 상황에 따라서는 여의치 않더라구요. 욕심이 생길 때도 있고, 자존심 내 세울 때도 있고. ​ 그런데 이번 책에서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지혜를 준 것이 아니라 그의 미련함을 가져가신 걸지도 모른다.'라고 말씀해 주신게 너무 와 닿았어요. 미련한 짓 부터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보고, 미련한 짓을 자꾸 줄여가다 보면, 조금씩 지혜로운 사람과 닮아갈 거라는 말씀에서 '그래, 이거라면 매일 조금씩 실천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훗날 지혜로운 사람으로 존경받는 일까지는 없어도 내 인생 하나 쯤은 편안하고 따뜻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도닥여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젊은 사람들이 "할머니, 인생 살 만한 겁니까?" 라는 질문에 할머니 답변을 읽고 이 책을 쓴 의도를 알게 되었네요. '살 만하다'고 말하면 누가 감히 세상을 살 만하다고 할수 있겠냐며 그놈이 누구든 간에 혼쭐을 내주고 싶다는 말씀에 웃음이 터져 나왔어요. 나도 혼쭐이 나야 할 것 같아사요. '세상 살기 참 힘들지? 사는 거? 만만치 않지. 한숨도 나오고 불평도 나오고 원망도 하고 싶지. 누가 뭐라고 해도 세상 살기 힘들고 만만치 않은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그렇다고 인생이 살 만하지 않다는 건아니야. 힘들고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살 만하게 만들어보자는 말이지. 불평이니 그런 것 집어치우고, 어떻게 하면 인생이 살 만해질까를 생각하고 노력해 보자는 말이야. 내가 한 말들은 내 65년 인생을 녹여내서 만든 공식들이니까 가까이 두고 자주 들춰봐. 그리고 당신 나름대로의 인생 공식을 만들어 봐. 그렇게 우리가 만든 인생의 공식이 쌓이면 사람 사는 세상 갈수록 살 만해지지 않았어?' ​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생각해 봤어요. 나의 인생의 공식은 어떤 것이 있나. 미련한 짓을 하지 않도록 하고 나 나름의 인생의 공식을 찾아가는 것이 지혜이며 나이를 먹는 것도 괜찮을 만큼 잘 사는 것이구나를 깨달았던 것 같아요. #글자수제한으로이후글은_깡지의보물창고_블로그참고 https://blog.naver.com/jykang73/223080800648 #북스타그램 #인생9단 #인생공식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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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괴짜경제학 / 스티븐 레빗, 스티븐 더브너 유명한 책이어서 언젠가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오래전 출간된 책인 줄은 몰랐다. 책날개나 서문에서는 저자 스티븐 레빗을 천재 경제학자라고 소개한다. 레빗이 만들어 낸 프리코노믹스(Freak+Economics)는 괴짜 경제학을 말한다. ​ 책은 간간이 읽어온 편이지만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주로 읽어온 터라 최근 2년 동안은 철학이나 경제학, 심리와 과학 관련 책들을 제법 읽었다. 처음은 어려웠으나 읽은 책들이 쌓이면서 훨씬 친숙하게 느껴졌다. 이 중 경제학 책도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어떤 책은 독특한 시각으로 역사를 풀이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근대사는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로 작동되는 경우가 많아 해석이 복잡하다. 이때 하나의 주제로 실타래를 풀어나갈 때 '세상을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구나' 하며 감탄하게 된다. ​ 책을 읽다 보면 경제학자들이 종종 언급되기도 하고 정치/경제/역사가 맞물리기도 해서 점차 '경제학'에 대해 알고 싶어졌고, 조금 알다 보니 그 학문의 계보가 궁금해졌다. 그 궁금증을 해소시켜 준 책이 조지 슈퍼로의 <경제학 오디세이(클릭)>였다. 학교 다닐 때 경제학과는 수학 잘하면 유리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경제학이 한때 얼마나 수학 이론 중심적 사고에 휩싸여 있었는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또한 <생각에 관한 생각(클릭)>으로 유명한 대니얼 카너먼이 심리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이유도 알 수 있었다. 수식만으로는 '경제'를 해석할 수 없으며 사람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야 해서다. 이때부터 그간 풀리지 않았던 경제학자들의 여러 현안들이 심리학을 접목하면서 해석이 되기 시작했다. ​ <괴짜 경제학>은 이런 경제학의 주류에는 비껴 있어서 이 책의 부제처럼 '어떤 괴짜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가 잘 어울린다. 이 책에서는 다음의 여섯 가지 질문을 하고 그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 교사와 스모 선수의 공통점은? KKK와 부동산 중개업자는 어떤 부분이 닮았을까? 마약 판매상은 왜 어머니와 함께 사는 걸까? 그 많던 범죄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완벽한 부모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부모는 아이에게 과연 영향을 미치는가? ​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모두 저자의 논문이다. 그래서 6편의 글 모두 서로 연관성이 없는 독립 주제들이다. 공통점이 있다면 레빗의 독특한 시각을 통해 '보이는 세상'이 아니라 '세상의 이면'을 파헤친다는 점이다. 심리학을 경제에 적용하니 많은 설명이 된 것처럼, 저자는 상식과 통념에서 벗어나서 근본 원인을 찾아나가야 제대로 된 원인과 결과를 연결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다음의 논리를 설명한다. 인센티브는 현대의 삶을 지탱하는 초석이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사회 통념 가운데는 잘못된 것들이 많다. 전혀 예상치 못한 극적인 결과는 흔히 거리가 멀고 미묘한 원인을 원인으로 한다. '전문가'들은 정보의 우위라는 강점을 자기 자신의 어젠다를 위해 사용한다. 무엇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를 알면 복잡한 세상이 훨씬 단순해진다. ​ 책을 다 읽은 소감을 말해 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전통적인 경제학 책은 아니다'이다. 경제학자가 책을 쓰고 제목에 '경제학'이 있다고 다 경제학 책이라고 보면 안 될 거 같다. 시장경제를 미시, 거시적 관점으로 풀고 해석했다기 보다 테마성 분석을 한 책이다. 책이 나온 시점에 대한 고려도 해야 할 것 같다. 서두에 언급했던 대니얼 카너먼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시기가 2002년이고 이때부터 경제학에서 본격적으로 좀 더 열린 사고를 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 보급도 확산된 시기이므로 대중의 집단지성이 서로 모이기 시작하기도 했다. 따라서 2000년도 초반에 등장한 <괴짜 경제학>은 신선하게 느껴졌을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2000년대도 훌쩍 지난 시기다.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도 초반의 '미국 사회'를 중심으로 쓴 책이다 보니 이 책에 실린 글 중 나에게 확 와닿는 주제는 '완벽한 부모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말고는 없었고 나머지 주제들은 흥미롭게만 읽었다. - 후략 - * 후략에는 상세한 각론이 적혀 있습니다 #글자수제한으로이후글은_깡지의보물창고_블로그참고 https://blog.naver.com/jykang73/223079869251 #괴짜경제학 #북스타그램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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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오십에 읽는 노자, 박영규 여러 책에서 노자의 <도덕경>을 많이 언급하고 있어서 작년에 읽은 적이 있다. 당시 마음으로 느끼는 것은 있으나 글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적기도 했는데 문장들이 명제처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열린 해석'을 하게끔 표현되어 있어서다. 따라서 한 번만 읽을 책이 아니라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도덕경>을 읽다 보니 <공자>나 <맹자>가 대중적으로 쓰인 책으로 보였다. ​ 공자도 노자를 찾아갈 정도였으니 노자의 가르침이 대단하긴 대단했나 보다. <도덕경>은 상편 '도경'과 하편 '더 그 경'으로 나눠 '도'와 '덕'을 강조한다. 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도덕경> 리뷰에 적어두었다. <오십에 읽는 노자>는 노자의 가르침이라기보다 노자의 가르침을 깨달은 학자의 가르침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글 한 편 한 편이 저자의 경험 및 일상과 더불어 삶의 철학이 묻어나고 있다. 우리도 앞으로 밟아가야 할 길을 저자가 한발 먼저 가면서 등불로 밝혀 주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노자가 말한 '도'에 대해 이 책은 설명하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다 읽고 나면 '도를 실천하는 삶'의 한 단면을 엿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저자는 산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저자에게 산책은 유산소 운동이 아니다. 생산활동이자 노동으로 언급하고 있다. '반려'의 사전적 의미는 '짝이 되는 동무'이다. 반려견이나 반려묘, 반려 식물처럼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하는 대상에 반려를 붙인다. 저자에게 산책은 '반려'의 의미가 있는 평생 동반자로 보였다. ​ 책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또 하나 감정은 노년의 외로움과 삶의 무료함을 견디는 힘이다. 고독과 신사협정을 맺은지 10년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고독이 영혼을 갉아먹고 있다고 말하며, 협정을 맺었을 뿐이지 완전히 몰아내지 못했다고 부연한다. 노년의 삶을 견디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비우는 것'이라고 했다. 하루에 하나씩 비우자는 '비움의 결심'이 없다면 노년은 외로워 죽고 고독해 죽는다. <도덕경>에서 읽었어도 이치로 깨치지 못했다가 연꽃에서 확인한다는 저자의 솔직한 말이 더 가슴에 와닿는다. 강풍에 부러지는 버드나무 보다 흔들려도 꺾이지 않는 갈대처럼 살고 싶다는 말이 '억지로 하려 함 없이 스스로 그러하게 놔주자'라는 노자의 가르침과 같아 보인다. 책의 곳곳에는 과거의 자신에 대한 회고와 반성이 있다. 젊은 날이라 누구나 하는 말과 행동에 대해 후회하고 반성하는 이가 몇 명이나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를 자신의 허물이라고 말하며 '잡스보다 워즈니악처럼, 인생 후반기에는 그렇게 살자.'라고 다짐한다. 애플을 창업했던 잡스와 워즈니악의 성격은 완전히 반대였다. 잡스는 성격이 불같고 모났고 독점욕도 강했다. 반면 워즈니악은 기업공개를 하게 되었을 때 자신의 지분 가운데 상당 부분을 떼어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나눠주었다. ​ 인생의 전반기는 '채움'을 지향했다면, 오십이 되면 이제는 멈춰보고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을 하고 '비움'과 '조화'를 향해 나가가라고 말한다. 모래로 가득 찬 항아리에 큰 돌을 넣기 위해서는 항아리의 모래를 모두 비워야 한다. 사람의 머리도 지혜를 배우기 위해서는 자잘한 지식부터 배워야 한다. 노자는 '위도일손', 도는 날마다 덜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전까지는 남이 볼 때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했다면 글을 쓰면서 부족했던 마음의 품을 넓히는 방법과 상처를 치유하는 법을 깨달으면서 인생 후반기를 살아가는 힘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나의 기준이 중요하며 쓰러지면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걸어가면 된다. 가다 보면 또 다른 길을 만나게 되고 그 길이 삶의 도가 된다. ​ 격려는 나 자신에게도 필요하다. 오십에 돌아보면서 그만하면 잘 살았다는 격려를 하자. 격려는 남은 인생을 더 값지게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성공이 있으면 실패도 있는 게 인생인데 성공만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나를 힘들게 한다. 노자의 말처럼 공을 이룬 후에는 몸을 뒤로 물리는 게 자연의 섭리다. 간결한 삶, 단순한 삶, 숨 쉬듯 가볍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 후반기 저자의 삶의 태도이다. ​ #글자수제한으로이후글은_깡지의보물창고_블로그참고 https://blog.naver.com/jykang73/223076137922 #오십에읽는노자 #북스타그램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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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에세이] "감사합니다"가 주는 힘 (2024/12)

    #IT컨설턴트 #컨설팅 IT컨설턴트로 일하면서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을 꼽으라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이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말이다. 하지만 '올 한해도 수고하셨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와 같이 연말 인사를 할 때나 예의를 차례야 할 때가 아니라면, 사무실에서는 의외로 잘 사용하지 않는다. 외부 업체와 계약을 맺어 협업 관계로 일하게 될 때도 마찬가지다. 서로의 공을 치하하고 격려하는 자리에서 형식적으로 감사하다, 수고했다는 말이 오가는 정도가 일반적이다. 고객이 진심으로 감탄하고 고맙다고 느끼려면 계약관계를 넘어서서,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줄 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말을 들을 때는 그동안의 노고가 사르르 사라진다. 컨설팅을 하다 보면, 까다로운 고객을 만날 때가 있다. 그간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까다롭기만'한 사람은 없었다. 물론 과거에는 있었다. 소위 말하는 '재떨이가 날아다니게 하는' 악명 높은 사람들이 어느 회사나 있었으나, 인사평가 제도가 정밀해지고 기업 내 갑질 문화 근절 노력에 힘입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내 경험으로는 대략 15년 전 무렵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 남아 있는 까다로워 보이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일 에 대한 욕심이 있고 업무 성과에 대한 기준치가 높은 경우가 많았다. 이미 프로젝트를 해 본 기업이 아니라면, 새로운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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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이상룡 이 책은 제목을 바꿔야 한다. '번역자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만한 지침서여서다. 이 책에 쓰인 글도 글쓰기의 정석처럼 적혀 있지만, 알려주는 내용이 정말 알차다.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읽었다가 바로 주문 넣었다. 소장하면서 간간이 읽고 싶기도 했지만 줄을 긋고 하이라이트 해가며 읽고 싶어서다. ​ 글쓰기에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은 적이 있다. 좋은 책들이 많지만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가장 좋아한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아래 책들이 모두 글을 잘 쓰는 비법을 소개하고 있으나, 담고 있는 내용이 다 달라서 책을 통해 배우는 것은 다 다르다.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는 글을 쓸 때 마음가짐부터 진지하게 가지도록 해 줘서 고마웠다. 단단하고 훌륭한 글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나쁨은 쉽게 취할 수 있지만 훌륭함을 얻는 길은 멀고 가파르다'라고 말한 소크라테스의 의도처럼, 많은 사람들이 자주 쓰더라도 틀린 건 틀린 것이며 귀찮고 불편하더라도 이를 극복하며 제대로 쓰겠노라 결심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글쓰기 방법도 쉽고 깔끔하게 설명해 주고 충분한 예시가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저자 이름이 어딘가 익숙하다. 이상룡. 그러고 보니 지난주 읽었던 <과학의 위로> 작가이다. 이 책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기억에 남는 책이었는데,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우연히 읽은 책 두 권에서 모두 좋은 인상을 받았는데 알고 보니 같은 저자인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과학의 위로>를 읽으면서 글을 참 잘 쓰시는 분이다 생각이 들어 리뷰에도 그렇게 남겼는데 이번에 그 이유를 확실히 알겠다. 이렇게 진지하게 단어와 문장을 선택해서 글을 쓰는 분이어서다. 그동안 책을 읽고 리뷰를 쓰면서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본 적이 많다. 첫 번째는 글을 쓴 분들이 다 같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글 쓰는데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글쓰기에 대한 공부를 따로 한 게 아니라면 당연한 이야기다. 그래도 전달력이 문장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이면 내용에 더 집중한다. 반면 변역한 책은 원작자가 따로 있으므로 번역가를 탓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책 리뷰를 할 때 어지간하면 저자나 번역가를 탓하는 경우는 없다. 책에서 한 줄이라도 나에게 의미 있고 도움이 되는 문장이 있다면 그것으로 책의 역할은 충분히 한 것으로 여기는 주의이다. 그런데 지금도 기억나는 몇 책은 번역이 아쉬워도 너무 아쉬웠다. 번역가 자신도 그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하고 옮겼을 것 같은 문장들이 많다. 소리 내서 한 번만 읽어보라고 하고 싶은 책도 있었다. 저자는 번역서를 읽다 오역을 발견하면 사방에 떠벌리기보다 번역자나 출판사에 이메일을 보내서 다음 쇄에 수정사항이 반영되어 다른 독자에게 더 좋은 번역을 접할 수 있게 하자고 말한다. 번역자가 너무 상처입지 않는 수준으로 독자 의견을 전달해서 더 나은 책이 될 수 있도록 가급적 수용할 생각이다. ​ 두 번째는 나의 글에 대해서다. 주로 책 리뷰를 쓸 때,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이다. 쓰다 보면 점점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했으나 개선 포인트를 알고 고치려는 노력을 해야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다. 1장부터 바로 그 개선 포인트가 될 만한 설명들이 알차게 진행된다. ​ 1장에서는 '좋은 글 고르기'를 위해 주제가 명료한지, 출처가 정확한지, 근거가 충분한지, 책임이 분명한지를 스스로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출처는 독자에게 더 믿을 만한 정보를 출 수 있다. 글에서 '사실, 솔직히 말해서, 개인적으로, 나름대로, 아마도, 아무튼'이라는 말이 보이면 책임이 부족한 글이 될 수 있다. ​ 2장 '용어 다루기'에서는 비슷한 용어를 구별하는 법, 잘못 쓰는 말 알아보기, 새로운 표현을 제안하기가 담겨 있다. 우리가 헷갈릴만한 사례가 많이 등장해서 큰 도움이 된다. 설명을 읽다 보면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로 철저해야 하는구나도 배웠다. 새로운 표현이란, 우리가 쓰는 영어 중 아직 한국어로 번역하지 못해 그대로 사용하는 단어를 좋은 번역어를 찾아 제안하자는 의미다. #글자수제한으로이후글은_깡지의보물창고_블로그참고 https://blog.naver.com/jykang73/223073999866 #번역자를위한우리말공부 #북스타그램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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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수학의 위로, 마이클 프레임 이 책의 제목은 <수학의 위로>지만 원제는 "Geometry of Grief"이다. 가끔은 원제와 다른 제목을 붙이는 이유가 궁금할 때가 있는 데 이 책도 마찬가지다. 책 속에는 '기하학'과 '비탄'이 주 내용인데 왜 <수학의 위로>라는 이름으로 바꾸었을까. 어쩌면 일반 독자들은 기하학보다는 수학이 더 친숙하고, 비탄보다는 위로가 더 따뜻한 느낌이어서 그리했을 것 같기도 하다. 결국 마지막에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위로'니까. ​ <수학의 위로>의 초반을 읽을 때는 어떤 내용인가 맥이 잘 잡히지 않았다. 기하학 이야기와 수학자 이야기들이 등장하기는 하나 어딘가 모르게 철학적이기도 하고 에세이 같기도 했다. 문장 문장이 재미있어도 전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종잡기 어려웠다. 목차도 특이하다. '기하학, 비탄, 아름다움, 이야기, 프랙털, 너머'. 도대체 '기하학'과 '비탄'이 무슨 관계가 있으며 '너머'에는 무슨 이야기가 있을까. ​ 책의 1/3가량 지나가니 점차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감이 오기 시작했다. 이 책은 예일대 수학자 마이클 프레임이 자신의 삶을 회고해 보는 책이었고 그 삶을 기하학으로 설명하고 있었던 것이며 비탄의 순간을 하나씩 짚어주고 있었다. 기하학은 그전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채 지나쳤던 연결을 보게 할 수 있게 해준다. '비탄'이란 무엇일까. 비탄은 결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깨달음이 결합되어 나온 산물이다. 저자에게 비탄은 아름다움을 징검다리 삼아 '기하학'과 연결된다. 저자는 열다섯 살에 기하학에 빠진 후 예순아홉 살이 지금도 그때처럼 기하학을 사랑하고 있다. 삶과 기하학 모두 '아름다움'과 '비탄'이 머물고 있으며, 아름다움과 비탄은 둘 다 숨길을 수축시키고 가로막을 마비시킬 수 있다. 저자에게는 기하학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비탄이고, 우리 모두에게는 기하학이 아닌 다른 '그 무엇'이 될 수 있다. ​ 이 책은 저자가 사랑했던 고모, 부모님, 고양이들의 죽음을 맞이했을 때의 비탄을 설명해 준다. 모든 유형의 비탄은 비슷하다. 다시는 그들을 볼 수 없다는 상실감과 초월성이 결합된 것이 특징이고 규모는 제각각이다. 비탄을 가장 잘 묘사한 구절이 "내 눈에는 여전히 눈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내가 울지 않을 때 이 많은 물은 대체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이다. 비탄을 그래프로 표현한 예가 있다. 엄마가 있는 세계와 없는 세계이다. 책의 후반부에 이런 글이 있다. "인생에는 세상이 언제나 새로운 것들로 가득하다고 예상하는 시기가 있다. 그러다가 전혀 그렇지 않으리라는 것을 깨닫는 날이 온다. 숭숭 구멍 난 삶이 되기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부재들, 상실들. 예전에 있었지만 더 이상 없는 것들. 그리고 또 깨닫는다. 구멍들의 틈새 사이에서 돌아다니면서 성숙해야 한다는 것을. 구멍들의 틈새 사이에서 돌아다니면서 성숙해야 한다는 것을. 비록 예전에 그것들이 있는 곳으로 뻗으면, 그 추억이 있는 공간의 긴장되고 빛나는 아련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해도." 이 글이 정말 가슴에 와닿았고, 이 글이 가슴에 아릴 나이가 되었구나를 느끼며 나 역시 '상실'에 대해 점차 깊이 있게 다가갔다. ​ 저자는 교사로서의 능력을 갈고닦는데 모든 에너지를 썼고 가르치는 일을 진심으로 좋아했다. 가르치는 일이야말로 유일하게 겁내지 않는 일이었는데 그 유일한 능력이 서서히 녹아내리를 것을 지켜보면서 스스로를 투명해지고 있으며 부재의 전조라고 말했다. 수십 년 갈고닦은 능력의 상실에 비탄했음에 틀림없다 "나는 여전히 살아 있으면서 잃은 삶을 비통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렸고, 그보다 더 가혹한 상실은 없을 것임을 깨달았다. 그것은 내가 상상한 모든 것을 넘어서는 비탄이었다. 지금도 그 메마른 소켓을 때대로 느낄 수 있다. 그 휘두름, 이어서 몸이 타는 고통을" ​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인생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사랑하는 일을 놓아야 하는 상실을 경험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하나씩 둘씩 손을 놓으면서 비탄은 켜켜이 쌓이게 된다. #글자수제한으로이후글은_깡지의보물창고_블로그참고 https://blog.naver.com/jykang73/223071873541 #수학의위로 #북스타그램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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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1, 박종인 (2024/12)

    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1 저자 박종인 출판 와이즈맵 발매 2024.09.15. 고구마 100개, 아니 100만 개를 물 없이 먹은 기분이다. 사라진 근대사 두 권 중 절반을 읽어도 이런 기분이니, 남은 절반을 읽으면 가슴을 치고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조선일보 박종인 기자가 쓴 책으로 은폐되고 왜곡된 역사를 기록하는 인문 시리즈 <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중 1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하필 왜 조선일보야'라는 생각을 했다. 거대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조중동 중에서도 첫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두 번째로 기자라니... 언제부터인가 기자가 취재한 제대로 된 보도를 본 기억이 없다. 그 자리를 유튜버들이 차지를 했다. 물론 기자정신, 시대정신을 가진 분들도 많겠지만 워낙 많은 정보의 홍수에 묻혀서 찾아내기가 힘들어졌다. 저자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선입견을 가지려는 찰나, 저자의 이전 책을 보니 <매국노 고종>, <대한민국 징비록> 등이 눈에 띈다. 제목만 봐도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보여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은 <서문>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의미가 있음을 알려준다. 이 책을 공부하면 시험에 떨어지는 근대가 강좌라는 의미심장하고도 재치 있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불온한 역사서라고 스스로 지칭하면서, 일단 교과서에 배운 대로 나라를 생각하는 학생, 공무원, 국민으로 초벌구이를 한 다음,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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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과학의 위로, 이강룡 과학책을 이렇게 재미있게 쓸 수 있을까 하고 내내 감탄하며 읽은 책이다. 이렇게 말하면 '아, 과학을 아주 쉽게 설명한 책이구나'라고 오해할 것 같아 부연을 해야겠다. '과학'을 바라보는 시선이 상당히 '인문학'적이며 그 표현법이 '문학'에 가까워서 재미있었다. 감정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영역이 과학인데, 저자의 글에서는 삶의 철학과도 닿아 있고, 생활과도 연결되며 이를 위트 있게 담아낸다. ​ 그래서 다시 책날개에 있는 저자의 약력을 살펴봤다. 이강룡 님은 마흔이 되어 과학 공부를 하며 느낀 과학의 위대함과 경이로움을 인문학적 시선으로 담아냈다고 한다. 글이 수려하다 싶었더니 작가이자 글쓰기 심사위원, 강사면서 중등과정의 교과서 및 지도서에 그의 글이 실려 있다고 한다. 몇 페이지를 읽다 말고 누가 봐도 문과형 사람인데, 과학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리 맛깔나게 쓸 수 있나 하고 놀랬다. ​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나 김상욱의 <떨림과 울림>을 읽을 때 딱딱할 것 같은 과학자들이 이렇게 아름답게 과학을 표현할 수 있나 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고 이 책들이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이나 양자역학을 쉽게 이해하게 해 준 것은 아니다. 아직도 책을 읽을 때마 갸우뚱한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고,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이런 책들을 찾아 읽는 이유는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꽤나 지적 쾌감을 느낄 수 있어서다. 읽을 때마다 진리과 지식을 향한 양파 껍질 한 겹씩은 벗겨지고 있는 것 같았다. 책의 곳곳에서 그동안 읽었던 책들과 만나는 접점이 있어서 무척이나 반가웠다. ​ 시간의 개념을 설명할 때 고대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가 종종 등장하며 양자 중력자 이론과 연결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 이론은 시간과 공간의 개념까지 이어진다. 이 책에서도 해당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이전에 관련된 다음의 책들과 연결이 된다.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클릭) > , 카를로 로벨리의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클릭)> , 김상욱 <떨림과 울림(클릭)>, <그래비티 익스프레스(클릭)> 처음 '시간'의 새로운 정의를 접했을 때 혼란스러웠으나 정말 흥미로웠던 기억이 소록소록 난다. ​ 이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과 특수 상대성 이론이다. 여러 차례 도전해도 아직도 알듯 말듯 해서 앞으로 또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을 것 같다. 과학의 이 긴 여정과 함께 한 여러 수학자, 과학자들의 인생도 모두 한편의 드라마이자 영화인데 이 책에서는 특별히 미제 문제를 풀어낸 '앤드류 와일스'를 수차례 언급한다. 앤드류 와일스의 끈질긴 수학의 열정을 보다 보니 이 분에 관련된 책도 찾아 읽고 싶어졌다.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E=mc2(클릭) >, 짐 홀트의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클릭) > ​ 우리는 흔히 '아름다움'을 '예술'의 세계에서만 찾고 있다. 그렇지만 저자는 과학에서 학문의 경이로움과 순수한 아름다움을 엿보았다고 했다. 아들이 언제부터인가 수학의 아름다움을 논한 적이 있다. 수학의 어떤 풀이법, 공식을 보고 '아름답다'라고 했다. 나 역시 학창 시절 수학을 좋아하기는 했으나 '수학만'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문제를 풀어낼 때 쾌감과 답이 명확하다는 사실이 꽤 마음에 들었었다. 그런데 '수학에 아름다움이 있다고?' 하며 몇 권의 책을 읽었다. G.H 하디의 <어느 수학자의 변명 (클락) >, 앨런 튜링의 <지능에 관하여(클릭)>, 양자학파 <공식의 아름다움(클릭) > 수학 자체의 아름다움을 뼛속까지 와닿지는 않았지만 어떤 느낌인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내가 하고 있는 IT 일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IT 프로젝트가 우리 인생과 너무도 닮은 것을 깨달았을 때와 비슷했다. ​ 표준과 단위에서는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 가 떠올랐다. 우리가 쓰고 있는 기본 측정의 단위인 표준들이 얼마나 치열한 고민 끝에 등장한 것인지 알려준 책인데 그 과정이 너무 재미있다. 마치 에르메스 가방의 장인들 마냥 집요하고 꼼꼼했다. #글자수제한으로이후글은_깡지의보물창고참고 https://blog.naver.com/jykang73/223067379211 #과학의위로 #북스타그램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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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인생이 묻는다 내가 답한다, 양순자 며칠 전 <어른 공부>을 읽었다. 그 여운이 얼마나 강하고 향기가 나던지 양순자 선생님의 전작 <인생이 묻는다 내가 답한다>를 다시금 찾게 되었다. 아마 조만간 선생님의 첫 책 <인생 9단>까지 읽게 될 것 같다. 선생님의 인생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만나는 기분이 든다. <어른 공부>는 암 투병 중에 쓰신 책이다. 마치 나에게 말을 건네는 듯한 어조로 글이 쓰여있어서 선생님과 기차 여행하며 인생 수업받은 느낌이었다. <인생이 묻는다 내가 답한다>는 사형수들의 상담을 한 30년 세월의 이야기가 녹아져 있다. 신창원, 막가파, 박한상, 박철웅.. 뉴스와 신문에서 흉악범으로 봤던 사람들을 선생님은 직접 만났고 그들에게 은혜를 베푸셨다. 이 중 도저히 갱생이 되지 않는 사람도 있었고, 그 진의가 의심스러울 만큼 바뀐 분도 있었다. ​ 그들을 보며 선생님이 인생의 의미를 하나하나 짚어 주시다 보니, 책을 읽는 동안 마치 내가 현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 풍요로운 곳에서 산들바람맞으며 물끄러미 떠다니는 구름을 멍하니 바라다본 것 같다. 이렇게 좋은 글 읽으며 눈물은 왜 찔끔거리는지... ​ 세상을 향해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지르고 사형수가 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들의 사형집행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마음을 돌봐준 분들이 있는 것을 보면서 여러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우리 마음도 하루에 몇 번이나 천국과 지옥을 오가가며, 천사가 되기도 하고 악마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선생님의 글을 읽고 있다 보면 내 마음이 점점 정화되는 기분이며 우리 사회에 선을 행하는 많은 분들이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 <어른 공부>를 읽으며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이미 선생님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것이었다. 내가 병에 걸린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좋은 일 하시는 선한 분이 병에 걸리신 것이 억울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인생이 묻는다>를 읽으며 선생님이 병에 걸린 이유를 알 것 같다. 사형수와 그들의 가족을 자신의 가족인 양 아끼시며 마음을 쏟아온 사랑이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생명줄을 끌어다 쓰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사형수를 수년에 걸쳐 교화를 시켜서 사형집행상으로 보내는 것도 보통 사람이라면 감내하기 힘들 것 같다. 아무리 큰 죄를 지었어도 이렇게 만나는 동안 측은지심이 들었을 텐데.. 선생님께서는 한없이 부질없고 맥 빠진 짓이라며 한숨지으시면서도 30년 동안 사형수를 만나오시며 사람들이 가는 마지막을 지켜내 오셨다. ​ 사형수는 언제 형이 집행되는지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이 그날인가 하며 마음 졸인 채 매일 살아간다. 살아 있는 것이 고통인 삶이다. 그런데 감옥 밖에 사는 우리도 그날이 언제인지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선생님은 이런 우리 모두를 사형수라고 말씀하신다. 내일이 확실치 않기에 오늘 이 순간이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살라고 말씀하신다. ​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면 누구나 일정량의 책임을 부여받고 태어난다는 점이며 그것은 꼭 치러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아마도 인간으로서, 이 사회의 일원으로써 최소한의 도리는 지키고 살라는 말씀으로 보인다. ​ 다음은 책에서 가져온 몇 구절이다. 모두 사연이 있는 글이라 전후 사정을 알고 읽으면 더 가슴에 오래 남겠지만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적어본다. ​​ ​바다를 마음껏 항해해라, 그러나 다시 돌아오는 것을 잊지 말아라. 자기를 고민할 줄 아는 사람은 멀리 가지 않는단다. - 일탈을 일삼는 아이에게 - ​ ​ 먹고 싶을 때, 꼭 갖고 싶을 때, 꼭 가고 싶을 때, 모든 것은 때가 있다. 그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인생은 계산대로 살아지지 않는다. 옆 사람 곁눈질하지 말고 살아라. 확실한 통장 하나 있다면 '꼼수 두지 않고 분수에 따라 사는 것'이다. - 젊을 때 맛있게 먹었던 비스킷을 더 이상 찾지 않는 어머니를 보고 - #글자수제한으로이후글은_깡지의보물창고참고​ https://blog.naver.com/jykang73/223065061283 #인생이묻는다내가답한다 #북스타그램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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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깡지의 보물창고-워킹맘의 라이프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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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 부모와 자녀의 소통이 중요한 이유 (ft.스탠퍼드 부모들은?) (2024/12)

    션이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집에 왔다. 오랜만에 보니 당연히 반갑고 좋다. 우리나라 정세에 대해 이야기해 주기도 하고, 미국에서 반응을 듣기도 했다. 모두들 "도대체 왜?" 반응이다. 자신과 친구들의 근황도 알려주었다. 이제 뇌공학으로 아예 방향을 정했고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설명을 해 주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 자신은 트랜스 휴머니즘(transhumanism)이라고 해서, 얼마 전 읽었던 <AI강의 2025>에서 그 용어 들었다고 말해 주었다. 트랜스 휴머니즘은 인간의 능력을 기술과 과학을 통해 확장하거나 향상시키려는 운동이다. 인간의 신처적, 정신적 한계를 극복하고 더 나은 존재로 도달하게 하는 것으로, 생명공학, 나노기술, 인공지능,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최첨한 기술을 활용하려 한다. 그냥 들으면 건강과 생명 연장을 위한 좋은 개념 같지만, <AI강의 2025>에서는 거대 자금과 거대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이런 사상을 널리 퍼뜨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일론 머스트가 트랜스 휴머니즘의 대표주자다. [책] AI강의 2025, 박태웅 (2024/12) 그동안 AI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그중 가장 '큰 그림'을 보여주는 책이다. AI는 기술... blog.naver.com 션이 하고 있는 연구가 뇌를 연구해서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니 트랜스 휴머니즘이 당연하다. 션은 랩에서 뇌 손상으로 장애를 받던 분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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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깡지의 보물창고-워킹맘의 라이프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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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상권을 이기는 작은 가게 성공 법칙, 임상진 (2024/12)

    상권을 이기는 작은 가게 성공 법칙 저자 임상진 출판 필름(Feelm) 발매 2024.12.11. 요즘은 어디를 가도 그렇게 먹고 싶은 음식이 없다. 첫째 이유는 몇 가지 식당 종류(중식당, 일식집, 돈가스집, 레스토랑 등) 외 상당히 사라졌다. 특히 한식당이 꽤 많이 사라졌다. 두 번째 이유는 메뉴도, 맛도 상향 평준화되어서다. 전체적으로 음식 맛이 좋아진 점은 고마운 일이나 메뉴들이 죄다 엇비슷해져서 오히려 먹고 싶은 음식이 별로 없게 되었다. 베이커리의 경우도 비슷하다. 처음에는 교외 대형 카페에서 파는 베이커리가 맛있더니, 이제는 너무 많이 생겼고 다 맛있다. 고객들이 분위기나 인테리어에 대한 안목도 높아지고, 맛있는 음식에 대해 길들여져버린 탓에 외식업의 고민이 더 깊어졌을 것 같다. 고객의 눈길도 끌고 입맛도 사로잡아야 하는데, 경쟁자들까지 신경 써야 한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 좋으나, 열심히 만들어 놓은 메뉴를 교묘하게 카피하는 경우도 있다. 요리가 좋아서 식당을 여는 경우도 있겠지만, 직장인들이 현실이 버거울 때 "나도 카페나 차릴까", "식당이나 열어볼까"라는 말을 간혹 하곤 한다. 직장이라는 울타리 바깥이야말로 정글일 텐데, 너무도 쉽게 툭하니 저런 말을 내뱉는다. 아마도 겉에서 보이는 모습이 다라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오래전에 참여한 프로젝트가 있던 건물 지하에, 우리나라에서 매출 10위에 해당하는 던킨도너츠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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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마음이 무겁다. 무거운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내가 책의 내용을 잘못 이해했나 싶어서이고, 또 하나는 제대로 이해를 했다면 '인간의 자유의지와 감정이 존재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워서이다. ​ '이기적 유전자'는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그가 30대에 쓴 일반 대중을 위한 진화생물학 교양 책이다. 그 젊은 나이에 쓴 책이 지금까지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놀랍지만 저자가 서문에 밝혔듯이 그동안 여러 차례 개정판이 나와도 내용 수정이 거의 없다는 것이 더 놀랍다. 제법 양이 많은 서문을 읽다 보면 [이기적 유전자]가 출간된 이후로 많은 센세이션과 논란을 불러일으켰구나를 알 수 있다. [이기적 유전자]에 반박한 사람들도 제법 있었고, 이 책을 읽고 정신적 충격을 받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시작부터 도대체 '내용이 뭐길래?'라는 호기심이 절로 생긴다. 저자는 책의 제목을 '협력적 유전자', '불멸의 유전자'라고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상당히 후회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이기적'이라는 단어를 '유전자'와 결부시키다 보니, 독자들이 이미 책을 읽기도 전에 '반감'이 생긴다. 하지만 제목이 문제가 아니라 동물(개체)를 '유전자 보존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생존 기계'라고 정의하니 어리둥절하게 된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동물이 하는 모든 행동과 행태가 '유전자가 복제되어 생존하는 최적의 방법'으로 해석이 되다 보니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이 흔들린다. 설사 책 제목을 '불멸의 유전자'라고 했다고 한들, 결국은 우리를 '기계'로 정의한 과격한 논리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을 수밖에 없다. ​ 예를 들어보자면, 짝짓기를 위한 수컷의 화려한 색과 몸짓, 부모의 자식에 대한 편애, 남녀 간 구애와 선택, 가족계획 (적정 자손 수) 등 이 모든 것이 '개체'가 아닌 '유전자'가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생존)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다. 이성에 대한 끌림, 사랑, 모성애, 손주에 대한 사랑 이런 감정까지도 모두 유전자가 정하는 것처럼 보이니, '나(개체)의 의지'와 '나(개체)의 감정'은 어디로 가버렸나 혼란스럽고 '나(개체)는 유전자의 노예'인가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게다가 '유전자'는 생존에 유리하게 진화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당연하므로, 유전자를 담고 있는 '개체'의 이기적인 행동까지 꼭 정당화되는 것만 같다. 그렇다면,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남을 구하는 이타적 감정은 어떤가. 여기 어디에 '이기적인 유전자'가 있는가. 그런데 저자는 이런 이타적인 감정조차도 '개체'보다 '종'의 이익을 위해 유전자가 유리한 쪽을 선택을 한 것이라고 설명을 한다. 이쯤 되니 우리는 '기계'와 뭐가 다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 인간의 행동과 감정을 프로그래밍하여 인공지능 안드로이드를 만들었다고 가능하자. 행동과 감정이 학습을 통해 진화하도록 프로그래밍을 했다면 이 안드로이드가 우리 인간과 차이가 뭘까? 이럴 경우 인간의 DNA와 안드로이드의 AI가 하는 일이 같지 않은가. 이렇게 진화생물학에 근거하여 생물과 인간의 행동을 풀이한 그의 설명을 읽다 보니, 서두에 언급한 '나의 자유의지'가 어디에 있으며, 이 자유의지도 '유전자'가 결정한 것인가라는 생각에 자꾸 빠지게 되는 것이다. ​ 저자는 인간의 생물학적인 행동만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와 문화도 유전자처럼 복제되고 전파된다며 '밈(meme)'을 언급한다. 이 책만 읽고 '밈'에 대해 정확히 알기는 어려웠지만 정리하자면, 유전자가 자기 복제자이고 우리가 생존 기계인 것처럼 인간의 사고나 문화도 유전자처럼 어떤 단위(밈)로 나눌 경우 자기 복제자로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인간은 동물보다 좀 더 행동양식이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으므로, 생물학으로 해석 가능한 부분은 '유전자'로 설명하고, 사고와 문화 영역은 '밈'으로 부연 설명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즉, 우리는 '유전자의 기계로 만들어졌고 밈의 기계로서 자라난 것'이다. ​책 후반부에서 지금까지 책에서 내내 설명한 것과 정반대의 결론을 말한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창조자에 대항할 힘이 있다. - 후략 - #글자수제한으로이후글은_깡지의보물창고참고 https://blog.naver.com/jykang73/222476921454 #이기적유전자 #북스타그램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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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어른 공부, 양순자 책에서 진짜 '어른'을 만났다. 왜 이 분을 진작 몰랐을까. 양순자님은 2014년 향년 73세로 세상을 떠나셨다. 이미 세상을 떠난 분이지만 존경의 마음이 가득해서 꼭 뵙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양순자님의 책을 더 찾아읽었다. 양순자님은 30년간 사형수 상담가로 봉사해 오면서 '남을 돕는 일에는 계산하지 말고, 누군가 넘어지만 빨리 일으켜줘야 한다.'를 실천하신 분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나이만 먹지 말고 하루하루 나아져라'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겠다. 나야말로 그동안 나이만 먹었구나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 평생 봉사를 해 오시며 주변에 빛이 되신 분이 왜 하필 암에 걸리셨을까 안타깝기만 한데, 정작 양순자님은 죽음을 앞두고도 초연하게 평소 하시던 대로 주변을 살펴주시면서 '진짜 어른으로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신다. ​ 양순자님이 사형수를 오래 봐오기도 하셨지만, 암으로 죽음을 앞둔 상태에서 쓴 책이므로 삶을 더욱 진지하게 설명해 주셔서 '오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하며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 지 알 것 같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생각해 두면 어떻게 살아야겠다가 보인다고 한다. 이런 마음으로 산다면 죽음에도 의연하고 이별도 잘할 수 있다. 하루하루가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여기며 목숨을 걸고 살아온 사람은 이별도 쉽게 할 수 있다. ​ '삶은 원래 힘들다, 엄살떨지 마라'라는 말씀이 냉정한 말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위로를 해 주는 말 같다. 걱정이나 고민도 습관이라고 한다. 고민이 있어서 생각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자꾸 고민거리를 만드는 것이 사람의 습성이다. 시간이 지나거나 바빠지면 고민거리를 잊는 경우가 다반사다. 사형수들은 '사형만 면하게 해주면 죽는 그날까지 살과 뼈가 가루가 되도록 좋은 일만 하다 가겠습니다.'라고 간절히 용서를 빈다고 하며, 우리는 살아있음에 감사하라고 말씀해 주신다. 손자 같은 아이들이 군 생활이 힘들어 사고 칠까 봐 걱정이 되어서 차비도 되지 않는 강의료를 받고 군부대를 들려 강의를 해 주시면서 자신을 '바보'라고 말씀하신다. 똑똑한 친구는 돈 계산을 먼저 하는데 자신은 돈 계산보다 군대에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만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돈계산 없는 이러한 생활이 더 행복해 보인다.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 속에 묻어있는 '조그만 열기'여서다. ​ 가족에 대해서도 언급해 주신다. 엄마 가슴은 절대 차면 안 되고, 똑똑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아이는 엄마가 전해준 '열기'로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에 세상살이가 힘들 때일수록 엄마 가슴은 더 뜨거워야 하나, 요즘 엄마들은 가슴은 차고 머리는 똑똑해서 아이들이 탈이 난다고 한다. 엄마가 자식을 바라볼 때 평안해야 하나, 엄마 눈이 감시 카메라가 되어 휴대전화, 공부방 감시를 한다. 가족의 개념도 이제 바뀌고 있다. 아버지가 돈을 벌고 엄마가 집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 보이지 않게 기름을 서로 공급하면서 세계를 향해 가야 한다. 자기의 몫을 잘해줄 때 오히려 가족의 결속력은 강해진다고 한다. ​ '나이 먹는 것도 괜찮아.'라는 말의 진짜 뜻은 '그냥 나이 먹는 게 괜찮은 게 아니라 '나이 먹는 것도 괜찮을 만큼 잘 살아야 한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아이들 학교 내신성적은 무서운 줄 알면서 내 인생의 내신성적은 얼마나 관리를 잘하고 있어?' '손뜨개질을 하다 보면 코를 놓치는 일이 있는데 작품을 제대로 완성하려면 실을 풀어 코가 빠진 지점까지 되돌아가야 돼. 풀기가 아까워 그대로 가면 불량품이 되는 거야.' ​ <어른 수업>을 통해 정말 어른이 되기 위한 수업을 받은 것만 같다. ​ 이 책은 다들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나이듦이 무엇인지, 가식 없는 삶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며 저절로 어른이 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른공부 #북스타그램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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