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1965~, 일본) 강렬한 빨간색 표지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고 제목부터 몹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오늘 읽은 책은 이웃 도서 블로거 @책모리 님의 추천으로 알게 된 일본 미스터리 소설 마사키 도시카의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다. 올해 번역본이 출간된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의 전작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행복한 가족에게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과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슬퍼하는 한 어머니, 얽혀있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리즈 두 편 참고로 오늘 읽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에 등장하는 두 형사는 후속작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에도 등장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시리즈가 된 것 같으니 만약 시리즈 이름을 붙인다면 해당 형사들의 이름을 붙여야 할까? 매력적인 콤비로 기억에 남는 그들이 후속작에서는 어떤 사건을 마주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마사키 도시카 일본 사이트에서 두 소설을 쓴 작가 마사키 도시카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찾아봤다.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를 통해 처음 이름을 알게 되어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 위의 두 작품 말고도 여러 작품을 집필했음에도 국내에는 두 편만 번역되어 있는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어느 날 평화로운 가정을 뒤흔든 사건, 착한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흉악범이 ...
연결하는 소설 :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 김애란 외 7인 (한국) 오늘 읽은 책은 <연결하는 소설>, 부제는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다. 김애란 작가님 외 일곱 분이 쓰신 단편소설집이다. 부제에 들어있는 단어, '미디어'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니 '어떤 작용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나온다. 이 문장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단어는 '전달'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무언가가 전해지는 행위인데 일반적으로 사람의 생각이나 의사, 정보 등을 옮기는 경우가 우리가 생각하는 미디어의 의미로 가장 통용되는 뜻 아닐까 싶다. 소설 역시 미디어다. 이 책은 소설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그리고 여러 미디어 도구를 소재로 한 내용으로- 우리 주변 누군가의 삶을 엿보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나아가 이 시대 풍경을 돌아보게 하는 자화상 같기도 하다. <연결하는 소설>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 침묵의 미래_김애란 시트론 호러_구소현 후원명세서_오선영 위시리스트♥_서이제 지아튜브_김혜지 무료나눔 대화법_임현석 고요한 시대_김보영 바이센테니얼 비브리오필_전혜진 책에는 총 여덟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미디어의 뿌리인 언어가 사라지는 시대, 책이라는 유일한 돌파구를 찾는 유령, 후원을 받기 위해 미디어 속에서 '좋은 그림'으로 포장되어야 하는 씁쓸한 모순, 현실의 결핍과 인터넷 장바구니에 쌓이는 물건...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 산장 시리즈 3편 히가시노 게이고 (1958~, 일본) 일본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이 또 나왔습니다. 제목은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전체 작품 중에서 시리즈로 구분한다면 <하쿠바 산장 살인사건 백마산장 살인사건>, <가면산장 살인사건>에 이은 산장 시리즈 3편에 해당되겠습니다. 신작 소설 호텔 시리즈 4편 <매스커레드 게임>이 국내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데요(출판사는 다릅니다), 저도 그저께 <매스커레이드 게임>을 다 읽어서 이번 주 중에 서평을 써야지 마음먹고 있던 차였습니다. 만약 한글판 신간이 나온다면 아무래도 신작인 라플라스 마녀 시리즈 3편 <마녀와 보낸 7일간>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설마 이 작품이 번역되어 나올 줄은 전혀 상상도 못하고 있다가 말 그대로 허를 찔렸습니다(무척 반갑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유는 이번에 처음 국내에 번역되는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가 최근에 쓰인 게 아니라 30여 년 전, 무려 1992년에 쓰인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신작이 아니라 신간이라 불러야 정확하겠네요. 90년대에 쓰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 중에 유일하게 한글로 번역되지 않았던 작품인 만큼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창기 작풍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울러 (소설 안에 담겨있을) 90년대 시대 풍경도 어떻게 묘사되어 있을지 궁금해지...
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1963~, 일본) 예에? 저보고 소방단에 들어오라고요? 저 소설가인데요??? 오늘 읽은 책은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 <변두리 로켓>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일본 국민 소설가 이케이도 준의 신작 소설 <하야부사 소방단>입니다. 작은 시골마을 의용소방단 이야기인데요, 도시에 살던 평범한 추리소설가가 시골 마을에 이사한 뒤 의용소방관이 되어 마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과 맞닥뜨리게 되는 줄거리입니다. 소설 제목의 '하야부사'는 일본어로 매隼를 뜻합니다. 그래서 소설 속에서 소방단의 상징이 매로 등장하죠. MSG를 약간 첨가해 우리말로 바꿔보자면 '보라매 소방단', '독수리 소방단' 등의 새 이미지로 그려볼 수도 있겠습니다(물론 매과科와 수리과는 다릅니다만). 왜 모른척하세요.... 우리 중학교 때 배웠잖아요. 계문강목과속종.... 소설 리뷰 읽으러 왔는데 뭐 그것까지 알아야하니 @아사히TV 아무튼, 소설은 빠르게 드라마화되어 내일 7월 13일 저녁 일본 아사히TV에서 동명의 제목으로 첫방송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소설 속 마을과 소방단의 모습이 영상에서는 어떻게 그려질지 몹시 궁금해집니다. 이미 소설을 읽으신 분이라면 주인공 미마 다로와 다치키 아야의 모습이 상상하던 모습과 비슷한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겠습니다. @Instagram 공식 계정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등장인물 관계도를 보니...
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이향규 (한국) 오랜만에 울컥하게 만드는 문장들을 만나 기뻤다. 밀려오는 그리움에 가슴이 아리기도 했고 에세이지만 마치 마음을 흔드는 문학책을 읽은 듯한 감동도 있었다. 오늘 남기는 책리뷰는 이향규 작가의 에세이 <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이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결국 사물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닌 책이다. 이 책은 '쓰려 했던' 사물을 통해 떠오르는 기억과 추억을, 이어 떠오르는 사람과 사랑에 대해 쓴 글이다. 이런 이유로 제목부터 정말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본문 中 3부로 나눠진 이 책엔 서른두 개의 사물이 등장한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대로 사물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1부의 제목에서 말하는 '식탁'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2부의 제목 '울타리'는 우리 집 경계를 넘어선 이웃, 3부의 '길'은 그보다 더 큰 울타리로 국경, 국가, 죽음, 인류애 등을 다룬다(그렇다고 심오하거나 이해 못 할 내용은 전혀 아니니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책의 전체 내용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람, 그리고 누구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 결국 이 책은 사물에 대한 책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책이 된다. 제목에서 생략된 부분을 상상해 적어보자면 <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쓰다 보니 사람에 대해 썼습니다> 정도가 아닐까. 나에겐 어떤 '사물'이 있을까. 이때 사물은 단순한 물건이 아닌...
2000 의뢰인은 죽었다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2 와카타케 나나미 (1963~, 일본) 여탐정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코지 미스터리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일본 소설가 와카타케 나나미의 작품들 중엔 무려 7편의 소설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여탐정 하무라 아키라가 있습니다. 1996년에 1편 <네 탓이야>에서 처음 등장했고 2019년 7편 <불온한 잠>까지 등장했으니 그녀는 소설 속에서 약 20여 년간 살아있는 셈이네요. 지난번에 1편을 읽고 포스팅을 했었는데요, 오늘은 시리즈 2편 <의뢰인은 죽었다>를 읽고 간단히 리뷰를 써봅니다. 딱히 각 에피소드의 줄거리 요약은 쓰지 않았습니다.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제목 원제 <네 탓이야> 1996 <선물> <의뢰인은 죽었다> 2000 <의뢰인은 죽었다> <나쁜 토끼> 2001 <나쁜 토끼> <이별의 수법> 2014 <작별의 수법> <조용한 무더위> 2016 <고요한 뙤약볕> <녹슨 도르래> 2018 <녹슨 도르래> <불온한 잠> 2019 <불온한 잠>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탐정 하무라 아키라> @本の話 지난번 1편에 대해 쓰면서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는 2020년에 NHK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는 이야기와 일어판, 한글판의 표지 일러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했었습니다.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1편 ▼ <네 탓이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1편 와카타케 나나미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1편 <네 탓이야>...
만다라차트 실천법 인생을 바꾸는 9칸 적기 마츠무라 야스오 (1939~, 일본) 마치 스도쿠 같은데 생산성 도구라고? 3x3 아홉 칸으로 이루어져 있는 첫인상은 숫자 퍼즐 스도쿠를 연상케 하지만 실은 생각을 정리하고 목표를 달성하게 해주는 생산성 도구다. 이름은 만다라차트, 혹은 만다라트라고 불리며 오래전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아 만들어져 전해내려오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오늘 읽은 책은 이런 만다라차트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 <만다라차트 실천법>이다. 오타니 쇼헤이 선수 1) 만다라차트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최근엔 일본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 선수 덕분에 더 유명해졌다. 매스컴을 통해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그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다라차트에 자신의 목표를 디테일하게 적어둔 것이 이슈가 됐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야구 실력을 키우기 위한 부분도 대단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인간성'과 '운' 부분에 쓴 내용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이것이 전 세계 수많은 팬들이 야구 실력 외적인 부분에서도 그를 칭찬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오타니 쇼헤이 선수의 만다라 차트 2) 만다라차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 다소 어려운 불교 역사나 용어, 그 안에 담긴 교리를 설명하는 것보다 아무래도 성공한 오타니 쇼헤이 선수의 집념과 비결에 대한 호기심이 사람들의 피부에 더 와닿...
플라이, 대디, 플라이 가네시로 가즈키 (1968~, 일본) 딸이 무참히 폭행당했다. 하지만 나는... 얼빠진 놈처럼 무력하다. 평범해도 이렇게 평범할 수 있을까 싶은 마흔일곱 살 회사원 스즈키, 늘 똑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늘 똑같은 시간에 퇴근하는 그에게 행복이란 곧 이런 안정적인 일상의 루틴을 깨지 않는 것이며 사랑하는 아내와 딸과 함께 평화롭고 오붓하게 지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행복은 오늘 산산조각 나버리고 만다. 아내의 급한 연락을 받고 도착한 응급실, 고등학생 딸이 누군가에게 심하게 얻어맞고 치료를 받고 있었다.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로 놀란 그의 앞에 가해자로 보이는 한 남학생과 그 학생이 다니는 고등학교 교사들이 다가왔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전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며 누가 봐도 억지로 시킨 듯한 사과와 함께 돈 봉투를 내밀고 있다. 딸의 앞날에도 좋지 않을 소문을 굳이 낼 필요 있겠냐며 협박에 가까운 말을 서슴지 않는 그들에게 스즈키는 살의를 느낄 정도였다. 비아냥이 섞인 말투로 '진짜 반성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남학생을 향해 참지 못하고 달려드는 스즈키다. 하지만 그 순간 남학생이 뻗은 주먹에 움찔해 자리에 주저앉고 만다. 그런 엉거주춤하는 모습의 스즈키를 비웃던 남자들은 유유히 병원을 빠져나갔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스즈키는 큰 자괴감을 느낀다. 딸은 그런 무력한 아버지에게 등을 ...
어머니의 유산 미즈무라 미나에 (1951~, 일본) 어머니가 죽어줬으면... 하는 중년의 두 딸, 어머니가 죽어야 두 딸은 비로소 해방된다. 하지만 노쇠한 어머니는 뼈가 부러져도, 치매가 와도, 중환자실에 누워 있어도 악착같이 숨이 붙어있다. 한눈에 봐도 이젠 기력이 다 했지만 버티고 버틴다. 약을 바꾸고, 수액을 바꾸고, 연명 치료를 하느냐 마느냐로 의사와 충돌하는 순간쯤 돼서야 겨우 어머니는 눈을 감는다. 대체 왜 두 딸은 그토록 어머니의 죽음을 바랐던 걸까. 그리고 어머니는 왜 그토록 무언가를 쥐고 내려놓지 못했던 걸까. 죽음의 순간까지 허공에 손을 뻗어 휘휘 젓던 그녀는 무엇을 손에 쥐고 싶었던 걸까. 오늘 읽은 책은 일본 소설가 미즈무라 미나에의 장편소설 <어머니의 유산>이다. 미즈무라 미나에 이 책을 통해 작가 미즈무라 미나에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됐다. 1951년 도쿄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그녀는 12살 때 뉴욕으로 건너가 학창 시절을 보냈고, 이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프랑스어를 공부한 뒤 예일 대학에서 프랑스어 공부를 이어나갔다. 이 소설 <어머니의 유산>에 프랑스 파리와 불어가 자주 등장하는 게 작가의 경험과 무관하진 않을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들을 열렬히 애독했다는 그녀는 데뷔도 나쓰메 소세키의 유작 <명암>의 뒷이야기를 담은 <속 명암>이라는 작품으로 했다. 이후 2002년 <본격소설>을 발표했고, 1...
모든 상처는 흔적을 남긴다 리즈 부르보 (1941~, 캐나다) 누구나 마음속에 상처 하나쯤은 갖고 있다. 성장과정에서 천천히 쌓이는 상처도 있고, 트라우마처럼 큰 사건을 겪으며 새겨지는 상처도 있다. 이런 상처는 평소 일상생활을 하며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내면의 깊은 곳 어딘가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 흥미로운 건 일부러 떠올리며 살지 않았어도 시간이 지나는 동안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그 상처의 영향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겉으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행동과 말투, 습관으로 나타난다. 심지어 체형까지 바꿔놓을 정도다. 이유는 심리적 방어기제 때문이다. 내가 원치 않는(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상황에 대한 거부반응인데 이를 책에서는 '가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저자 Lise Bourbeau 오늘 읽은 책 <모든 상처는 흔적을 남긴다>의 저자이자 심리상담사인 리즈 부르보는 지난 42년간 수많은 사람들과의 심리 상담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크게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각 유형별로 어떤 가면을 쓰고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저작권 페이지를 통해 이미 지난 2000년부터 많은 사람들의 마음 치유에 도움이 되었던 책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참고로 아마존 프랑스에서는 10년 연속 심리학 책 1위를 했다고 한다. 영어판, 프랑스어판 다섯 가지 상처와 가면 유형 거부의 상처 → 도피하는 사람의 가면 버림받음...
막상 해보니 좋은 글쓰기는 처음이라 #1 김지나 외 5인 (한국) 두껍지 않은 에세이 한 권을 읽었다. 제목은 <막상 해보니 좋은>, 지난 2015년부터 전라북도 전주에서 독립출판물을 다루고 있다는 독립서점 에이커북스토어를 통해 만들어진 책이다. 초판 1쇄는 지난해 2022년 가을이라고 찍혀있다. 지도에서 서점의 위치를 찾아봤다. 그간 여러 차례 가봤던 전주한옥마을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나는 이따금씩 여행을 떠나면 해당 지역에 있는 책방을 찾아 책을 구입하곤 하는데 이곳은 아직 방문해 본 적이 없는 곳이어서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어떤 모습인지 찾아봤다. 작고 아담한 실내 모습이 편안한 느낌을 줬다. 내 여행 노트 목록 중 '전주' 페이지에 가보고 싶은 곳으로 메모를 남겨두었다. 에이커북스토어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4길 1 4층 김지나 시간의 농도 어쩔 수 없이, 또 때려치웁니다 박현준 손가락 없는 밤 안녕의 거리 허영은 It's Britney, bit** 요리 박규리 사랑 앞에 부끄러운 생일축하한다고 말해 최아연 흥업일치 맥시멈이라고 하지만 이게 미니멀인걸요 최주연 살아갈 수 있나요 살아가도 되나요 나의 드링킹 리스트 책에는 여섯 작가들의 글이 두 편씩 실려 있다. 전반적으로 일상 풍경이 담긴 에세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일기처럼 소박한 글도 있고, 인생과 일, 만남, 이별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해 보게 하는...
2015 명랑한 갱은 셋 세라 명랑한 갱 시리즈 3 이사카 고타로 (1971~, 일본) 오늘 읽은 책은 제가 좋아하는 일본 소설가 이사카 고타로의 2015년 작 <명랑한 갱은 셋 세라>입니다. 이 책은 ‘명랑한 갱 시리즈’의 세 번째이자 완결편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네 번째 작품이 나와 이 책이 완결편이 아니게 되길 바라보지만 발표된 지 벌써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가능성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3편이 2편 이후 9년 만에 나왔던 전례를 생각하면 아직 희망의 끈을 잡고 있어봐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명랑한 갱 시리즈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2003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2006 <명랑한 갱은 셋 세라> 2015 ▼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시리즈 1편 https://blog.naver.com/1mininotersbook/223102840297 명랑한 갱 시리즈 1편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이사카 고타로, 유쾌한 일본 엔터테인먼트 소설 2003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명랑한 갱 시리즈 1 이사카 고타로 (1971~, 일본) 한편의 유쾌한 소설을 ... blog.naver.com ▼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시리즈 2편 https://blog.naver.com/mininotersbook/223117265438 명랑한 갱 시리즈 2편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이사카...
폭탄 爆弾 오승호(고 가쓰히로) 곧 근처에서 무슨 일이 생길 것 같군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내 질문에 대답이나 제대로- 서, 선배님! 큰일 났습니다! 지금 시내에서 폭발 사고가....! 그것 보세요. 형사님이 마음에 드니까 알려드리는 겁니다. 이게 대체...? 지금부터 총 3회, 이다음에는 한 시간 후에 폭발이 일어날 겁니다. 도쿄의 한 경찰서 취조실, 폭행 혐의로 들어온 중년의 남자는 폭발 사고가 발생할 것을 예언한다. 술을 잔뜩 마셨다는 남자의 말에 코웃음을 치는 형사, 하지만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취조실에 뛰쳐들어온 후배 형사의 보고에 그의 예언이 뜬금없는 헛소리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눈앞의 남자는 그저 으쓱하는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앞으로도 폭발이 세 번 더 일어날 거라는 것. 당장 막아야만 한다! 소설 <폭탄>의 시작이다. 실제 지명이 많이 나오니 도쿄 지도를 켜놓고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오승호(고 가쓰히로) 작가 오늘 읽은 책 <폭탄>을 쓴 작가는 오승호라는 한국 이름과 고 가쓰히로라는 일본 이름을 갖고 있는 작가로 1981년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 교포 3세다. 2015년 <도덕의 시간>이라는 작품으로 수많은 예비 작가들이 선망하는 등용문 제6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뿐만 아니라 권위 있는 여러 상을 수상하고, 지난 2020년부터 3년 연속 나오키상 최종 후...
2009 술래의 발소리 미치오 슈스케 (1975~, 일본) <수상한 중고상점>을 쓴 일본 소설가 미치오 슈스케의 소설 한 편을 읽었다. 오늘 리뷰를 남기는 책 제목은 <술래의 발소리>, 14년 전인 2009년에 발표된 단편소설집이다. 미스터리한 느낌이 있는 공포소설인데, 예상보다 무섭진 않다. 지난번에 색으로 표현한다면 회색이라고 쓴 적이 있었던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처럼 어딘가 축축하고,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있다. 해당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포스팅 하단에 조금 적게 쓰고, 일단 작가와 그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써보려 한다.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들 다양한 분위기와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 <찾아올 이를 그리워하는 밤의 달> 이 책을 포함해 이제까지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 13편을 읽었다. 작년 봄, 이전에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출간됐던 작품이 <수상한 중고상점>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출간될 때 처음으로 미치오 슈스케라는 작가를 알았다. 처음 만난 작품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자연스레 그의 다른 작품들을 하나둘씩 찾아 읽게 됐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다양한 분위기와 장르를 다루는 능력에 놀라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일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절벽의 밤>과 <N>처럼 늘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참고로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 중에서 내 '최애' 작품은 <찾아올 이를 그리워...
2006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명랑한 갱 시리즈 2 이사카 고타로 (1971~, 일본) 제가 좋아하는 일본 소설가들 중 나만의 랭킹에서 상위로 꼽는 이사카 고타로, 그의 허를 찌르는 묘사와 유쾌한 이야기는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줍니다. 오늘 읽은 책은 그의 ‘명랑한 갱 시리즈’ 두 번째 순서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입니다. '명랑한 갱 시리즈'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2003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2006 <명랑한 갱은 셋 세라> 2015 지난 번에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인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를 읽었었는데요, 4인조 강도단의 유쾌한 케미와 속 시원한 결말이 한 편의 엔터테인먼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줬었습니다(실제로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명랑한 갱 시리즈 1탄 이사카 고타로 https://blog.naver.com/mininotersbook/223102840297 명랑한 갱 시리즈 1편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이사카 고타로, 유쾌한 일본 엔터테인먼트 소설 2003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명랑한 갱 시리즈 1 이사카 고타로 (1971~, 일본) 한편의 유쾌한 소설을 ... blog.naver.com 개성파 4인조 강도가 맞닥뜨린 네 개의 사건 나루세 인간 거짓말 탐지기 "나는 거짓말인지 아닌지 단번에 맞출 수 있지." 교노 24시...
2023 정말 잘 지내고 있나요?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당신에게 How are you 제나 커쳐 (미국) 적어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 누구나 일기를 써 본 경험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보통 일기는 솔직하게 쓴다. 하지만 100% 솔직하게 썼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제아무리 솔직하게 쓴다고 한들 혹시 누군가가 볼 것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쓰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상상만 해도 누군가 나의 일기를 읽는다는 건 나의 치부를 들추는 것만 같아 부끄러움을 넘어 수치스럽기까지 하다. 물리적인 기록으로 남게 되면 당연히 이런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러니 어느 정도 '손을 본' 일기가 적히게 되는데(그렇다고 부끄럽지 않은 건 아니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한 것 같은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알아차린다. 적어도 스스로를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주 자신을 속인다. "잘 지내?"라는 누군가의 질문에 "잘 지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정말 잘 지내고 있는 걸까? 일기장에 거짓을 적을 수 있고, 잘 지낸다고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은 진실을 안다. 적어도 스스로를 속일 수는 없다는 말을 되새기며 다시 물어보면 조금은 다른 대답이 나올지도 모른다. 잘 지내? 아니, 나 실은 잘 못 지내. How are you ? 제나 커쳐 @JennaKutcher 오늘 읽은 책은 미국 유명 팟캐스트 진...
2023 아들아, 돈 공부는 인생 공부였다 정선용 (한국) 내 블로그에 올리는 글은 대부분 소설과 관련된 것이다. 그렇다고 평소 소설만 읽고 있는 것은 아니다. 블로그에 잘 쓰지 않고 있을 뿐, 소설 다음으로 꾸준히 읽고 있는 분야는 경제분야다. 한데 경제책은 소설과 다르게 이야기처럼 줄거리가 있는 것이 아닌 데다, 하나의 주제나 현상을 제대로 이야기하려면 꽤 많은 제반 지식을 끌어와야 하기 때문에 하나의 포스팅으로 정리하기가 힘들어 글쓰기까지는 꺼리고 있었다. 그러려면 당연히 할애해야 하는 시간도 비례해서 늘어나는데, 시간적으로 엄두가 안 났던 것도 하나의 이유다. 소설과 관련된 포스팅도 조금 공을 들이자면 몇 시간이 걸리는데, 경제책의 경우 그렇게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리니까. 그런데 요즘 마음이 조금은 바뀌었다. 경제책뿐 아니라 소설 관련 글도 적잖이 마음을 비우고 매우 간단하게 핵심만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힘을 뺀다고나 할까. 앞으로는 소설뿐 아니라 경제도서, 경제 주간지, 에세이, 문학지나 잡지까지 활자화되어 있는 것이라면 뭐든 일단 읽었으면 적극 기록으로 남겨볼까 한다. 오늘 읽고 리뷰를 남기는 책은 <아들아, 돈 공부는 인생 공부였다>다. 2023년 5월, 이번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경제책 신간이다. 정선용(정스토리)님이 쓴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와 <아들아 부동산 공부해야 한다>에 이어지는 '아들아 ...
노래 한 곡 틀어놓고 시작합니다. 발표된 연도를 찾아보니 어느새 무척 오래됐네요.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1997 / 여행스케치 함께 걷는 소설 백수린 외 6인 (한국) 너 몇 살이야? 나랑 똑같네? 그럼 우리 친구할래? 어린 시절, 친구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놀이터에서 만난 또래 아이에게 너 몇 살이야? 혹은 너 몇 학년이야? 라는 질문 하나만으로도 그 자리에서 곧바로 친구가 될 수 있었으니까.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도 '동갑=친구'라는 등식은 성립했다. 그러다 수능을 마치고 스무 살이 넘어 대학 생활을 할 때부터는 이 등식이 조금씩 '참'이 아니게 됐다. 군대와 사회에서는 '거짓'에 가까워졌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른이 되면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않다. 똑같은 학교, 똑같은 교복, 똑같은 수업처럼 같은 시기에 같은 길을 걷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물론 나이 먹고 '친구할래?'라는 말 자체가 낯 뜨거워 꺼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소위 '코드'가 맞아 어울리는 사람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결코 철부지 시절 '친구'같은 느낌은 들지 않는다. 숫자상 중년이 된 나에게 어린 시절 골목과 놀이터에서 사귄 '친구'는 마치 멸종된 생물 같은 느낌마저 든다. 음... 더 나이를 먹고 주름살 만큼 넉살이 늘어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소리가 자연스레 나오면 그땐 다시 쉬워지려나. <함께 걷는 소설> 서두에 친구에...
음악 한 곡 틀어두고 시작합니다. 걱정 말아요 그대 / 이적 드라마 <응답하라 1988> OST 끌어안는 소설 정지아 외 6인 (한국) 어쩌면 가족이 제일 모른다. 지난 2015년 tvN에서 방영되어 큰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 덕선이의 대사다. 해당 에피소드에서 주인공 덕선이가 가족들에 대한 서러움에 오열하는 장면이 기억난다. 어쩌면 가족이 제일 모른다, 이따금씩 가슴에 와닿는 말이다. 가장 가까운 관계여서, 그래서 가장 서로를 잘 알 것 같은 가족이 오히려 서로의 마음을 몰라 상처를 주고받는다. 가족이라면 당연히 알아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서일까,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똑같은 서운함이라도 가족이 주는 것은 남이 주는 것보다 더 크게 와닿아 상처로 남기도 한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tvN 우리가 태어나 처음으로 맺는 관계는 대부분 혈연이다. 그 때문에 마음 한구석엔 '피는 물보다 진하다', 그러니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당연히 '팔은 안으로 굽을'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을지도 모른다. 서운하게 하더라도, 상처를 입히고, 입고 하더라도 '그래도 가족이니까'라는 부루마불의 우대권 같은 절대적인 말 한마디로 '퉁' 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된다. 바깥에서 남을 대할 때 본능적으로 조심하듯 가족끼리도 그런 조심이 필요한 법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엔 믿었던...
2015 루팡의 딸 시리즈 1편 요코제키 다이 (1975~, 일본) 있잖아, 나 오늘 남자친구네 집에 인사를 갔어. 그런데 말야... 상황이 이래. ...이거 아무래도 망한 것 같지? ㅎㅎ 레전드 도둑 집안 VS 레전드 경찰 집안 할아버지는 전설의 소매치기 할아버지는 전직 전설의 형사 할머니는 못 여는 자물쇠가 없지 할머니는 전직 군견 교관 아빠는 미술품 전문도둑 아버지는 현직 베테랑 경찰 엄마는 귀금속 전문도둑 어머니는 과학수사대원 오빠는 천재 해커 여동생은 교통경찰 고양이 한 마리 ......심지어 개도 은퇴한 경찰견이야 나는 레전드 도둑 집안의 딸. 내 남자친구는 레전드 경찰 집안의 아들. 나 어떻게 해? ㅠㅠ 오늘 리뷰를 남기는 책은 일본 소설가 요코제키 다이의 추리소설 <루팡의 딸>입니다. 전설의 도둑집안 딸이 전설의 경찰 집안 아들과 연애를 한다는 설정부터 무척 즐거운데요, 유쾌한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은 자리에서 한 권을 다 읽어버렸네요. 이 책은 2015년부터 시작해 2021년까지 다섯 편이 나온 '루팡의 딸' 시리즈 1편이기도 합니다. '루팡의 딸' 시리즈 <루팡의 딸> 2015 <루팡의 딸2 : 루팡의 귀환> 2019 <루팡의 딸3 : 홈즈의 딸> 2019 <루팡의 딸4 : 루팡의 샛별> 2020 <루팡의 딸5 : 루팡의 인연> 2021 실은 이 작품을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찾아 읽었던 게 아니라 <악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