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독서관장 루츠 기록자들 저자 임성용 출판 걷는사람 발매 2021.01.15. 영화는 '신파' 소설은 '사회파'... 어쩌면 이제 대한민국의 개성이라할 수 있는 작품의 성격 가운데서, 분명 이 책 역시 그러한 틀 속에서 표현된 하나의 글일 것이 분명하다. 그야말로 해방과 전쟁, 그리고 독재와 성장이라는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휘둘러진 인간 개인의 감정은 비록 부족하겠지만 '한'이라는 단어로 압축할 수 있을지 모른다. 때문에 이 무수한 단편소설에 표현된 감정은 작게는 등장인물들의 환경과 사건이 만들어 낸 것이지만, 나름 (크게) 그 의미를 생각해보면, 결국 그러한 감정이 표출되고 또 인정할 수 밖게 없게 만드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서, 즉 그 독특한 감정에 공감하는 시대적 인식(또는 지식)이 나에게도 있다고 인정하게 만든다. 아내하고 딸이 사라졌어. 그냥 쓱 사라졌어. 쓰던 물건도 그대로 다 있는데 돌아오지 않았어 공원 조 씨 89쪽 이처럼 위의 '공원 조 씨' 가운데서 가족이 오지 않은 이유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일어난 탓이다.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와중에 들이닥친 사고와 죽음 가운데서, 그 등장인물과 연관된 비극(사고와의)의 접점은 그 어디에도 없다. '평소에 무언가 잘못을 했나?' '전생에 천벌받을 짓을 한걸까?' 근데 왜 나였지? 혹 이에 만족스러운 대답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누가 있을 수 있겠는가.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