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석슬픔 #안단테_글 #소복이_그림 그림책입니다. <그 녀석, 걱정>을 읽고 좋아서 이어 읽는 시리즈입니다. 그 녀석, 슬픔 저자 안단테 출판 우주나무 발매 2024.11.01. #쓰는생각사는핑계 #이소호_에세이 이소호 시인의 에세이 좋아해요. 좋은데 싫고, 싫은데 좋고.. 실은 그런 감정들이 공존합니다. 제겐 묘한 작가입니다. 그래도 시인의 글은 꼭 추천하고 싶고요. 쓰는 생각 사는 핑계 저자 이소호 출판 민음사 발매 2024.10.30. #조금망한사랑 #김지연 / 소설 김지연 소설가의 <반려빚>이라는 단편을 좋아해요.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다면, '잘 썼다 정말' 이렇게 말하고 싶은 소설이었어요. 그 이후 계속 찾아 읽게 되는 작가입니다. 조금 망한 사랑 저자 김지연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4.10.21. #무지의즐거움 #우치다다쓰루 '지적 흥분을 부르는 천진한 어른의 공부 이야기'라는 부제에 끌렸습니다. 요즘 공부가 재밌어요. 이 책은 유유의 편집자와 박동섭 번역자가 일본의 지성 우치다 다쓰루 선생에게 질문을 던지고, 선생은 그에 대한 답을 하는 형식으로 실렸습니다. 질문은 짧고 답은 길어요. 올해가 가기 전에 천천히 읽어보려고 해요. 무지의 즐거움 저자 우치다 타츠루 출판 유유 발매 2024.11.04. #사랑과통제와맥주한잔의자유 #김도미 제목이 너무 멋지지 않나요? 제목보다 내용은 더 좋을 것 같아 기대하고 있는 책입니...
#해리포터와마법사의돌 #미나리마에디션 #JK롤링 제가 드디어 해리포터를 읽기 시작합니다. 얼마 전에 정소연 작가의 <<앨리스와의 티타임>>이라는 소설집을 읽고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주변에 시리즈 순서를 물어보니 마법사와 돌이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 구입한 책이 미나리마 스튜디오와 협업한 책이라서인지 책이 진짜 예뻐요. 책에 삽입된 삽화도요. 3D 입체입니다. 너무 기대됩니다. 헤어 나오지 못하며 어쩌죠 ㅎ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미나리마 에디션) 저자 조앤 K. 롤링 출판 문학수첩 발매 2020.10.20. #한강 #디에센셜_한강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고 있어요. 11월엔 <작별하지 않는다>와 <흰>을 완독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궁금해져서 구입한 <디 에센셜 한강>입니다. 소설 <희랍어 시간?,<회복하는 인간>,<파란 돌>과 다섯 편의 시, 일곱 편의 산문이 수록되어 있어요. 생각해 보니 한강 작가의 산문을 읽은 기억이 거의 없더라고요. 이번 기회에 접하게 될 것 같습니다. 꼭 한 편이 아니라 작가의 여러 작품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좋아하실 것 같아요. 디 에센셜: 한강(무선 보급판) 저자 한강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3.06.01. #사랑은무한대이외다 #김명순 #박소란_엮음 / 에세이 독서모임 '소심'에서 <<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를 읽고 있는데요, 같이 읽을 텍스트로 선택한 책입니다....
11월의 시작과 함께 읽고 싶어서 도서관에 미리 신청한 책이 정말 딱 맞춰 도착했어요. 어쩐지 11월의 시작, 느낌이 좋습니다. ^^ #고쳐쓰는마음 #이윤주 / 에세이 '《고쳐 쓰는 마음》은 우울증 치료를 계기로 삶의 벼랑에서 겨우 멈추어 서서 자신을 돌아보게 된 한 생활인의 조용한 기록이자, 안전한 회복기, 그리고 우울과 함께 살며 읽고 쓰고 본 것들에 대한 ‘마음 일기’다.(출판사 책 소개 발췌)' 이 한 문장이면 책에 대한 소개가 될 것 같아요. 책 표지에 적힌 '이 책을 읽고 나면 진짜로 살고 싶어진다' 이 문장도 참 좋았고요. 고쳐 쓰는 마음 저자 이윤주 출판 읻다(ITTA) 발매 2024.08.28. #어떤비밀 #최진영 / 에세이 최진영 소설가의 에세이입니다. 24절기에 맞춤한 편지와 산문을 담았다고 해요. 계간지에 실렸던 작가의 일기를 읽는 것도 너무 좋았는데, 가득 실린 작가의 편지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요. 어떤 비밀 저자 최진영 출판 난다 발매 2024.10.25. #죽을때까지나를다스린다는것 # 기시미이치로 / 인문학 #불안우울강박스스로벗어나기 #지윤채 이 두 권의 책은 10월, 마음이 힘들 때 찾아보게 된 책들입니다. 지금은 많이 편안해졌지만, 어떤 일들은, 어떤 마음들은 계속 반복되기도 하니까 천천히 읽어보려고요. 기시미 이치로의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최근 <<미움 받을 용기>>를 읽을 때만 해도 내가 읽어온 ...
드디어, 10월이 지나갔습니다. 10월은 너무 힘들다고 징징거리면서 보냈거든요. 저는 늘 도망치지 않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고 생각했어요. 책은, 정답을 주지는 않지만 다르게 생각할 힘을 준다고요. 해결해 주지는 않지만 해결할 수 있는 태도를 가지게 해준다고요. 그런 마음으로 10월은 책을 읽은 것 같아요. 머리가 복잡할수록, 뭔가 잡생각이 많을수록요. 그러다 보니 10월엔 스물다섯 권의 책을 읽었어요. 읽은 책 대부분 리뷰를 적었고요. 책 속에서 만난 문장들이 이번 달의 저를 붙들어 주었던 게 분명한 거 같습니다. 168. 외국소설 / 키르케 / 매들린 밀러 / 이봄 169. 청소년에세이>시 / 오늘 아침 기쁨이 나를 깨웠어 / 레나 라우바움 / dodo 170. 한국에세이 /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 진은영 / 마음산책 171. 인문학 / 문학, 내 마음의 무늬 읽기 / 진은영, 김경희 / 엑스북스 172. 외국시 / 우리 등 뒤의 천사 / 니시 가즈모토 / 황금알 173. 그김책 / 여전히 나는 / 다비드 칼리 / 오후의 소묘 174. 외국에세이 / 몸과 이야기하다, 언어와 춤추다 / 이시다 센 / 1984Books 175. 한국에세이 / 두 여자의 인생편집 기술 / 김은령, 마녀체력 / 책밥상 176. 한국에세이, 독서 에세이 / 고요한 읽기 / 이승우 / 문학동네 177. 그림책 / 인생은 지금 / 다비드 칼리 / 오후의 ...
메리 루플, <<나의 사유 재산>>, 카라칼, 2021년 2월 출간 박연준 시인이 산문집 <<마음을 보내려는 마음>>에서 메리 루플에 관해 쓴 글이 있다. 메리 루플은 별난 작가다. 어떻게 별난지 묻는다면 '너무 뾰족해 주머니에 구멍을 낼 수밖에 없는 별처럼' 별나다고 하겠다. 별처럼 별나다니! 그녀를 표현하는 비유로 알맞은 것 같아서 혼자서는 흡족하다. (...) 한 존재의 뭉툭한 마음 귀퉁이를 뚫어주는 글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메리 루플은 그런 일을 한다. 이게 그녀의 일이다. _ <<마음을 보내려는 마음>>, 박연준, p184 이런 소개는 너무 궁금하게 하지 않나. 나는 잘 모르는 작가지만, 그때부터 머릿속에 계속 '메리 루플'을 담고 다녔다. 도서관에서 책을 발견하고 빌려오면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처럼 뿌듯했다.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와우. 이 감탄사에는 많은 의미가 남겨있는데, 좋다, 어머나, 이렇게, 이런 문장을, 뭐.. 그런 잡다한 좋음에 관한 많은 의미들이. 작가가 표현한 슬픔의 표현들, 폐경에 관한 글. 그랬다. 폐경에 관한 글을 읽으며 마치 내게 당장 당도한 것처럼 격렬한 감정을 느꼈던 거다. 작가가 슬픔을 색으로 표현한 글들. 색은 또렷하지 않은데 작가가 말할 때 어머, 그러네 싶어진다. 이런 책을 읽으면 한동안 멍해진다. 이걸 표현할 수 없어서 답답하고. 그런데 그 걸 박연준 시인은 '별처럼 별나다'고 시인처럼...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스쳐 지나갔다. 헤어진(떠난)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그(그녀)를 오히려 더 선명하게 기억해 내고야 마는, 어떤 장면이. 너는 없지만, 나는 여전히 널 기억해. 보고 싶고. 너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함께 먹든 음식, 함께 갔던 카페. 하나하나 선명히 떠올라. 마치, 고백하듯 읊조리는 장면들은 슬퍼서 아름다웠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던 해변에 다시 가고 싶어. 당신도 기억하지? 매번 만나던 개를 집으로 데려오고 싶어 했잖아. 당신에게서 나던 숲 내음을 맡고 싶어. 여전히 그 향수를 쓰고 있을까? 여전히 나는, 당신과 별이 가득한 밤을 보내고 싶어. 한숨도 자지 않고 떠오르는 아침을 같이 맞이하고 싶어. ... 당신만 괜찮다면, 커피 한 잔 함께 마시고 싶다는 거야. 우리들의 카페는 기억하지? 그리워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마주하고 있는 순간은, 슬프기만 한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기다리는 마음이, 언젠가 마주하게 될 순간과 맞닿을 수 있기를. 여전히 나는 저자 다비드 칼리 출판 오후의소묘 발매 2024.09.05. 다비드 칼리 (글) 스위스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살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며, 그림책, 만화, 시나리오, 그래픽 노블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합니다. 정기적으로 글쓰기 강좌를 열고, 여러 일러스트레이션 교육기관에서 강의를 하며 폭넓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5년...
읽을 책을 매달 잔뜩 쌓아두면서도 또... 기웃거린다. 그날의 감정, 기분, 날씨..에 따라 읽고 싶은 분야의 책들이 생기고. <<생각이 너무 많은 나에게>>는 읽고 리뷰를 썼다. 【인문학<심리학 책 추천】 생각이 너무 많은 나에게, 변지영 "항상 당신을 가로막는 건 언제나 생각'이었다!" 그랬다. 생각은 길고, 길어지면 생각에서 ... blog.naver.com 메리 올리버 시인의 <<휘파람 부는 사람>> 책 표지, 하단에 적힌 '모든 존재를 향한 높고 우아한 너그러움'이라는 문장이 참 좋았다. 우아한 너그러움이라니. 책을 덮고, 겨울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어쩐지 겨울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어디서든 너그럽게. 그렇게 폭풍은 지나갔다. 그 폭풍은. 이따금 나는 좀 거칠게 태어났더라면 완전히 숲으로 들어갔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직 내 일, 고독, 친구 몇 명, 책, 개들, 모든 평화로운 것들에만 전념하며 언제든 명상과 일을 할 준비가 된 삶을 살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저 세상의 비천한 영혼들에게 받는 마음의 상처와 실망을 피하기 위해서만이라도 말이다. 하지만 그건 부질없는 생각이다. 우리 가운데 가장 고독한 사람도 습관에 의해, 그리고 도덕적인 세상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가장 용감한 꿈의 실현을 위해 공동체의 삶을 살기 때문이다. 인간 행동의 회오리바람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평온한 날이 온다. 온종일. 그러다 악이 온다. 길...
정소연, <<앨리스와의 티타임>>, 래빗홀, 2024년 10월 출간 아이돌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초기 노래 중에 <9와 4분의 3의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다. 큰 아이가 덕질 중인 아이돌이라 귀가 따갑게 얘기를 듣는 중인데, 이 노래의 제목을 듣고 나서 "야, 무슨 노래 제목이 그러냐!" 말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 나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지 않은 사람이다. 호크와트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매 새 학기마다 학부모들이 킹스 크로스역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학생들을 배웅한다. 이것도 검색해 찾아낸 내용이다. 정소연 소설가의 <<앨리스와의 티타임>>을 읽으면서 세계와 세계 사이를 연결하는 '문'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쪽과 저쪽을 오갈 수 있지만 눈에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하는(특정인들에게만 보일 수도 있는) 그런 문. 누구나 들어갈 수 있지만, 누구나 들어갈 수 없는 그런 문. 묘한 느낌이 들어 계속 검색창에 생각나는 단어를 넣고 검색했다. 그러다 발견한 게 킹스 크로스역 9와 4분의 3 승강장이었다. 그러고 나니 연쇄반응처럼 투모로의바이투게더의 노래 제목이 떠올랐던 거다. 숨겨진 9와 4분의 3엔 함께여야 갈 수 있어 비비디 바비디 열차가 출발하네 비비디 바비디 우리의 매직 아일랜드 이 터널을 지나면 눈을 뜨고 나면 꿈속은 현실이 돼 내 영원이 돼줘 내 이름 불러줘 - <투모로...
변지영, <<생각이 너무 많은 나에게>>, 오아시스, 2024년 7월 출간 "항상 당신을 가로막는 건 언제나 생각'이었다!" 그랬다. 생각은 길고, 길어지면 생각에서 공상으로, 상상으로, 망상으로 이어진다. 대체로 그렇다. 걱정하는 문제에 대한 생각일수록 좋은 생각으로 끝날 때보다 나쁜 생각으로 마무리되어, 마음에 쿵, 돌덩이를 하나 얹은 채 끝나게 된다. 아니, 끝나지 않는다. 돌탑을 쌓듯 계속 그 위로 쌓인다. 책 처방전이 있다면, <<생각이 너무 많은 나에게>>는 지금 내게 딱 알맞은 처방이었다. 그놈의 생각! 생각! 하면서 몇 주를 보냈으니까. 포스트잇을 얼마나 붙이면서 읽었던지. 일독을 하고, 포스트잇 붙인 페이지만 다시 읽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내가 이 책에서 찾아낸 보물 같은 단어는 '자기 주제'다. 우리가 반복해서 겪는 어려움과 문제들은 나 자신의 감정 습관, 생각 패턴,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통해 증폭될 때가 많습니다. 내 특유의 경향성 그리고 그 경향성과 관련된 '자기 주제'는 단순히 마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과 경험하는 사건들에도 영향을 끼치지요. 이를테면 자기 주제가 '소외되거나 혼자 남겨지는 것만큼은 피해야 한다'인 경우에는 늘 타인에게 맞추고 순응하다 보니 상대방이 함부로 대해도 꾹 참거나 웃음으로 넘기면서 갈등을 회피하는 일을 자주 경험하게 됩니다. (...) 자기 주제가 '무시...
여기 스물두 개의 동사가 있다. 만지다 / 건너다 / 돌아보다 / 낫다 / 고르다 / 달리다 / 이야기하다 / 기다리다 / 노래하다 / 잊다 / 울다 / 떨어지다 / 쓰다 / 입다 / 돌아가다 / 밀다 / 가시다 / 뛰어오르다 / 자다 / 그만두다 / 듣다 / 춤추다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쓰는 단어이기도 하고, 매일 우리가 하는 행동이기도 한 스물두 개의 동사가 글 안에서 굴러다니다. 마치 입안에 단어를 넣고 굴리듯. 뭔가 질감이 느껴지는 문장들을 만났다. 거칠기도 하고, 매끄럽기도 하고, 폭신하기도 한 느낌인데 그래서 한 마디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마치 흑백 요리사에서 안성재 셰프가 "모든 재료가 입안에서 다 느껴져요."라고 했던 음식평처럼. 다 느껴지는 게 싫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좋았다. 생생하게 감정이 느껴졌다. 실은 그래서 아팠다. 무심히 넘기고 싶은 감정이 있으니까. 아닌 척, 괜찮은 척하고 싶은 것도 있으니까. '그냥, 좀 그래도 되지 않아요?' 생각할 때마다 글이 붙잡아 말을 걸었다. '아니, 그러지 마. 제대로 응시해 봐. 그리고 피하지 마.'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말을 너무 많이 하고 했던 말도 기억해 두려고 애쓰다 보니, 오히려 모두 흐릿해진다. 잊어버리는 건, 앞으로 벌어질 일이 밝고 즐거워서일지 모른다. 맞아, 그렇다. 겨우 이르러 눈을 떴다. 너무 깊이 생각하면 좋지 않다. 그렇게 이불솜에는 ...
다비드 칼리 그림책 <<여전히 나는>>을 읽은 뒤 작가의 다른 책들을 찾아봤다. 도서관에 있는 두 권의 책을 빌려와 읽었다. #인생은지금 #다비드칼리 #세실리아페리_그림 드디어 은퇴야! 이제 우리 마음대로 살 수 있어. 은퇴 후 마음대로 살 수 있다는 기쁨에 빠진 할아버지와, 그래그래, 그렇지만 우선 할 거 좀 하고 다음에 천천히,라고 말하는 할머니의 이야기다. 왜 자꾸 내일이래? 인생은 오늘이야. 다 놔두고 가자. 어디로? 몰라. 그냥 숨이 찰 때가지 달려서 강물에 뛰어들자. 그리고 소리칠 거야. 당신을 사랑한다고. 대체 왜? 일일이 이유가 필요해? 그러다 시간이 다 가버린다고. 나랑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싶지 않아? 내 인생은 이미 여기 있는걸. 인생은 쌓인 설거지가 아니야. 지금도 흘러가고 있잖아. 가자! "인생은 쌓인 설거지가 아니야." 이 문장 너무 좋다. 지금도 흘러가고 있는 게 인생. 인생은 지금. 인생은 지금 저자 다비드 칼리 출판 오후의소묘 발매 2021.03.15. #난나의춤을춰 #클로틸드들라크루아_그림 앞의 그림책이 은퇴 후 노년의 이야기를 삶에 빗대어 담았다면, <<난 나의 춤을 춰>>는 이제 막 살을 배워가는 아이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인이 자신을 바라보는 기준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던 오데뜨. 그러다 자신이 너무 좋아하는 책의 작가를 만난 뒤, 새로운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위의 그림책이...
언제부턴가 의식적으로 '행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 같다. 소소한 행복, 일상이 행복... 왜인지 모르겠는데 아마도, '행복'이라는 단어가 너무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행복'하지 않으면 어때, 어떻게 매일 행복을 찾아. 뭐 이런 마음이었나. 그 단어를 대체해 찾은 게 '기쁨'이었다. 어쩐지 '기쁘다'라고 말하면 그냥 딱 그 순간, 을 지칭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책의 표지에는 "그 무엇이든, 행복이 될 수 있을 거야."라고 적혀 있었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했지만, 실은 그건 여전히 잘 모르겠다. '확실한 행복'이 뭔지. 대신 '기쁨'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읽는 내내 살포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림이 예뻐서. 짧은 문장에 담긴 긍정적인 의미들이 좋아서. 딱, 그렇게 아침에 눈 떴을 때 '오늘은 기쁜 순간들을 만날 거야.' 생각하고 싶게. 나는 여전히 믿는다. 매일 행복할 수 없듯이, 매일 슬프지만은 않다고. 슬픔이 지나가면 기쁨이 반드시 온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슬픔 뒤에 찾아오는 작은 기쁨은 조금 숨을 쉬게는 해준다고. 그런 날도 있다는 거. 나는 그게 가장 긍정적인 신호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날도 있으니, 저런 날도 있을 거라고 그냥 별날 아니라고 생각해버리면 아주 작은 기쁨들에도 웃음이 나기도 한다는 거. 그냥 그런 거. 오늘 아침, 기쁨이 나를 깨웠어 저자 레나 라우바움 출판 dodo 발매 2...
키르케 태양신 헬리오스와 오케아노스의 딸인 바다의 님페 페르세이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마법에 능한 님페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메데이아와 함께 마녀의 대명사로 간주된다. (출처 : 네이버 지식 백과) 네이버 지식 백과에 요약된 키르케에 관한 설명이다. 키르케는 아버지에게 벌을 받아 지중해 외딴 섬인 ‘아이아이에’로 보내진다. 마법을 부려 사람들을 사자나 늑대로 변신시키는 존재로, 영웅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돼지로 만들고, 1년 동안 그의 발목을 붙잡는 존재로 그려진다. 매들린 밀러가 새롭게 창조한 '키르케'는 마법을 부리는 무시무시한 마녀 키르케가 아니라, 프로메테우스, 다이달로스, 오디세우스... 와 도움을 주고받으며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매들린 밀러는 "‘내’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을 남성 세계의 방식과 달리한다."라고 했는데 소설을 읽으며 작가가 하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신화는 내게 너무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영역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그럼에도 '키르케'를 읽으면서 그다음, 그다음의 신화 이야기를 읽고 싶어졌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흥미롭지만, 그들이 얽혀 사는 세상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구나 싶은 마음이었달까. 많이 들어보기는 했지만 잘 몰랐던 메데이아 이야기, 오디세우스 이야기는 꼭 다시 찾아 읽어보려고 한다. 신이 인간을 바라보는 모습, 인간이 신을 대하고 바라보는 모습...
김진주 지음,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 얼룩소, 2024년 2월 출간 진주는 본명이 아니다. 2022년 6월, 사건이 발행하고 몇 주 뒤 마비되었던 다리에 감각이 돌아온 순간 그녀는 '진주'라는 이름을 지었다. 진주는 6월의 탄생석이었다. 그때 그녀는 '다시 태어났다'라고 생각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이라고 검색창에 적으면 수없이 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무엇이 진실을 가장 잘 담고 있는지, 무엇이 피해자의 입장을 가장 잘 전달했는지 헷갈릴 정도로 많은 기사가. 고백하자면, 당시 나는 이 사건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지 못했다. 대체로 많은 문제들 앞에 그랬다. 관심을 가질수록 답답해지고, 무서워지고, 힘들어져서. 화를 내다가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묻어두는 식이었다. 프리랜서 디자이너, 버스킹을 좋아하는 낙천적인 이십 대 여성. 그렇게 평범하게 나이 들어갈 수 있었다. 그날 그 사건이 아니었다면. 이 책에서 뉴스에선 다 담을 수 없었던 피해자로서의 이야기를 낱낱이 적었다. 어느 불행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여러분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아쉽게도 범죄를 피할 수 있는 방법 따윈 없다. 우린 모두 예비 피해자다. 대신 책을 읽고 나면 범죄 피해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러니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기 위해 백신을 맞는 것처럼 이 책을 예방주사처럼 여기며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지인들에게도 추천해 주셨으면 좋겠...
최지은 에세이, <<우리의 여름에게>>, 창비, 2024년 6월 출간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은데 아직도 여름 같다. 덥다고, 어쩌면 추석이 다가왔는데도 이렇게 덥냐고, 에어컨을 켜며 중얼거렸다. 마치 변명하듯. 언제까지 여름일 거냐고, 이러다 가을은 못 만나고 겨울이겠다고 불평했던 지난 며칠이 최지은 시인의 <<우리의 여름에게>>라는 책을 읽으며 사라졌다. 아니, 조금만 더 이 여름이어도 좋겠다 싶었다. 반짝이는 어느 여름, 어느 시절, 어느 사랑, 어느 사람들. 여름이어서 아름다울 모든 것들에 조금 더 마음을 주고 싶어서. 거기에 '나'도 있다고 말하고 싶어서. 실은, 책 속의 글들은 꼭 여름이 아니었어도 좋았을 거다. 따뜻한 봄에 읽었으면 다정했을 거고,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에 읽었으면 위로받았을 거다. 몸이 꽁꽁 얼 만큼 추운 겨울에 읽었다면 옆에 있는 누군가의 언 손을 녹여주고 싶었을 거다. 그러니까, 너무 좋아서 매 순간 기뻤을 거다. 나에게 무조건 적인 사랑을 주었던 사람들, 나를 미워했거나 내가 미워했던 사람들, 상처 준 사람들, 볼수록 아프기만 한 사람들, 너무 사랑해서 나를 다 내어주어도 좋을 것 같은 사람들,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사람들...까지, 한 사람 한 사람 흐릿한 기억으로나마 떠올리면서 그들로 인해 지금 '나'가 존재하고 있음을 그건 그저 사랑이었음을, 믿음이었음을 확신하게 해 주었다. 시인의...
#삼킬수없는 #빅토리아잉 / 청소년 소설 / 작은코도마뱀 북펀드로 구입한 책입니다. '음식도, 엄마의 과한 기대도, 언제나 착한 딸이 되고 싶다는 마음도 도저히 삼킬 수 없었다' 이 소개 때문에 북펀드에 참여했어요. 섭식장애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 그 이야기를 고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지... 읽고 나면 여성을, 아이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도, 또 다른 용기를 낼 수 있을지도요. 그래픽 노블입니다. 그림체도 참 좋아요. 삼킬 수 없는 저자 빅토리아 잉 출판 작은코도마뱀 발매 2024.08.29. #세상모든것들의이름짓기 #김시래_외 / 마케팅, 사회학 / 파람북 모임을 기획하기 전에도 가장 고민하는 게 이름입니다. '모임 이름'을 어떻게 정하지. 책을 고르고, 내용을 정리하는 것만큼이나 고민해요. '이름'은 너무 중요하잖아요. 사람에게도 사물에게도 공간에게도. 그래서 흥미가 생긴 책입니다. 다양한 이름, 이름 짓기에 담긴 의미들을 책 속에서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세상 모든 것들의 이름짓기 저자 김시래,김태성,최희용 출판 파람북 발매 2024.08.23. #초록이좋아서 #더초록_홍진영 / 한국에세이, 자연에세이 / 앵글북스 정원을 가꾸고 싶다는 건 아마 이루지 못할 꿈이 될지도 몰라요. 제게 정원을 갖는다는 건, 이루고 싶기도 오래 이루고 싶지 않기도 한 꿈입니다. 그래서 늘 이런...
한정원, <<내가 네번째로 사랑하는 계절>>, 난다의 시의적절 8월 여름에는 정말 미심쩍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게 아닐까. 중지되고 정체되는 감각. 여름을 제일로 사랑했다면 다르게 느꼈을지도. 하지만 여름은 내가 네번째로 사랑하는 계절이다. 세 번을 거쳐온 마음은 미약하다. 그래도 싫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은 마음. 한껏 사랑할 수 없다면 조금만 사랑하면 되지. ... - <조금 사랑하기>중에서, P42 여름에 태어난 나는, 여름이 좋기도 싫기도 하다. 여름이면 자주 아프다, 마치 태어난 걸 몸이 기억이라도 하듯. 올여름도 심한 감기를 앓았다. 한 여자는 태어나기 위해 아팠고, 한 여자는 낳기 위해 아팠겠지. 8월이 다가오면 자주 묵직한 마음이 되고, 8월이 끝날 즈음에야 안도의 숨을 내쉰다. 이런 계절을 나는 싫다고 아니 밉다고 말하고는 했는데, 한정원 작가는 '그래도 싫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라고 했다. "힘껏 사랑할 수 없다면 조금만 사랑하면 되지." 조금만 사랑해도 사랑이니까. 그런 마음으로 사랑해도 될까.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사랑하고 싶고. 존재 말고 존재의 그림자를 더듬는 흔적. 사람의 꼬리뼈와 세번째 눈꺼풀, 고래의 뒷다리와 같이 절멸하고도 남은 선. 8월은 내게 그런 선이다. 그런 선을 꼭 쥐고 잠을 자고 잠을 자지 못하는 시간이다. 작은 더위와 큰 더위를 지나 잔서, 한풀 수그러든 열렬과 열심, 피로를 견...
최수근, <<지부장의 수첩>>, 민음사, 2024년 6월 출간 나는 민주노총 산하 전국대학노동조합 OOOOOOO지부 조합원이다. 그리고 신랑은 그 지부의 지부장이다. 임기가 1년 반쯤 남은. 지부마다 다르지만 우리 지부의 지부장 임기는 3년이다. 같이 사는 남자가 1년 반 남짓 지부장 활동을 하는 걸 보면서 (내가 지부장이 아님에도) 쉽지 않았다. 나와 그는 가족임과 동시에 직장 동료이기도 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에 그가 지부장을 맡고 활동을 할 땐 그를 지부장으로 보지 못하고 가족을 우선에 두고 봤다. 그러다 보니 그가 힘든 일을 시작할 때마다 걱정이 됐다. 반대로 그는 내가 걱정의 말을 할 때마다 '그럼 가만히 있어? 그게 부당하지 않아?'라고 항변하며 지부원으로 책임을 다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가 지부방을 맡은 초반에 우린 조금 날이 서 있었다. 서로의 예민함이 정점을 찍었을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 문제를 두고 대화를 나눴다. 나 : 인정해. 나는 어쩔 수 없이 당신을 우리 집안의 가장으로, 아이들 아빠로, 남편으로 봤어. 그래서 혹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게 사실이야. 신랑 : 알아. 왜 그걸 모르겠어. 그치만, 내가 지부장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당신 역시 지부원으로 문제가 있는 것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해. 지부장을 맡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각오했던 일이야. ... 긴 이야기가 오갔지...
도서관에 신청한 책이 입수되었다. 마음산책 북클럽 회원으로 받은 책과 출판사에서 받은 책까지, 일곱 권을 쟁여두고 8월을 시작했다. #파도의아이들 #정수윤 / 한국소설, 장편소설, 청소년소설 나쓰메 소세키, 다자이 오사무 등 일본문학들을 옮긴 번역가 정수윤의 첫 장편소설입니다. 소설은 작가가 만난 북의 청소년과 청년을 바탕으로 창조한 인물들이 소설의 이야기를 끌어간다고 해요. 작가의 말을 보니 '세 친구가 고향을 떠나 바다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순간까지 어떤 이별을 경험하고 어떤 비인권적 처우를 당하는지 쓰고 싶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어요. 우선 직접 만난 북의 청소년과 청년들 이야기를 다룬다는 게 흥미로웠고, 소설로 다뤄질 현실이지만 비현실처럼 느껴질 사실들에 대해 궁금해졌어요. 파도의 아이들 저자 정수윤 출판 돌베개 발매 2024.06.27. #가벼운고백 #김영민 #단문집 김영민 교수의 아포리즘집. 2007년부터 2024년까지 17년간 써 내려간 문장을 선별해 엮은 단문 365편이 담겨 있다고 해요. 김영민 교수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라는 책을 좋아해요. 제게 이 분의 글이 유쾌하고 쉬우면서도 삶의 통찰이 가득 담긴 이야기로 읽혀요. 이번 책 속의 짧은 글들이 또 어떤 위로와 힘을 줄지 기대됩니다. 가벼운 고백 저자 김영민 출판 김영사 발매 2024.07.10. #못해그리고안할거야 #리디아데이비스 / 이야기집, ...
"아빠가 방금 엄마를 죽였어." 레아는 열세 살, 나는 열아홉 살이었다. 우리는 이 같은 성격의, 이런 규모의 재앙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분명히. 그런데 그런 일이 우리에게 벌어졌다. p18 열세 살 동생 레아는 다른 도시에 살고 있는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동생이 꺼낸 말은 "아빠가 방금 엄마를 죽였어."였다. 소설은 그렇게 시작된다. 열세 살, 열아홉 살 남매에게 찾아온 갑작스러운 비극. 사고. 그러나 그건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고 훗날 '나(오빠)'는 이야기한다. 그리 길지 않은 소설이었지만 읽는 동안 자주 멈춰야 했다. 필사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남매에게 닥친 사고는 어쩌면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누군가 조금만 더 관심일 가졌다면, 모른 척하지 않았다면. 아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어머니가 죽었다. 자신의 어머니가 죽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끔찍한 일일 텐데 어머니를 죽인 사람이 아버지였다.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하고 애도할 시간도 그들에게는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 도주한 아버지, 경찰들 앞에서 해야 했던 진술들. 무엇도 어린 남매가 견디기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우리를 둘러싼 삶은 계속되었다. 그것은 멋지고도 끔찍했다. - p93 작가는 한 사람의 죽음이 아닌 '여성 살해'의 과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