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달려본 적 있는가. 그렇다면, 죽기 위해 달려본 적 있는가. 여기, '자신이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한 남자가 죽기 위해서 달리기로 결심한' 이야기를 단 한 편의 짧은 소설로 수록한 책이 있다. 바로 <<ㅇㅓㄸㅓㄴㄷㅏㄹㄹㅣㄱㅣ>> (어떤 달리기). 맨 처음 이 소설의 출간 소식을 접한 건 임발 작가의 인스타그램에서였다. 올해 결심 중 하나가 매주 1시간 걷기라는 날 비웃듯 SNS에 주기적으로 달리고 있는 혹은 그 흔적을 콘텐츠로 올렸던 그였다. 지금 뛰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걷기에는 세상이 너무 좁은 것처럼. 독립출판 소설 <<ㅇㅓㄸㅓㄴㄷㅏㄹㄹㅣㄱㅣ>> (어떤 달리기) 표지. 그리고 어느 날 힘겹게 뛰고 있는 일러스트가 인상적인 디자인의 책 표지가 올라왔다. 임발 작가의 독립출판 책을 하나하나 수집해오던 나였지만 이 책 <<ㅇㅓㄸㅓㄴㄷㅏㄹㄹㅣㄱㅣ>> (어떤 달리기)는 바로 구매할 수 없었다. 어느 독립서점의 온라인몰을 둘러보며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몇 달을 지켜보다 결국 작가님의 인스타그램 계정의 구매 링크를 통해 배송받았다. 내겐 그럴 사정이 있었다. 걷는 건 잘 하지만 달리기는 단어만 봐도 옆으로 밀어두고 싶은 나였기에. 차분히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달리라니, 하루하루 계획한 일로 살아가기도 힘겨운데 달리라니...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나와는 가까워질 수 없는 이야기 같았다. 그래서 책이 택배로 배송 오는...
팍팍한 삶에서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대상들이 있다. 반려견이나 동물원의 동물 그리고 아이의 웃는 모습 같은 것들. 여기엔 가시 돋친 상태를 무장해제하는 힘이 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사진을 봐도 이런 소재를 다룬 것들은 아무 생각 없이 둘러보고 싶어진다. 게다가 '멸종'이란 수식어가 붙은 소재라면 마음이 더 가기 마련. 그래서 꼭 챙겨 보고 싶은 사진전이 있다. 바로,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 서울 전시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 홍보 포스터 (출처 : 주최측 파트너사) 다가오는 12월 5일부터, 잠실 석촌호수 부근의 뮤지엄 209에서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속 사진작가로 30여 년간 활동하고 연설가이자 작가이자 교사이자 자연보호운동가이며 더군다나 전 세계의 멸종 위기 동물과 서식지를 구하기 위한 25년간의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인 <포토아크>의 설립자인 조엘 사토리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하니 더더욱 찾아보고 싶은 사진전. 전시도 보고 호수 뷰로 식사도 하고 잠시 공원길을 걷다 와도 좋을 듯하다. 멸종에서 희망으로, 사진으로 엮은 생명의 방주 -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 2024.12.5~2025.4.20 서울 전시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 작품 소개 중 (출처 : 주최측 파트너사, <포토아크> 전시소개서 중) 최근 테마파크에서 아이와 함께 동물들에게 먹이주기 체험을 하고 왔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각 동물에게 적합한 먹이를 사...
어른이지만 어린이고 싶어... 하는 때가 있다. 평소 쉽게 처리하는 일도 무작정하기 싫어질 때가 있다. 에스프레소 투샷을 마셔도 몸도 마음도 축 늘어질 때가 있다. 그럼에도 해야 할 일이, 이겨내야 할 순간이 있다. 아파서도 안 될 때가 있다. 꾸역꾸역 앞으로 묵묵하게 나아가기만 해야 할 때가 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이지, 쉬운 일은 없다. 세상은 쉬어가려는 어른을 곱게 기다려주지 않으니 말이다. 혜화 연극 <오랜 소년> 홍보 포스터 (출처 : 인터파크 티켓) 다가오는 21일 흥미로운 연극 하나가 대학로에서 막을 올린다. 바로 혜화 연극 <오랜 소년>. 이 작품은 몽상공장과 후플러스가 준비한 창작극으로, 농구를 하던 19살 석봉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41살에 기적처럼 살아나, 22년이라는 시간을 꿀꺽 삼켜버린 채 그렇게 어른이 될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어린 머리를 어른의 몸에 맞춰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 다시 돌아온 <오랜 소년> ◆ 몽상공장의 <오랜 소년>은 (주)후플러스의 '창작공간 담금질 프로젝트 <예술에 담그다>'에 선정되어 공동제작, 기획되는 10번째 작품입니다 ◇ 코믹하면서도 철학적 메세지가 있고, 1초도 재미없는 순간이 없는 대단한 수작을 보았다 ◇ 막장인듯 막장아닌 막장같은 서사에 ◇ 무자비한 폭소로 철갑을 입혀버린 밝고 경쾌한 B급 감성의 코메디극 ◇ 유쾌하게 잘 만들어서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