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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세이-세상을 받아 들이는 방식-메리 올리버
인문-사랑에 따라 온 의혹들-신성아
시/에세이-엄마와내가 이야기하지않는 것들-미셸 필게이트
이 책은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들이 2023년 3월부터 8월까지 신문에 연재한 '파워라이터'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다. "셀링파워" 보다는 "다양성"을 보여주는 게 관건이었다고 한다.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 수학자 김민형 등 각자의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 저자, 소설가 김동식,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이슬아처럼 등단을 거치지 않고 나름의 방식으로 책을 낸 작가들을 소개한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의 말 발췌) 저자의 손을 떠나 세상에 나온 책은 독자의 몫이지만, 한 가지 우려는 남는다. 이 책이 자칫 소수의 성공담으로 읽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문득 '나는 어디쯤 와 있는가' 궁금할 때가 있다. 그런 순간에는 타인의 이야기가 도움이 된다.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지, 길을 바꿔도 괜찮은지 참고할 수 있다. 부디 이 책이 작가 지망생이나 작가를 위한 '글쓰기 지침서' 일뿐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하루를 버티고 내일을 그릴 수 있는 책으로 읽혔으면 한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이영관, 곽아람, 김민정, 윤상진 작가의 말을 읽고, 바로 공감했다. 여전히 작가 지망생인(듯한) 내가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 소수의 성공담' 인 것 아닌가. 하는. 읽다 보면 이해된다. 기획의도에서 말한 '다양성'을 보여주고자 한마음이 무엇인지. 그래서 좋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
2024년 7월 두 번째 에세이집 『뭔가 믿을 것이 필요한 당신을 위한 책』을 출간하고 몇 개월이 지났어요. 오늘 생각지도 못한 반가운 메일을 받았습니다. 하반기 인세 정산 메일이요. 가끔씩 기고를 하고 원고료를 받았지만, 책을 출간하고 받는 인세는 느낌이 좀 다른 거 같아요. 글을 써서 돈을 버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도 좋고요. '풍족한 액수'(라면 출판사 대표님의 수고로움에 힘을 보내드리는 것 같아 조금 덜 죄송했을 텐데..) 가 아니더라도 너무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 비용을 지불하고 제가 쓴 글을 읽어주었다는 것도 너무 감사하고요. 읽어주신 분들, 혹시 앞으로 읽어주실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저도 오랜만에 책을 다시 펼쳐 봅니다. 실은 제가 쓴 글을 다시 읽는 게 좀 민망하기도 해요. 올해는 조금 더 깊은 사유를 담은 글을 쓰고 싶어요. 제가 그만큼 더 깊어져야겠지요. 책을 만드는 사람도 쌓아 놓은 책의 반의반도 읽지 못한다는데, 일상의 밥벌이로 고된 우리가 쌓아둔 책을 다 읽는 일은 어쩌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아니 꼭 그래야 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알 수 없는 날들을 매일 산다. 내가 읽은 오늘의 책이 내일은 기억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일 다시 만나게 될 책이 무엇일지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책방을 기웃거리고, 책장에 꽂혀있는 읽지 않은 책을 훑는다. 언젠가 다시 지금의 시간을 되돌아봤을 때,...
'나는 나로 살기 위하여 심플해진다' 이 문장이 좋았다. 타인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나로 살기 위하여 타인에게 휩쓸리지 않을 용기를 갖고 싶다. 타인을 삶에서 밀어내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아서, 내가 타인에게 의미가 되기 위해 자꾸 노력하며 살기도 해서, 그래서 때때로 더 외로운지도. 작가의 다른 책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를 읽으며 좋았던 느낌이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나는 작가를 개인적으로 전혀 알지 못하지만,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어떤 태도들을 배운다. 나를 대하는, 타인을 이해하려는 태도. 그게 글을 쓰는 이에게 장착될 때 어떤 글보다 누군가에게 가닿을 수 있을 거라 믿게 된다. * 내가 생각하는 나의 일이란 내 삶을 점점 내가 좋아하는 삶으로 만드는 것이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내가 동의할 수 없거나 싫어하는 문화에 휩쓸려가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문화로 내 삶을 물들이는 일이다. 내가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은 남의 세상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내 삶과 나의 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내가 이길 것은 나 자신과 나의 문화일 뿐, 다른 누군가는 아니다. - <나에게는 경쟁자가 없다> 중에서, p20 * 나는 오직 나의 시간만을 살며, 그 시간으로 얻는 나의 경험을 토대로 나의 자신감을 가지고 내 삶을 살 수 있을 뿐이다. 거기에 집...
스물일곱 편의 짧은 소설이 담긴 소설집 『설명충 박멸기』는 기상천외하다. 표제작인 <설명충 박멸기>에서는 '설명하고 싶어 안달 날' 인물이 등장한다. 입안에 설명충이 들러붙어 누구라도 붙잡고 설명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남자가. 유행에 집착해 급기야 강아지처럼 네 발로 걷게 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어떤 유행>, 성적과 등수에 짓눌린 아이들은 풍선처럼 두둥실 떠오르고(떠오르는 아이들), 갑질을 일삼는 부모 앞에서 <뿌직> 진실의 목소리를 내뱉는 선생이 등장하는(진실의 주둥이). 산타클로스에게 고용 착취를 당하는 루돌프가 등장하는 <크리스마스 특근>, 전염병에 걸려 소파에 붙어 사는 남편과 친정아버지가 등장하는 <전염병>, 게임하느라 육아와 가정에 관심이 없는 남편 대신 양육을 도와주고 아내의 마음까지 돌봐주는 개가 등장하는 <아내의 개>...... 어느 소설 하나 평범하지 않은 서서가 이어진다. 그런데 읽다 보면 알게 된다. 그냥 현실이구나. 현실에서도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데, 소설에서 일어나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오히려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과 다른 게 있다면, 깔깔 유쾌하게 웃을 수 있다는 것. 정말 현실에서 저렇게 응징하거나, 해결되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하게 한다는 것. 어떤 소설은 두 페이지가 넘지 않고, 대체로 다섯 페이지를 넘기지 않다. 짧은 분량 안에 담아내기에 무거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