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오퍼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장르 범죄 출연진 제프리 러쉬, 짐 스터게스, 실비아 획스 등 상영 시간 131분 관람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2014년 6월 12일 스포일러 O 베스트 오퍼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출연 제프리 러쉬, 짐 스터게스, 실비아 획스, 도날드 서덜랜드, 필립 잭슨, 더모트 크로울리, 커루나 스테이멜, 리야 케베데, 막시밀리언 디르, 로렌스 벨그레이브 개봉 2014.06.12.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초상화인 '모나리자'의 비밀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이자 현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모나리자'. 이 작품에는 다양한 가설들과 추측들이 난무하지만, 이 중에서 내가 가장 신기하게 생각했던 것은 바로 이 작품이 착시 효과를 이용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톡파원 25시'에서 나왔던 이 내용은 모나리자의 표정에 관해서 이창용 님께서 설명해 주시는 부분이었는데, 모나리자의 표정을 보면 웃고 있는지 아닌지 확실하게 알 수 없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가 모나리자의 입을 정확하게 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모나리자의 웃음을 보기 위해서는 모나리자 자체에 시선을 두는 것이 아니라 배경에 시선을 두고 한 쪽 눈을 모나리자를 향해서 흘겨봐야만 그녀의 미소를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인간의 모습을 따라 그린 초상화는 그 존재만으로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그림의 시대를 넘어서...
#평균율연습 #김유진 #문학동네 어느 평범한 가정집이 그렇듯, 우리 엄마는 내가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룰 수 있는 사람으로서 성장하기를 바랐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인 7살. 엄마 손을 붙잡고 들어간 피아노 학원을 한 마디로 표현해 보자면, 요란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와 선생님들의 목소리. 그리고 마구잡이로 뛰어다니는 아이들과 그들을 잡으려고 뛰어다니는 선생님들까지. 호피 무늬 안경을 쓴 원장이라는 사람은 우리를 상담실로 안내했고, 정말 잠깐 동안의 대화를 나눈 후에 그럼 오늘부터 한 번 해보죠.라는 말과 함께 나를 피아노 실로 들이밀었다. 그렇게 나와 피아노의 인연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유치원에서 익히 부르던 동요의 반주를 칠 때도 있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체르니부터 시작해서 왈츠나 소나타 같은 책에서나 등장할 법한 곡들을 치기도 했었다. 콩쿠르를 나가서 박수를 받기도 했고, 내가 피아노 치고 있는 모습이 액자에 걸리기도 했다. 사실 피아노 학원에서 띄워줘서 그렇지, 그냥 그 시절의 아이들이 피아노 학원에서 응당 받을 법한 그런 것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내가 느꼈던 감정은 나는 피아노에 그리 재능이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부산이 아니라 서울 그리고 크게는 해외에도 나가야겠다는 말이 돌곤 했지만, 나는 언제나 이 부산 바닥, 그리고 모라나 사상 근처에서 연주를 하는 것이 전부였고, 팍팍...
#가라앉는마음 #홍기훈 #도서출판득수 #한국젊은남성작가 내 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의 목적지는 서울이었다. 클래식하고 고지식할 정도로 정석적인 첫 째날에는 에버랜드. 둘째 날에는 한옥 마을 같은 곳을 돌아다니는, 그러나 한편의 추억으로 자리 잡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해 보이는 그런 일정. 사실 나는 이런 클래식한 수학여행에도 너무 심하게 들떠있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초등학교 수학여행 때에는 해운대의 아쿠아리움을(신종플루가 유행하던 시절이었음), 중학교 때에는 포항 제철소를(기술 가정 쌤이 담당이었는데, 그냥 자기 가고 싶은 곳으로 가버림) 갔었기 때문에 사실상 여행다운 여행은 그때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울로 떠나는 버스에 올랐고, 여느 아이들처럼 머리띠를 사고, 놀이 기구를 타고, 사진을 찍고, 관광지도 갔다가, 선생님의 지루한 설명도 듣고, 밤에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대화도 하다가 잠이 드는 그런 여행을 마치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우리가 여행을 떠났던 것은 3월 말. 다른 학교보다 꽤 일찍 다녀온 셈이었는데, 그로부터 이 주 정도 지났을 무렵. 글로 옮기기에도 너무 무거운 사건 하나가 터지고 만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바로 그것이다. 인천에서 제주로 오가는 여객선인 세월호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해서 침몰하게 되면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고 있던 단원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분들,...
올 한 해도 독자분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 2025년에도 우리 자주 만나고 자주 얘기나눠요! 고맙습니다. 2024 마이 블로그 리포트 블로그 마을로 초대합니다: 지금 내 블로그 마을을 확인해 보세요! event.blog.naver.com
위키드 감독 존 추 장르 판타지 출연진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등. 상영 시간 160분 관람 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일 2024년 11월 20일 스포일러 O 위키드 감독 존 추 출연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조나단 베일리, 에단 슬레이터, 양자경, 제프 골드브럼 개봉 2024.11.20. 지난 달이었던 11월. 친한 친구이자, 9년째 내 영화 메이트를 해주고 있는 J(얘 아니면 나랑 영화 봐줄 사람도 없음 ㄹㅇ)와 봤던 <조커 2 : 폴리 아 되>가 처참히 망한 이후 나는 극심한 뮤지컬 영화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아니 그냥 유행하던 <대도시의 사랑법>봤으면 좋았잖아. 김고은 봤으면 좋았잖아. 최소한 아니면 재개봉했던 비긴 어게인이라도 봤어야지 하는 자책과 함께 한동안은 뮤지컬 영화의 ㅁ도 꺼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찰나, 올해 하반기 마지막 기대작들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그 두 개가 바로 <위키드>와 <모아나 2>. 사실 처음에는 <모아나 1>을 너무 재밌게 봤던 지라 J와 대화를 하던 와중 <모아나 2> 보러 가자는 말이 나와서 그렇게 약속을 해둔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일주일쯤 지났나? 영화표 예약을 하려고 그녀와 대화를 하던 와중에 우. 연. 히.(진짜 ㄹㅇ 우연히) 위키드 예고편을 보게 된 겁니다. 아니 근데 여기서 내가 간과하고 있던 사실 한 가지. 제가 진짜 아리아나 그란데 너무 좋아하거든요? 언제...
#쓰는생각사는핑계 #이소호 #민음사 한 달 중에 가장 기다리는 날이 있다고 한다면(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월급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때 친한 형과 술을 마시며 자주 했던 얘기 중에 하나였던, "쥐꼬리만한 월급이지만, 그 쥐꼬리만한 월급 덕분에 산다." 이 희망과 비극이 적절히 섞인 문장처럼, 나는 쥐꼬리만한 월급 덕분에 살고 있었다. 월급의 절반은 저금을 하고, 나머지 금액은 휴대폰 값에, 교통비, 기타 등등 고정 지출비로 나가버리고, 남은 돈은 점심을 사 먹고, 가끔 약속도 나갔다가 책도 사고, 엘피도 사고, 쓸데없는 것도 사다 보면 금세 동이 나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은 기간 동안은 도시락을 싸서 점심값을 아끼고, 집에 당근 마켓에 올릴 만한 물건이 없나 살펴보기도 한다. 그리고 작년부터 도저히 이렇게는 살면 안 되겠다는 마음에 다이어리를 사서 가계부를 적기 시작한 것이다. 가계부를 작성하는 요령은 이렇다. 일단 저축 + 고정 지출비를 뺀 나머지 금액을 30으로 나누어서 하루에 얼마를 쓸지 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하루에 15,000원을 쓸 수 있다고 정해놨다면, 점심값으로 8,000원을 썼다 치면 7천 원이 남게 된다. 그렇게 7천 원은 당연하게도 다음 날로 이월. 그럼 그다음 날은 22,000원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조금씩 하루에 쓸 수 있는 금액을 늘려 가면서 일정 금액이 되면 약속을 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일상 글로 돌아온 맹욱입니다! 제 블로그를 자주 읽었던 분들은 알고 있겠지만, 제가 머리를 기르고 있었거든요? 예전부터 머리 길러서 기부하는 게 버킷리스트였어서 2022년도부터 기르고 있었단 말이죠? 진짜 여름엔 덥고 말리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샴푸랑 트리트먼트도 엄청나게 써야 하고, 머리에 발라야 하는 제품들도 많아서 돈도 많이 들고 진짜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는데요. 진짜 기부해서 소아암 어린이들 가발 만들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꾹 참았던 결과, 드디어 머리를 기부할 수 있는 길이가 되었답니다! 일단 그 얘기를 하기 전에 대충 이 년 동안의 제 모습을 보여드리자면……. Previous image Next image 이 사진들이 아마 기른 지 일 년 좀 넘었을 때였는데, 묶이긴 묶이는데, 뭔가 막 잘 안 보이는 그런 길이였다죠. 일단 머리를 풀면 귀신 산발되어버리는 것 때문에 무조건 묶었어야 했는데, 묶는 것도 잘 못해서 유튜브 보고 연습도 진짜 많이 했었는데……. Previous image Next image 이 사진들은 올해! 똥머리도 되고, 뭐 그냥 장발이면 할 수 있는 머리들은 전부되기도 해서 유튜브 보고하고 싶었던 머리들 전부 하고 다니던 시절. 머리 푼 건 여전히 안 어울려서 모자 쓸 때만 풀었었음. 모자 쓰면 넉살 같다고 하고, 모자 벗으면 이상순 닮았다는 얘기 듣던 시절. 아무튼 이렇게 머리...
#에듀케이션 #김승일 #문학과지성사 이전의 글에서도 말했다시피 나의 아버지는 시인이다. 한창 카카오 스토리 열풍이 불었을 무렵, SNS를 시작하시더니 그곳에서 매주 한 두 편씩 올리던 시들이 화제가 되어서 시집을 내게 되셨다. 그때가 아마 내가 스무 살 무렵이었을 것이다. 나 역시 소설을 쓰는 게 좋아서 문예 창작과에 입학했을 무렵이었고, 주위에서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대학교 OT를 하러 가는 나에게 아빠는 밥을 먹다 말고 이렇게 말했다. 이왕 글 쓰는 거 등단이라도 해 봐라. 글을 쓰면 꼭 등단을 해야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던 순간이었다. 그 순간에 나는 대답을 얼버무리고 집을 나섰지만, 어느 순간, 그러니까 소설이 너무 좋아졌던 그 순간에 나는 등단이 하고 싶어졌다. 내가 좋아서 글을 쓰는 것과는 별개로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누군가가 인정해 주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소설을 썼다. 소설을 쓰고, 쓰고, 쓰고, 쓰고, 쓰고, 쓰는 것을 반복하고, 공모전에 제출하고, 떨어지고, 제출하고, 떨어지고, 제출하고, 떨어지는 것을 반복했다. 도대체 나는 무엇 때문에 소설을 쓰는 거지? 하는 생각이 몰려왔을 때쯤. 나는 소설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 정확히는 소설을 쓰는 것이 재미가 없어져 버렸다. 그 순간이 바로 2년 전. 내가 스물여섯 살 때...
#유니버셜셰프 #서윤빈 #네오픽션 올해 하반기를 강타했던 요리 예능인 <흑백 요리사>를 기억하는가? 한국 최고의 요리사를 가리기 위한 한 판 대전.이라는 블록버스터 맞먹는 슬로건을 내세웠던 <흑백 요리사>는 감히 올해의 예능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화제에 올랐고, 나 역시 한동안 요리 열풍에 휩싸인 채로 살고 있었다. 평소라면 그냥 평범하게 만들었던 김치볶음밥, 김치찌개, 라면, 파스타와 같은 요리에 괜히 다른 걸 추가해 본다든지. 평소에는 잘 보지도 않던 요리 유튜버들을 구독하면서 그들의 도구나 실력을 눈여겨본다든지 하는. 소위 말하는 양은 냄비 정신. 그러니까 정확히 엔프피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파워 N답게 이런 상상을 하기도 했다. 언젠가 내가 현재의 직장을 퇴사하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열어서 조금씩 입소문이 나다가 결국에는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되는 그런 상상 말이다.(상상이라고는 했으나 차마 원스타를 받는다는 상상까지는 하지 못했다) 내 이런 얘기를 한참을 들어주고 있던 J는 정말 진지하게 나에게 물었다. 그래서 도대체 언제 창업을 하겠다는 거예요? 그녀의 너무도 진지한 질문에 나는 살짝 벙쪄있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 그냥 상상이잖아요. 언젠가 미래에 가게를 열 수도 있고, 안 열 수도 있긴 한데 그냥 제일 행복한 부분만 상상해 보는 거죠.라는 설명을 했으나 그녀는 하나도 이해가 가지...
#모우어 #천선란 #문학동네 어릴 적부터 상상력이 풍부했던 나는 지루한 수업 시간에 항상 했던 상상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갑작스레 우리 반의 앞문으로 들이닥친 강도 무리에 관한 상상이었다. 정확히는 이들을 어떻게 하면 물리칠 수 있을까에 대한 상상이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그런 급박한 상황 속에서 잠재되어 있던 초능력이 발휘되어(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불, 물, 바람, 땅. 지구의 힘을 빌려서 싸우는 그런 능력 말이다) 강도들을 물리치고, 학교의 영웅이 되는 그런 생각.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초능력이 난투전을 벌이며 어찌저찌하다가 초인적인 힘이 발휘되어서 강도들을 때려잡는다는 그런 생각.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는 일단 그간 배웠던 복싱으로 제압한 후에 신속히 경찰을 불러서 범인들을 구속시키는 방향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직장이나 학교에 강도가 들었다는 상황은 동일하나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무지개처럼 화려하던 상상이 탁한 색의 현실적인 상상으로 변하는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런데 요즘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한 가지 드는 의문점이 있다. 자, 다시 초등학생 시절 상상으로 되돌아가 보자. 일단 내가 만약 엘리멘탈 히어로가 되어서 강도를 잡았다고 생각해 보자. 사실 어릴 적의 상상은 동화책처럼 그러고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같은 느낌으로 끝이 나지만, 여기서 28살의 상상력을 조금 더 가미해 보자면, 그 뒤가 과연 행복하기...
POWER ANDRE 99 실리카겔 POWER ANDRE 99 Artist 실리카겔 LP Color Black Side A 1. On Black 2. Eres Tu 3. Juxtaposition 4. Realize 5. Gosan Side B 6. Ander99 7. Babyface 8. NO PAIN 9. The Rim Side C 10. T 11. Tik Tak Tok(feat. So!YoON!) 12. Budland 13. Ryudejakeiru 14. APEX Side D 15. Ondine 16. Mercurial 17. Machineboy空 18. PH-1004 POWER ANDRE 99 아티스트 실리카겔 발매일 2023.12.20. 구매하게 된 계기 드디어 제 블로그에서 검정치마, 쏜애플에 이어서 실리카겔 LP 리뷰까지 하는 날이 오게 되었네요. 한때 진짜 인디밴드 열풍이 다시 한번 불었을 때, 그 커다란 파도 앞에서 가장 멋지게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던 실리카겔. 그들의 2집 앨범인 <POWER ANDRE 99>가 제 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올해 초에 예약을 받았던 엘피였는데요. 이게 진짜 제조 공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다시 엘피를 찍고, 밀리고 밀리다가 결국 11월이 되어서야 받아보게 되었네요. 사실 이거 때문에 실리카겔 공식 인스타 댓글도 참 난리가 났었는데, 저는 그냥 언젠간 오겠지 싶어서 넋 놓고 ...
#여수의사랑 #한강 #문학과지성사 조교로 근무하던 2020년. 나는 S를 처음 만났다. 단정하게 묶은 머리, 나긋나긋한 말투. 바쁜 일이 있으면 종종걸음으로 학교 내에서 뛰어다니던 그녀의 모습을 나는 아직도 가끔씩 떠올리곤 한다. 조교 퇴사를 이주 정도 남겨뒀을 무렵, 나는 커피와 조그마한 쿠키 한 봉지를 구매한 후에 그녀의 사무실에 들렸다. 나는 그녀에게 커피를 내밀며, 조만간 퇴사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일 년 더 하실 줄 알았는데 같은 말을 내뱉었다. 그렇기에 나 역시, 네, 뭐. 그렇게 됐네요. 같은 말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잠시 동안의 스몰토크가 지나가고, 나는 그녀에게 퇴사하기 전에 같이 밥이나 먹자는 말을 꺼내게 되었다. 그렇게 근무 마지막 날이 찾아왔고, S에게서는 점심시간이 지난 시각에 연락이 왔다. 잔업이 남아서 다섯시까지만 기다려 달라는 말. 그리고 음식점은 자기가 정해뒀다는 그런 말. 그렇게 마지막 근무가 끝이 나고, 근로 학생들, 교수님, 그리고 다른 조교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마치니 어느새 시간은 다섯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버스 정류장에서 S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선생님! 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방글방글 웃고 있는 S가 보였다. 우리는 그렇게 버스를 타고 S가 예약해둔 중식집으로 향했다. 버스 안에서 나는 그녀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하나씩 물어보기 시작...
#죽음에이르는꽃 #로카고엔 #알에이치코리아 타인에게 친절해야 한다.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어려서부터 이런 말을 듣고 자라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매번 정답만을 말하는 사람이 되었다. 누군가 새로운 옷을 입고 나타나면, 잘 어울린다. 예쁘다, 멋있다 같은 말을 내뱉고, 누군가 슬픈 일을 겪었다고 하면 괜찮니? 내가 도와줄 건 없을까? 같은 말을 내뱉는다. 좋은 일에는 잘 됐다. 너는 해낼 줄 알았다 같은 말을 내뱉곤 했고, 화가 나거나 분노로 마음이 문드러질 때도, 이 감정을 다스리며 천천히 괜찮다고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고 말하곤 했었다. 물론 진심으로 그런 말을 내뱉었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모든 순간이 진심이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매우 간단한 예시가 있다. 상대방이 새로 산 옷이 잘 어울리지 않을 때가 있다. 그것이 컬러가 그의 피부 톤에 맞지 않던, 디자인이 과하게 화려하던, 맹하거나 멍청하게 보이는 옷들을 입고 있을 때, 나는 갈등한다. 과연 이 사실을 그에게 말해주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그냥 평범히 정답을 말해야만 하는지. 물론 상대방은 새로 산 옷을 입은 채로 들뜬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자. 내가 첫 번째처럼 솔직하게 내 감상을 말하면 상대방은 분명히 기분이 상할 것이고, 나에 대한 평가가 안 좋아질 수도 있다. 또 누군가에게 가서는 자신의 옷을 흉봤다고...
안녕하세요. 맹욱입니다. 독자분들께서는 만화 좋아하시나요? 저는 진짜 어릴 때부터 만화영화 보는 걸 너무 좋아했었어서, 투니버스를 그냥 끼고 살았거든요? 쾌걸 근육맨 2세, 레이브, 유희왕, 원피스, 나루토, 달빛 천사, 캐릭캐릭 체인지, 학교 괴담, 명탐정 코난 등등. 진짜 그 시대를 풍미했던 만화영화는 거의 다 보면서 자랐는데, 이 아이는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서 애니메이션에 눈을 뜨게 됩니다. 저의 오타쿠 라이프는 M을 만나게 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무려 11년 동안 짱친을 먹고 있는 M. 그를 처음 만난 건 1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이었습니다. M의 첫인상은 뭐랄까 모범생. 노력파 같은 분위기였는데요. 왜냐면 등교 시간보다 한 시간씩 일찍 와서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야자를 단 한 번도 째지 않은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짝지가 되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뭔가 너무 잘 맞는 거예요. 그때 제가 사이퍼즈라는 게임을 하고 있기도 했고, M 역시 그 게임에 관심을 두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찐친루트가 열린 셈이죠. 그렇게 M과 게임 얘기, 학교 얘기, 친구 얘기를 하다가 어느 날 그가 학교를 같이 가자고 제안하게 됩니다. 그의 발걸음에 맞춰서 학교에 가려면 평소보다 최소한 한 시간은 일찍 일어나야만 했는데, 친구가 너무 좋았던지라 저는 그의 제안을 수락하게 됩니다....
어바웃 타임 감독 리차드 커티스 장르 멜로 / 로맨스 출연진 도널 글리슨, 레이첼 맥아담스, 빌 나이 상영 시간 123분 관람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2013년 12월 5일 스포일러 O 어바웃 타임 감독 리차드 커티스 출연 도널 글리슨, 레이첼 맥아담스, 빌 나이, 린제이 던칸, 리디아 윌슨, 톰 홀랜더, 마고 로비, 바네사 커비, 윌 메릭, 톰 휴즈 개봉 2013.12.05. 나는 이따금씩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돌부리에 걸려 창피한 자세로 넘어졌을 때부터, 상사에게 올린 보고서가 퇴짜를 맞았을 때, 맛이 없는 음식점을 갔을 때, 친한 이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막말을 들었을 때, 혹은 그런 행동을 내가 했을 때. 그리고 또 가끔씩은 시간은 한참 예전으로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고등학교 때로 돌아가서 친했던 친구들을 다시 만나서 운동장을 거닐고, 중학교 때로 돌아가서 파란만장했던 사춘기를 느끼고 싶기도 했고, 초등학교 때로 돌아가서 동심을 찾은 채 살아가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아주 어린 유년 시절로 돌아가서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고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평온함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까지도 말이다. 이런 개인적인 추억을 되찾는 것 말고도 사실 우리에게는 과거로 돌아가야만 하는 이유가 매우 많다. 복권 당첨 번호를 외워서 부자가 되는 상상. 비트코인이 휴지 조각이던 시절로 돌아가서 ...
#희랍어시간 #한강 #문학동네 A를 처음 만난 건 무더웠던 여름이 막 지났을 무렵이었다. 나와 비슷한 키에 호리호리만 몸매. 차분하고 조용할 것만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기에, 먼저 말을 걸어야 할지, 아니면 조금 기다려야 할지 잠시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런 고민을 하는 사이 A는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다. 그냥 평범한 스몰토크로 시작되었던 얘기는 점점 과열되기 시작하더니 어느샌가 내 개인적인 일을 얘기하고 있었다. 대학교 친구는 어떻고, 지금 상황은 이렇고, 지금 좋아하는 애는 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와 같은 그런 이야기들. A는 천천히 내 얘기를 듣더니 자신만의 생각을 조용히 말해주던 그런 아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A는 당분간 나오지 못할 거 같다는 말을 해주었다.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잠시 쉬어야겠다는 말을 남긴 채 그는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A가 사라진 이후에 이따금씩 그의 생각이 났다. 대화가 참 잘 통하긴 했는데, 진짜 뭔가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근데 힘들어서 사라진 아이에게 무턱대고 연락을 하는 것이 예의일까 아닐까 하는 생각 또한 들었다. 내가 친해지고 싶다고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테니까. 하지만 그러던 와중에, 가장 친했던 Y와 사이가 틀어지게 되었고, 하루 종일 얘기하던 상대가 사라지고 나니 나 역시 마음속에 깊은 공허감이 찾아왔다. 누군가에게 이 얘기를 하고...
안녕하세요. 맹욱입니다. 독자분들께서는 엠비티아이 얘기 좋아하시나요? 사실 저는 엠비티아이 처음 유행했을 때, 제 친구들이 너무 과몰입 상태여서 약간 왜 저러지?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사람의 유형이라는 게 16가지로 분류될 수 없지 않나? 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구요. 아마 지금이었다면 T 같다는 소리 들었을 듯. 암튼 근데, 이게 자꾸 옆에서 애들 하도 엠비티아이를 맹신하다 보니까 무슨 세뇌당하는 것처럼 저도 빠져들게 되더라구요. 지금은 그래서 친구 새로 사귈 때 무조건 스몰토크 주제로 사용하기도 하구요. 가끔씩은 친해지려고 엠비티아이 얘기를 하는 건지, 엠비티아이 얘기를 하려고 친해지는 건지 헷갈리는 수준에 다다랐지만, 뭐 어쩌겠어요. 이런 거 얘기하는 게 겁나 재밌는데 나는. 아무튼 근데 또 제가 ENFP지 않습니까. 대가리 꽃밭부터 시작해서 씹프피로 끝나는 그런 엠비티아이인데, 또 이런 엠비티아이 빙고 이런 거 못 참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엠비티아이 빙고를 하면서 그냥 TMI나 잔뜩 얘기하고 가려구요. 일단 먼저 빙고판 한 번 볼까요? 출처 : 네이버 슬쩍 보기만 해도 동그라미 치고 싶은 거 차고 넘치거든요. 일단 그러면 한 번 시작해 볼게요. 1. 사람을 이해하고 싶음 (O) 저는 원래도 화가 그리 많은 스타일은 아닌데, 이게 약간 뭔가 화나거나 짜증 나는 일 있더라도, 그래 나쁜 뜻으로 한 건 아니겠지. 저 사람만의...
TEEN TROUBLES 검정치마 TEEN TROUBLES Artist 검정치마 LP Color Green Side A 1. Flying Bobs 2. Baptized In Fire (불세례) 3. My Little Lambs (어린 양) 4. Sunday Girl 5. Friends In Bed Side B 6. Cicadas (매미들) 7. Garden State Dreamers 8. Follow You (따라갈래) 9. Jersey Girl 10. Love You The Same Side C 11. Powder Blue 12. Electra 13. Min (미는 남자) 14. Jeff And Alana Side D 15. Ling Ling 16. John Fry 17. 99% 18. Our Own Summer TEEN TROUBLES 아티스트 검정치마 발매일 2022.09.15. 구매하게 된 계기 올해도 어김없이 어떤 엘피를 사면 좋을지 서칭하던 나는 엄청난 소식 하나를 보게 된다. 검정치마 3집 part3인 <Teen troubles>이 엘피로 나온다는 것. 매미 소리와 여름 냄새 그득한 이 앨범이 엘피로 나온다니. 드디어 내 턴테이블에서도 매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가 하는 기대도 잠시, 이건 진짜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죠. 8월 14일에 예약을 받았던지라 알람 맞춰놓고 컴퓨터랑 휴대폰...
#기묘한이야기들 #올가토카르추크 #민음사 어릴 적, 투니버스에서 방영하던 <아따맘마>라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이런 장면이 등장한다. 아리와 엄마가 모종의 이유로 다툰 후에 화를 삭이지 못하고 잠에든 아리. 그리고 그녀는 꿈 하나를 꾸게 되는데, 꿈속에서 역시 그녀는 엄마와 싸우고 있었고, 너무 열이 받았던 나머지 엄마를 밀쳐버린다. 그러자 엄마는 균형을 잡지 못하고 쓰러지고, 그러면서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버린다. 아리는 놀라서 그녀에게 다가가지만, 엄마는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결국 죽어버리는 꿈을 꾸게 된 것이다. 그녀는 꿈에서 깨자마자 거실로 달려나갔고, 아침밥을 차리고 있는 엄마를 보게 된다. 그리고 갑작스레 터지는 눈물. 그리고 아리는 엄마에게 꿈속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주게 된다. 엄마가 돌아가신 줄 알고 깜짝 놀랐다는 말에 엄마는 호탕하게 웃어넘긴다. 그러고는 시답잖은 농담을 하고 아리가 괜히 말했다며 후회하는 것으로 에피소드는 끝이 나지만, 이 이야기는 꽤 오랫동안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 역시 아리와 비슷한 꿈을 꿨던 적이 있다. 꿈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랬다. 엄마가 갑작스레 쓰러지고, 알 수 없는 병에 걸려서 병원 침대 생활을 하고 있는 엄마를 바라보고 있는 나. 꿈에서는 계속해서 불안한 분위기가 맴돌고, 엄마는 힘 없이 내 손을 잡는다. 그러고는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을 남긴 채로 숨이 끊어지는 꿈이었다. 여자친구와 헤어...
#에세이의준비 #강보원 #민음사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인 J와 나는 정반대의 기질을 가졌다. 한 번 시작했다면 끝을 봐야 하는 J와는 다르게, 나는 큰 목표를 생각해두지 않고 그냥 꾸준히 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 쉽게 말하자면 J는 결과를 중요시 여기고, 나는 과정을 중요시 여긴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예시를 한 가지 들어보자면, J와 함께 시작했던 모바일 게임이 있었다. 시작점은 비슷했다. 올해를 강타할! 믿을 수 없는! 같은 수식어가 붙는 게임이었고, 막상 시작해 보니 재밌어서 조금씩 과금도 하고 시간도 투자한 게임이었다. J와 나는 금세 게임에 빠져들었고, 연락을 주고받으며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있었다. 하루에 조금씩 느긋하게 게임을 즐겼던 나와는 달리 J는 오랜 시간 게임에 매달리기 시작했고, 눈 깜짝할 새에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모으고 성장 법과 팁들을 총동원해서 게임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에 반해서 나는 어땠나. 모르는 것이 생겨도 그냥 대충 넘기고, 고스펙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냥 있는 대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J는 가끔씩 내 계정을 보며 말했다. 아니 이걸로 게임이 돼? 니 도대체 뭐 하는 거야? 어떻게 게임을 하는 거야? 그의 말을 들은 나는 대답한다. 그냥 뭐 대충 끼워 맞춰서 하는 거지. 그 말을 들은 J는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만의 비법노트를 꺼내서 나에게 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