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50대 #달리기 #10km #운동 평소 에너지가 넘친다는 말을 늘 듣고 살아왔다. 아마도 이유는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늘 최선을 다하고, 또 하나는 사부작사부작 뭔가를 하고 있어서. 나도 나이가 들면서 여기저기 보수공사할 곳이 늘고, 마냥 20,30대처럼 했다가는 몸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적당히 체력 안배를 하는 중이다. 최근 두세 달의 변화라면, 갑자기 시력이 너무 안 좋아져서 눈에 '뵈는 게' 없다. 노안이 왔느냐, 그건 아닌데 근시가 훅 하니 진행되었다. 단순히 멀리 있는 것이 안 보이면 좋으나 어딘가 모르게 초점이 맞지 않는 불편함. 가까이 있는 것도 초점이 잘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주변에서도 노안은 아닌 것 같고, 좀 이상하다며 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안과 전문 병원에 갔다. 여러 검사 결과 '이상무'. 근시 진행이 빨라져 '눈이 나빠졌으니 안경을 쓰라고 한다. 양쪽 눈 초점이 안 맞는 느낌이라고 하니 의사선생님은 한쪽이 약간 더 나쁜 것 같지만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고 하신다. 바로 안경점에 가서 안경을 두 개 맞췄다. 검은 뿔테와 얇은 테. 날 보는 사람 대부분, 웃고 난리다. 아니 그렇게 안 어울리나. 이건 뿔테인데, 그나마 이게 낫다는 반응 션파에게 물어봤다. 안 어울려? -> 응 안경이 이상한 거야, 내 얼굴이 이상한 거야? -> 둘 다 동료들은 이상해요? -> 빵 터지며 웃...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저자 후안 마누엘 출판 스노우폭스북스 발매 2024.12.18. 요즘 출간되는 책의 가격은 19000원~22000원 정도 같다. 물가가 워낙 올라서 책도 이 정도 선까지 올라가긴 했으나 더 비싸지면 당분간은 책 구매에 대해 대한 심리적 저항선에 다다를 듯하다. 그런데 책들이 모두 두께가 각양각색이다. 더 두껍다고 양질의 책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지나치게 얇은 책들이 비슷한 가격으로 출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고개를 갸우뚱해질 때가 많다. 내용이 알차면 좋겠는데, 그렇지도 않은 경우도 많이 본다. 난데없이 책의 가격을 왜 이야기하냐면, 이 책은 14000원이기 때문이다. 페이지 수도 306p. 어떻게 된 건가 싶었으나 배송을 받아보니 여느 책과 다를 바 없는 두툼한 책이 맞다. 책의 표지는 여러 정보를 담고 있었다. 먼저 제목,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선과 악의 정의를 논하는 책이 아니다. 이 둘 사이의 기준을 알려주는 책이다. 다음으로 저자의 설명이 있다. 13세기 스페인의 알폰소 10세의 조카인, 돈 후안 마누엘 왕자가 남긴 고전이다. 1335년 발간되었으니 거의 700년 전이다. 스페인 문학계의 전설이 남긴 이 책은 전체 48개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눈에 띄는 것은, 표지 한가운데의 "출판인이라 '출판'으로 말합니다." 문구이다. 표지를 넘기면 저 문구가 왜 있는지 이해가 가며 이 ...
미니은퇴 란? 하고 싶은 것을 은퇴 후로 미루지 않고, 일을 하는 틈틈이 조금씩 시도해 보는 깡지 프로젝트. 일을 하면서 미니은퇴를 통해 나의 새로운 모습을 찾으며 자연스럽게 인생 두 번째 산을 넘어가는 중 미니은퇴 시리즈는 맨 아래 모아두었다. 올 8월, 한참 프로젝트로 바쁠 때, 미니은퇴 6탄과 7탄를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었다. 꼭 바쁠 때 이런 생각이 떠 오르는 걸 보면, 놀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하고 싶은 게 뭔지 알 수 있는 건 아닌가 했다. 시간 여유가 많으면 오히려 더 '쉬는 것, 노는 것에 대한 간절함'이 가라져서 하고 싶은 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나름 합리적 가설을 세워보았다. 미니은퇴 6탄은 글쓰기, 7탄은 제주 올레길 세 번째 완주로 잡았었다. 7탄은 9월~10월 사이에 끝냈다. 문제는 6탄 글쓰기.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것이 아니라, 생각 이상으로 만만치 않았다. 20년 동안 아이를 키우며 워킹맘으로 살아온 이야기를 에세이로 정리를 해 보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일이었다. 임신부터 아이가 대학생 1학년 정도까지 아우르는 글을 모두 모았다. 20년 동안 여기저기 적어둔 글이 많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세월만큼 글을 써 내려가는 문체도 변화가 많았다. 전체적으로 글 순서를 맞추고 이빨 빠진 부분을 추가로 작성하고, 너무 상세히 작성된 부분을 제거했다. 그런데 일단 양이 너무 많았다. 가장 큰 문제를 꼽으라...
게놈 익스프레스 저자 조진호 출판 위즈덤하우스 발매 2016.08.18. 몇 해 전, <그래비티 익스프레스>를 읽을 적 있다. 이때 <게놈 익스프레스>와 <아톰 익스프레스>도 함께 구입했었으나 자그마치 3년이 지나서 <게놈 익스프레스>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만화책이다. 그러나 결코 가벼운 책이 아니다. 정보를 전달하는 면에서도 훌륭하지만, 과학을 '과학'으로만 접근하고 있지 않다. <그래비티 익스프레스> 리뷰에서도 적었지만, 과학 책인지, 철학 책인지 혼란스러울 정도로 바라보는 시야가 넓고 깊다. [책] 그래비티 익스프레스, 조진호 (2021/07) 철학책일까 과학책일까.. 우리나라에도 이런 과학만화책이 있었다니, 너무도 감사하다. 무릎을 다쳐 한의원... blog.naver.com 쉽지 않을 책이라는 각오를 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예상대로 만만치 않았다. 유전자에 대한 연구 초기부터 게놈 프로젝트까지 1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인류의 근원을 밝히기 위해 집요하게 탐구를 했던 여정을 기차여행을 하듯 하나씩 알려준다. 시골길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천천히 달리는 기차가 아니다. 은하철도 999처럼, 지금 타지 않으면 영영 놓쳐버릴 것 같은 숨 가쁘게 미지의 세계로 달려가는 기차다. 처음에는 교과서 밖 생물학 책 같았다. <그래비티 익스프레스>처럼, 유전자 비밀을 파헤치는 각종 과학자들이 등장해서 이들이 밝혀낸 DNA의 비...
#IT컨설턴트 #컨설팅 IT컨설턴트로 일하면서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을 꼽으라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이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말이다. 하지만 '올 한해도 수고하셨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와 같이 연말 인사를 할 때나 예의를 차례야 할 때가 아니라면, 사무실에서는 의외로 잘 사용하지 않는다. 외부 업체와 계약을 맺어 협업 관계로 일하게 될 때도 마찬가지다. 서로의 공을 치하하고 격려하는 자리에서 형식적으로 감사하다, 수고했다는 말이 오가는 정도가 일반적이다. 고객이 진심으로 감탄하고 고맙다고 느끼려면 계약관계를 넘어서서,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줄 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말을 들을 때는 그동안의 노고가 사르르 사라진다. 컨설팅을 하다 보면, 까다로운 고객을 만날 때가 있다. 그간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까다롭기만'한 사람은 없었다. 물론 과거에는 있었다. 소위 말하는 '재떨이가 날아다니게 하는' 악명 높은 사람들이 어느 회사나 있었으나, 인사평가 제도가 정밀해지고 기업 내 갑질 문화 근절 노력에 힘입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내 경험으로는 대략 15년 전 무렵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 남아 있는 까다로워 보이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일 에 대한 욕심이 있고 업무 성과에 대한 기준치가 높은 경우가 많았다. 이미 프로젝트를 해 본 기업이 아니라면, 새로운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
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1 저자 박종인 출판 와이즈맵 발매 2024.09.15. 고구마 100개, 아니 100만 개를 물 없이 먹은 기분이다. 사라진 근대사 두 권 중 절반을 읽어도 이런 기분이니, 남은 절반을 읽으면 가슴을 치고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조선일보 박종인 기자가 쓴 책으로 은폐되고 왜곡된 역사를 기록하는 인문 시리즈 <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중 1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하필 왜 조선일보야'라는 생각을 했다. 거대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조중동 중에서도 첫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두 번째로 기자라니... 언제부터인가 기자가 취재한 제대로 된 보도를 본 기억이 없다. 그 자리를 유튜버들이 차지를 했다. 물론 기자정신, 시대정신을 가진 분들도 많겠지만 워낙 많은 정보의 홍수에 묻혀서 찾아내기가 힘들어졌다. 저자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선입견을 가지려는 찰나, 저자의 이전 책을 보니 <매국노 고종>, <대한민국 징비록> 등이 눈에 띈다. 제목만 봐도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보여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은 <서문>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의미가 있음을 알려준다. 이 책을 공부하면 시험에 떨어지는 근대가 강좌라는 의미심장하고도 재치 있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불온한 역사서라고 스스로 지칭하면서, 일단 교과서에 배운 대로 나라를 생각하는 학생, 공무원, 국민으로 초벌구이를 한 다음, 이 책...
션이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집에 왔다. 오랜만에 보니 당연히 반갑고 좋다. 우리나라 정세에 대해 이야기해 주기도 하고, 미국에서 반응을 듣기도 했다. 모두들 "도대체 왜?" 반응이다. 자신과 친구들의 근황도 알려주었다. 이제 뇌공학으로 아예 방향을 정했고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설명을 해 주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 자신은 트랜스 휴머니즘(transhumanism)이라고 해서, 얼마 전 읽었던 <AI강의 2025>에서 그 용어 들었다고 말해 주었다. 트랜스 휴머니즘은 인간의 능력을 기술과 과학을 통해 확장하거나 향상시키려는 운동이다. 인간의 신처적, 정신적 한계를 극복하고 더 나은 존재로 도달하게 하는 것으로, 생명공학, 나노기술, 인공지능,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최첨한 기술을 활용하려 한다. 그냥 들으면 건강과 생명 연장을 위한 좋은 개념 같지만, <AI강의 2025>에서는 거대 자금과 거대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이런 사상을 널리 퍼뜨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일론 머스트가 트랜스 휴머니즘의 대표주자다. [책] AI강의 2025, 박태웅 (2024/12) 그동안 AI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그중 가장 '큰 그림'을 보여주는 책이다. AI는 기술... blog.naver.com 션이 하고 있는 연구가 뇌를 연구해서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니 트랜스 휴머니즘이 당연하다. 션은 랩에서 뇌 손상으로 장애를 받던 분들이 ...
상권을 이기는 작은 가게 성공 법칙 저자 임상진 출판 필름(Feelm) 발매 2024.12.11. 요즘은 어디를 가도 그렇게 먹고 싶은 음식이 없다. 첫째 이유는 몇 가지 식당 종류(중식당, 일식집, 돈가스집, 레스토랑 등) 외 상당히 사라졌다. 특히 한식당이 꽤 많이 사라졌다. 두 번째 이유는 메뉴도, 맛도 상향 평준화되어서다. 전체적으로 음식 맛이 좋아진 점은 고마운 일이나 메뉴들이 죄다 엇비슷해져서 오히려 먹고 싶은 음식이 별로 없게 되었다. 베이커리의 경우도 비슷하다. 처음에는 교외 대형 카페에서 파는 베이커리가 맛있더니, 이제는 너무 많이 생겼고 다 맛있다. 고객들이 분위기나 인테리어에 대한 안목도 높아지고, 맛있는 음식에 대해 길들여져버린 탓에 외식업의 고민이 더 깊어졌을 것 같다. 고객의 눈길도 끌고 입맛도 사로잡아야 하는데, 경쟁자들까지 신경 써야 한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 좋으나, 열심히 만들어 놓은 메뉴를 교묘하게 카피하는 경우도 있다. 요리가 좋아서 식당을 여는 경우도 있겠지만, 직장인들이 현실이 버거울 때 "나도 카페나 차릴까", "식당이나 열어볼까"라는 말을 간혹 하곤 한다. 직장이라는 울타리 바깥이야말로 정글일 텐데, 너무도 쉽게 툭하니 저런 말을 내뱉는다. 아마도 겉에서 보이는 모습이 다라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오래전에 참여한 프로젝트가 있던 건물 지하에, 우리나라에서 매출 10위에 해당하는 던킨도너츠 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