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채널 최신 피드 리스트

  • 맹욱의 일상을 책 - 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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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보면 항상 어떤 장소를 지워버림으로써 삶을 견뎌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대온실 수리 보고서 - 김금희

    #대온실수리보고서 #김금희 #창비 어렸을 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다 착할 거야. 세상 모든 사람들은 전부 좋은 사람일 거야. 같은 꿈같은 환상을 지니고 살았다. 하지만 초등학교를 지나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나 사회에 나가게 되면서 나는 세상에는 좋은 사람보다 나쁜 사람들 혹은 좋고 나쁨의 중간 즈음에 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진정한 의미의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지조차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마음의 벽을 쌓으며 살았다. 사실 이건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저 마음의 벽의 형태가 사람마다 다를 뿐. 누군가 들은 말 한다. 처음에 친해지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마음의 벽을 허물고 난 후에는 급속도로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누군가 들은 말 한다. 쟤는 처음에는 까칠해도 조금 가까워지면 엄청 착해. 친절해! 와 같은 얘기를 듣고 있으면 나는 그와는 정반대의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전형적인 사람 좋아 인간이다. 모르는 사람부터 아는 사람, 친한 사람들까지 사람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것이 나다. 말을 걸고, 밥을 먹고, 산책을 하고, 시간을 보내며 그 사람을 알아가는 시간을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들은 이런 나를 좋은 사람, 친화력이 좋은 사람, 밝은 사람 등으로 평가하기 마련이다.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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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욱의 일상을 책 - 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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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언가를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는 마음은 비효율적이지 않다.」|죽음의 바느질 클럽 - 복태와 한군

    #죽음의바느질클럽 #복태와한군 #마티 유난히 덥고 습했던 여름이 끝나고 선선한 가을 날씨가 되어가는 요즘이다. 가을이 되었기 때문에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붕어빵이나 길거리 음식 사 먹기, 포근한 이불 속에 들어가서 책보다 낮잠 자기 등등. 사실 할 것이야 많겠지만은 내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은 가을 옷 쇼핑이다. 나는 보통 계절이 바뀔 때만 옷을 사곤 하는데, 봄과 가을에는 맨투맨, 후드, 바지 등을 구매하고, 여름에는 반팔 반바지. 겨울에는 패딩. 이런 식으로 카테고리로 분류해서 구매하는 편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오래 입자는 생각에 디자인 또한 중요하지만 품질을 많이 살펴보고 구매하곤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저렴한 옷을 다량으로 구입하기보다는 중반대의 가격에 제품을 2-3개 정도 구입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내 옷장에는 적게는 1-2개월 된 옷부터 많게는 7-8년 된 옷들까지 다양한 나이대를 가진 옷들로 채워져 있다. 유행을 타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의 옷들을 좋아했기에 시간이 흘러도 그리 촌스럽지 않은 옷들이 많았고, 그로 인해서 옷값을 절약할 수 있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러나 유행과는 무관하게 옷을 입다 보면 필연적으로 찢어지거나 해지는 부분이 생기기 일쑤다. 니트 같은 경우에는 모서리나 날카로운 곳에 걸려서 올이 풀리기도 하고, 재킷은 주머니 안쪽이나 바깥쪽이 뜯어지기도 했고, 맨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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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욱의 일상을 책 - 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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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부당거래|스포일러 O

    부당 거래 감독 류승완 장르 범죄 출연진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천호진, 마동석 상영 시간 119분 관람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2010년 10월 28일 스포일러 O 부당거래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천호진, 마동석, 우정국, 조영진, 정만식, 이성민, 김수현 개봉 2010.10.28. 교과서에 등장했던 소설과 비슷하게 명대사나 명장면으로 유명한 작품들은 의외로 본편을 감상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대사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제서야 <살인의 추억>을 봤던 나처럼 말이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를 나눠 볼 <부당 거래> 또한 유명한 명대사가 있는데 바로 이것이다.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부당 거래 - 류승완 류승완의 메서드 연기가 빛이 났던 장면으로서 유명하다 못해 패러디까지 생겼던 대사였는데, 이를테면 "호이가 계속되면 둘리인 줄 알아요." 같은 대사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수많은 패러디를 남겼던 영화지만, 실상은 밝은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의 음지. 그러니까 경찰과 검사의 뒷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인 최철기(황정민)은 수준급의 실력을 자랑하는 경찰이지만, 경찰 대학을 나오지 않은 탓에 줄도, 빽도 없는 현실에 살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승진은 꿈도 못 꾸고 본인이 일궈놓은 일을 죽 쒀서 개 주는 것도 허다했다. 그러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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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욱의 일상을 책 - 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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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아직도 가끔, 더 이상 맞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나도 모르게 안심할 때가 있다.」|나쁜 친구 - 앙꼬

    #나쁜친구 #앙꼬 #창비 내가 대학교를 다녔던 신라대학교 밑. 사상에는 사창가가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학교를 내려와 사상으로 걸어가고 있자면, 하나둘씩 가게에 불이 켜지는 것이 보였다. 소위 말하는 홍등가. 붉은 불이 켜지면 그 안에서는 실크 옷을 입은 여자들이 보였다. 그들은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손짓을 해대었다. "잠깐 와서 쉬다 가. 싸게 해줄 테니까." 우리는 서둘러서 그 공간을 벗어나기 위해서 빠르게 걷기 시작했고, 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옅어졌다. 무섭다. 무서워. 우리는 거리를 벗어나서 그렇게 말했다. 칼을 든 것도, 커다란 덩치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우리는 그들이 괜스레 두려웠다. 우리를 향해 손짓하며 붉은빛이 도는 그 가게 안으로 유인하려는 그들이. 마치 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벌레들을 꼬이게 만드는 파리지옥 같아 보여서였을까. 아니면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면 우리들 역시 뒷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이 웃긴 세상에서는 꼭 불우한 환경만이 사람을 뒷골목으로 집어넣진 않는다. 그 계기는 우연히,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돈을 벌기 위해 들어간 술집이 알고 보니 룸 술집이었다든지. 얘기만 하면 된다고 지시를 받았는데, 그곳에서 온갖 성추행을 당하고 몹쓸 말을 듣는다든지. 그런데 의외로 돈이 많이 되는 걸 보고, 힘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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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욱의 일상을 책 - 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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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시다포터 프리스타일 다이니마 레더 숄더백 구매후기|8시간 버스타고 가방만 사고 부산 온 사람(=바로 나)

    안녕하세요. 맹욱입니다. 오늘도 또 이렇게 일상글로 독자분들과 만나게 되어서 너무 기쁘네요. 책이든 영화든 엘피든 너무 글쓸 때 힘주고 쓰느라 머리가 뽀개질 거 같았는데, 이런 일상글은 진짜 가뭄 속의 단비 같은 존재랄까요 ㅠㅡㅠ 아무튼 오늘도 또 소비요정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전에 요시다포터 지갑 리뷰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가 포터라고 소개해드린 바 있었는데요. 사실 입문으로 지갑을 샀던 것일 뿐, 포터의 진짜 본체는 가방 아니겠습니까? 이걸 위해서 적금이 끝나고, 카드값이 제일 덜 나왔던 이번달을 노렸죠. 가방을 사기 위해 당일치기 서울 여행을 가는 사람이 있다?(사실 많긴 함 ㅋ) 아무튼 그건 바로 나. 일단 제가 사려고 했던 가방을 먼저 보여드리자면, 포터 시리즈 중에서 가죽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는 프리스타일 시리즈였습니다. 바로 이 친구인데, 공홈에도 품절이여서 오프라인에는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즉흥적으로 떠나버린 서울 당일치기.(엔프피는 미리 전화로 재고 문의를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더현대. 그때까지의 내 생각은, 밥 맛있게 조지고, 가방 사고 한강 공원 산책하다가 집가기였는데요. 밥까진 맛있게 먹었는데, 포터 매장에 가보니 전국적으로 위의 가방은 품절인 상태고, 2차로 생각해두었던 가방도 품절인 상태. 초조해하는 저에게 직원분은 이태원점에 다양한 제품들이 많다며 거기를 한 번 가보는 걸 추천해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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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욱의 일상을 책 - 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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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모두는 사랑이란 뭔가 가벼운 것, 전혀 무게가 나가지 않는 무엇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고 믿는다.」|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참을수없는존재의가벼움 #밀란쿤데라 #민음사 나는 가벼운 만남을 좋아한다. 자주 가는 카페나 음식점, 일정한 패턴 속에서 만나는 그런 관계들 말이다. 오늘 날씨가 되게 흐리네요. 우산 가져왔어요? 밥은 먹었어요? 소위 말하는 수박 겉 핥기 식 대화 역시 좋아한다. 아무런 악의 없이 던지는 평범한 질문들 속에서 가끔씩 느껴지는 인간적인 온기가 좋았다. 자주 보이던 사람이 보이지 않다가 나타나면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안 보여서 걱정되더라는 그런 말들. 너무 개인적이지도, 그렇다고 너무 멀지도 않은 그런 질문과 답변들. 나는 가끔씩 이런 사람들과는 영원히 이런 스몰토크만 나눠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친한 친구인 S는 이런 대화를 힘들어했다.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관심 분야에서만큼은 말이 진짜 많은 친구인데, 유독 이런 스몰토크에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아니 궁금하지도 않은 걸 왜 물어봐야 하는지 모르겠어. 밥 먹으러 가냐, 우산 들고 왔냐에서 돌아올 수 있는 대답은 "예"와 "아니요" 뿐이잖아. 아니라고 해도 뭐 우산 빌려주는 게 끝이니까 뭐를 도대체 더 얘기해야 하는 거야? 나는 그 말을 듣고 고민해 볼 수밖에 없었다. 사실 듣고 보면 맞는 말이다. 매일 비슷한 질문과 대답 속에서 내가 느끼고 있던 재미는 무엇인지. 그러던 중에 나는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S와 내가 타인에게 가지는 호기심의 범주가 다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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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욱의 일상을 책 - 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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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후지노는 왜 만화를 그리는 거야?」|룩백|스포일러 O

    룩백 감독 오시야마 키요타카 장르 드라마 출연진 카와이 유미, 요시다 미즈키 상영 시간 58분 관람 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일 2024년 9월 5일 스포일러 O 룩백 감독 오시야마 키요타카 출연 카와이 유미, 요시다 미즈키 개봉 2024.09.05. 고등학교 이 학년. 그때의 나는 성우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무언가를 더빙하거나 목소리 흉내 내는 걸 잘해서였다기보다는, 주위에서 목소리가 좋다는 말을 듣고 자랐기 때문이었다. 고백하자면 성우라는 꿈만 가진 채 별다른 건 노력하고 있지 않았다. 연기 학원을 다닌다던가, 더빙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보는 등의 실질적인 노력은 하고 있지 않았다. 그냥 뭔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꿈을 가지고 있다는 그 자체에 취해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고등학교 삼학년에 올라 수능을 준비하게 되면서 성우라는 꿈은 사라졌다.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글을 잘 쓴다는 칭찬에 이번에는 그럼 소설가가 돼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절 내가 가졌던 꿈들은 내 자의보다는 타의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즐겁게 무언가를 하고 있으면 주변에서 말한다. 오 그걸 직업으로 삼아보는 건 어때? 그런 말을 들으면 곧바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오! 아주 좋은 생각이야. 하지만 현실에서의 직업, 그리고 꿈이라는 것은 이런 가벼운 마음으로 꿈꿔볼 순 있지만, 꿈을 이루는 것은 매우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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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틀몬스터 알리오(ALIO) X 구매후기|가볍고 편한 하금테를 찾고 있다면?

    독자분들은 어린 시절 어떤 로망을 가지고 있었나요? 어릴 적부터 파워 N이었던 저는 하고 싶은 것도, 로망도 참 많은 아이였는데요. 어릴 적 제가 가지고 있던 로망 한 가지를 이야기해보자면 바로 안경이었답니다. 정확히는 안경을 슥 - 하고 올리는 그 모션 자체에 로망이 있었죠. 뭔가 그 만화나 드라마를 보면 안경을 낀 캐릭터들이 등장하잖아요? 근데 뭔가 안경을 슥 - 하고 올리는 게 지적이면서도 멋져보인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근데 저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시력이 1.5로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하는데, 그런 탓에 안경이랑은 거리를 둘 수 밖에 없었죠. 더군다나 부모님께서 시력이 진짜 안 좋으신 편이라 저는 안경을 안 쓰길 바랬던 것도 있구요. 아무튼 그렇게 안경에 대한 로망을 접고 살고 있었는데, 머리를 장발로 기르기 시작하면서 얼태기가 진짜 심각하게 왔었거든요? 머리는 길러야 겠고, 거지존은 버티기 힘들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나마 얼태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안경을 껴봐야 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어떤 디자인의 안경을 끼면 좋을까 찾아보다가 하금테가 너무 끼고 싶더라구요? 이왕 사는 거 좀 좋은거로 사자는 마음에 서면에 있는 롯데백화점. 젠틀몬스터에 방문해보았답니다. (사실 구매한지 삼 개월이나 지나고 올리는 리뷰라는 점. 참고 부탁드려요 ㅠ) 젠틀몬스터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의 위치는 지하 입구로 들어가면 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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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욱의 일상을 책 - 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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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은 궁금해져. 우리가 하는 일이 신이 용서하실지…. 하지만 금세 깨닫곤 하지. 신이 오래전에 이곳을 떠났다는걸.」|블러드 다이아몬드|스포일러 O

    블러드 다이아몬드 감독 에드워드 즈윅 장르 모험 출연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코넬리, 디몬 하운수 상영 시간 2시간 23분 관람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2007년 1월 11일 스포일러 O 블러드 다이아몬드 감독 에드워드 즈윅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코넬리, 디몬 하운수, 지미 미스트리, 마이클 쉰, 아놀드 보슬로 개봉 2007.01.11. 어릴 적, 친구들과 놀 때는 항상 준비물이 필요했다. 지금에서야 닌텐도니, 휴대폰이니 같은 전자기기들만 들고나가도 충분하겠지만, 놀이터에서 뛰어다니며 놀던 나의 어린 시절에는 것보다 더욱 원초적인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렇다 그것은 바로 딱지였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께서 기억하는 딱지는 어떤 것인가? 내가 기억하고 있는 딱지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시중에 판매하고 있던 만화 캐릭터들이 그려진 종이 딱지와, 그 딱지를 사지 못하거나, 아니면 진짜 이기려고 독한 마음을 먹고 있는 아이들이 갖고 있던 신문지 혹은 박스 딱지들이다. 우리들은 모이면 일단 평평한 곳을 찾아서 자리를 잡고, 가방을 열어 딱지 묶음들을 꺼낸다. 탑 블레이드부터, 유희왕 구슬 동자까지. 그 당시 유명했던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는 딱지를 왕창 꺼내놓고 딱지치기를 시작하는 거다. 하나둘씩 넘어가고 자신의 딱지가 점점 떨어져 갈 때쯤, 자신이 가장 아끼는 애착 딱지가 등장한다. 여기서 애착 딱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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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욱의 일상을 책 - 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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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의가 가득한 이 시대로부터 함께 도망치자.」|67번째 천산갑 - 천쓰홍

    #67번째천산갑 #천쓰홍 #민음사 내가 초등학교 이 학년이 될 무렵에, 한 독립영화의 조연으로 출연했던 적이 있다. 그 당시 대학교를 다니고 있던 사촌 누나가 영화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던 터라, 자주 누나와 영화관을 가던 때가 있었는데, 하루는 팝콘을 먹던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해온 것이다. "니 영화 출연 함 해볼래?" 나는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고, 일주일 뒤 누나는 커다란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고 있는 대학생들을 소개해 주었다. "우리 동아리 애들인데, 이번에 영화 한 편 찍을 거거든. 니 역할은 여기 부부의 아들이디." 그리고 누나가 가리킨 곳에는 훈훈한 외모를 가진 남녀 한 쌍이 서 있었다. "야, 이제 얘네들이 니 엄마랑 아빠다." 누나는 그 말을 하고는 킥킥거리며 웃고는 카메라를 향해 걸어갔고, 모자를 뒤로 쓴 남자 한 명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결혼>이라는 제목 아래에는 배우들의 역할이 쓰여 있었고, 내 이름 뒤에는 <아들>이라는 역할이 배정되어 있었다. 영화의 내용은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결혼을 한 후에 권태기가 온 부부. 서로가 점점 소원해지고 있었지만, 순수하게 자신들을 사랑하는 아들(나)를 바라보며 관계를 회복한다는 그런 내용. 거기서 내가 해야 할 연기는 밖에서 싸우고 돌아온 엄마와 아빠에게 직접 만든 카네이션을 건네는 장면. 그리고 그 장면에 만감이 교차한 부부는 서로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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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욱의 일상을 책 - 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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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뭘 원하는 데 베이비?" "우리 둘이 20번 도로를 타고 비싼 차에 몸을 싣고, 무작정 정처 없이 서쪽으로 달리고 싶어."」|베이비 드라이버|스포일러 O

    베이비 드라이버 감독 에드가 라이트 장르 액션 출연진 안셀 엘고트, 케빈 스페이시 등 상영 시간 113분 관람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2017년 9월 14일 스포일러 O 베이비 드라이버 감독 에드가 라이트 출연 안셀 엘고트, 케빈 스페이시, 릴리 제임스, 에이사 곤살레스, 존 햄, 제이미 폭스, CJ 존스, 존 번탈, 플리, 래니 준 개봉 2017.09.13. 최근에 나는 부모님과 대만 여행을 다녀왔다. 해외에 한 번도 나가보시지 않은 부모님을 위해 야심 차게 준비했던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이후로 나 역시 해외에 나가봤던 적이 없기에, 여행 전날은 그야말로 긴장감이 극에 달해 있었다. 비행기표 시간을 확인하고, 짐을 쌌다가 풀었다가 안 챙긴 건 없는지, 알람을 몇 개나 맞추고, 부모님께 잘 다녀오자며 자기 최면을 걸듯이 나에게 할 수 있다고 속삭이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잠자리에 들려니 잠이 오지 않았고, 괜스레 심장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잘할 수 있겠지? 아무 일도 없겠지? 비행기 시간은 착각하지 않았겠지? 음식은 입에 맞으시겠지? 내가 길은 잘 찾을 수 있겠지? 진짜 수만 가지 걱정을 해대며 새벽 세 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들 수 있었다. 그리고 정확히 세 시간 뒤 알람이 울렸고, 부모님과 나는 비몽사몽한 채로 일어나서 씻기 시작했다. 옷을 갈아입고 캐리어에 마지막으로 세면도구를 챙긴 뒤에 집을 나섰다. 택시를 불러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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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간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 거야.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리뷰|스포일러 O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감독 이누도 잇신 장르 드라마 출연진 츠마부키 사토시, 아케와키 치즈루 등 상영 시간 117분 관람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2004년 10월 29일 스포일러 O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감독 이누도 잇신 출연 츠마부키 사토시, 이케와키 치즈루, 아라이 히로후미, 우에노 주리, 아라카와 요시요시, 에구치 노리코, 마리 앤, 오오쿠라 코지, 신야 에이코, 사부 개봉 2004.10.29. 내 사랑에 유통기한은 만 년으로 하고 싶다. 중경삼림 - 왕가위 이 세상에 가장 많이 널리 퍼진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당연하게도 그것은 사랑 이야기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고, 사귀고, 헤어지고. 이런 반복적인 이야기 속에서 누군가는 말한다. 뻔하고 지루하다고. 하지만 사실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이야기. 그것이 바로 사랑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랑 이야기가 튀어나오면 무조건적으로 따라붙는 소재가 있다. 그것은 바로 영원(永遠). 영원히 지속될 사랑 이야기. 변하지 않고 단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그런 정직한 이야기. 수많은 동화의 엔딩 문구를 기억하는가? "왕자와 공주는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우리가 이런 흔하디흔한 문장에 안심하는 이유는, 현실에서는 모든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우리의 사랑은 ~~해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말로는 정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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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션한테 은퇴란 없대요. 음악이 사라지면 멈출 뿐이죠. 제 안엔 아직 음악이 남아있어요.」|인턴 리뷰|스포일러 O

    인턴 감독 낸시 마이어스 장르 코미디, 오피스 출연진 로버트 드 니로, 앤 해서웨이 등 상영 시간 121분 관람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2015년 9월 24일 스포일러 O 인턴 감독 낸시 마이어스 출연 앤 해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 르네 루소, 냇 울프, 아담 드바인, 앤드류 라넬스, 앤더스 홀름, 조조 쿠쉬너, 잭 펄만, 제이슨 오를리 개봉 2015.09.24. 대학을 졸업하고 조교로 취직했던 2020년, 유례없던 코로나라는 질병이 발발하고 안 그래도 좁아터졌던 취직 구멍은 날이 갈수록 좁아졌고, 자격증이라고는 운전면허 밖에 없던 16학번 문창과 학생은 커다란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당장 취직을 못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강박 때문에 집 근처든 어디든 이력서를 수십 군데 넣었던 시절. 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계약직이었던 조교까지 이력서를 넣었던 시절.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두 곳에서 연락이 왔고, 두 군데 전부 계약직이었기 때문에 비교적으로 일이 쉬울 것이라 생각했던 조교로 근무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쉬운 일이란 어디 있겠는가. 수강신청 때문에 물밀듯 들려오는 전화와, 외국인 학생들의 응대, 그리고 생판 처음 해보는 학사 업무까지. 타과 교수님들이라 성격도 모르겠고, 나한테 갑자기 화를 왜 내는지, 전에 조교들과 비교는 왜 하는지. 학생 지원처는 어디고, 교무부는 어디인지. 모르는 것 투성이었던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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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지. 사람들 가슴속에는 어느 정도 남의 불행을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그런데 모를 리 없는 저열함 같은 게.」|이중 하나는 거짓말 - 김애란

    #이중하나는거짓말 #김애란 #문학동네 누군가의 소설을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건 이 사람 이야기인가? 주인공이나 조연이 작가님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 것이다. 뭔가 이건 진짜 겪어보지 않고서는 절대로 쓰지 못할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 글.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건 이 사람이 겪은 일이 아닌 거 같은데? 분명 본인이라고 말하는 화자가 그 글을 쓰고 있는 작가님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는 것이다. 이건 진짜 겪어봐야만 아는 건데 왜 이렇게 겉핥기 식으로 만 쓴 거 같지? 마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쓴 글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 글. 언젠가부터 나는 하나의 글에서 진실을 찾고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사실, 그것이 본인의 이야기든, 남의 이야기든,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든 그것은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닐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에 대한 진실을 아는 사람은 작가 본인밖에 없을 테니까. 한낱 독자인 내가 그리고 우리가 그들의 창작물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권리는 없을 것이다. 내가 쓰는 에세이는 모두 내가 겪었던 일들로 이루어져 있다. 애인과 있었던 일, 친구와 있었던 일, 부모님과 있었던 일. 안면도 없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이야기들. 그 이야기엔 모두 내 생각과 감정이 담겨 있다. 친한 친구인 Y는 술을 먹다 말고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맹님의 글은, 그쪽이 생각하는 거보다 훨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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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앞에 아른거리고 자꾸 생각나면 그게 사랑 아니냐?」|남자가 사랑할 때 리뷰|스포일러 O

    남자가 사랑할 때 감독 한동욱 장르 드라마 출연진 황정민, 한혜진, 남일우, 곽도원, 정만식 등 상영 시간 120분 관람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2014년 1월 22일 스포일러 O 남자가 사랑할 때 감독 한동욱 출연 황정민, 한혜진, 남일우, 곽도원, 정만식, 김혜은, 강민아, 김홍파, 김병옥, 남문철 개봉 2014.01.22.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하지 못하는 말이 있다. 고맙다, 좋아한다, 사랑한다라는 말부터, 미안하다, 죄송하다와 같은 말까지. 우리가 그런 말들을 쉽사리 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의 마음속 깊게 잠들어있던 진심이라는 단어와 가장 깊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어려서 재생불량성빈혈이라는 병을 앓았다.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의 몸속의 피를 생성하는 골수에서 적혈구와 혈소판, 그리고 중성구가 일반인의 절반 밖에 생성하지 못하는 병이었다. 쉽사리 낫는 병이 아닌 난치병이었기에, 언제 재발을 하든 이상할 것이 없는 병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처음 이 병이 발병하고 나서 부모님은 나 몰래 참 많이도 우셨다. 정작 나는 울지 않았는데, 정작 나는 누구의 탓도 하지 않았는데도. 부모님은 계속해서 본인들의 탓을 하고, 계속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해서 내뱉었다. 정작 미안한 것은 나였는데도. 본인들이 돈을 잘 못 벌고, 맛있는 걸 사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부족한 것 없이 자랐다고 생각했고,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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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은 먹고 다니냐?」|살인의 추억 리뷰|스포일러 O

    살인의 추억 감독 봉준호 장르 범죄 출연진 송강호, 김상경, 김뢰하, 박해일 등 상영 시간 132분 관람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2003년 4월 25일 스포일러 있음 살인의 추억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김상경, 김뢰하, 송재호, 변희봉, 고서희, 류태호, 박노식, 박해일, 전미선 개봉 2003.04.25. 나는 가끔씩 어린 시절을 회상하곤 한다. 정확히는 어린 시절에 내가 만났던 어른들에 관해서. 우리 집 문이 잠겨서 울고 있을 때 엄마가 올 때까지 나를 돌봐주었던 옆집 아주머니. 매번 먹을 것을 줬던 피아노 선생님. 명절만 되면 회사에서 나눠줬다며 커다란 과자 두 박스를 우리 집에 보내줬던 친구 어머니까지. 지금은 볼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생각해 보면 좋은 어른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좋은 어른이 있다면 나쁜 어른이 있기도 마련이다. 다짜고짜 나를 쫓아왔던 두 명의 남자가 그랬고, 시끄럽다고 창밖으로 소주 병을 던지는 할아버지도 있었다. 처음에는 인사를 하더니 자기가 내리는 층이 다가오자 내 손목을 잡고 억지로 내리려 했던 남자도 있었고, 물건 좀 들어달라며 은근슬쩍 집으로 데리고 가려고 했었던 여자도 있었다. 좋은 어른들이야 몇 번을 만나도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이런 나쁜 어른들은 한 번이라도 잘못 넘어가게 되면 아마도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법한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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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나는 기다린다. 네가 다른 말과 다른 얼굴을 보여 주는 무수한 순간을, 이것이 시시한 글쓰기의 유일한 목표이자 무한한 가능성이다.」|단어 극장 - 김유림

    #단어극장 #김유림 #민음사 도서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책을 읽는 순수한 재미를 잃어버린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책을 읽으면서 온전히 그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이 부분은 서평을 쓸 때 넣으면 좋겠고, 줄거리는 이 부분까지 하면 되겠다. 재미없는 책을 만나더라도 어떻게든 좋은 부분을 찾아서 얘기해 보려고 노력했고, 너무나 재밌는 책을 읽다가도 정신을 차리고 서평을 하기 위해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곤 했었다. 그렇게 쓰인 내 서평을 가끔씩 읽다 보면 무언가 억지스러운, 그냥 쓰지 않아도 될 법한 글들 또한 한 개씩 보이곤 했었다. 블로그를 쓰기 위해 책을 읽는 건지, 책을 읽기 위해 블로그를 하는 건지의 경계선이 모호해질 때쯤. 나는 잠시 키보드에서 손을 뗐다. 내가 과연 정말로 책을 좋아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우연히 집었던 책이 나와 너무 잘 맞았던 때도 있었고, 박민규 작가님의 소설을 읽으며 소설가의 꿈을 키웠던 순간도 있었다. 좋아했던 여자애에게 책 선물을 주는, 그리고 받았던 기억도 있었고, 책 첫 장을 넘기면 큼지막하게 쓰인 편지를 읽던 순간도 있었다. 내가 모르던 장르에 빠졌던 순간도 있었고, 영화와 원작 소설을 비교해가며 읽었던 추억도 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책을 좋아했던 순간은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에게 내가 좋아하는 책을 소개해 주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상대방에 취향에 맞게, 사랑, 액션, 감성, 드라마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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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는 내게 약속했었어. 내가 세상에 초콜릿을 나눠줄 때 엄마가 내 곁에 있을 거라고.」|웡카 LP|웡카 OST

    웡카 OST Various Artists 웡카 OST Artist Various Artists LP Color Brown & White Side A 1. PURE IMAGINATION 2. A HALFUL OF DREAM 3. WELCOME TO SCRUBBIT'S 4. YOU'VE NEVER HAD CHOCOLATE LIKE THIS 5. FLYING CHOCOLATIERS 6. SCRUB & SCRUB Side B 7. WONKA'S CASE 8. SWEET TOOTH 9. WILLY AND NOODLE AT THE ZOO 10. FOR A MOMENT 11. THE LETTER A 12. CLOCK TOWER 13. YOU' VE NEVER HAD CHOCOLATE LIKE THIS Side C 14. OOMPA LOOMPA 15. A WORLD OF YOUR OWN 16. SORRY, NOODLE 17. MAMM'S SECRET 18. PURE IMAGINALTION 19. OOMPA LOOMPA Side D 20. 500 MONKS, 1 GIRAFFE 21. DEATH BY CHOCOLATE 22. THE OOMPA LOOMPA 23. NOODLE GIVES AFFABLE THE LEDGER 24. CHOCOLATE FOUNTAIN Wonka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아티스트 Jo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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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부디 판단해 주십시오. 제가 미치광이입니까, 아니면 살인광입니까?」|에도가와 란포 기담집 - 에도가와 란포

    #에도가와란포기담집 #에도가와란포 #부커 귀가 찢어질 듯 매미가 울어대던 2013년의 여름날. 아직도 내가 이 여름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그 해에 개봉했던 <컨저링>때문이었다. 공포 영화계에 획을 그었다고도 전해지는 그 전설의 박수 장면을 기억하는가. 예고편만 봐도 그렇게 무서웠던 영화는 처음이었기에 나는 절대로 이 영화를 볼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를 제외한 내 친구들은 모두 공포영화를 즐기다 못해 광적으로 좋아하는 아이들이었기에,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영화관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그 뒤로는 사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컨저링이라는 영화 속에는 진짜 기존의 공포영화에서 느낄 수 없던 분위기, 음악, 그리고 기믹들로 인해서 공포를 극대화하기에 너무나 알맞은 영화였고, 나는 영화가 시작하고 끝나는 두 시간가량의 시간 동안 오들오들 떨면서 영화를 볼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공포영화를 싫어했던 것이 그 특유의 깜짝 놀라야만 하는 그런 연출 때문이었는데, 내 친구들은 내 그런 모습을 보고 싶었을 것이라 감히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칭 공포영화 마니아라고 칭하던 녀석들조차 오들오들 떨면서 봤었던 컨저링이었기에 우리를 포함한 극장 내의 사람들은 영화관을 나오고 나서도 귀신에 홀린 듯한 표정으로 밖으로 나가야만 했다. 진짜 다시는, 다시는 공포 영화를 안 보겠다는 다짐도 무색하게 일주일 뒤 친구들은 나를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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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때때로 우리를 구원하지만, 아니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사랑이 세계의 진실을 알려 주지는 않는다.」|천국보다 낯선 - 이장욱

    #천국보다낯선 #이장욱 #민음사 D는 내 오랜 친구였다. 중학교 때 처음 만나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우리는 그 시절 베프라는 이름에 걸맞게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서 피시방을 가거나, 노래방을 다녔다. 그는 공부를 잘했고, 장난치는 걸 좋아했고, 시니컬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반면에 나는 공부는 싫었고, 장난 쳐주는 걸 좋아했고, 감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여느 친구들이 그렇듯, 우리는 자주 싸웠고, 화해하는 것을 반복했다. 그렇게 고3. 예민함이 최고조에 오른 시기에 우리의 관계는 전보다 소원해졌다. 공부에 큰 뜻이 없던 나와는 달리 그는 죽기 살기로 공부에 매진하였고, 나와 있는 시간을 불편해하기도 했다. "나중에 얘기해.", "지금은 바쁘니까.", "너도 미래 생각 좀 해." 같은 말을 내뱉으며 그는 차가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기 일쑤였고, 마음이 상했던 나는 그를 한동안 찾지 않았다. 그렇게 수능이 끝나고, 우리의 관계는 크게 바뀌어 있었다. 나는 여전히 친구들과 잘 지냈고, 대학 역시 그냥저냥 가게 되었다. D는 원하는 대학에서 두 단계 정도 내려간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학과 역시 취업이 잘 되는 과로 선택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가 소홀히 대한 친구들은 나뿐만이 아니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에는 그에게 다가가는 친구가 거의 없어지게 되었다. 자존심이 셌던 그는 우리에게 같이 놀자는 말을 하지 못했다. 왜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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