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딸 요코제키 다이 일반인인 아내에게 내가 닌자인 걸 들키면 안 돼. 일반인인 남편에게 내가 닌자인 걸 들킬 순 없어. 엘리트 경찰 집안의 아들과 전설적인 도둑 집안의 딸이 만났던 <루팡의 딸>을 이은 닌자 부부가 나타났다. 남편과 아내 모두 대대로 내려오는 닌자의 후예이지만 서로의 정체는 꿈에도 모른다. 더군다나 남편의 닌자 가문과 아내의 닌자 가문은 오래전부터 앙숙인 관계다. 설상가상으로 부부는 지금 이혼이라는 큰 위기에 봉착했는데... ⓒkodanshabunk 2024년의 첫 번째 포스팅은 <루팡의 딸> 시리즈로 잘 알려진 일본 소설가 요코제키 다이의 신작 소설 <닌자의 딸>이다. 2022년에 발표되었고 국내에는 지난해 2023년 11월에 출간되었다. 원제는 <忍者に結婚は難しい>로 직역하면 ‘닌자에게 결혼은 어렵다’, 약간 부드러운 어감으로 손보자면 ‘닌자의 결혼은 어려워’ 정도가 되겠다. 한글판에서는 <루팡의 딸>이 익숙한 독자들을 겨냥해 <닌자의 딸>이라는 제목으로 정한 듯하다. 루팡의 딸 시리즈 일본어판 <닌자에게 결혼은 어렵다> 작가의 대표작 <루팡의 딸> 시리즈가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었듯이 이번 <닌자의 딸> 역시 드라마로 제작되어 일본 후지TV에서 방영되었다. 소설 속에서 상상했던 부부의 모습을 트레일러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 원작의 코믹한 요소가 더 강해진 듯한 느낌이었다. 국내 O...
2021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마사키 도시카 그간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좀 쉬었다가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오늘 읽은 책은 일본 소설가 마사키 도시카가 쓴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이다. 이웃 블로거 @책모리 님께서 추천해 주셨다. 제목부터 '그녀가 본 게 과연 뭘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전작에 이어 강렬한 붉은색 표지에 절로 눈길이 가고 스카프로 얼굴을 감싼 사람의 얼굴이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책은 지난달에 읽었던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의 후속편에 해당하는 작품으로(메인 줄거리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읽어본 바 나는 전작보다 이번 후속편이 더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책의 마지막 한 줄, 오랜만에 소름이 돋았다. 미쓰야 형사 시리즈 두 편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0. 다시 만난 매력적인 두 형사 미쓰야 슈헤이 : '괴짜' 또는 '천재' 형사 다도코로 가쿠토 : 찰떡궁합 파트너 형사 두 형사는 전작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에도 등장하니 두 작품을 합쳐 '미쓰야 형사 시리즈'라고 부르면 될 듯하다. 미쓰야 형사는 '괴짜' 또는 '천재' 형사로 불리며 날카로운 추리력과 세심한 관찰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핵심 인물이다. 홈즈와 왓슨, 김전일과 미유키처럼 '국룰' 같이 존재하는 파트너 형사 가쿠토는 경찰이라는 직업에 대한 열정이 있고, 성실하고 착하다. 그는 때때로 미쓰야 형사를 ...
2013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 이카가와시 시리즈 7 히가시가와 도쿠야 오늘 읽은 책은 시작부터 피식하는 웃음이 절로 나는 추리소설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입니다. 제목부터 벌써 시트콤 같은 느낌도 들고요. 그만큼 잔혹한 장면은커녕 허술한 성격의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케미가 재미있습니다. 이 소설로 팬들에게 '유머 본격 미스터리'라 불리는 작풍을 가진 히가시가와 도쿠야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됐는데요, 그가 쓴 작품들을 찾아보니 우리나라에 번역된 게 꽤 있었습니다. 오늘 처음 한 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제 취향과 맞아 아마 도장깨기(?)를 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이카가와시(市) 시리즈 1편 <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 2편 <밀실을 향해 쏴라> 3편 <완전 범죄에 고양이는 몇마리 필요한가> 4편 <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 5편 <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 6편 <빨리 명탐정이 되고 싶어> 7편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 특히 오늘 읽은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은 배경인 '이카가와시(市)'의 이름을 따서 만든 시리즈 중 하나였는데요, 시리즈는 무려 일곱 편이나 되네요. 한데 우연찮게 읽게 된 이 책이 하필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앞의 1~6편의 내용과 이어지는 건 없나 내심 걱정(?)도 하면서 읽었지만 전작들을 읽지 않았어도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
누군가 이 마을에서 사노 히로미 (1961~, 일본) 우리 마을은 안전한 마을입니다. 우리 마을에는 범죄가 없습니다. 만약 우리 마을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면 그건 100% 외부인의 소행입니다. 네? 어떻게 장담하냐고요? 우리 마을이 안전한 마을이기 때문입니다. ... 논리적으로 이상하다고요? 하하, 그럴 리가요. 그건 당신이 이상한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항상 옳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을은 언제나 안전한 마을입니다. 과거에도, 현재도, 앞으로도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린 항상 옳고, 이곳은 안전한 마을입니다. 절대로 틀릴 리 없습니다. 절대. 사노 히로미 오늘 읽은 책은 일본 소설가 사노 히로미의 작품 <누군가 이 마을에서>다. 세 개의 미스터리한 사건과 그릇된 신념을 바탕으로 뭉쳐있는 한 마을 이야기가 맞물리며 높은 짜임새를 보여준 소설이었다. 참고로 이 책을 쓴 작가 사노 히로미는 <내가 사라지다>라는 작품으로 제66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낯설게 느꼈던 것은 이번에 읽은 <누군가 이 마을에서>가 한국에 선보이는 그의 첫 번째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존에서 그의 이름으로 검색해 보니 <누군가 이 마을에서>, <내가 사라지다>를 포함해 다섯 편의 작품이 나왔다. <누군가 이 마을에서> 뿐 아니라 그 작품들도 곧 한글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누군가 이 마을에서> 일어판...
2020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1965~, 일본) 강렬한 빨간색 표지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고 제목부터 몹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오늘 읽은 책은 이웃 도서 블로거 @책모리 님의 추천으로 알게 된 일본 미스터리 소설 마사키 도시카의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다. 올해 번역본이 출간된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의 전작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행복한 가족에게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과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슬퍼하는 한 어머니, 얽혀있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리즈 두 편 참고로 오늘 읽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에 등장하는 두 형사는 후속작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에도 등장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시리즈가 된 것 같으니 만약 시리즈 이름을 붙인다면 해당 형사들의 이름을 붙여야 할까? 매력적인 콤비로 기억에 남는 그들이 후속작에서는 어떤 사건을 마주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마사키 도시카 일본 사이트에서 두 소설을 쓴 작가 마사키 도시카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찾아봤다.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를 통해 처음 이름을 알게 되어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 위의 두 작품 말고도 여러 작품을 집필했음에도 국내에는 두 편만 번역되어 있는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어느 날 평화로운 가정을 뒤흔든 사건, 착한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흉악범이 ...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 산장 시리즈 3편 히가시노 게이고 (1958~, 일본) 일본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이 또 나왔습니다. 제목은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전체 작품 중에서 시리즈로 구분한다면 <하쿠바 산장 살인사건 백마산장 살인사건>, <가면산장 살인사건>에 이은 산장 시리즈 3편에 해당되겠습니다. 신작 소설 호텔 시리즈 4편 <매스커레드 게임>이 국내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데요(출판사는 다릅니다), 저도 그저께 <매스커레이드 게임>을 다 읽어서 이번 주 중에 서평을 써야지 마음먹고 있던 차였습니다. 만약 한글판 신간이 나온다면 아무래도 신작인 라플라스 마녀 시리즈 3편 <마녀와 보낸 7일간>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설마 이 작품이 번역되어 나올 줄은 전혀 상상도 못하고 있다가 말 그대로 허를 찔렸습니다(무척 반갑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유는 이번에 처음 국내에 번역되는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가 최근에 쓰인 게 아니라 30여 년 전, 무려 1992년에 쓰인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신작이 아니라 신간이라 불러야 정확하겠네요. 90년대에 쓰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 중에 유일하게 한글로 번역되지 않았던 작품인 만큼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창기 작풍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울러 (소설 안에 담겨있을) 90년대 시대 풍경도 어떻게 묘사되어 있을지 궁금해지...
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1963~, 일본) 예에? 저보고 소방단에 들어오라고요? 저 소설가인데요??? 오늘 읽은 책은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 <변두리 로켓>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일본 국민 소설가 이케이도 준의 신작 소설 <하야부사 소방단>입니다. 작은 시골마을 의용소방단 이야기인데요, 도시에 살던 평범한 추리소설가가 시골 마을에 이사한 뒤 의용소방관이 되어 마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과 맞닥뜨리게 되는 줄거리입니다. 소설 제목의 '하야부사'는 일본어로 매隼를 뜻합니다. 그래서 소설 속에서 소방단의 상징이 매로 등장하죠. MSG를 약간 첨가해 우리말로 바꿔보자면 '보라매 소방단', '독수리 소방단' 등의 새 이미지로 그려볼 수도 있겠습니다(물론 매과科와 수리과는 다릅니다만). 왜 모른척하세요.... 우리 중학교 때 배웠잖아요. 계문강목과속종.... 소설 리뷰 읽으러 왔는데 뭐 그것까지 알아야하니 @아사히TV 아무튼, 소설은 빠르게 드라마화되어 내일 7월 13일 저녁 일본 아사히TV에서 동명의 제목으로 첫방송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소설 속 마을과 소방단의 모습이 영상에서는 어떻게 그려질지 몹시 궁금해집니다. 이미 소설을 읽으신 분이라면 주인공 미마 다로와 다치키 아야의 모습이 상상하던 모습과 비슷한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겠습니다. @Instagram 공식 계정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등장인물 관계도를 보니...
2000 의뢰인은 죽었다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2 와카타케 나나미 (1963~, 일본) 여탐정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코지 미스터리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일본 소설가 와카타케 나나미의 작품들 중엔 무려 7편의 소설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여탐정 하무라 아키라가 있습니다. 1996년에 1편 <네 탓이야>에서 처음 등장했고 2019년 7편 <불온한 잠>까지 등장했으니 그녀는 소설 속에서 약 20여 년간 살아있는 셈이네요. 지난번에 1편을 읽고 포스팅을 했었는데요, 오늘은 시리즈 2편 <의뢰인은 죽었다>를 읽고 간단히 리뷰를 써봅니다. 딱히 각 에피소드의 줄거리 요약은 쓰지 않았습니다.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제목 원제 <네 탓이야> 1996 <선물> <의뢰인은 죽었다> 2000 <의뢰인은 죽었다> <나쁜 토끼> 2001 <나쁜 토끼> <이별의 수법> 2014 <작별의 수법> <조용한 무더위> 2016 <고요한 뙤약볕> <녹슨 도르래> 2018 <녹슨 도르래> <불온한 잠> 2019 <불온한 잠>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탐정 하무라 아키라> @本の話 지난번 1편에 대해 쓰면서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는 2020년에 NHK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는 이야기와 일어판, 한글판의 표지 일러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했었습니다.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1편 ▼ <네 탓이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1편 와카타케 나나미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1편 <네 탓이야>...
플라이, 대디, 플라이 가네시로 가즈키 (1968~, 일본) 딸이 무참히 폭행당했다. 하지만 나는... 얼빠진 놈처럼 무력하다. 평범해도 이렇게 평범할 수 있을까 싶은 마흔일곱 살 회사원 스즈키, 늘 똑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늘 똑같은 시간에 퇴근하는 그에게 행복이란 곧 이런 안정적인 일상의 루틴을 깨지 않는 것이며 사랑하는 아내와 딸과 함께 평화롭고 오붓하게 지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행복은 오늘 산산조각 나버리고 만다. 아내의 급한 연락을 받고 도착한 응급실, 고등학생 딸이 누군가에게 심하게 얻어맞고 치료를 받고 있었다.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로 놀란 그의 앞에 가해자로 보이는 한 남학생과 그 학생이 다니는 고등학교 교사들이 다가왔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전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며 누가 봐도 억지로 시킨 듯한 사과와 함께 돈 봉투를 내밀고 있다. 딸의 앞날에도 좋지 않을 소문을 굳이 낼 필요 있겠냐며 협박에 가까운 말을 서슴지 않는 그들에게 스즈키는 살의를 느낄 정도였다. 비아냥이 섞인 말투로 '진짜 반성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남학생을 향해 참지 못하고 달려드는 스즈키다. 하지만 그 순간 남학생이 뻗은 주먹에 움찔해 자리에 주저앉고 만다. 그런 엉거주춤하는 모습의 스즈키를 비웃던 남자들은 유유히 병원을 빠져나갔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스즈키는 큰 자괴감을 느낀다. 딸은 그런 무력한 아버지에게 등을 ...
2015 명랑한 갱은 셋 세라 명랑한 갱 시리즈 3 이사카 고타로 (1971~, 일본) 오늘 읽은 책은 제가 좋아하는 일본 소설가 이사카 고타로의 2015년 작 <명랑한 갱은 셋 세라>입니다. 이 책은 ‘명랑한 갱 시리즈’의 세 번째이자 완결편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네 번째 작품이 나와 이 책이 완결편이 아니게 되길 바라보지만 발표된 지 벌써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가능성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3편이 2편 이후 9년 만에 나왔던 전례를 생각하면 아직 희망의 끈을 잡고 있어봐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명랑한 갱 시리즈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2003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2006 <명랑한 갱은 셋 세라> 2015 ▼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시리즈 1편 https://blog.naver.com/1mininotersbook/223102840297 명랑한 갱 시리즈 1편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이사카 고타로, 유쾌한 일본 엔터테인먼트 소설 2003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명랑한 갱 시리즈 1 이사카 고타로 (1971~, 일본) 한편의 유쾌한 소설을 ... blog.naver.com ▼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시리즈 2편 https://blog.naver.com/mininotersbook/223117265438 명랑한 갱 시리즈 2편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이사카...
폭탄 爆弾 오승호(고 가쓰히로) 곧 근처에서 무슨 일이 생길 것 같군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내 질문에 대답이나 제대로- 서, 선배님! 큰일 났습니다! 지금 시내에서 폭발 사고가....! 그것 보세요. 형사님이 마음에 드니까 알려드리는 겁니다. 이게 대체...? 지금부터 총 3회, 이다음에는 한 시간 후에 폭발이 일어날 겁니다. 도쿄의 한 경찰서 취조실, 폭행 혐의로 들어온 중년의 남자는 폭발 사고가 발생할 것을 예언한다. 술을 잔뜩 마셨다는 남자의 말에 코웃음을 치는 형사, 하지만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취조실에 뛰쳐들어온 후배 형사의 보고에 그의 예언이 뜬금없는 헛소리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눈앞의 남자는 그저 으쓱하는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앞으로도 폭발이 세 번 더 일어날 거라는 것. 당장 막아야만 한다! 소설 <폭탄>의 시작이다. 실제 지명이 많이 나오니 도쿄 지도를 켜놓고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오승호(고 가쓰히로) 작가 오늘 읽은 책 <폭탄>을 쓴 작가는 오승호라는 한국 이름과 고 가쓰히로라는 일본 이름을 갖고 있는 작가로 1981년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 교포 3세다. 2015년 <도덕의 시간>이라는 작품으로 수많은 예비 작가들이 선망하는 등용문 제6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뿐만 아니라 권위 있는 여러 상을 수상하고, 지난 2020년부터 3년 연속 나오키상 최종 후...
2009 술래의 발소리 미치오 슈스케 (1975~, 일본) <수상한 중고상점>을 쓴 일본 소설가 미치오 슈스케의 소설 한 편을 읽었다. 오늘 리뷰를 남기는 책 제목은 <술래의 발소리>, 14년 전인 2009년에 발표된 단편소설집이다. 미스터리한 느낌이 있는 공포소설인데, 예상보다 무섭진 않다. 지난번에 색으로 표현한다면 회색이라고 쓴 적이 있었던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처럼 어딘가 축축하고,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있다. 해당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포스팅 하단에 조금 적게 쓰고, 일단 작가와 그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써보려 한다.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들 다양한 분위기와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 <찾아올 이를 그리워하는 밤의 달> 이 책을 포함해 이제까지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 13편을 읽었다. 작년 봄, 이전에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출간됐던 작품이 <수상한 중고상점>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출간될 때 처음으로 미치오 슈스케라는 작가를 알았다. 처음 만난 작품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자연스레 그의 다른 작품들을 하나둘씩 찾아 읽게 됐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다양한 분위기와 장르를 다루는 능력에 놀라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일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절벽의 밤>과 <N>처럼 늘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참고로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 중에서 내 '최애' 작품은 <찾아올 이를 그리워...
2006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명랑한 갱 시리즈 2 이사카 고타로 (1971~, 일본) 제가 좋아하는 일본 소설가들 중 나만의 랭킹에서 상위로 꼽는 이사카 고타로, 그의 허를 찌르는 묘사와 유쾌한 이야기는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줍니다. 오늘 읽은 책은 그의 ‘명랑한 갱 시리즈’ 두 번째 순서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입니다. '명랑한 갱 시리즈'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2003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2006 <명랑한 갱은 셋 세라> 2015 지난 번에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인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를 읽었었는데요, 4인조 강도단의 유쾌한 케미와 속 시원한 결말이 한 편의 엔터테인먼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줬었습니다(실제로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명랑한 갱 시리즈 1탄 이사카 고타로 https://blog.naver.com/mininotersbook/223102840297 명랑한 갱 시리즈 1편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이사카 고타로, 유쾌한 일본 엔터테인먼트 소설 2003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명랑한 갱 시리즈 1 이사카 고타로 (1971~, 일본) 한편의 유쾌한 소설을 ... blog.naver.com 개성파 4인조 강도가 맞닥뜨린 네 개의 사건 나루세 인간 거짓말 탐지기 "나는 거짓말인지 아닌지 단번에 맞출 수 있지." 교노 24시...
노래 한 곡 틀어놓고 시작합니다. 발표된 연도를 찾아보니 어느새 무척 오래됐네요.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1997 / 여행스케치 함께 걷는 소설 백수린 외 6인 (한국) 너 몇 살이야? 나랑 똑같네? 그럼 우리 친구할래? 어린 시절, 친구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놀이터에서 만난 또래 아이에게 너 몇 살이야? 혹은 너 몇 학년이야? 라는 질문 하나만으로도 그 자리에서 곧바로 친구가 될 수 있었으니까.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도 '동갑=친구'라는 등식은 성립했다. 그러다 수능을 마치고 스무 살이 넘어 대학 생활을 할 때부터는 이 등식이 조금씩 '참'이 아니게 됐다. 군대와 사회에서는 '거짓'에 가까워졌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른이 되면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않다. 똑같은 학교, 똑같은 교복, 똑같은 수업처럼 같은 시기에 같은 길을 걷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물론 나이 먹고 '친구할래?'라는 말 자체가 낯 뜨거워 꺼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소위 '코드'가 맞아 어울리는 사람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결코 철부지 시절 '친구'같은 느낌은 들지 않는다. 숫자상 중년이 된 나에게 어린 시절 골목과 놀이터에서 사귄 '친구'는 마치 멸종된 생물 같은 느낌마저 든다. 음... 더 나이를 먹고 주름살 만큼 넉살이 늘어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소리가 자연스레 나오면 그땐 다시 쉬워지려나. <함께 걷는 소설> 서두에 친구에...
음악 한 곡 틀어두고 시작합니다. 걱정 말아요 그대 / 이적 드라마 <응답하라 1988> OST 끌어안는 소설 정지아 외 6인 (한국) 어쩌면 가족이 제일 모른다. 지난 2015년 tvN에서 방영되어 큰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 덕선이의 대사다. 해당 에피소드에서 주인공 덕선이가 가족들에 대한 서러움에 오열하는 장면이 기억난다. 어쩌면 가족이 제일 모른다, 이따금씩 가슴에 와닿는 말이다. 가장 가까운 관계여서, 그래서 가장 서로를 잘 알 것 같은 가족이 오히려 서로의 마음을 몰라 상처를 주고받는다. 가족이라면 당연히 알아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서일까,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똑같은 서운함이라도 가족이 주는 것은 남이 주는 것보다 더 크게 와닿아 상처로 남기도 한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tvN 우리가 태어나 처음으로 맺는 관계는 대부분 혈연이다. 그 때문에 마음 한구석엔 '피는 물보다 진하다', 그러니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당연히 '팔은 안으로 굽을'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을지도 모른다. 서운하게 하더라도, 상처를 입히고, 입고 하더라도 '그래도 가족이니까'라는 부루마불의 우대권 같은 절대적인 말 한마디로 '퉁' 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된다. 바깥에서 남을 대할 때 본능적으로 조심하듯 가족끼리도 그런 조심이 필요한 법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엔 믿었던...
2015 루팡의 딸 시리즈 1편 요코제키 다이 (1975~, 일본) 있잖아, 나 오늘 남자친구네 집에 인사를 갔어. 그런데 말야... 상황이 이래. ...이거 아무래도 망한 것 같지? ㅎㅎ 레전드 도둑 집안 VS 레전드 경찰 집안 할아버지는 전설의 소매치기 할아버지는 전직 전설의 형사 할머니는 못 여는 자물쇠가 없지 할머니는 전직 군견 교관 아빠는 미술품 전문도둑 아버지는 현직 베테랑 경찰 엄마는 귀금속 전문도둑 어머니는 과학수사대원 오빠는 천재 해커 여동생은 교통경찰 고양이 한 마리 ......심지어 개도 은퇴한 경찰견이야 나는 레전드 도둑 집안의 딸. 내 남자친구는 레전드 경찰 집안의 아들. 나 어떻게 해? ㅠㅠ 오늘 리뷰를 남기는 책은 일본 소설가 요코제키 다이의 추리소설 <루팡의 딸>입니다. 전설의 도둑집안 딸이 전설의 경찰 집안 아들과 연애를 한다는 설정부터 무척 즐거운데요, 유쾌한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은 자리에서 한 권을 다 읽어버렸네요. 이 책은 2015년부터 시작해 2021년까지 다섯 편이 나온 '루팡의 딸' 시리즈 1편이기도 합니다. '루팡의 딸' 시리즈 <루팡의 딸> 2015 <루팡의 딸2 : 루팡의 귀환> 2019 <루팡의 딸3 : 홈즈의 딸> 2019 <루팡의 딸4 : 루팡의 샛별> 2020 <루팡의 딸5 : 루팡의 인연> 2021 실은 이 작품을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찾아 읽었던 게 아니라 <악연...
2003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명랑한 갱 시리즈 1 이사카 고타로 (1971~, 일본) 한편의 유쾌한 소설을 읽었습니다. 캐주얼한 오락영화 한 편을 본듯한 느낌도 들었고요. 줄거리는 매력 넘치는 4인조 은행강도단 이야기인데요, 오늘 리뷰를 남기는 책은 이름 앞에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는 일본 소설가 이사카 고타로의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입니다. @朝日新聞 소설가 이사카 고타로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한 <불릿 트레인(마리아 비틀)>, <골든 슬럼버> 등의 소설을 쓴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는 2005년 발표된 이 소설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의 작가의 말을 통해 자신이 읽어보고 싶은 소설을 써보자,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4명의 강도단이 등장하는 이 소설이 세상에 나왔고요. <수상한 중고상점>, <용서받지 못한 밤>을 쓴 미치오 슈스케도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던 적이 있었죠. 읽고 싶은 이야기를 (없어서)직접 써서 읽는 수준은 대체 어떤 걸까 몹시 궁금합니다. '명랑한 갱'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의 4인조 강도단 이야기는 후속작 두 편을 포함해 '명랑한 갱'으로 이름 붙여 총 세 권의 시리즈로 나왔습니다.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2003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2006 <명랑한 갱은 셋 세라> 2015 2003년에 1편, 2006년에 2편이 나오고 한참 뒤인 9년 후에야 마지막 편이 나왔네요. 늦게...
오늘 소설 리뷰 포스팅은 음악 한 곡을 틀어두고 시작합니다. 오르골로 연주하는 캐논입니다. 2018 말도 안 되게 시끄러운 오르골 가게 다키와 아사코 (1981~, 일본) 이따금씩 인정이 사라진 내용이 담긴 뉴스 기사를 보면 물기가 바짝 마른 화분의 흙처럼 세상이 참 각박하고 팍팍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렇다고 뭐라 하기도 애매합니다. 일부러 그런다기보다는 저마다 먹고살기 바빠 남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는 탓에 생기는 일이 대부분이니까요. 기분이 살짝 가라앉을 때는 평소와는 다르게 책장도 잘 넘어가질 않습니다.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장편소설은 지루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이런 날은 단편소설이, 그것도 감성을 채워줄 만한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 저는 좋습니다. 오늘 읽은 책은 잠시 짬 나는 시간에 읽어도 좋을 책으로 일본 작가 다키와 아사코가 쓴 따뜻한 연작 소설 <말도 안 되게 시끄러운 오르골 가게>입니다. 손님의 마음을 읽고 맞춤 음악을 선물하는 남자 작은 항구마을, 조그만 상점가 구석에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가게가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무엇을 파는 곳인지 잘 모르지만 쇼윈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진열된 아기자기한 오르골들이 눈이 들어옵니다. 이곳에는 이미 완성된 오르골도 판매하고 있지만 손님의 요청에 따라 직접 음악을 담아주기도 합니다. 대부분 우연이지만 이곳에 들른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습니...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일본) 오늘 책리뷰는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라는 일본 소설입니다. 원제는 직역해보면 <업무의 중요한 모든 것은 아마가사키의 작은 서점에서 배웠다>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원제에서 말하는 '아마가사키의 작은 서점'이란 일본 효고 현에 실재하는 서점 '고바야시 서점'을 일컫습니다. 소설은 출판사에 갓 취업한 신입사원이 70년간 운영된 작은 서점 고바야시 서점의 주인과 만나 일을 대하는 자세를 배우고 성장해 나간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습니다. 원제도, 한글판 제목도 둘 다 줄거리와 잘 어울립니다. 그래... 취업만 했으면 됐지 뭐. 스물세 살, 도쿄 토박이 오모리 리카는 이제 막 출판사 신입사원으로 취업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대한 열정이나 목적이 있어서 취업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부모님이 걱정하실까 봐 조금 인지도가 있는 곳이면 아무 일이나 상관없었죠. 그녀는 하고 싶은 일도 딱히 없고 성격도 소심한 편입니다. 목표 의식이나 열정은 둘째치고 일단 무엇보다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그녀가 출판사에 취업을 했고, 뜬금없이 멀리 떨어진 오사카로 발령까지 받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래처 서점을 관리하는 임무를 맡게 되며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 밀려옵니다. 예에? 오사카 발령이라고요? 오사카라니! 도쿄 바깥으로 나간 본 적도 거의 없는 그녀는 걱정부터 앞섭니다. 아니...
2021 15초 후에 죽는다 사카키바야시 메이 (1989~, 일본) 오늘 읽은 책은 일본 소설가 사카키바야시 메이의 단편소설집 <15초 후에 죽는다>다. 15초 후에 죽는다는 제목부터 독특하고, 어딘가 도발적이기도 하다. 전부터 담겨있는 내용이 궁금했는데 마침 예약해둔 서울도서관에서 대출가능 알림 톡이 왔다. 서울도서관 이 소설을 쓴 사카키바야시 메이는 1989년생으로 30대 중반의 젊은 작가다. 참고로 며칠 전에 읽은 추리소설 <내 것이 아닌 잘못>을 쓴 작가 아사쿠라 아키나리도 1989년생으로 동갑이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평범한 내 손까지 와닿는 걸 보면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문학에도 서서히 세대교체가 되고 있는 듯하다. 사카키야바시 메이 @中日新聞 이 책 <15초 후에 죽는다>에는 총 4개의 단편소설들이 실려있는데, 이중 첫 번째 작품인 '15초'는 8년 전인 지난 2015년에 쓴 이야기다. 여기에 15초와 연관된 세 편을 더해 만들어진 이 책으로 데뷔를 했다. 이제껏 읽은 추리소설들 중에서 소재의 기발함이라는 측면에서 상위권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15초 후에 죽는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담긴 소설들 ① 15초 *** ② 이다음 충격적인 결말이 ③ 불면증 ④ 머리가 잘려도 죽지 않는 우리의 머리 없는 살인 사건 ** 책에 실려있는 네 개의 단편소설 중에서 나는 첫 번째 에피소드 '15초'가 가장 인상 깊었고, 그다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