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교환 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 이카가와시 시리즈 4 히가시가와 도쿠야 오늘 읽은 소설은 일본 소설가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2010년 작품 <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이다. 이전에 읽었던 이카가와 시(市)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으로 그 안에 포함된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위트 있는 분위기의 추리소설이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이카가와시(市) 시리즈 이카가와시(市) 시리즈 시리즈 1 <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 시리즈 2 <밀실을 향해 쏴라> 시리즈 3 <완전 범죄에 고양이는 몇마리 필요한가> 시리즈 4 <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 시리즈 5 <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 시리즈 6 <빨리 명탐정이 되고 싶어> 시리즈 7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 이전에 시리즈 6번에 해당하는 <빨리 명탐정이 되고 싶어>와 시리즈 7번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을 읽었다. 시리즈물을 어쩌다 보니 역순으로 읽고 있지만 이어지는 내용은 거의 없다시피 해서 이해하는데 문제는 전혀 없었다. 이전에 읽었던 두 작품이 여러 사건이 담긴 단편/연작 소설이었다면, 오늘 읽은 <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은 장편소설이다. 장편소설답게 복선과 반전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1 1 곧 폭설이 내릴 것 같은 어느 겨울, 가난한 탐정 우카이와 탐정사무소의 건물주지만 언젠가부터 거의 파트너가 된 아케미는 화백인 남편의 바람을 ...
너의 퀴즈 세상 모든 것이 퀴즈로 보였다 오가와 사토시 "시청자 여러분, 우승까지 이제 단 한 문제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 극도의 긴장감으로 공기마저 팽팽해진 듯한 방송국 스튜디오, 라이브 퀴즈 프로그램 결승전은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마지막 한 문제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 최종 라운드에 올라온 두 명의 참가자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킨다. 이제껏 여러 퀴즈 대회를 석권한 주인공 레오, 하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다. 상대는 '세상을 머릿속에 저장한 남자'라 불리는 암기력 천재 기즈나다. 접전 결과 둘의 스코어는 6:6 동점인 상황, 이번 문제로 승패가 갈린다. 모두가 숨죽이는 가운데 목을 가다듬은 진행자가 문제를 내기 위해 조심스레 입을 연다. " 자, 마지막 문제입니다.... " 그 순간, 진행자가 입을 열기 무섭게 곧바로 한쪽 부저가 울린다. 버튼을 누른 사람은 상대 기즈나다. 부저를 먼저 눌렀으니 답은 말해도 된다. 하지만 문제가 아직 출제되지도 않았다. 놀라 말을 멈춘 진행자는 당황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본다. 긴장해서 실수로 누른 건가? 이런 생각을 하며 레오는 상대의 안색을 살핀다. 하지만 그는 전혀 당황한 표정이 아니다. " 정답은- " 이윽고 그의 입에서 무슨 말이 흘러나온다. 놀랍게도 상대는 아직 문제도 나오지 않은 퀴즈의 정답을 맞힌다. ??? " 젠장,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야? " " 그 자식...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유키 신이치로 반전 있는 추리/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해 평소에도 즐겨 읽는데요, 오랜만에 뒤통수를 살살 건드리는 책을 만났습니다. 오늘 읽은 책은 일본 스릴러 소설 <진상을 말씀드립니다>입니다. 책에는 1991년생 젊은 작가가 쓴 다섯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진상'이 밝혀지는 순간의 반전이 재미있었네요.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니어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의 제목과 수록되어 있는 한 작품의 제목에 해시태그의 샵(#)이 붙어 있지만 블로그 에디터 편의상 빼고 쓰겠습니다. 반전 좋지 지금부터 이야기의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참자면담 매칭 어플 판도라 삼각간계 퍼뜨려주세요 참자면담 영업사원이 한 가정집에 방문한다. 한데 그 집 초등학생 아들과 엄마는 알 수 없는 위화감을 조성하며 영업사원을 바짝 긴장케 한다. 위화감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첫 번째 이야기. 매칭 어플 데이트 앱으로 여자를 만난 한 유부남, 예상보다 적극적인 여자의 반응 덕분에 오늘따라 일이 수월하게 풀릴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하지만... 판도라 15년 전 정자 제공을 했던 남자, 그에게 온 한 통의 메일이 굳게 닫혀있던 판도라의 상자를 열려 한다. 삼각간계 오랜만에 화상채팅으로 만난 세 친구, 학창 시절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무슨 이유에선지 한 친구의 표정이 심상치 않게...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가가 형사 시리즈 12편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이 나왔습니다. 원제는 <あなたが誰かを殺した>로 우리말로 직역하면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이 작품은 지난 1986년 작품 <졸업>을 시작으로 30여 년 동안 이어진 가가 형사 시리즈의 12번째 작품이기도 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시리즈물 작품들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가 형사 시리즈라서 더 반갑네요. 얼마 전 <희망의 끈>이라는 작품이 가가형사 시리즈의 외전 격으로 나와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았는데요, 그다음 작품에 해당하겠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가가 형사 시리즈' 열두 편 가가 형사 시리즈 12편 목록 졸업 1986 잠자는 숲 1989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1996 악의 1996 내가 그를 죽였다 1998 거짓말 딱 한 개만 더 2000 붉은 손가락 2006 신참자 2009 기린의 날개 2011 기도의 막이 내릴 때 2013 희망의 끈 2019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2023 new 이번 작품은 부호들이 모인 별장지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연이은 사건이 발생하고 관계자들이 한 호텔에 모여 이를 검증하는 자리가 마련된다고 하니 범인은 이 안에 있어! 식의 모습을 연출하는 본격 추리소설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날카로운 추리력은 기본이고 따뜻한 감성까지 가진 가...
형사 변호인 야쿠마루 가쿠 <돌이킬 수 없는 약속>, 나츠메 형사 시리즈(<형사의 눈빛> 외) 등으로 잘 알려진 일본 소설가 야쿠마루 가쿠의 신작 <형사 변호인>을 읽었다. 사회파 소설을 여럿 쓴 작가답게 이번 소설에서도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여기에 아무리 변호사라고 하더라도 강력 범죄를 일으킨 사람을 변호해도 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독자로 하여금 한번 더 생각해 볼거리를 던져준다. 야쿠마루 가쿠 ⓒ 本の話 야쿠마루 가쿠는 1969년생으로 이제 50대 중반이 된 작가다. 일본 효고현에서 출생했으며 2005년 <천사의 나이프>로 제5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그가 쓴 여러 작품이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있지만 그중에서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 아마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기다렸던 복수의 밤>, 나츠메 형사 시리즈 네 편 나는 <돌이킬 수...>도 재미있었지만 읽었던 그의 작품 중에선 나츠메 형사 시리즈 네 편과 얼굴에 표범 문신을 한 남자가 등장하는 <기다렸던 복수의 밤>이라는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기다렸던...>의 경우는 추리/미스터리 장르에 여러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번갈아가며 진행되고, 구조도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면 딱 좋을 느낌이라 깔끔했던 느낌으로 남아있다. 소설 <형사 변호인> 야쿠마루 가쿠 20대 중반...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붉은 박물관 오야마 세이이치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수집된 모든 자료는 사건이 해결된 후 이곳 '붉은 박물관'으로 모여 잠들듯 보관된다. 하지만. 다시 들여다본 오래된 자료 속에서 경찰의 기존 수사 결과와는 전혀 다른 진실이 의심된다. 지금부터 재수사를 시작한다! 사건 관련 자료 보관소 '붉은 박물관' 매일 수많은 범죄가 일어나고 이를 수사하기 위해 경찰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관련 자료가 수집된다. 사건의 범인을 특정하고 얽혀있는 내막까지 풀어내는 핵심 증거품은 물론, 경찰이 작성한 조서까지도 이 안에 포함된다. 사건이 종결된 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관련 자료들은 '붉은 박물관'이라 불리는 곳으로 이관된다. 붉은 박물관은 이미 오래전에 종결된 사건 자료들이 모이는 곳인 만큼 낡은 창고 같은 분위기다. 오늘, 이곳으로 발령받은 한 경찰이 있다. 붉은 박물관으로 좌천된 형사 사토시 " 젠장,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니야! " 조금 전 낡아빠진 붉은 박물관 건물 앞에 도착한 사토시 형사는 한숨부터 나온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경시청 수사1과에서 근무하던 그였지만 사고를 치는 바람에 이곳으로 좌천된 것이다. 사건 현장을 누비며 수사1과 형사라는 자부심이 있는 그가 이런 낡아빠진 창고에서 자료 정리나 하게 됐으니 한숨부터 나올만했다. 이곳에서 실질적인 자료 업무를 보는 사람은 사토시...
매스커레이드 게임 호텔 시리즈 4편 히가시노 게이고 지난 6월에 출간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소설 <매스커레이드 게임>을 읽었다. 실은 출간되자 마자 읽었지만 선천적으로 게으른 탓에 이제야 포스팅을 쓴다. 이번에도 베테랑 형사 닛타 고스케 형사와 최고의 프로 호텔리어 야마기시 나오미의 활약이 재미있었다. <매스커레이드 게임>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오랜만에 호텔 시리즈 줄거리들을 짧게 되짚어봤다. 1 매스커레이드 호텔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매스커레이드 호텔 시리즈 (닛타 형사 시리즈) 1편 <매스커레이드 호텔> 2011 2편 <매스커레이드 이브> 2014 3편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2017 4편 <매스커레이드 게임> 2022 new '매스커레이드 호텔 시리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시리즈인 '가가 형사 시리즈', '라플라스 마녀 시리즈', '설산 시리즈', '산장 시리즈' 등과 함께 그의 작품을 대표하는 또하나의 시리즈다. 까칠하지만 날카로운 추리력을 가진 닛타 고스케 형사와 뼛속까지 고객을 생각하는 프로페셔널한 호텔리어 야마기시 나오미가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네 편의 작품들을 일컬어 '호텔 시리즈'라고 부르기도 하고 주인공 형사의 이름을 따서 '닛타 형사 시리즈'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지난 2011년에 시리즈 순서 첫작품 <매스커레이드 호텔>이 발표되었고 3년에 한 번씩 2편과 3편이 발표된 이후 다시 5년만인 작년 20...
선택의 날 날 3부작 3편 정해연 오늘 읽은 책은 국내 장편소설 <선택의 날>이다. 얼마 전에 읽었던 <못 먹는 남자>를 쓴 정해연 작가님의 작품이기도 하다. 예전에 <유괴의 날>이라는 작품을 재미있게 봤는데 알고 보니 '유괴'라는 소재가 공통으로 들어가는 작가의 작품 세 편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 세 편 모두 '날'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날 시리즈'라고 이름 붙였다. 오늘 읽은 <선택의 날>은 날 3부작 중 세 번째에 해당한다. 강력 범죄를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 때론 코믹한 부분도 있어서 '유쾌한 스릴러'라고 부르고 싶은 작품이다. 정해연 '날 3부작' 정해연 작가의 '날' 3부작 시리즈 1. <유괴의 날> 2. <구원의 날> 3. <선택의 날> 사라진 아내와 갑자기 들이닥친 불청객 아내가 사라진 지 5개월째다. 주인공 종현은 회사도 그만두고 사라진 아내 현아를 찾아 헤매고 있다. 하지만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홀연히 사라져버린 아내는 지금 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더러운 인상의 불청객이 집에 들이닥쳤다. 어라, 그도 종현의 아내를 찾고 있다?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다녀온 종현, 텅 비어있는 아파트가 오늘따라 더 허전하게 느껴진다. 그때 누군가 현관문 손잡이를 때려 부수는 소리가 들렸다. 소스라치게 놀란 종현이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전에 부서진 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이닥쳤다....
레이크 사이드 レイクサイド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 추리소설가 중에서 우리나라 독자가 가장 많이 찾는 이는 단연 히가시노 게이고가 아닐까. 며칠 전 그의 신간이 나왔다. 워낙 자주 출간되다 보니 '또 나왔어?' 라는 사람들의 반응이 이제는 자연스럽다(하지만 100편이 넘는 작품을 썼다는 사실은 실로 대단하기 그지없다). 다만 이번 책은 신간이긴 하지만 신작은 아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팬의 한 사람으로서 새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서점 홈페이지를 찾아봤는데 '명문 학교', '합숙 과외', '입시', '레이크'.... 호수? 관련된 키워드들의 조합이 무척 낯익었다. 맞다. 히가시노 게이고 신간 <레이크 사이드>는 처음 읽었을 당시 강한 반전에 깜짝 놀랐던 2002년작 <호숫가 살인사건>의 개정판이다. 구판(좌, 중) / 개정판(우) 'ㅇㅇㅇ 살인사건' 형태의 제목이 이제는 좀 올드한 이미지를 주는 걸까, 그러고 보니 요즘 신간에서 'ㅇㅇㅇ살인사건'이라고 된 추리소설 제목은 거의 못 봤던 것 같다. 따지고 보면 <호숫가 살인사건>도 발표된 지 벌써 20년이 넘었으니 요즘 트렌드에 맞게 새로운 이름을 갖는 것도 좋겠다 싶다. 호숫가를 상징하는 새파란 구판의 표지도 마음에 들고, 심연으로 가라앉는 듯한 여자의 모습이 담긴 신판의 일러스트도 마음에 든다. 제목이 바뀐 작품들 히가시노 게이고 • 호숫가 살인사건 → 레이크 사이드 new • 질풍론도 →...
2019 루팡의 딸2 시리즈 2편 : 루팡의 귀환 요코제키 다이 오늘 읽고 리뷰를 남기는 책은 지난번에 읽었던 일본 소설가 요코제키 다이의 ‘루팡의 딸 시리즈’ 1편에 이은 후속편 <루팡의 딸2 : 루팡의 귀환>입니다. 무겁지 않은 추리소설이기 때문에 평소 추리, 미스터리 소설에서 (거의 필연적으로) 다루는 잔혹한 사건들을 읽기 힘들다고 느껴지시는 분들도 큰 거부감 없이 읽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1편에서는 레전드 도둑 집안의 딸과 레전드 경찰 집안의 아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다뤘었습니다. 2편에서는 전작의 인물들에 더해 새로운 등장인물의 활약이 재미있었네요. 2편은 1편으로부터 4년 반 정도 이후 이야기입니다. 오늘 읽은 건 2편, 시리즈는 총 5편까지 있어요. 루팡의 딸 시리즈 2015~2021 '루팡의 딸' 시리즈 ‘루팡의 딸 시리즈’는 지금까지 총 다섯 권이 나와있습니다. 전작과 이야기가 이어지므로 되도록 시리즈 순서대로 읽기를 추천합니다. <루팡의 딸> 2015 <루팡의 딸2 : 루팡의 귀환> 2019 <루팡의 딸3 : 홈즈의 딸> 2019 <루팡의 딸4 : 루팡의 샛별> 2020 <루팡의 딸5 : 루팡의 인연> 2021 오늘 글에 결말 스포는 없지만 이어지는 줄거리 구조상 2편의 도입 부분이 전작의 결말 일부를 포함하고 있으니 시리즈 정주행을 계획하신 분이라면 여기까지만 읽어주셔도 되겠습니다(물론 전작...
2011 빨리 명탐정이 되고 싶어 이카가와시 시리즈 6 히가시가와 도쿠야 오늘 읽은 책은 일본 소설가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단편소설집 <빨리 명탐정이 되고 싶어>다. 이 책은 지난번에 읽은 웃긴 추리소설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의 전작이기도 하다. 책에는 총 다섯 편의 단편 추리소설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웬수' 때와 마찬가지로 무거운 주제나 잔혹한 장면 묘사 따윈 없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코믹한 개그 요소들이 사방에 있고(물론 일본 소설이기 때문에 한국의 유머 코드와는 약간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도 있다) 대놓고 허접한 매력의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는 마치 만담을 보는 듯 재미있다. 이카가와시 시리즈 여섯 번째 책 <빨리 명탐정이 되고 싶어> Previous image Next image 이카가와시 시리즈 찢어질 듯 가난한 탐정 우카이, 그의 성실한 조수 류헤이, 탐정 사무소가 입주해있는 건물 주인 '자칭 미녀 조수' 건물주 아케미가 시리즈의 주요 인물이다. 다만 이번 <빨리 명탐정이 되고 싶어>에서는 우카이와 류헤이 둘만 활약한다. 책은 소설의 배경이 되는 이카가와시(市) 이름을 따서 '이카가와시 시리즈'라고 불린다. 시리즈는 무려 일곱 편의 책이 있는데 오늘 읽은 <빨리 명탐정이 되고 싶어>는 이중 여섯 번째에 해당한다. 어쩌다 보니 1편부터 읽지 않고 지난번 7편부터 역주행 하듯 읽게 됐는데 이어지는 이야기는 없었기...
"만약 당신의 아들이 살인을 저질렀다면?" 얼마 전, 한 중학생이 공원에서 죽은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그 사건의 범인으로 주인공의 중학생 아들이 지목된다. 아들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주인공은 도저히 그 사실을 믿을수가 없다. 하지만 아버지 앞에서도, 변호사 앞에서도 체포된 아들은 그저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소설의 제목처럼 '침묵을 삼킨 소년'은 사건의 내막에 대해 설명하기는커녕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죽인 게 맞다고 자백까지 한다. 아버지는 그럴리 없다며 더이상 입을 열지 않는 아들을 대신해 직접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렇게 아버지가 마주한 사건의 배경엔 아들이 겪은 잔혹한 학교폭력이 있었다. "마음을 죽인 것과 몸을 죽인 것 어느 것이 더 나쁜가요?" 아버지에게 하는 아들의 이 질문은 작가가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장난'으로 가해자는 아들의 마음을 죽였고, 아들은 그런 가해자의 몸을 죽였다. 현실 속 법에서 말하는 죄질은 후자가 훨씬 더 나쁘고 형량도 극명하게 다르다. 하지만 전자는 평생 고통받았던 기억을 안고 살아가야 하니 쉽게 답하기가 어려운 질문이다. 사회파 소설을 읽다 보면 다른 소설에 비해 가슴이 무척 답답해진다. 우리 사회에 실제로 있을법한 이야기 때문에 현실과 너무나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씁쓸한 여운이 남는다. 지난해에 읽었던 일본 소설가 야쿠마루 가쿠의 <침묵을 삼킨 소년...
2021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마사키 도시카 그간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좀 쉬었다가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오늘 읽은 책은 일본 소설가 마사키 도시카가 쓴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이다. 이웃 블로거 @책모리 님께서 추천해 주셨다. 제목부터 '그녀가 본 게 과연 뭘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전작에 이어 강렬한 붉은색 표지에 절로 눈길이 가고 스카프로 얼굴을 감싼 사람의 얼굴이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책은 지난달에 읽었던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의 후속편에 해당하는 작품으로(메인 줄거리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읽어본 바 나는 전작보다 이번 후속편이 더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책의 마지막 한 줄, 오랜만에 소름이 돋았다. 미쓰야 형사 시리즈 두 편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0. 다시 만난 매력적인 두 형사 미쓰야 슈헤이 : '괴짜' 또는 '천재' 형사 다도코로 가쿠토 : 찰떡궁합 파트너 형사 두 형사는 전작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에도 등장하니 두 작품을 합쳐 '미쓰야 형사 시리즈'라고 부르면 될 듯하다. 미쓰야 형사는 '괴짜' 또는 '천재' 형사로 불리며 날카로운 추리력과 세심한 관찰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핵심 인물이다. 홈즈와 왓슨, 김전일과 미유키처럼 '국룰' 같이 존재하는 파트너 형사 가쿠토는 경찰이라는 직업에 대한 열정이 있고, 성실하고 착하다. 그는 때때로 미쓰야 형사를 ...
2013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 이카가와시 시리즈 7 히가시가와 도쿠야 오늘 읽은 책은 시작부터 피식하는 웃음이 절로 나는 추리소설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입니다. 제목부터 벌써 시트콤 같은 느낌도 들고요. 그만큼 잔혹한 장면은커녕 허술한 성격의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케미가 재미있습니다. 이 소설로 팬들에게 '유머 본격 미스터리'라 불리는 작풍을 가진 히가시가와 도쿠야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됐는데요, 그가 쓴 작품들을 찾아보니 우리나라에 번역된 게 꽤 있었습니다. 오늘 처음 한 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제 취향과 맞아 아마 도장깨기(?)를 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이카가와시(市) 시리즈 1편 <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 2편 <밀실을 향해 쏴라> 3편 <완전 범죄에 고양이는 몇마리 필요한가> 4편 <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 5편 <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 6편 <빨리 명탐정이 되고 싶어> 7편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 특히 오늘 읽은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은 배경인 '이카가와시(市)'의 이름을 따서 만든 시리즈 중 하나였는데요, 시리즈는 무려 일곱 편이나 되네요. 한데 우연찮게 읽게 된 이 책이 하필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앞의 1~6편의 내용과 이어지는 건 없나 내심 걱정(?)도 하면서 읽었지만 전작들을 읽지 않았어도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
누군가 이 마을에서 사노 히로미 (1961~, 일본) 우리 마을은 안전한 마을입니다. 우리 마을에는 범죄가 없습니다. 만약 우리 마을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면 그건 100% 외부인의 소행입니다. 네? 어떻게 장담하냐고요? 우리 마을이 안전한 마을이기 때문입니다. ... 논리적으로 이상하다고요? 하하, 그럴 리가요. 그건 당신이 이상한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항상 옳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을은 언제나 안전한 마을입니다. 과거에도, 현재도, 앞으로도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린 항상 옳고, 이곳은 안전한 마을입니다. 절대로 틀릴 리 없습니다. 절대. 사노 히로미 오늘 읽은 책은 일본 소설가 사노 히로미의 작품 <누군가 이 마을에서>다. 세 개의 미스터리한 사건과 그릇된 신념을 바탕으로 뭉쳐있는 한 마을 이야기가 맞물리며 높은 짜임새를 보여준 소설이었다. 참고로 이 책을 쓴 작가 사노 히로미는 <내가 사라지다>라는 작품으로 제66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낯설게 느꼈던 것은 이번에 읽은 <누군가 이 마을에서>가 한국에 선보이는 그의 첫 번째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존에서 그의 이름으로 검색해 보니 <누군가 이 마을에서>, <내가 사라지다>를 포함해 다섯 편의 작품이 나왔다. <누군가 이 마을에서> 뿐 아니라 그 작품들도 곧 한글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누군가 이 마을에서> 일어판...
2020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1965~, 일본) 강렬한 빨간색 표지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고 제목부터 몹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오늘 읽은 책은 이웃 도서 블로거 @책모리 님의 추천으로 알게 된 일본 미스터리 소설 마사키 도시카의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다. 올해 번역본이 출간된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의 전작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행복한 가족에게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과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슬퍼하는 한 어머니, 얽혀있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리즈 두 편 참고로 오늘 읽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에 등장하는 두 형사는 후속작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에도 등장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시리즈가 된 것 같으니 만약 시리즈 이름을 붙인다면 해당 형사들의 이름을 붙여야 할까? 매력적인 콤비로 기억에 남는 그들이 후속작에서는 어떤 사건을 마주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마사키 도시카 일본 사이트에서 두 소설을 쓴 작가 마사키 도시카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찾아봤다.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를 통해 처음 이름을 알게 되어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 위의 두 작품 말고도 여러 작품을 집필했음에도 국내에는 두 편만 번역되어 있는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어느 날 평화로운 가정을 뒤흔든 사건, 착한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흉악범이 ...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 산장 시리즈 3편 히가시노 게이고 (1958~, 일본) 일본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이 또 나왔습니다. 제목은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전체 작품 중에서 시리즈로 구분한다면 <하쿠바 산장 살인사건 백마산장 살인사건>, <가면산장 살인사건>에 이은 산장 시리즈 3편에 해당되겠습니다. 신작 소설 호텔 시리즈 4편 <매스커레드 게임>이 국내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데요(출판사는 다릅니다), 저도 그저께 <매스커레이드 게임>을 다 읽어서 이번 주 중에 서평을 써야지 마음먹고 있던 차였습니다. 만약 한글판 신간이 나온다면 아무래도 신작인 라플라스 마녀 시리즈 3편 <마녀와 보낸 7일간>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설마 이 작품이 번역되어 나올 줄은 전혀 상상도 못하고 있다가 말 그대로 허를 찔렸습니다(무척 반갑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유는 이번에 처음 국내에 번역되는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가 최근에 쓰인 게 아니라 30여 년 전, 무려 1992년에 쓰인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신작이 아니라 신간이라 불러야 정확하겠네요. 90년대에 쓰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 중에 유일하게 한글로 번역되지 않았던 작품인 만큼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창기 작풍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울러 (소설 안에 담겨있을) 90년대 시대 풍경도 어떻게 묘사되어 있을지 궁금해지...
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1963~, 일본) 예에? 저보고 소방단에 들어오라고요? 저 소설가인데요??? 오늘 읽은 책은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 <변두리 로켓>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일본 국민 소설가 이케이도 준의 신작 소설 <하야부사 소방단>입니다. 작은 시골마을 의용소방단 이야기인데요, 도시에 살던 평범한 추리소설가가 시골 마을에 이사한 뒤 의용소방관이 되어 마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과 맞닥뜨리게 되는 줄거리입니다. 소설 제목의 '하야부사'는 일본어로 매隼를 뜻합니다. 그래서 소설 속에서 소방단의 상징이 매로 등장하죠. MSG를 약간 첨가해 우리말로 바꿔보자면 '보라매 소방단', '독수리 소방단' 등의 새 이미지로 그려볼 수도 있겠습니다(물론 매과科와 수리과는 다릅니다만). 왜 모른척하세요.... 우리 중학교 때 배웠잖아요. 계문강목과속종.... 소설 리뷰 읽으러 왔는데 뭐 그것까지 알아야하니 @아사히TV 아무튼, 소설은 빠르게 드라마화되어 내일 7월 13일 저녁 일본 아사히TV에서 동명의 제목으로 첫방송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소설 속 마을과 소방단의 모습이 영상에서는 어떻게 그려질지 몹시 궁금해집니다. 이미 소설을 읽으신 분이라면 주인공 미마 다로와 다치키 아야의 모습이 상상하던 모습과 비슷한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겠습니다. @Instagram 공식 계정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등장인물 관계도를 보니...
2000 의뢰인은 죽었다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2 와카타케 나나미 (1963~, 일본) 여탐정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코지 미스터리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일본 소설가 와카타케 나나미의 작품들 중엔 무려 7편의 소설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여탐정 하무라 아키라가 있습니다. 1996년에 1편 <네 탓이야>에서 처음 등장했고 2019년 7편 <불온한 잠>까지 등장했으니 그녀는 소설 속에서 약 20여 년간 살아있는 셈이네요. 지난번에 1편을 읽고 포스팅을 했었는데요, 오늘은 시리즈 2편 <의뢰인은 죽었다>를 읽고 간단히 리뷰를 써봅니다. 딱히 각 에피소드의 줄거리 요약은 쓰지 않았습니다.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제목 원제 <네 탓이야> 1996 <선물> <의뢰인은 죽었다> 2000 <의뢰인은 죽었다> <나쁜 토끼> 2001 <나쁜 토끼> <이별의 수법> 2014 <작별의 수법> <조용한 무더위> 2016 <고요한 뙤약볕> <녹슨 도르래> 2018 <녹슨 도르래> <불온한 잠> 2019 <불온한 잠>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탐정 하무라 아키라> @本の話 지난번 1편에 대해 쓰면서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는 2020년에 NHK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는 이야기와 일어판, 한글판의 표지 일러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했었습니다.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1편 ▼ <네 탓이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1편 와카타케 나나미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1편 <네 탓이야>...
국내에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 대표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이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제목은 <매스커레이드 게임>으로 기존에 있었던 매스커레이드 호텔 시리즈 4편입니다. 매력적인 캐릭터 닛타 고스케 형사와 최고의 호텔리어 야마기시 나오미 콤비의 활약이 즐거운 추리소설 시리즈입니다. 닛타 형사의 이름을 따서 닛타 형사 시리즈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언제 번역되어 나오려나 기다리던 참에 예약판매 소식을 접하게 되어 반가운 마음에 이전 내용도 다시 돌아볼 겸 간단히 시리즈 순서를 적어봤습니다. 매스커레이드 호텔 시리즈 닛타 고스케, 야마기시 나오미 매스커레이드 호텔 시리즈 <매스커레이드 호텔> 2011 <매스커레이드 이브> 2014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2017 <매스커레이드 게임> 2022 시리즈의 세 번째였던 '나이트'로부터 5년이 지나 새로운 신작이 나온 건데요, 1편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연쇄살인사건 장소로 지목된 호텔에 경찰들이 직원으로 위장해 수사하는 줄거리였죠. 주인공 닛타 고스케 형사와 호텔리어 야마기시 나오미가 처음 만납니다. 2편 <매스커레이드 이브>는 두 주인공의 성장과정을 그린 시리즈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신입 형사와 신입 호텔리어의 이야기가 마치 연작소설 같은 느낌을 줬었습니다. 3편 <매스커레이드 나이트>에서는 호텔이 다시 한번 살인 사건의 무대가 되고 닛타 형사와 다른 경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