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의 간식 저자 오가와 이토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발매 2021.11.30. 오가와 이토 소설 특유의 따뜻함을 좋아한다 그중 <라이온의 간식>은 유난히 더 애착이 간다 작년, 재작년 즈음 죽음에 관한 소설을 너무 많이 읽는 바람에 우울해진 적이 있는데, 그때의 두려움과 허무함을 이 책으로 조금씩 날려버렸던 기억이 난다 라이온의 간식 오가와 이토 하면 역시 음식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글자로 그려낸 음식과 요리에 빠져들게 만든다 상상하며 마음으로 먹는 즐거움이란! 이번 이야기에서의 <간식>은 추억과도 같고 한 사람의 인생을 축약해놓은 것과도 같다 삶의 마지막에 먹는 식사와 간식을 어쩜 그리도 다정하게 표현했는지 모르겠다 오가와 이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일본 소설 중에 오가와 이토의 소설을 가장 좋아한다 굉장히 특별하지만 어딘가 평범하기도 하고 따뜻한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오가와 이토가 좋다 그녀의 소설은 이제 다 읽은 것 같은데 어쩐지 에세이는 한 권도 펴보지 않았다 이번에 <작가의 말>을 읽고 나니 소설 말고 작가의 삶에도 들어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줄거리 33세라는 젊은 나이에 암 환자가 된 시즈쿠. 시한부 판정을 받고 호스피스에 가기로 결심한다 바다와 레몬, 포도밭이 어우러진 그곳 <라이온>. 끝이라고 생각한 호스피스에서 뜻밖의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고 삶의 마지막을 준비한다 젊은 나이에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 룰루 밀러 출판 곰출판 발매 2021.12.17. 내가 즐겨 읽는 분야는 아니지만 워낙 내용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한 번쯤 보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았다 딱 절반을 읽고 나서, 완전히 덮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어쨌든 끝까지 다 읽었다 쉬우면서도 어렵고 심오하기도 하다 그래서 물고기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분류학과 자연과학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 안에 철학적인 요소가 많이 담겨있다 글쓴이인 룰루 밀러와 그녀가 파헤쳐 나간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인생뿐만 아니라 생명과 삶의 의미, 존재의 가치 등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이 많았다 룰루 밀러 과학 전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데뷔작으로 내놓았다 데이비스 스타 조던이라는 역설적인 인물, 그리고 한 사람에 대한 집요한(?) 추적 끝에 놀라운 사실을 발견해낸 작가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책 한 권을 쓰려면 그런 집요함이 있어야 하나보다 혼돈은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이라는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나는가'하는 시기의 문제다. 지진으로 자신이 그동안 모은 수많은 표본이 박살 나는 것을 보고 바늘과 실을 집어 든 사람,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혼돈으로 인해 결국 실패할 거라는 메시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작가가 인생에 찾아온 혼돈으로 흔들릴 때 문득 그 분류학자의 삶이 궁금해졌다고 한다 그 호기심과 같...
지금 이대로 좋다(20 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저자 법륜 출판 정토출판 발매 2019.10.30. 한동안 덮어 두었던 법륜스님 책을 다시 꺼냈다 읽을 만큼 읽었다, 알만큼 안다고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다시 읽어본 문장이 새롭게 다가왔다 잊고 있었다는 말이 맞겠다 이렇게 간단한 것을 나는 왜 또 잊고 있었을까 (필사하기 좋은 책) 지금 이대로 좋다 나에게는 이 책은 중심과도 같다 온갖 잡념에 시달릴 때, 욕심과 욕망이 끝없이 뻗어나갈 때, 이유 모를 짜증과 화가 넘쳐흐를 때. 법륜스님의 책을 한 문장씩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지금 이대로 좋다> 제목처럼 지금 이대로의 삶, 지금 이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게 된다 법륜스님 한창 코로나가 유행했을 때 남편이 몇 달 집에 있으면서 유튜브로 법륜스님 말씀을 자주 들었다 나는 귀동냥으로 오며 가며 듣는 정도였는데 어느 날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있었다 남편과의 갈등이 고민이었던 중년 여성분이 "스님 왜 저한테만 잘못했다고 하세요."라고 했다 그때 스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당신 남편이 나한테 와서 고민을 얘기했다면 남편한테 뭐라고 했겠지." 별거 아닌 우스갯소리 같아도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바뀌어야 하는구나, 하고 깨달았던 것 같다 깨달음은 특별한 게 아니라 사실을 사실대로 알아차리는 거예요. 실상을 알면 모든 괴로움은 ...
위저드 베이커리 저자 구병모 출판 창비 발매 2022.03.27. 2009년에 출간된 <위저드 베이커리>. 길다면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스치듯 그 제목을 들어온 게 몇 번이나 될까 중간에 한 번쯤은 읽어봤을 법한데 잊어버리고 또 잊어버리기를 한 세월.. 최근 구병모 작가에 대한 좋은 평을 듣고서야 드디어 그녀의 책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위저드 베이커리>가 그 첫 번째다 위저드 베이커리 제목만 봤을 때는 특색 있는 빵집과 전지전능한 누군가, 그리고 힐링과 치유에 관한 이야기 정도일 거라 생각했다 초반의 몇 페이지만 해도 일본 소설 <한밤중의 베이커리>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아주 현실적인 세상 이야기에 마법사가 운영하는 빵집과 특별한 재료가 들어간 빵 등의 판타지가 가미된 소설이었다 현실과 판타지가 적절히 섞여 있어서 꽤 흥미로웠고 소설 속 세상이 답답하고 화가 나고 어이없기도 했다 책을 읽을 때만큼은 이야기 속에 푹 빠져들어가 있었다 마법사와 빵집은 상처뿐인 주인공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정한 집과 같은 역할을, 그가 만든 빵은 사람들의 민낯과 욕망 등을 낱낱이 보여주는 도구였던 것 같다 구병모 경희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편집자로 활동하다가, 2009년 <위저드 베이커리>로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기존의 청소년 소설이 가지는 이미지를 벗어나 독특한 자신만의 전개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네 이웃...
핸디맨 저자 McFadden, Freida 출판 북플라자 발매 2023.02.01. 어딘가 소름 끼치는 표지가 눈에 들어와서 보니 프리다 맥파든의 책이었다 공포 스릴러 소설인 <하우스 메이드>와 같은 장르이기도 하고, 작가와 책에 대한 이미지가 아주 좋았던 기억에 기대를 안고 책장을 열었다 (영미 소설/공포 스릴러) 하우스메이드, 프리다 맥파든 편하게 술술 읽히는 책을 추천받았는데 '하우스메이드'가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인기가 많은... blog.naver.com 핸디맨 공포 스릴러라는 수식어가 제대로 맞아 들어가는 소설이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게 이해가 갔다 읽는 내내 심장이 떨리고 신경이 곤두섰고, 글을 읽으며 내 머릿속에서도 영화 한 편이 그려졌다 <하우스 메이드>와 이야기의 짜임새는 비슷하지만 내용이 비슷하거나 진부하지 않다 추측하기 힘든 결말과 약간의 반전도 기대할만하다 프리다 맥파든 뇌손상 전문의이자 소설가. 전공을 바탕으로 어쩜 이렇게 몰입감 있는 소설을 쓸 수 있는지 대단하게 느껴진다 밀실과도 같은 장소를 등장시켜 그 몰입감을 더욱 끌어올린 게 아닌가 싶다 단순히 어딘가 가두는 설정을 좋아하는 건 아닐지 생각해 보기도 했다 ^^ 프리다 맥파든이 쓴 소설 중에 우리말로 번역된 건 두 권밖에 없는듯하다 얼른 다음 책을 보고 싶은데 아쉽다 줄거리 수많은 사람들을 살해하고 손목을 잘라 보관한 끔찍한 살인마 <핸디맨...
이중 하나는 거짓말 저자 김애란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4.08.27. 지난여름 출시된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아직도 식지 않은 인기로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다 나는 항상 뒷북을 두드리는 편이지만 운 좋게 일찍이(?) 이야기에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 한마디로 진한 우울감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남들이 읽고 힘들어한다는 <채식주의자> 보다 나에겐 이 소설이 더 어두워 보였다 그게 아이들의 이야기라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만큼은 세상모르고 천진난만했으면 좋으련만. 내 기준에서 결말 또한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어둡고 우울하게만 느껴졌다 김애란 작년까지만 해도 외국 소설 위주로 읽었기 때문에 김애란 작가의 이름은 이번에 처음 들어보았다 알고 보니 마니아층이 많은 작가였다 모두 나열하기도 힘들 만큼 많은 상을 받고 그 실력 또한 인정받았다 줄거리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도마뱀 용식에게 의지해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는 지우. 자신의 손을 통해 누군가의 죽음을 예측할 수 있는 소리. 칼에 찔린 아버지와 교도소에 수감된 어머니 때문에 반려견 뭉치와 함께 이모집에서 생활하게 된 채운. 그들은 서로의 비밀을 알고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각자의 거짓말을 숨기고 관계를 이어나간다 제목이기도 한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선생님이 만든 새 학기 자기소개 게임이다 지목된 사람은 다섯 가지 문장으로 자신을 표현하는데 그중 ...
내가 널 살아 볼게 저자 이만수,감명진 출판 고유명사 발매 2023.01.30. 여러 사람의 글을 묶어 놓은 에세이는 가끔 읽어봤는데, 커플이 각자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에세이는 처음이었다 그것도 그림 그리는 여자와 노래하는 남자의 동거 스토리라니, 기대와 호기심을 가득 안고 읽어 내려갔다 내가 널 살아 볼게 12년째 만남을 이어가고 함께 살며 또 함께 미래를 그려가는 연인의 이야기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설렘 가득한 첫 만남부터 늘 함께 하는 생활, 서로에게 익숙해진 삶까지 울고 웃는 모든 것이 담겨있다 시작하는 연인들이나 예비부부, 신혼부부 또는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내면서 설렘을 잊어버린 연인이나 부부가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같이 산다는 건 서로의 서툰 말을 가만히- 들어주는 것인지 모른다. 이렇게 예쁜 말을 담아두지 않을 수 없다 서로가 많이 서툰 사람일 텐데 그것을 지적하고 내 입맛에 맞게 바꾸기보다 가만히 들어준다는 건 서로에 대한 존중이 아닐까 현실과 이상이 다르긴 하지만 이 문장을 늘 마음속에 가지고 살고 싶어졌다 결혼 자체는 내가 선배일지라도 두 남녀가 함께 하는 삶에 있어서는 배울 점이 훨씬 많은 커플 선배님인 듯 ^^ 끊어 읽기 좋게 되어 있어서 조금씩 천천히 읽어봐야지 했는데, 어느새 그들의 이야기 속에 푹 빠져들어 앉은 자리에서 끝을 보고 말았다 '커플 에세이'라는 이미지에서 오는 것처럼 무조건 예쁜 말로...
도서관의 야식 저자 하라다 히카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발매 2024.07.01. 별다른 정보 없이 소설책을 고를 때, 제목에 요리나 음식명이 들어가 있으면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들고 본다 <도서관의 야식>은 야식 자체가 주는 짜릿함과 도서관이라는 편안한 장소가 제목에 모두 들어가 있어서 무조건 읽어보고 싶었다 게다가 믿고 읽는 작가의 신작이라니. 도서관의 야식 도서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약간은 특이한 룰을 갖추고 있는 도서관. 그리고 도서관에서 먹을 수 있는 야식. 어느 쪽이든 마음에 들었겠지만, 이야기의 대부분은 도서관이나 책에 관한 내용이고 야식(음식)은 생각보다 적은 할당량이었다 그래서인지 '저 음식 먹고 싶어.' 보다 '커피가 있는 작은 책방을 차리고 싶다.'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당장 베란다에 책상을 옮겨 놓고 나만의 북카페를 만들어보려고 시도했지만 부쩍 추워진 날씨 덕분에 빠른 포기를 했다 하지만 책과 요리(혹은 커피)는 언제 어디서든 행복인 걸 ^^ 하라다 히카 <낮술>이라는 소설은 우리나라에서도 꽤 유명하다 맛난 음식과 맥주 한잔 시원하게 들이키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넘치는 내용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물론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하기도 했고. 나도 그 소설 덕분에 하라다 히카를 알게 되었고 <할머니와 나의 3천엔>,<우선 이것부터 먹고>를 한 권씩 천천히 읽어 보...
모순 저자 양귀자 출판 쓰다 발매 2013.04.01.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을 읽고 나면 늘 생각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다 이유가 있구나. <모순>이라는 제목처럼 이야기 곳곳에 모순적인 상황이 등장하지만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아무 생각 없이 읽어도 재밌는 책이다 일부러 찾지 않아도 무언가 자연스레 따라온다 모순 1998년에 출간되어 무려 132쇄를 찍어냈다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가 15년이 훌쩍 지나고 다시 그 자리에 돌아왔다 15년 전과 지금, 그리고 15년 후에도 우리 곁의 모순적인 상황과 더불어 소설 <모순> 또한 오래 간직될 것 같다 양귀자 1987년 <원미동 사람들>로 유주현문학상, 1992년 <숨은 꽃>으로 이상문학상, 1996년 <곰 이야기>로 현대문학상, 1999년 <늪>으로 21세기문학상을 수상했다 작가가 굉장히 몰입하며 썼다는 <모순>. 보통 단편 소설을 쓸 때 절대적인 몰입을 하는데, 이번에는 장편 소설에서 그와 같은 과정을 겪었다고 한다 어느 한 부분 수월하게 써 내려간 곳 없이 톡톡히 값을 치르고 완성했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접하게 되어 유난히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줄거리 망나니 같은 아버지와 조폭을 꿈꾸는 남동생, 철없이 가출을 일삼던 안진진. 그리고 그들의 뒷바라지에 여념 없는 어머니. 안진진의 어머니에게는 일란성 쌍둥이가 있다 한날한시에 태어났지만 어머니의...
창밖 풍경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이곳, 이 자리를 좋아했다 문득 멍하게 밖을 바라보다가 나뭇잎이 빨갛게 물든 것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달 내내 낙엽을 밟고 걸어 다니면서도 이렇게 예쁜 단풍이 눈앞에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듯 새롭게 느껴졌다 앞으로 이 가을을 얼마나 더 만나게 될까 몇 번이나 더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의 만남은 얼마나 남았을까 가을은 참 신기하다
82년생 김지영 저자 조남주 출판 민음사 발매 2016.10.14. 내가 막 아이를 낳고 한창 육아를 하던 시절에 발매된 <82년생 김지영>. 단순히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다가 우울증에 걸린 여성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성차별적인 요소가 소설의 주를 이루고 있었고, 그로 인해 약간의 논란도 있었다 82년생 김지영 책 제목을 검색창에 입력해 보면 나무위키에 '대한민국의 남녀 갈등을 본격적으로 부추긴 페미니즘 소설'이라고 되어있다 누군가는 소설 속 이야기를 불편해했지만 나에겐 소설이 아닌 실제 이야기 같았다 이게 왜? 진짜 이런 거 맞는데? 겪어 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고 그 입장에 서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모를 것이다 물론 여러 사람이 겪을만한 상황을 한 사람의 인생에 넣었기 때문에 주인공 김지영 씨의 삶이 다소 팍팍해 보인다 조남주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작가로 10년간 일하다 2011년 소설가로 데뷔했다 1978년생으로 '82년생 김지영 씨'의 삶과 큰 괴리감이 없었기에 이 소설을 있는 그대로 써 내려갈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귀를 기울이면>으로 문학동네소설상, <고마네치를 위하여>로 황산벌청년문학상, <82년생 김지영>으로 2017 오늘의작가상을 받았다 최근에도 활발히 작품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이야기는 김지영 씨를 담당한 정신과 의사의 시선에서 서술된다 2015년 가을에서는 그녀가 정신 이상 증세를 ...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 북다 발매 2024.07.23. 마니아까지는 아니지만 추리소설을 즐기는 편이다 범인을 추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오는 흥미와 모든 게 밝혀졌을 때의 희열과 통쾌함이 좋다 다시 한번 읽었을 때는 복선을 확인하고 범인의 심리상태를 다른 시각으로 느껴보기도 한다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101번째 작품이자 가가 형사가 등장하는 12번째 작품이다 일부러 가가 형사가 나오는 소설을 찾아보는 건 아닌데 우연히 만나면 참 반갑다 굉장히 인간적이기도 하면서 냉철한 모습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야기를 결말로 끌고 가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의 등장이 상당히 중요해 보인다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는 꽤 많은 등장인물이 출연한다 모두가 각각의 사연이 있고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등장인물이 많아도 헷갈리거나 복잡한 느낌이 없다 상황을 토대로 인물들의 이미지를 하나하나 그려보는 것도 참 재밌는 일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1985년 <방과 후>로 데뷔했다고 한다 작가로 활동한 기간이 내 나이와 비슷하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나는 아직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반도 못 읽었지만. 그만큼 아직 읽을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기에 기대가 된다 못해도 한두 달에 한 권 정도는 읽어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줄거리 부유층 사람들이 모인 별장에서 파티가 열린다 파티가 끝나고 모두가 흩어진 후, 참석자를 대상...
집안에 한동안 단 음식 폭풍(?)이 일었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서로 자제 중이었는데 할로윈데이가 다가오니 아이가 사탕을 먹고 싶어 했다 고민고민 끝에 수제 캔디를 찾아보다가 무설탕 자일리톨 사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설탕 자일리톨 사탕 니니네 스위트 양치 캔디 설탕 대신 천연 자일리톨 가루를 사용해 아주 달지는 않지만 맛있다고 해서 바로 구매했다 받아보니 스토어에 올라온 사진처럼 색이 쨍하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좋았다고 할까 ㅎㅎ 니니네 스위트 무설탕 자일리톨 캔디는 막대사탕 7개입에 3500원이다 자일리톨 가루 100%인 흰색과 천연 색소가 들어간 레인보우 중에 골라서 구매할 수 있었는데, 아이의 환심(?)을 사기 위해 레인보우로 픽했다 ㅋㅋ 막대 없이 알갱이로만 된 제품도 있으니 영유아가 먹을 게 아니라면 팩에 든 것을 구매해도 좋을 것 같다 사탕과 3분 모래시계를 함께 구매했다 1개당 900원. 친구 아이들도 줄 겸 3개를 구매하려다 혹시 몰라서 4개를 주문했는데 핑크, 노랑, 연두, 파랑, 보라색 중에 노랑이만 빼고 골고루 왔다 (랜덤 배송) 여자아이들은 핑크랑 보라색으로 골라주고 집에는 연두와 파랑이가 남아서 이걸로 사진을 남겨봄 ㅎㅎ 아 맞다 할로윈데이 때문에 산 거였지! 니니네 스위트에 할로윈 캔디페이퍼를 팔길래 함께 사서 막대 사탕을 끼워 줬다 소소하게 분위기 내기 :) 막대사탕은 서비스로 받은 ...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저자 일홍 출판 부크럼 발매 2024.07.29. 조금 더 어렸을 때만 해도 에세이는 남의 이야기라 생각해서 선뜻 집어 들지 못했었다 누군가 슬쩍 건네주는 이야기로 위로와 응원을 받고, 그로 인해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필사하기 좋은 책)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현실이 답답하고 다가올 미래가 불안한 20대, 30대에게 일홍 에세이를 추천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답답함을 이야기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해야 좋을지 모를 때, 책을 읽으면서 하나씩 풀려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처음에는 내가 글을 읽고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글이 내 마음을 읽어주고 있었다 잘 하고 있다고, 실패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옆에서 토닥여주는 글이었다 서점 나들이에서 발견한 일홍 에세이. 2024년 10월 24일 기준으로 교보문고 에세이 부문 2위에 올라있었다 아무리 베스트셀러에 있어도 글이 어려우면 선뜻 집어 들지 못한다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는 깊이 파고들지 않아도 술술 읽히는 문장이 좋았다 온 마음을 다해 살아온 당신아 또 좋아질 거라 믿어야 한다. 좋아지고 좋아지면서 결국 다 좋아질 거라 믿어야 한다. 지금은 많이 아프겠지만 잠시뿐일 거라고. 오늘처럼 힘겨운 날들을 지나 보내야만 더욱 단단한 행복이 찾아올 거라고. ...
서커스 나이트 저자 요시모토 바나나 출판 민음사 발매 2018.06.05. 도톰한 책 무게에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작가의 이름을 믿고 집어 들었다 전체적으로 음침하고 우울한 느낌이 들면서도 어딘가 희망과 빛이 공존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읽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져서 좋아한다 서커스 나이트 <서커스 나이트>라는 제목과 표지의 관람차 그림을 보고 어쩐지 축제가 연상되었는데, 책을 덮고 나서는 제목과 표지의 그림이 크게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중에 가장 공감이 어렵지 않았나 생각한다 중간중간 좋은 문장과 감명 깊은 부분이 있었지만, 이야기가 흘러가는 와중에 계속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듯한 지루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었다 이야기의 마지막은 늘 소중하니까! 요시모토 바나나 열대지방에서만 피는 붉은 바나나 꽃을 좋아해서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필명을 지었다고 한다 '바나나' 부르기도 좋고 예쁘다 그리고 잘 어울린다 소설 속 배경이 되는 지역이나 동네, 몽환적인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역시 소설 안에 그 사람의 내면이 모두 담겨있다는 게 맞는 말 같다 앞으로도 자신과 닮은 글을 많이 써주었으면 한다 줄거리 남편이 죽고 시부모님과 함께 딸을 키우며 살고 있는 사야카. 어느 날 옛 남자친구로부터 편지가 도착한다 그 집 마당에 무언가 묻혀있다...
채식주의자 저자 한강 출판 창비 발매 2022.03.28. 나에게는 <채식주의자>를 읽을 기회가 두 번 있었다 첫 번째는 작가 지망생들의 커뮤니티에 소개되었을 때인데 후폭풍이 심하다는 평이 많아서 지레 겁먹고 포기했었다 두 번째는 도서관에서 채식에 관한 책을 검색했을 때였다 '채식'이라는 키워드에 첫 번째로 등장한 <채식주의자>. 채식 이야기는 아니라던데 한번 볼까? 했다가 내가 그럴 시간이 어딨냐며 다시 등을 돌렸었다 (육아서와 비건 도서에 매진하던 때..) 어찌 됐든 지금 이렇게 책을 손에 들었다 궁금한 걸 어떡해! 채식주의자 나에겐 100% 이해하기 어려운 소설이다 어느 소설이든 작가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읽는 사람 나름대로 해석을 하면 된다지만, 나는 이 이야기의 끝에 많은 질문이 남았다 한 번 더 읽었을 때는 조금이나마 더 이해가 될까 아니면 더 많은 질문이 생길까. 소설 분위기는 많이 어둡고 음침하다 읽는 내내 쨍한 색깔이라고는 없는 세상 같았다 피를 흘리는 장면이 나와도 어쩐지 흑백영화처럼 상상하게 되었다 소설 속에 감정 이입을 많이 하는 나지만 우려와는 달리 크게 동요되는 느낌은 없었다 아직 책을 덮은지 하루밖에 안되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2004년~2005년에 각 3편의 중편소설로 내놓았다가, 2007년에 한 권의 책으로 발간했다 (나는 2022년에 개정되어 2024년 11월 1일 29쇄 발행된 ...
알로하, 나의 엄마들 저자 이금이 출판 창비 발매 2020.03.25. 알로하, 나의 엄마들(리커버:K) 저자 이금이 출판 창비 발매 2020.03.25. 4~5개월 전 많은 사람들의 추천을 받고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보았다 반납하기가 아까웠던, 즉 소장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되어 리커버로 구매하게 된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다 내가 그랬듯이 이 글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 내용을 알기 전에는 제목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야기의 막바지에 들어서자 제목에서부터 마음이 아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나의 엄마들' 이야기 속 버들과 홍주, 송화이기도 하면서 우리 엄마, 또 엄마로서의 나이기도 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처음 만났을 때는 결말 부분에서 많이 울었다 숨겨진 이야기에서 오는 감동도 있었고, 그 당시 약간 지쳐있는 시기였던지라 어떤 상황도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버들에게서 많은 힘을 얻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야지 했는데 초반부터 눈물이 많이 나서 놀랐다 이야기의 흐름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덤덤할 줄 알았던 게 오히려 가슴에 깊이 들어왔다 분명 다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이야기 속 버들과 홍주, 송화에게 다시 한번 감정 이입이 되어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이금이 어린이, 청소년 문학을 쓰는 이금이 작가님. 리뷰를 준비하기 전까지는 이 이야기가 청소년 문학이...
바나나 빛 행복 저자 오가와 이토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발매 2015.12.23. 오랜만에 만난 오카와 이토의 소설이다 표지에서 에세이 느낌이 나길래 내려놓으려다가 앞부분을 살짝 읽어보고 다시 품에 넣었다 새 이야기가 큰 흥미를 끄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오가와 이토니까. 다 읽고 나니 '그래도'가 역시'로 바뀌었다 바나나 빛 행복 9개의 단편으로 묶어진 소설이다 처음에는 각각의 다른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새가 매개체가 되어 모두 엮여 있었다 새를 소재로 한 소설이지만 새를 좋아하지 않아도, 관심이 없어도 무리 없이 읽어나갈 수 있다 내 인생에서 만났던 새를 떠올리며 감상에 젖게 된다 오가와 이토 <달팽이 식당>으로 데뷔한 오가와 이토. 데뷔작은 물론이고, 토와의 정원과 츠바키 문구점 등 한 번 펼치면 손을 뗄 수 없는 주옥같은 작품이 많다 시간이 된다면 하나하나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다 오가와 이토는 특이한 소재를 편안한 일상으로 풀어 놓는 재주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쉽게 읽히지만 여운이 오래 남는다 잔잔하고 따뜻한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할만하다 첫 번째의 '리본'과 마지막의 '스미레의 숲'은 히마리의 시선에서 그려진 이야기이고 나머지는 서술자가 모두 다르다 몇몇은 새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몇몇은 스쳐 지나가는 만남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 새로 인해 추억을 떠올리고, 치유받고 새로운 시작에 용기를 얻는...
꽃길이 따로 있나, 내 삶이 꽃인 것을 저자 오평선 출판 포레스트북스 발매 2024.03.22. 먼 곳으로 이사를 하고 여러모로 심신이 지쳐있을 때였다 무념무상으로 시간이나 때울 겸 들어간 서점에서 따뜻한 책을 만났다 하루의 시간을 쪼개어 한 권을 끝내고, 그 후에도 버스를 타고 나갈 일이 있으면 가방 안에 이 책을 꼭 챙겨 넣었다 꽃길이 따로 있나, 내 삶이 꽃인 것을 시처럼 호흡이 짧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 버스나 지하철에서 가볍게 읽을만한 에세이다 그렇다고 내용이 아주 가볍지만은 않다 마음에 있던 짐, 부정적 사고를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게 해준다 앞으로 꽃길만 걸으세요,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꽃길이란 뭘까 그 길의 끝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면 무언가 아리송하다 결국 이 책의 제목처럼 내 삶 그 자체가 꽃길이라고 생각하면 모든 게 소중해진다 실체를 알 수 없어 멀게만 느껴지던 것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있던 이 책은 비닐로 싸여 있어서 구입 전에 내용을 볼 수 없었다 그저 뒷부분의 글을 읽고 마음이 동요되어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오평선 작가 소개의 첫 부분. "매일 일상을 기록하는 사람" 평범하지만 특별하다는 게 이런 걸까? 말로만 들었을 때는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막상 해내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 '강연 여행자'라는 수식어가 마냥 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자꾸만 어긋난다 싸구려 노트북은 느려 터졌고 쓸 만큼 쓴 카메라는 수명이 다 됐나 보다 산 지 10년 넘은 카메라가 하나 더 있지만 화질구지가 따로 없다.. 불타오르던 의욕이 점점 상실되어 간다 다 놓아버리기 전에 일상 글이라도 남겨야지! 😉 요즘은 부추를 제외한 모든 식물을 수경재배로 키워나가고 있다 쌈 채소나 샐러드용 유럽 상추들도 그렇지만 방울토마토가 어찌나 예쁜지! ㅠㅠ 한없이 하얗게 머물러 있을 것만 같았는데 어느새 노랑 노랑 하게 익었다 소중한 한 알을 뱃속에 넣었더니, 또 한 알이 노랑 노랑 ^^ 이번에 옆에 한 알 더 익으면 같이 먹어야지 다들다글 토마토~ 나도 가져보는구나 ㅠㅠ 중간에 같이 나온 아기 바질도 넘나 귀엽다❤️ 그나저나 빨강이는 언제 익을래? 언~~~~~제적 찍은 건지 모를 ㅋㅋ 양파 볶음이랑 바질이랑 적소렐이랑.. 파리바게뜨 시금치 바질 베이글이랑! 그리고 한때 즐겨 마셨던 디카페인 커피 🥲 원래 파바에선 아이빵만 사는데 요즘은 베이글 두 개씩 꼭 집어 온다 ㅋㅋ 쫄깃하고 넘 맛난 것! 무화과의 계절을 원 없이 즐겼다 제철 식재료는 소중해.. (+) 요 근래 크림치즈가 넘 당겨서 두부크림치즈도 만들어 먹었다 사실 크림치즈라기보단 그냥 두부 맛이지만 왠지 맛있어서 자꾸만 만들게 된다 물 넣고 부드럽게 먹는 것도 좋더라~ 홀린 듯 동네에 있는 할리스에 갔다 또 홀린 듯 카페라떼를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