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모임 추천 책 : 소설 문학은 힘이 있지요. 특히 소설이 주는 위안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또 다른 세상을 만나고, 비슷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게 소설 같아요. 혼자 읽어도 좋지만, 독서 모임에서 함께 읽으면서 이야기 나누시면 더더 좋을 책 추천해요. 매들린 밀러 / 이봄 / 2020 “마법은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야. 자기 스스로 찾지 않으면 못하는 거야.” 키르케 태양신 헬리오스와 오케아노스의 딸인 바다의 님페 페르세이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마법에 능한 님페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메데이아와 함께 마녀의 대명사로 간주된다. (출처 : 네이버 지식 백과) 매들린 밀러가 새롭게 창조한 '키르케'는 마법을 부리는 무시무시한 마녀 키르케가 아니라, 프로메테우스, 다이달로스, 오디세우스... 와 도움을 주고받으며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매들린 밀러는 "‘내’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을 남성 세계의 방식과 달리한다."라고 했는데 소설을 읽으며 작가가 하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았어요. 500페이지쯤 되는 소설 한 권을 3주에 나눠 읽었습니다. 저의 경우 필사하면 읽다 보니 시간이 조금 더 걸렸겠지만, 아마 쭉 읽는다면 며칠 내에 휘릭 읽어낼 수 있을 만큼 가독성이 높은 작품이에요. 문학 작품이 주는 묘사나, 표현들도 좋았고요. '신화'라는 분야를 어렵게만 느꼈었는데 <키르케>를 읽으면서 흥미를 ...
2025년을 '마음' 모임의 첫 책은, 김희원 <<오염된 정의>>입니다. 『오염된 정의』는 30년간 뉴스룸을 지켰던 기자 김희원이 진실은 타락하고, 정의는 사라진 현 사회를 파헤치는 책입니다. 1부 <타락한 진실>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타락할 때로 타락하고 그들만의 정의가 된 사회의 전면을 다룹니다. 2부 <왜 그렇게들 떳떳한가>에서는 현재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이들(윤석열, 이재명, 이준석, 홍준표, 조국, 유시민, 원희룡 등)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3부 <차별이라는 폭력>에서는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차별'에 대해 다룹니다. 4부 <우리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기에>에서는 그럼에도 기자로서 여전히 가지고픈 희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함께 읽는 시간 동안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과 태도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함께 읽고, 나눠주신 '마음'님들 감사해요. '마음' 모임에서는 완독 후 각자 마지막까지 남긴 한 부분(문장)을 공유해요. 위의 문장은 제가 남긴 문장입니다. 끝내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희망 《오염된 정의》, 김희원 『오염된 정의』는 30년간 뉴스룸을 지켰던 기자 김희원이 진실은 타락하고, 정의는 사라진 현 사회를 파헤... blog.naver.com '마음' 님들이 <<오염된 정의>를 읽고 남긴 부분 👩🦱 헤이즐 님 [1월 필사 독서] 오염된 정의 - 김희원 그녀님께...
독서 모임 추천 책 독서 모임은 하고 싶은데 어떤 책을 함께 읽으면 좋을까 고민되잖아요. 함께 읽으면 '책'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비문학 분야의 세 권의 책 추천해요. 추천 책은 제가 직접 독서 모임을 통해 읽은 책입니다. 함께 읽은 친구들도 '좋았다'고 이야기한 책이고요. 📕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 (기초과학, 교양과학, 교양심리학) - 카밀라 팡 / 푸른 숲 / 2023년 출간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은 ‘행성을 잘못 찾아온 것 같다’고 생각하던 다섯 살 여자아이가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던 과학이라는 언어를 만나 공감, 이해, 신뢰와 같은 불가사의한 감정에 가닿는 이야기이자, 평생 스스로의 삶을 실험실 삼아 실패한 실험들을 쌓아온 기록이다.(책 소개 발췌) " 저자 카밀라 팡은 스스로를 “전형적인 자폐로 분류하기에는 너무나 ‘정상’으로 보여서 종종 고기능 자폐로 불리지만, 보통의 신경전형성으로 분류하기에는 너무나 괴이한 아스퍼거증후군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과학 분야의 책이라서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요, 전혀! 그런 걱정은 필요 없었어요. 읽고 난 뒤 저는, 어떤 심리학서보다 자기계발서보다 더 큰 위로와 격려를 받았습니다. 과학의 이론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모습과 관계, 삶의 본질을 생각해 보게 해주는 게 무엇보다 매력적이었습니다. 같이 읽으면 나누 실 이야기가 많을 거예...
‘얽힘’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춤' 했던 2020년. 2020 서울국제도서전 주제는 ‘얽힘’이었어요. 4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의 일상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지만, 많은 것들이 변했지요. 수많은 일들이 우리 앞에 펼쳐졌고요. 2025년을 시작하면서 저는 다시 ‘얽힘’을 생각합니다. 함께 연대하고, 공존하고, 뒤엉키면서 서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해요. ‘시대’를 함께 공유하고 있는 우리가 지금, 나눠야 할 이야기들에 대해 생각해요. 많은 얽힘이 있겠지요. 가족 간의 얽힘, 사회와 개인과의 얽힘... 그리고 다시 그 '얽힘'을 연결하는 단어들을 생각합니다. 사랑, 이해, 공존, 돌봄, 가족... 그리고 결국엔 '나' 내가 사는 일이 우리가 사는 일임을, 우리가 함께 잘 사는 일이 결국 '내'가 잘 살아내는 일임을 생각해 봅니다. 2025년을 시작하면서 ‘소심 12기’의 문을 활짝 열고, 손 내밀어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면서,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눠요. '소심 12기' 필독서 *책 소개 및 추천사 발췌 : 알라딘 분야 제목 저자 출판사 출간 연도 비고 인문학 올 어바웃 러브 벨 훅스 책읽는수요일 2012 304페이지 인문 에세이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김도미 동아시아 2024 360페이지 사회과학 연루됨 조문영 글항아리 2024 388페이지 올 어바웃 러브(All about Love) 저자 벨 훅스 ...
모집 마감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신청해 주신 분 중 '림리미12'로 네이버폼을 작성하신 이웃님, 혹시 이 글 보시면 댓글 부탁드려요. 필사 독서 '마음' 38기에서는 2월~3월 7주간 벽돌책 읽기를 같이 하려고 해요. 신청폼 하단 참조 '마음 38기' 2월~3월에 읽고, 쓰고, 나누는 책 “마음 38기”에서 7주 동안 함께 읽을 책은, <<사피엔스>>(유발 하라리)입니다. 너무 유명한 책이지요. 이미 읽은 분도 계실 거고, 읽으려고 마음은 먹었으나 너무 두꺼워 엄두를 못 내고 계신 분도 있을 것 같아요. 2025년 '마음'에서는 혼자는 엄두가 나지 않지만, 한번쯤 꼭 읽어봐야 할 책들을 선정해 함께 읽어보려고 해요. 그 첫 책으로 선택한 <<사피엔스>>입니다. 얼마 전 알라딘에서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책에도 포함되어 있더라고요. 작가 소개 작가의 말 & 추천의 글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 출판 김영사 발매 2023.04.01. 혼자는 힘들지만, 함께라면 할 수 있어요! 같이 읽어요 ^^ ■ 신청 기간 : 2025.2.4(화) ~ 2.14(금) 오전 ■ 모임 기간 : 2025.2.17(월) ~ 2025.4.6(일) 7주 ■ 방법 : 필사 + 문장 수집 + 나의 한 문장과 나의 이야기 남기기 / 모임(단톡방) 운영 ■ 인원 : (여성) 10명(선착순, 네이버 폼 활용) / 연속 참여하시는 분들은 폼 작성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는 것,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만 들려준다는 게 뭔지 알 것 같았다. 굳이 긴 말을 하지 않아도, 세세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가끔 옆 사람의 마음을 알 것 같은 순간처럼 잔잔하게 마음이 일렁이는 걸 느꼈다. 가끔 나하고 자러 우리 집에 올 생각이 있는지 궁금해요. 뭐라고요? 무슨 뜻인지? 우리 둘 다 혼자잖아요. 혼자된 지도 너무 오래됐어요. 벌써 몇 년째예요. 난 외로워요. 당신도 그러지 않을까 싶고요. 그래서 밤에 나를 찾아와 함께 자줄 수 있을까 하는 거죠. 이야기도 하고요. 그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호기심과 경계심이 섞인 눈빛이었다. 아무 말이 없군요. 내가 말문을 막아버린 건가요? 그녀가 말했다. 그런 것 같네요. 섹스 이야기가 아니에요. 그렇잖아도 궁금했어요. 아니, 섹스는 아니에요. 그런 생각은 아니고요. 나야 성욕을 잃은 지도 한참일 텐데요. 밤을 견뎌내는걸, 누군가와 함께 따뜻한 침대에 누워 있는 걸 말하는 거예요. 나란히 누워 밤을 보내는걸요. 밤이 가장 힘들잖아요. 그렇죠? 그래요. 같은 생각이에요. p9 소설은 줄곧 애디와 루이스의 대화로 이어진다. 나란히 누워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읽는다. 아니, 듣는다. 조용하게, 아무 소리도 없이 그들의 목소리만 듣고 싶다. 사별 이후 오랜 시간 홀로 살아온 이들이 함께 보내는 밤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짐작하는, 마음대로 떠드는 시끄럽고 복잡한 밤...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문학동네, 2021년 출간 제주4·3이란 제주4·3사건은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서북청년단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선·단정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 p536> 소설을 읽기 위해서 『제주 4·3 사건』을 알아야 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끝내 이 소설을 완독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소설을 읽는 동안, '제주 4·3 사건 평화재단' 홈페이지를 부지런히 드나들었다. 제일 처음 놀란 건, 이 사이트를 처음 알게 됐다는 것. 그동안 왜 한 번도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다음 놀란 건, 이렇게 자세하게 정리해 두었다니. 역사를 기록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을 다루고 있다. '사건'이라고 하지만, 그 안에 무수히 많은 사람이 있다. 무수히 많은 주민들이. 국가 권력에 대항할 수도 없던 사람들. 사건의 당사자도 있지만 그들의 수많은 가족들이 그 안에는 존재한다. 피해자는 너무 많지만 가해자는 찾을 수 없는 사건. 슬픔보다 분노를 일으...
이 책은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들이 2023년 3월부터 8월까지 신문에 연재한 '파워라이터'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다. "셀링파워" 보다는 "다양성"을 보여주는 게 관건이었다고 한다.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 수학자 김민형 등 각자의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 저자, 소설가 김동식,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이슬아처럼 등단을 거치지 않고 나름의 방식으로 책을 낸 작가들을 소개한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의 말 발췌) 저자의 손을 떠나 세상에 나온 책은 독자의 몫이지만, 한 가지 우려는 남는다. 이 책이 자칫 소수의 성공담으로 읽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문득 '나는 어디쯤 와 있는가' 궁금할 때가 있다. 그런 순간에는 타인의 이야기가 도움이 된다.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지, 길을 바꿔도 괜찮은지 참고할 수 있다. 부디 이 책이 작가 지망생이나 작가를 위한 '글쓰기 지침서' 일뿐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하루를 버티고 내일을 그릴 수 있는 책으로 읽혔으면 한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이영관, 곽아람, 김민정, 윤상진 작가의 말을 읽고, 바로 공감했다. 여전히 작가 지망생인(듯한) 내가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 소수의 성공담' 인 것 아닌가. 하는. 읽다 보면 이해된다. 기획의도에서 말한 '다양성'을 보여주고자 한마음이 무엇인지. 그래서 좋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
천쉐, <<오직 쓰기 위하여>>, 글항아리, 2024년 9월 출간 우리 아마 다 알 거다. '글쓰기의 비법' 같은 거 어쩌면 없을지도 모른다고. 그냥 잘 쓰는 사람은 계속 잘 쓰고, 쓰고 싶은 사람은 계속 쓴다는 거. 그래서 무수히 많은 글쓰기 책을 만나면, 처음 드는 생각은 이거다. "뭐, 다 아는 얘기일 거야." 아마 70% 이상은 맞지 않을까. 다 아는 얘기. 늘 실천이 필요한 거고. 결국 쓰느냐 쓰지 않느냐의 문제라는 것도. 이제 <오직 쓰기 위해서>를 앞에 두고 말해보자. 글쓰기의 13가지 비법,이라는 부제 속 큰 줄기는 그렇다, 반 이상은 이미 알고,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그런데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가 다르다. 경험하고, 좌절해 보고, 실의에 빠져도 보고, 성공의 과정도 거치면서 내면에 단단하게 쌓인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 놓는다. 원론적의 이야기가 겉에 드러나는 것 같지만 읽다 보면 자꾸 집중하게 된다. 빠져든다. 나를 믿으려면 나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서문부터 좋았다. 다섯 페이지 남짓 담겨 있는 글을 읽으면서 문장 문장 줄을 긋고 싶었다. 서문의 제목은 "나를 믿으려면 나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 다. 작가는 어려운 가정 형편, 가장처럼 집안을 지켜야 했던 시절을 거치면서 글쓰기와 함께 생계를 위한 일을 놓지 않았다. 쓸 시간이 없다는 건 정말 핑계. 타인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말이 왜 ...
2024년 가을, 글방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글을 쓰고 나눴어요. 실은, 늘 처음에 계획했던 일정보다 더 늘어납니다 ^^ 우리는 경쟁하는 게 아니고, 한 편이라도 모두 쓸 수 있으면 좋으니까요. 글방 친구들의 속도에 맞춰 일정을 조절해요. 줌으로 모여서 한편 에세이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은 늘 즐겁고요. 이번 모임도 너무 좋았는데, 저는 뭐 하느라 캡처 한 장도 안 하고... 녹화도 안 하고.. ;;; 열심히 적고, 마음에 남긴 걸로 기록을 대신합니다. 비공개 카페 <여우글방>에 모여 함께 쓰고 있어요. 주제 글쓰기, 미션 글쓰기, 한편 에세이 쓰기는 매 기수마다 동일하게 하고 있고요. 그 외, 기수마다 조금씩 다른 것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7기에서는 출간 기획서 쓰기를 같이 해봤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한 기획이 나와서 놀랐어요. 그리고 다시 한번 믿게 됐습니다. "우리 각자에게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구나." 하고요. 몇 분의 기획서는 정말 잘 다듬어서 투고해 보세요~ 하고 권하고 싶었고요(실제로도 권했고요 ^^) 앞으로도 계속 쓰시기를 옆에서 독려하려고 합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글을 써보려고 시도하고 있어요. 글감 찾는 일도, 이미지를 보고 글을 써보는 일도 결국 내 안의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한 시도이고요. 7기 친구들의 글은 너무 좋아서 읽으면서 즐거웠어요. 같은 주제를 가지고 각자가 다른 이야기를 펼쳐낸...
2024년이 한 달 반 정도 남았어요. 이렇게 쓰고 또 금방 "엇! 이제 일주일 남았어요!" 하고 말하고 있겠지요 ^^;;; 시간이 너무 부지런히 흐르더라고요. 2024년 남은 한 달, 글 쓰며 보내는 건 어떨까요? 2024년, 잘 보내셨나요? 각자의 기준이 다 다르겠지만, 저는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순간순간 해야할 것들을 충실히 하면서 보냈던 것 같고요. 어쩌면 그 때문에 최악은 아니었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누구보다 스스로에게 잘했다, 잘 버텼다, 칭찬해 주고 싶어요. "글을 쓰면서 도망친다는 것은 끊임없이 나를 새로운 백지로 만드는 일이다"라는 정지우 작가의 문장을 좋아해요. 글을 쓰다 보면 날 것 그대로의 나를 만나게 됩니다. 날 것 그대로의 타인도 보게 되지요. 올 한 해 마주했던 '나'를 백지 위에 옮겨 보며 어떨까요? '여우글방 8기' 모임은 12월 한 달 동안 진행됩니다. "안녕! 2024년"을 테마로 해요. (1주 차) 주제 글쓰기 : 글방 지기가 주제 제공, 일주일에 세 편 (2주 차) 미션 글쓰기 : 짧은 글쓰기를 주어진 미션을 하면서 씁니다. 매일(주 5일) (3주 차) 에세이 쓰기 : 제시되는 주제로 한 편 에세이를 씁니다. (4주 차) 피드백, 글수다 : 한 편 에세이로 줌으로 모여 글수다를 나눠요. * 글수다 이후 글방 지기의 개인별 피드백 자료를 드립니다....
이 책은 1953년 창간한 미국의 저명 문학잡지 <파리 리뷰>에 실린 작가 인터뷰에서 정수를 모아 정리한 것이다. 시대와 장르를 초월해 살아 있는 작가 303명에게서 얻은 919개의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다. <파리 리뷰〉의 편집진은 1호부터 224호까지 60여 년 동안 출판된 〈파리 리뷰〉의 작가 인터뷰를 읽고 주제별로 편집했다. 여기에는 시, 소설, 논픽션, 번역, 회고록, 편집, 만화, 전기, 희곡 등 문자 예술에 관한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속에서 어디에서 제목을 떠올리는지, 어떻게 원고를 퇴고하고, 슬럼프에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어떤 습관이 있는지 등 작가들의 작업 방식과 감성, 삶의 편린도 엿볼 수도 있다.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글쓰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옆에 두어도 좋을 책이다. 1부부터 4부까지 각각의 질문에 대한 여러 작가들의 답변을 모아 두었다. 각각의 주제 아래 세부 질문이 여러 개 있어서 큰 주제가 아니라 작은 주제에 관한 작가들에 대답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예를 들면 이런 질문. '책을 즐겨 읽으셨습니까? "왜 글을 쓰십니까?" "성공과 실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좋은 대화를 쓰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초보 작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여성 작가가 된다는 건 어떤 의미입니까?" 등등. 처음부터 읽어도 좋고, 읽고 싶은 부분 어디라도 먼저 펼쳐 읽어도 좋...
삶의 모든 순간, 당신이 사랑받았다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이 장면, 이 문장 하나만으로 이 책은 (내게 ) 제 할 일을 다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굉장한 이야기(책) 이었다. 아이의 삶 소년의 삶 자기의 삶 부모의 삶 어른의 삶 기나긴 삶 여섯 개의 챕터로 나뉜 삶의 이야기를 그림과 짧은 문장으로 담아냈다. 95컷, 총 200쪽에 달하는 그림은, 그림 자체로 멋졌다. 그림마다 길게는 두 문장 대부분은 한 문장으로 이야기는 시작되고 끝난다. 그림과 문장은 하나로 연결되고, 이야기는 문장마다 깊이 마음에 와닿았다. 코로나 격리로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일상을 사는 동안 자주 무너졌다. 엄마로 사는 삶에 대해 깊은 회의와 절망감이 수시로 찾아왔고, 그때마다 마음을 다잡으려 해도 쉽지 않았다. 최고난도의 육아와 가사를 경험하는 중이었다. 난 이제 안다. 알았다. 알게 되었다. '이건 사랑이었다.' 내가 경험하는 모든 감정은, 노동은, 모두 '사랑'에서 시작되었고, 여전히 '사랑'이며, 앞으로도 '사랑'일 거다. '사랑'이 아니라면 지금 이 모든 걸 설명할 방법이 없다. 희생이 아니라 사랑. 그렇게 정리하기로 했다. 그러고 나니 삼시 세끼 차려 방문 앞에 놓아 주는 일도, 자유를 잃은 것 같은 불안함도, 아무것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무기력함도 그럭저럭 괜찮아졌다. 내가 그랬듯, 아이가, 힘든 일을 경험하는 순간에, 절망에 빠지는 순간에, ...
2022년 10대 트렌드 흐름 TIGER OR CAT 띠 동물을 활용해 영문 10글자로 트렌드 두운을 맞춰 정한 타이틀 키워드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 해' 다. 2022년 트렌드 키워드를 'TIGER OR CAT'으로 정한 이유 저자는 이렇게 적었다. 소위 '위드 코로나' 내지 '포스트 코로나'가 시작되는 새로운 기점에서 "호랑이가 될 것인가, 고양인가 될 것인가"의 기로에 섰다는 것을 표현한다. 지난 2년에 걸친 COVID-19 바이러스의 창궐은 트렌드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 했고,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불러왔다. 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호랑이는커녕 고양이로 전락할 것이다. 그만큼 중요한 시기다. 혁신이 절실하다. - <서문> 중에서, p12 워낙 트렌드와 거리가 먼 사람인지라 읽을 때마다, '어머, 난 이런 단어 처음 보는데, 이런 소비 스타일 나는 없는데..' 같은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매년 호기심에 찾아 읽게 되는 책이다. 2021년에 읽을 땐 '파이어족'이나 '오하운' 같은 단어를 처음 알기도 했다. 2022년 트렌드를 예측하는 키워드들 역시 익숙하지 않았다. 또 한 가지는, 이 트렌드를 예측하는 게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도 했다. 위에 발췌한 서문의 '혁신이 절실하다'라는 문장에서 '혁신'은 누구의, 무엇의 '혁신'을 의미하는가.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건 개인의 자유의지인가. 신자유주의 체제...
DRAGON EYES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를 기원하며! 곧 2024년이라니요. 트렌드 한 사람은 아닙니다만, <트렌드 코리아>는 출간 소식을 들으면 힐끗거리게 되더라고요. 집중해서 정독하는 건 아니고, 큰 줄기에서 키워드를 읽고, 관심 있는 주제만 집중해서 읽는 편이에요. 2024년에는 어떤 키워드가 담겨 있는지 살짝 소개하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2024 트렌트 코리아 키워드, DRAGON EYES Don’t Waste a Single Second: Time-Efficient Society 분초사회 Rise of 'Homo Promptus' 호모 프롬프트 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 육각형인간 Getting the Price Right: Variable Pricing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On Dopamine Farming 도파밍 NotLike Old Daddies, Millennial Hubbies 요즘남편 없던아빠 Expanding Your Horizons: Spin-off Projects 스핀오프 프로젝트 You Choose, I'1l Follow: Ditto Consumption 디토소비 EiastiCity. Liquidpolitan 리퀴드폴리탄 Supporting One Another: 'Care-based Economy' 돌봄경제 - <트렌트 코리아 2024> 발췌 최근에 읽은 <...
인생에는 중요한 전환점이 있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것, 여자에서 엄마가 되는 것, 엄마에서 다시 '나'로 돌아오는 것. 이 모든 게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과정 같지만 우리는 역할 변화에 따른 전환점을 거쳐야만 한다. 그 과정은 고통스러워서 어떤 사람들은 변화를 인정하지 않으려 든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하다. 어느 순간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의 고리를 끊고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아이가 어른이 되려면 자기를 키워 준 부모의 세계를 깨고 나가야 한다. 그것은 자녀에게는 독립이고 부모에게는 상실이다. 나는 늘 너를 내 품 안에서 떠나보낼 준비를 해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네가 떠나겠다고 했을 때 깊은 슬픔이 밀려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라. 너의 결혼식 날 나는 혼자 커피를 마시며 엄마 독립식을 치렀다. 덕분에 나는 결혼식 때 눈물 흘리는 촌스러운 엄마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 웃으며 너를 보낼 수 있었다. 딸아, 고맙다. 네가 먼저 용감하게 부모의 세계를 부숴 준 덕분에 나 역시 엄마 역할에서 졸업할 수 있었다. - <못된 딸이 되라> 중에서, p19 나의 엄마가 결혼식을 앞둔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더라면 어땠을까. 한편으로는, 딸의 결혼과 독립을 앞두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엄마는 얼마나 될까. 많을 텐데, 내가 경험하지 못해서 '이런 엄마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엄...
한강, <<흰>>, 문학동네, 2018년 출간 요란한 세상을 살고 있다고 느낀다. 폭설이 내렸던 며칠은 공포스러웠지만 지난 며칠에 비하여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싶었다. 2024년 겨울, 나는,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걸까. 아이는 학교 사회 시간에 계엄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했다 한 아이가 '그건 독재하려고 그런 거야.'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선생님이 그 아이에게 정확히 어떻게 말해주었는지는 모르겠다. 아이는 웃으며 "선생님은 그냥 조심해야 한다고 했던 것 같아." 하고 얼버무렸다. 조심해야 한다.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조심해야 한다고 배워야 하는 세상을 우리가 살고 있는 걸까. 한강 작가의 <<흰>>을 읽는 동안 겪은 폭설, 계엄령 선포와 6시간 만의 해제, 철도파업과 크고 작은 사고들로 생과 사를 오가는 사람들의 기사를 접했다. 어쩌면 소설은 그렇지 않았는데, 작가가 의도한 게 전혀 아닐지도 모르는데, 나는 자꾸 작가의 소설에서 하얗고 흰 것이, 더럽혀지는 이미지들을 떠올렸다. 삶과 죽음이 뭉텅이로 이리저리 쓸려 다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더 나아가고 싶은가. 그럴 가치가 있는가. 그렇지 않다, 라고 떨면서 스스로에게 답했던 때가 있었다. (p105) 우리는 지금 이런 질문을 하고, 대답을 유보한 채 매일매일의 사건들을 예의 주시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 요즘보다 더 명확하...
트렌드코리아 팀이 관찰한 대한민국 '요즘 여성' - 가장 핫한 인구 세대이자 소비문화의 리더. 처음 만나는 2030 여성들의 라이프트렌드 보고서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언제로 가장 돌아가고 싶냐고 물으면... 주저 없이 "서른 살이 되던 그 해"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겠다. 그때 나는 너무 모르는 게 많았다. 하루하루 쳇바퀴 돌듯 살면서도 그냥 그렇게 다들 사는 건 줄 알았다. 그때로 돌아가면 '치열'하게 살아보고 싶다. 연애 같은 거에 목매지 않고, 가족 부양 이런 거 신경 좀 덜 쓰고, 나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보고 싶다. '빛나는 세대' 요즘 2030 여성들을 부러워했던 마음은, 내 눈엔 그들이 그렇게 보였나 보다. 다들 멋지게 사는 것처럼. 근데 그들에게도 각자의 슬픔이, 고민이 분명 있을 테지. 요즘 2030 여성들은 과거 여성들보다 훨씬 더 행복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선입견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통계를 보게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2023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울증 진료를 많이 받은 그룹은 바로 20대 여성이라는 것이다. ... 저렇게 멋진데 우울증이라니... 누구에게나 겉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는 속내가 있다. 무엇일까? - <서문> 중에서, p7 이 책은 이런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여성 소비자에게 진심인 '한화손해보험'에서 먼저 제안한 '2030 여성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에 ...
2024년 코리아트렌드의 키워드는 "DRAGON EYES" '분초사회 / 호모 프롬프트 / 육각형인간 /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 도파밍 / 요즘남편 없던아빠 / 스핀오프 프로젝트 / 디토소비 / 리퀴드폴리탄 / 돌봄경제' 열 개의 키워드가 있었다. 2024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2024 트렌드 코리아> 키워드 소개 DRAGON EYES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를 기원하며! 곧 2024년이라니요. 트렌드 한 사람은 아닙... blog.naver.com 2025년 키워드로 넘어가기 전에 <트렌드 코리아>에서 선정한 2024년 10대 트렌드 상품 먼저 확인해 봤다. 그러고 보니, 내가 관심을 가졌던 것들 꽤 있다. 육아지원제도같은 것들. 작년에 키워드를 읽을 때도 '돌봄경제'에 관심을 가졌던 기억이 났다. 올해 나도 아이들과 일본여행 다녀왔다. 다시 돌아보니, 내가 관심 가진 것들.... 알게 모르게 해온 것들이 트렌드와 관련이 있구나, 생각해 보게 되는 거다. 알고리즘처럼. 꼭 내게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자꾸 눈에 띄고, 들려서 해보게 되는 건 아닌가 하고. 무언가를 볼 때,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길 때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봐야겠다. "이게 요즘의 트렌드인가?" 2025년의 키워드 SNAKE SENSE "뱀처럼 예민한 감각이 필요한 시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 것인가?" 비교를 멈추고 '...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저에게 '죽음'은 늘 무섭고 두려운 주제였어요. 피하고 싶은 주제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우리 삶에서 '죽음'은 자연스러운 거잖아요. 무서워하고 도망 다닌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고요. 그림책을 읽으며 '죽음'에 관한 무서움을 덜어낼 수도 있었지만, 남겨지는 사람들에 대한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었어요. 나는 죽음이에요 - 엘리자베스 헬란 라스(지은이), 마린 슈나이더(그림), 장미경(옮긴이) / 마루벌, 2024 '죽음'의 모습을 떠올릴 때 그 모습을 형상화하기란 쉽지 않아요. 더구나 그 모습이 어여쁜 꽃을 달고, 진초록의 옷을 입고, 얼굴엔 화사한 블러셔를 칠한 듯한 그런 모습을요. 발그스레한 볼, 초록 옷을 입은, 머리에 꽃을 단 '죽음'은 계속 어딘가로 향합니다. 사람들에게, 동물과 식물에게,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그림책은, 죽음을 밝고 환하게 보여줍니다. 천천히 찾아갈 때도 있고, 조금 빠르게 찾아갈 때도 있지만 누구에게나 찾아가요. '죽음'이 어둡고, 두렵고, 말하기 쉽지 않은, 금기처럼 다루어지질 것이 아니라 '삶이 자연스럽게 삶인 것처럼 죽음도 그냥 자연스럽게 죽음'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알록달록 색을 입힌 죽음이 우리의 옆을 지나갈 때, '죽음'이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는 걸 느끼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전해졌어요. 나는 죽음이에요. 삶이 삶인 것처럼 죽음은 그냥 죽음이지요. ...
은정이네 집은 정육점을 해요. 엄마는 늘 손님들에게만 다정합니다. 정육점은 손님들로 북적이고, 은정이는 엄마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심통을 내요. 정육점 다락방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냅니다. 바쁜 날엔 엄마는 은정이에게 고기 배달 심부름을 시켜요. 어린 은정이는 그게 늘 불만이고요. 그림책은 어린 은정이가 정육점에서 보낸 시간과 그곳에 늘 있던 엄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엄마가 왜 그리 바빴는지, 왜 그리 돈돈했는지, 그 모든 게 얼마나 고되었을지...' 알 것 같다고 했어요. 이 그림책은 엄마의 지난 시간을 위로하고 안아주고 싶어 썼다고 했어요. 은정이 엄마의 이야기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의 엄마 이야기기도 해요. 그래서 손님들에겐 친절하지만 자식들에게는 무뚝뚝했던 은정이 엄마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음이 시립니다. 종일 바빠서 돌보지 못한 아이들이 잠든 밤에야 아이를 어루만지며 '미안해'하고 말하는 엄마의 모습은 울컥하고요. 어린 시절,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건 그림책을 읽는 각자의 어느 시절일 거예요. 각자 품고 있는 엄마가 억척스럽게 보이던 순간이요. 아니면, 투정 부리고 떼쓰던 어린아이였던 어느 순간일지도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요. 어른이 되어서도 별로 달라진 것 같지가 않아요. 마음은 아닌데 표현은 서투르고, 다정함보다는 이제는 무뚝뚝한 엄마를 미워하던 딸...
다양한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아이들이 지금보다 어릴 때 그림책을 많이 읽었어요. 저는 지금도 중학교에 올라가는 큰아이에게 좋은 그림책을 많이 읽으라고 이야기해요. 때로는 글 밥이 많은 글보다 더 깊은 여운을 남겨주는 게 그림책 같아요. 다정하고, 따뜻하게요. 유치원 다니는 아이부터 청소년까지 같이 읽을 수 있는 그림책 소개해요. 큰오빠 - 임양 글·그림 / 샘솟다 / 2024.01. 엄마와 둘이 살던 아이에게 새아빠가 생겼습니다. 곧이어 동생도 생겼어요. 엄마가 동생을 낳으러 가는 장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아이의 뒷모습이 뭉클했어요. 슬프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는 점점 안심과, 따스함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그림책은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아이의 마음을 담담하게 그려 보입니다. 상실과 채움. 두 가지가 함께 한다는 걸 아이는 배우지 않았을까요.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그림)은 꼭 책으로 만나보시면 좋겠어요. 큰오빠 저자 임양 출판 샘솟다 발매 2024.01.31. 그림책 추천 <큰오빠> 임양 글·그림 엄마와 둘이 살던 내게 새아빠가 생겼다. 곧이어 동생도 생겼다. 엄마가 아기를 낳으러 가는 장면을 물끄러... blog.naver.com 씩씩해요 - 전미화 글·그림 / 사계절출판사 / 2010.08.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은 아내와 아빠를 잃은 아이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입니다. 교통사고로 남편과 아빠를 잃은 가족이 있습니다. 단...
"21세기에 새롭게 만나는 유럽의 옛이야기" 동화작가 황선미가 감각적으로 재해석하고, 폴란드 화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가 그림을 그린 유럽 민담 모음집. 폴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터키, 스페인 영국, 유럽 6개 나라에서 전해 내려온 10편의 옛이야기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인간을 시험하는 요정의 덫에 걸려 쓰디쓴 실패를 맛보거나, 기지를 발휘해 거대한 행운을 거머쥐거나. 평범한 주인공들의 극적인 모험담. 탐욕을 경계하고 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결 같은 주제, 마지막까지 가슴 졸이게 만드는 이야기 구조가 처음 동화에 매료되었던 어린 시절 최초의 기억과 닿게 해 준다. (책소개 발췌) 10편의 이야기 중 폴란드 민담 <고사리 꽃>, <왕이 된 농부> 두 편의 글이 마음에 남았다. <고사리 꽃>은 '혼자' 행운을 갖는 다는게, '혼자' 부를 누리고, 원하는 것을 이루는 게 '함께' 부족하지만 따뜻하게 사는 것보다 불행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왕이 된 농부>는 겉모습만 보고, 현재의 어려운 상황만 보고 미래를 예측하지 말라는, 누구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그 외 <인어의 노래 /폴란드>, <황금 오리 /폴란드>, <밀납 아가씨 /프랑스>, <작은 정어리 /프랑스>, <현명한 카테리나 /이탈리아>, <오두막의 검은 고양이 /터키>, <용과 소녀 /스페인>, <사이먼의 칠 년 /영국> 작품도 좋았다. 읽고 ...
강경수, <<세상>>, 창비, 2024년 11월 출간 어수선 한 날을 보내면서도 모른척할 수 없는 요즘. 윤 대통령의 담화문을 듣고, 읽고 다시 <<세상>>이라는 '책' 속으로 들어오니 이야기에 조금 더 공감하게 된다. 불안이 증폭되는 세상을 살면서 매일 바란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조금 더 평화롭고 안전하고 상식이 존재하기를. 이야기를 이렇게 시작된다. 세상에 태어난 아이 앞에 나타난 커다란 손. 아이를 지키기 위해, 아이를 위해 무엇이든 내어주고, 보살펴 주는 손. 아이가 어릴 땐, 그 안에서도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지낼 수 있었다. 무럭무럭 자란 아이는 말을 할 줄 알게 되고, 자신을 돌봐주었던 '손'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그 손은 여전히 보드랍고, 안전하지만 아이는 궁금하다. 창밖으로 보이는 '세상'이. "나도 세상에 나가보고 싶어요" "그건 힘들 것 같구나, 세상은 너무 위험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단다." "무서운 곳인가요?" "무서운 곳이지." '세상'은 무서운 곳,이라고 알려주어야 하는 건 슬픈 일이다. 아이가 보고, 느끼고, 부대끼면서 살아가야 할 '세상'은 적어도 '무서운 곳'이면 안 되지 않을까. 그러면서 '부모'의 마음으로 공감이 된다. 나의 아이들을 완전무장 시키지 않은 채 내보내도 괜찮을 걸까. "세상은 정말 위험한 곳인가요?" "몇 번을 말했지만 그렇단다." "하지만 궁금해요." "그럴 ...
트렌드코리아 팀이 관찰한 대한민국 '요즘 여성' - 가장 핫한 인구 세대이자 소비문화의 리더. 처음 만나는 2030 여성들의 라이프트렌드 보고서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언제로 가장 돌아가고 싶냐고 물으면... 주저 없이 "서른 살이 되던 그 해"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겠다. 그때 나는 너무 모르는 게 많았다. 하루하루 쳇바퀴 돌듯 살면서도 그냥 그렇게 다들 사는 건 줄 알았다. 그때로 돌아가면 '치열'하게 살아보고 싶다. 연애 같은 거에 목매지 않고, 가족 부양 이런 거 신경 좀 덜 쓰고, 나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보고 싶다. '빛나는 세대' 요즘 2030 여성들을 부러워했던 마음은, 내 눈엔 그들이 그렇게 보였나 보다. 다들 멋지게 사는 것처럼. 근데 그들에게도 각자의 슬픔이, 고민이 분명 있을 테지. 요즘 2030 여성들은 과거 여성들보다 훨씬 더 행복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선입견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통계를 보게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2023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울증 진료를 많이 받은 그룹은 바로 20대 여성이라는 것이다. ... 저렇게 멋진데 우울증이라니... 누구에게나 겉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는 속내가 있다. 무엇일까? - <서문> 중에서, p7 이 책은 이런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여성 소비자에게 진심인 '한화손해보험'에서 먼저 제안한 '2030 여성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에 ...
2024년 코리아트렌드의 키워드는 "DRAGON EYES" '분초사회 / 호모 프롬프트 / 육각형인간 /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 도파밍 / 요즘남편 없던아빠 / 스핀오프 프로젝트 / 디토소비 / 리퀴드폴리탄 / 돌봄경제' 열 개의 키워드가 있었다. 2024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2024 트렌드 코리아> 키워드 소개 DRAGON EYES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를 기원하며! 곧 2024년이라니요. 트렌드 한 사람은 아닙... blog.naver.com 2025년 키워드로 넘어가기 전에 <트렌드 코리아>에서 선정한 2024년 10대 트렌드 상품 먼저 확인해 봤다. 그러고 보니, 내가 관심을 가졌던 것들 꽤 있다. 육아지원제도같은 것들. 작년에 키워드를 읽을 때도 '돌봄경제'에 관심을 가졌던 기억이 났다. 올해 나도 아이들과 일본여행 다녀왔다. 다시 돌아보니, 내가 관심 가진 것들.... 알게 모르게 해온 것들이 트렌드와 관련이 있구나, 생각해 보게 되는 거다. 알고리즘처럼. 꼭 내게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자꾸 눈에 띄고, 들려서 해보게 되는 건 아닌가 하고. 무언가를 볼 때,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길 때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봐야겠다. "이게 요즘의 트렌드인가?" 2025년의 키워드 SNAKE SENSE "뱀처럼 예민한 감각이 필요한 시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 것인가?" 비교를 멈추고 '...
DRAGON EYES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를 기원하며! 곧 2024년이라니요. 트렌드 한 사람은 아닙니다만, <트렌드 코리아>는 출간 소식을 들으면 힐끗거리게 되더라고요. 집중해서 정독하는 건 아니고, 큰 줄기에서 키워드를 읽고, 관심 있는 주제만 집중해서 읽는 편이에요. 2024년에는 어떤 키워드가 담겨 있는지 살짝 소개하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2024 트렌트 코리아 키워드, DRAGON EYES Don’t Waste a Single Second: Time-Efficient Society 분초사회 Rise of 'Homo Promptus' 호모 프롬프트 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 육각형인간 Getting the Price Right: Variable Pricing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On Dopamine Farming 도파밍 NotLike Old Daddies, Millennial Hubbies 요즘남편 없던아빠 Expanding Your Horizons: Spin-off Projects 스핀오프 프로젝트 You Choose, I'1l Follow: Ditto Consumption 디토소비 EiastiCity. Liquidpolitan 리퀴드폴리탄 Supporting One Another: 'Care-based Economy' 돌봄경제 - <트렌트 코리아 2024> 발췌 최근에 읽은 <...
조선족 작가 전춘화가 지금까지 쓴 소설들을 모은 첫 소설집 『야버즈』. 책에 담긴 5편의 소설 모두 한국에서 처음 발표되는 작품들이다. ‘야버즈’는 오리 목에 붙어 있는 고기를 일컫는다. 이 생경한 음식은 중국에서는 익히 알려진 음식이지만, 한국에서는 이름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며 차이나타운에 가야 겨우 맛볼 수 있다. 분명 가까이에서 존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낯설고 이질적인, 그래서 제대로 맛보기도 전에 지레 선입견을 가지기 쉬운 야버즈라는 요리는 조선족이라 불리는 중국 동포들이 한국에서 가지는 위치와 닮은 구석이 있다. 전춘화의 첫 소설집 『야버즈』는 이러한 우리의 선입견 너머에 존재하는, 진짜 조선족의 삶을 비춘다. - 책 소개 발췌 전춘화 작가의 작품을 처음 만난 건 제18회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품집이었다. 당선 후보작으로 수상집의 맨 마지막에 실려 있었다. 작품집 속 소설들은 잘 읽혔고, 좋았다. 대체로 내게 많은 소설들이 그렇듯. 그러다 마지막 작품으로 작가의 <여기는 서울>을 읽는데 첫 페이지부터 정신이 맑아지면서 다시 집중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소설의 마지막까지 읽고 한 일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는 일이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소설집이 『야버즈』다. 디아스포라 문학을 종종 읽어왔는데, 좋은 작품 앞에서도 '나와는 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었다. 전춘화 작가의 소설은 '조선족'의 이야기를 ...
'삶과 죽음'이 '죽음과 삶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음을, 죽음은 결국 '삶'으로 완성되는 것임을 소설은 알려주었다. 노르웨이 피오르 해안가의 고요하고 작은 마을, 그곳에 닐스가 살고 있다. 닐스는 그곳에서 평생을 페리 운전수로 살았다. 수많은 삶을 실어 나르며 자신의 삶 역시 살아냈다. 소설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새벽 5시 15분, 닐스 비크는 눈을 떴고 그의 삶에 있어 마지막 날이 시작되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해야 하는 일을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찾아 입고, 커피를 끓이고, 아침 식사를 마련하고... 배를 타러 갈 준비를. 평생 해 온 일이지만, 이날은 마지막 날이었고, 그가 태운 승객들은 살아 있을 때 닐스의 배에 탄 적이 있는 죽은 자들. 그들은 차례로 배에 오르며 닐스에게 말을 건넨다. 하고 싶었던 말, 자신의 삶과 죽음에 관해,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닐스는 듣는다. 그리고 닐스 역시, 자신이 살아온 지난날을 천천히 되돌아본다. 천천히, 이 소설은 굉장히 느리게 흘러간다. 아니, 독자가 그렇게 느낀다. 마지막 날이라는 걸 이미 알아서, 어쩌면 독자인 나는 그 마지막이 조금 천천히 다가오길 바라는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죽음 역시 이 소설에서는 천천히 진행된다. 준비하고, 기다리고, 생각하면서 마치 계획했다는 듯이. 닐스가 돌아보는 삶 속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다. 먼저 세상을 떠난 ...
앤솔러지 ‘얽힘’의 첫 번째 프로젝트 《봄이 오면 녹는》. 이 시리즈는 양자 얽힘(Entanglement)의 과학적 개념을 모티브로, 우리의 삶이 개별적이면서도 우주 안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문학적으로 구현한다. 세 명의 작가가 독립적인 소설을 쓰면서도 서로의 세계관과 소재를 공유하며 하나의 책으로 엮어내는 새로운 방식의 프로젝트다. '얽혀있다'는 말을 좋아한다. '얽힌다는 것'은 내게 꼬여있다는 의미보다 '함께'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는 말이다. 조금 더 크게 확장하면 '연대'한다는 다른 말이 어쩌면 '얽힌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혼자 살아가는 것 같지만, 혼자인 순간에도 나는 여러 사람들, 관계 속에 얽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게 아니라면 외로움을 느끼거나, 지나치게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들을 경험하지 못할 것 같다고. 가족이든 친구든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 혹은 모임에서 알게 모르게 연결되어 있는 보이지 않는 고리가 끈질기게 들러붙어 나를 기어이 살게 한다고도 믿는다. '얽힘'이라는 주제로 엮인 소설이라는 설정부터 좋았다. 그 시리지의 첫 작가들은 성혜령, 이서수, 전하영이다. 그들은 '손절'이라는 주제로 각각의 이야기를 썼다. 그렇지. '손절'도 '얽힘'에 포함될 수 있지. 손절은 이별과 달라. 종선이 불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손절과 이별은 차원이 다르다고, 손절은 효용성을 따지는 행동이지만 이...
2025 제48회 이상문학상 예소연 그 개와 혁명 매년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은 궁금해요. 2025년 이상문학상은 예소연 소설가입니다. 2021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등단 후 3년 만에 이상문학상 수상입니다. 1998년 등단 3년 만에 수상했던 은희경 작가 다음으로 빠른 수상이라고 해요. 저는 이 소설을 작가의 첫 소설집 『사랑과 결함』(문학동네, 2024)에서 읽었는데요. 실은 그 소설집에 수록된 <우리 철봉하자>라는 소설에 더 꽂혔었거든요. 이후 2024 제18회 김유정문학상수상작품집 수상후보작으로도 만났는데요. 그때는 전춘화 작가의 <여기는 서울>에 꽂혀서 또 살짝 지나쳤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상문학상 대상 작품으로 만나니 내가 좋은 작품을 못 알아본 건가... 이런 생각도 들고.. ^^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며칠 전에 서점에서 예소연 작가의 신작 소설 <<영원에 빚을 져서>>(현대문학, 2025)이 출간되었다고 해서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는데요. 같이 읽어 봐야겠습니다. 출처 : 알라딘 우수상 수상작은 한 편도 읽은 게 없더라고요. 수상작도 궁금하지만, 인터뷰도 너무 궁금해요. 얼른 읽고 리뷰도 남겨보겠습니다. 매해 이상문학상에 관심 가지셨던 분들, 찾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 개와 혁명(제 4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2025년) 저자 예소연,김기태,문지혁,서장원,정기현 출판 다산책방 ...
한국 소설 속 빛나는 명문장을 길어 올렸다. 묘사가 아름다운 글, 자의식이 섬세한 글, 상처를 보듬는 글, 그리움으로 물들인 글, 시처럼 설레게 하는 글 등 이 책에 실린 명문장들은 여러 아름다운 빛깔로 우리의 가슴을 적신다. 짧지만 시선을 멈추게 하고, 눈으로 읽지만 가슴으로 응시하는 글, 사람과 사물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고, 온정을 돋게 하는 글, 좋은 글이란 언제나 감성을 먼저 번뜩이게 만든다. - 책 소개 발췌 우연히 도서관 서가에서 발견한 책이었어요. 오래전 소설을 쓸 때, 텍스트처럼 옆에 끼고 읽던 소설들 속 문장들을 다시 만나니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그랬지, 소설의 문장이 주는 감동과 위로 때문에 나도 소설을 쓰고 싶었지. 급할 것 없이, 천천히 느긋하게 한 문장씩 읽어내는 동안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세상의 소란스러움 잠시 잊었던 것 같아요. 그런다고 뭐, 세상이 바뀌니. 그럴지도 모르죠. 세상은 바뀌지 않을지도 몰라요. 매일 더 나쁜 소식이 우리에게 전해질지도요. 그래도, 소설을 읽은 우리 마음이 조금 달라질지도 모르니까요. 그런 희망 조금 품어봐도 괜찮지 않을까요. 모순 저자 양귀자 출판 쓰다 발매 2013.04.01.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저자 은희경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3.11.10. 꽃들은 어디로 갔나 저자 서영은 출판 해냄 발매 2014.02.05. 아홉살 인생 저자 위기철 출판 현북스 발매 2020....
모모. 로자 아줌마. 이 두 사람의 이름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사랑'이 뭔지 '가족'이 뭔지 의문이 들 때마다 두 사람의 이름을 곱게 꺼내 불러보고 싶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실패'한 혹은 '버려진' 이들로 보일지도 모를 두 사람 모모와 로자 아줌마. 그들이 보여준 사랑은 '아무리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관계라 하더라도 끝내 알지 못할 진짜 마지막 사랑'이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피를 나누고, 살을 나눠 갖는 '가족'일지라도 하지 못할 한 사람의 마지막을 끝까지 함께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려주었다. 파리 빈민가, 아빠가 누군지도 엄마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지는 지도, 자신의 진짜 나이가 몇 살이고 생일이 언제인지도 알지 못하는 소년 모모. 돌봐 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을 거둬 보살펴 주는 로자 아줌마. 그들에게 삶은 녹록하지 않았다. 로자 아줌마는 늙었고, 모모는 너무 어렸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끝까지 서로 곁에 있어주는 것이었다. 흉한 모습을 보여도, 못난 모습을 보여도, 징글징글해도 떠나지 않고 지켜주는 것. 그게 그들에게는 사랑이었고, '가족'을 지키는 일이었다. 많은 문장이 마음에 남는 책이었다. 여러 버전 중에 일러스트가 있는 책을 읽었는데, 그림이 글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뭉클했던 것 같기도 하다. 생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살...
종종 묘한 감정에 빠진다. 그럴 필요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다. 특히 이렇게 멋진 젊은이 앞에서 속수무책 풍덩 빠져 허우적 될 때면 더욱 그렇다. 아는 사람도 아니고, 평생 나와는 연결고리 없이 살아갈 가능성이 훨씬 더 큰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람이 어딘가에 살고 있구나 알게 되어 기쁘다. 나의 젊음이, 앞으로 무모한 도전이나 단순한 열정만으로 살아가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대신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살아가게 될 나의 미래를 상상하게 했다. 나의 아이가 살아가게 될 세상을 그려보는 일에, 나의 아이를 대할 나를 만들어 가는 일에 설렘을 갖게 했다. 세상엔 하나의 길만 있는 게 아니고, 하나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사람은 없다는 걸. 공부를 잘해야 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이 한 공부를 어떻게 써먹을 것인가를 스스로 알아가는 삶을 살아가도록 든든한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 전범선, 이라는 사람은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낯설기도 했지만 그래서 즐겁기도 했다. 그를 설명하는 문장은 이렇다. 91년 춘천 출생. 민족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다트머스대학교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를 전공했다. 컬럼비아 로스쿨에 합격, 국제변호사가 되는 길을 가려고 했지만 로스쿨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해방촌에 살며 낮에는 풀무질(책방)에서 글을 쓰고 밤에는 로큰롤(밴드 양반들)을 연주한다. 비거니즘과 동물해방운동을 한다. 나처럼 평범한...
비거니즘을 열어본다는 건 늘 그래왔던 익숙한 현상들을 전복하는 시도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비거니즘은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육식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야'라고 들릴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먼저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비거니즘은 누군가를 나쁜 사람으로 낙인찍기 위한 가치관이 아닙니다. 저는 채식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에게 도덕적인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떤 진실 앞에서는 방관자로 있기 마련이니까요. 기아 문제, 소수자 문제, 환경 문제 등 여러 사회 문제가 있습니다만, 그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위해 삶을 오롯이 바치는 사람은 거의 없겠죠.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한에서 노력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겁니다. 채식도 마찬가지예요. 여러 사회 문제 중 일부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입니다. 육식 뒤에 어떤 불편한 진실이 있다고 해서 그 진실이 여러분의 삶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여러분이 진실을 마주하는데 두려워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 <머리말> 중에서, p6 '비거니즘'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비건'이 아니다. 아니, '비건'이지 못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어떤 죄책감을 크게 느끼는 건 아니고, 조금 더 알아보고 싶고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아,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실은 식탁에 고기를 올리고 아이들 입에 넣어주면서 내 입으로 잘 ...
믿기 힘들겠지만(나 스스로 믿기 힘든), 최근 3,4개월 사이 몸무게가 8킬로그램이 늘었다. 하아- 야금야금 살이 찌고 있었는데 체감을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아니, 어떻게 그리 둔할 수가 있지? 싶겠지만 사실이다. 살이 찌나, 싶긴 했지만 체감할 만큼 몸이 둔해지고 불편해진 건 얼마 되지 않는다. 체중계에 올라서고 나서야 헉, 했다. 그날 이후 계속 의시하고는 있지만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생기지를 않는다 슬프게도. 식욕이 평소보다 는 것도, 먹는 양이 갑자기 늘어난 것도 아닌데 어찌 이렇게 살이 불었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분명 많이 먹었겠지. 양이 늘었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다이어트를 해야지, 까지는 아니지만 매일 그런 생각은 했다. 이 책의 제목과 똑! 같은 말.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물론, 매일 실패하고 있다. 저자는 출근하기 싫은 날, 퇴근 후 배달 앱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날, 기어이 잠들기 전 무언가를 먹으며 다짐한. '기필코! 내일 밤은 굶고 자야지!' 마치,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라고 다짐하는 것도 다르지 않은 그 말이 너무 귀여워서, 너무 다정해서, 너무 친근해서 책 속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즐거웠다. 서른 살의 내게 발견된 만성질환은 추간판탈출증과 위염, 역류성식도염, 과민성대장염과 양극성장애까지 모두 다섯이다. 회사 생활 2년 차가 넘어가면서부터는 증세가 악화돼 병원에서 약을...
우정의 여러 모양을 생각해 봅니다. 저는 그걸 잘 모르겠어요. 내걸 다 내어주어도 좋을 그런 친구가 내게 있나, 그가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함께 오래 잘 살아가고 싶은 누군가가 내게도 있나. 시인 이훤과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이 주고받은 편지를 읽다가 대책 없이 부러워하고 말았습니다. 그런 우정이 있구나, 하는 마음이었는지 그들의 글이 너무 좋아서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둘 다였을 거예요. 둘의 글은 정말이지 너무 좋았거든요. 이훤이 김사월에게 말해요. "어떻게 그런 가사를 쓰니." 저는 두 사람의 글을 읽다 혼자 중얼거립니다. "어떻게 이렇게 글을 쓸까." 편지는 세계를 다시 읽는 지침서 같은 거니까. 이 책은 둘이서 쓴 세계에 대한 일지이자 서로에 대한 목격담이고 자신에 대해 쓴 보고서다. 더 많은 타인에게로 향하는 광야의 우정이기도 하다. 그런 우정을 오래 원했다. 편지를 써도 삶의 어떤 부분은 해결되지 않는다. 우정이 모든 걸 구제해 줄 순 없으니까. 어떤 일들을 내가 감당해야 한다. 쓰고 읽는 동안 너도 그랬겠지. 앞으로도 그러겠지. 그러다 우리는 통신을 다시 건넬 거다. 수건을 주고받을 거다. - 휜, <2024년 10월 1일 사월에게> 중에서 우정이 모든 걸 구제해 줄 수 없고, 어떤 일들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순간에도 '그런 우정'이 있다면 한번쯤 넘어져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게 돼요. 나를 진심으로 가여워해주고, 인...
중학교에 올라가는 큰아이가 일본 애니메이션에 빠진 건 일 년 남짓. 처음엔 아빠와 함께 시작했다. 아빠가 틀어 놓은 <겁쟁이 페달>을 보고 난 뒤 슬슬 관심을 갖더니 <하이큐>를 보고 나서 홀딱 빠져들었다. 이후엔 혼자 이것저것 찾아서 보더니 어느 날 갑자기 선언했다. "나, 일본으로 유학 가고 싶어." 엥? 너무 급작스러운 전개이나, 아이의 호기심과 배움의 욕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없어서, "그래? 그럼, 일본어 공부 열심히 하고, 일본에 가서 뭘 공부하고 싶은지 고민해 보고, 고등학생 돼서도 계속 좋고, 공부하고 싶으면 본격적으로 준비해 보자." 대답하고 나니, 지나가는 말, 잠깐 스쳐갈 호기심일지 몰라도 괜히 내가 설렜다. 드디어 아이에게 하고 싶은 게, 좋아하는 게 생긴 것 같아서. 늘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아이였는데 자발적으로 '적극적으로' 배우고 싶은 게 생겼다는 게 우선 반가웠다. 같은 애니메이션을 여러 번 보는데, 한번은 자막 없이 보기도 하고 혼자 나름대로 공부도 하는 것 같아서 언제까지 이어지나 조용히 지켜보는 중이다. 『애니만 봤더니 일본어를 잘하게 된 건에 대하여』를 쓴 센님은 아이가 먼저 알았다. "엄마, 유튜브에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어 공부한 분이 있어." 이 책은 아이의 호기심 충족과,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싶은 엄마의 바람이 이어져 읽게 된 책이다. 책의 시작에 인용해 놓은 문장, "시작에 필요한 건 ...
천수이(변호사, 사회복지사) 달동네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더불어 함께'라는 가훈 아래 사회운동에 헌신한 부모님과 달리, 가난이 누구보다 싫어서 돈 잘 버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리 발버둥 쳐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오히려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넬 때 마음이 편해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대학 시절에 500시간 가까이 멘토링 봉사활동을 하고, 변호사가 되어서는 취약 계층을 위한 무료 법률 상담 자리를 택했다. 지금은 그 자리를 떠났지만, 틈틈이 마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장애인 시설에 대한 인권 자문, 학교 밖 청소년·한부모 가정·스토킹 범죄 피해자 등을 위한 법률 지원을 하며 지내고 있다. 돈 잘버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으나, 돈이 필요하고, 가난하지만 법이 필요한 사람들 곁에 남은 변호사 천수이. 그가 써내려간 '법'이야기는 '사람' 과 '사랑' '돌봄'과 '연대'에 관한 이야기였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돌볼 수 없다. 애정이 없으면 마음을 줄 수 없으니까. 그의 이야기 전체가 내게는 '돌봐주는 마음'이 되어 돌아왔다. 변호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남을 '도와줄 수' 있는 자리에 있기도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닐 거다. 당연히 누구나 할 수 없고, 누구도 강요할 수 없는 일이고. 각각의 영역이 있고, 해야 할 일이 있을 테니까. 자신을 찾아온 이들을 내치지 않고, 마음으로 보듬어준 이야기...
... 결국 다 좋아질 거라 믿어야한다. 그렇게 기뻐질 내일을 믿어야 한다. 당신을 울게 만든 일, 사람, 설움 반드시 지나갈 것이다.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주문 같아요. 제목만 소리 내서 읽어도 기분 좋아지는 책입니다. 우린 알죠, 모두 알죠. 오늘도, 내일도, 행복만 할 수 없다는걸요. 그런데도 자주 '행복'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자주 쓰는 단어 중에 손꼽히지 않을까 싶을 만큼요. 사랑과 행복 중 우리는 어떤 단어를 더 많이 쓸까요. 책을 읽다 보니 사랑이 없으면 행복할 수 없겠더라고요.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사랑도 가득할 것 같고요. 그때의 그 사랑도, 행복도 결국 '나'부터 시작되어야 하고요. 언제부턴가 저는 '행복'이라는 말보다는 '기쁨'이라는 단어를 즐겨 쓰기 시작했는데요. 어쩐지 '행복'이라는 단어가 너무 거창하게 느껴졌단 말이죠. 기쁨 여러 개가 모이고 모여야 행복이 될 것처럼요.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건데요. 기쁨도 행복도 좀 거창하면 어때. 그래서 좋으면 됐지, 편해지면 됐지 싶더라고요. 각자가 원하는 만큼, 각자 가진 마음의 주머니에 가득가득 쟁이면 좋겠어요. 그리고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툭툭 꺼내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신날까요. 4개의 장 제목을 모아보니 연결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 행복은 불행을 이길 수밖에 없으니 사람은 결국 사랑으로 버틴다 함께 했던 날...
《상실》은 조앤 디디온이 남편 존 그레고리 던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떠난 뒤 1년여의 시간을 기록한 에세이다. 남편 그레고리 던은 2003년 12월 30일 세상을 떠났다. 독감이 악화되어 패혈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딸 퀸타나를 면화하고 돌아온 날 저녁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아무런 예고 없이 떠나보낸 뒤 담담한 듯 버텨내지만 그녀는 고백했다. 남편이 살아돌아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빠져있었다고. 에세이의 첫 문장부터 조앤 디디온이 그려낼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삶은 빠르게 변한다. 삶은 순간에 변한다. 저녁을 먹으러 자리에 앉는 순간, 내가 알던 삶이 끝난다. (p9) 든든하게 자신의 옆을 지켜주었던 사람이 아무런 예고 없이 떠나는 일을 어떻게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처음엔 그녀의 담담한 문장에 끌려 글을 읽다가 슬픔을, 비애를 꾹꾹 눌러 담아 써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마치 현실이 아닌 것처럼, 언제든 다시 자신의 곁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었던 건 아닌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은 자신을 가엾게 여길 수밖에 없는 절박한 이유가, 심지어 절박한 욕구가 있다. 남편이 집을 나가거나, 아내가 집을 나가거나 부부가 이혼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헤어진 배우자는 좋든 싫든 촘촘한 흔적을 고스란히 남기기 마련이다. 사별한 사람만이 진정으로 혼자 남는다. 두 사람의 삶...
아삭아삭할 겁니다 겨울을 견뎌 본 심장이라서요 2025년 1월 고선경 책날개에 적힌 시인의 말을 읽자마자 좋았다. 아삭아삭. 발음만 해도 그 느낌이 경쾌하니까. 겨울을 견뎌 본 심장..이라서 아삭아삭할 거라는 문장은 정말 멋지지 않나. 무수한 별, 아름다움 어둠속에서 맑은 물이 쏟아지는 소리 사람의 것과 사람의 것이 아닌 아름다움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 <폭설도 내리지 않고 새해>라는 시에서 내놓은 '토마토 한 알'과 연결되면서 아삭아삭, 다시 읊조리게 했다. 시의 언어는 톡톡 터지듯 재밌지만, 시인이 말하고 있는 것은 밝기만 한 건 아니다. 기뻤던 순간은 기쁨으로, 힘들고 슬펐던 시간들은 충분히 슬퍼하고 애도하자고 전한다. 그 뒤에 다가올 미래를 더 기쁘게, 기대되는 마음으로 맞이하자고. "나에게는 아직 끝내주는 인생이 남아 있다"(신년운세) 안 죽다고 해놓고 죽은 스물다섯의 너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애도인 <팬 레터-12월 31일>는 시집의 마지막 시다. 시의 첫 구절은 '안 죽는다고 했는데 죽었다'로 시작하고 마지막은 '여전히 기대되고 기다려지는 새해 그리고 나는 너의 팬이야'로 끝난다. 나는 이 시가 아주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미래를 시작하기 전에 이전의 것들을 애도하고자 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희망을, 기대를, 가져보게끔 한다. 잊는 것도 위로도 다 불가항력일지라도 다시 새해니까. ✔ 돈 좀 빌려줘 ...
여전히 시詩를 잘 모르므로 시인의 시에 대해 혹은 시인의 시 세계에 대해 적확한 언어로 말하기란 불가능하다. 분명한 건, 지난 며칠 하루에 몇 편씩 읽어낸 시인의 시가 날카로운 무언가로 나를 찔렀다는 거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언어'같다. 무기도 아닌데, 아니 어쩌면 '언어' 혹은 '단어'가 가장 강력한 무기일지도. 가장 용감한 단어는 여전히 비겁하고, 가장 천박한 단어는 너무나 거룩하다. 가장 잔인한 단어는 지극히 자비롭고, 가장 적대적인 단어는 퍽이나 온건하다. 「단어를 찾아서」 부분 가령 이런 시구를 읽으며 어찌 찔리지 않을 수가 있을까. 시인은 '솟구치는 말들을 한마디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썼다. '있는 그대로의 생생함으로.. 열심히 고민하고, 따져보고, 헤아려보지만 그 어느 것도 적절하지 못하다(<단어를 찾아서>)'고 썼다. 시인은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사유한다. 독자에게 그 질문에 기꺼이 동참하게 한다. 시인이 묻는 질문 앞에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상관없었다. 질문은 계속 이어지고, 생각은 깊어지고, 적절한 단어를 찾아내고 싶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그게 내겐 시인의 시가 주는 즐거움이었다. 언어를 찾는 이들에게, 말이 필요하지만 그보다 침묵이 더 필요한 이들에게, 글을 쓰고 있는 이들에게 어떤 시를 먼저 읽어도 좋으니 이 시집을 읽어보자 건네고 싶다. 두 번은 없다 - 부분 발췌 힘겨운 나...
위로가 되는 시 시집은 늘 좋지만, 늘 어렵기도 해요. 마음대로 오독하고, 마음대로 받아들이면서 (나에게) 좋은 시만 남기면서 읽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시'를 가까이하는 저의 삶이 꽤 괜찮다고 느껴지게 해요. 다정함과 위로가 되는 시집 살짝 추천해 봅니다. #우리너무절박해지지말아요 #이훤 새해에 이 시집을 추천하는 이유는 '절박해지지 말아요'하는 구절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결심, 스스로에게 하는 당부 같은 마음이랄까요. 슬픈 일이 생겼을 때, 마음대로 무언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간절히 원하던 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누군가와의 관계가 틀어졌을 때, 상처받았을 때, 울고 싶을 때...... 그런 순간들은 새해에도, 시시때때로 일어날 거예요. 그럴 때마다 너무 그 순간에 매달리지 말고, 좀 더 멀리 보자 하는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 같은 구절이 마음에 남았어요. 2019년 새해 이 시집을 처음 읽었습니다. 그 후 새해가 되면 한 번씩 다시 떠올리는 시집입니다. 다정한 언어들은 아닌데도 다정하게 다가오고, 그리 쓸쓸하고 슬픈 시구가 아닌데도 괜히 쓸쓸해집니다. 조금 더 다가가고 싶은데 거기서 그만, 멈춰버리기도 하고요. '삶'과 '생활'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여기의 삶과 저기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해요. 지금의 나와 미래의 혹은 과거의 나에 대해 생각하다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 관계 ...
변윤제의 시집을 읽는 동안 좋았다. 근데 왜 좋았지? 뭐라고 소개하지? 생각하다 멈칫했다. 좋은 걸 좋다고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읽는다. 그래도 꼭 먼저 소개하고 싶은 시가 있다. 「내일의 신년, 오늘의 베스트」 슬픔이 꼭 훌륭해야 할 필요 없다고, 버려야 할 것은 버리자고 단정해지지 않아도 되고 적당히 우스워지며 실패를 사로잡는 게 나을지도. 그래도 매일이 선물이라고 말하는. 한 살 더 먹고, 힘든 일을 반복될지라도 내년에도 사랑스러울 예정이라고 말하는 귀여운 능청스러움이 좋았다. 저는 내년에도 사랑스러울 예정입니다 저자 변윤제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3.11.29. 정수리에 잎 그림자 몰아치는 날 슬픔이 꼭 훌륭해야 할 필요 없잖아요 버려야 될 빗들 화병에 꽂아놓고 새로운 방식의 꽃다발을 만들어요 털 가닥이 쏟아지는 구름 무너지는 겨울 장마의 한편을 헝클어뜨릴 계획이니까요 단정해지는 건 싫어요 당신의 말에 따라 두 갈래로 갈라졌던 길 예측할 수 있는 모든 가르마에 대해 차라리 밀어버리자고요 적당히 우스워지며 실패를 사로잡는 법 나무빗의 손잡이를 잡을 때 아직도 난 빗을 숲이라 믿는 사람 화장대에 놓인 숲을 머릿속에 들이미는 사람 딱딱하고 무심한 덩어리, 빗질을 따라 흩어지는 벌레들 이 빗을 망치 삼아 휘두른다면? 당신의 뒤통수, 연약한 구멍의 어딘가를 후려친다면? 코피를 질질 흘리며 저물녘 하...
기억이 났다. 내가 좋아했던 나희덕 시인의 시집. 대학 1학년 때 시론 수업과, 시 합평 수업을 들으며 매일매일 괴로워했던 시절에 시인의 시를 많이 읽었다. 읽는 게 괴로운 건 아니었다. 오히려 좋았다. 그냥 읽을 수 있다는 건. 늘 시를 분석하거나 시에 대한 의견을 내야 하는 일이 어려웠고, 다시 내가 시를 써야 한다는 게 괴로웠던 거지. 그럼에도 나희덕 시인의 시는 늘 위로였다. <<그러나 꽃보다도 적게 산 나여>>는 '젊은 날의 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첫 시집 『뿌리에게』부터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 『사라진 손바닥』, 『야생사과』, 초기 시집 여섯 권에서 시인이 직접 고른 시들이 담겨 있다. 그 시절 아끼던 시집은 <<어두워진다는 것>> (2001년, 창비) 이었다. 5시 44분의 방이 5시 45분의 방에게 누워 있는 나를 넘겨주는 것 슬픈 집 한 채를 들여다보듯 몸을 비추던 햇살이 불현듯 그 온기를 거두어가는 것 . . <어두워진다는 것> 부분 이번에 읽으면서 좋았던 시는 <저녁을 위하여>다. 좋았다는 표현보다 '아렸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한 구절, 구절 마음에 남지 않는 구절이 없었다. 이 시가 수록된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라는 시집을 올해가 가기 전에 읽어야겠다. "엄마, 천천히 가요." 아이는 잠이 덜 깬 얼굴로 칭얼거린다 그 팔을 끌어당기면서 아침부터...
사람들은 대체로 평등을 지향하고 차별에 반대한다. 관념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다수자 차별로도 결국은 차별은 옳지 않다는 기본 전제 위에 성립한다. 사람들은 적어도 평등이라는 원칙을 도적적으로 옳고 정의로운 것이라고 받아들인다. 대부분의 선량한 시민에게 차별을 하거나 어떤 방식이로든 차별에 가담한다는 건 도덕적으로 허락되지 않는다. 차별이 없다는 생각은 어쩌면 내가 차별하는 사람이 아니길 바란다는 간절한 희망일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히려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이 역설적으로 벽을 하고 있을 가능성은 높다. - <사는 곳이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 중에서, p25 최근, 기분이 썩 좋지 않은 경험을 했다. 그간 내가 몰랐던 '나'가 불쑥 튀어나왔기 때문인데, 게다가 좋은 쪽이 아니라 나에 대해 실망하게 한 경험이었기 때문에 조금 울적해지기까지 했다. 그러니까 이건, 그동안 내가 '나는 차별하지 않는 사람이야. 나는 적어도 그런 사람이야'라는 자만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걸 기저에 깔고 있다. 지난주, 몇 년 동안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면서 매년 정규직 심사에서 탈락했던 직장 동료가 드디어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는 공문이 돌았다. 공문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얼마나 좋을까. 지금쯤 기분이 날아갈 것 같겠다. 정규직이 되었으니 앞으로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걸 알아차리고 번뜩, '나 뭐지?' 하는 생각이 동시에 따라붙...
빅토리아 잉, <<삼킬 수 없는>>, 작은코도마뱀, 2024년 8월 출간 사랑하는 방법을 그것밖에 모르는데, 그 방법이 잘못된 거지. 너희 엄마가 변해야만 네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마. 아무도 완벽하지 않아. 엄마가 변하기를 기다리지 말고 너 스스로 행복할 방법을 찾아봐. - 본문 중에서 밸러리는 어려서부터 '여자는 날씬해야 사랑받는다'고 배웠다. 그게 엄마의 사랑법이었다. 엄마는 밸러리가 무엇을 먹는지, 얼마나 먹는지 간섭했고, 살이 찌면 안 된다고 누누이 말했다. 밸러리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음식을 먹은 뒤 화장실로 가서 모두 토해버린다는걸. 친구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먹고, 돌아서면 바로 화장실로 뛰어가 토해내야만 견딜 수 있었다. 날씬한 자신이 뚱뚱한 친구보다 인기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런 자신이 더 사랑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원래 여자아이들은 예뻐지려고 갖은 노력을 하니까, 내 방법이 특별히 더 힘든 건 아닐 거다."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면서. 말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고... 밸러리는 '착하다'라는 말을 듣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넌 어딜 가나 잘할 거야. 항상 착한 학생이잖아. 네, 전 항상 착하죠. 그런 밸러리의 마음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건 아빠의 죽음 이후였다. 아빠는 세상을 떠나며 후회를 남기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지만, 밸러리는 아빠의 죽음 앞에 슬픔을...
류승희, 그래픽 노블, <<자매의 책장>>, 보리, 2023년 7월 출간 여전히 서점에 가는 걸 좋아하지만, 언제부턴가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쉽게 장바구니에 담고, 배송도 빠르니 시간이 늘 아쉬운 내게는 차선의 선택인 셈이었다. <<자매의 책장>>을 읽고 서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점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다. 그걸 오래 잊고 살았구나. 그립다. 나 역시, 퇴근 후 서점에 들러 책을 보면서 위로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게 결혼하기 전이었으니 너무 오래됐다. 아이와 함께 서점에 가면 여유롭게 책을 볼 수가 없어서, 늘 사야 할 책만 급하게 구입해 나오곤 했으니 서점의 위로를 너무 오래 잊고 살았다. 이야기는 자매의 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신 후 3년이 지난봄으로부터 시작된다. 우주와 미주는 아버지의 사망 이후 여전히 마음속에 무거운 돌멩이 하나씩을 안은 채 살아간다. '어떤 죽음은 거짓말처럼 갑자기 다가오고, 어떤 죽음은 확실하지만 느리게 다가온다(p101)'는 우주의 독백. 결혼해 따로 사는 동생 미주의 부재가 여전히 낯선 우주. 아픈 어머니와 둘이 살면서 다수의 직장인이 그렇듯 하루하루 노동의 고됨을 경험하고, 미주는 출산 이후 일을 그만두고 바쁜 남편 대신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육아를 하며 보낸다.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견디는 자매를 여전히 이어주는 건 '책'이었다. 위로가 되어 준 것도...
너무 유명해서, 제대로 읽지 않았어도 읽은 듯 느껴지는 책이 있는데 <<안네의 일기>>도 그중 한 권이다. 단편 단편 알고 있는 이야기라 읽은 듯도, 아닌 듯도 한. 그런데 잘 아는 것 같은 책이었다. 아리 폴만 각색, 데이비드 폴론스키의 그림으로 다시 탄생한 #그래픽노블 <<안네의 일기>>를 통해 제대로 '안네'를 만났다. 1942년 안네의 열세 살 생일에 선물 받은 일기장. 안네는 일기장에 '키티'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누구에게도 터놓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키티'에게 털어놓겠다고 생각하고, 위로받기를 원했다. 안네의 가족은 나치를 피해 네덜란드로 떠났다. 그곳에서 안네의 아버지는 회사를 차렸고, 한동안 그들은 자유롭고, 행복했다. 독일에서 도망쳐 나오면서 상상하지 못했던 나치의 네덜란드 침략, 안네의 가족은 사무실의 비밀 은신처에 몸을 숨긴다. 그리고 그곳에서 안네는 바깥출입도 하지 못한 채 은신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키티'에 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안네의 가족뿐 아니라, 다른 가족과 함께 사는 은신처는 좁고, 답답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고, 그들은 서로 견디며 살아가야 했다. 안네는 그곳에서 가족 간의 갈등, 타인과의 관계를 나름의 방식으로 경험하고, 터득하고, 깨쳐갔다. 나는 우울할 때 이렇게 하라고 조언해. "들판으로 나가서 자연과 햇살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해. 밖으로 나가서 네 안에 잠재된 행복을 다시 포착해....
1월, 《자기만의 방》을 읽은 이후에 버지니아 울프의 글과, 그의 책 속에 등장한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버지니아가 말한 <자기만의 방>에 대해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깊이 알고 싶어지고 그의 글을 읽고 싶어진다. 이 책은, 수사네 쿠렌달이 그리고 쓴 버지니아 울프의 그래픽 전기다. 한 사람의 생을 읽고 따라는 일은 쉽지 않다. 시대적 배경을 이해해야 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을 같이 들여다봐야 비로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일 거다. 긴 텍스트가 아니라 그림과 짧은 문장들로 만나니 아무래도 읽기 편했고, 조금 더 쉽게 버지니아에게 가닿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책의 시작에는 버지니아와 그의 주변 사람들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다. 그리고 그녀의 성장 배경, 그녀의 부모, 남편, 친구, 편집자들의 이야기를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다. 그녀는 원하는 것이 있을 때는 감언이설을 해서라도 얻어냈고, 그것이 통하지 않을 때는 억지를 부려서라도 반드시 얻어냈다. (p11) 나는 지금 그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어서 너무 부족함을 느끼고 있어. 매일 저녁 여러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때 배울 수 있는 것을 꼭 배우라고 당부하고 싶단다. (....) 대화보다 더 중요한 가르침은 없어. 모든 것이 새로울 것이고, 모든 것이 달라질 거야. 우리는 모든 것을 다 시도해볼 거야! <<자기만의 방>>의 이야기가 시작된...
"아무래도 다른 책을 골라얄 것 같아요." "왜요?" "추천해 주신 책을 엄마가 보더니, 무슨 만화를 보냐고......" 글쓰기 일대일 코칭을 하고 있는 학생이 있다. 7월에 서평 쓰기를 하고 있는데, 내가 추천한 리스트에 그래픽 노블이 한 권 있었다. 그 책으로 선택했더니 엄마가 무슨 만화를 보냐고 했다며 서평 쓸 책을 다른 책으로 다시 고르겠다는 말이었다. 그렇지 않다고, 만화라서 좋지 않을 리 없다고 구구절절 톡으로 답을 남겼지만, 결국 다른 책을 선택해 쓰겠다고 했다. "무슨 만화를..."라는 말을 하셨다는 어머님을 아마 설득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끝내 아쉬웠다.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고, 아끼고, 애정 하는 분야가 바로 그 장르라서 이기도하고, 그림과 글이 주는 묵직한 여운을 끝내 나누지 못해서 이기도 하다. 나는 이 책 <<거짓말들>>도 그 친구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데,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해야 하지. 정말 굳이 소개가 필요 없는데, 읽으면 알 텐데. 아홉 편의 에피소드가 담긴 미깡 작가의 <<거짓말들>>은, 단편 단편 읽으면서도 좋았지만 다 읽고 난 뒤 묘하게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어 더 좋았다. 누구나 한번쯤 아니 살면서 여러 번 하게 되는 거짓말. 거짓말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악의를 가지고 하는 거짓말, 선의의 마음으로 하게 되는 거짓말, 거짓말을 한 뒤 남는 죄책감, 거짓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