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밤
102023.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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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 정유정

7년의 밤 저자 정유정 출판 은행나무 발매 2016.05.30. [ 독서 기간 : 2023.05.23. ~ 2023.05.26. ]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p6) 제가 들어 본, 한국 소설의 첫 문장 중 가장 유명한 구절이었습니다. 소설의 첫 문장에 크게 신경을 쓰거나 의미를 두는 편이 아니었거늘 --- 결국엔, 각 작품의 첫 문장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으로 작동했었던 작가 조해진의 「단순한 진심」과 「로기완을 만났다」를 읽고 난 후에는 확실히, 소설의 첫 문장에 집착을 하게 되더군요. 헌데, 이 작품은, 읽어가는 페이지가 늘어날 수록,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라는 (이 유명한) 첫 구절의 의미에 대한 집착이 점점 더 커지는 겁니다. 중간을 지나간 어느 시점부터는 아예 이 구절의 의미를 알아내는 것이 흡사 제가 이 소설을 읽고 있는 유일한 이유처럼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결국 --- 동일한 화자(話者)가 동일한 대상에게 건네는 "해피 버스데이"(p520)라는, 죽음과 태어남의 대구(對句)로 끝맺음되는 소설을 다 읽어내었을 때, 소설의 줄거리라든가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 심지어는 설정된 상황까지도 그리 맘에 들지는 않았던 이 작품의 첫 구절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가 왜 그토록 유명해진 것인지, 그것이 단지 우리의 상식에 대한 도전적 의문 혹은 의아함을 던지는 문장으로 읽혀...

2023.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