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오늘은 베틀북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초등 친구들을 위한 이야기 책을 소개합니다. 식탁 위에 놓인 책 제목을 보고 둘째가 먼저 '봉그깅'이 무엇인지 물었어요. "그 대답은 언니에게 듣기로 하자."라며 첫째에게 이 책을 먼저 넘겼지요. 첫째가 읽고 제가 읽고 다음으로 외가가 제주도인 학생과 아빠가 스킨스쿠버를 하는 학생이 읽고, 이제 다시 책이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우리 조만간 이 이야기를 신문 기사로도 다시 제대로 읽어 보자." 그렇게 학생들과 약속을 했어요. 봉그깅이란 '줍다'의 제주 방언 '봉그다'와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다는 뜻의 '플로깅'을 합쳐 만든 표현입니다. 해양 쓰레기를 줍는 걸 뜻하지요. 제주 방언이 쓰인 만큼 제주 해양 쓰레기 수거와 관련이 있고, 실제로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 단체 '디프다 제주' 멤버들이 만든 말이라고 해요. 제주 바다는 육지에서 아는 것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해있어요. 관광객들이 버리는 쓰레기뿐만 아니라 육지에서 흘러 들어오는 쓰레기까지 심각한 수준의 오염이 진행되고 있죠.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한 바다. 이 책은 13살 소녀 지안이의 시선으로 바다의 외침을 보여주고 있어요. 지안이는 원래 촉망받는 주니어 태권도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이후 더 이상 태권도를 할 수 없게 되었고, 사춘기까지 찾아온 예민한 소녀는 깊은...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죠. 작가가 겹겹이 숨겨놓은 보물일 수도 있고 독자의 관점이 바뀌어서일 수도 있고요. 그림책도 예외가 아닙니다. 좋은 그림책은 이야기가 끝나지 않지요. 아이들과 처음 펼치는 날 보여주는 이야기와 한 달 뒤, 일 년 뒤, 또 이후로 간간이 꺼낼 때 우리가 발견하는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막스 뒤코스 그림책 <제자리를 찾습니다>를 읽을 때도 그랬어요. 출간되자마자 처음 딱 읽었던 날에도 작은 탄성이 터져나온 그림책이었는데, 이후로 1년 넘게 아이들과 펼칠 때마다 새로운 장면과 메시지가 도드라지더라고요. <제자리를 찾습니다> 프랑스어 원제는 <Le Vieil Homme et la Mare> 입니다. <노인과 못> 이라는 뜻이죠. 어떤 날은 노인이 더 집중되어 보이고 어떤 날은 연못이 더 주인공처럼 느껴져요. 또 어떤 날은 그 둘의 관계가 보입니다. 할아버지는 연못가에 살고 있었어요. 오랫동안 이 연못을 가꾸고 돌보았지요. 그러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옵니다. 땅 주인이 여기에 주차장을 만들 거래요. 할아버지에게 당장 떠나라고 했어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평생의 벗이었던 소중한 연못을 두고 떠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연못을 가져가겠다고 합니다. 연못을 돌돌 말아 척 들쳐 멥니다. 진짜 환상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어요. 입체적이고 연속적인 자연의...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그림책을 고르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평소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야기를 고르는 겁니다. 동물, 식물, 직업, 음식, 사물 등 아이가 자라면서 꽂히는 소재가 있는데 그 소재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고른다면 열에 아홉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쉬운 방법은 아이가 유독 좋아하는 그림책이 있을 때 그 책을 만든 글 작가님, 그림 작가님의 또 다른 책을 고르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비슷한 문체와 그림체를 때로 어른들보다 더 잘 구별해냅니다. 그래서 그림책을 부지런히 읽어주다 보면 차이와 특성을 읽어내는 아이의 세심함에, 지나간 책들에 대한 기억력에 놀라게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 강력 추천하는 방법은 그 시기에 맞는 책을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계기교육, 계기수업이란 개념이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안을 놓치지 않고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걸 뜻합니다. 예를 들어, 달력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우리가 알아야 하는 중요한 날이 있어요.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24절기도 있고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과 기념일도 있죠. 또 달력에 표시된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갑작스런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한민국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으로서 이슈의 내용을 알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제가 신문수업에서 '시의성'을 강조하는데, 이는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뜻이 아니...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딸들과 도서관에 갈 때 마음은 저도 소설책 하나 펼쳐들고 싶지만 직업 상 필요한 책들을 넘겨보게 됩니다. 특히 최근에는 맞춤법 관련 책과 관용구, 사자성어, 속담 등을 소개하는 초등 어휘 도서를 많이 살펴보고 있어요. 공부방 친구들이 툭툭 던지는 질문에 쉽고 정확하고 재밌게 설명해주기 위해서 저도 제 어휘 주머니를 가득 채우는 중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그 중 하나예요. <그래서 이런 관용어가 있대요> 입니다. 보통 이런 종류의 초등 어휘 교재들은 만화 형태나 문장 필사 형태가 많은데요. 이 책은 짤막한 스토리를 담고 있어서 잠자리 독서로 하루 한두 개씩 나눠 읽으면 천천히 어휘 창고를 채워줄 수 있겠더라구요. 잠자리 독서 시간에는 아이가 골라오는 그림책을 주로 읽지만, 이렇게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상식 도서도 몇 권 머리맡에 두고 조금씩 쪼개어 읽으면 여러 배경지식이 자연스레 쌓이는 것 같아요. 각 잡고 공부하는 느낌이 아니라서 좋고요. <그래서 이런 관용어가 있대요> 책 속에는 초등 교과에 등장하는 관용구가 실려있어요. 약 70개 정도입니다. 관용어란 둘 이상의 낱말이 합쳐져서 원래의 뜻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뜻으로 사용이 굳어진 말을 의미합니다. 1. 어떤 관용어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 느낌이 전해져요. '무릎을 꿇다', '손이 크다' 같은 표현들이요. 무릎을 꿇고 앉은 ...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말과 글은 생각과 감정에서 비롯합니다. 건강한 생각은 건강한 말과 글이, 아름다운 생각은 아름다운 말과 글이, 풍요로운 생각은 풍료로운 말과 글이 되죠. 마음이 단정하고 평온할 때의 언어와 두려움이나 충만감에 들뜬 언어는 다릅니다. 하지만 생각과 감정만으로 언어가 완성되는 건 아닙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원하는 깊이, 원하는 무게, 원하는 방식으로 잘 드러내기 위해서는 섬세하고 정교한 표현력이 요구됩니다. 언어의 시작점은 생각과 감정이지만 언어의 종착점은 표현력에 있는 것 같아요. 생각과 감정을 담아낸 그릇이 언어라면 그 그릇의 모양은 표현력인 셈입니다. 표현력의 핵심은 어휘에 있고요. 공부방 친구들과 한 달에 한 번 이상 감정카드 대화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장담하건대, 우리 공부방 친구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일 거예요. 차례로 감정카드를 골라서 거기에 적힌 감정어휘의 뜻을 설명하고 실제 경험에 비추어 알맞은 예문을 만들어요. 아이들은 진솔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고 검열하지도 않아요. 어떨 때 외로웠는지, 불쾌했는지, 철렁했는지, 흐뭇했는지, 뿌듯했는지, 통쾌했는지 등등 각자가 경험했던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미묘한 어휘의 차이를 숙지하게 됩니다. 감정카드 놀이 시간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예문 중 하나가 누군가의 거칠고 날카로운 말로 인해 친구들이 받은 상처에 ...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아이들과 그림책을 나누다 보면 엄마에게 더 큰 울림을 주는 책이 있지요. 피터 레이놀즈 작가님의 책도 그렇습니다. 어쩌면 어른을 위한 그림책.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나이에 상관 없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위로와 응원과 격려를 담고 있는 그림책. <다른 길로 가>를 소개합니다. 주말에 이 책을 둘째와 함께 읽으면서 이렇게 좋은 책을 빌려와줘서 고맙다고 제가 아이에게 오히려 고마움을 표했어요. 최근 2년간 거의 매달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제 안의 수많은 감정을 이겨내야 했는데요. 그 중 가장 큰 감정은 '두려움'이었어요. 단순히 조마조마한 마음이 아니라 무서움에 가까운 두려움이었지요. 불안과 두려움을 경험하는 이웃님들께 따뜻한 처방전 같은 이 책을 추천합니다. 정말이지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느껴지는 날. 나는 다른 길로 가 보기로 했습니다. 다른 길로 향하면서 내가 맨 처음 한 일이 뭔지 아세요? 바로, 걱정들을 거기에 내려둔 채 떠나는 것. 물론 걱정들은 난리를 쳤어요. "거기 서! 당장 돌아와! 우린 이제 어떡해?" 난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지요. "별일 없을 거야." 다른 길로 들어서서 걷다 보니 이번엔 의심이 스멀스멀 피어올랐어요. '내가 제대로 된 선택을 한 걸까?'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요? 이번에는 의심들을 바닥에 내려놓았어요. 물론 의심들도 난리를 쳤지요. "너 지금...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신문 수업에서 국제 정세를 이야기 하다 보니 전쟁 주제도 몇 달에 한 번씩 다루게 됩니다. 고학년 친구들은 신문 기사만으로도 배경 상황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저학년에게는 먼 나라의 전쟁 이야기가 그저 생경하고 무섭기만 합니다. 왜 도대체 인간은 끊임없이 전쟁을 하는지, 전쟁은 어떻게 시작되고 깊어지는지,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질문이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단절, 분쟁, 소통, 회복 등을 그리고 있는 그림책을 한 편 읽어주는 시간을 가지는데요. 대표적인 작품 하나를 소개합니다. 교과서 수록도서로도 유명한 그림책이지요. 송희진 작가님의 <황금 사과> 입니다. 아주 오래전 일이에요. 어느 작은 도시 한가운데 예쁜 사과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어요. 그 사과나무는 동네를 정확히 반으로 가르는 곳에 있었죠.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던 나무였는데 이제는 모두가 그 나무만 쳐다보게 됐어요. 거기에 황금 사과가 열린다는 걸 알아챘기 때문이에요. 그날부터 아랫동네와 윗동네는 황금 사과를 갖기 위해 싸우기 시작했어요. 사과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놓고 서로 다투기 시작한 것이죠. 문제는 그 싸움이 점점 격렬해졌다는 거예요. 어느새 두 동네의 사람들은 도시를 완전히 반으로 가르기로 해요. 땅바닥에 금을 긋고 금 오른쪽에 열리는 사과는 윗동네, 금 왼쪽에 열리는 사과는...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아이들이 인물 이야기를 워낙 좋아해서 다양한 종류의 인물 그림책과 위인전을 부지런히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마침 올해는 첫째의 한국사 공부와 맞물려 우리 위인 그림책도 많이 찾아보았어요. 이렇게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접하고 인물의 삶을 이끌었던 가치를 엿보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레 삶의 덕목을 배우고 가장 좋아하는 인물들도 생겨났습니다. 우리 첫째의 베스트 인물 중에 이 사람을 빼놓을 수 없어요. 바로, 왕가리 마타이입니다. 올해 첫째의 학교 독서노트에는 이 인물이 벌써 세네 번은 기록되었어요. 시중에 왕가리 마타이 인물책이 다양해서 차례로 읽는 재미가 있는가 봅니다. 언니 덕분일까요. 이모에게 물려받은 솔루토이 인물 전집에서 둘째가 가장 먼저 꺼내든 책이 이거였답니다. <마마 미티 왕가리 마타이>. 초등 1학년 둘째가 보기에 딱 알맞은 수준의 인물 그림책이었습니다. 왕가리 마타이는 케냐의 여성 환경 운동가입니다. 아프리카 그린벨트 운동을 창설하여 고향인 케냐는 물론 아프리카 전역에 나무 심기 운동을 전파한 인물입니다. 생태 환경의 변화는 사회, 경제, 문화적인 변화로 이어졌고, 이 공로를 인정 받아 노벨상도 수상했죠. 여자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던 시절, 학교에 다녔던 왕가리 마타이. 국비 장학생으로 미국 유학 기회를 얻어, 이웃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그...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나민애 교수님이 유퀴즈에 출연해서 <생각을 모으는 사람>을 언급한 후로 요즘 많은 분들이 찾으신다고 들었어요. 매년 지나치지 않고 펼쳐보는 그림책이 방송에서 언급되고 사랑받으니 반갑고,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다른 책들도 다시금 꺼내보게 되더라고요. 또한 <생각을 모으는 사람> 저자인 모니카 페트, 안토니 보라틴스키 작가님들의 다른 명작인 <행복한 청소부>도 펼쳐보고요. 요즘 목 아픈 엄마를 대신해 잠자리 그림책 낭독 봉사를 맡은 첫째가 어제는 <행복한 청소부>를 읽어줬어요. 최근 한 달 사이에 여러 번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다시금 감동이 밀려오고 마음과 정신을 다잡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거리의 표지판을 닦는 청소부 아저씨입니다. 아저씨는 자신의 삶을 매일 정갈하게 가꾸며 살고 있었어요. 아저씨는 맡은 일도 정말 잘하셨죠. 거리의 표지판은 닦아 놓았나 싶으면 금방 또 다시 더러워지도 마는데, 훌륭한 청소부인 아저씨는 더러움과의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날마다 새것처럼 깨끗하게 닦았어요. 아저씨는 자신의 직업을 사랑했어요. 자기가 맡은 표지판들을 사랑했고요. 더 이상 욕심 낼 것 없이 충만한 삶, 감사한 삶을 살고 있었어요.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변화는 예상치 못한 순간 찾아옵니다. 어느 날 한 아이가 엄마와 표지판을 보며 얘기를 나눴어요. 아이는 '글루크' 라고 쓰인...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이 계절이 되면 꼭 다시 꺼내보는 그림책 <산딸기 크림봉봉>을 소개합니다. 맛있는 건 다 좋은 우리 먹뚱이 둘째, 특히 달콤한 디저트를 좋아하는 아이가 읽을 때마다 행복한 상상에 빠지는 책이에요. 책 제목에 나온 산딸기 크림봉봉은 Blackberry Fool이라는 디저트를 말합니다. 블랙베리와 설탕, 우유와 바닐라를 섞어 부드러운 거품을 낸 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차갑게 먹는 디저트라고 해요. 책 속에는 이 디저트를 만들어 먹는 4개의 시간대가 차례로 등장합니다. 1710년 영국 라임, 1810년 미국 찰스턴, 1910년 미국 보스턴, 2010년 미국 샌디에이고. 100년의 시간 차를 두고 4세기에 걸쳐서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온 산딸기 크림봉봉과 이를 둘러싼 환경 변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300년 전 영국의 라임이라는 마을에서는 산딸기 크림봉봉 한 접시를 먹기 위해 모든 재료를 손수 준비해야 합니다. 엄마와 딸이 덤불을 헤치고 가시에 걸리면서 산딸기를 직접 손수 수확합니다. 딸이 젖소에서 우유를 받아오면 엄마는 우유 위에 뜬 크림을 걷어내고 나뭇가지 거품기로 휘젓기 시작하죠. 15분 정도 쉬지 않고 저으면 크림히 폭신하게 부풀어 오른대요. 딸은 우물까지 가서 물을 길어 와요. 산딸기를 그 물에 살살 흔들어 씻고 천으로 감싸 꼭꼭 주물러 씨를 걸러내요. 거기에 설탕을 더하고 생크림을 붓...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둘째가 읽고 다시 또 읽은 책 <구름을 키우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구름을 키우는 방법>은 <한밤의 정원사>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테리 펜과 에릭 펜 형제 작가님의 작품이에요. 반려구름이라는 기발한 상상력을 잔잔하고 달달한 그림으로 표현했고요. 아이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놓아주기와 거리두기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하고 감동적으로 풀어내고 있어요. 읽어주면서 엄마인 제게 더 큰 메시지를 전해줬던 책이기도 합니다.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살펴볼게요. 라지는 엄마 아빠와 공원에 갔습니다. 토요일의 공원은 새로운 볼거리로 가득하지만 라지는 구름 파는 아저씨에게로 향했어요. 반려구름은 이제 유행이 지난 아이템이지만 라지는 여전히 구름이 좋았거든요. 오늘 라지는 구름을 얻었어요. 여러 특별한 모양의 구름들이 있었지만 가장 평범함 모양의 구름을 골랐습니다. 구름을 키우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일단 라지는 구름에게 이름을 지어줬죠. '다솜'이라는 이름이에요. 그리고 꼬박꼬박 물을 주었습니다. 단, 너무 많이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고요. 계절이 바뀌는 동안 아기 구름이었던 다솜이는 제법 많이 자라났습니다. 점점 자라다가 이제는 천장을 다 덮을 만큼 커졌어요. 하지만 구름을 키우는 방법 설명서에는 커다란 구름에게는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다음 단계에 대한 설명은 나와있지 않았어요. 하지만 진정으로 ...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오늘은 난민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모래 언덕의 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모래 언덕의 길> 그림책은 프랑스 유니세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으로 이제는 지구촌 전체의 문제가 된 난민 문제를 감동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수단에 살던 일곱 살 소녀 탈리아는 어느 날 이유도 모른 채 가족들과 함께 고향을 떠나 타지로 향하게 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 허겁지겁 야반도주를 하게 되지요. 가장 친한 친구에게 인사도 하지 못했고 할아버지와도 함께 갈 수 없었어요. 소녀의 눈높이로 그려낸 이야기이기 때문에 자세한 배경과 상황 설명은 나오지 않습니다. 왜 이 가족이 고향을 그렇게 떠나야 했는지, 또 떠나기로 결정하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탈리아의 부모가 겪었을 수모와 고통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소녀의 고향이 아프리카 수단이고 엄마 배 속에 동생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전을 피해 전 재산을 털어 도망갔다는 걸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소녀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장면들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장을 넘기는 동안 몇 번이나 가슴이 먹먹해졌는지 몰라요. 이동 중에 실수로 오빠 카말을 잃어버렸을 때. 그 아들을 찾기 위해 부모가 눈물로 헤맬 때. 바다 위에서 여동생 아니사가 태어났을 때. 새 생명의 탄생을 사람들이...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여러 포스팅에서 언급한 적 있지만 우리네 정서, 우리네 풍경, 우리네 일상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그림책들을 사랑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기찬 딸> 역시 한국적 정취로 가득한 그림책이에요. 김진완 작가님 글, 김효은 작가님 그림이고요.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우리 엄마 이름은 '다혜'입니다. 다혜라는 이름 속에는 엄마가 태어나던 날의 가슴 쾅쾅 울리는 기막힌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어느 겨울날이었어요. 귀가 얼어 깨져 버릴 듯한 그런 날.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는 완행열차를 타고 먼 곳을 향하고 있었어요. 그때 외할머니 배 속에는 우리 엄마가 있었죠. 그런데 그날, 엄마는 세상 구경을 빨리 하고 싶었나 봐요. 외할머니는 갑작스레 싸한 진통을 느꼈죠. "보소, 얼라가...... 나올라캅니더." 달리는 기차 속. 창밖으로는 온통 눈 천지였고요. 열차 안 사람들은 모두 졸린 눈에다가 추위에 붉어진 코, 터진 입술이었대요. "으악!" 외할머니의 비명이 터져 나오자 열차 안은 금방 어수선해졌어요. 그때 한 할머니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지요. "차장 양반! 기차부텀 싸게 세우쇼! 남정네들은 우두커니 서 있지들 말고 후딱 인가에 뛰어가서 뜨신 물 좀 얻어오고!" 이 풍경, 정말 아름답지요...? 어둠이 꽉 내린 눈밭 옆에 기차가 멈춰 서고 아저씨들을 줄지어 인가를 향해 뛰어갑니다. "뜨신 ...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박쥐는 포유류에 속합니다. 날개가 있고 이름에 '쥐'가 들어가서 조류나 쥐과의 동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새처럼 날아다니는 유일한 포유류입니다. 이렇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박쥐의 특징에서 한 이야기가 비롯됐어요. 우리가 보통 '박쥐 같다'고 할 때의 의미가 <넌 누구 편이야?> 그림책에 담겨있습니다. 어느 날 동물 나라에서 사자와 독수리가 싸움을 시작합니다. 먹이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었죠. 둘이 어찌나 매섭게 싸워댔는지 독수리는 깃털이 마구 뽑혔고 사자는 온통 상처투성이가 되었습니다. 이 싸움은 이내 무리의 싸움으로 바뀌어요. 독수리는 날짐승 친구들을 불러모았고 사자는 들짐승 친구들을 불러모았거든요. 하늘의 왕 독수리, 들판의 왕 사자의 싸움은 이제 날짐승과 들짐승의 싸움이 되었어요. 그런데 박쥐 혼자 어느 편에도 들지 않고 망설이고 있습니다. 나는 어느 편에 붙을까? 그냥 지켜보다가 이기는 편에 붙어야겠다! 박쥐는 다리가 네 개인데 그 중 두 개가 날개처럼 나는 데 쓰여서 때로는 날짐승 같아 보였고 때로는 들짐승 같아 보였지요. 날짐승이 승기를 잡는 것 같아 보이자 박쥐는 냉큼 날짐승 편에 붙었습니다. 누구보다 열렬히 날짐승을 응원했죠. 하지만 갑자기 날짐승들이 지치면서 들짐승 쪽으로 기세가 기울기 시작했어요. 박쥐는 재빨리 땅에 엎드려 편을 바꿉니다. 들짐승 쪽으로 슬금슬금 ...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공부방 친구들과 그림책 활동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답변에 감탄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그림책 역시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준 책이었습니다. <프랭크, 다리가 일곱 개인 거미> 인데요. 나는 누구인가? 내가 가진 강점은 무엇인가? 이 강점이 없으면 나는 내가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무엇으로 규정되는가? 이 어려운 듯 어렵지 않은 이야기를 아이들 눈높이로 나눠볼 수 있도록 활동지 내용을 준비해보았습니다. 책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아요. 초등저학년은 물론이고 유아 동생들까지 두루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프랭크는 거미인데요. 자신의 다리 여덟 개를 사랑했어요. 프랭크가 가진 것 중 가장 큰 자랑거리였죠. 이 여덟 개의 다리로 열심히 움직이면서 엄청나게 멋진 거미줄 작품을 만들고 사람들을 골려주고 장난도 쳤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하룻밤 사이에 다리 하나가 사라집니다. 처음에 프랭크는 당황해서 잃어버린 다리 하나를 찾아 헤맸어요. 하지만 개미 친구들의 조언으로 이내 상황을 받아들이고 깨닫게 되지요. 다리가 일곱 개 뿐이라고 해서 프랭크가 더는 거미가 아닌 게 되는 걸까요? 더 이상 작품도 못 만들고 장난도 못 칠까요? 콩콩콩 뽈뽈뽈 움직이지도 못하는 걸까요? 아니오, 그렇지 않답니다. 달라진 모습으로도 뭐든 할 수 있어요. 여전히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요. 멋진 작품...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공부방 친구들에게 한 달에 한 번은 우리 옛 이야기를 읽어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옛날 옛적을 배경으로 하는 전래동화와 창작동화를 읽는 시간은 감칠맛 나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시간이자 우리 전통 생활상을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요즘 친구들에게는 생소한 옛 물건들과 놀이, 의복, 음식 등 우리 고유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지요. 또 아주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조상들의 교훈도 나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재밌는 옛 이야기 <신통방통 세 가지 말> 활동지를 준비했어요. <신통방통 세 가지 말>은 '좋은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는 가장 기본적인 교훈을 담고 있는 책이에요. 가난한 숯장수는 자기 코가 석 자이지만 자신보다 더 가난하고 아픈 이들을 외면할 수 없는 착하고 따뜻한 사람이에요. 장에서 오랜만에 숯을 제법 많이 팔아 보리쌀도 사고 생선도 사고 짚신도 샀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고개마다 줄줄이 배 곯고 아픈 이들을 만나 나눠줍니다. 마지막에 만난 거지 노인에게는 자기가 입고 있던 옷까지도 싹 벗어줬지요. 노인은 은혜에 보답이라도 하듯 신통방통 세 가지 말을 알려줍니다. 세 가지 말을 꼭 기억하고 행하라면서요. "하나, 바람 불면 타지 마라." "둘, 무섭거든 춤을 춰라." "셋, 반갑거든 설설 기어라." 요상한 주문 같은 말이지만 이 세 가지 말은 숯장수의 인생을 바...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오늘은 둘째가 초등 입학 후에 꾸준히 챙겨 보고 있는 철학동화 전집 <오르다 작은 철학자>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글과 그림만으로도 추천하고 싶은 책인데요. 동봉된 활동자료지가 워낙 구성이 알차서 더욱 이 시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작은 철학자 시리즈는 예비 초등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어린 친구들의 사고력 발달 과정에 맞춰 생각할 거리를 풍부하게 제공하는 책입니다. 오랜 세월 세계 곳곳에서 전해 내려온 민담, 전설, 신화 등 옛 이야기는 물론이고 유명 철학자들의 메시지까지 담고 있는데요.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생각할 거리가 툭 튀어나오더라고요. 문학적인 재미는 물론이고 철학적인 질문까지 담고 있어서 몇 번씩 곱씹어 읽기 좋은 시리즈입니다. 오늘은 그 중 한 권을 소개할게요. <장미의 진짜 주인> 이라는 책이에요. 이 이야기는 아르메니아 설화로 아르메니아 왕궁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첫 장을 펼쳐 '아르메니아'를 발견하자 아이는 우선 아르메니아라는 나라가 실제로 있는 나라인지, 어디에 있는지,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했어요. 지리적으로는 서아시아에 위치하고 있지만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는 유럽에 가까워서, 여러 국제기구에서는 유럽 소속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는 나라라고 합니다. 이 왕궁에 살고 있는 임금님은 한 어린 장미나무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주 오...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첫째가 정말 재밌게 읽은 책 한 권을 소개해요. 오노 마사토 작가님의 <실패도감> 입니다. 표지부터 아이들 눈길을 딱 사로잡는 책이죠? '찌질하지만 위대한! 웃기지만 감동적인!' '위인들의 실패 극복기'라는 소개글을 보고 인물 이야기를 사랑하는 친구들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거예요. 무수한 실패를 딛고 끝내는 성공한 위인들의 경험담을 나눠주는 책인데요. 라이트 형제, 공자, 아인슈타인, 스티브 잡스, 코코 샤넬 등 20명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성공에 집착했던 라이트 형제! 이상이 너무 높았던 공자! 잘하는 것 말고는 다 못했던 아인슈타인! 회사에서 쫓겨났던 스티브 잡스! 촌스럽다는 말을 들었던 코코 샤넬! 챕터 제목을 보면 '실패'에 집중하고 있어요. 성공이라는 최종 결실보다 과정에서의 실패를 주제로 하고 있어서 다가서기 어려운 완벽한 인물이 아니라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친근한 인물로 느껴져요. 고전적인 위인부터 현 시대의 위인들까지 다양하게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 좋았고요. 또 낯선 인물도 등장해서 좋더라고요. 일본 작가님의 책이다 보니 일본 소설가인 나쓰메 소세키, 일본 만화가인 데즈카 오사무, 일본 시인인 요사노 아키코가 실려있는데 이렇게 새로운 인물을 접할 수 있는 책은 그 자체로 또 소중한 것 같습니다. 애플 유저 첫째는 역시나 스티브 잡스부터 읽었고요. 디자이너가 꿈인 둘...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오늘은 며칠 전에 소개해드린 그림책 <별명 그리는 아이> 활동지를 준비했습니다. <별명 그리는 아이> 개성을 키워나가고 싶은 초등학생을 위한 그림책 추천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우리 일상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우리 작가님들의 창... blog.naver.com 그림책 속 교실 풍경이 너무 낯익고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모습도 친근해서 공부방 친구들에게 꼭 읽어주고 싶더라고요. <별명 그리는 아이>는 단순히 '별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나와 친구들의 '개성'을 발견하고 존중하면서 '자존감'을 쑥쑥 키워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모두는 나만의 것을 가지고 있어요. 나만의 외모, 나만의 성격, 나만의 몸짓, 나만의 취미와 특기, 나만의 꿈까지. 그게 때로는 내 마음이 들지 않을 수도 있고 또 때로는 엄청 자랑스러울 수도 있어요.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소중히 여기고 점점 더 가꿔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이 책을 통해 대화의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또 '별명 짓기' 독후활동을 빼놓을 수 없겠죠?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별명을 지어주는 활동지를 만들어보았어요. 별명을 지어주고 싶은 사람의 얼굴, 행동, 성격, 취미, 특기를 떠올려 보고 개성 있는 별명을 지어주는 활동입니다. 이미 내가 지어준 별명도 좋고요. 남이 아닌 나 자신의...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엄마 올리거입니다 :) 우리 일상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우리 작가님들의 창작 그림책은 언제나 반갑고 흥미롭지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별명 그리는 아이> 역시 표지 속 어딘가 낯익은 소녀의 모습만으로도 내용이 마구 궁금해지는 책이랍니다. 초등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다 친구들 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고민하는 초등학생의 현실적인 모습이 담겨 있어서 저학년 친구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고민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학교 쉬는 시간에 아이엠그라운드 놀이를 하다가 자기 별명을 대는 순간에 말문이 막혔어요. 하나에게는 딱히 별명이 없었거든요. 특별하게 잘하는 것도 없고 눈에 띄는 특징도 없이 평범한 아이. 아무도 하나에게 별명을 지어주지 않았어요. 하나는 교실을 둘러보며 생각합니다. 딸기를 좋아하고 얼굴 모양까지 딸기를 닮아 '딸기 공주'라고 불리는 친구도 있고, 평소에 말수가 적고 조용해서 '묵언 수행'이라 불리는 친구도 있어요. 선생님만큼이나 키가 큰 '전봇대' 뜀틀을 잘 넘는 '조메뚝' 성이 염씨라서 '염소똥' . . 모두들 개성이 있고 별명이 있는데 하나는 자기만 별명이 없다는 사실에 힘이 쭉 빠지고 등이 화끈거렸습니다. 심지어 학교 앞 똥개에게도 '돌돌이'란 별명이 있는데 말이죠. 그렇게 하나는 자신의 별명을 찾아 나서요.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답니다. 하나는 연습장을 펼치고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