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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일 계획을 세웠습니다/북극낙타/부크크 역시 불안과 우울을 약에만 의지할 순 없다. 혹시나 했지만 뿅! 마법처럼 괜찮아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저 정해진 날짜에 병원에 방문하고 적절한 대화를 나눈 뒤 일상적으로 약을 챙겨 먹는 것일 뿐, 그 외에 모든 생활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약간 슬픈 기분이 든다. 슬퍼서, 눈물이 날 정도로. 35 어느 때는 술과 연애에 몰두했다. 두 가지 모두 건강한 선택지는 아니라 여기면서도 충분히 몰입했다. 몰입은 현재를 잊게 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나는 안다. 중독에서 중독으로 넘어가고 또 다른 중독에 빠지길 반복했다는 사실을. 73 언젠가 혼자가 되더라도 사랑받은 기억으로 살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북극낙타, 죽일 계획을 세웠습니다 중에서 [먼저 우울을 말할 용기]를 읽고 내 인생의 첫 기억에 대해 떠올려보았다. 책에서는 우울증을 '상실'과 연결 짓는다. 상실과 애도. 나의 그 장면 역시 상실과 맞닿아 있다. 97 우울한 기분이 우울증은 아니다. 슬픈 일을 겪으면 슬픈 게 인간이고 우울한 일이 있으면 우울한 게 인간이지. 우울증은 그런 게 아니다. 100 여행을 가고 무언가 체험을 하는 것이 경험이 아니라 인생에서 어려움이 생겼을 때 그것을 겪어내고 이겨내는 것이야말로 경험이라고. 살아가는 과정 자체가 경험인 거였다고. 지나온 삶에 자신만의 시선으로 서사를...
흰/ 한강/ 문학동네 흰 저자 한강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8.04.25. 한 단어씩 적어갈 때마다 이상하게 마음이 흔들렸다. 이 책을 꼭 완성하고 싶다고, 이것을 쓰는 과정이 무엇인가를 변화시켜줄 것 같다고 느꼈다. 환부에 바를 흰 연고, 거기 덮을 흰 거즈 같은 무엇인가가 필요했다고. 10 엉망으로 넘어졌다가 얼어서 곱은 손으로 땅을 짚고 일어서던 사람이, 여태 인생을 낭비해왔다는 걸 깨달았을 때, 씨팔 그 끔찍하게 고독한 집구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이게 뭔가, 대체 이게 뭔가 생각할 때 더럽게도 하얗게 내리는 눈. 55 어떤 기억들은 시간으로 인해 훼손되지 않는다. 고통도 마찬가지다. 그게 모든걸 물들이고 망가뜨린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81 죽지 마. 죽지 마라 제발. 말을 모르던 당신이 검은 눈을 뜨고 들은 말을 내가 입술을 열어 중얼거린다. 백지에 힘껏 눌러쓴다. 그것만이 최선의 작별의 말이라고 믿는다. 죽지 말아요. 살아가요. 133 넋을 믿지 않는 내가 동탄을 떠나면서, 그동안 애정하여 방문했던 갈피책방에 인사하러 들렀다. 책방에서 한강소설 [흰]의 '넋'이라는 부제의 글을 읽었는데 너무 와닿았다. 넋을 믿고 싶어졌고, 넋을 위해 초를 켜고 싶어졌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누구를 잃었길래 이런 글을 썼을까 궁금했다. 나는 그렇게 처음으로 한강 작가의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책을 ...
쓸쓸하고 촌스러운/진경/진경 [진경] [2차 입고] 쓸쓸하고 촌스러운(리커버 버전) 저자 진경 출판 진경 발매 2023.03.01.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리움의 질량과 살아감의 깊이 진경, 쓸쓸하고 촌스러운 중에서 쓸쓸하고 촌스러운/진경/진경 쓸쓸하고 촌스러운/진경/진경 쓸쓸하고 촌스러운/진경/진경 쓸쓸하고 촌스러운/진경/진경 쓸쓸하고 촌스러운/진경/진경 쓸쓸하고 촌스러운/진경/진경 떠난 사람과, 남아 있는 사람 사이에 무엇이 있을까. 적막 속에 남은 이 암담한 공기가 애도일까. 거리를 가늠할 수 없는 이 막연한 폭으로 우리가 생의 정의를 판단할 수 있을까. 결국 우리는 당분간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는 걸 안다. 마음이 텅 빈 채로 시간을 살고, 맛이 느껴지지 않는 음식을 먹으며, 잠들지 못하는 밤을 살 거라는 것을. 진경, 쓸쓸하고 촌스러운 중에서 우연찮게 1월에 떠난 강원도 여행지는 작년 10월 그와 마지막으로 갔던 강릉이었다. 그가 좋아하는 커피집에 들러 드립커피를 마시고, 내가 좋아하는 물회집에서 우럭미역국을 사먹었다. 그리고 강릉 독립서점 윤슬서림에 방문했다. 그곳에서 독립출판물인 이 책, [쓸쓸하고 촌스러운]을 만났다. 애도시집이라고 해서 누군가를 또 잃었나보다 생각하며 살짝 들춰보니 이 책의 저자는 엄마를 잃었다. "어때요 그곳은, 살만합니까?" 이 문장을 읽고 모르는 척 할 수가 없어서 책을...
이사를 하고 두통이 생겼다. 아침에 눈뜨면 머리가 아파서 일어나기 싫다. 괴롭다. 그렇게 운동해도 안 빠지던 살도 빠졌다. 컨디션이 아주 엉망이다. 혼자서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나. 이젠 나이도 사십대인데 나는 나를 과대평가 했구나. 좀 내려놓으며 살자. 추울 때 가려고 회원권을 끊어놓은 레고카페에 계속 갔다. 아이도 만들고 나도 만들고(?) 머리 아파서 앉아서 할 수 있는 실내 육아를 하니 몸은 편한데 마음은 너무나 불편했다. 그치만 나에겐 지금 이게 최선이다. 책육아는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읽기독립도 되었고 문고판을 재미나게 읽어서 책 한권 붙잡으면 한시간 걸린다. 나는 누워있고 아이는 책 읽고. 그렇지만 나도 책은 읽는다. 12월, 1월에 읽었지만 리뷰를 쓰지 않은 책. 읽으려고 산 책. 이사와서 도서관 2곳 회원가입하고 빌린 책.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쓸쓸하고 촌스러운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흰 술의 주성분은 낭만 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 사진에는 없지만 + 죽일 계획을 세웠습니다. + 사소한 불행에 인생을 내어주지 마라 +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 까지. 이제 인터넷도 연결되었으니 책 읽은 것도 독후감을 쓰고 남편과 갔던, 밀린 여행 포스팅도 해야하고 집 정리도 하고 몸도 추스리고 마음도 돌보면서 육아 및 교육도 해야겠지. 2월도 너무 바쁘다. 잘 살 자.